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JAPAN/2016.08 아프니까 청춘이냐

귀국

2017. 12. 15. 00:43



지난 밤에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이케부쿠로에 있는 한 화장품 가게에서 파운데이션을 판다고 해서 그 곳을 찾아가보기로 했다.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하면서 짐을 맡겨두고, 이케부쿠로에 갔다가 시부야에 들러 전자매장 몇 군데를 돌아본 뒤 짐을 찾아서 공항으로 가면 될 것 같다. 아침 하늘은 구름이 끼어서 비가 올 듯한 모습이었는데, 잠깐 빗방울이 한두 방울 떨어지다가 곧 그치는 듯하였다.


토쿄역

예전의 서울역 모습과 비슷한데 이 건물이 원조 되시겠다. 아픈 우리의 역사를 떠올리게 하는 곳인데, 우편물을 하나 보낼 것이 있어서 중앙우체국에 가느라 잠시 들렀다. 우체국이야 각 동네마다 다 있겠지만, 아무래도 몇 번 다녀온 적이 있는 토쿄중앙우체국이 익숙해서 여기까지 왔다. 이케부쿠로에 갈 때도 신쥬쿠까지 츄오선 쾌속열차를 타고 가서 환승하여 빠르게 갈 수 있으니..


이케부쿠로역

시부야, 신쥬쿠와 함께 토쿄의 3대 부도심 중의 하나인 이케부쿠로인데, 그렇게 별로 정이 가지는 않는다.


이 사람들은 다 포켓몬고를 하느라 저러고 있다. 

데이터로밍을 안 하고, 포켓와이파이도 없는 것도 있지만 게임을 자주 하지 않아서 별 관심이 없다. 이 블로그에서 이미 썼는지 아닌지 기억이 없지만, 애니메이션, 게임, 성우 같은 쪽에는 관심이 0에 수렴하는 것 같고, 스포츠 만화 정도만 가끔 보는 정도. 요즘에는 일이 워낙 바빠서 만화 볼 시간도 없고, 신체적, 정서적인 부분이 모두 피폐해져 있어서 일하고, 그러다 배고프면 먹고, 일하고, 집에 와서 자는 생활만 하고 있으니..

 

혹시나 해서 마츠모토키요시에 들렀는데 역시나 없어서 음료수 한 병만 사서 나왔던 것 같다. 사토미 포스터가 탐나는데, 차마 남는 포스터 한 장 있으면 달라는 말은 못하겠고.. 어제 저녁 토쿄역 구내에서 와이파이 접속해서 인터넷에서 찾아봤던 매장을 찾아가서 파운데이션 두 개를 사고 시부야행. 


시부야역 안에는 닛신의 라왕(ラ王, 라오)이라는 인스턴트 라면을 끓여서 판매하는 가게가 있었는데, 일본의 라멘은 조금 기름기가 느끼하기도 하지만, 그럭저럭 먹을만 했던 기억이 있어서 라면 한 그릇 먹으려고 들어가보았다.


가격은 소비세 포함 263엔이라 귀국을 앞둔 막바지에 남은 잔돈을 털어내기 딱 좋은 금액이었다. 한국에서도 김밥천국에서 라면이 3,000원 정도가 아니었나 싶은데.. 이 가게에서 파는 라면의 종류는 돈코츠쇼유, 돈코츠, 시오, 미소, 쇼유가 있다. 돈코츠(豚骨)라는 것은 돼지뼈를 고아서 만든 국물이라는 뜻이고 쇼유(醤油)는 간장, 시오(塩)는 소금, 미소(味噌)는 일본된장을 말한다. 이 라면은 튀기지 않은 면이라고 하는데, 1년 여 전인가 라오 컵라면을 하나 사서 먹어본 적이 있었는데 매운맛이 주를 이루는 한국의 라면과는 달리 기름기가 많고 느끼한 맛이 없지 않았으나 그럭저럭 먹을만했던 기억이 있고, 시간이 넉넉하지 않은데 밖에 나가서 음식점 찾기도 귀찮아서..


봉지라면은 개당 108엔에 판매하고 있다고..

여기에서 라면을 끓여서 그릇에 담아주고, 먹을 자리를 제공하고 반숙 계란과 물을 주는 서비스비용에 영업이익을 더해서 155엔 정도라 할 수 있겠다.


번호표를 준다.

번호 자체가 순서를 뜻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주문이 섞이지 않도록 구분하는 의미인 듯하다.


여기는 라면을 끓이는 주방인데 타이머를 맞춰 놓고 일률적으로 같은 방식으로 라면을 끓이는 것 같다. 아마도 면을 넣는 시간이라든가 스프를 넣는 순서 등은 제조회사에서 추천하는 조리법에 따라 끓여서 나오지 않을까 싶다.


그냥 어떤 것이 잘 나가는지 물어봤더니 쇼유라고 해서 쇼유를 주문했다.

라멘은 느끼해서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라멘을 먹는다면 시오라멘을 고르지만, 이게 마지막 식사가 될 것 같으니 한 번 먹어보기로 한다. 아사히카와에서 관광안내소 직원에게 맛있는 음식점 추천해달라고 하니 라멘집을 소개해주었지만 가지 않았을 정도인데..


음.. 먹음직스럽다.

이타다키마스~!


적당히 냉방도 되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 난다.


한국에도 이런 매장이 역 안에 있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막 바글거리지는 않지만 계속해서 발길이 이어지는 것 같다.

먹었으니 잠시 시부야역 주변 구경을 해보기로 한다.

사람이 많은 곳을 좋아하지 않아서 금방 되돌아올 것 같기는 한데..


시부야역. 츠타야. 스타벅스...


방탄소년단 앨범이 나왔다고 홍보활동 중인데.

한국의 아이돌 그룹이라는 것 같은데 이름만 들어봤지 잘 모르는 그룹이라서..


사려는 책이 있어서 서점에 가서 봤는데 없어서 나왔다.

 

크래쉬 로얄이라는 게임이 여기서도 인기가 좋은가보다. 

게임을 거의 하지 않아서 잘 모르는 지라..


저 차량에 붙은 사진에 나온 소녀들이 일본의 걸그룹인가보다.

역시 관심이 없다..


귀여운 하치코버스

예전에 토쿄에 오면 시부야의 타워레코드에 꼭 들르고는 했는데, 요즘에는 음악을 잘 듣지 않다보니 어떤 가수가 있는지 어떤 노래가 유행인지 전혀 알지도 못하고 자연스레 음악과는 거리가 멀어진 것 같다. 가요프로그램은 워낙 아이돌 가수들 위주로 나오면서 보지 않게 되었고, 연중행사로 가끔 사용하는 MP3플레이어에는 몇년 전의 음악만 담겨있는 것 같다. 지금은 어디에 두었는지도 모르겠네..


전자매장 몇 군데 둘러보고 다시 시부야역으로 돌아왔다. 

슬슬 짐을 찾아서 공항에 갈 준비를 해야하는 시간이 된 것 같다.


다시 시부야역

신쥬쿠를 거쳐서 아사쿠사바시역으로 돌아가야하는데, 츄오선에 열차 지연이 발생했다. 이러다 나리타공항에 못 가는 것이 아닌가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몇 분 늦는 정도여서 큰 문제는 없었다. 혹시 모르는 일이니 케이세이선을 타야하나 싶은 생각도 드는데, 우에노역에서 케이세이우에노역까지 환승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니 이것저것 따지면 별 차이 없을 것 같아서 그냥 쾌속열차 나리타에어포트를 타고 가기로 하고 다시 아사쿠사바시역으로 갔다. 아사쿠사바시역은 나리타공항행 열차가 다니지 않지만, 츄오소부선 완행열차를 타고 킨시쵸에서 내려서 쾌속열차 나리타에어포트로 환승하여 갈 수 있다. 그런데 공항에 늦게 도착해서 비행기를 놓칠까 두려움에 이성이 마비된 것인지, 바보 멍청이라 그런지 굳이 토쿄역으로 가겠다고 반대방향인 아키하바라로 가서 토쿄행 열차를 타고 

 

이제 열차를 탔기에 이 열차가 무사히 제 시간에 도착하기만 바라고 있다.


창문 밖에 토쿄스카이트리가 보인다.

비싸서 아직 못가봤다.. ㅠㅠ


어느덧 이치카와인가보다.

토쿄도를 벗어나서 치바현에 들어왔다.


나리타역

다음역인 나리타다이니비루역에서 내리면 되는데, 나리타공항에는 흔히 말하는 출발 두 시간 전에 도착할 것 같다. 처음 개찰구 입장시에는 토쿠나이패스를 사용했기 때문에 나올 때는 토쿠나이패스의 이용범위를 벗어나는 구간에 대한 운임을 지불해야 하는데, 이 패스는 코이와역까지가 이용범위이므로 코이와부터 나리타다이니비루까지의 운임을 추가로 지불해야 해서 1,140엔을 냈다. 토쿄에서 타면 1,320엔이라 조금 절약되는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어차피 토쿠나이패스로 이용가능한 지역은 금액이 편도 운임이 비싸지 않아서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래도 180엔이 어디냐 싶지만..


나리타공항

어울리지 않게 비행기 출발 두 시간 전에 도착했는데 나리타공항에서 이스타항공은 3터미널로 가야한다는 것 같은데 거기가 어딘지 몰라서 길을 헤맸다. 한동안 아시아나와 대한항공을 탄 것도 있고, 나리타공항 출도착편을 저가항공으로 탄 적이 없어서 개념을 상실하고 있었다. 그래도 시간 여유가 있어서 짐을 맡기고, 공항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탑승구로 갔다. 3터미널은 비행기에 탈 때 버스를 타고 가서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 모양. 그다지 반갑지 않지만, 그러려니 해야지. 


그런데 비행기는 제 시간에 탔음에도 나리타공항에 이륙하려는 비행기가 밀려서 기다리다가 연료소모가 심해져 연료를 채우고 가야 한다면서 출발이 한 시간 반 정도 늦어졌다. 이게 제 시간에 출발해도 인천공항에 밤 9시 40분 정도에 도착할 터이고, 짐을 찾아서 나오면 10시는 될 터인데 도착이 늦어져 집에 갈 수 있을 것인지.. 항공사에서 죄송하다고 공항 근처에 있는 호텔방을 제공하겠다거나 택시비를 드린다고 할 리는 없을 터이니.. 이륙이 늦어진 것은 어쩌다가 한꺼번에 항공기들이 출발하게 된 공항의 사정이지, 항공사의 과실이라고는 아닌 듯 싶은데.. 


오래간만에 본 젯스타 항공기.

