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JAPAN/2017.02 겨울에도 홋카이도

지난 번에 오카야마에서 톳토리를 오가느라 길에서 버린 시간이 너무 많아서 미션을 수행하고도 기념품을 받지 못하기도 했고, 코난역이라는 별칭이 있는 유라역에 가지 못해서 꼭 다녀오고자 톳토리지역판 패스를 하나 더 사서 왔다.

 

토쿄에서 출발하는 야간열차를 타고 아침에 오카야마에 도착해서 특급 야쿠모로 환승하여 요나고에 가려고 했는데, 선로 이상으로 밤중에 열차 운행이 중단되어 가마고리역에서 한동안 퍼져 있더니 아침에 토요하시역으로 가는 보통열차로 이동해서 신칸센으로 오카야마까지 대체수송을 한단다. 사람들은 신칸센으로 대체수송을 한다고 해서 승차권과 특급권을 보여주고 신칸센을 타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 JR패스가 이틀이나 더 남아 있어서 실랑이를 벌이기도 귀찮고, 아직 잠이 덜 깨서 더 자고 싶어서 패스를 보여주고 승강장으로 가서 아무 열차나 잡아타고 토요하시로 가서 신오사카행 신칸센 코다마를 타고 잠을 잤다. 오카야마까지 가야 요나고나 톳토리에 가기 편한데, 이거야 원.. 덕분에 오전은 다 날려먹게 생겼다.

 

톳토리가 바다에 접한 곳이라 그런지 여기도 눈이 많이 쌓여 있다.

코난 패스를 보여주면 무료입장인데, 애초에 패스 가격에 유료시설 입장료도 포함이 되어 있겠지. 이런 혜택이 없으면 찾는 사람들이 별로 없을 것 같기는 한데..

 

하트 모양이군..

이런 것 잊어버리고 지낸 지가 꽤 오래되었는데..

 

톳토리 하나카이로

꽃으로 만든 회랑이라는 뜻 같다.

 

온실 속이라서 추운 바깥과는 달리 따뜻하다. 

 

식물에 아주 무지한지라 몬스테라라는 꽃을 처음 본다.

 

이건 대나무 아니었나..

 

이 꽃이 어떤 꽃인지 기억이 안 난다.

식물에 아주 무지한지라..

 

꽃의 동물원이라는 곳이 있는데 동물은 모형이었다. 이거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춥고 눈이 내리는 날씨에 찾아오는 사람은 적어서 그냥 전세낸 듯한 느낌이다.

 

식물들의 인기투표를 하는 모양이다.

 

시호콜렉션이라는 알록달록한 색상의 식물도 있고

 

시험삼아 교배를 한 식물인가보다. 꽃잎이 나비 날개 모양이네..

 

가운데 토끼처럼 생긴 꽃이 예쁜데..

 

하츠코이유레루...

첫사랑이 흔들리는구나.

지금은 어렴풋한 기억만 남아 있는데 어디선가 잘 살고 있겠지.

 

햇빛이 들어오면 좋으련만 날씨가 계속 흐리다.

 

눈이 많이 와서 여기 직원들이 열심히 눈을 치우고 있는데, 겨울만 되면 눈을 쓸기에 바쁘던 시절 생각하면 이들의 고충을 충분히 이해가 된다..

 

날씨를 보건대 종일 햇빛을 보기는 글러먹은 것 같고, 돌아다닐 때 눈이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날씨도 우중충해서 어두운 느낌이다.

 

나름대로 조명도 달아놓기도 했는데 이런 날씨에 누가 오겠나 싶다.

 

북관방면으로 가면 저 나무가 있다는데 발이 푹푹 빠지는 눈 속을 헤매고 싶지는 않고, 일찍 돌아가서 잠이나 자야겠다.

호텔에서 체크아웃하면서 맡겨두었던 짐을 찾아서 하코다테역으로 갔다. 벌써 홋카이도신칸센 개업 1주년이 다가오는 시점이었다. 시간이 참 빨리도 간다.

