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JAPAN/2016.10 간사이헤매기 6

후시미이나리타이샤 ②

2018. 4. 28. 16:35


계속해서 산 정상을 향해서 올라간다. 여기까지 와서 밑에 있는 토리이 몇 개만 보고 돌아가기도 그렇고, 영화 게이샤의 추억을 보지 않아서 내용도 잘 모르지만, 계속해서 등장하는 토리이가 어디까지 있는가 궁금하기도 하고..


앞의 포스트에서 이미 언급한대로 이 토리이는 신도 개인이나 회사 등에서 봉납한 것이라 누가 보내온 것인지 적혀 있다. 그 효과가 얼마나 클 지는 모르겠지만, 토리이를 봉납한 사람 또는 회사로서는 자신들을 알릴 수 있는 광고효과를 얻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토리이를 봉납할 정도라면 그 회사가 꽤 경영상태가 좋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 설마 망해가는 회사가 다시 잘 되고 싶다고 빚내서 봉납을 하지는 않을 것 같고. 


히잡을 쓰고 있는 저 여성 분은 동남아권에서 온 관광객인가 보다. 히잡스터가 새로운 동남아시아의 소비주체로 떠오르고 있다는 신문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일본은 한국에 비해 해외 관광객 유치에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사실 일본은 이미 정체에 접어든 자국민들의 소비를 대신하여 해외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인바운드 관광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세상에 여행하러 갈 나라가 한두 곳이 아니고, 서로 자국에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일본은 아주 적극적으로 관광 일본을 기치로 외국인들이 돈을 쓰고 가도록 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어서, 초창기에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소비세를 제외한 상품가 10,000엔부터 소비세 8%를 면제하는 면세정책을 펼쳤는데, 면세가 가능한 금액을 5,000엔(소비세 포함 5,400엔)으로 하향하면서 주머니가 가벼운 관광객들까지도 소비를 하게 만드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비록 정부 입장에서는 소비세라는 주요 세원이 감소하겠지만, 그만큼 외국인 관광객들이 상품을 많이 사서 돌아간다면, 민간 부문의 매출이 늘어나고, 자국민의 수입이 늘어나 민간 부문의 경제 활동을 촉진하기에 정부로서는 법인세나 소득세의 증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터. 이에 따른 민간 분야의 소득이 늘어남에 따라 일본 정부에서는 해외 여행객을 대상으로 하는 면세를 더욱 확대하고, 드럭스토어나 편의점 등의 일반 점포에서도 일본 내에 머무는 동안에 사용하지 않고, 출국시에 가지고 간다는 조건 하에 투명한 비닐백에 밀봉을 해서 판매하는 곳이 많다.


아직은 올라가는 사람이 내려오는 사람보다는 많은 것 같다. 빙빙 돌아서 가는 킨테츠를 타고 온 탓에 길바닥에 적지 않은 시간을 깔고, 호텔에 가서 짐을 두고 오느라 꽤 늦었는데 다행인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하자마자 저 쪽에서 많은 사람들이 내려오고 있다.

 위에 쓴 것을 취소해야 할 지도..

 

갈수록 내려오는 사람이 많아진다. 이 사람들은 부지런해서 일찍 올라갔다가 일찍 내려오는 것 같은데, 나는 왜 해가 지려고 하는 이 시간이 되어서야 올라가려고 하고 있는거냐.. 생각해보니 일찍 일어나더라도 짐을 다시 정리하면서 분실물이 있는지 확인한답시고 짐을 다 풀고 다시 싸면서 시간을 쓰다보니 쓸데없이 시간 낭비를 해서 그런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간에 소지품을 잃어버리는 일이 종종 있는데, 대개는 다시 찾게 되지만 잃어버린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

 

산 위로 올라갈수록 길이 좁아지고 토리이의 크기도 작아진다. 이 곳을 찾는 사람 중에서 산정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기도 하겠지만, 토리이 역시 신사 근처에 세우는 것과 산 정상에 가는 길에 세우는 것의 가격이 다르지 않을까 싶다. 

 

가도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가다보면 끝이 나오기는 하겠지만 슬슬 지겨워지고 있다.


괜히 산 정상까지 가겠다고 올라온 것인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인데, 무모함은 나의 특기였던가.. 드라마 아이리스가 한국과 일본에서 인기가 많았던 7년 전 겨울에 아키타에 가서 더 무모한 타자와코 도보 일주를 했더니 당시에 타자와코역 관광안내소에서 근무하던 한국인 직원이 놀라던 모습이 떠오른다. 돈이 없던 터라 가방도 그냥 보관해주고, 나는 그냥 빵 몇 개와 물 한 병을 가지고 그냥 눈 쌓인 호수 주변을 한 바퀴 돌았던 적이 있는데, 지금은 아주 양반이지 싶다. 야간열차로 오가며 숙박을 해결하였지만, 지금은 뭐 돈이 없다 싶으면 카드로 긁어버리면 되니.. 물론 그 돈을 메꾸기 위해서 적지 않은 고생을 해야하기는 하지만.

  

계속해서 토리이가 이어지니 이제 신기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고, 지겹고 징그러울 정도. 이 산 위에 이렇게 토리이를 세우느라 많은 고생을 했을 것 같은데, 설마 인부들이 이것을 나누어 지고 들고 왔으려나. 이것들을 어떻게 여기까지 옮겨 왔는지 궁금해진다.


도대체 끝이 어디란 말인가..

 

아무래도 해가 질 시간이 되니 올라가는 사람들보다는 내려오는 사람들이 많아 보인다. 처음에는 그냥 적당한 지점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올 생각으로 왔는데, 계속 가다보니 끝까지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걷는 속도를 조금 높여서 부지런히 걸어간다. 지형이 험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어둠 속에서 산 속을 헤매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다.

 

이렇게 참배도가 있다. 아직 더 올라가야 하는 것 같다.

도대체 끝은 어디란 말인가.

 

산 위로 올라갈수록 길은 좁아지고 있고, 역시 세워져 있는 토리이의 폭과 높이도 좁아졌다.


이 쯤 되면 거의 다 올라온 것 같은데 아직 갈 길이 남은 것 같다.

마음 같아서는 그냥 내려가고 싶지만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베어야 한다고, 계속 가보기로 한다.

 

길이 두 갈래로 나 있다. 왼쪽은 내려가는 길[각주:1], 오른쪽은 올라가는 길. 당연히 정상에 도달하지 못하였으니 계속 올라가는 길로 걸음을 옮긴다.


토리이 봉납 가격에 대한 안내도 있다. 당연히 큰 토리이일수록 가격이 올라가는데, 175,500엔에서 시작하는 5호부터 130만엔이 넘는 10호까지 있다고 한다. 큰 토리이는 개인이 봉납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인 만큼 기업에서 큰 마음 먹고 내놓는 봉납금으로 지었을 것 같다. 


산 위로 올라갈수록 길이 좁아지고, 길이 좁아진 만큼 토리이의 폭도 좁아졌다. 여기까지 저 토리이를 옮기느라 인부들이 적지 않은 고생을 했을 것 같다.


빽빽하게 토리이가 세워져 있던 산의 초입부분과는 달리 이 곳에는 토리이 간의 사이가 꽤 멀고 띄엄띄엄 세워져 있다. 이미 산의 초입부분에 있는 눈에 잘 띄는 자리는 더 비싸고, 크기가 크니 제법 크고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는 회사나 재력가가 봉납하였을 것 같고, 이 정도 위치라면 그 자리를 놓친 사람들이 아쉽지만 그래도 이 곳에 봉납을 하겠다고 세운 토리이가 아닐까 싶다. 

 

걷는 속도를 빠르게 해서 앞에 가는 사람들을 추월하려고 하는데 길이 좁아져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세상 일이 모두 뜻대로 되면 뭐가 문제겠나, 잘 되지 않는 것이라 할 지라도 어떻게든 되도록 노력하는 수 밖에.. 결국 이들을 앞지르지는 못했다.


이 토리이는 조금 불안한 상태인지 보수 중인 것 같다. 아마도 비가 많이 와서 토리이를 세워둔 곳의 흙이 쓸려나가면서 불안한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이 쯤 되면 슬슬 끝이 보여야 하는데 아직 더 올라가야 하는 모양이다. 그냥 밑에서 구경하고 잠깐 올라왔다가 내려갈 것을 괜한 뻘짓을 했는가 싶은 생각이 들면서 내가 이러려고 여기까지 올라왔는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제 토리이만 봐도 신기하구나, 대단하다라기보다 징그럽다는 느낌이 든다. 이거 좋지 않다..


의도한 바는 아니나 저 커플이 계속 눈 앞에 있다.

 부부인지 연인인지 남자가 여자를 밀어주면서 올라가고 있다.


계속 올라가다가 잠시 뒤를 돌아보면서 사진 하나 찍고

 

계속해서 올라간다.

밑에서 보았던 두 남녀가 걸어가고 있다.

하나도 부럽지 않다.

 

 

아 스르발.. 언제 끝나는거냐..

 

여기는 토리이도 정말 띄엄띄엄 세워져 있다. 이 정도 위치라면 대형 토리이를 세우기는 어려울 것 같아서 적당한 가격으로 봉납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적은 금액은 아닐 것 같지만 그게 내 알 바는 아니고. 

 

저 두 사람은 여전히 잘 올라가고 있다.

추월은 나중에 내려갈 때 해야겠다.

 

지겨울 정도로 계속 올라가고 있는데 이 쯤 되니 정상이 머지 않았는데 여기까지 올라온 것이 아까워서라도 계속해서 올라가게 된다. 오르막을 오르는 것은 극도로 꺼리지만 그래도 산세가 험하지 않아서 별로 힘들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산 정상으로 갈수록 토리이의 크기가 작아지는데, 저 무거운 토리이를 인부들이 짊어지고 올라가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닐 터. 


드디어 산정에 도착했다.

산정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내려다 보는 경치 구경을 기대하였지만, 보이는 것은 묘와 묘비 뿐이다.

 

이제 더 올라갈 일은 없는 것 같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런 곳에서 별로 사진을 찍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산정에 도착한 뒤에 보니 이 곳이 해발 233미터라고 하니 산 치고는 그리 높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다. 계단이 많아서인지 여기 올라오는 길이 꽤 멀게 느껴졌는데 서울의 남산 높이가 262미터이니 남산보다 낮은 곳이더라는.. 

 

스에히로오카미(末広大神)라는 신을 모시는 곳이 있다.

산 정상에 왔으니 사진이나 찍어야겠는데 이 곳에서는 주변에 마땅히 사진 찍기에 좋은 곳이 안 보였다. 밑을 볼 수 있는 곳은 이런 신사 건물들로 막혀 있어서 산 밑이 보이지 않는데, 그렇다고 처음 온 이 곳에서 사진 찍을만한 장소를 찾는다고 주변을 돌아다니기도 애매하였다. 산 위에서 도시를 내려다보는 풍경을 기대하면서 왔건만 기대가 깡그리 사라져버렸고, 올라오다가 보았던 어느 바위 근처에 가서 사진을 찍어야 할 것 같다.


이제 잠시 숨을 돌리고 나서 해가 지기 전에 산 위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초스피드로 하산을 시작했다. 올라가는 것에 비해 내려가는 것은 빠를 터이니 조금 서둘러서 내려갔다. 


이 시간에 산 정상까지 올라오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빠르게 내려갈 수 있는데, 움직이면서 사진을 찍기도 하고 사람의 눈에 비치는 것보다 카메라 렌즈로 보이는 빛의 양이 적어서 그런지 흔들리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해질 시간이 다가오고 있어서 해가 지는 모습을 찍으려면 슬슬 서둘러야 할 것 같다. 


사진을 찍고 보니 저 멀리 세라복을 입은 사람이 있었던가..

 

꽤 내려온 뒤에 계단을 올라오고 있는 부부 또는 연인으로 보이는 서양인들을 보고 서로 가볍게 인사를 했다. 모르는 사람이지만, 이 사람들은 지나가는 사람들끼리 서로 그냥 인사 한 번 하면서 얼마나 더 올라가야 하는지 물어본다거나 서로를 격려하는 의미라고나 할까.


잠시 뒤돌아 사진 하나 더 찍고

  

더 내려와서 누군지 모르는 걸어가는 사람 뒷모습 사진도 하나 찍고


이제 슬슬 지겨워지고 있다.. 어흑 

  1. 이 지점을 기준으로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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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시미이나리타이샤 ①

2018. 2. 11. 16:54

교토라는 곳에 오면 특별한 목적지 없이 걸어다니는 것이 주가 되기 때문에..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방 안에 짐을 던져놓은 다음 바로 남쪽으로 방향을 잡고 걸어갔다. 킨테츠 레일패스는 교토 시내 관광에는 거의 도움이 안 된다고 보면 되는데, 그 이유는 주된 관광지를 피해서 다니고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나마 킨테츠 교토역에서 킨테츠 교토선 첫 역인 토지(東寺)역에 내리면 토지에 갈 때 조금 편할까, 다른 곳에 갈 때는 있으나 마나한 그런 물건이 되겠다. 구글 지도를 켜고 대충 살펴보니 그래도 교토역에서부터 걸어가는 것보다는 두 역 다음인 쥬죠(十条)역이 조금 더 가까운 것 같아서 일단 열차를 타러 갔다. 나중에 보니 카미토바구치(上鳥羽口)역에서 내리는 것이 조금 더 가깝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뭐 큰 차이는 없을 것 같다..


