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이야기

퍼스에 가다

2009. 10. 17. 23:00

학기 중에 있는 짧은 방학맞이로 잠시 서호주의 수도 퍼스에 다녀왔다. 4월 초에 잠깐 멜번에 다녀온 것을 빼면 집-학교-집을 반복하던 일상에서 벗어나 오래간만에 나들이를 가기로 한 것. 그나마 가까운 대도시라는 애들레이드에서도 비행기로 세 시간 가까이 걸리는 먼 곳이지만 호주에서도 외딴 곳에 위치한 서호주에 한 번 다녀오고 싶었던지라 Jetstar의 Friday Frenzy Sale에 왕복 119달러라는 특가에 구입한 항공권을 가지고 4박 5일의 퍼스 방문을 하게 되었다. 진정한 서호주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지만 그런 것이 있을 리는 없고, 저렴하게 도시 구경이나 하기로 한다. 호주의 도시야 다 거기서 거기지만..


괜히 잠꾸러기가 아니라서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은 언제나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여행을 떠나는 날, 특히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타는 날에는 밤을 새우고 나가는 것이 어느덧 습관처럼 되어 있다. 비행기를 타고 내리는 순간부터 피로가 몰려오면서 고통스러운 첫 날을 보내게 되지만, 비행기를 놓치고 공항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것보다는 훨씬 낫기 때문에.


살고 있는 집에서 공항까지 바로 가는 버스가 없어서 도보로 35분 정도 거리에 있는 버스 정류장까지 뛰어가려고 했으나, 다행히 집주인 형님께서 이른 시각부터 버스 정류장까지 태워주신다고 하여 아침부터 허둥대는 일은 간신히 면하였다.


작지만 국제선과 국내선 모두 취항하는 애들레이드 공항이다. 공항이 크지 않아서 검색대가 체크인 카운터 옆에 있고 통과 거리가 길지 않아서 좋다. 국내선인만큼 절차는 그다지 까다롭지 아니한데, 가끔 한 번씩 잘못 걸리면 집중수색을 하기도 한다. 검색대는 쉽게 통과했지만 젯스타 요금 중 가장 싼 JetSaver Light는 10kg 미만의 기내용 짐만 반입을 허용하기 때문에 체크인을 할 때 들고 있는 가방의 무게를 재야만 했다. 평소에는 조그만 백팩을 매다가 이번에는 가난한 여행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토트백을 들고 왔더니 무게를 재란다.


엄연히 학기 중에 있는 방학이기 때문에 숙제가 있어서 모든 것을 잊고 무작정 즐길 수만은 없다. 별로 반갑지 아니한 수학 숙제를 안고 가게 된다. 얼마 무겁지 아니한 바인더이지만, 어찌나 거추장스럽던지.. 기내에서 샌드위치라도 사먹을라 치면 돈이 꽤 들기에 하나에 99센트짜리 초코바를 두 개 사서 아침 대용으로 준비해왔다. 떠나는 순간보다 늘 더 즐거운 것이 떠나기 전 준비를 할 때다.


평소 단 음식을 즐기지 않는지라 달디 단 초코바가 도저히 넘어가지 않아서 커피 한 잔을 사서 마시게 된다. 지갑에 있던 동전을 탈탈 털어서 호주 및 뉴질랜드 지역의 트레이드 마크 커피인 플랫 화이트를 마신다.


공항의 상점들은 일찍부터 문을 열고 손님맞이에 분주하지만, 커피숍에만 사람이 조금 있고 모두 졸린 눈을 비비며 앉아 있다. 역시 쇼핑에는 큰 관심이 없는지라 편한 자리를 찾아 앉아서 탑승 시각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것이 타고 갈 비행기인가보다. 가장 싼 비행기를 찾아서 타다보니 대부분 젯스타를 타게 되어 나름대로 Jetstar Frequent Flyer가 되었는데, 가장 싼 좌석은 포인트 적립이 되지 않으므로 아무런 혜택이 없다. 젯스타의 많은 비행기가 에어버스의 A320이라는 것과 탑승시 안전사항에 대한 설명은 데모 키트만 주면 승무원처럼 할 수 있을 정도로 잘 알고 있다.


젯스타 기내의 분위기는 더할 나위 없이 익숙하다. 통로쪽 좌석에 앉았기 때문에 뚱뚱한 승무원이 지나다니며 치지 않기를 바라며 자리에 앉았다. 비행 중에 숙제라도 하려고 바인더를 꺼내어 안고 탔지만 졸려서 눈을 뜨기 힘든데 숙제는 무슨 숙제냐..