 

JR동일본에서 오토나노큐지츠(大人の休日)라는 멤버십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5일 동안 토호쿠신칸센과 홋카이도신칸센을 무제한으로 탈 수 있고, 26,000엔이라고. 이것은 연세가 조금 있으면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신 분들을 대상으로 회원을 모집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아무나 구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홋카이도신칸센이 정비신칸센법에 의해 모리오카 이북으로는 시속 260km로 최고속도가 제한되므로 4시간의 벽을 뚫지 못한다. 중간에 오미야, 센다이, 모리오카, 신아오모리에만 정차하는 가장 소요시간이 짧은 열차도 4시간 2분이 걸리며, 정차역이 추가될수록 소요시간이 길어져 평균 약 4시간 20분 전후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토쿄에서 하코다테까지 가장 빠른 교통수단은 역시 항공기라서 약 1시간 20분 안에 하코다테 공항에 도착하고, 공항버스를 타고 30분 안에 하코다테역까지 갈 수 있다.

 

183계 디젤동차로 운행하는 특급 호쿠토

이 열차도 꽤 연식이 되었을텐데..

 

키하 183계 특급형 디젤동차로 운행하는 호쿠토. 이 열차는 틸팅 기능이 없어서 수퍼호쿠토에 비해서 소요시간이 조금 길었는데, 새로운 열차를 도입하면서 곧 하코다테본선, 무로란본선의 정규운행에서 빠질 예정이라고 한다.

 

쾌속 하코다테라이너가 곧 출발 예정. 토쿄행 신칸센을 타려면 신하코다테호쿠토역으로 가야한다.

  

신칸센 출발시각에 맞춰서 하코다테역에서 신하코다테호쿠토역까지 신칸센 승객을 실어나른다.

 

차장이 열차 출발 시각을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열차에 빈 자리가 많은 것으로 봐서는 홋카이도신칸센은 아직도 승객들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은 것 같다.

 

신하코다테호쿠토행 쾌속 하코다테라이너

이 열차는 신하코다테호쿠토역까지 신칸센을 타러 가는 사람들을 태우고 갔다가, 하코다테역으로 돌아오는 사람들을 싣고 온다.

 

돈이 없어서 골골거리는 JR홋카이도에서 큰 마음 먹고 새로 전동차를 발주하여 들여온 신형 열차다.

 

저기 보이는 오래된 키하40형 디젤 동차가 아닌 신형 733계 전동차를 투입하고 있다. 물론 키하40형 열차는 하루에 정기적으로 몇 편 정도가 다니기는 하지만..

 

신칸센 개업이 1년 가까이 되어가는데 열차 안이 크게 닳은 것 같지 않은 것을 보니 여전히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은 모양이다. 하코다테라이너를 탔을 때도 늘 빈 자리가 있었던 것 같고, 홋카이도신칸센은 삿포로 연장이 이루어지기 전에는 별 도움이 안 될거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 열차는 운행구간이 길지도 않고, 열차 운행 간격이 짧은 것도 아닌데다 신하코다테호쿠토역이 황량한 벌판에 지어진 역이라 유동인구가 많지는 않을 터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을 리가 없을 것 같다. 역시 1년 가까이 된 열차지만 여전히 깨끗한 상태이고. 물론 개업한지 거의 1년 가까이 되어가고 있으니 출입문 주변이나 좌석 주변에 스크래치가 생기기는 했지만...

 

저기에는 키하261계 열차가 놀고 있다.

요즘에는 열차의 도색을 하얀색에 그냥 스뎅색깔로 통일하는 것 같은데.. 도색비용 절감을 위해서인가 아니면 열차를 가볍게 하기 위해서인가..

 

신하코다테호쿠토역에 가까워지니 신칸센의 고가 선로가 보인다.

 

하야부사 34호. 현재 가장 최단시간인 4시간 2분에 토쿄와 신하코다테호쿠토 사이를 잇는 상행열차다. 토쿄와 신하코다테호쿠토역을 운행하면서 신아오모리, 모리오카, 센다이에만 정차하는 패턴을 가지고 있다.

 

어느덧 센다이에 왔으니, 이제 한 시간 반 정도면 토쿄에 가겠지.

 

홋카이도에서 사온 삿포로 클래식과 토쿄의 호텔 근처의 마트에서 구입한 그랜드 기린 병맥주와 함께 참치회를 저녁으로 먹고 잤다. 오전에 계속 걸어다녀서 그런지 맥주를 마시니 잠이 와서 일찍 잤다.