호주에서 오셨나봐요. 예전에 이 항공사 비행기 많이 탔는데..


배고파서 사먹은 비빔밥. 맥주도 하나 마셨던가..

도착이 늦어진 탓에 사는 동네까지 한 번에 가는 공항버스는 못 타고, 일단 고속터미널까지 가는 공항버스를 타고 가서 다시 버스 환승을 통해 겨우 집에 도착했다. 시간은 어느덧 2시. 9월 초인데 후덥지근한 섬나라에 있다가 와서인지, 밤이라 그런지 쌀쌀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끝 THE END 終

나카노 브로드웨이

2017. 12. 3. 22:23




토쿄에서 맞이하는 아침. 모처럼 열차시간에 맞춰서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부담감을 덜고 설렁설렁 시내 구경이나 하면서 여유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상경하는 도중 어떻게 될 지 몰라서[각주:1] 하루 더 여유를 두고 귀국일을 정해두어서 호텔에서 아침 식사로 투숙객에게 주는 빵과 커피를 먹고 텔레비전을 보다가 체크아웃 시간을 10분 정도 남기고 짐을 맡겨둔 뒤 가까운 역으로 가서 토쿠나이패스를 사고 열차에 탔다.


케힌토호쿠선을 타고 토쿄역에 도착.

여기서 츄오선으로 갈아타고 서쪽으로 갈 예정...

날이 무척 더워서 하루종일 전철 안에서 움직이고 싶지만, 그러기에는 여기까지 온 것이 너무 아까워서 계속 열차를 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


토쿄올림픽을 한답시고, 이렇게 역마다 알파벳 세 글자의 약자와 노선기호, 역번호를 새로 매겨놓았다.

노선의 경우 JT-토카이도본선, JO-요코스카선, 소부쾌속선(이 두 노선은 서로 직통운행을 하고 있다), JK-케힌토호쿠선, 네기시선(네기시선은 요코하마역에부터 케힌토호쿠선과 직통운행을 한다), JY-야마노테선, JC-츄오쾌속선, JB-츄오선(각역정차), JU-우츠노미야선(토호쿠본선), JA-사이쿄선, JJ-죠반선(쾌속), JL-죠반선(각역정차), JE-케이요선, JM-무사시노선, JS-쇼난신주쿠라인을 말한다. 토쿄 주변에서 3~4일 정도 시내 관광을 주된 목적으로 여행을 한다면, JY, JC, JB를 주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보다는 토쿄 서브웨이 티켓을 사서 토에이지하철과 토쿄메트로를 이용하는 것이 더 편리할 것 같다.


이 녀석이 케힌토호쿠선(京浜東北線) 열차로 달리는 E233계 전동차. 이 노선은 남쪽으로는 케힌(京浜), 즉 토쿄에서 요코하마까지의 토카이도본선과 병주하며, 북쪽으로는 토호쿠선이라는 이름처럼 간선인 토호쿠본선의 수요 분산을 하는 역할을 하면서 운행하고 있다. 당연히 출퇴근 시간에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 번잡한 노선이다.


버라이어티한 신칸센 노선. 토쿄역에서 토호쿠, 야마가타, 아키타, 홋카이도, 아키타, 죠에츠, 호쿠리쿠신칸센이 출발한다. 오미야역에서 죠에츠, 호쿠리쿠신칸센이 분기하며, 야마가타신칸센은 후쿠시마역, 아키타신칸센은 모리오카에서 분기한다. 제 돈 주고 이 신칸센을 탈 마음은 없으므로..


의외로 매표소가 한산하다.

머피의 법칙인지 표를 구입하거나 지정석권을 받을 때는 사람들이 많은데, 정작 사지 않을 때는 한산한 모습이다.


츄오쾌속선(中央快速線)을 타기로 한다.

츄오-소부선이라 하여 각역정차열차는 직통운행을 하기도 하지만, 쾌속의 경우 토쿄를 중심으로 서쪽으로 츄오쾌속선, 동쪽으로는 소부쾌속선이 다닌다. 각역정차 열차는 쾌속열차와 달리 오챠노미즈역에서 킨시쵸역 사이에서 츄오-소부완행선을 운행하는데, 이 사이에 아키하바라, 아사쿠사바시역이 있다.


이런 사진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다...

이온에서 영어를 배워야 하는가..


나카노역에 내렸다.

나카노역은 토쿄메트로 토자이선의 시발역이기도 하다.


작업복을 입은 아저씨는 친구를 빼닮아서 소리내서 부를 뻔했다.


토쿄메트로와는 다른 디자인의 JR의 역명판이다.


날이 더워서 아이스커피 한 잔 마시러 스타벅스에 들어갔다가 와이파이가 된대서 사용하려고 했더니 뭔가를 절차가 있다는 것 같고, 귀찮아서 안 했다. 지금은 와이파이 접속 방식이 바뀐 것 같던데.. 커피도 내가 시킨 것과 다른 것을 주었는데 생각없이 마시다가 이상해서 물어보니 미안하다고 새로 주더라는..


예전부터 나카노 브로드웨이에 가보고 싶었다.

오타쿠의 성지라는 곳이 어떤 곳인가 궁금하기도 하고, 장난감과 인형, 그리고 눈에 띄는 책이 있으면 사볼까 싶기도 해서.. 인형이나 장난감 모으는 것을 좋아하지만, 언제나 가장 큰 이유인 돈이 없고, 집이 좁아서 보관할 만한 공간도 없는 것이 문제라서.


요즘에는 음악을 잘 안 들어서 어느 가수가 인기가 있는지도 모르겠고, 일본 가수는 더 관심이 없어서 여기는 적당히 보고 나왔다.


말로만 듣던 만다라케 앞에 왔다.

레고와 인형을 사고 싶지만 집에서 쫓겨날 것 같다.


코리락쿠마 쿠션 갖고 싶으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친구 한 녀석은 쿠데타마에 꽂혀 있다고.


아다치 미츠루의 명작 터치 전권 세트를 갖고 싶으다..


의류, 포스터, 피규어 등 갖가지 물건들이 있다.

잭슨형 ㅠㅠ


헨야..

이름처럼 이상한 곳 같다.


어릴 적에 오락실 앞에 지나다니면서 봤음직한 게임기들이 있다. 오락실에는 두세 번 가본 것 빼고는 별로 흥미가 없어서 잘 안 갔다.


중고 장난감인가보다.


근육맨이다..

멍청하게 생겨서 별로 마음에 안 든다.

이런 것은 전혀 취향이 아니다..


철도와 열차 모형도 있는데 철덕들이 많이 올 것 같다.


희소성이 있는지 가격이 꽤 비싸다. 이런 것을 잘 사고 파는 것도 꽤나 짭짤한 돈벌이가 될 것 같기도 한데, 철도 모형 구입하는 사람들이 부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계속 돌아다녔더니 배가 고파서 일단 점심을 먹어야 할 것 같은데 저렴한 회전초밥집이 보이지만, 빵집에서 풍겨나오는 냄새가 좋아서 빵을 산다.


나카노 브로드웨이를 나오면 나카노 썬몰이라는 상점가와 이어진다.


천장에 아케이드가 있는 이 상점가에는 평일 대낮인데도 사람들이 제법 많이 지나다니는 듯했다. 관광객들도 있겠지만, 아마 덕후끼가 있는 사람들이 주로 오지 않을까 싶은데.. 아닌가.


빵 냄새가 좋아서 안에 들어가 메이플메론빵과 카레빵을 사서 나왔다. 당장 먹고 싶은데, 안에서 먹을 자리는 없는 것 같고, 날이 더워서 길거리에서 먹기도 그래서 일단 들고 나카노역으로 걸어갔다.

가게 이름은 봉쥬르봉인가보다.

프랑스어 이렇게 읽는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타베로그 화제의 가게라고 하니 꽤 알려지고 좋은 평가를 받는 상점인가보다.


9월의 토쿄는 여전히 덥다..

다시 나카노역으로 돌아와서 츄오선 열차를 타고 신쥬쿠로 갔다.


유흥가에 흔한 무료안내소

안내소라고 하지만 관광안내소 같은 것이 아니고, 풍속업 안내소가 되겠다. 연령, 체형, 시간 등을 정해서 거시기를 하는 곳이라고 하는데, 사진과 실제 모습이 큰 차이가 있는 경우도 있다고.. 이런 것에는 별 관심이 없어 직접 가보지는 않아서 잘 모르겠다.


아직 낮이라 그런지 호객행위가 활발하게 이루어지지는 않는 듯하다.


어머니께서 파운데이션 하나 사서 오라고 하셔서 비쿠카메라에 가서 구경을 하다가 광고사진을 보게 되었다. 찾는 물건은 없고..


이 아가씨 데리고 한국으로 가고 싶은데..


아~ 안타깝다..


여성용 화장품 코너에서 어슬렁거리는 것이 무척 어색하다.

설마 BT라고 여기지는 않겠지..


아침에 체크아웃했던 호텔에 가서 맡겨둔 짐을 찾아서 나왔다. 연박을 하려고 했는데 만실이라 어쩔 수 없이 아사쿠사바시에 있는 호텔로 옮겨야 했다. 혹시 모르는 일이라 홋카이도에서 상경하는 일정을 계획할 때 예비일로 하루를 더 두었던 탓에 예약한 항공권을 변경하는 비용이 숙박비보다 더 비싸서 그냥 하루 더 눌러 앉기로 했다. 모아둔 포인트를 쓸까 하다가 돈이 만 엔 정도 남아 있어서 나중에 엔화가 급등했을 때 쓰기로 하고 현금으로 결제를 했다.

호텔 방으로 들어가서 텔레비전을 보다가 스키야에 가서 저녁을 먹었는데, 점원이 일본인이 아닌 동남아시아나 서남아시아 출신으로 보이는 사람들이었다. 얼핏 보아서는 부녀로 보이는데, 별로 궁금하지도 않고 외국인이 너 어디에서 왔냐고 물어보는 것도 그렇고 해서 그냥 밥만 먹고 나왔다. 이 동네는 아키하바라가 가까워 전자상가라든가 AKB48 등의 아이돌 그룹이라든지 애니메이션의 성우들의 팬들이 많이 찾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쪽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서 아는 것이 없다...

저녁을 먹었으니 편의점에서 캔맥주 사서 호텔 방으로 들어가는 뒷모습을 보면 찡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 '일본의 흔한 직장인 아저씨' 모습을 그대로 따라하게 되었다. 편의점이란 곳도 처음에 일본에 왔을 때는 무척 신기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자주 다니게 되면서 편의점에서 파는 상품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마트나 드럭스토어를 찾는 일이 많아졌다.