이렇게 인사불성으로 뻗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역시 아침 비행기라서 정신을 가누지 못하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다. 창가쪽에 있는 남자친구로 보이는 녀석은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어찌나 귀찮게 하던지..


공항에 도착 후 따로 체크인한 짐이 없기 때문에 선두 다툼을 하며 공항 밖으로 빠져 나왔다. 다행히 비행 중에 읽은 젯스타 잡지 중에서 퍼스 국내선 공항에서 시티까지 시내버스가 있다고 해서 버스를 찾아서 탔다. 짐이 많은 것도 아니고 어디로 갈 지 정하지도 않은 상황이라서 최대한 돈을 아낄 수 있는 시내버스를 타기로 한다. 요금은 $3.60으로 애들레이드에서는 한 번도 내보지 않은 거금. 재미있게도 호주에서 다른 주의 학생은 교통수단의 할인(Concession) 혜택에서 제외가 되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학생증은 SA에서만 유효하고, 다른 주에서는 일반 성인의 요금을 내야 한다. 멜번에서는 편도 16달러의 스카이버스를 타야 하는 것에 비하면 아주 저렴하지만 시내버스 한 번 타는 것이 4000원에 가깝다면 배가 좀 아프다.


한국에서 가끔 버스기사 폭행이 문제가 되기도 하는데, 여기서도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지 아예 쇠창살로 칸막이를 쳐놓아서 기사의 안전을 보장하고 있다. 다른 곳에서는 보지 못한 독특한 광경이다. 버스는 돌고 돌고 돌아서 시티를 향하여 가고, 고층 건물들이 보이면서 오가는 사람들이 많아 시티라고 생각되는 곳에서 내려서 사람들이 많이 향하는 쪽을 따라서 걸어가니 자동차가 다니지 않도록 지정된 상점 거리가 나온다. 길을 제대로 찾기는 찾은 듯.


여신의 모습을 하고서 노상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람들은 지나가다가 이 광경을 보고 동전 하나씩을 던져주기도 하는데 이 때는 골드 코인, 즉 1달러나 2달러짜리 동전을 주는 것이 암묵적인 예의이다. 그러나 실버 코인을 준다 할 지라도 그것이 어디냐 싶다. 여태 먹고 살기 바빠서 동전을 준 적은 없으니..


외모에서 일본 사람 티가 확 나는 젊은 아가씨가 다가가 동전을 주고 같이 사진 촬영을 부탁한다. 대개 동전을 주지 않아도 사진 촬영을 거부하지 않지만 저것이 기본적인 예의인 것 같다.


아가씨와 같이 있던 친구가 사진을 찍는데, 이 모습을 지켜보면서 따라서 사진을 찍는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거냐!! 나중에 금색 칠을 하고 황금박쥐 퍼포먼스나 한 번 해볼까 싶다.


Murray Street Mall에 있는 관광안내소에서 기본적인 정보를 얻고자 했으나, 4박 5일 동안 무엇을 할 것인지 아무런 계획이 없는지라 오히려 무슨 정보를 찾느냐는 질문을 받게 된다. 음.. 음.. 저기 그냥 사실 별 생각이 없어서 무엇을 할 지 모르겠다고, 하루 이틀 정도는 퍼스 구경을 하고 남는 시간에는 근교를 돌아보고 싶다니 퍼스 시티 도보 구경에 관한 자료를 몇 개 주고, 퍼스와 프리맨틀에 관한 자료를 챙겨서 준다. 잊지 않고 퍼스 시티 지도를 하나 챙기고 마지막으로 대중교통에 관해 물으니, 트랜스퍼스(TransPerth)에 가서 직접 물어보는 것이 좋을 거란다. 나름 흡족해서 나오기는 했으나 생각해보니 숙소에 관한 것을 물어보지 않았다. 그 새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 있어서 또 기다리기는 귀찮고 돌아다니다가 보이는 백팩을 찾아가기로 했다.


 

배럭 스트리트를 따라 스완강쪽으로 내려가다보니 백팩이 보이지 않고, 반대쪽으로 가보니 한 두개 보였다. 노스브릿지쪽에 백팩이 몇 개 있다는 것 같지만, 걸어가기도 싫어서 웰링턴 스트리트에 있는 아무 곳에 들어가보기로 하는데 처음 간 곳은 첫 느낌이 좋지 않아 두 번째로 발견한 Globe Backpackers에 가서 체크인을 하고 짐을 던져놓고 나왔다.