쥬죠역(十条駅)

거리로 보면 교토역까지 약 1.5km 이내인 것 같은데, 쥬죠역에서 이나리신사까지 걸어가는 거리를 생각하면 조금이라도 덜 걷는 것이 나을 듯해서 귀찮지만 열차를 타고 왔다. 어차피 돈이 더 들어가는 것도 아니니 뭐.. 열차를 이용해서 간다면 케이한 본선의 후시미이나리(伏見稲荷)역 또는 JR의 나라선 이나리(稲荷)역에서 내리는 것이 가깝다. 케이한이나 JR을 타면 따로 돈이 들어가기도 하고, 그냥 시간이 많이 있어서 설렁설렁 걸어서 가보기로 한다. 열심히 돌아다닐 의욕은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여기까지 와서 방 안에 틀어박혀 있는 것도 그렇고 하니.. [각주:1]


이번에는 닌텐도 건물을 사진에 담아보고 구글 지도를 따라서 후시미이나리신사로 걸어갔다. 지도에서는 약 2.6km라고 32분에 걸어갈 수 있다고 하는데, 평균적으로 1시간에 4km정도를 걷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다리 긴 양놈들 기준으로 계산해서 그런 것인지, 구글 지도에서 너란 놈은 평소에 빨리 걸으니 한 시간에 5km를 걸을 수 있다고 여겨서인지..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면서 슬슬 걸어가니 대충 40분 정도 걸리지 않을까 싶다.


해외에서 온 여행객의 대부분은 열차를 타고 가장 가까운 역까지 와서 내려서 들어가기 때문에 걸어가는 동안 거의 보지 못하고, 이나리신사 근처에 와서야 몇몇 사람들을 보고 거의 다 왔구나 싶었다. 관광객이 많은 곳이라 그런지 이렇게 타코야키라든지 오코노미야키를 파는 곳들이 있는데, 이런 곳은 뜨내기 사람들이 많은데다 이 곳에서 장사하는 자릿세라는 것도 있어서 비싸지 않을까 싶다. 별로 뭔가 먹고 싶은 생각도 없고, 빵 몇 조각 먹고 왔다고 배가 고프지도 않아서 그냥 가볍게 지나서 바로 이나리신사로 간다.


와규스테이크도 팔고 있다. 고기는 좋아하는데 치아불량으로 스테이크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그냥 지나친다.


저기 보이는 토리이 밑으로 들어가면 되는 것 같다.


역시나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아침 일찍 왔어야 했는데 해가 중천에 떴을 때 출발을 했으니 뭐 어쩔 도리가 없다. 업무 관계로 일본에 자주 드나들면서 이번에는 어떤 장소에 꼭 들러서 보고 와야겠다 싶은 생각은 들지 않게 되는 것 같다. 이번에 시간이 안 되면 다음에 가지 싶은 정도라고나 할까..

 

여기서 손과 입을 헹구도록 합시다.


여우상이 있는데, 이것도 봉납으로 누군가가 바친 모양이다. 이 녀석이 '여우신사' 라는 별칭이 붙게 한 그 여우인가보다. 


후시미이나리타이샤(伏見稲荷大社)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오른쪽에 있는 여우를 사진에 담아본다. 그런데 저 여우가 물고 있는 저 동그란 것은 무엇일까. 여의주인가..


왼쪽에 있는 여우.

얼핏 열쇠같이 보이는 이상한 것을 물고 있다.


사람들이 보내온 술이 잔뜩 있고 사람들은 뭔가를 기원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곳에 오면 사람이라는 것이 이렇게 보이지 않고 다가갈 수 없는 존재에게 기원하고 의지하는 참 나약한 존재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도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짧게나마 빌어본다.


오른쪽에는 수험생들의 면학향상, 수험합격에 효험이 있다는 히가시마루신사가 있다. 수험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그냥 공부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고, 시험 날에 컨디션을 최고가 되도록 차분히 준비하는 것이 좋지, 뭐 별 소용없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고 경험. 물론 이런 믿음을 통해서 자신감을 얻는다든지,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다면 도움이 되겠지만..


이 사람들은 여기서 뭔가를 빌고 있다. 아무래도 외국에서 온 관광객들은 방문기념으로 여기저기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바쁘지만, 일본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바라는 것을 이 신사에 와서 기원하기 위함이겠지 싶다. 신의 존재를 검증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믿는 것 밖에는 없겠지만, 무언가 믿고 의지하고 싶은 인간의 나약함을 보게 되는 것 같다. 


가족 단위로 온 사람들도 있고, 외국인들도 보인다.


삿포로맥주에서 맥주를 보내왔고, 옆에는 아사히맥주로 보이는 것이 있고, 간장회사에서도 간장을 보내왔다. 술 이외에도 자기 회사에서 만든 것들을 공물로 바치기도 하는가 보다. 이게 나름대로 광고효과도 있을 터이니 회사 입장에서는 얼마 되지 않을 공물을 보내면서 생색을 낼 수도 있을 것 같다.


종교라든가 공물 같은 것에는 별 생각이 없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사람들의 모습만 바라보고 있다.


저 연인을 찍으려 한 것은 아닌데 얘들이 알아서 프레임에 들어왔다.


이 신사는 게이샤의 추억에 나온 뒤로 더 유명해지면서 외국에서 온 사람들이 많이 찾게 되었다고 한다. 9년 전 즈음에 교토에 있는 친구집에 방문했을 때만 해도 이 곳이 키요미즈데라나 금각사, 은각사, 그리고 아라시야마만큼 유명하지 않아서 친구와 친구의 아버님은 이 곳을 추천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키요미즈데라나 킨카쿠지, 긴카쿠지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 되었다. 집에 게이샤의 추억 영화가 잘 보존되어 있기는 한데, 영화평이 별로여서 안 보고 그냥 내버려두었다가 봤다. 일본을 배경으로 하면서 중국 출신의 배우들이 등장해서 연기하는 것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고, 극 중에서 일본인으로 등장하는 사람들이 영어로 대사를 한다고 해서 별로 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던 것 같다. 어느 순간부터 영화와 담을 쌓고 지내게 되면서 영화를 잘 보지 않은 것도 있고..


왼쪽에는 단체로 온 관광객인 것 같다. 


교토시에서 다국어로 설명을 함께 적어두었다. 외국어로는 영어, 중국어, 그리고 한국어가 있다.


경내 안내도

설마설마했는데 결국 산 정상까지 올라가는 짓을 해버리게 된다.


이 신사의 이름인 이나리(稲荷)는 여우라는 뜻이 있는데, 여우는 신의 곡식을 맡은 사자라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나리즈시(稲荷寿司)는 유부초밥을 말하는데, 여우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그냥 이름만 같은 것일까.. 이 신사는 711년 이로코노하타노키미(伊侶巨秦公)가 이나리 산의 3개 봉에 하타(秦) 씨족의 수호신을 모신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하타씨는 정확히 어디 출신인지는 모르겠지만, 고대에 백제, 신라, 가야 쪽에서 온 도래인이라는 것 같다고 한다. 


한국에서 온 패키지여행 일행인가보다.

일정이 짜여져 있는 패키지여행은 참 별로라고 생각하는데, 요즘에는 텔레비전에서 패키지로 세계여행을 한다는 프로그램도 있을 정도라서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것 같다. 아무래도 일정이 잘 짜여져 있고, 가격 면에서도 개별적으로 다니는 것보다 저렴한데다, 지역에 익숙한 가이드가 동행하면서 안내를 해주기에 편한 점도 많겠지만, 그 정해진 일정에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 별로 내키지 않아서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통제받는 것을 싫어해서 그런가..


남녀가 사이좋게 있다. 부럽다..

환상이 깨질 수 있으니 저 여자의 얼굴은 보지 않기로 하는데 조금 전에 보았던 남녀가 다시 이 사진 속에 들어왔다. 나는 당신들 사진을 찍으려던 것이 아니었는데 당신들이 가는 곳마다 있으니 어쩔 수 없었소. 


여우가 금실을 물고 있다.


저 사진을 찍고 있는 아저씨 조금 전에 본 것 같은데..


이아이엔부(居合演舞). 교토카메오카지부란다. 이아이는 앉아 있다가 재빨리 칼을 뽑아 적을 베는 검술이라고 한다. 이 곳에서는 이 검술을 연습하는 것 같은데, 연습하는 사람들은 안 보였다.

 

사람들이 봉납한 쌀인가보다.


저기 보이는 계단으로 올라가면 산으로 올라갈 수 있다.


서양인들도 많이 찾는 것을 보니 영화라든가 미디어의 힘은 무시할 수 없는 것 같다.


이 신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인지 뭔가를 들고 나가고 있다.


이 방향으로 가면 이나리산을 올라갈 수 있다는 것 같은데 앞에 보이는 큰 토리이도 봉납으로 지어진 것이라고 한다. 계단을 올라가면 이나리산(稲荷山. 이나리야마)에 올라갈 수 있다고. 아무래도 높은 곳에 올라가서 밑을 내려다보는 것이 좋지 않겠나 싶어서 무턱대고 올라가보기로 했다.


중요문화재 곤덴(権殿)이라고 한다.

설명이 있기는 한데 귀찮아서 읽지 않고 지나쳐서 뭐하는 곳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 아가씨들 입은 옷이 예뻐서 그냥 살짝 사진을 찍어봄. 뒤통수만 봐서 얼굴이 예쁜지는 잘 모르겠고 별다른 의도는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예쁜 아가씨 있다고 그냥 막 사진찍고 그러는 사람이 아니올시다...


저 토리이를 지나 왼쪽에 있는 계단으로 올라가면 산 정상까지 갈 수 있다고 한다. 사실 오르막길은 질색이라서 별로 내키지는 않지만, 큰 마음 먹고 운동삼아서 한 번 올라가보려고 한다. 높은 곳은 싫지만,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전망은 아름다운 경우가 많아서..


타마야마다이메이신(玉山大名神)의 신사가 있다.


이 녀석도 여우인 것 같다.


맨 앞에 있는 토리이에 이나리오카미라고 써진 현판이 있고, 토리이 기둥에 봉납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다. 이제부터 징그러울 정도로 길게 이어지는 붉은 기둥의 토리이를 보게 된다.


처음에는 누구나 사진을 찍고 밝은 모습이다.

이나리오카미(稲荷大神)라는 작은 현판이 있다.


사람이 많다..


생각만큼 빨리 지나갈 수는 없을 것 같다.


이 여우는 뭔가를 물고 있다.


헤세 9년, 1997년에 지어진 것이니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가는구나.


조금 무섭게 생긴 여우가 여기도 있다.


두 갈래로 달라지는 길이 있다.

마음 같아서는 왼쪽의 아가씨들 따라가고 싶지만 오른쪽으로 간다. 그냥 오른손잡이라는 이유에서..


길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데 토리이의 크기도 작아져서 길이 좁아진다.


신사로 보이는 곳이 있지만 딱히 믿는 종교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뭔가 바라고 기원한다고 해서 들어줄 것도 같지 않아서 그냥 사진만 찍고 말았다.


진짜 이 산을 올라가야 하는 것인가..


사나이가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베어야 한다는 말을 누군가가 했던 것 같은데, 그래 까짓 것 올라가보기로 한다.



이 신사의 유명한 토리이는 사람들이 봉납으로 보내온 것이라고 한다. 얼마나 그 수가 많은지 토리이들이 수 천개나 되어 센본도리이(千本鳥居)라고 불린다고. 토리이마다 '奉納' 이라는 글자가 있는데, 한국식으로 읽으면 봉납이라 하여, 즉 종교단체에 헌금을 하듯이 토리이를 바친다고. 이나리신사는 쌀, 농업, 성공의 신이 있는 곳이라고 하여 봉납이 많이 들어온다고 한다. 이 토리이가 산 꼭대기까지 계속 이어져 있을 정도이니, 이 신사로 들어오는 봉납품이 적지 않을 것임을 익히 짐작할 수 있다.


토리이의 크기에 따라서 길이 조금 넓은 곳도 있고, 좁은 곳도 있다.

아마도 돈이 많고 부유한 사람들이 조금 더 큰 토리이를 만들어 봉납하지 않았을까 싶다.