#7. 하코다테 산책

2018. 12. 30. 03:14

아침밥을 먹고 베이에어리어 구경이나 하러 간다. 이제 새로울 것도 없지만..

 

그래도 여기는 조금 따뜻한지 눈이 녹은 곳도 있다.

 

하코다테시내에 여러 지점이 있는 럭키삐에로.

럭키삐에로에서 주로 먹는 것은 햄버거라서..

 

여전히 눈은 그대로 쌓여 있는데, 겨울철에 눈을 완전히 치우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나마 인도와 차도는 제설을 해서 다니기에는 별 문제가 없기는 하지만, 인도의 한 방향만 제설을 해서 날이 맑아서 다행이랄까.

이 언덕의 끝자락에는 신사가 있고

 

하코다테 공회당이었던가..

여기 들어가는 것도 돈이 들어서 그냥 밖에서 보는 것으로..

 

아래 모토마치 공원은 눈에 뒤덮여있고..

눈이 쌓인 공원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서 한두 명 정도만 보이는데, 지나갈 때마다 신발 속으로 눈이 들어온다.

 

여러 번 왔던 곳이라 그런지 별로 재미가 없고 조금 지루한 느낌도 든다.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랄까.

 

이 곳이 페리의 스퀘어라고 한다.

개항 150주년 기념으로 매튜 페리 제독의 이름을 따서 붙인 이름이라고.

 

언덕에서 내려오니 해상자위대 하코다테기지가 있다.

겨울철에 눈이 많이 오니 혹시라도 사고 방지를 위해서 진입을 금지하고 있다. 누가 지켜보고 있는 것도 아니라서 그냥 들어갔다 와도 괜찮을 것 같기는 한데, 하지 말라는 짓은 안 하는 것이 좋으니 그냥 사진 하나 찍고 돌아선다.

 

오른쪽에는 라비스타 호텔이 보인다. 도미인호텔과 같은 계열의 호텔인데, 도미인보다는 고급스러운 곳이라 가격이 비즈니스호텔보다는 더 비싸서 한 번도 가보지 못해서 어떤지는 잘 모르겠으나 도미인보다는 시설이나 서비스가 낫지 않을까 싶다.

 

하코다테는 유명세에 비해서 규모가 작은 도시라서 조용하다.

 

카네모리창고군

이 안에 들어가면 유리세공품이나 오르골, 각종 먹거리 등을 팔고 있다. 10년 전에 여기에 처음 왔을 때 엔화가 저렴해서 오르골도 두 개 사서 집에 가져갔고, 군것질을 잔뜩 했는데..

 

스타벅스 건물도 주변의 건물들과 비슷한 양식으로 지어졌다.

 

이 추운 겨울에 저 아가씨들은 왜 저러고 있을까.. 저러다 감기라도 걸릴라..

 

노면전차가 다니는 탓에 위에 가선이 잔뜩 있다.

 

스노우 미쿠 오피셜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하츠네 미쿠라는 이름은 들어본 것 같은데 그 아이인가..

 

이름만 들어봐서 어떤 캐릭터인지는 모르지만, 덕질하는 사람들이 많이 좋아할 것 같은데..

 

얘는 곰돌이 푸.

눈이 녹아서 고드름이 생겼네..

 

 

고질라다.

 

작품명은 '고지라상륙' 이라는데..

 

이건 씬 고질라. 영화로도 나왔는데, 사토미가 출연한 영화였지만 괴수영화 따위는 잘 안 봐서 끝내 안 봤다. 언제였나 케이블TV에서 마지막 엔딩 크레딧 올라가는 것을 본 기억은 있는데..

 

J리그 삿포로 콘사도레 축구팀이 전년도에 2부리그인 J2로 강등되면서 올해는 J1으로 승격하라는 작품인가보다.

 

레전드카사이.

1년 후인 평창올림픽에도 출전했던 노장 스키점프 선수.

 

피카츄..

이 캐릭터는 그냥 그렇다.