짧지만 나름 뜻깊은 인연이 있는 스토리발전소의 김남경 소장님이 열심히 만드셨다는 퍼스의 한국어판 안내서가 있다고 해서 웰링턴 스트리트(Wellington Street)와 포레스트 플레이스(Forest Place)의 교차점에 있는 관광안내소를 찾아서 물어보았으나, 한국어로 된 것은 없고 영어로 된 것밖에 없단다. 아니 내가 아는 사람이 서호주관광청의 의뢰로 그 책을 만들었다는데 없냐고 다시 물으니 그런 것은 없단다. 아는 분이 만드셨다길래 그 작품을 보고 싶었던 것이지, 꼭 한글로 된 안내 책자가 필요했던 것은 아닌지라 "Experience Perth" 라는 영어로 된 공식 책자를 받아서 나왔다.


여러 가지 일일 투어 상품이 있지만, 아직 딱히 무엇을 해야할 지는 몰라서 망설이다가 나왔다. 차가 없고, 체류 기간이 길지 않다면 가장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것이 일일 투어지만 이상하게도 구미에 맞는 것을 찾지 못했다. 퍼스에서도 2000km 이상 떨어진 브룸(Broome)에 가서 낙타를 타고 싶다는 생각만 하니 투어 상품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수밖에..


일단은 여행지에 도착, 그리고 거처까지 마련을 했으니 어느 정도 긴장이 풀리고 슬슬 몸이 무거워지기 시작하지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기에 시티를 조금 더 둘러보기로 했다. 해이 스트리트(Hay Street)에서는 패션쇼가 열리고 있었는데..


역시 백인 아가씨들은 길기도 하다. 그러나 호주에 오면 이런 아가씨들만 있다고 생각하면 크나큰 오산이다. 극히 일부분임을 명심해야 한다.


여기 사람들도 신기한지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구경을 하고 있었다. 날씨가 제법 쌀쌀했는데 저 모델들은 춥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추위를 느낄 틈도 없었겠지만.. 이제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어디로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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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책에서 읽은 바에 따르면 예전에 호주에서 은행 계좌를 개설할 때 본인 확인하는 신분증 검사도 없어서 만화 주인공의 이름으로 개설이 가능했다고 한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기준이 까다로워져서 엄격한 본인 확인을 거친 후에야 계좌 개설이 가능해졌다. 외국인의 경우 입국 후 6주 이내에는 여권 하나만 있어도 계좌 개설이 가능하지만, 6주 이후에는 다소 까다로운 조건이 붙게 된다. 어차피 호주에서 지내다보면 6주 이후가 되더라도 이 조건을 어렵지 않게 만족시킬 수 있지만, 처음에 한꺼번에 모아서 일을 처리하는 것이 번거롭지 않고 편하게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느 은행에 계좌를 개설하는 것이 좋을까? 개인의 생활 패턴과 접근성 등을 고려하여 결정해야겠지만, 호주에 오래 있을 것이 아니고 특별히 많은 돈을 예치하여 수익을 내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면 어디서든지 쉽게 지점이나 ATM을 찾을 수 있는 은행이 좋을 것이다. 그렇다면 은행의 규모가 클수록 유리하다고 할 수 있는데 한국에서도 자산규모로 4대 은행을 꼽듯이, 호주에도 자산규모 및 예금예치액으로 보아 4대 은행로 분류되는 은행들이 있다. 자산규모로 보면 아래 1위 Commonwealth부터 4위 ANZ와 나머지 은행간의 격차가 있어서 상위 4개 은행을 "Big 4" 라고 일컫는다. 5위 St. George가 3위 Westpac에 의해 인수되었으니 Westpac이 Commonwealth와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The Top Ten Australian Banks by Assets

Rank Bank Assets (A$ Millions)
1 Commonwealth Bank of Australia 317,697
2 National Australia Bank Limited 247,782
3 Westpac Banking Corporation 247,386
4 Australia and New Zealand Banking Group Limited 230,031
5 St.George Bank Limited 84,610
6 Bank of Western Australia Ltd 57,065
7 Suncorp-Metway Limited 47,979
8 ING Bank (Australia) Limited 38,852
9 Bendigo and Adelaide Bank Limited 29,378
10 Bank of Queensland Limited 20,440

 