한국인도 보이고 세계 각지에서 온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사람들이 누구인지 몰라서 그렇지..


서양에서 온 가족들도 있는데 쟤네들이 좁은 길을 다 차지한 채 걸어가고 있다...


잠시 기다려서 앞에 있는 서양인 가족과 조금 거리를 두고 가기로 한다. 사실 추월하고 싶었는데, 쟤네들이 비켜줄 생각을 안 하는 것 같아서 그냥 포기하고 천천히 걸어가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다.


어디에서든 머릿수로 압도하는 쭝궈인들은 당연히 많고 서양에서 온 사람들도 종종 보인다. 서양인들에게는 자신들의 나라에서 보지 못한 동양의 모습을 보는 것이 신기하고 색다른 경험일 터. 사실 동양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일본의 모습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겠지만, 얘네들은 그런 것을 잘 알지도 못하고 구분하지도 못하는 것이 대부분인지라. 그렇다고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서 설명하자니 쉬운 일도 아니고.


어우.. 사진이 어둡게 나왔다..


오후 4시가 가까워지고 있는데, 산 위로 올라갈수록 사람들은 줄어드는 것 같다.


이 등산로에 지어진 토리이가 처음에는 신기하고, 이런 산 위에 지어놓은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올라가는 도중 끝없이 이어지는 광경을 보니 그냥 그러려니 하는 생각이 든다.





<잠꾸러기의 여행노트>

후시미이나리타이샤행 교통편 안내



대중교통으로 후시미이나리타이샤에 간다면, JR나라선 이나리역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가깝고 출구에서 신사와 연결이 되어 있어서 이용하기 편하다. JR나라선 이나리역은 교토역에서 두 번째 역으로, 5분 정도 걸리며 운임은 140엔. 오사카 방면에서 찾는 경우라면 케이한본선 후시미이나리역을 이용하는 것이 편할 수도 있는데, 오사카시영지하철 미도스지선의 요도야바시역에서 케이한본선으로 갈아타고 갈 수 있다. 특급과 보통열차가 섞여서 들어오는데, 빠르게 가려면 탄바바시까지 특급열차를 타고 가서 보통열차로 갈아타면 된다. 약 50분 정도 걸리며, 운임은 편도 400엔. 오사카에서 왕복하는 경우라면 케이한 교토-오사카 관광패스(1일 700엔)를 사는 것이 낫다.

  1. 물론 호텔방에 쳐박혀 있다가 저녁 때나 밥먹으러 잠깐 나갔다 오는 경우도 있기도 하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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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에 갑니다

2018. 1. 28. 16:57



오사카의 신이마미야에서 사흘 밤을 보내고, 이제 교토로 향한다. 이 블로그였는지 아니면 다른 네이버 블로그였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오사카에서 교토에 가는 방법은 경우의 수가 참 많다. 사실 서울에서 인천에 갈 때 어떻게 가는 것이 좋은지 검색을 해보면 서울의 어디에서 인천의 어디에 가느냐가 중요한데, 강남역에서 출발하여 부평이나 주안에 가려면 인천광역시의 광역버스를 타거나 강남역 서에서울지하철 2호선을 타고 신도림에서 인천 방면의 열차로 갈아타면 되듯이, 출발지점과 도착지점이 어디인지를 잘 생각해서 가야 한다.

오사카(우메다)역 기준으로 오사카에서 교토에 갈 때는 JR이 가장 편하고 빠르지만 가장 비싸다. 자그마치 540엔[각주:1]이나 해서 400엔대의 다른 한큐, 케이한 등의 사철보다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나마 JR과 가장 비슷하게 가는 노선은 한큐이고, 케이한은 오사카부의 북동쪽을 쓸고 다니면서 돌아가는 경로인데다 역이 많아서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리고 여기에 킨테츠가 있는데, 이 킨테츠 교토선은 상당히 변태스러운 노선이라서 나라를 거쳐서 가는 가장 멀고 긴 시간이 걸리는 경로이다. 빙빙 돌아가는 경로에 중간에 1회 환승이 있어서(특급열차가 있기는 하지만, 이 열차는 출퇴근 시간대 위주로 운행을 해서 관광객용은 아니고, 특급권 가격을 따로 지불해야 하는 비싼 열차인데 시간은 더 걸리니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오사카에서 교토에 가는 것이 지랄스럽지만 이미 지불한 패스 가격 외에 추가적인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 킨테츠 패스가 있으니 타고 가는 것이지 철로 위에서 시간을 보내려고 타는 것은 절대 아니다. 교토역은 이름처럼 교토의 관문의 역할을 하는 곳으로, 역 건물을 나오자마자 눈앞에 보이는 버스정류장에서 각 관광지로 가는 버스를 타기 편하고, 지하철과도 연결이 된다. 

체크아웃 시각인 오전 11시 바로 전에 짐을 가지고 내려가서 체크아웃을 하고 커피 한 잔 마시고 여유를 부리다 밖으로 나왔다. 빨리 간다고 "오라버니 오셨어요? 시원한 물이라도 한 잔 하세요~♪" 라고 반겨줄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늘어져 있으면서 뒹굴거리는 것을 좋아하는 한량인지라 뭐 천천히 나가도 별 상관없지만..

img02679.jpg


오사카난바역에서 열차를 탄다. 원래 역명은 킨테츠난바역이었으나 한신난바선 개통 이후 한신과 킨테츠가 직통운행을 하면서 오사카난바역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덕분에 교토를 제외하고, 나라-오사카-코베로 노선이 이어지면서 JR이 독점하다시피했던 나라에서 서쪽인 오사카, 코베 등지로 가는 열차를 환승없이 탈 수 있게 되었다. 오사카 남쪽(난바, 닛폰바시, 우에혼마치, 츠루하시 등)의 역 근처에 숙소를 정한 경우라면 JR보다는 킨테츠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돈이 없으니까) 특급열차는 안 타고..


선로와 가까이에 가정집들이 있는데, 해가 뜰 때부터 밤 늦게까지 열차가 다녀서 그런지 창문을 다 막아 두었다. 방음 설비는 잘 되어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른 아침부터 밤 늦은 시간까지 열차가 지나다니는 소리를 듣다보면 스트레스가 심할 것 같다. 여기 사는 사람들은 인이 박혀서 별로 상관하지 않으려나..


지나다닐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오사카 시내의 남쪽은 높은 건물이 없고 오래된 동네의 모습이다. 그나마 북쪽의 우메다 부근은 그럭저럭 개발이 되었지만, 남쪽은 킨테츠가 아베노바시에 지은 300미터짜리 아베노하루카스 주변을 빼고는 여전히 오래된 건물이 많고 낙후된 상태. 언젠가 재개발을 하면 이 동네에도 대형 쇼핑몰과 상점가가 생기고 주변에는 고층 맨션이 들어서게 되려나..


중간중간 이 나라에서는 맨션이라 부르는 한국의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이 있기도 하지만, 한국에서처럼 대단위의 단지가 조성된다거나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지는 않는 편이다. 일본에서 아파트는 경량 철골이나 목조 등으로 지은 높이가 낮고 쉽게 철거가 가능한 공동주택을 말하고, 한국의 아파트처럼 철근 콘크리트가 들어간 건물은 맨션이라고 부른다. 부자 동네가 아니면 넓은 집은 별로 없는데, 물가나 지대가 비싸기 때문일까..


날씨가 조금 거시기하다.


킨테츠나라선과 킨테츠교토선의 환승역인 야마토사이다이지(大和西大寺)역에서 내렸다.


혹시 모를 철도팬을 위해서 찾아보니 아마도 킨테츠의 8810계 열차가 아닌가 싶다.


오사카난바에서 나라까지의 킨테츠 난바선, 나라선은 특급열차도 다니지만, 운행 시각이 출퇴근 시간대 중심으로 짜여져 있는데다 구간 거리가 짧고, 특급과 쾌속급행 또는 급행과 소요시간의 차이가 크지 않아서 비용을 고려했을 때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 쾌속급행이나 급행을 타는 것이 낫다. 난바에서 나라까지의 구간은 JR과 킨테츠가 경쟁을 하고 있는데, 나라 공원 부근을 구경하려면고, 열차의 배차 간격이 더 조밀하여 이용하기 편하다. 킨테츠는 직통운행을 하는 한신전철과는 달리 특급열차는 전석 지정석에 특급료를 따로 내야 하는데, 미리 좌석을 확보하고 편하게 가고 싶다면 510엔을 내고 특급권을 사면 된다. 킨테츠나라역이 나라공원에 더 가까이에 있어서 나라에 갈 때는 킨테츠가 더 편하다.


역시 같은 그룹사인 아베노하루카스 홍보를 깨알같이 하고 있다. 


나라행 쾌속급행


교토행 열차로 갈아타기 위해서 3번 승강장으로 건너갔다. 열차번호를 보니 이 열차는 8600계인 것 같은데, 이 열차를 먼저 보내고 다음의 급행열차를 타는 것이 더 빠를 것 같아서 과감히 열차를 먼저 보냈다. 어차피 기다리면서 하는 일 없이 허비하는 시간과 짐을 가지고 다니는 불편함을 생각하면, 조금 늦게 도착하더라도 빈 자리가 있는 열차에 타서 편하게 가는 편이 나을 듯 싶기는 하지만, 어쩌면 후속 급행열차가 중간에 먼저 출발한 열차보다 먼저 도착할 것 같다.


야마토사이다이지역

야마토사이다이지역은 흔히 사이다이지역으로 줄여서 부른다. 킨테츠 나라선, 교토선, 카시하라선과 히라하타(平端)역에서 분기되는 텐리선의 환승역으로 킨테츠 철도노선에 있어 큰 역할을 맡고 있는 역이다. 생각해보니 연초에 교토에 갔을 때도 킨테츠 레일패스를 사서 나고야에서 교토를 오갔던 적이 있다. 그 때는 정말 나고야-교토 구간만 이용하기 위해서 패스를 샀는데, 개정된 킨테츠 레일패스에는 특급권이 빠져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보통열차만 타고 다녀야 한다. 그러나 나의 패스는 9월 30일 이전에 구입한 것이라 특급권 세 장이 포함되어 있다. 


점심은 마트의 베이커리 코너에서 산 빵으로..


산노미야행 쾌속급행열차다.

쾌속급행열차는 킨테츠의 열차 중 운임 외의 추가요금을 내지 않는 등급 중 가장 빠른 열차다. 나라-오사카-코베를 잇는 구간은 전체 거리가 길지 않고 중간에 이용자들이 많은 역들이 많아서 유료특급보다는 쾌속급행이나 급행열차가 속달열차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오사카난바 서쪽의 한신구간은 아예 유료특급이 다니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이 열차의 운행구간은 킨테츠 구간과 한신 구간으로 나뉘는데, 킨테츠 구간은 오사카난바까지이므로 킨테츠레일패스만 가지고 있다면 오사카난바역부터 서쪽인 한신전철의 구간의 운임은 따로 지불해야 한다. 반대로 한신투어리스트패스를 가지고 있다면 오사카난바에서 니시다이까지의 한신전철과 코베고속철도 노선을 이용할 수 있지만, 난바 동쪽의 킨테츠선은 이용할 수 없다. 직통운행을 하는 두 회사의 노선을 모두 지나는데, 한 회사의 승차권 또는 패스를 가지고 있다면 나갈 때 개찰구에서 역무원에게 가진 승차권이나 패스를 보여주고, 추가로 지불해야하는 금액을 추가로 내면 된다. 역무원이 조금 센스가 있어서 패스 이용범위를 벗어난 구간의 요금을 영어로라도 간단하게라도 알려준다면 편하게 추가요금을 내고 나올 수 있겠지만.. 


타려는 교토행 급행열차와 야마토사이다이지가 종착역인 구간준급열차가 거의 비슷하게 들어온다. 


킨테츠가 아닌 한신전철의 신형 차량인 1000계. 

2007년부터 킨테츠와 직통운행을 시작하면서 도입된 열차인데, 벌써 1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한신에서 모처럼 신조차량을 투입했으니 기념으로 사진을 찍어둔다. 한신과 킨테츠 두 회사 노선에 걸쳐 직통운행을 하면서 한신의 열차가 킨테츠의 구간까지 운행하고 있다. 이 열차는 사이다이지까지만 운행하고 다시 산노미야 방면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 열차의 운행거리가 늘어나면서 기존의 배차간격을 유지하기 위해 두 회사의 차량이 모두 투입되고 있다.



운행을 마치고 차장이 안 내린 승객이나 승객이 두고 내린 물건이 있는지 점검하고 있다. 

탈 열차가 들어왔으니, 타지도 않을 열차 구경은 그만하고 짐을 가지고 차내로 들어가서 빈 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사이다이지에서 교토역까지는 약 40분 정도 걸리는데, 난바에서 사이다이지까지 오는데 걸린 시간도 그 정도 되니 한 시간 반 정도 걸리는 셈. 토카이도본선 신쾌속은 오사카역에서 교토역까지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데.. ㅜㅜ


교토지하철과 킨테츠의 환승역인 타케다역.