 

서쪽에 무슨 끝으로 가보니 꽤 오래된 것 같은 붉은 벽돌 건물이 있는데..

 

삿포로시 자료관이라고 한다. 안에 들어가보지 않아서 무슨 자료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얼굴인데..

트럼프님이 등장했다.

 

애니팝 모에모에단

 

정식 경기는 아니지만 스키점프 경연도 하고 있다.

  

고작 오후 6시 반인데 어두운 밤이 되었다.

 

커피 브랜드 보스에서 손과 발을 담글 수 있는 온천을 만든 모양이다.

일본에 가면 보스나 UCC커피를 사서 마시는데..

 

여기에는 얼음 조각이 있다.

 

날이 추우니 얼음도 녹아내리지 않고 계속 모양을 유지하고 있다. 공룡인가..

 

이 얼음조각은 누가 만들었을까.. 재주가 부럽다.

 

우왓! 사토미다.

 

신문에도 사토미가 등장했네..

 

이번에는 큰길이 아닌 토케이다이가 있는 쪽으로 갔는데, 저 앞에도 사람들이 꽤 몰려있다.

 

서둘러 삿포로역으로 빠른 걸음으로 가서

 

다시 세 시간 반 동안 열차를 타고 하코다테로 돌아가야하는 신세...

누군가 눈사람을 만들어 놓았다.

 

무슨 캐릭터들의 조각상인 것 같은데 어떤 캐릭터인지 모르겠다.

 

파리라는 곳에 가본 적이 없으니 대신 이걸로 개선문 봤다고 해야지.

 

 

볼수록 이것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궁금하다.

 

이 조각은 육상자위대가 만든 것이라고..

 

군인들이 만들어서 뭔가 깔끔한 것 같기도 한데.

 

나라에 있는 흥복사(興福寺. 코후쿠지)의 츄곤도(中金堂)라고 하는데 코후쿠지에 다녀온 적이 있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다녀온 적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다.

 

홋카이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원맨똥차가 있고

 

마리오 조각상. 버섯도 있고.. 어릴 때 수퍼마리오 브라더스 게임을 많이 했는데 언제부터인지 게임을 거의 안 해서.. 가끔 출퇴근할 때 프렌즈팝콘이나 하는 정도라서..

 

키하 40계 열차. 동물들이 타고 있는데 오른쪽의 돼지는 무슨 캐릭터인가..

 

선글라스를 쓴 저 이상한 아저씨와 오른쪽의 웃는 여자애 둘은 어떤 캐릭터인지 모르겠다.

 

도널드 덕이라는데 왼쪽은 데이지 덕인가..

 

이 건물은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안 나서 모르겠고..

 

여기 오리 한 마리 추가요!

 

누군지 모르겠지만 어머니와 아들의 모습인 듯한데 정겨운 느낌이 든다.

작품의 이름은 아미모노(あみもの)라고 하는데 '따뜻하네' 라는 뜻의 '앗타카이네(あったかいね)'라는 부제도 있다.

 

피카츄냐..

누가 발에 구멍을 내고 도망간 것 같다.

 

키타노돈베에 컵라면을 팔고 있다. 라면에 물부어주는 것이 200엔이라고..

 

스타워즈는 영화든 드라마든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다스베이더라는 캐릭터만 알고 있다. 우주에서 얘네들이 무슨 짓을 하는지 관심도 없고..

 

이 작품명이 스타워즈 최후의 제다이였던가..

잘 만들었네..

 

전시작품 옆에는 이렇게 스타워즈 시리즈의 포스터들을 가져다 놓은 모양이다. 정말 한 번도 안 봐서 무슨 내용인지 모르고, 요즘에는 극장에 간 것이 언제인지도 기억도 안 나고..

 

여기에 있는 눈 조각품은 해외에서 참가한 팀들이 만든 작품이었던 것 같은데..

 

포틀랜드라고 써놓은 것인가..

 

이 작품에서는 새들이 싸움질하고 있는 것 같고

 

쟤네 둘이 눈맞아서 애정행위를 하는 것이냐..

 

얘는 벽을 막 밀고 있고..

 

얼굴을 보면 말인데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설마 ***의 영향인가...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도 눈으로 작품을 만들어 전시를 하는데 한국에서는 대전에서 온 팀이 참가를 했던 것 같은데.. 작품이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종이비행기인 것 같고..