The Top Ten Australian Banks by Deposits

Rank Bank Deposits (A$ Millions)
1 Commonwealth Bank of Australia 271,292
2 Westpac Banking Corporation 210,051
3 National Australia Bank Limited 185,241
4 Australia and New Zealand Banking Group Limited 182,032
5 St.George Bank Limited 66,807
6 Bank of Western Australia Ltd 36,945
7 Suncorp-Metway Limited 30,476
8 Bendigo and Adelaide Bank Limited 30,205
9 ING Bank (Australia) Limited 28,700
10 Bank of Queensland Limited 21,762

(자료 : APRA)


예금 순으로 보면 Westpac과 NAB가 순위를 서로 달리하고 있다. Commonwealth가 호주 전국적으로 488개, Westpac이 456개의 지점을 가지고 있는데, 강세를 보이는 지역이 있어서 Commonwealth는 NSW에만 210개의 지점을, Westpac은 NSW에는 29개에 불과하지만, VIC에 223개, WA에 112개, SA 62개의 지점이 있어 각각 137, 69, 15개인 Commonwealth의 수를 압도한다.


그러나 지점의 수로 보면 전국적으로 자그마치 800개가 넘는 지점을 보유한 ANZ를 능가하지 못한다. ANZ는 비록 규모면에서 Big 4 중에 가장 작음에도 가장 많은 지점을 개설하여 소규모 일반 고객 대상의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대도시 중심부에 대부분의 은행이 하나에서 두 개 정도의 지점이 있지만 ANZ는 길 하나 건너면 다른 지점이 보일 정도로 여러 개의 지점이 있다. 덕분에 많은 유학생 및 워킹홀리데이메이커들이 ANZ에서 계좌를 개설하고, ANZ에서도 번역된 안내서를 제공할 만큼 외국인 고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호주에서 은행 계좌를 개설하면 이자는 커녕 매달 약 $4~5씩 계좌관리비를 지출하게 된다. 각 은행마다 이 수수료를 낮춘 옵션을 제공하지만, ATM인출 횟수의 제한이나 창구 이용시 수수료 추가 부과 등의 불리한 점이 있다. 다행인 점은 유학생의 경우 이런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Student Account의 개설이 가능하다는 점인데, 학생이 등록한 코스의 기간 동안 계좌 관리비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큰 금액이 아닌 것 같아도 1년이면 최대 $60(한화 약 6만 1천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절감할 수 있다.


은행에 계좌를 개설하면 통장을 만들어주는 경우는 거의 없고, 한국의 자유저축예금과 같은 Saving Account와 연동되어 사용할 수 있는 카드를 만들어준다. 이 카드로 ATM 및 창구에서 예금 입출금 및 송금을 할 수 있고, EFTPOS에 가맹된 상점에서 물건 구매시 결제를 할 수 있다. EFTPOS 결제는 한국의 직불카드 개념이지만 대다수의 상점이 이 시스템에 가입되어 있어서 큰 어려움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ANZ의 Access Card

 

앞서 언급한대로 도착 6주 이내라면 여권만으로 신분 확인을 할 수 있으므로 여권을 들고 들어가서 계좌를 개설하러 왔다고 말하면 된다. 그러면 잠시 기다리라고 하거나 누군가 나타나 자기를 따라오라고 할 것이다. 여권을 보여주면 계좌의 종류를 알려주고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지 물어볼 것이다. 자신의 사용습관과 거주지 위치 등을 고려하여 수수료가 높은 대신 사용이 자유로운 계좌 혹은 수수료는 낮지만 사용 횟수가 제한되는 계좌를 알아서 잘 선택하면 된다. 대개 이름에 Smart나 Select, Low 이런 단어가 들어가는 계좌 종류가 수수료가 저렴한 계좌다. 그 다음에 보안코드(Security Code)와 핀번호(PIN Number)를 설정하게 되는데 이 핀번호가 계좌 출금시 이용하게 될 비밀번호이고, 보안코드는 핀번호 분실시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이다. 한국과는 달리 카드를 그 자리에서 만들어주지 않고 약 1주일 정도 후에 거주지 주소로 우편을 통해 보내준다. 대신 받아줄 사람의 주소라도 알고 있다면 다행이지만, 이동을 생각하고 있어서 주소가 마땅치 않다면 우체국으로 보내달라고 하고 나중에 우체국으로 여권을 들고 우편물을 찾으러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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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8대 명문 대학

2009. 8. 22. 02:05


세계 대학 순위를 보면 한국의 치열한 입시 경쟁률과는 달리 명문대학들이라 불리는 학교의 순위가 그다지 높지 않아 실망스러운 것에 반해 다수 호주 대학들은 상위권에 올라 있고, 범위를 아시아-태평양지역으로 좁히면 더욱 돋보인다.