교토지하철 카라스마선은 타케다역이 종착역인데, 이 역부터 일부 열차는 여기서 운행을 종료하지 않고 킨테츠 교토선에 입선하여 등급에 따라 신타나베역이나 킨테츠나라역까지 운행을 한다. 이용의 편의성은 있으나, 이용하는 구간인 교토지하철과 킨테츠 노선을 각각 내야한다는 단점이 있다. 킨테츠 레일패스가 있으면 킨테츠노선 구간은 그냥 이용할 수 있지만, 지하철 구간은 따로 운임을 지불해야 하는 조금은 복잡한 방식이다. 


쥬죠역 근처에 마리오로 유명한 닌텐도 본사가 있다.

처음에는 화투 제조업으로 시작한 회사였다고 하는데 벌써 창업 12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교토역에 내려서 예약해 둔, 지난 2월에 두 번이나 묵었던 그 호텔로 30분 가까이 걸어서 갔다. 마음 같아서는 버스를 타고 싶지만, 버스비도 아껴야 하니 두 다리를 믿고 가는 수밖에..

  1. 그나마 특정구간운임으로 계산을 해서 540엔이지, 실제 거리비례운임으로 한다면 더 비싸진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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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켄

2018. 1. 15. 03:28



저녁을 먹고 잠시 텔레비전을 보다가 소화에 도움을 주기 위해 밖으로 나가서 숙소에서 멀지 않은 신세카이(新世界) 주변을 구경하러 나갔다. 신세카이는 같은 한자를 쓰는 한국의 유통업체 신세계와는 전혀 관계가 없고, 이름과는 달리 새로운 세계와는 거리가 멀고 시간이 멈춘 듯한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유흥가, 환락가라고 할 수 있겠다.

높이 103미터라는 츠텐카쿠(通天閣)는 오랜 시간 오사카의 랜드마크의 역할을 해왔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높은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높은' 장소라는 이유로 이 곳에 오는 사람들은 많이 줄어들었고, 그냥 오사카주유패스가 있으면 추가요금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사람들이 자주 찾게 되는 정도라 할 수 있고, 다른 이유로 이 동네를 찾는다면 뭐 그렇고 그런 곳이 있어서도 하나의 이유가 되겠고, 다른 곳에 비해서 숙박비가 저렴하다는 점, 동네야 허름하지만 쿠시카츠로 유명한 곳이라서가 아닐까 싶다.

면서 주변을 조망하는 전망대로서의 기능보다는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 '오사카주유패스' 라는 오사카시내의 여러 관광지를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할인 패스를 구입해 잠시 들르는 정도가 되겠다. 1903년, 오사카는 토쿄와의 경쟁 끝에 만국박람회를 개최하게 되었는데, 파리의 만국 박람회에 등장했던 에펠탑을 모티브로 하여 철제 탑을 짓기로 했다고 하며, 남쪽은 뉴욕의 코니아일랜드, 북쪽은 파리를 모티브로 하여 개발하였다고. 그런데 이 건물은 1943년에 발생한 화재로 이 건물에 들어간 철근이 전쟁물자로 사용되었고, 1956년에 재건하여 현재의 건물이 완성되었다고 한다. 에펠탑이 모티브라고 하나 사실 이 건물을 보고 에펠탑이 떠오르지는 않는데, 일본의 전자회사 히타치에서 1957년부터 광고 계약을 맺고 있어 구조물에 히타치 로고와 '안심과 신뢰의 히타치그룹(安心と信頼の日立グループ)' 라는 광고문구가 적혀 있기도 하다. 이 츠텐카쿠에서 멀지 않은 곳에 신세카이라는 곳이 있다.[각주:1]



츠텐카쿠와 쟌쟌요코쵸, 스파월드 세계의 대욕장 등이 가까이에 있고, 길을 건너면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그런 곳도 있고, 뭐 그렇다. 이 동네는 마루한과 메가돈키호테가 새로 생긴 것 빼고는 그다지 많이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 전철은 예전에도 다녔고, 10년 넘게 지나서 이제는 오래된 열차들이 신형 열차로 바뀌기는 했지만 그 밖에 달라진 것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이 신세카이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빌리켄이라는 괴생명체의 동상이 있는데, 도깨비같이 생기기도 하고 슈렉과 같은 느낌이 나는데, 이것이 신격화되어 신사까지 만들어질 정도다. 빌리켄은 1908년 시카고 미술전람회에 출품된 미국 여성작가인 호스먼의 작품이라고 한다. 호스먼은 꿈속에서 특이한 모습을 한 신(?)을 만나게 되는데 잠에서 깨어 그 기억을 바탕으로 하여 만든 상이란다. 아무리 봐도 적당히 주물러 놓은 괴물 같은 느낌이라 신이라고 하니 그냥 그런가보다 하는데, 죽기살기로 덤벼서 이게 말이야 방귀야 따져봤자 뭐 남는 것도 없을 것 같고...


빌리켄 신사

워낙 별의별 신을 믿는 나라이기에 빌리켄에게 무언가 기원하고 비는 것이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지만, 위층에는 각종 음식들의 이름이 적힌 것을 보면 빌리켄을 앞세워 사람들을 끌어모으려는 의도가 있는 듯하다. 혹시 누군가 저기에 동전을 던져놓고 갈 수도 있겠지 싶다.


신사만 있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그냥 가게 건물에도 빌리켄 동상이 붙어 있다.


이 동네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아무래도 쿠시카츠(串カツ)일 것 같다. 


복어 전문점 즈보라야가 있는데, 복어를 먹어본 적이 없어서... 이 곳에 본점이 있고, 도톤보리에 지점이 있다고 한다.


복어 가게는 일찌감치 문을 닫은 것 같다.


일본 제일의 쿠시카츠라는 요코즈나라는 곳이 있는데, 24시간 영업에 쿠시카츠 말고도 타코야키라든가 챵코나베, 사시미, 스시 등의 메뉴가 아주 다양한 것 같다. 조금 후 이 곳이 본관이고 별관이 옆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우.. 여기도 빌리켄..


요코즈나의 별관

시간을 정해놓고 먹는 타베호다이(食べ放題), 역시 시간을 정해놓고 마음껏 마시는 노미호다이(飲み放題)가 있단다. 실제로 먹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호다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곳은 아무래도 가격에 민감하고 많이 먹는 사람들을 타겟으로 하는 곳이라 할 수 있겠다. 이 동네에서 유명한 가게들은 꼬치튀김 대여섯 개에 천 엔 정도 하니, 가격만 보면 저렴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쿠시카츠는 기름기 많은 튀김 음식이라서 먹다보면 금방 물리고, 맥주 한 잔 함께 걸치면 배가 불러서 먹기 전에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실제로 사람들이 먹는 꼬치의 양이 많지 않아서 정해진 시간 내에 무한대라고 해도 많이 먹는 것이 쉽지는 않으니, 사람들을 끌어들이려는 마케팅 방식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이 놈은 서 있는 빌리켄


늦은 시간인데 관광객들이 이제 슬슬 숙소로 돌아가는 모양이다.


삐에로 같은 옷을 입고 안경을 쓴 빌리켄이 있는 가게도 있고.


얘는 화이트 빌리켄이다. 비용을 아끼려고 누드로 만들었나 싶은데..

이제 츠텐카쿠가 있는 쪽으로 슬슬 걸어가본다.


쿠시카츠 다루마

쇼와 4년, 즉, 1929년에 창업한 곳으로 오사카 신세카이의 쿠시카츠 원조 가게라고 한다. 그 이름과 명성을 듣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은 곳인데, 이 곳이 어느 정도 잘 되다보니 다른 가게들도 하나둘 쿠시카츠를 팔면서 쟌쟌요코쵸(ジャンジャン横丁)라 불리는 이 동네의 명물이 되었다. 한국에서도 어느 지역에서 특정 음식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 그것을 따라서 다른 가게들도 같은 음식을 팔기 시작하면서 그 지역의 명물로 자리하게 되는데, 여기라고 다를 바가 없다. 배는 부르고, 기름기 가득한 튀김류는 먹고 싶지 않아서 그냥 사진 몇 장 찍고 다시 숙소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다루마는 이미 오사카에 10여 곳의 지점이 있고, 근교 도시인 히메지와 멀리 떨어진 토쿄의 긴자, 그리고 필리핀과 타이완에도 점포가 있다고...


저 못생긴 아저씨가 소스는 한 번만 찍으라고 한다. 이 말은 곧 소스를 한 번 찍은 뒤에 꼬치를 베어먹고 다시 찍으면 소스에 침이 섞이니 그러지 말라는 의미다. 다른 지역에서는 소스를 개인별로 제공하지만, 여기서는 스테인레스제 작은 수조 같은 통에 담아서 여러 사람들이 함께 사용한다. 그래서 먹는 사람들의 입에 들어간 것이 닿지 않도록 하기 위함인데, 일본이 한국보다 개인 위생에 대해서는 더 철저한 면이 있고,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의 침이 섞인 소스를 먹다보면 감기 같은 전염성 있는 병에 걸릴 수 있고, 병에 안 걸린다 하더라도 꺼림칙한 면이 있으니.. 이런 것에 대해 둔감한 한국인들은 종종 꼬치를 베어먹고 다시 소스를 찍다가 직원들에게 한 소리 듣기도 한다고.. 

다루마는 한국에도 지점을 낸 적이 있었다고 하는데, 가격이 비싸서인지 얼마 안 되어 사라졌다고 한다. 


럭키 빌리켄. 

행운의 빌리켄인가..


여기도 빌리켄...


신세계라고는 하는데 별로 새로운 것은 없는 세계라는 느낌이다. 24시간 영업한다는 일본 제일의 쿠시카츠가게는 불을 아주 환하게 밝히고 있다. 자기네가 최고라고 하는 것은 어디나 똑같은데, 이렇게 경쟁자들이 많은 곳에서 계속해서 장사를 할 정도라면 맛의 차이는 그다지 크지 않을 것 같다. 아무래도 원조라는 곳, 가장 유명한 곳에 사람들이 몰리게 되는 것일까.

 


샤워를 하고 믹스베리 음료로 영양보충을 하고 다음 날을 위해 잠을 청한다.

일어나면 교토에 가야 한다..

  1. 신세카이라는 이름과는 다른 분위기라는 모순적인 모습을 보게 되지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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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마 케이블카 ②

2018. 1. 13. 15:46



슬슬 어두워지면서 기온이 내려가는 산 정상에 오래 있을 필요도 없고, 이코마산죠역에서 토리이마에역까지 가는 케이블카의 마지막 운행 시각이 가까워지므로 하산을 준비한다. 어둠 속에 길을 잃거나, 야생동물의 예기치 못한 습격을 받아서 부상을 입거나 발을 헛디뎌 낙상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으니.. 여행을 막 처음 다닐 때에는 여행자보험을 들고 준비를 많이 했는데, 요즘에는 여권과 지갑, 그리고 스마트폰 정도만 있으면 뭐 어떻게든 지낼 수 있겠다 싶어서 그냥 짐만 적당히 싸서 다니는 편이다. 그 덕분에 곤경에 처하는 상황을 맞이하기도 하였지만..


이코마산죠역

역명판 밑에 부루(블루)와 미케의 케이블카에 환영한다는 문구가 있다.


역 플랫폼도 경사가 있고, 이 노선을 운행하는 열차 역시 기울어져 있다.


토리이마에역까지 편도 운임은 360엔이고, 다른 역은 290엔이다. 마지막 열차는 18시 9분에 있는데, 해가 지고 있어 곧 어두워질 이 산 위에서 할 일이 없고 금방 쌀쌀해지고 있어서 17시 9분에 출발하는 호잔지행 케이블카를 타야할 것 같다. 조금 더 부지런해서 일찍 왔더라면 설렁설렁 걸어서 내려갈 수도 있지만, 이제 어둠 속에서 헤매고 다니는 무모한 짓은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15분 정도 남아서 주변을 돌아보는데 등산로가 있어서 이 길을 따라서 내려갈 수 있을 것 같다. 잠시 마음이 흔들려 그냥 걸어서 내려갈까 생각도 했지만, 짐작컨대 걸어서 내려가는 길이 빙빙 돌아가지 않을까 싶어서 모험심을 가라앉히고 그냥 얌전히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기로 했다. 사실 귀찮기도 하고, 킨테츠를 타고 돌아다닐 날이 앞으로도 나흘이나 남았기에 초반부터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승차권은 자동판매기에서 구입할 수 있다.