  1. 중간에 호우나 태풍에 의해 열차운행이 중지되어 발이 묶인다거나, 컨디션 난조로 장거리 이동이 어려워질 경우를 염두에 두고 여유있게 일정을 계획했다. [본문으로]








조용하고 평화로운 시로이시역


저 학생들은 센다이 방면으로 가려는 것 같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에 가는 것일까, 학원에 가려고 센다이로 가는 것일까. 저 아이들에게 별로 관심은 없지만 열차를 타거나 기다리는 것이 지겨워지다보니 사람 구경을 하면서 별 생각을 다 하고 있다.


역 바깥으로 보이는 저 건물은 아마도 시로이시성인가보다. 후쿠시마행 열차 시각이 얼마 남지 않아서 다녀올 여유는 없다. 그러게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오우본선을 타고 왔어야 하는데.. 두 시간 더 잔다고 늦게 나온 것이 발목을 잡는다.


1번과 2번 선로는 하행열차, 3번 선로는 상행열차가 다니는 모양이다.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2번선에서는 센다이 방면에서 온 열차가 회차하여 다시 내려가는 것 같다. 센다이가 토호쿠지역에서 가장 큰 도시인 만큼, 지방에서는 보기 힘든 6량 편성의 열차가 다닌다.

 

후쿠시마행 쾌속열차가 들어오고 있다. 모처럼 보게 된 4량 편성의 열차인데, 몇몇 역에만 정차하지 않아서 보통열차에 비해 7분 가량 빠른 정도에 불과하다. 센다이에서 후쿠시마까지는 토호쿠신칸센이 동일한 구간을 운행하고 있지만, JR에서 이 병행재래선을 제3섹터화하지 않았다는 것은 신칸센처럼 엄청난 수익은 아니겠지만 꾸준히 돈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호쿠리쿠신칸센 개업을 하면서 병행재래선 구간인 호쿠리쿠본선이 에치고토키메키철도와 IR이시카와철도라는 제3섹터 회사로 이관되었고, 얼마 전에 탔던 도난이사리비철도선 역시 원래 JR의 에사시선이었지만, 적자구간이었기에 신칸센 개통을 핑계로 연선 지자체에 반강제적으로 떠맡긴 것이다. 그렇다고 폐선을 하자니 이 지역에서 열차를 타고 통학, 통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라 결국 운임을 인상하였지만, 지자체의 보조금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다고 보면 되겠다.

 

가까이 보니 열차에 사람들이 꽤 많다. 아마도 학생들의 하교시간과 겹치기도 해서 승객이 바글바글한 모양이다.


토호쿠신칸센 선로와 나란히까지는 아니고 한동안 비슷한 방향과 경로로 남쪽으로 향하고 있다.

 

이 동네에 산과 구릉이 있어서 오르막을 오르기도 한다.


야트막한 산을 오르고 있다.


후지타역

텔레비전에 자주 나오는 방송인 후지타 사유리의 성씨인 후지타와 같은 한자를 쓰고 있다. 어쩌다 알게 된 사람 중에도 동명의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있기는 하다. 그래봤자 연락도 잘 하지 않지만..


센다이에서 후쿠시마까지 철도 거리는 79km라고 하는데, 이 거리를 74분에 주파한다니 1분에 1km보다 조금 더 가는 정도의 속도라고 보면 되겠다. 신칸센을 타면 22분 걸리는데, 결국 돈이 있고 없고의 차이. 시간은 금이라고 하지만, 돈이 없으니 이 짓거리를 하고 있다.


내릴 때는 버튼을 눌러서 문을 열고 나가란다. 겨울에 추운 동네의 특징이다.

 

열차는 17시 20분 도착 예정이었는데, 약 2분 정도 늦게 도착했다.


서둘러 쿠로이소행 열차로 갈아탔다. 환승연계를 위해서 열차가 늦게 들어오면 후속 열차의 출발이 조금 늦어지는 경우가 있기도 한데, 사람이 많다고 해도 대도시권역에서 밀려드는 사람들에 비하면 얼마 되지 않는 수준이라..

 

후쿠시마역은 야마가타신칸센이 토호쿠신칸센에서 분기되는 곳인데, 야마가타신칸센은 아키타신칸센처럼 신칸센 전용 선로를 설치한 것이 아니라 재래선을 개궤하여 협궤를 표준궤로 만든 미니신칸센이다. 신칸센이라 불리기는 하지만, 법적으로는 신칸센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고, 같은 흙바닥 노반에 개궤만 하여 표준궤 차량이 다닐 수 있도록 하여 재래선 선로에 있는 철도건널목 등의 장애물이 그대로 남아 있어 속도를 끌어올릴 수 없어서 시속 130km로 속도 제한이 있다.

 

사진이 흔들려 개떡 같지만 무슨 성 같은 건물이 있어서..

어딘지도 잘 모르겠다.


쿠로이소역에 도착해서 우츠노미야행 열차로 환승을 한다. 우츠노미야부터는 토쿄까지 한 번에 가는 열차가 있는데, 한국의 수도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하철과 비슷한 열차가 약 두 시간에 걸쳐서 109.7km를 달리는, 수도권 전철 1호선의 소요산-인천 구간보다 더 먼 거리다. 우츠노미야에서 한 번에 토쿄까지 가는 열차는 자주 다니지 않아서 열차시간을 잘 맞추지 못하면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기도 해서, 쇼난신쥬쿠라인을 타고 아카바네에서 환승하여 가는 것이 더 빠른 경우가 있다. 외국인용 패스인 JR패스나 이 구간이 포함된 JR동일본에서 발행한 패스를 구입하는 경우라면 나스시오바라역에서 신칸센으로 갈아타는 것이 빠르고 편하겠지만, 들고 있는 차표가 원래 내국인용으로 발행된 보통, 쾌속열차 전용인 청춘18이라 별 수 없이 시간과의 전쟁을 해야한다. 그냥 마음 편하게 토호쿠본선 열차를 갈아타면서 가기로 한다. 어차피 도착 시각은 큰 차이가 없을 것 같고, 짐 끌고 다니기 힘들어서.. 모리오카역에서 아이스크림 사먹은 뒤에 음료수만 마시고 아무 것도 안 먹고 있다. 

 

우츠노미야행 15호차 3번 도어라고 한다. 자그마치 15량의 열차가 한데 묶여서 다니는 것이다.


카타오카역. 아직 토치기현을 벗어나지 못했다.


우츠노미야에 도착해서 어깨와 양팔에 짐을 들고 낑낑거리며 내렸다. 여전히 토치기현이다.


우츠노미야역

토호쿠본선(우츠노미야선) 및 닛코선의 환승역이다.


닛코선 승강장은 보통의 역과는 다른 분위기로 만들어놓았다.

닛코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에도막부의 창립자 토쿠가와 이에야스가 안장된 곳인데, 국보 8점과 중요문화재 34점이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10년 전에 다녀온 적이 있기는 한데, 당시에는 일본어를 거의 못하기도 했고, 출발을 늦게 해서 여유있게 보고 오지 못하여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가볼까 한다. 신쥬쿠에서 출발하는 JR의 특급 닛코, 키누가와와 토부철도의 특급 스페시아닛코, 스페시아키누가와를 타는 것이 편한데, JR토쿄 와이드 패스[각주:1]가 가장 편하다. 신칸센으로 우츠노미야에 가서 JR닛코선으로 환승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JR닛코역의 위치가 개떡 같아서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JR이 자기네 닛코역이 있으면서도 토부철도와 직통운행을 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이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예약한 단골 호텔에 도착이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늦어질 것 같아서 미리 전화로 알리고, 다시 상행 열차를 타러 갔다. 청춘18 승차권으로 아모리오카부터 보통열차 타고 가고 있다고 하면, 저 녀석 철덕이라고 생각할까봐 차마 말은 못하고, 몇 가지 일이 있어서 늦어질 것 같다고 둘러댔다. 사실 나는 돈이 없어서 이렇게 이동하는 것이지 각역정차에 의미를 두지도 않는데, 한 번 쓰고 남은 승차권이 있어서 버리기는 아깝고 그렇다고 일본에 가서 이걸 팔자니 본전을 못 건질 것 같아서 사용하는 것이라.. 정작 이 승차권의 4회분은 9,480엔이고 홋카이도에서 혼슈로 넘어올 때 쓴 돈이 6,030엔, 그리고 하치노헤에서 모리오카까지 3,500엔을 때려부었으니 열차타는 것만 19,010엔을 쓴 셈이다. 시간이 많이 걸리니 중간에 간식도 많이 먹게 되고 결국 돈 아끼는 것도 아니고 몸만 힘들고 종일 열차를 타기만 해서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


오미야역

이제 토쿄가 눈앞에 있다!


이 열차는 토호쿠본선 운행을 마치고 계속해서 토카이도본선으로 달리게 된다.


아아~ 드디어 토쿄에 도착했다!!

185계 똥열차 쇼난라이너가 있다. 이 열차는 아직까지도 특급 오도리코로 운행도 하고 있다.


신칸센도 거의 끝물이라서 한 시간 남짓에 갈 수 있는 곳들까지만 운행을 한다. 천재지변이나 운행장애가 발생한 불가피한 경우를 빼고는 일본의 신칸센은 자정 이전에 종료하도록 되어 있다.

이제 케힌토호쿠선으로 갈아타고 오늘의 숙박지로 간다. 13시간 넘게 열차를 타거나 기다리면서 보낸 긴 하루가 이렇게 끝나간다. 쓰러지기 직전이다...

  1. 이 패스는 외국여권만 가지고 있으면 체류자격과 상관없이 구입할 수 있다 [본문으로]


열차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열차 사진만 찍는 것은 좋아하지 않고, 풍경이 좋은 장소의 사진, 그냥 눈에 띄는 사물이나 장소가 우선인데 계속 열차를 타고 있으니 열차 사진만 줄창 찍게 된다.


코고타역에 내리자마자 곧 센다이행 열차가 들어왔다. 열차 출발 시각까지는 시간이 20분 가까이 남았는데 미리 입선하여 대기하는 것 같다. 토호쿠본선에서 보통열차는 한 열차로 계속 달리는 것이 아니고 모리오카-이치노세키, 이치노세키-센다이, 센다이-후쿠시마, 후쿠시마-쿠로이소와 같이 1시간 전후 걸리는 구간을 운행하고 , 구간별로 열차를 계속해서 갈아타면서 가야 한다. 승차인원이 많은 시간대에는 이치노세키에서 센다이까지 한 번에 가는 열차가 있지만, 낮 시간에는 이 구간을 이치노세키-코고타, 코고타-센다이로 나누어 운행을 하기에 이 열차를 타고 센다이에 내려서 다시 후쿠시마행 열차로 갈아타야 한다. 2011년에 일어난 후쿠시마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인해 여전히 방사능 위험이 있기는 하지만, 후쿠시마역은 후쿠시마원전사고가 일어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와는 거리가 있는 편이고, 시간이 꽤 지나서 잠시 들렀다 가더라도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 같지만.. 