 

눈으로 나무를 만들어 구멍을 뚫어놓은 것인가..

구멍 속에 나무도 만들어 놓았는데 SF틱한 느낌이 든다.

특급열차 수퍼호쿠토를 타고 삿포로에 간다. 겨울에는 이렇게 땅바닥이 안 보일 정도로 눈이 많이 내린다. 열차를 타고 내리는 승강장만 눈이 쌓여있지 않을 뿐..

 

삿포로까지는 약 3시간 30~40분 정도 걸린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고 할 수 있겠다. 홋카이도신칸센이 삿포로까지 연장이 되면 하코다테에서 약 1시간 반 정도에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홋카이도는 겨울철에 눈이 워낙 많이 내리는 동네라서 사방이 눈으로 뒤덮여있다.

 

 

 

저 산은 오누마공원에서 잘 보이는 코마가타케산.

 

저 산은 오누마공원에서 잘 보이는데 활화산이라고..

 

모리역 부근부터는 이렇게 바다와 나란히 달리기도 한다. 해안가 주변에 마을이 몰려 있어서 해안선을 따라 하코다테본선이 놓여 있어서 진행방향 오른쪽에 앉아서 가면 창 밖의 바다를 보면서 갈 수 있다.

 

바다 옆에서 달릴 때가 제일 좋기는 한데 세 시간 반이나 앉아서 가는 것은 고역이다.

 

철도 노선이나 도로가 직선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해안선을 따라서 만들어져서 직선거리에 비해 가는 길이 멀다. 열차는 협궤 재래선 열차 치고는 꽤 빨라서 표정속도가 시속 90km 가까이 되지만, 정차역이 많은 편이고, 평지로 돌아가는 길이어서 소요시간이 꽤 길다.

 

저 멀리 보이는 해안선을 따라 이동하다보니 시간이 많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온통 눈만 보여서 지겹기도 하고..

 

겨울에는 진짜 눈만 보인다.

 

이제 슬슬 삿포로가 가까워지고 있는데..

 

신치토세공항에 도착해서 쾌속 에어포트를 타고 삿포로에 갈 때 첫 번째 정차역인 미나미치토세역. 그래봤자 몇 시간 후에 다시 하코다테로 돌아가겠지만..

 

아울렛 레라

가끔 여기서 가족 선물을 사서 돌아가고는 하는데 이번에는 시간이 별로 없다. 하코다테에서 삿포로 왕복이 약 7시간이고, 삿포로역에서 유키마츠리가 열리는 오도리공원까지 오가는 시간도 있어서 다른 것은 죄다 버리고 유키마츠리에 전시되는 조각상이나 보고 가야지.

 

삿포로에 가까워질수록 도시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눈은 쌓일수록 주변의 기온이 떨어지는데 워낙 눈이 많이 오니 별다른 대책이 없는 것 같다.

 

어우 눈만 보인다..

 

삿포로 시내에 가까워지니 집들이 많이 보인다.

 

아침밥은 호텔에서 주는 조식을 든든히 먹었지만, 점심 시간이 지나니 슬슬 배가 고프다. 삿포로역에 내려서 밥이라도 사먹고 가야겠다 싶어서 스텔라플레이스 7층이었던가 식당가에 가서 밥 먹을 곳을 찾으러 갔다. 처음 삿포로에 온 것이 딱 10년 전이니, 그 새 시간이 많이 지나갔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그냥 저렴한 오무라이스 하나 시켰다.

안에 들어간 재료에 따라 가격이 비싸져서.. 거지 주제에 호사를 부릴 수는 없고.

 

한국에서는 오무라이스 따위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데 그래도 끼니를 때우려면 별 수 없다.

 

가격이 비쌀수록 들어가는 재료가 많은 것이 당연하겠지.

 

오무라이스를 먹고 나오니 이미 4시가 넘었다. 여기서 세 시간 정도 구경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삿포로 유키테라스 2017

아카렌가테라스 옆에는 얼음으로 만든 조각상도 있는데 유키마츠리 기간 중에는 삿포로 유키테라스라고 명명한 듯하다.