그럼에도 호주 대학이 한국에서 저평가를 받는 이유는 유학이라고 하면 "미국" 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 사회적 인식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입학 시험이 없는 호주 대학의 여유 있는 입학 기준 때문일 것이다. 외국 학생의 경우 SAT같은 시험 없이 공인 영어 성적과 고등학교 성적만으로 입학이 가능한데, 수업량이 적지 않은 한국 교육 시스템에서 고등학교 때 개판만 치지 않고 영어공부를 조금만 하면 입학에는 큰 어려움은 없다. 이런 이유에서 한국에서 대학 입시 실패 후 호주 대학으로 도피성 유학을 한 사람들도 많았고, 입학 시험 결과에 따라 순위 매겨서 학교 및 학생을 평가하는 한국적 관점에서는 호주 대학이 탐탁히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덕분에 세계 랭킹이 더 높은 학교라고 할 지라도 호주 대학에 대해서는 인색한 평가를 내리게 되지 않았나 싶다.

그렇다면 호주 대학들은 왜 입학 기준을 강화하여 물관리를 하지 않는 것일까? 학비 혜택이 주어지는 내국인(혹은 HECS가 적용되는 자격을 갖춘) 학생들의 경우 학비가 유학생에 비해 저렴한 것은 물론 일정 수입이 생기기 전까지 상환하지 않고 오히려 생활비를 받을 수 있도록 학비보조제도가 잘 되어 있다. 호주 대학은 대부분 공립인데 내국인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학교를 운영하는 것은 정부의 재정 부담이 커지게 되므로 유학생을 많이 유치하여 대학 재정을 건전하게 유지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유학생들은 영주권 취득 후 이민을 위한 단계로 대학 진학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최근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중국 출신 유학생들에게서 두드러진다. 그리고 호주와 지리적,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와 인도 출신 학생들이 호주 유학생의 큰 몫을 차지하고 있고, 홍콩과 싱가폴에서도 자국 내에서 명문대 입시에 실패한 학생들이 차선책으로 호주 대학을 선택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홍콩과 싱가폴은 호주와 지리적으로 가깝고 관계가 밀접한데다 국제적으로 개방된 도시국가답게 영어의 사용이 많아 호주에서 공부를 마친 후 돌아가면 취업하기에 나쁘지 않다고 한다.

호주 대학들이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영국식 학제를 따르는 영어권 국가의 프리미엄, 대학 홍보력 등의 이유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우수한 연구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호주의 명문 대학이라고 하면 "Group of Eight" 이라 불리는 8개 대학의 연합체 소속 대학들을 꼽는데, 이 대학들이 주장하는 바는 자기 대학은 "연구중심대학" 이라는 것이다. 대학은 학자들이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많은 배려를 해주니 보다 나은 연구 환경을 찾는 학자들을 유치할 수 있어 좋은 성과가 나오고, 이는 곧 호주 대학들이 경쟁력을 유지하게 할 수 있는 원천이 된다고 한다.

 

 

이 8개 대학은 서울에 명문대학이 몰려 있는 한국과는 달리 지역별로 잘 배분되어 있는 것이 하나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각 주의 주도를 중심으로 균형적으로 발전이 이루어지다보니 거주하는 주에서 대학을 마치고 일자리를 찾아 생활하는 것이 흔하고 각 주의 주도에 자리한 대학들은 균형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지역에 맞추어 특성화하였고 산학 협조가 긴밀하게 이루어져 있는 것도 호주 대학의 특성이며, 여전히 학생들도 가능하면 멀리 떠나지 않고 가까운 대학 진학을 선호하고 있다.


Time QS 세계 대학 순위

UNIVERSITY

2008

(2007)

ANU

16

(16)

Uni of Sydney

37

(31)

Uni of Melbourne

38

(27)

UQ

43

(33)

UNSW

45

(44)

Monash U

47

(43)

UWA

83

(64)

Uni of Adelaide

106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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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고용 형태

2009. 5. 10. 19:00

호주에서는 어느 직종이든지 일을 풀타임, 파트타임, 캐쥬얼 세 가지로 분류를 하는데 다소 낯선 면이 있다. 특히 파트타임과 캐쥬얼은 우리의 기준으로는 다 아르바이트가 아닌가 싶지만 분명 차이가 존재한다.