이 열차는 JR동일본의 719계 전동차. 예전에 탄 적이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데, 토호쿠본선이 과거에는 토쿄와 토호쿠지역을 이어주는 주요 간선이었기에 전 구간에서 전철이 다니고 있다. 토카이도본선, 산요본선, 카고시마본선 등 주요 간선은 대부분 복선 전철화가 되어 있는데, 카고시마본선 중 큐슈신칸센 개통과 함께 제3섹터 철도회사인 히사츠오렌지철도로 넘어간 야츠시로-센다이(川内)[각주:1] 구간에서는 디젤 동차로 영업을 하고 있다고. 타보지 않아서 진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시간대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 2량 편성의 열차를 결합하여 4량으로 운행하기도 하는데, 처음부터 열차를 만들 때 병결 및 분리를 염두에 두어서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도록 중간에 관통문을 만들어두었다.


쿠모하 719-1 이라 써있는데, 쿠모(クモ)는 제어전동차를 뜻하는 말이고, 하(ハ)는 보통차를 뜻한다고 한다. 사실 잘 몰라서 일본 웹에서 찾아서 알게 되었는데, 뭐 그냥 열차타는 것을 (길어야 2시간이지만[각주:2]


뒤에 병결된 2량 열차의 선두차량


지금 서 있는 위치가 진행방향 기준으로 4량의 열차 중 3번째 차량의 앞문 근처다.


센다이까지 가는 열차의 간격은 거의 한 시간 정도 되는 것 같다. 하교, 퇴근시간이 가까워지면 열차 배차간격이 조금 더 촘촘해져서 다니는 열차가 늘어날 것 같다. 대도시의 지하철처럼 승객이 늘 많은 것이 아니라서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도 '우선석(優先席.유센세키)' 이라 하여 노약자 및 임산부 좌석을 만들어 놓고 있다. 아주 간혹 우선석에 앉는 멀쩡한 아저씨들이 있기도 하지만 대개 자리를 비워두는 것 같다. 초고령화 사회인 일본이라서 노인들이 많이 타서 좌석이 빈 채로 오래 가지는 않는 것 같지만..


이 열차에는 차장이 동승한다.


차량이 4량이나 되기에 자리는 여유가 있는 편이었다.


승차율은 50% 정도 되는 것 같다.


반대편에 같은 형식의 열차가 지나가는데, 이 열차는 양쪽에 두 명씩 앉을 수 있는 크로스시트와 한국의 지하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롱시트가 함께 있는 특징이 있다.


일본에서는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하는 경우가 드물고, 타인과 신체접촉을 꺼리는 경우가 많아 어설프게 빈 좌석이라면 저렇게 짐을 두고 편히 갈 수 있다. 한국 같으면 어떻게든 엉덩이부터 밀어넣고 나서 쩍벌신공을 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이 열차에는 빈 좌석이 많아서 별 상관없을 것 같다. 사람들이 많이 탄 열차에서 쩍벌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로블로를 날려주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맞은 편에 앉은 언니의 기타 케이스에 FKSM어패럴이라는 패치가 붙어 있는데, 후쿠시마현의 의류, 소품류를 판매하는 소규모 기업의 브랜드라고 한다. 저 언니 가방이 3개에 기타까지 있다. 뮤지션인가..


t손가락이 문에 끼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

상상만해도 끔찍한데..


가장 마지막 차량에 탔기에 차장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날씨는 좋아서 이런 날에 열차 안에 갇혀있는 것이 아쉽지만, 열차 밖으로 나가면 더워서..

 

토호쿠지역이 일본에서 쌀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곳인데, 문제는 후X시마..


아타고역

다음역은 마츠시마역인데, 일본 삼경으로 꼽히는 마츠시마와는 조금 거리가 있다. 더 가까운 역은 센세키선(仙石線)의 마츠시마카이간(松島海岸)역이고, 대부분 이 곳에서 마츠시마 유람을 시작한다. 마츠시마에는 두 번 다녀왔는데 모두 돈이 없어서 유람선을 못 타봤고, 유람선 승선비를 낼 만큼은 되는 지금은 시간이 없어서 마츠시마 보겠다고 센다이까지 가는 것이 쉽지도 않고..


마츠시마역


열차가 출발하면서 사진이 흔들렸다...


맞은편의 아가씨는 주무신다. 마츠코 디럭스라는 저 아저씨는 여장을 하고 나오는데 동성애자라고 한다. 인기가 좋은지 일본 호텔에서 씻고 나와서 텔레비전을 틀면 이 아저씨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나 광고를 자주 보게 된다. 어쩌다보니 그렇게 된 것인지는 몰라도..


열차 안에서 잠시 마츠시마의 경치를 감상한다. 이 곳에는 두 번 다녀온 적이 있는데 마지막이었던 2009년 겨울에 해안가에 있다가 쓰고 있던 모자가 바람에 날려 바다로 빠진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다. 여름이었다면 물에 들어가 건져오려고 했는데 겨울이어서 그냥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흑흑 ㅠㅠ


마츠시마라는 이름처럼 소나무와 섬이 있는 곳인데, 섬이 한두 개가 아니고 260여 개가 있다고 한다.


시오가마역

지겨워지고 있지만 센다이에 거의 다 왔다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다.


저 멀리 신칸센 고가선로가 보인다. 센다이역에서 토호쿠본선과 토호쿠신칸센이 합류를 하므로 센다이역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의미다.

 

수확을 앞둔 논 옆으로 열차는 달린다.


비행기를 타고 싶다...

아오모리에서 열차를 탄 지 7시간 가까이 되어가고 있는데 아직 센다이에 도착하지 못했다니..  흑흑 ㅠㅠ


센다이에는 15시 40분에 도착했다. 여기서 후쿠시마행 열차로 갈아타야 하는데, 20여 분 정도 남았다. 역 안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기도 귀찮고, 열차 밖으로 나오니 더워서 후쿠시마행은 아니지만 상행 열차인 시로이시행 열차에 탔다. 열차를 타거나 기다리거나 하면서 6시간 정도 보냈더니 슬슬 움직이는 것도 귀찮아지는 것 같다. 열차 안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해서 꼼짝도 못하고 가다가 10여 분 정도 지나니 사람들이 하나 둘 내리기 시작해서 겨우 여유가 생겼다. 

 

츠키노키역. 이 역에서 아부쿠마급행선(阿武隈急行線)으로 환승할 수 있단다. 아부쿠마급행선은 츠키노키역에서 후쿠시마역까지 운행하는 노선인데, 철도회사나 노선의 이름은 급행이지만 실제로는 토호쿠본선으로 가는 것이 2배 가까이 빠르다. 더군다나 청춘18 승차권이 있으면 JR선을 타는 동안 추가로 돈을 내지 않아도 되기에 처음 들어보는 노선을 타보겠다고 환승할 필요가 전혀 없다. 예상하지 않았던 키코나이에서의 1차 신칸센 워프와 늦잠으로 벌어진 하치노헤에서의 2차 신칸센 워프로 8천엔 이상을 날려먹었기 때문에 그럴 여유가 없다.


키타시라카와역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갓쇼즈쿠리로 유명한 시라카와고와는 관계가 없는 곳이다.


사람이 바글바글했던 열차는 이렇게 빈 자리가 넘쳐나고 있다.

 

기껏해야 한 시간 정도 후면 어두워질 것 같다.

 

토호쿠지역은 일본의 곡창지대이므로 논을 계속 볼 수 있다. 후쿠시마현도 도도부현 쌀 생산량 상위 10개 현에 들어가는 지역이었는데, 지금은 어떤지 잘 모르겠다.


어쨌든 이렇게 벼가 익어가고 있다는 거..

 

키타시라카와역

열차가 다소 지연이 되기는 했지만, 어차피 뒤늦게 출발한 후쿠시마행 열차를 기다려야 해서 별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위험하니까 선로를 횡단하지 말라고 한다. 안 해..

 

열차는 종착역인 시로이시를 향해 가는데 썰렁하다. 센다이가 토호쿠 최대의 도시라고 하지만 30분 이상 벗어나면 이렇게 열차를 이용하는 사람의 수가 확 줄어든다. 토쿄를 비롯한 칸토의 수도권지역과 칸사이의 오사카 근교, 그리고 한국의 수도권의 유동인구가 얼마나 많은지 새삼 느낄 수 있다.

 

차장이 여성이었나보다.


시로이시역

시로이시역에서 약 1.7km 떨어진 곳에 시로이시자오역이라는 신칸센역이 있는데, 하야부사는 무조건 통과하고, 야마비코만 정차하는데 평균 한 시간에 한 편 정도 정차한다고. 토쿄까지는 1시간 49분 걸린다고 하는데 자유석 가격이 9,830엔이라고 해서 고민없이 포기했다. 보통열차를 타면 앞으로 6시간 정도 걸리니 시간당 마음 편하게 4시간과 10만원을 바꾸는 셈치고 계속 보통열차를 이어서 타고 가야겠다. 4시간에 만 엔 가까이 아꼈으니 시간당 2,500엔 벌었다는 셈치고..

후쿠시마행 열차는 10여 분 후에 도착한다. 타고 온 열차가 그랬듯 조금의 지연될 가능성도 있을 터. 대개 구간별로 나누어진 열차 시각이 도착역에서 출발하는 열차와 연계가 되도록 시간표를 만들어두어서 큰 걱정은 없지만, 수도권으로 가기 전에는 열차 운행 간격이 긴 편이라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므로 긴장을 놓지 않고 열차를 기다린다.



  1. 토호쿠 최대의 도시이자 이 포스트에서 향하고 있는 센다이(仙台)가 아니다. [본문으로]
  2. 열차종류 불문하고 2시간을 넘어가면 지겨워진다. 비행기도 마찬가지이며, 잠들었을 때나 아무렇지 않을 뿐.. [본문으로]



하치노헤에서 추가로 지불하는 금액 없이 탈 수 있는 JR의 재래선은 가려는 방향과는 전혀 다른 곳으로 가는 하치노헤선(八戸線) 뿐인데, 이 노선을 타면, 종점인 쿠지(久慈)역에서 하치노헤선이 끝나고, 이후에는 산리쿠철도라는 사철회사의 키타리아스선(北リアス線)으로 해안선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서, 미야코(宮古)역에서 다시 JR의 야마다선(山田線)으로 환승하여 모리오카까지 가는 빙빙 돌아가는 경로에다, 키타리아스선은 청춘18로 이용할 수 없는 사철구간이므로 추가적 비용이 드는데다, 모리오카에 도착하는 시간이 늦어서 당일에 토쿄까지 갈 수 없다. 그래서 다른 경로를 생각해보니 아래와 같았다.