 

얼음 조각상도 있다.

 

유키마츠리가 열리는 시기에는 홋카이도 지역 방송국인 HTB와 STV에서 이렇게 자사 홍보를 하면서 협찬을 하고 있다. 오도리에는 이렇게 음식을 판매하는 부스가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질서유지를 위한 경찰도 지나다니고

 

여기서 따뜻한 국물을 마실 수 있는 텐푸라우동을 먹을 것을 그랬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마음 같아서는 다 사먹고 싶은데 주머니 사정이 안 좋아서 그냥 구경만.. 다음에는 지갑을 채워서 오도록 해야지. ㅠㅠ

 

500엔이었으면 사먹었을텐데..

몸값 비싼 게님에게 무례한 생각일까.

그냥 눈으로 만든 조각이나 보러 가야겠다.

 

스타워즈 조각상 같은데..

스타워즈라는 것을 안 봐서 잘 모르겠다.

 

방송국에서 나온 사람들, 행사 주최측 사람들 모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에바라쟈가이모키무치나베 무료시식회 중이라고. 추운 날씨에 따뜻한 국물이 당기는 것은 이 나라 사람들도 마찬가지인가보다. 저기에 가서 나베 한 그릇 먹고 오려고 했는데 줄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네. 키무치가 뭐냐.. ㅆㅑㅇ

 

 

뭐야.. 저런 거대한 칼을 어떻게 가지고 다니냐..

 

톳토상점가는 뭐하는 곳인지 잘 모르겠다. 가본 적도 없는 것 같고..

 

시간이 많으면 여기서 조금 더 보겠는데 그럴 시간이 없을 것 같다.

 

진행자로 보이는 남녀가 나와서 뭐라뭐라 말을 했는데 무슨 내용이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고, 무료 사진을 찍어준다고 하는데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서 그냥 다른 곳으로 갔다. 그깟 사진 따위는 안 찍어도 그만이다! 흥~

 

옆에 쓰인 글자들은 '타이완최고 타이페이빈관' 이라는 것 같다.

 

타이완 타이페이에서 온 사람들 같은데..

별로 재미는 없어서 다른 작품을 보려고 나왔다.

 

여기에 잠시 있던 사이에 사람들이 더 많이 와서 북적북적하다.

볼 것은 많은데 하코다테로 돌아갈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마음이 더 급해진다.

#2. 홋카이도 상륙

2018. 12. 26. 21:39

빵이 맛있게 보이는데, 간밤에 열차에서 뻗어서 온 탓에 목이 말라서 별로 먹고 싶지는 않았다.

 

토호쿠신칸센이나 홋카이도신칸센은 겨울철에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에 있어서 그런 점을 감안하여 건설을 해서 어지간히 눈이 쌓여도 정상적으로 운행을 한다. 반대로 일본에서 최대 매출을 자랑하는 토카이도신칸센[각주:1]은 눈이 조금만 와도 지연이 발생하기도 한다.

 

눈이 많이 내려서 간혹 선로가 안 보일 정도로 쌓이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그래도 열차가 지나가면 그럭저럭 선로를 덮은 눈이 쓸려나가기는 한다.

 

산과 나무와 눈만 보인다.

 

일본의 신칸센의 특징은 선로를 고가로 만들어 이렇게 외부에서 사람이 쉽게 뛰어들지 못하게 만들어 놓은 것인데, 어쩌다 간혹 그래도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 뛰어들어 인신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시속 260km 이상으로 달리는 고속열차 안에서 운전수가 사람을 보자마자 급브레이크를 밟는다 해도 제동거리가 길어서 무의미하겠지만..

 

E5/H5계 열차의 좌석에는 머리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쿠션이 있다.

 

이 작은 동네는 평화롭구나. 아마도 행정구역상 나나에쵸일 것 같은데..

