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마 케이블카 ②

2018. 1. 13. 15:46



슬슬 어두워지면서 기온이 내려가는 산 정상에 오래 있을 필요도 없고, 이코마산죠역에서 토리이마에역까지 가는 케이블카의 마지막 운행 시각이 가까워지므로 하산을 준비한다. 어둠 속에 길을 잃거나, 야생동물의 예기치 못한 습격을 받아서 부상을 입거나 발을 헛디뎌 낙상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으니.. 여행을 막 처음 다닐 때에는 여행자보험을 들고 준비를 많이 했는데, 요즘에는 여권과 지갑, 그리고 스마트폰 정도만 있으면 뭐 어떻게든 지낼 수 있겠다 싶어서 그냥 짐만 적당히 싸서 다니는 편이다. 그 덕분에 곤경에 처하는 상황을 맞이하기도 하였지만..


이코마산죠역

역명판 밑에 부루(블루)와 미케의 케이블카에 환영한다는 문구가 있다.


역 플랫폼도 경사가 있고, 이 노선을 운행하는 열차 역시 기울어져 있다.


토리이마에역까지 편도 운임은 360엔이고, 다른 역은 290엔이다. 마지막 열차는 18시 9분에 있는데, 해가 지고 있어 곧 어두워질 이 산 위에서 할 일이 없고 금방 쌀쌀해지고 있어서 17시 9분에 출발하는 호잔지행 케이블카를 타야할 것 같다. 조금 더 부지런해서 일찍 왔더라면 설렁설렁 걸어서 내려갈 수도 있지만, 이제 어둠 속에서 헤매고 다니는 무모한 짓은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15분 정도 남아서 주변을 돌아보는데 등산로가 있어서 이 길을 따라서 내려갈 수 있을 것 같다. 잠시 마음이 흔들려 그냥 걸어서 내려갈까 생각도 했지만, 짐작컨대 걸어서 내려가는 길이 빙빙 돌아가지 않을까 싶어서 모험심을 가라앉히고 그냥 얌전히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기로 했다. 사실 귀찮기도 하고, 킨테츠를 타고 돌아다닐 날이 앞으로도 나흘이나 남았기에 초반부터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승차권은 자동판매기에서 구입할 수 있다.

케이블카 중에는 각역정차와 직행편이 있다고 하는데, 직행편은 아마도 출퇴근시간에 맞춰서 운행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일본의 주요 역과 대도시권에는 다국어 안내가 있지만, 규모가 작은 역에는 별다른 안내가 없는데 킨테츠 역시 외국인용 패스를 만들어 팔고 있고, 외국인들이 종종 찾는지 마지막 열차시각에 대한 안내가 있다. 마지막 열차 시각이 오후 6시 9분이라서 이 열차를 놓치면 꼼짝없이 걸어서 내려가거나 택시를 불러서 타고 가는 것 밖에 방법이 없을 것 같다.


뭔가 소녀감성이 느껴지는 예쁜 외관의 케이블카다.


케이블카 중에는 바로 호잔지역까지 가는 직행 열차도 있는 것 같은데, 타고 밑으로 내려갈 열차는 완행으로 중간의 모든 역에 정차한다. 단선이라는 물리적인 한계, 그리고 평상시에는 이용 수요의 부족으로 인해 배차 간격이 길기에 시각표를 미리 보고 시간을 잘 맞춰서 오는 것이 여행 일정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어차피 늦게 출발해서 일몰 시간에나 겨우 도착해서 오자마자 다시 내려가야 하는 상황을 겪으니 한 시간 정도만 더 빨리 왔으면 좋았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열차의 이름은 스위트인 것 같은데, 경사진 곳을 운행하는 케이블카라서 차량 역시 평행사변형 꼴로 되어 있다. 달콤달콤한 이름인데 혼자서 다니려니 심심하고 그렇게 달콤하지는 않은 것 같다. 나들이 나온 가족들의 모습을 보니 쓸쓸함을 느껴서 그런가..