1) 하치노헤역에서 모리오카역까지 아오이모리철도 IGR은하철도를 타고 간다.

2) 하치노헤역에서 모리오카역까지 신칸센을 타고 워프를 한다.


두 옵션을 열차 시각표를 찾아서 계산을 해보니

1) 하치노헤역에서 세 시간 이상 기다려서 모리오카행 열차를 타야 하며, 모리오카역 도착시각은 오후 4시에 가까워서, 신칸센이 아니면 당일에 토쿄에 도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모리오카역까지 이동하는데 필요한 비용은 아오이모리철도와 IGR은하철도 운임 3,040엔이 든다. 재래선 가격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고액이다. 

2) 하치노헤역에서 모리오카역까지 신칸센을 타고 가서, 모리오카부터 보통열차를 이어서 타면 토쿄역에 밤 10시 38분 도착할 수 있다. 모리오카까지 신칸센은 4,020엔이고, 이후에는 추가 비용이 필요하지 않다.


결국 2)번을 선택하기로 하였고, 매표소에 가서 모리오카행 신칸센 승차권을 샀다. 신칸센 하야부사는 전석지정석이라서 4,020엔을 예상했는데, 30여 분 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에 모리오카 이북 구간은 승차율이 높지 않아 좌석의 여유가 있어서인지 매표소의 직원이 알아서 입석 특정특급권을 주면서 보통차 빈 자리에 앉아서 가라고 한다. 덕분에 지정석 요금 520엔을 절약하게 되어, 이 돈으로 가는 길에 아이스크림이라도 사먹을 수 있게 되었다.


열차에 타고 통로쪽 빈 자리를 찾아서 앉아서, 짐을 정리하다보니 어느새 니노헤역을 지나고 열차는 이와테누마쿠나이역에 다가가고 있다. 친절하게 열리는 문의 방향도 안내하고 있다.


이와테누마쿠나이에서 사람들이 내리기 위해 문 앞으로 가고 있다.


이와테누마쿠나이역에 정차. 이 열차는 신하코다테호쿠토에서 출발해 모리오카까지 모든 역에 정차하는 '토호쿠본선의 코다마' 급의 열차다. 모리오카를 지나서는 센다이, 오미야, 우에노에만 정차하는데, 오미야 이북 센다이 이남 지역은 야마비코, 나스노 열차가 하야부사가 무시하고 통과한 역들을 커버하는 식으로 보완을 하고 있다. 하야부사는 토쿄, 오미야, 센다이, 모리오카, 신아오모리를 기본 정차역으로 하고, 열차에 따라 정차역을 추가하고 있는데 토쿄에서 신아오모리 구간은 약 4시간 30분 정도 걸린다고 생각하는 것이 마음 편한 일이다.


인증샷..


모리오카역에 37분만에 도착했다.

이래서 돈이 좋은가 보다.

그런데 보통열차만 타기로 해놓고 이틀 연속으로 신칸센을 타면서 돈 낭비를 하고 있다니.. ㅠㅠ


이제부터는 재래선 열차를 타고 상경길에 올라야 하므로 신칸센 개찰구를 지나야 한다. 두 번째로 돈을 주고 산 신칸센 승차권과 특급권인 만큼 기념으로 자동개찰기에 넣지 않고 무효도장을 받아서 나왔다.


모리오카 이남 지역은 재래선 수요가 그럭저럭 있는 편이라 신칸센과 병주하는 토호쿠본선 역시 JR동일본이 그대로 운영하고 있다. 이치노세키까지 가는 열차는 하나마키시, 키타카미시, 오슈시, 이치노세키시 등의 통근, 통학 수요가 있는 지역을 다닌다. 701계 전동차를 2량 또는 4량 편성으로 만들어 운행을 하는데, 수요가 많지 않은 낮 시간에는 2량 편성으로 운행을 하고, 출퇴근 시간 전후로 4량 편성 운행을 한다고.


환승 시간이 충분한 편이라서 서두르지 않고 재래선 승강장으로 갔다.


열차의 행선지인 이치노세키(一ノ関)는 이와테현의 남쪽에 있는 도시로, 미야기현과 접한 지역이다. 이치노세키 역시 토호쿠대지진 당시 피해를 입었던 곳인데 벌써 5년이 지났다.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은 낮 시간에 다니는 열차라 2량 편성으로 운행을 한다. 사람이 많지도 않고 적지도 않아서 열차에 탄 사람들은 모두 자리에 앉아서 갈 수 있을 만큼의 적당한 수준이었다. 철도회사 입장에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타기를 바라겠지만..


하나마키역

사진에 나온 여학생을 피해서 사진을 찍다보니 뭐 이렇게..


운임이 무섭게 올라가고 있다. 저 돈을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 다행이다.


열차가 다니는 지역은 시골이다.


히라이즈미역

히라이즈미에 있는 츄손지(中尊寺), 모츠지(毛越寺), 칸지자이오인 유적지(観自在王院跡), 무료코인 유적지(無量光院跡), 킨케이잔(金鶏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고 한다. 이 유적을 직접 본 적이 없고, 가까운 시일 내에는 다녀올 기회가 없을 것 같지만 요즘 벌어지는 일에 대해 유네스코라는 단체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있어서.. 사실 국제기구라는 것도 분담금을 많이 내는 강대국 손아귀에서 놀아나고 있기에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 편이기도 하고.


차창 밖으로는 풀만 보인다...


야마노메역 명판

오래 전에 만들었나보다.


이치노세키역에 도착했다.

임시관광안내소가 있지만 지금 관광따위 할 시간이 없다.


타고 왔던 열차는 모리오카행으로 행선지를 바꾸어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호텔 간판이 눈에 띈다.

 

이치노세키역 주변 어딘가의 모습

JR은 철도회사지만 렌터카 사업도 하고 있다. 철도가 모든 곳에 이어져 있는 곳이 아니기에 철도이용객의 편의 증진과 렌터카 사업을 하고 있는데, 관련 분야의 사업 다각화는 수익증진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다시 역 안으로 돌아와서 코고타행 보통열차를 기다린다. 코고타행 열차는 시간당 한 편 정도 편성되어 있어서 열차를 놓치면 한 시간 가까이 더 기다려야 한다. 명색이 토호쿠본선이 일본철도에서 중요한 간선이기는 하지만, 신칸센이 개통된 이후로는 사실상 지역 내에서 1시간 내외로 오가는 곳까지만 운행을 하면서, 급행, 특급열차는 거의 운행하지 않고 있다. 그나마 침대특급 호쿠토세이와 카시오페아가 다니기는 했지만 이 열차들이 폐지되면서, 토호쿠본선에서 재래선 특급열차는 나리타익스프레스의 오미야행, 닛코, 키누가와 정도만 남아있다.

 

코골다코고타행 열차를 타야 한다. 역시 모든 역에 정차하는 각역정차에 운전수 혼자 타는 원맨열차다.


역시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고 추운 동네이므로 출입문은 버튼을 눌러서 열고 닫는 방식이다. 물론 역무원이 상주하고 개찰구를 지키는 유인역에서는 차장이 문을 열어주지만,  셀프서비스이므로 알아서 문 열고 타야지 멍청하게 기다리고 있으면 열차를 타지 못하고 내리지도 못한다.


출입문 앞에 계단이 있으니 주의를 해야 한다.


자주 언급하는 것이지만 일본인이라고 모두가 다 에티켓을 잘 지키고 타인에 대한 배려를 먼저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앉을 자리에 짐을 올려두고 옆좌석까지 점유하는 매너없는 짓을 하는 사람도 있다.


이 열차 역시 JR동일본의 701계 전동차다. 모리오카에서 타고 왔던 열차와 마찬가지로 2량 편성이다.

 

차내 냉방을 하고 있으므로 탄 뒤에 문을 닫아주는 것은 센스!


이치노세키역

이치노세키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큰 피해를 입은 곳이었는데 많이 복구가 된 것 같다. 그럼에도 마음 한 구석에는 언제 다시 지진이 찾아오는 것이 아닌가 불안감을 완전히 떨칠 수는 없었다.


이치노세키에 어서 오세요~

미안해요. 그냥 갈래요.


환승시간이 여유가 있어서 역 안에 있는 자동판매기에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서 먹었다. 140엔이나 하더라는..


창밖을 보면서 가다가 어느 순간 잠들었다.

 

눈을 떠보니 타지리역이다. 미야기현에 왔는지 미야기현의 마스코트인 무스비마루(むすびまる) 그림이 보인다.


무스비마루는 이렇게 생긴 녀석이다.

센다이시 및 미야기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캐릭터인데, 표정과 복장의 변화가 있는 다른 그림도 있다.


드디어 열차의 종착역인 코고타역. 코고타역은 토호쿠본선과 리쿠우토선, 이시노마키선, 그리고 케센누마선과 환승역인, 나름대로 교통의 요지다. 그렇지만 여러 노선이 다니고 분기할 뿐이지 열차가 자주 다니는 것은 아니다. 옆으로 새서 다른 곳을 구경할 시간 여유가 없으니 계속 센다이 방면으로 가야 하는데, 센다이행 열차는 이미 들어와서 출발시각을 기다리고 있었다. 열차에 빈 자리는 많이 있는 것 같아서 일찍 차 안에 들어가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에어컨 바람을 피해 밖에서 잠시 쉬었다.



아오이모리철도

2017. 11. 4. 04:16



지난 밤에 정신없이 넘어갔던 청춘18 승차권의 홋카이도옵션권을 사지 못하여 예상보다 2배가 넘는 돈을 지불하게 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생각하다가 순간 머릿 속을 스치듯이 갑자기 떠오른 것이 승차권의 판매기간이었다. 여름에 발매하는 이 승차권은 7월 20일부터 9월 10일까지 사용이 가능하지만, 승차권 판매기간은 이보다 빠른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였다. 청춘18 승차권의 이용기간만 생각했지, 발매기간을 생각하지 않아서 이런 낭패를 보게 된 것이었다. 미리 알았더라면 도착해서 다음 날에 양을 보러 히츠지가오카전망대에 갔다 오면서 청춘18 옵션권을 살 것을 그랬다는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 어차피 하코다테 도착이 늦어서 오쿠츠가루이마베츠역에서 신칸센을 타야 하는 상황이기도 했지만, 이 경우라면 오쿠츠가루이마베츠에서 신아오모리까지 신칸센 요금만 내면 되니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는데.. 어차피 되돌릴 수 있는 일도 아니고, 미리 살피지 않은 사람의 잘못이지만, 역무원이 판매기간이 지났다고 말했더라면 "아~ 그렇군요! 제가 바보였군요." 하고 넘어갔을텐데..