케이블카 중에는 각역정차와 직행편이 있다고 하는데, 직행편은 아마도 출퇴근시간에 맞춰서 운행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일본의 주요 역과 대도시권에는 다국어 안내가 있지만, 규모가 작은 역에는 별다른 안내가 없는데 킨테츠 역시 외국인용 패스를 만들어 팔고 있고, 외국인들이 종종 찾는지 마지막 열차시각에 대한 안내가 있다. 마지막 열차 시각이 오후 6시 9분이라서 이 열차를 놓치면 꼼짝없이 걸어서 내려가거나 택시를 불러서 타고 가는 것 밖에 방법이 없을 것 같다.


뭔가 소녀감성이 느껴지는 예쁜 외관의 케이블카다.


케이블카 중에는 바로 호잔지역까지 가는 직행 열차도 있는 것 같은데, 타고 밑으로 내려갈 열차는 완행으로 중간의 모든 역에 정차한다. 단선이라는 물리적인 한계, 그리고 평상시에는 이용 수요의 부족으로 인해 배차 간격이 길기에 시각표를 미리 보고 시간을 잘 맞춰서 오는 것이 여행 일정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어차피 늦게 출발해서 일몰 시간에나 겨우 도착해서 오자마자 다시 내려가야 하는 상황을 겪으니 한 시간 정도만 더 빨리 왔으면 좋았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열차의 이름은 스위트인 것 같은데, 경사진 곳을 운행하는 케이블카라서 차량 역시 평행사변형 꼴로 되어 있다. 달콤달콤한 이름인데 혼자서 다니려니 심심하고 그렇게 달콤하지는 않은 것 같다. 나들이 나온 가족들의 모습을 보니 쓸쓸함을 느껴서 그런가..


가족이 앞에 탔고 뒤에 앉아서 간다.

 

철제 기둥에 녹이 슬었지만 괜찮겠지 뭐..


카스미가오카(霞ヶ丘)역

노선의 역이 몇 개 안 되어서 역명판이나 찍어볼까 했는데 흔들렸다.


케이블카가 움직이고 있지만 어두워졌다고 사진이 이 모양 이 꼴로 나온다. 10년 전에 후쿠오카에서 샀던 이 카메라도 벌써 10년 가까이 사용하고 있으니 고생하고 있는 것은 아는데 카메라를 새로 살 돈이 없다. 재수없게도 가난한 주인 만난 카메라도 여기저기 다치고 깨지면서도 그럭저럭 잘 쓰고 있다.


우메야시키역

호잔지역까지 가는 열차 중 우메야시키역은 정차하지 않고 통과하는 열차도 있는 모양이다.


호잔지역에 내려서 다시 토리이마에행 열차로 환승을 한다.


이미 호잔지에서 이코마산죠까지 가는 열차 운행은 끝난 모양이다.


올라올 때 케이블카를 운전하는 아저씨를 다시 만났다. 이 아저씨는 토리이마에부터 호잔지 구간만을 반복 운행을 하는 분인가보다.


어두워져서 사진이 잘 안 나온다... 흑흑


케이블카에서 내려서 나오면 작은 쇼핑센터와 연결이 되어 이 곳을 지나서 나가게 된다. 케이블카를 타고 와서 가실 때에는 쇼핑도 하고 가시라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 같은데, 일본의 철도회사들은 철도 노선이 지나다니는 역 주변을 개발하여 백화점이나 쇼핑몰 등의 상업시설을 지어 철도 수익 향상과 관련 부문의 매출 확대를 꾀하면서 발전하여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일반적이라, 한국과는 달리 철도회사들이 경제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많이 끼치고 있다.


초밥 전문집에 가서 먹으면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기에 킨테츠백화점 식품매장에 들어가서 할인판매하는 초밥 두 팩을 사서 나오고, 마트에 가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서 나왔다.


메이지 스트로베리 아이스 파르페

딸기 크림에 초코칩이 들어있다.


이코마역. 이제 열차를 타고 오사카로 돌아가야겠다.

이미 앞에서 언급을 했지만, 이코마역은 오사카시영지하철 츄오선(中央線)과 직통운행을 하는 케이한나선과 나라선, 그리고 이코마 강삭선(케이블카)의 환승역이라서, 케이한나선과 츄오선을 직통운행하는 열차를 타면 환승없이 츄오선을 이용할 수 있어서 지하철 츄오선 타는 곳을 함께 안내하고 있다. 숙소의 위치가 츄오선과는 거리가 있는 곳이므로 그냥 나라선 열차를 타고 난바까지 간다.


어두워진 탓에 셔터스피드가 느려져서 사진이 심각할 정도로 흔들렸다. 이 열차를 타고 난바에서 내려서 역시 신이마미야의 숙소까지 걸어서 돌아갔다. 열차에 30분 정도 앉아서 오다가 다시 걸어가려니 귀찮지만, 종일 열차를 타거나 걸어다녔기에 조금 더 걷는다고 피로가 더 쌓여봤자 별 차이 없을 같고, 갈아타는 것도 번거로워서 그냥 걸어가면서 거리 구경이나 하면서 간다. 참고로 열차를 탄다면 난바에서 신이마미야까지는 JR이 120엔, 난카이는 150엔, 지하철 미도스지선 도부츠엔마에역까지는 180엔인데, 다만 JR난바역은 난바역 지하 던전에서 가장 외지고 먼 곳에 있고 다른 철도회사에 비해 열차가 드문 편이라는 단점이 있다.


마구로즈쿠시스시(マグロづくし鮨)


스케로쿠스시(助六寿司)

이렇게 저녁을 먹고, 슬슬 소화시킬 겸 동네구경을 하러 잠시 나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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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마 케이블카 ①

2018. 1. 6. 15:57



시기산구치역에서 이코마역까지 가는 거리는 별로 멀지는 않지만 환승을 두 번이나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우선 카와치야마모토까지 셔틀 형식으로 운행하는 열차를 타고 가서, 오사카방면인 후세(布施)역으로 가는 열차로 환승하고, 후세역에서 다시 킨테츠 나라선 열차로 갈아타고 가야 한다. 일본에서 차를 몰아본 적이 없어서 자세한 것은 모르겠지만차를 가지고 간다면 대충 30~40분 정도 걸리는 것 같은데, 이 중에서 조금 더 빠른 길은 유료도로를 이용해야 한다는 것 같다. 이번에는 추가로 비용이 들지 않는 킨테츠 열차를 타고 다니면 되니 환승이 귀찮아도 그냥 타고 가야할 것 같다. 


먼저 카와치야마모토까지 가야 오사카방면으로 갈 수가 있으니 다시 카와치야마모토역과 시기산구치역 사이를 반복운행하는 열차를 탄다. 서울도시철도공사 2호선의 성수지선과 비슷한 운행패턴으로 이 구간만 계속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이 승무원들은 같은 구간만 반복을 하니 상당히 지루할 법도 한데, 먹고 살려면 뭐 별 수 있겠나.. 


차량은 두 량짜리. 진행방향 맨 앞쪽에 타고 가는데 이 시간에 도심 방향으로 가는 사람이 없어서인지 열차는 거의 빈 채로 간다. 철도회사의 입장에서는 이 노선을 운행할수록 손해가 클 것 같은데, 아마도 출퇴근, 통학 시간대에 승객이 있고, 다른 시간대에는 공기수송을 하는 것 같다. 주말이나 휴일이면 시기산을 찾는 나들이객들 덕분에 사람들이 많을 지도 모르겠지만..

 

뒤쪽 차량에는 그래도 몇 명 있는 것 같은데, 내가 탄 차량에는 아무도 없어서 전세 낸 기분으로 열차에 앉아서 간다. 낡고 낡은 오래된 똥차가 다닐 것이라 생각했는데, 차량 내장재와 좌석 등을 새로운 것으로 바꾼 것 같다. 킨테츠에서는 30년, 40년 정도 된 열차들도 개조와 수리를 통해서 계속 생명을 불어넣고 있으니 열차를 타고 다니는 승객 다수가 느끼는 차이는 거의 없을 것 같다.


기관사 아저씨의 가방. 킨테츠라는 로고가 있는 것을 보니 승무원용 가방인 것 같다. 저 옆의 작은 가방에는 아마도 역마다 정차하고 출발하는 시각이 적힌 시각표가 있을 터. 그런데 저 가방 꽤 무거워 보인다.


카와치야마모토까지 가는 중에 있는 역인 핫토리가와(服部川駅)역이다. 어머니와 아들로 보이는 두 사람이 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승차위치로 봐서는 아마도 지금 타고 있는 앞 차량에 탈 것 같다.


차량 한 쪽 구석에는 피난용 사다리가 있다. 고상홈에 맞추어 문이 높은 위치에 있기에 중간에 열차를 멈추고 승객을 대피시킬 때 사용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자연재해가 많은 나라이다보니 이런 면에 대해서는 한국에 비해 대비가 철저한 것 같다. 무슨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설마 저 사다리가 펴지지 않는다거나 문제가 있어서 탈출을 못하지는 않을테고..


예전에 비해 일본에서 한류는 많이 시들기는 했지만, 동방신기는 여전히 팬들을 끌어모으는 것 같다. 킨테츠 아베노하루카스 본점에서 동방신기 전시회를 하는 모양이었다. 사실 욘사마와 지우히메의 겨울연가 시절이 가장 절정이었던 것 같은데, 한류는 여전히 비주류 중의 하나의 문화로 자리하고 있을 뿐 일본 대중문화에서 주류에 속하지는 않는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다만 시장의 규모가 한국에 비해 크고, 수익성이 좋아서 한국인의 생각에는 크게 성공해서 일본 대중문화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후세역에서 내려서 나라 방면으로 가는 열차를 기다리는데 한신전철의 열차가 들어온다. 킨테츠와 한신이 오사카난바역을 공동으로 사용하면서 나라에서 난바를 거쳐 코베의 산노미야까지 직통운행을 시작하였고, 두 회사의 차량이 상대회사의 노선까지 한 번에 운행하게 되었다. 코베에서 나라 또는 이와 반대로 나라에서 코베를 가려면 JR이나 사철 모두 환승을 해야했는데, 직통운행 이후에는 환승 없이 한 번에 갈 수 있게 되어 승객의 입장에서는 매우 편리해졌다. 한신본선의 선형이 안 좋고, 정차역이 많아서 시간을 잡아먹는 점이 단점이기는 하지만, 코베산노미야역에서 킨테츠나라까지 가장 빠르게 갈 수 있게 되었다.


이동 경로


나라행 열차를 탔지만 목적지가 나라가 아닌 이코마역이므로, 이코마역에서 내렸다. 이코마역에서 내려서 케이블카를 타러 남쪽 출구로 나와서 토리이마에역으로 간다. 같은 회사의 역이기는 한데, 흔히 볼 수 있는 열차가 다니는 철도 노선이 아닌 케이블카라는 강삭선이어서 한 번에 수송할 수 있는 인원 수의 제약이 있고, 다른 대도시 근교 노선과는 달리 열차 운행 간격도 긴 편이다. 


저 앞 쪽에 케이블카를 타는 곳이 있다. 환승역이지만 역 이름부터 이코마역이 아닌 토리이마에(鳥居前)역이고, 요금체계가 달라서 이코마강삭선의 요금은 따로 지불하여야 한다. 킨테츠레일패스나 칸사이스루패스가 있으면, 따로 지불할 금액은 없고, 그냥 패스를 보여주고 통과할 수 있다.


이코마역. 여기는 케이한나선이란 이름을 가진 킨테츠의 노선이 다니는 승강장이다. 이 노선은 시영지하철 츄오선의 종착역인 나가타역부터 이코마를 지나 각켄나라토미가오카역까지를 연결하는 노선으로, 나가타역부터 츄오선과 직통운행을 한다. 그래서 오사카시내 지하철 노선도에 녹색으로 표시된 츄오선을 타다 보면 오사카시영지하철의 차량 외에도 종종 킨테츠의 차량이 지나다니기도 하는데 오사카시영지하철 구간에서는 어느 열차를 타도 무방하다. 한국의 수도권 지하철 3호선과 직결되는  지축역부터 대화역까지의 일산선, 4호선에서 남태령 이남의 과천선과 안산선과 비슷한 것이라 이해하면 되겠다. 한국에서는 해당 구간의 운임이 수도권통합요금제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에 반해, 여기는 오사카시영지하철 운임에 킨테츠 구간의 운임을 모두 지불해야 해서 금액이 크게 올라간다. 코스모스퀘어에서 각켄나라토미가오카까지 가려면 850엔이나 되는데, 이 정도 거리라면 수도권전철 운임으로는 1,950원(현금지불시)이니 이 나라의 교통비가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느끼게 된다. 이 노선의 특징은 제3궤조 집전식이라는 열차 윗부분이 아닌 땅바닥에 전기가 흐르는 탓에 선로에 떨어지면 고압전류에 감전될 위험이 매우 커서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그런데도 얘네들은 스크린도어를 만들어놓지 않았다는..