 

홋카이도신칸센은 하코다테역 대신 새로 건설한 신하코다테호쿠토역에 정차한다.[각주:2] 차후 삿포로까지 연장 예정인데 오샤만베부터 삿포로까지는 재래선 하코다테본선(산선) 방면으로 이어질 예정이라고. 이 노선은 원래 2035년 개통 예정이었으나 4년 앞당겨 2031년으로 계획이 앞당겨졌다. 하코다테역은 협궤 재래선 선로만 있어서 철도로 이동하려면 신하코다테호쿠토역에서 하코다테라이너라는 셔틀열차를 이용해서 가야한다. JR패스나 동일본-미나미홋카이도 레일패스가 있다면 특급열차를 타고 갈 수도 있고.

 

쾌속 하코다테라이너

하코다테라이너 중에는 시간대에 따라서 각역정차하는 보통열차가 들어오기도 하는데, 신하코다테호쿠토역의 신칸센 출도착 시각에 맞추어 시간표가 설정되어 있어서 하코다테라이너도 신칸센 도착시각에 따라 조금씩 유동적으로 시간이 변동되기도 한다. 수도권이나 오사카 근교라면 쉴새없이 다니는 열차 때문에 힘들겠지만, 이 동네는 열차가 드문드문 다니는지라..

 

어느새 행선 LED가 회송으로 바뀌었다.

 

하코다테의 상징물인 하코다테야마와 고료카쿠를 형상화한 듯하다. 다음 신칸센 열차가 출발 또는 도착 시간대에 맞추어 하코다테역에서 신하코다테호쿠토역까지 오가는 것이 이 열차의 일이다.

 

이 열차는 다시 신하코다테호쿠토역으로 신칸센을 타러 가는 사람들을 실어나르겠지.

 

그리고 하코다테역으로 신칸센 이용승객을 태우고 온 열차는 회송으로 바뀌었다.

 

하코다테역 개찰구 방면으로 나가는 곳에는 1868년 메이지유신 당시의 주역들이 있는 것 같다. 페리 제독이 와서 개항을 하였던 일본은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이며 급속히 강력한 나라가 되었다.

 

그 때 조선의 통치자들은 무엇을 하였던가..

간밤에 열차 안에서 잠을 자기는 했지만, 흔들리는 열차 안에서 자다보니 피곤해서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낮잠을 잤다. 길게 잠을 잔 것 같지는 않은데, 겨울이라 이미 해가 다 져서 어두웠다.

 

이런 것이 로맨틱한 분위기라는 것인가..

 

에휴~ 그냥 사진이나 찍어야지. 삼각대가 없으니 불편하기는 한데..

 

보행자용 인도는 눈이 쌓인 상태에서 얼어붙어서 내려가는 것이 걱정이 된다. 내려갈 때는 그나마 양호한 차도로 조심해서 가야지. 잘못하면 크게 다칠 수도 있겠다.

 

오후 6시가 조금 넘었는데 금방 어두워졌다. 일본이 한국보다 더 동쪽에 있고, 홋카이도는 북쪽에 있으니 해가 짧은 것이 당연하지만..

 

자연재해가 많은 나라라서 이렇게 쓰나미 피난소 표시가 있다. 지진, 화산, 태풍, 해일, 폭염, 호우 등 종류를 가리지 않는 자연재해가 빈번한 곳이라..

 

이 길은 쌓인 눈이 얼어붙어서 빙판이 되었다. 잘못해서 미끄러지면 크게 다칠 수도 있으니 조심조심 엉거주춤한 자세로 걸어가는데 이 동네 사람들은 잘만 걸어다닌다.

 

삼각대를 안 가지고 와서 최대한 손으로 고정하고 사진을 찍었는데 살짝 흔들렸다.

 

일본은 원전사고가 난 뒤에 한동안 원전 가동을 중단하였지만, 개박살이 난 후쿠시마 제1원전을 제외한 대다수의 원자력발전소가 예전처럼 정상적으로 가동을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원전 사고 이후에 일본에서는 절전에 협력 부탁한다는 말을 자주 보았는데, 지금은 전기를 절약하자는 말을 찾아보기 힘들어진 것 같다. 호텔 방 안에서나 절전 관련 메시지를 볼 수 있는 정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이들의 지갑을 열려고 이렇게 불을 밝히면서 분위기를 만들어 돈을 쓰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사람들의 발길도 끊어져가지만 다니는 사람들은 죄다 커플들만 다니는 것 같다.

 

이제 내려가야겠다.