아오모리에서 토쿄까지 하루에 가는 경로는 오우본선을 타고 아키타를 경유해서 요코테역에서 키타카미선으로 환승하여 키타카미부터 토호쿠본선을 따라 남쪽으로 가는 여정인데, 오전 5시 42분이라는 말도 안 되는 시각에 아오모리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타야하므로 일찌감치 포기했다. 혹시 모르는 일이라 5시와 5시 20분에 알람을 맞춰 놓고 자기는 했는데 알람이 울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알람을 꺼버린 것 같다. 7시 반 정도 되어서 일어나서 슬슬 아침을 먹으러 로비에 내려가서 밥을 먹다보니 8시가 되어서 다른 노선은 집어치우고 그냥 토호쿠본선과 토호쿠신칸센 신아오모리 연장 이후 제3섹터로 전환된 구 토호쿠본선 구간이었던 아오이모리철도와 IGR은하철도를 이용해 최단구간으로 가기로 마음을 바꿨다. 마음을 바꿨다기 보다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이, 오우본선 경유로 가는 경우라면 5시 42분에 출발하는 열차를 타고 22시 39분에 토쿄역에 도착할 수 있는데, 그 다음 열차를 타면 당일에 갈 수 없고, 이미 열차는 두 시간 전에 떠나버린 뒤라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 

아침을 먹고 나서 방으로 돌아가 양치질을 하고 짐을 양어깨에는 백팩, 오른쪽 어깨에는 크로스백을 걸치고 왼손에는 캐리어, 오른손에는 상자 하나를 들고 프런트에 가서 체크아웃을 하고 영수증을 받아서 나왔다. 아오모리역에 들어가면서 마지막 칸이 빈 칸으로 남아있는 청춘18 승차권을 보여주고 9월 5일 도장을 받아서 아오이모리철도를 타는 2번 승강장으로 내려갔다. 

원래 JR승차권을 가지고 아오이모리철도를 탈 수는 없다. 그러나 아오이모리철도선 구간 중 JR과 환승이 되는 아오모리역과 노헤지역, 그리고 하치노헤역에서 중간에 내리지 않고 승하차를 하는 경우에 한하여 아오이모리철도의 운임을 내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특례가 있다. 아오모리역은 JR의 츠가루선 및 오우본선과의 환승역, 노헤지역은 JR의 오미나토선과 환승역이고, 하치노헤역은 JR 하치노헤선과 환승역인데, 신칸센을 타지 않으면 철도로 이 역에 갈 수 없기 때문에 특례조항을 만들어 지정된 역에서 타고 내리는 경우에 한하여 JR패스나 청춘 18 승차권을 가지고 탄 경우 운임을 내지 않아도 된다.


아오이모리철도의 제복은 처음 보는 듯하다. 예전에 아오모리역에 왔을 때 봤을 수도 있는데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아오모리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아오모리베이브릿지가 살짝 보인다.


아오이모리철도 캐릭터는 꽤 귀엽다.

나중에 돈이 남을 때 인형이 있으면 하나 사오고 싶은데..


귀여운 여성 승무원이 밖에 서 있다. 이 언니는 아사무시온천역에서 내리더라는..


역명판 사진을 찍었는데 초점이 잘 맞지 않았다...


이 캐릭터의 이름은 모리(モーリー). 장음이니까 모-리- 라고 부르면 되겠다.


아오이모리철도는 제3섹터로 전환된 철도 노선이지만 생각보다 승객이 많았다. 제3섹터로 전환된 노선은 돈이 되지 않기 때문에 JR이 신칸센 개통과 함께 지방자치단체로 경영권을 떠넘기는 것인데, 혼슈의 토카이도본선, 산요본선, 토호쿠본선 등 수요가 많은 노선은 신칸센과 병행재래선을 함께 운영하고 있지만, 이용하는 사람이 적은 구간을 도마뱀이 꼬리 자르듯 잘라내서 "당신네 지역 사람들이 이용하는 노선이니 직접 맡아서 운영하시오." 라면서 선로와 열차 몇 량을 양도하면서 손을 털고 나가는 것이다. 이 회사들은 이미 민영화가 되어서 주주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니 이들에게 계속해서 운영하라고 강제할 수는 없는 것이고..


토호쿠신칸센이 산에 터널을 뚫어 최대한 직선으로 하치노헤 방면으로 가는 반면, 아오이모리철도선(구 토호쿠본선)은 산을 피해 해안선 가까이로 돌아서 가는 경로라서 거리 면에서 조금 더 멀다. 


노나이역. 창밖으로 보이는 역 시간표를 보니 시간당 한 편 이상의 열차가 다니고 있고, 출퇴근, 통학시간대에는 배차가 더 많아지는 것 같다. 이 정도의 배차 시각을 보면 그럭저럭 철도 이용 수요가 완전히 바닥을 치는 것 같지는 않다. 아오모리현 역시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데, 자연적인 이유도 있지만 도시지역으로 인구 유출이 계속되면서 생산가능인구가 갈수록 줄어드는 문제를 안고 있다고. 한국에서 인구의 수도권 집중이 문제가 되고 있듯이, 일본 역시 토쿄와 근교 카나가와현, 사이타마현, 치바현의 인구는 늘어나고, 칸사이지역의 오사카부, 쿄토부, 효고현 등은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한다. 언젠가 아오모리현에서 30년 후 상황을 예측한 자료를 본 적이 있는데, 현재보다 약 30%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다고.


출발하는 열차에서 노나이역 명판을 카메라에 담았다.


액화가스제조소가 있다.


다음 역은 아사무시온센(浅虫温泉)역.

일본 아니랄까봐 온천이 참 많고, 역 이름에 온천이 들어간 역도 많다.


온천이 있어서 이용하는 사람이 많은지 아오이모리철도에서 몇 안 되는 유인역이다.


마스코트인 모리의 이름을 딴 모리즈 카페가 역 안에 있다.


역무원이 상주하는 역이므로, 모처럼 운전수는 승차권이나 운임을 받지 않고, 역무원이 그 일을 맡아서 한다.


열차는 아오모리만(青森湾)과 무츠만(陸奥湾)을 지나는 등 한동안 해안선을 따라가다가 노헤지 부근부터 바다와 거리가 있는 내륙으로 달린다.


차창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이 간간이 눈부셨다.




니시히라이역. 사진을 굉장히 성의없이 찍었다.


열차 안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꽤 타고 있는데 청춘18킷푸를 가지고 탄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


선로 작업을 하는 인부들도 보이고..


시미즈가와역이었던가..


역 명판에 희미하게 시미즈가와(清水川)라고 쓰여 있다.

카리바사와역


노헤지역. JR의 오미나토선과 환승할 수 있는 역이다. 토호쿠본선을 아오이모리철도로 이관하기 전인 JR역이었던 시절에는 이 역에 역무원이 있었는데, 지금은 JR역이 무인역이 되어 아오이모리철도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이야 제3섹터로 넘어갔지만, 토호쿠본선은 토카이도본선, 산요본선 등과 함께 일본의 주요 간선 중의 하나였기에 그냥 비워둘 수 없을 것 같다.


저 사람들은 아오모리 방면으로 가는 열차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노헤지역을 출발한다. 아오모리에서 출발했으니 노헤지면 대충 절반 정도 온 것 같다.


직장인보다 학생들이 많이 타서인지 열차 안에는 학교 광고가 붙어 있다.


보선반 직원인 것 같은데 저 분은 처음부터 끝까지 저기에 서서 간다. 한국에서는 철도회사 직원들이 지하철에 빈 자리가 생기면 승객이 서 있어도 앉아서 가던데..


과거 토호쿠본선이라는 주요간선 선로를 달리는 것이기에 선로 상태도 좋고, 속도도 제법 끌어올려 달려서 꽤 빠르게 가고 있다. 아오모리역에서 하치노헤역까지는 약 96km 거리라고 하는데 중간에 있는 모든 역에 정차하면서도 1시간 반 정도 걸려 도착하니 꽤 빠르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열차와 비교하면 수도권 전철의 경부선 용산-천안급행열차의 표정속도보다 조금 빠른 수준이다.


흔한 시골의 기찻길 옆의 논이다.


다음 역은 카미키타쵸란다. 하치노헤까지는 일곱 역이 남았다. 구름이 해를 가려서 그렇지 밝은 대낮인데 차내에 있다고 하지만 셔터스피드가 못 따라갈 정도로 열차는 빨리 달리고 있다.


운임은 무시무시하게 오르고 있다. 아오이모리철도의 승차권을 구입했다면 아오모리에서 하치노헤까지 2,280엔을 지불했어야 하는데, 아오이모리철도의 자비로운 방침이 참 고마웠다. 만약 이 돈을 내야한다면 그냥 깔끔하게 신아오모리에서 모리오카까지 신칸센을 타고 나중에 왜 그렇게 큰 돈을 질렀을까 후회할 수 있겠지만..


오가와라호(小川原湖, 오가와라코)를 지난다. 일본의 호수 중에서 11번째로 큰 곳이라고..


정기권을 구입하면 300엔 쿠폰을 준다고도 하는데 잠깐 왔다가 가는 외국인에게 그런 것이 필요할 리가 없고, 통근, 통학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 및 안내라고 봐야겠다.

 

미사와역. 이제 20분 정도 남았다. 크지 않은 시골 마을인 것 같다. 토와다 관광철도와 환승역이었는데, 영업수지 악화로 폐선되었다고 한다. 여기도 갈수록 사람들이 도시로 이주를 하기 때문에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은 지속적인 인구유출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저 멀리 신칸센이 다니는 고가가 보이는데 하치노헤역에서 만나게 되겠지.


시모다역. 이제 10분 정도 남은 것 같다. 벌써부터 지겨워지고 있다. 어우..

...

..