1. Full-time


우리식으로 하면 정규직 직원에 근접한 고용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주당 38시간을 일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며, 급여는 그 기준으로 책정된 주급으로 지급이 된다. 그러나 풀타임 고용은 장기적으로 일을 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법적으로 한 고용주 밑에서 6개월 이상 일을 할 수 없다는 제한이 있는 워킹홀리데이메이커가 풀타임 직업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



2. Part-time


파트타임은 한국에서는 흔히 아르바이트로 많이 생각을 하는데, 여기서는 주당 근로기준시간인 38시간 미만 일하는 것을 말한다. 호주에서는 상당히 흔한 고용의 형태로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공무원들도 적지 않다. 풀타임에 비하여 안정된 직업은 아니지만, 계약된 근로 시간만큼 일자리가 보장되고, 자신의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급여는 최저 임금제도에 따르면 풀타임 근로자의 최저 주급 대비 일한 시간에 비례하여 받도록 되어 있으나, 이는 최저 기준일 뿐이고 일반적으로 풀타임에 비해서는 낮은 시급이 적용이 된다고 한다. 그리고 애초에 업무량을 고려해서 파트타임 포지션을 만들어 놓는 것이기 때문에 풀타임에 비해서는 여유가 없는 편이고, 복지 측면에서는 다소 불리한 점도 있다.


음식점같은 곳에서 1년 이상 일할 것을 조건으로 파트타이머를 고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파트타이머는 단기적으로 일손이 부족해서 고용하는 것이 아니고, 풀타임 근로자처럼 계속 일을 할 것이라는 기대 하에서 고용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음식점에서는 식사 시간에 일손이 많이 필요하지만 그 외의 시간에는 상대적으로 한가하므로 점심 시간이나 저녁 시간에만 계속 일을 할 수 있는 파트타이머를 고용하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파트타이머는 역시 부업으로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나 일 이외의 다른 곳에 시간을 투자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호주에서는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풀타임 고용을 꺼리고 파트타임 고용을 늘리고 있어서 사회적 문제가 있다.



3. Casual


캐쥬얼은 파트타임과 혼동하기 쉬운데, 두 가지의 차이는 파트타임은 정해진 시간만큼 계속 일할 것으로 간주되어 특별한 사정이 발생하지 않는 한 계속 고용이 되는 것이고, 캐쥬얼은 일손의 필요 여부에 따라 고용상태가 달라진다. 예를 들면, 빵집에서 주중 3시부터 6시까지 파트타임으로 일한다고 하면 이 사람은 이 시간만큼은 확실하게 빵집에 나와야 한다. 손님이 오지 않아서 놀고 있더라도 그 자리는 지키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캐쥬얼은 처음에 주중에는 3시부터 6시까지 일을 하기로 했어도, 영업이 잘 되지 않아 인력을 줄이겠다고 하면 일을 할 수가 없다. 일반적으로 주당 20시간 전후에서 캐쥬얼 고용이 이루어지며, 상황에 따라서 고용 시간이 달라지므로 아주 불안정한 직책이다. 극단적인 예지만 일이 없다가도 부르면 가야 하고, 일을 있는 날에도 고용주가 올 필요가 없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급여는 시급제로 주당 일한 시간만큼을 계산해서 받게 되며, 휴가는 고용주의 허가가 있다면 가능하지만 무급 휴가다.


워킹홀리데이메이커가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일이 캐쥬얼에 속한다. 풀타임, 파트타임과 캐쥬얼의 차이는 단지 일하는 시간의 차이가 아니며, 고용 상태와 급여 지급의 기준이다. 풀타임과 파트타임은 정해진 시간만큼의 근로 및 급여가 보장이 되며 이에 따른 부수적인 복지 혜택을 받게 되지만, 캐쥬얼 근로자는 일이 있을 때만 할 수 있고 그에 해당하는 시급만 받게 되는 것이다. 농장에서 사과를 따는 일 같이 한시적으로 할 수 있는 일 역시 캐쥬얼 직업에 속한다.