케이블카역은 토리이마에(鳥居前)역이라는 다른 이름을 갖고 있지만 걸어서 환승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있다. 이코마역에서 나와서 유있게 설렁설렁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면서 가도 5분 안에 갈 수 있는 정도. 


저 언니 사진을 찍으려던 것이 아닌데..


케이블카에 탔다.


시기산 케이블카보다는 조금 더 좋아보인다. 이 동네에서 호잔지 부근까지는 주거지역으로도 많이 개발이 되어서 이 케이블카를 타고 통학 및 통근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이코마 케이블카는 토리이마에를 출발하여 호잔지까지, 호잔지부터 이코마산죠역까지의 두 구간으로 나누어 운행을 하는데, 호잔지까지 가는 열차는 상대적으로 자주 있는 편이나 호잔지에서 이코마산죠 구간은 40분 정도에 열차 한 편 정도로 운행빈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토리이마에역. 이코마강삭선의 시발역이면서 킨테츠나라선, 각켄도시선의 이코마역과 환승역이다. 노기자카46의 멤버인 이코마 리나(生駒里奈)의 성과 같은 한자를 쓴다. 사실 이 아이돌 그룹에 대해서는 이코마 리나 말고 나머지 45명은 누군지 전혀 모른다. 아마도 일본에 있을 때 신문이나 텔레비전을 보다가 얼핏 주워들어서 알게 된 것 같은데, 띠동갑도 안 되는 어린 아이들에게는 관심없다.


올라가면서 아래를 내려다보기 위해 차량의 맨 뒤쪽에 탔다.


슬슬 올라가고 있다.

 

근처에는 마을이 있는 것 같은데, 여기서도 철길 옆에 바싹 붙은 집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소음에 매우 민감한 사람이라면 이런 곳에서 살기 힘들 것 같다.

 

차량 디자인을 상당히 어린이들 취향에 맞춘 것 같은데, 이코마강삭선의 종점인 이코마산죠역 앞에 이코마산상유원지(生駒山上遊園地)라는 테마파크 같은 것이 있다고 한다.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설스튜디오처럼 대형 테마파크는 아니고, 그냥 어린 아이 있는 가족들이 와서 잠시 놀이기구를 타고 시간을 보내다 갈 수 있는 그런 곳이라 한다.


갈수록 조금씩 경사가 가팔라진다.


어느 순간부터 경사가 대단히 급해진다. 보통의 철도 차량이 올라갈 수 있는 구배를 넘어서는 급경사이므로 이 열차는 흔히 볼 수 있는 전동차나 디젤동차로 운행할 수가 없어 케이블카로 운행하고 있다.


호잔지(宝山寺)역

이코마케이블카는 토리이마에-호잔지 구간과 호잔지-이코마산죠 구간을 따로 운행하고 있어서 여기서 내려서 케이블카를 갈아타야한다. 시각표를 보니 토리이마에에서 호잔지까지는 평소에 이용하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라 15~20분 마다 운행하는데, 호잔지에서 이코마산죠까지는 40분에 한 대 꼴로 드문드문 다니는 것 같다. 


열차마다 이름이 있는데 왼쪽 녀석은 스즈란, 오른쪽은 미케.


'미케' 라는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왔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호잔지역에서 이코마산죠까지 케이블카가 다니는 선로가 연결되지 않아서 여기서 내려서 환승하러 도보로 이동해야 한단다. 걷는 것은 문제가 아닌데 귀찮기는 하다.


이코마산죠 방면으로 가는 환승 안내가 있다.


갈아타러 가야 하므로 미케와는 여기서 작별을 한다. 운이 좋으면 이코마산죠에 갔다가 내려올 때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굳이 만나고 싶지는 않다.


승강장 끝 부분의 계단을 올라오면 다른 케이블카가 기다리고 있다. 역시 패스를 꺼내서 보여주고 케이블카에 올라탔다. 호잔지역에서 내린 사람이 많은지 이코마산죠까지 가는 케이블카에는 빈 자리가 훨씬 많았다.

 

할로윈이라고 풍선을 달아놓고 있다. 할로윈을 수십 번 이상 들어본 것 같지만 이 날이 어떤 날인지도 모르고, 그렇다고 알고 싶어서 찾아본 적도 없고, 할로윈을 기념하여 파티를 한다거나 뭔가 해본 것이 없어서 아무런 느낌이 없다. 호주에서 할로윈 파티를 한다고 초대를 받기는 했는데, 파티를 좋아하지는 않는 성격이라 그냥 집에서 뒹굴다 잤던 것 같은데..


이미 산상유원지는 영업을 끝낼 시간이 되어가고 있어서 유원지 방면으로 갈 사람은 없는 듯하고, 유원지에서 타고 내려올 사람들을 태우러 다시 올라가는 셈이 되겠다. 지금 올라가지만 그냥 케이블카 타려고 가는 것이지 유원지에 가서 뭐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호잔지. 킨테츠에서 난공사였던 이코마터널 공사를 하면서 재정적인 어려움에 빠졌을 때 호잔지에 승차권 10만 장을 담보로 맡기고 돈을 빌려 위기를 극복했다고 한다. 그 덕분에 킨테츠에서 매년 호잔지에 거액의 시주를 하고 있다고. 호잔지라는 절에는 국가지정 중요문화재와 나라현 지정 중요문화재가 여럿 있다고 하는데, 오사카, 나라, 교토 등지에 워낙 오래되고 유서깊은 절이 많은지라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케이블카는 쉬지 않고 계속 올라간다.


그냥 산 하나를 그대로 오르는 것 같다.

케이블카는 상당히 높이 올라왔는데 철제 기둥에 녹이 슨 것을 보니 뭔가 기분이 이상하다. 별 일 없기를 바라야지.


이코마산죠역에 내리면 이코마산상유원지(生駒山上遊園地. 이코마산죠유엔치)라는 크지 않은 놀이공원이 있다. 테마파크라고 하기에는 규모가 작은 것 같고, 근처에 사는 부모들이 휴일에 어린 아이 데리고 와서 놀다가 갈 수 있는 그런 정도인 것 같다.  유원지에 놀러 온 것이 아니고 그냥 산 위에 올라가서 경치 감상을 하러 온 터라 그냥 슬슬 돌아다녀본다.


다들 아이를 데리고 있는데, 혼자 와서 오락가락하는 것이 부담스럽다.


저 아이들은 남매처럼 보이는데 누군지 몰라도 부모는 참 행복하겠다.


놀이기구라는 것도 아이들이나 탈 만한 것만 있는 것 같다.


이런 곳에서 4D영화도 상영한다고 하는데..


여기는 무슨 쇼나 행사를 하는 무대인 것 같은데 폐장시각이 가까워지고 있어서인지 아무도 없다.


음...

그냥 이 곳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빨리 내려가고 싶은데, 내려가는 케이블카는 40분 후에 있으니 그냥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시간을 허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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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산 케이블카

2018. 1. 2. 10:08


어느덧 사흘째 되는 날.

드디어 아끼던 킨테츠 레일패스의 봉인을 풀고 사용을 시작하는 날이 되었다. 킨테츠는 노선 총 거리로 보면 사철 중에서 (국철이 민영화된 마당이기는 하지만) 가장 긴 노선을 보유하고 있고, 여러 노선의 유료특급을 운행하고 있다. 메인은 오사카난바와 나고야를 운행하는 메이한특급이고, 2시간 10분 안에 도착하는 어반라이너가 대표적인 특급 열차이며, 심지어 차내판매도 하고 있다.

묵는 숙소 근처에는 킨테츠의 역이 없기 때문에 난바까지 걸어가는데, 거리는 대충 2.5km 정도 되는 것 같다. 거리가 조금 있지만 부지런히 걸으면 30분 안에 갈 수 있을 것 같으니 돈을 아끼기 위해서.. 아잇! 거지새꺄..


사카이스지. 오사카시영지하철 사카이스지선이 이 길 밑으로 지나간다. 오사카시영지하철의 달러박스인 미도스지선은 미도스지라는 길 밑으로 지나가서, 타니마치선은 타니마치라는 동네를 지나가는 이유 등으로 노선이 지나가는 동네 이름을 따서 명명하였다. 단순히 노선에 번호를 붙여놓기만 한 한국의 지하철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데, 이래저래 장단점이 있을 것 같다. 노선 이름으로 해당 노선이 어디로 가는지 대충 알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생소한 노선 이름에 외지인들은 오히려 헤맬 수도 있을 것 같다.


난카이난바역까지 걸어서 갔다. 대충 30여 분 정도 걸리는 것 같은데, 거리가 2km가 넘어서 가깝다고 할 만한 거리는 아닌 것 같지만, 한여름의 땡볕은 아닌지라 이 정도는 거리 구경을 하면서 갈 만했다. 난바역은 킨테츠, 난카이, 한신의 사철 이외에도 오사카시영지하철 미도스지선, 요츠바시선, 센니치마에선이 지나가고, 중심부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구석에 JR난바역도 있어서 마치 던전에 빠져든 것 같은 느낌이 나는 곳이다. 사람이라도 많지 않아서 여유롭게 주변을 둘러보면서 다닐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런 기대는 일찌감치 포기하는 것이 낫다. 

난카이난바역은 난바역 난카이난바에서 킨테츠, 한신전철을 이용할 수 있는 오사카난바역까지는 대충 10분 정도 걸린다. 거리상으로는 700m 정도 된다고 하는데, 늘 사람이 많아서 빠르게 가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겠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오사카인지라 거대한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들 때문에 뒤에 따라서 걸어가던 사람들이 보행에 방해를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오사카난바역 개찰구에 마그네틱 카드로 된 킨테츠레일패스를 넣고 사용을 시작했다. 사용개시일부터 연속 5일 동안 킨테츠, 이가철도 등에서 사용할 수 있고, 추가요금 없이 (개정 전이어서) 패스에 동봉된 특급권 예약용지를 제시하여 특급열차를 이용할 수 있는 마지막이다. 개정되는 패스 규칙에서 특급권의 사용을 제한한 것은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오사카-나고야 구간의 이용에 쏠림현상이 일어나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라든가, 그동안 연선 지역에서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 보조금을 지원했지만 정작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아서 지원이 줄어들었다거나, 특급권을 무상발행을 하다보니 오히려 손해를 보았든지 여러 이유가 있을 것 같다.

킨테츠의 메이한 특급열차는 나고야까지 매시 정각에 출발하는 최단 2시간 5분이 걸리는 어반라이너와 매시 30분에 출발하는 특별히 이름이 붙지 않은 특급열차가 있는데, 어반라이너는 오사카우에혼마치, 츠루하시, 츠역에만 정차해서 2시간에 근접한 소요시간을 자랑한다. 대개 이 열차를 '갑 특급', 여기저기 정차하는 특급열차를 '을 특급'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여기서는 일단 먼저 오는 보통열차를 타고 카와치야마모토역까지 가야하는데, 우에혼마치에서 내려서 하이바라행 구간 준급열차로 갈아타려고 지상 승강장으로 올라갔다.

우에혼마치역은 킨테츠의 터미널역할을 하는 역으로 특급열차를 제외한 나고야 방면의 상행열차들이 이 역에서부터 출발하는데, 지하에서 특급을 포함한 오사카선, 나라선 열차가 다니고, 지상에는 나고야, 토바 방면의 오사카선이 다닌다.


킨테츠 열차 중에서 특급열차가 아닌 보통, 급행 등의 열차를 타봤다면 누구나 이 촌스러운 도색을 보고 킨테츠 열차임을 알 수 있을 터인데, 일본어판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니 열차 계열으로는 킨테츠 2610계 전동차라고 한다. 1972년 11월부터 1976년 10월까지 4년에 걸쳐 총 68량이 제조되었고, 4량 편성으로 17편성을 만들어 오사카선과 나고야선에서 운행하고 있다고 한다. 제조한 지 40년 넘게 지난 오래된 열차이지만, 개조 공사를 계속하여 지금도 여전히 잘 달리고 있는 것 같다.


이시하라 사토미. 5시에서 9시까지에서 영어 강사로 나오면서 영어 조금 하는 배우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실제로 종종 미국에 단기 어학연수를 다녀오기도 한다는데 영어를 하는지 영어하는 사람과 어울려 노는지 그건 내가 알 바가 아니고, 시기선과 환승역인 카와치야마모토역까지 가는 것이 먼저다. 


카와치야마모토역에서 내려서 시기산구치(信貴山口)역까지만 반복 운행하는 열차를 타고 시기산구치에 도착했다. 이 열차는 이 구간만을 오르락내리락하는 열차로, 서울지하철 2호선 성수 지선이 성수역에서 신설동역까지 반복해서 다니는 것과 비슷하다. 평일 대낮이라 그런지 타는 사람은 많지 않았는데, 이렇게 열차 운행을 하고 있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통근, 통학 수요와 휴일에 시기산 케이블카를 타러 오는 사람들이 있어서 운행하고 있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기관사와 차장으로 보인다.


