경기에 앞서서 두 선수가 몸을 풀기 시작했다. 우선 서로 공을 주고 받으면서 슬슬 시동을 걸기 시작하는데, 이 경기에서 샤라포바에게 관심이 있지, 얀코비치는 처음부터 신경쓰지 않았기 때문에 사진은 주로일방적으로 샤라포바를 중심으로 찍었다. 그런데 흐린 날씨로 간간히 빗방울이 떨어지는 상황이라 지붕을 닫은 경기장 내에서 사진을 찍으니 셔터스피드가 선수들의 빠른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해서 사진이 많이 흔들린 것도 있다. 그나마 쓸만하다 싶은 것만 골랐는데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샤라포바의 왼손에 공이 쥐어져 있다.


그리고 이 공을 쳐서 얀코비치와 서로 주고 받는다. 워밍업을 할 때는 서로 받기 쉬운 코스로 공을 치는 것이 예의이고, 한 쪽 방향만 고집하지 않고 포핸드, 백핸드 번갈아가면서 공을 보내준다. 


샤라포바의 백핸드

카메라가 고물딱지라서 사진이 이 모양이다..


서브를 넣는 샤라포바. 어이구 길다..


서브 연습을 할 때는 서로 번갈아가면서 상대방이 없는 쪽으로 공을 치는 것이 예의다.


입장권을 늦게 예매해서인지 중간 정도의 좌석인데 거리가 꽤 멀어서 사진 찍기에는 좋지 않았다. 전 좌석이 지정석이어서 다른 곳으로 옮길 수는 없는데, 예매할 때 빈 좌석이 많지 않았던 것을 생각해보면, 좋은 위치의 좌석들은 기업용으로 판매가 되었거나 여러 스폰서 업체들에 제공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 기간 중 호주의 TV채널 7에서 대부분의 경기를 생중계하고, 멜번의 페더레이션 스퀘어에서는 대형 스크린에 중계방송 영상을 생중계하고 있다. 돈 없으면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거나 멜번 파크와 야라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페더레이션 스퀘어 바닥에 앉아서 경기를 지켜볼 수 있다.


선수들은 양쪽에서 서로 빈 곳을 향해서 서브를 하면서 몸을 풀었다.


덩치가 크다보니 더 역동적으로 보이는 샤라포바

샤라포바의 공식 프로필 상의 신장은 약 188cm, 6피트 2인치인데, 실제로는 190cm를 넘는다는 것이 중론. 남자친구들과 서 있는 사진을 보면 아무래도 여자다보니 키를 실제보다 줄여서 표기한다는 것인데, 샤라포바의 라이벌인 서리나 윌리엄스가 175cm, 비너스 윌리엄스가 180cm인데, 이들과 비교하면 공식 신장보다 더 클 것이라고.


공을 주우러 가는 샤라포바


볼보이가 공을 들어보이며 샤라포바에게 신호를 하고 있다.


심판이 두 선수를 불러모으고 경기 시작을 준비한다.


이제 워밍업도 끝났고, 경기 시작을 준비한다.


워밍업할 때와는 반대로 샤라포바가 왼쪽에 얀코비치가 오른쪽에서 경기를 한다. 여기서 왼쪽, 오른쪽은 내가 앉은 좌석 기준. 세상이 내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이 경기장에 처음 왔는데 어디가 어딘지 알 리가 없으니.. 얀코비치의 서브로 시작을 하는데, 샤라포바가 잠시 기다려달라는 신호를 하고 있다.


샤라포바가 백핸드로 받아내고 있다. 스포츠 모드인데도 카메라가 구려서 사진이 이 모양이다..


샤라포바가 점수를 얻었고, 왼손 주먹을 불끈 쥐는 특유의 세레모니가 나온다.


서브를 기다리는 샤라포바


백핸드


샤라포바는 자신만의 독특한 서브 루틴이 있다. 

① 공을 받아서 왼손으로 바닥에 튀긴 후 

② 튀어오르는 공을 라켓으로 다섯 번 바닥에 튀긴 뒤 

③ 왼손으로 공을 잡고 

④ 왼쪽 귓가와 오른쪽 귓가의 머리카락을 매만지고 

⑤ 공을 바닥에 두 번 튀긴 뒤 

⑥ 상대방을 잠시 주시한 뒤 서브를 한다. 


② 라켓으로 공을 바닥에 튀기는 모습


③④ 왼손으로 공을 잡고 양쪽 머리를 매만지는 모습


⑤ 왼손으로 공을 잡아 바닥에 2번 튀긴 뒤


⑥-1 공을 잡고 상대방을 주시하고


⑥-2 서브 토스 직전


⑥-3 서브 토스에 들어감


⑥-4 서브에 들어간다


⑥-5 토스 후 스윙


⑥-6 착지 직전

그 다음 서브 장면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라 생략..



한 번이라도 그 루틴을 따르지 않는 경우가 있는지 유심히 봤는데 저러는 것이 몸에 배인 것 같다. 이 서브가 잘 들어가는 날은 경기가 잘 풀리는데, 언제나 자기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어서 서브가 잘 안 들어가서 경기를 망치는 날도 있다. 샤라포바의 가장 큰 천적은 서리나 윌리엄스인데, 데뷔 초기인 2004년에 윔블던 단식 결승과 BNP파리바 WTA 챔피언스 파이널 스테이지에서 이긴 것이 전부이고, 이후에는 만나는대로 족족 박살나고 있다. 테니스 경기에서 서브의 중요성이 큰데 어깨 부상 이후 서브에 약점을 갖게 된 것도 하나의 이유일 듯.

이 경기에서도 샤라포바와 서리나의 대결이 이루어질 뻔하였으나, 8강에서 얀코비치에게 덜미를 잡히며 떨어지고 말았다. 만약 서리나가 올라왔더라면 경기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었겠지만, 하늘은 샤라포바에게 행운을 주었다.


무슨 심령사진 같지만 그걸 의도한 것은 아니다..


경기 끝나고 주관방송사인 채널7과 인터뷰하는 모습

결승전에서는 패자 역시 인터뷰를 하기는 하지만, 그 외의 경기에서는 인터뷰는 승자만 한다. 


유튜브에 이 경기 영상(공식영상은 아니고)이 있어서 링크를 걸어두었다.

저작권 문제로 인해 언제 사라질 지는 모르겠다.


처음에 예매할 때는 이 경기만 보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여자 준결승전 이바노비치와 한투호바의 제 2경기 역시 데이 세션에 포함되어 있어서 볼 수 있다고 해서 다음 경기 역시 보기로 한다. 하루 종일을 테니스를 보면서 보내게 되었지만, 지난 밤에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해서 돌아다닐 힘도 없고 앉아서 테니스나 보면서 시간을 보내며 한량 놀이를 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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