짐이 많은 관계로 미리 선반 위에 올려둔 백팩과 상자를 내리고 캐리어의 손잡이를 뽑아놓고 내릴 준비를 하고 하치노헤역에서 내렸다. 열차는 계속해서 메토키역까지 가지만, 하치노헤역을 지나는 순간 지금까지 타고 온 구간의 운임을 다 내야하기에 일단 내리는 것 외의 방법이 없다. 여기서 내려서 가장 저렴한 방법으로 모리오카까지 가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하코다테역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개찰구를 나와서 미도리노마도구치(みどりの窓口)에 가서 청춘18 홋카이도신칸센 옵션권[각주:1]을 구입하러 갔다. 나는 얼굴을 기억하고 있지만,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직원에게 청춘18 옵션권을 사고 싶다고 하니 그것을 팔지 않는다고 한다.

"왜 안 파는 거에요?"

"지금은 판매하지 않아요."

"왜요? 그럼 아오모리까지는 어떻게 가요?"

"판매하지 않는다니까요. 도난이사리비철도를 타고 키코나이까지 가서, 키코나이부터 신칸센을 타면 됩니다. 빈 자리 아무 곳에나 앉아서 가세요."

조금 더 가까운 신하코다테호쿠토역에서부터 신칸센을 타면 되지만, 이 경우는 가격이 꽤 비싸지기 때문에 최대한 신칸센은 짧은 거리를 타는 것이 낫다. 신칸센 승차권은 운임과 요금 모두 제 가격을 내고 사야해서 가능한 한 짧은 구간만 타기로 했는데도, 도난이사리비철도선의 키코나이까지의 운임 1,110엔과 신칸센 특정특급권 가격 4,960엔을 합쳐 자그마치 6,070엔을 내야했다. 원래는 2,300엔의 청춘18 옵션권을 사서 도난이사리비철도를 타고 키코나이에서 오쿠츠가루이마베츠역 사이만 홋카이도신칸센을 이용하고, 오쿠츠가루이마베츠역과 환승이 가능한 재래선인 츠가루선의 츠가루후타마타(津軽二股)역에서 츠가루선을 타고 아오모리로 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역무원이 청춘18 옵션권을 판매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신칸센 승차권을 강매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승차권과 영수증을 받아서 나오면서 계속 이상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얘네들이 텅텅 빈 채 운행하는 신칸센 표를 팔기 위해서 이러나 싶어서 아니 왜 옵션권을 팔지 않는지 생각해봤는데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역무원과 계속해서 실랑이를 벌일 수도 없고, 열차를 놓치기 전에 빨리 혼슈로 넘어가야 해서 짐을 가지고 키코나이행 도난이사리비철도선을 타러 갔다. 이미 주변은 어두워진 시간에, 재래선과 달리 신칸센은 자정 이전에 막차 운행이 종료되기에 마냥 여유를 부릴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고, 저렇게 단호하게 말을 하는 것으로 봐서는 뭔가 이유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일단 그냥 열차를 타러 갔다.


하코다테는 지명도에 비하면 작은 도시라서 조금만 도심에서 벗어나면 이렇게 암흑천지가 된다.

  

병행재래선이었던 에사시선을 도난이사리비철도라는 연선 지역자치단체에서 출자하여 새로 설립한 회사가 맡으면서 노선 이름도 도난이사리비철도선으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차량은 기존의 JR로부터 양도받은 차량을 가지고 영업을 하고 있다. 역에 붙어있는 역명판만 바뀐 회사의 로고를 단 것으로 바뀌었을 뿐, JR홋카이도의 키하 40계의 디젤 동차가 운영회사만 바뀐채 계속해서 이 노선을 달리고 있다. JR로 운행하던 때 다니던 세이칸(青函, 아오모리-하코다테) 연락용 특급열차 '수퍼 하쿠쵸' 로 운행하던 789계 열차는 전동차가 달릴 수 있는 삿포로 권역으로 옮겨가서 785계 열차를 대체하고 있다. 사족일지도 모르겠지만 덧붙이자면, 홋카이도에서 전동차가 다닐 수 있는 곳은 하코다테본선의 오타루-삿포로-아사히카와 구간과 하코다테-신하코다테호쿠토 구간, 치토세선(신치토세공항 방면 지선 포함), 무로란본선의 무로란-누마노하타 구간이 전부라서 비전화구간을 조금이라도 달리는 열차는 디젤 동차를 사용하고 있다.


직각에 수렴하는 키하 40계 열차의 좌석은 역시 편하지 않지만 별 수 없다.



매표소에서 정신이 없어서 그냥 넘어갔는데, 하코다테에서 고료카쿠까지는 JR구간이므로 150엔을 더 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도난이사리비철도선은 키코나이-교료카쿠까지이므로.. 아이스크림 하나 사먹을 돈을 날렸다. 흑흑 ㅠㅠ


키코나이역에서 환승시간은 9분. 도난이사리비철도 키코나이역에서 홋카이도신칸센 키코나이역의 거리가 그리 멀지는 않아서 뻘짓을 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여유있는 시간이다. 타는 사람이 없어서 개찰구를 통과할 때 기다릴 필요도 없고.. 9월이지만 북쪽에 위치한 홋카이도인데다 주변에 별다른 인구밀집시설이 있는 곳이 아니라 그런지 썰렁한 느낌이 들었다.


전광판에 열차가 도착한다는 알림이 나왔다.


역 안에 아무도 없는 것으로 봐서 아마도 이 열차에 혼자 타는 것 같다.


이 열차들은 종착역에서 하룻밤을 지낸 뒤 아침 일찍 다시 신하코다테호쿠토로 돌아오는 열차일 것 같다.


열차가 들어오고 있다.

밤이라서 사진이 잘 나올 것 같지는 않지만 일단 시도를..


열차 전조등에 눈이 부시다.


하야테는 JR동일본 소속의 E5계 전동차로 운행하는데 토쿄-모리오카, 모리오카-신하코다테호쿠토 등의 노선 전체 구간이 아닌 일부만 운행하는 열차를 하야부사 대신 하야테라고 부른다고 한다. 하야테는 10년 전에는 지금은 사라져가고 있는 E2계 신칸센 열차로 토쿄에서 하치노헤까지 달리던 열차의 이름이었는데, 설계최고속도는 시속 315km였지만, 실제 운행시에는 시속 275km를 최고속도로 제한하였다. 신칸센은 가장 큰 경쟁상대인 항공기에 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열차 속도를 올리는데 힘을 쏟았는데, 2011년에 E5계 전동차를 아키타신칸센 코마치와 병결하지 않는 토호쿠신칸센 구간의 영업운전에 투입하면서 시속 300km대의 고속화를 이루게 되었으나, 직후 발생한 토호쿠대지진으로 인하여 한동안 정상적인 운행을 못하는 시기가 있었고, 2013년 E3계 신칸센용 전동차를 대신할 E6계 신칸센용 전동차를 영업에 투입하면서 마침내 하야부사로 대표되는 토호쿠신칸센의 E5신칸센과 아키타신칸센의 E6신칸센의 코마치를 최고 시속 320km까지 속도를 끌어올리면서 모리오카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단 2시간 25분, 신아오모리까지는 2시간 59분으로 크게 단축하게 되었다. (단, 모리오카 이후는 정비신칸센법에 의해 시속 260km로 속도제한)


이번 여행에서 처음 보는 신칸센 열차라 반갑다. 지금까지 여태 재래선 똥차들만 줄창 타고 다녔는데..


순식간에 선두차가 지나갔다.


하야부사는 '매' 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서 주로 하야부사로 운용되는 E5계 열차에 새 그림을 그려놓은 것 같다. JR홋카이도에서 보유한 H5계 열차에는 새 대신에 홋카이도의 모양을 형상화한 로고가 그려져 있고, 핑크색 가로줄무늬 대신 파란색의 가로줄이 있다.

 

11량 편성의 열차라 도착하는 것도 꽤 시간이 걸린다.


이 시간에 상행열차의 행선지가 모리오카, 다음 열차는 신아오모리다. 홋카이도신칸센으로 토쿄까지 가려면 신하코다테호쿠토에서 18시 36분에 출발하는 하야부사 38호 열차가 막차다. 그 이후에는 센다이, 모리오카, 신아오모리행 열차로 시간이 늦어질수록 행선지가 점점 가까워진다.


열차에 올라타서 빈 자리에 앉아서 간다. 원래 토호쿠신칸센과 홋카이도신칸센은 전석 지정석으로 운영하고 있어서 좌석 지정을 받아야 하지만, 만석인 경우 입석특정특급권이라는 승차권을 발행한다. 입석 승차권이지만, 보통차에 빈 자리가 있는 경우 앉아서 갈 수 있고, 좌석 지정을 받은 승객이 오는 경우 비켜주어야 한다. 예를 들면 키코나이에서 신아오모리역까지 갈 때, (그럴 리는 아주 드물겠지만) 오쿠츠가루이마베츠역까지만 공석이 있으면 지정한 좌석이 아니더라도 앉아서 가다가 오쿠츠가루이마베츠역에서 그 좌석을 지정한 승객이 타면 다른 빈 자리를 찾아 앉아서 가든가, 그나마 빈 자리가 없다면 객실 내 혹은 통로에서 서서 가야 한다. 홋카이도신칸센의 승차율이 저조하기 때문에 - JR홋카이도 역시 그럴 것이라 예상했다지만 - 빈 자리가 많이 있어도 가까운 거리라면 입석특급권을 판매하면서 승객들의 부담을 덜어주고는 있는데 그 가격도 만만치가 않다.


 

춤추는 것이 이 지역의 문화재인가보다.

세이칸터널을 지나 오쿠츠가루이마베츠역에 도착했다. 역 이름이 상당히 긴데 원래는 오쿠츠가루(奥津軽)역으로 명명하려고 하였으나, 이 역이 위치한 히가시츠가루군 이마베츠쵸에서 '이마베츠(今別)'를 역명에 넣어달라고 하여 이렇게 긴 역 이름이 되었다고 한다. 천안아산역과 같은 케이스라고나 할까. 이 역과 재래선 츠가루선(津軽線) 츠가루후타마타(津軽二股)역이 환승이 가능하다. 청춘18 홋카이도신칸센 옵션권을 가진 경우라면 여기서 내려서 재래선으로 환승하여 아오모리까지 가야 하지만, 옵션권도 없거니와 이미 이 역에서 아오모리 방면으로 가는 열차 운행이 끝난 상태라 별 수 없이 신아오모리까지 신칸센을 타고 가야 한다. 