시기산구치역

역 왼쪽에는 카와치야마모토까지 반복운행을 하는 열차가 다니고 오르막이 있는 오른쪽에는 니시시기 케이블카가 다니고 있다. 케이블카의 이용자들이 많지 않아서 배차 간격이 다소 길다. 

시기산에 대한 정보는 다음의 링크를 찾아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http://www.welcometojapan.or.kr/location/regional/nara/shigisan.html 


역 앞의 상점은 여기 있는 것이 전부인 것 같고, 그냥 사람들이 사는 주택이 들어서 있는 것 같다. 평일이라 그런지 오가는 사람도 없고, 어쩌다 동네에 사는 것으로 보이는 노인 한두 명 정도 마주칠 뿐인데, 딱 봐도 못 보던 외지에서 온 사람이겠거니 하고 생각하는 듯하다.


케이블카 출발 시각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 이 동네에서 할 일이 없어서 다시 역 안으로 들어갔다. 아마 이 곳을 찾는 외국인들은 손에 꼽을 정도일 것 같은데, 어지간해서는 여기 사는 사람들이 외국에서 온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챌 것 같지는 않다.


타고 왔던 열차는 이미 다시 카와치야마모토로 돌아가버렸다.

 

크리닝이라고 써 있는데 세탁소인가..


시기산구치역

멍멍 썰렁함...


시기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케이블카 운행을 담당하는 아저씨가 등장한 것을 보니 곧 출발할 것 같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 시기산 케이블카는 칸사이스루패스로는 승차할 수 없고, 성인 550엔, 소아 280엔을 내야 한단다. 다행히 킨테츠레일패스가 있으므로 돈 내지 않고 그냥 타면 되는 것을 알고 왔으니 그렇든 말든 상관은 없는데.. 


케이블카를 한 대 놓치면 40분이나 기다려야 하는 G랄같은 배차간격이 문제라서 30여 분을 여기서 헤매고 있어야 한다.


니시시기케이블선의 정식 명칭은 니시시기강삭선(西信貴鋼索線)인가. 일본식으로 읽으면 니시시기코사쿠센이 되겠다. 경사가 올라갈수록 심해지는 형상인데, 걸어서 올라가는 것 아니니까 그냥 편히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 걸어서 가라고 한다면 아마도 여기에 오지 않았을 것 같은데..


차륜을 전시해두었는데 별다른 설명은 없는 것 같다. 아마도 케이블카라서 바퀴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전시해놓은 것이 아닌가 싶다. 아니면 말고..


여전히 사람은 없다. 평일이니 사람이 바글바글하지 않은 것 같은데


호랑이가 하나도 안 무섭게 생겼다.


시간이 많이 남아서 계속 역에서 돌아다녔는 있다가..


손 씻으러 들어갔다가 화장실 구경을 하고


니시시기강삭선에 대한 설명을 읽어보다가 


성인 편도요금은 무려 550엔이라고 한다. 칸사이스루패스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하니, 그나마 외지에서 온 사람들에게는 다행인 것 같다.


케이블카의 정원은 170명이나 된다고 한다.

저 차량에 170명이 올라타면 출근 시간대의 지옥철과 비슷할 것 같은 느낌인데, 지금은 자리가 텅텅 비는 것 같다. 그럼에도 벌써 올라타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하나 둘 있는데, 이 사람들도 


케이블카 차량에는 호랑이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이 호랑이녀석의 이름이 '시기토라' 라는 것 같다. 수컷인지 시기토라쿤이라고. 저 정도 그림은 나도 그릴 수 있을 것 같아 보이기는 하는데, 막상 직접 그리라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호랑이 녀석 혼자 나온 그림도 있고, 케이블카 측면에는 가족사진처럼 호랑이 가족과 함께 있는 그림도 있다. 호랑이의 팔자가 더 좋아보인다..


호랑이가 여러 마리 그려져 있는데 생긴 모습만 보면 맹수가 아닌 귀여운 동네 친구 정도라 해도 될 것 같다. 호랑이 옆에 그림이 그려진 것은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케이블카라서 그려둔 것인지, 호랑이가 하늘에서 내려온 녀석이라는 것인지, 호랑이 담배 피우고 놀면서 삥뜯고 다니던 시절이었나..


시기산구치역을 출발하면 다음 역이 종착역인 타카야스야마인 것 같은데, 아마도 이 산의 이름이 타카야스야마인가보다.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올라간다.


케이블로 끌고 올라가는 차량이라서 양쪽 선로 사이에 밧줄처럼 보이는 케이블이 있다.


운전대는 케이블카의 앞과 뒤에 있는데, 빈 운전석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아두었다. 케이블카가 올라갈 때와 내려갈 때 진행 방향에 맞춰 운전수가 앞 또는 뒤편에 앉아서 운행을 하는 것 같다. 운전석의 구조는 복잡해보이지는 않은데, 운행 중에 함부로 손대면 안 되니..


안전운행을 기원하는 부적인가..


선풍기의 모습이나 차량 내부를 보니 제작된 지 다소 오래된 차량인 것 같다. 킨테츠는 대도시권역에서도 오래된 열차를 개조하여 계속 사용하고 있는데, 열차에 비해서는 운행 횟수가 적고, 이용자도 많지 않은 케이블카니 그러려니 한다.


평지에서는 다니지 않고, 경사구간만 운행하는 케이블카라서 바닥이 평평하지 않고, 평행사변형 형태로 되어 있다. 아무리 자리가 비었다고 하나 매너없는 사람은 어디에도 있다... 스멜~~


케이블카에 내려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멀리 오사카 시내가 보인다. 가장 높은 건물이 아베노바시에 있는 아베노하루카스일 것 같고, 고층건물이 많은 쪽이 아마도 우메다 부근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오른쪽으로 가면 시기산몬행 버스정류장이 있다고 한다. 



시기산 케이블카 종착역인 타카야스야마역


시기산행 버스 정류장

한국에는 잘 알려진 곳이 아니기는 한데,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을 어느 웹사이트에선가 슬쩍 보고 와서 산을 오르는 것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시기산몬까지 가는 버스는 케이블카 도착 시각에 맞추어 운행하는 것 같은데, 안타깝게도 시기산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다가 내려와서 바로 이코마로 가서 이코마 케이블카를 타러 가려는 계획이라 시기산몬에 다녀올 시간이 없을 것 같아 버스를 그냥 보냈다. 시기산에 대해 미리 조금 알아보고 왔더라면 좋았으련만, 일단 먼저 가서 부딪친 뒤 나중에 후회하게 된다.

버스 기사가 혹시라도 버스를 탈 사람인가 싶어서 출발하지 않고 바라보길래 버스를 안 탄다는 신호를 하였더니 곧 출발하였고, 잠시 주변을 둘러보면서 사진 몇 장 찍고 시원한 바람을 쐬면서 멍하니 있었다. 시기산몬까지 가는 킨테츠버스는 킨테츠레일패스로는 탈 수 없다는 것 같고, 케이블카 시간표를 찾아보니 역시 배차 간격이 길어서 잠시 슬슬 몸을 일으켜 주변을 둘러보았다. 올라왔던 케이블카가 다시 내려가는 


내려가는 등산로가 있는 것 같은데, 벌레들이 있을 수도 있고 금방 어두워질 것 같아서 그냥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조금 더 빨리 왔으면 잠시 산행까지는 아니더라도 설렁설렁 돌아다니면서 구경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게으른 자의 비애다. 


꽃을 소중히.

누군지 몰라도 그림 귀엽게 잘 그렸네..


구름이 많아져서 슬슬 불안해지기는 하는데 아직 내려가는 케이블카 시각은 많이 남았다. 살짝 습한 날씨에 폭풍우가 아니라면 적당히 비를 피하면 되겠지 싶다. 비 맞는 것이 하루이틀 일이 아니지만, 이코마에 가야 하니..


이 방향이 오사카 방면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확실히 토쿄에 비해서는 고층 건물이 적은 것 같다. 일본이 두 번째로 유치한 2020년 올림픽 역시 토쿄에서 열리기 때문에 칸사이지역의 사람들은 조금 서운한 마음을 가질 법도 하다.


건너편은 시기산 방면이고, 가까이에 있는 정류장은 고야산 방면 버스를 타는 곳 같다. 일본의 철도회사들은 철도 외에도 버스나 택시 같은 운수업에도 손을 대고 있고, 호텔 등의 숙박업과 여행자 모객을 하는 여행업은 물론, 거점이 되는 역 중심으로 백화점을 지어 소매업에도 참여하는 등 조금씩 사업 범위를 넓혀가면서 거대 기업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름 좀 들어봤다 싶은 철도회사는 대부분 백화점을 자회사 또는 계열사로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되는데, 칸사이지역의 한큐, 한신, 킨테츠, 케이한의 철도회사로 알려진 기업집단은 모두 자사 브랜드의 백화점을 하나씩 가지고 있고, 유통업과 부동산업 등으로 확장하여  


타카야스야마의 사적안내

예전에 성이 있었던 것 같은데, 사실 이런 곳이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와서 그냥 그런가보다 넘어간다. 지금 중요한 것은 다시 시기산구치까지 내려가는 것인데 역시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기다려야 한다. 케이블카를 타러 내려오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그냥 혼자서 오락가락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계단에 주의하라고 한다. 경사가 급하지는 않은데 일본에서는 저런 주의, 경고 문구를 자주 찾아볼 수 있다. 주의, 경고 문구가 많은 것이 특징인데, 선진국일수록 이런 경고, 안내 문구가 자세히 적혀 있는 것 같다. 미리 주의 및 경고를 하여 탑승자들에게 안전에 대한 주의를 환기하는 목적이겠지만, 사고 발생시 미리 승객들에게 안내를 했는지의 여부 역시 중요하기 때문이 아닐까. 사람들 대부분은 계단에 주의하라는 문구가 없더라도 계단을 보면 자연스럽게 주의를 하겠지만, 사고가 일어난 뒤에 본인의 부주의로 일어난 사고 역시 철도회사의 잘못이라 주장하면서 귀찮을 수 있으니..


올라올 때 탔던 그 케이블카 같은데..


타카야스야마역. 다음 역이 종점인 시기산구치다. 돈을 내고 이 케이블카 왕복을 한다면 비싸게 느껴질 것 같지만, 킨테츠레일패스로 돈 한 푼 안 들이고 왕복하고 있다. 물론 이미 그 가격을 모두 지불한 패스 가격에 포함된 것이라, 돈을 안 낸 것은 아니지만..


인상 좋아보이는 호랑이기는 하다만..


내려갈 때 역시 맨 뒷자리에 앉아서 내려간다. 원래 롤러코스터나 바이킹 같은 놀이기구를 탈 때도 맨 뒤가 가장 재미있는 법이니.. 케이블카를 끌어올리는 케이블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뭔가 마음 좋아보이는 호랑이네..


내려갈 때가 더 재미있다...


케이블카가 움직이니 케이블이 바쁘게 움직인다. 저 줄이 튼튼할 것이라 믿지만, 저 쇠줄의 장력에 의지해 오르락내리락한다고 생각하니 살짝 한기가 느껴진다.


한국이었다면 온통 고층아파트만 보였으려나..


저어기 시기산구치역에서 카와치야마모토까지 오가는 열차가 보인다. 잘하면 케이블카에서 내려서 바로 갈아탈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해본다.


지어지고 시간이 오래 흘렀는지 기둥에 녹이 슬어있다.


맨 뒤의 운전석은 이번에도 비어 있다.


잠시 멈춰서 내려다보고 싶으나 야속하게도 케이블카는 계속 내려간다.


내리막이지만 속도가 빠르지는 않아서 무섭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저 멀리 오사카 시내가 보인다.


집들이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다.


아주 짧은 터널이 있고, 그 앞에는 교행을 할 수 있는 구간이 있는 것 같다.


이렇게 교행을 하는가보다.


이제 교행을 하지 않으니 계속 내려가는 일만 남았다.

예전에는 히가시시기 강삭선이라 하여 시기산 동쪽에도 철도노선이 있었으나 30년이 훨씬 지난 1983년에 폐지되어 지금은 니시시기 강삭선만 남아 있다고 한다. 등산이나 산에 있는 절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이 케이블카를 이용한다고 한다니 평일보다는 주말에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이렇게 니시시기 강삭선(시기산 케이블카) 왕복을 했다. 산에 올라서 조금 멀리서 오사카 시내를 내려다봤다는 것과 시기산이라는 곳에 다녀왔다는 의의가 있는가 싶다. 이제 다시 또다른 케이블카를 타러 이코마역으로 가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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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이틀째.

