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서 제공하는 아침 식사를 먹고 짐을 다 챙겨서 체크아웃을 하면서 프런트에 잠시 짐을 맡겨두고 밖으로 나왔다. 기껏해야 두 시간 정도 시간이 있는데, 쿠시로라는 곳에 처음 온 것이나 다름 없으니 여기가 어떤 곳인가 잠시 둘러보고 가야 할 것 같다.


잠시 도시 구경을 해 BoA요!

예전에 쿠시로에 온 적은 있는데, 이 때는 역에서 나가지 않고 바로 노롯코 열차를 타고 북쪽으로 이동을 해서 쿠시로라는 도시를 이번에 처음으로 구경하는 셈이다. 쿠시로는 도토(道東)지역의 가장 큰 도시이고, 홋카이도에서 네 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이지만, 인구는 약 17만 명 정도라고 한다. 홋카이도는 지속적으로 인구가 감소하는 추세라서 시험삼아 홋카이도에 거주하고자 하는 외국인들을 모집하여 거주 체험을 한 적도 있다고 하는데, 겨울이 거의 일 년의 절반인 곳이고, 몇몇 대도시를 빼고는 생활이 불편한 곳이 많아서 그다지 성공적이지는 않았다는 것 같다.


인간이라는 제목의 동상이 있다.


다시 짐을 맡겨 놓은 호텔을 지나 남쪽으로 가서 누사마이바시(幣舞橋)로 가본다. 대충 이 동네를 돌아보니 쿠시로습원 외에는 그다지 눈에 띄는 장소가 있을 것 같아보이지는 않을 것 같다.

'피셔맨즈 워프 MOO' 라는 곳이 있다.

들어가보니 수산시장 같은 곳인데, 다만 차이가 있다면 수산시장임에도 바닥에 물이 흐르고 있다거나 심한 비린내가 나지는 않는다는 정도. 이외에도 각종 가공식품들도 판매를 하고 있더라는.. 조금 전에 아침밥을 든든히 먹고 나와서 별로 뭔가 먹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고, 그냥 슬쩍 구경이나 했다.


나름대로 잘 지어놓은 건물 같은데 뜬금없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쿠시로 시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다시 누사마이바시를 건너서 돌아오면서 여신상이라고 해야하나, 옷을 벗고 있는 동상들 사진이나 찍어본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으니 사계절 동상인가보다. 이것은 봄이고..

이것은 여름

언니 너무 야해요.


무와 시로이코이비토 간판 사진을 찍어봄


여기서 왼쪽으로 가면 앗케시와 네무로에 간다고 하는데, 나중에 쿠시로에 다시 오게 되면 아마도 일본의 최동단의 노삿푸미사키를 보러 갈 때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백수도 아니고 그거 하나 보러 가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고. 앗케시의 훈제굴이 그렇게 맛있다던데.. 왼쪽의 건물은 호텔이었던 것 같은데, 뭔가 러브호텔 같은 느낌도 나는데 쿠시로 센츄리 캐슬 호텔이라는 곳이라 한다.

 

누사마이바시


다리의 좌우 양쪽에 여신들이 둘 씩 서 있다.


날씨가 우중충하고 지나다니는 사람은 거의 없고, 이거 혼자서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가을


Moo에도 별로 볼 것은 없고, 그냥 누사마이바시에서 오락가락하고 있다.

 

겨울

이걸로 사계절을 완성했다.


엇! 갑자기 아이들이 잔뜩 등장하는데..

무슨 현장체험학습이라도 하는 것인가.


동네는 별로 볼 것이 없는데 숙박업소만 잔뜩 있다.


아이들과 섞이지 않으려고 잠시 자리를 피했는데, 도토노시키(道東の四季)라는 제목의 시귀가 적힌 비석이 있는데 글씨를 흘려써서 별로 읽어보고 싶지 않다.


오른쪽에는 누사마이바시의 그림인 것 같은데..

날씨 탓인지는 몰라도 도시 전체적으로 뭐랄까 쇠락해가는 느낌이 든다고 해야할까.

 

여기는 먹자골목.

작은 도시에도 유흥가는 있다.


메르헨마켓이라는 가게가 문을 닫았다고 한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27년이나 영업한 점포라고 하는데, 서적과 문구류를 팔던 곳이었다고 한다. 요즘에는 서적이라면 인터넷으로 구입하는 사람이 많을 터이고, 문구류 역시 인터넷이나 대형마트에서 더 저렴하게 팔고 있으니 경쟁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홋카이도처럼 겨울에 눈이 많이 오는 곳이라면 굳이 서점까지 가서 책을 살 필요가 없을 터이니.. 비디오가 라디오스타를 죽였듯이, 온라인쇼핑이 소매상을 죽이고 있는 셈이구나..


어젯밤에 호텔을 찾아갈 때 거리가 꽤 되었던 것 같아서 짐을 찾아서 쿠시로역으로 갔는데, 초행길에 밤이라 더 멀게 느껴졌는지 금방 역 앞에 도착했다. 열차는 미리 예약을 해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어서 예약을 안 한 열차는 자유석에 앉아서 가야할 것 같다.

 

쿠시로역 앞에는 철차륜이 전시되어 있다.

쿠시로 그레이스교회라는 건물도 있고


옛날 열차의 차륜인가보다.


이 분은 단체관광 인솔자인 것 같다.


탈 열차는 쿠시로시츠겐노롯코2호.

쿠시로습원이라고 하는 일본의 국립공원으로 간다. 쿠시로습원은 습원 통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는데, 8년 전에 다녀온 적이 있지만, 당시에는 열차 안에서 일본어로 진행되는 안내방송을 거의 알아듣지 못했고, 한겨울이어서 돌아다니기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그냥 열차 안에서 구경만 했던 기억이 남아 있다. 이번에는 차내 방송을 얼마나 알아들을 수 있는가 스스로 시험을 해볼 기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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