가족이 앞에 탔고 뒤에 앉아서 간다.

 

철제 기둥에 녹이 슬었지만 괜찮겠지 뭐..


카스미가오카(霞ヶ丘)역

노선의 역이 몇 개 안 되어서 역명판이나 찍어볼까 했는데 흔들렸다.


케이블카가 움직이고 있지만 어두워졌다고 사진이 이 모양 이 꼴로 나온다. 10년 전에 후쿠오카에서 샀던 이 카메라도 벌써 10년 가까이 사용하고 있으니 고생하고 있는 것은 아는데 카메라를 새로 살 돈이 없다. 재수없게도 가난한 주인 만난 카메라도 여기저기 다치고 깨지면서도 그럭저럭 잘 쓰고 있다.


우메야시키역

호잔지역까지 가는 열차 중 우메야시키역은 정차하지 않고 통과하는 열차도 있는 모양이다.


호잔지역에 내려서 다시 토리이마에행 열차로 환승을 한다.


이미 호잔지에서 이코마산죠까지 가는 열차 운행은 끝난 모양이다.


올라올 때 케이블카를 운전하는 아저씨를 다시 만났다. 이 아저씨는 토리이마에부터 호잔지 구간만을 반복 운행을 하는 분인가보다.


어두워져서 사진이 잘 안 나온다... 흑흑


케이블카에서 내려서 나오면 작은 쇼핑센터와 연결이 되어 이 곳을 지나서 나가게 된다. 케이블카를 타고 와서 가실 때에는 쇼핑도 하고 가시라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 같은데, 일본의 철도회사들은 철도 노선이 지나다니는 역 주변을 개발하여 백화점이나 쇼핑몰 등의 상업시설을 지어 철도 수익 향상과 관련 부문의 매출 확대를 꾀하면서 발전하여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일반적이라, 한국과는 달리 철도회사들이 경제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많이 끼치고 있다.


초밥 전문집에 가서 먹으면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기에 킨테츠백화점 식품매장에 들어가서 할인판매하는 초밥 두 팩을 사서 나오고, 마트에 가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서 나왔다.


메이지 스트로베리 아이스 파르페

딸기 크림에 초코칩이 들어있다.


이코마역. 이제 열차를 타고 오사카로 돌아가야겠다.

이미 앞에서 언급을 했지만, 이코마역은 오사카시영지하철 츄오선(中央線)과 직통운행을 하는 케이한나선과 나라선, 그리고 이코마 강삭선(케이블카)의 환승역이라서, 케이한나선과 츄오선을 직통운행하는 열차를 타면 환승없이 츄오선을 이용할 수 있어서 지하철 츄오선 타는 곳을 함께 안내하고 있다. 숙소의 위치가 츄오선과는 거리가 있는 곳이므로 그냥 나라선 열차를 타고 난바까지 간다.


어두워진 탓에 셔터스피드가 느려져서 사진이 심각할 정도로 흔들렸다. 이 열차를 타고 난바에서 내려서 역시 신이마미야의 숙소까지 걸어서 돌아갔다. 열차에 30분 정도 앉아서 오다가 다시 걸어가려니 귀찮지만, 종일 열차를 타거나 걸어다녔기에 조금 더 걷는다고 피로가 더 쌓여봤자 별 차이 없을 같고, 갈아타는 것도 번거로워서 그냥 걸어가면서 거리 구경이나 하면서 간다. 참고로 열차를 탄다면 난바에서 신이마미야까지는 JR이 120엔, 난카이는 150엔, 지하철 미도스지선 도부츠엔마에역까지는 180엔인데, 다만 JR난바역은 난바역 지하 던전에서 가장 외지고 먼 곳에 있고 다른 철도회사에 비해 열차가 드문 편이라는 단점이 있다.


마구로즈쿠시스시(マグロづくし鮨)


스케로쿠스시(助六寿司)

이렇게 저녁을 먹고, 슬슬 소화시킬 겸 동네구경을 하러 잠시 나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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