일어나서 씻고 지난 밤에 사둔 오무라이스 도시락을 로비의 전자렌지에 넣고 돌려서 아침을 먹고,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잠시 여유를 부린 다음, 오사카시영지하철 1일 승차권을 가지고 밖으로 나갔다. 어지간한 곳은 대부분 다녀와서 굳이 다시 가고 싶지는 않고, 그냥 걸어다니면서 사람 구경, 동네 구경하는 것이 목적이 되겠다. 


전자렌지에 데워서 먹으니 그럭저럭 먹을만 했던 것 같다.


지하철 1일 승차권은 두 장이 있는데, 한 장은 예전에 모 여행사에서 칸사이미니패스를 사면 덤으로 지하철 승차권을 준다고 해서 사두었던 것이고, 한 장은 어제 오사카 출장 킷푸를 사고 받은 것. 오사카 출장 킷푸에 포함되는 지하철 1일 승차권은 보통의 지하철 1일 승차권과 외관이나 유효기간 등 다른 것이 없는데, 구입일 다음 날까지만 유효하다고 해서 어제 사용을 했고[각주:1], 예전에 받은 지하철 1일 승차권을 사용하여 오사카 시내 구경이나 할 예정. 딱히 가고 싶은 곳은 없는데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텐노지역 부근의 큐즈몰(Q's mall)에 가서 그냥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다.

오사카성은 세 번인가 네 번인가 다녀왔고, 우메다 공중정원도 세 번은 다녀온 것 같고, 한국의 여행 가이드북에 나온 어지간한 관광지는 다 다녀온 뒤라서 굳이 비싼 입장료를 내면서 구경하고 싶지는 않다. 그냥 보통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고 싶은 마음.


텐노지역에 내려서 큐즈몰 구경을 하려는데, 생각없이 나오다 출구를 잘못 나와서 길을 건너야 한다.


스누피 캐릭터 상품을 사고 싶은데 돈이 없다. 돈이 더 있으면 조금 더 좋은 호텔에서 묵느라 여전히 돈이 없었을 것 같기는 하지만, 어쨌든 돈이 없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만화 원피스의 캐릭터 상품을 파는 곳이 있는데, 평소에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를 즐겨보지 않기도 하지만 이 캐릭터들에게는 매력을 느끼지 못해서 별다른 감흥이 없다. 시간이 갈수록 이런 쪽으로 관심이 멀어질 것 같은데..


돼지가방 하나 사고 싶은데 가격이 만만치가 않다. 

전자매장에 가서 카메라를 들었다 놨다 하다가 6만엔이라는 가격에 부담을 느끼고 그냥 밖으로 나왔다. 일본 이외의 나라에서 캐논 EOS 100D로 나오는 모델은 일본내에서는 kissX7으로 나오는데, 어차피 원산지가 타이완이라는 것은 똑같고 그냥 일본 내수용만 저 모델명이고, 해외판매용은 EOS 100D로 구분을 하는 것 같다. 비쿠카메라 구경을 하다가 밖으로 나와서 지하철을 타고 신사이바시로 갔다.


한국인에게 와사비테러를 했다는 시장스시 점포가 보인다. 이 사진의 점포는 신사이바시점이고, 와사비를 잔뜩 넣었던 곳은 난바점이라고 한다. 여러 차례 다녀온 적이 있지만 초밥을 먹을 때는 체인점을 잘 안 가는 편이고, 굳이 간다면 멀리 돌아다니기 귀찮아서 신오사카역 안에 있는 칸코스시만 가는 편이라.. 몇달 전에 친구에게 들은 다른 스시 체인점은 아직 가보지 않아서 나중에 다녀온 뒤에 후기를 적든가 해야겠다.

 

도톤보리에서는 누구인지 모르는 어린 소녀들이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고 있고, 구경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아마도 (내가 이름을 모르는) 걸그룹의 팬인 것 같은데.. 그런데 오른쪽의 청년들은 티셔츠에 직접 그림을 그린 것일까..


10월이지만 반소매 차림의 사람들의 모습에서 보이듯이 오사카는 따뜻하다. 특히 이 무렵에는 낮 최고 기온이 30도에 육박할 정도로 더운 날씨였는데, 그나마 다행인 것이 습도가 다소 낮아져서 찜통같은 더위는 아니었다.


별로 유명하지 않은 여성 걸그룹인 것 같은데 이 사람들 다 저 걸그룹의 팬인가.. 아마도 지나가다가 잠시 관심이 생겨 바라보는 이들이나 그냥 사람들이 몰려 있어서 무슨 일인가 싶어서 발걸음을 멈춘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사진 윗쪽 가운데에 갓세븐 사진이 있네. 얘네들도 일본 진출을 했었나.. 


아직 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남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 같다.


카멘죠시(仮面女子)라는 여자 아이돌그룹명이 적힌 현수막들이 있는데 얘네가 걔들인가.. 그런데 이 소녀들은 가면을 안 쓰고 나온 것을 보니 카멘죠시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사토미라면 눈에 불을 켜고 관심을 갖겠지만..


도톤보리

오사카에서 유명한 장소이고, 주요관광스팟 중의 하나인데 사람 많고 시끌벅적해서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사진을 찍어둔 것이 없는 것 같아서 찍어본다. 예전에 찍은 사진이 어딘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 없으려나..


여기는 완전히 신났다..


손 들고 있는 저 언니는 꽤 키가 큰 것 같은데..


우왁! 저 소녀는 치마 길이가 대단히 짧다!!!


신사이바시스지는 이름처럼 신사이바시로 가는 길이다. 이 거리에는 지붕이 씌워져 있어서 비가 와도 비를 피할 수 있고, 한여름에는 그냥 땡볕에 노출되는 것보다는 조금 시원하기도 하다.

겨울연가 덕분에 히메가 되신 지우히메께서 파칭코 광고를 하고 계신 것을 보니 아직까지 겨울연가의 영향이 남아 있는 것인가. 아니면 한국인들이 많은 오사카라서 한국인들을 타켓으로 한 광고 전략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사이바시스지를 지나면 신사이바시가 나온다. 이거 너무 당연한 소리 같은데..


그리고 오른쪽에 만세를 외치는 구리코 광고판이 있다. 사진이 잘리기는 했는데.. 


구리코라는 제과회사에서 만든 과자 중 한국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것은 아마도 포키가 아닐까 싶은데, 한국에서는 이 포키를 표절한 것일 가능성이 높아보이는 빼빼로가 먼저 나왔고, 11월 11일이 되면 한국에서는 빼빼로데이라고 부르지만 일본에서는 포키노히(ポッキーの日)라고 부른다. 제품 홍보만을 놓고 보면 빼빼로데이를 내세운 롯데가 먼저였고, 구리코에서는 한참 뒤에야 이 날에 맞추어 포키노히의 마케팅을 시작했다고. 롯데가 영리했다는 것으로 결론지을 수 있을까..


종종 시기에 따라 구리코상의 옷 색깔이 바뀌는 경우가 있었던 것 같은데 잘 기억이 안 난다.


도톤보리 돔보리 크루즈선이 지나가고 있다. 생각해보니 오사카에서 여러 차례 오사카 주유패스를 사용했는데, 돔보리 크루즈는 한 번도 안 타본 것 같다.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타보든가 해야지.


일본을 찾는 이들이 돈을 많이 쓰도록 유도


아까 보았던 그 아이들 같은데..


카니도라쿠는 한 번 가보고 싶은데 이번에는 돈이 없어서 안 되겠고, 다음을 기약해야겠다.

 

이렇게 기념사진을 찍는 것을 보면 다른 지방에서 왔는지도 모르겠다.


금요일 오후라고 하지만 뭐 사람이 이리도 많다냐..

 

카니도라쿠 본점. 비싸서 못 들어간다.


카니도라쿠의 매장은 이 도톤보리에도 여러 곳이 있고, 오사카 시내 우메다와 키타신치 등을 비롯해 근교의 도시인 코베, 나라, 사카이 등 칸사이지역에만 20여 점포가 있다고 하며, 칸토에도 진출해서 체인점들이 여럿 있다고 한다.


오사카의 유명한 쿠시카츠 가게인 다루마.

묵고 있는 숙소 근처에 본점이 있고, 오사카 시내에 분점들이 있다.


타코야키 가게인 타코하치(たこ八)의 총본점이란다.

자세한 내용은 이 링크를 참조하시길.

https://tabelog.com/kr/osaka/A2701/A270202/27076174/


코나몬텐코쿠(こなもん天国)라는 가게는 이름처럼 밀가루를 주재료로 사용한 타코야키, 오코노미야키, 쿠시카츠 등을 파는 가게인 것 같다.


도톤보리에는 큰 돈키호테 매장도 있다.


이치란라멘 이름을 들어본 것 같아서 사진을 찍었는데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아가씨들에 사진에 같이 담겼다. 


여기는 원조 타코야키 가게인 앗치치혼포라고 한다. 옆에는 이치란 라멘이 있고, 마츠사카 쇠고기를 판매하는 가게도 있다. 2월에 나고야와 교토를 다녀온 여행기에도 언급은 했는데 마츠사카 쇠고기 역시 일본의 3대 쇠고기로 꼽히기도 한다. 대개 오미 쇠고기와 코베 쇠고기가 두 자리 정도 차지하고,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여러 쇠고기들이 경쟁을 벌이는 양상이 아닌가 싶은데, 먹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한국에서 유명한 킨류라멘 광고도 보이는데..

음.. 뭐 그냥 그렇다고..


에비스바시를 건너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이라면 킨류라멘을 먹지는 않을 것 같은데 킨류라멘이 맛있냐 맛없냐의 문제를 떠나서 라멘이라는 음식 자체가 별로 입에 맞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고, 외국의 여행책자에 실려서 사람들이 몰리는 곳보다는 현지인들이 주로 찾는 숨겨진 장소를 찾고 싶은 마음이 있기도 하고... 날이 추울 때는 따뜻하게 국물과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이지만, 여기는 여전히 더운 곳이라 뜨거운 음식이 먹고 싶지는 않았다.


금요일이라 사람이 많은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이 사람들은 텔레비전에서 본 사람들 같은데 아마도 일본의 예능인이겠지 싶다. 역시 관심이 없어서 이름도 모르겠고 누군지 잘 모르겠다. 사진 밑에 이름이 적혀 있는 것 같은데, 잘려서 읽을 수가 없다. 어차피 누구인지 알아도 달라지는 것은 없을 터이니..


얼레.. 킨류라멘 점포가 여기에 또 있다. 

아마 사실 누가 이 곳이 맛집이라고 책에 써놓은 것인지 궁금하기도 한데, 언젠가부터 가이드북에 나오는 정보는 적당히 흘려버리는지라 잘 보지도 않고 보더라도 그냥 그런 것이 있는가보다 하면서 넘어가는 것이 대부분이기도 한데, 사람마다 취향이 다른데 특정한 사람의 경험에 바탕을 둔 정보를 무조건 신뢰하기 어려운 것도 있고, 뭐 그렇다.


아직 안 먹었어.


사토미와 영어회화를 한다면 이온에 다닐텐데..

난바역에서 다시 지하철을 타고 숙소로 돌아갈까 하다가 우메다로 갔다.


한신명물 이카야키나 먹어야겠다. 오사카의 기념품으로 전국에 배달이 가능하다고.


이 곳은 늘 사람이 끊이지 않는 것 같다.


돈이 없으니 심플하게 이카야키 세 장을 샀다.


이게 늦은 점심이 되겠다. 뭐든지 계속 늦어지는 것 같은데..


이카야키를 사서 나오니 이미 밖은 어두워졌는데 식기 전에 먹기 위해 적당한 곳에 앉아서 JR서일본의 와이파이에 접속해서 메일 확인을 하면서 이카야키를 먹었다. 역 건물에 있는 백화점 구경을 하고 다시 지하철을 타러 갔다. 


오사카역 주변은 공사중이어서 이래저래 복잡했다. 사실 지금도 오사카역 주변에 가면 길을 헤매는 경우가 다반사라서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를 부르면서 듀스를 소환하고는 한다.


JR을 타면 돈이 들어가니 돌아갈 때 역시 지하철을 타야한다. 어우~ 인파가 장난이 아니다.


지하철은 따로 돈을 내지 않아도 되니 우메다역에서 난바까지 지하철로 가서 난바워크를 구경하다가 저녁에 먹을 것을 사왔다. 시간은 빠르게 지나가고 딱히 뭘 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아, 오늘 일을 거의 안했다. 이 정도랄까..


마트에서 산 니기리즈시와


치라시스시를 저녁으로 먹었다.

그래도 삼시세끼를 잘 챙겨먹고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

  1. 오사카출장킷푸를 살 때 받은 지하철1일승차권이 정말 다음날까지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괜히 사용하지 않았다가 멀쩡한 승차권을 못 쓰게 될까 싶어서 그냥 써버렸다.칸사이공항역에서 살 때도 판매하는 아줌마에게 문의를 했는데 다음 날까지 사용해야 한다는 답변을 들어서..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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