 

뭔가 기분이 좀 그런 것이 다음에는 혼자서 오지 말아야겠다.

 

호텔로 돌아갔더니 저녁밥으로 카레를 주어서 먹었다. 홋카이도의 후한 인심이 반갑다.

  1. 토카이도신칸센은 1960년대에 건설된 60년 가까이 된 선로라서 현대에 지어진 신칸센과는 달리 선형이 안 좋고, 노반에도 문제가 있어서, 이 노선을 대신하는 츄오신칸센을 건설하는 중이다. [본문으로]
  2. 하코다테역에는 협궤 재래선 선로만 있어서 표준궤인 신칸센은 들어오지 못한다. [본문으로]

지난 달에도 1주일간 일본에서 머물렀던 덕분에 돈이 굉장히 부족하여, 삿포로 직항 항공기는 도저히 엄두를 내지 못하고, JR패스 보통차용 7일권 하나 믿고 갔다. 중간에 이틀 정도 출장이 예정되어 있는데, 이게 일정이 유동적인지라 그 전후로 하루씩 비워두다보니 막상 제대로 뭔가 구경을 한다거나 식도락에 빠지는 생활은 엄두도 못내고..

 

일단은 국제선터미널에서 국내선터미널로 이동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타야한다. 돈이 많으면 택시 잡아서 타고 가도 되지만, 돈이 그렇게 넉넉할 리가 없고, 일단은 절약이 최우선이다.

 

후쿠오카 시내에서 후쿠오카공항의 국제선 터미널까지 한 번에 가려면 택시 이외에 다른 방법은 없을 것 같은데..

 

후쿠오카지하철 공항선. 이 공항선에는 후쿠오카시영지하철 외에도 JR치쿠히선과 직통하는 열차가 들어와서 니시카라츠까지 다닌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후쿠오카공항에 내려서 하카타역까지 또는 거기서 역 하나 둘 정도 더 가는 정도라서..

 

메이노하마역까지가 후쿠오카지하철 쿠코선(공항선)이고, 이후는 JR치쿠히선과 직통운행한다. 타본 적은 없지만..

일단은 하카타역에 내려서 JR패스를 교환하고 열차 예약을 해야하는 것이 먼저다. 시간 절약을 위해 야행특급 선라이즈 익스프레스를 타고 토쿄에 가서 한 시간 정도 기다려 신칸센으로 신하코다테호쿠토까지 가는 것이 기본 계획. 만약 선라이즈의 지정석이 만석이라면, 이런 계획은 접고 일단 오사카까지 신칸센으로 가서 버스를 타고 토쿄에 가는 것이 플랜B.

그런데 다행히도 선라이즈에 공석이 있다고 해서 마지막 하나 남은 좌석을 예약하고 늦었지만 저녁이라도 먹어야겠다 싶어서 유부초밥 도시락을 하나 샀다. 

 

이 도시락은 히메지까지 가는 도중에 다 먹고, 신칸센이 시간을 많이 절약해준 덕분에 히메지역에서 내린 뒤에 잠시 밖에 나가서 편의점에서 100엔짜리 차류 음료수 한 병을 사고 다시 역으로 돌아왔다. 지난 번에 쓰고 남은 동전이 몇 개 있어서 100엔짜리 동전 하나 건네고 역 바깥에서 돌아다니면서 시간을 보내다 열차를 타러 들어갔다.

 

저 신칸센 열차는 내가 탈 열차가 아니올시다..

잠시 후에 열차가 들어와서 얼른 올라타서 지정된 좌석에 가서 짐을 내려놓고, 약 7시간 반 정도 열차를 타고 토쿄로 간다.

 

토쿄역에 도착했다.

승강장에 내려서 정신 좀 차리고, 이제 홋카이도신칸센을 타러 간다. 카페트가 깔려 있지만 자리가 넓은 편은 아니고, 흔들리는 열차 안에서 누워서 가면 잠에서 깨었을 때 피로가 몰려온다. 이 생활 며칠 반복하면 몸이 알아서 적응을 하기는 하더라만...

 

어쨌든 수고하셨습니다. 운전수, 차장님 아리가토고자이마스~! 오츠카레사마데시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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