좀 더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자면 풀타임 교사는 학교에서 주당 38시간씩 일을 해야 하므로 매일 정해진 시간에 출근을 해서 수업이 없더라도 교무실에서 수업 준비 혹은 다른 학교의 일을 해야 한다. 급여는 강의 시간과 무관하게 38시간 기준의 주급을 받게 된다. 캐쥬얼 교사는 자신이 맡은 수업에만 들어가서 가르치고 수업 이후에는 무엇을 하든 자유다. 대부분 수업 준비를 위한 개인 공간이 마련된 것도 아니고 공동 공간을 사용하게 된다. 급여는 시급에 강의 시간을 곱하여 받게 된다. 이 교사는 학교 사정에 따라 수업 시간이 달라지므로 학생이 줄어들면 강의를 하지 못할 수도 있다.


풀타임 기술자가 8시부터 6시까지 일을 하는데 A라는 사람의 집을 찾아가 일을 9시부터 12시까지 했고, 오후에 B라는 사람의 집에 가서 3시부터 6시까지 했다고 해도 이동 시간 및 대기 시간 역시 근로 시간에 포함이 된다. 반면 캐쥬얼 기술자는 해당 장소에서 일하는 시간만 근로 시간으로 간주하여 시급을 지급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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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워킹홀리데이 경험은 전혀 모범적이지 않으나, 오히려 덕분에 다른 사람들에게 호주에서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라고 조언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학생비자를 받아서 어학연수를 하는 것이 상당히 복잡하고 번거롭기 때문에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아서 갔고, 덕분에 일을 하여 돈을 모으는 것은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학비는 한국에서 이미 모아둔 돈을 털어서 충당을 했고, 나중에 되어서는 생활비만을 위해서 짬짬이 일을 하는 수준에 그쳤다. 계획했던 만큼의 공부가 끝나자마자 비자의 유효기간이 많이 남았지만 즐길 새도 없이 한국으로 돌아와버렸다. 평생에 한 번밖에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워킹홀리데이의 시간을 아깝게 날려버린 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그래서 앞으로 비자를 받아 호주로 향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 섹션을 통해서 하나씩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1. 목표를 정해라


금전적인 대박의 기회를 찾아서 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반대로 여행하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즐기기 위해 오는 사람도 있고, 각자의 목적은 다양하다. 호주 워킹홀리데이에서 영어, 돈, 여행 이 세 가지를 모두 얻기는 힘들다. 떠날 때 영어 학원 비용을 들고 가지 않는 이상 모든 것을 한 번에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일과 공부를 동시에 하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 영어 학원은 9시부터 3~4시까지 수업을 하는데, 수업을 마치고 돌아와서 일을 하려고 하면 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상점들이 일찍 문을 닫는 호주에서는 5시 이후에 영업을 하는 곳은 대형 슈퍼마켓과 편의점, 술집, 레스토랑, 패스트푸드점 등 밖에 없다. 저녁 시간에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공부를 하는 동안에는 일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 시간 동안은 금전적인 수입이 0에 가까운 반면 지출은 비싼 학비 덕분에 훨씬 늘어나게 된다.


여행은 사람에 따라 그 지출이 천차만별이 되는데, 워낙 땅이 넓은 나라인지라 어느 만큼을 보고자 하는가에 따라서 그 비용이 달라지고, 같은 지역에서도 어느 만큼 즐기고자 하는가에 따라서도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동부 해안만을 돌아보는데 적어도 3,000달러는 있어야 케언즈에서 스카이다이빙과 스쿠버다이빙도 해보고,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크루즈에 탑승하고, 프레이저 아일랜드에도 한 번 다녀오고, 도시별로 투어에도 한 두 가지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동쪽 해안만을 돌아보는 데만도 한 달 이상은 잡아야 여유 있게 구경을 할 수 있는데, 한 달 정도의 알찬 여행을 위해서는 2~3달 동안 꾸준히 일을 해서 돈을 모아야 한다고 한다.


1년 혹은 2년의 시간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목표를 정하고 하나씩 이루어가지 않는 한 호주에 가서 울룰루 한 번 못 가보고, 처음 도착한 곳에서 쳇바퀴 돌 듯 맴돌다가 실망감을 안고 돌아올 지도 모른다. 사람들을 만나며 어울려 파티를 하고 대화하면서 신나게 놀고 오는 것도 좋다. 한국 드라마나 쇼프로그램을 다운받아 보면서 하는 일 없이 시간을 보내고 오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다.


 

2. 현실을 냉정하게 보아라


현지인과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없을 정도가 되지 않고서는 말이 거의 필요 없는 육체노동 밖에 할 일이 없다. 처음부터 몸을 쓰는 일을 하겠다고 작정을 하고 가는 거라면 상관이 없겠지만, 자신의 능력과 맞지 않는 일만을 찾으려고 한다면 좌절감을 맛보게 될 것이다. 워킹홀리데이는 한국인들만 받는 특혜가 아니고, 일본, 타이완 등의 아시아 국가들은 물론 유럽인들이 많이 찾는다. 우선 이들은 일자리를 구하는 데 있어서 아시아인들보다 유리한 점이 많다. 특히 영국, 아일랜드 출신들은 언어의 제약이 전혀 없기 때문에 일을 찾기가 쉽고 마음만 먹는다면 꽤 괜찮은 일을 구할 수도 있다. 생김새가 비슷한 기타 유럽 국가에서 온 사람들도 일반적으로 영어 구사 능력이 아시아인들보다 뛰어나고 행동 양식 및 사고 방식에서 많은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고용주들이 선호하는 편이다. 반대로 아시아인들은 일단 영어를 잘 못할 것이라는 인식이 있어서 언어 구사가 필요한 포지션은 잘 내어주지 않는경향이 있다. 주인이나 매니저에게 끈질기게 연락을 해서 일을 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주고, 이력서를 내고 올 때에도 한 마디라도 하고 오려는 노력을 해야한다. 그러나 여전히 보이지 않는 인종 차별은 존재하기 때문에 아시아인을 고용하지 않으려는 곳도 있다. 또 하나의 장애물은 현지의 어린 학생들인데, 어린 학생들은 더 적은 임금을 지불해도 되기 때문에 반드시 성인을 고용해야 하는 의무가 없는 곳에서는 어린 학생들을 고용을 한다.


농장에서 일하면서 한 달에 수천 달러를 벌었다는 사람도 있지만, 반대로 농장을 제대로 찾지 못해서 일을 기다리다가 시간과 돈만 허비하고 돌아오는 사람도 있다. 일을 하더라도 중간 컨트랙터들이나 농장 주인이 급여를 중간에 갈취하거나 제 때에 지급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 속을 썩이는 경우가 있단다. 이는 본인의 노력 여하도 중요하지만 운이 따라주어야 한다. 전년도에 대박이 났다고 소문난 농장은 다음해에는 사람이 많이 몰려서 일을 찾기가 쉽지 않을 수 있고 기상 조건도 좋아야 하는 등 성공 확률이 랜덤이다.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도시일수록 그 네트워크를 통해 일을 구할 확률은 높아진다. 그러나 제대로 된 보수를 받을 확률은 반대로 낮아진다. 그러나 생활을 위해서는 손해보는 느낌이 들더라도 일을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일자리를 찾기 어려울 경우 울며 겨자먹기로 캐쉬잡(호주에서는 세후 임금을 은행 계좌 혹은 수표로 지급을 하지만, 이런 고용의 경우에는 현금으로 직접 지급한다)을 택할 수밖에 없다. 임금만 낮을 뿐 아니라 고용계약 절차가 없기 때문에 임금을 제 때에 받지 못하더라도 하소연할 곳이 없고, 혹시 일하는 도중 다치거나 사고를 당해도 보상을 받을 수 없는 좋은 조건이 아님은 알고 있어야 한다.


영어 역시 생각만큼 빨리 늘지는 않는다. 학원을 다니다보면 비슷한 처지의 외국 학생(대부분이 한,중,일 출신이다)들과 대화를 하다보니 영어로 해도 곧잘 의사소통이 되는 기분이지만, 부담없이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 외에는 언어 구사 능력의 향상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내가 틀린 말을 해도 바로 잡아주는 사람은 없고, 상대로부터 좋은 표현을 배우지 못하니 일정 수준에 다다른 이후에는 영어가 정체 상태에 빠지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에 앉아서 "그래머 인 유즈"를 펼쳐놓고 공부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전혀 추천하지 않는 바다.(물론 이 책이 좋은 책이고, 회화에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집에서 잠깐씩 잠자리에 들기 전에 슬쩍 펴보면서 공부를 하는 것이면 모를까 굳이 호주까지 가서 수많은 네이티브 스피커들을 놓아두고 혼자서 그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때때로 열리는 도서관이나 박물관의 공짜 투어에 참여하거나 버스에 앉아서 다른 호주인들의 대화를 경청하든가 그냥 아무 가게에 가서 점원에게 물건에 관심이 있다고 말을 걸고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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