역 이름이 아홉음절이니 참 길다. 한국에서는 부산지하철의 국제금융센터·부산은행이 가장 긴 역 이름이라고 하는데, 일본에서는 읽는 법으로는 '미나미아소미즈노우마레루사토하쿠스이코겐(南阿蘇水の生まれる里白水高原, みなみあそみずのうまれるさとはくすいこうげん)'역과 카시마임해철도의 오아라이선의 '쵸-자가하마시오사이하마나스코-엔마에(長者ヶ浜潮騒はまなす公園前, ちょうじゃがはましおさいはまなすこうえんまえ)' 라는 역이 가장 긴 역 이름이고, 글자로는 토쿄디즈니랜드스테이션(東京ディズニーランド・ステーション)역이라고 하니 오쿠츠가루이마베츠는 여기에 이름을 내밀기 어려울 것 같다. 재래선 막차 시간에 이전에 왔다면 이 역에서 츠가루선 열차를 탈 수 있었겠지만, 이미 열차가 떠난 지 오래라 선택의 여지가 없기에 계속해서 비싼 신칸센을 타고 신아오모리까지 가는 수밖에 없었다.


텅 빈 열차에서 내릴 때가 되었다. 신아오모리역부터는 노선의 관리회사가 JR홋카이도에서 JR동일본으로 바뀌면서 신칸센을 운행하는 운전수와 승무원이 해당 구간 소속으로 교대하기에 다른 역보다 1분 정도 더 긴 2분간 정차를 한다. 신아오모리역은 토호쿠신칸센 연장에 따라 비교적 최근에 개업한 역이라서 역 주변에 별다른 상권이나 시설은 없다. 다만, 처음부터 토호쿠신칸센의 재래선 환승을 고려해서 역 위치를 선정한 덕분인지 오우본선이 지나가는 경로에 역을 만들어 아오모리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아오모리역까지 갈 수 있다.


이제 다시 청춘18 승차권을 사용할 때가 되었다.


신아오모리에서 아오모리까지는 3.9km 정도 떨어진 바로 다음 역이라 금방 도착했다.


운행을 마친 승무원이 내려서 열차 확인을 하고 자리를 바꾸러 이동하고 있다.


열차는 동해안을 따라 아키타에서 아오모리를 오가는 고노선(五能線)에서 운행하는 열차인데, 츠가루선으로 출장나온 모양이다.


고노선 전선 개통 80주년이라고 한다. 이름은 많이 들어보았고, 선로 주변의 풍경이 좋다고 하는데 갈 기회가 없었다. 알고도 가지 않은 것도 있지만 늘 아오모리는 혼슈에서 홋카이도에 가는 길목이었지, 이 지역은 다녀본 적이 없다. 토호쿠지역에서는 센다이, 아키타, 카쿠노다테 정도만 가보고 다른 곳은 그냥 지나가다 잠시 열차가 멈추었을 때 주변을 살펴보는 정도였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하여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로는 혼슈에서 홋카이도에 오갈 때만 그냥 지나가는 정도. 사고 발생 후 한동안 아예 동일본 방면에 가지도 않았고, 홋카이도에 갈 때도 빠른 신칸센 대신에 동해안쪽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택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냥 별 생각없이 다니고 있다.


열차는 행선을 츠가루신죠행으로 바꾸고 다시 돌아가는 것 같다. 열차는 고노선에서 개통 80주년을 기념하고 있는데 고노선을 달리지는 않는 모양이다. 이 시간에는 이용하는 승객이 없어서 그런가.. 이 지역 역시 겨울이 되면 춥고 눈이 많이 오는 곳이고, 승하차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으니 버튼을 눌러 문을 열고 닫도록 되어 있다.


노인배려용 의자가 있는 것 같다.

한국에는 노약자석 뿐 아니라 무임승차까지 있다고..


뭐니뭐니해도 아오모리의 상징은 사과겠지!

하나 써서 붙여두려고 했는데 저 사과모양 빨간 종이가 없다..


호텔에 가서 체크인을 하고 프런트에서 손톱깎이를 빌려 그 사이 긴 손톱을 자르고, 밖에 나가서 요시노야에서 저녁을 먹고 돌아와 씻고 잠을 잤다. 하는 것이 없어도 12시간 넘게 열차를 타거나 기다리면서 쌓인 피로 덕분에 금방 잠들었다.

  1. 홋카이도신칸센 개업과 함께 세이칸터널을 지나는 재래선 여객열차의 운행이 중단되고, 홋카이도신칸센만 운행하게 되면서, 청춘18 승차권 소지자에 한해서 고료카쿠-키코나이간의 도난이사리비철도선과 키코나이-오쿠츠가루이마베츠역 간의 홋카이도신칸센 특정특급권을 2,300엔에 판매한다. [본문으로]



모리행 보통열차의 운휴 덕분에 편하게 특급열차를 타고 갈 수 있을 것 같지만, 모리역에서 하코다테로 가는 열차 시각표를 확인하지 않아서 환승대기 시간이 궁금하지만, 데이터로밍을 하지 않아서 실시간 확인을 못하고 그냥 되는대로 가야할 것 같다. 전화 한 통화면 통신사 직원과 연결되어 데이터로밍을 신청할 수 있지만, 데이터로밍을 하면 본전 생각이 나서인지 계속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게 되는 것이 싫어서 잘 하지 않는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낯선 동네를 슬슬 돌아보는 재미도 있어서 그냥 전화만 되는 데이터 차단 상태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이 더 좋은 것 같다. 열차 시각 확인은 역무원에게 물어본다거나 역에 비치된 시각표를 찾아봐도 되는 일이지만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인지 일단 귀찮고 지겨워지고 있다. 열차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새벽부터 열차를 타고 자정이 다 되어서 내릴 만큼의 열정을 가진 사람이 아닌데다, 느린 열차는 지극히 싫어하고, 그 느린 열차를 타다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피곤해지면서 계속 끌고 다니는 짐을 던져버리고 싶은 생각까지 드는 상황이라..


저렇게 선로 주위에 풀이 자란 것은 대도시의 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이다. 이 선로에 특급열차와 보통열차는 물론 화물열차도 다니겠지만, 대도시권역처럼 분 단위로 열차가 오가는 것도 아니다보니 그냥 이렇게 적당히 방치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어차피 검측차량이 지나다니면서 보선을 할 터이고, 풀이 조금 길게 자랐다고 해서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닐 터이니..


기다리는 열차 하코다테행 수퍼 호쿠토가 오샤만베역에 도착하고 있다. 이 열차를 놓치면 곤혹스러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열차가 문을 열자마자 바로 안으로 들어갔다. 역무원이 6명이 특급열차에 대체 수송으로 탄다고 무전으로 알린 탓인지 차장이 따로 검표는 하지 않았다. 


객실 전광판에 오샤만베역이라는 표시가 나오고 있다.


특급 수퍼호쿠토라고 안내를 한다. 하코다테에서 노보리베츠, 삿포로 등에 갈 때 늘 이용하던 열차기에 친숙한 느낌이 들었다. 차내의 좌석의 편안함은 보통열차의 좌석과 비교할 바는 안 되고, 주요 역에만 정차하는 열차인지라 속도는 말할 것도 없다.


역무원이 미리 차장에게 이야기를 해서인지 자유석 차량에 앉아 있는데도 검표를 하지는 않았다.


홋카이도의 여객 수송은 적자를 면치 못하지만, 철도를 이용한 화물수송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국철 분할 민영화를 추진하면서 여객철도회사 중 운송수입이 안정적이고 영업이익이 많은 JR동일본, 토카이, 서일본은 주식공개를 하여 민영회사가 되었고, 얼마 전에 JR큐슈가 증권거래소에 상장하여 이제 JR홋카이도와 JR시코쿠만이 어정쩡한 상태로 남아있게 되었고, 여객운송을 취급하지 않는 JR화물은 일본 철도건설·운수시설정비지원기구라는 독립행정법인이 맡고 있다. 홋카이도는 큐슈나 시코쿠와는 달리 혼슈와 이어진 도로가 없어서 철도가 유일한 육상교통수단이라서 열차를 통한 화물운송이 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급열차라고 빨리 달린다.

이대로 하코다테까지 가고 싶은데, 모리에서 하코다테까지의 운임을 포함한 자유석 특급요금은 1,550엔인지라, 이 돈이면 하루 식비로도 충분한 수준이어서 그냥 모리에서 내려야 할 것 같다. 일본의 철도요금은 일반적으로 '운임'과 '요금'으로 구성이 되는데 한국에서는 이렇게 구분을 하지 않아서 조금 어려울 수 있다. 운임은 A에서 B라는 구간을 이동할 때 내는 승차요금을 말하며, 거리에 비례하여 산정이 된다. 예를 들면, 삿포로에서 하코다테까지 운임은 이 때 가는 것처럼 치토세선, 무로란본선과 하코다테본선으로 가는 경우에는 5,720엔, 오타루, 쿳챤 등을 지나는 하코다테본선만 이용하면 5,400엔이다. 이는 하코다테본선이 운행 거리상으로는 더 가깝지만, 열차의 연결이 좋지 않아서 시간이 많이 걸리는 탓이다. 특급열차를 탈 때는 이 운임에 특급료라고 하는 요금이 추가되는데, 자유석 2,590엔,  지정석 3,120엔의 요금이 필요하다. 사철 중에는 칸사이지역의 한큐와 한신 등 특급료를 따로 받지 않는 곳도 있지만, JR과 대형 사철에서는 유료특급에 특급료를 받고 있다.  


수퍼호쿠토는 약 40분 정도 달려서 모리역에 도착했다. 모리역까지 예정보다 빠르게 오기는 했는데, 그렇다고 하코다테 방면의 후속열차가 바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어서 여기서 갈아탈 하코다테로 가는 열차는 한참 뒤에 있다. 


모리역이 특급 정차역이다보니 삿포로-하코다테 구간을 여러 번 오가면서 이 풍경은 눈에 익지만, 이 역에 내려서 보통열차를 기다리는 것은 처음이었다. 이 여행은 처음의 연속도 아니고 뭐냐.. 모리역에 예정보다 빨리 도착했지만, 모리에서 하코다테로 가는 열차 시간은 한 시간 가까이 남아서 별 의미가 없다.


모리역

모리역은 '이카메시' 라는 오징어 속에 밥을 넣은 유명한 에키벤이 있다. 아베쇼텐(阿部商店)이라는 곳에서 판매하는데 이 날은 이카메시가 다 팔렸다고 한다. 당일 판매를 해야하는 식품의 특성상 모리역 이용자가 많지 않으니 무턱대고 많이 가져다 둘 수도 없을 것이고, 청춘18 시즌의 마지막이 가까워지고 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다녀가면서 다 사가지 않았을까 싶다.


기온은 22도라고 한다.


깃발을 꽂아두는 곳에는 깃발이 없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일부러 빼놓은 것인가..


히로세 스즈가 모델로 나오는 선거권연령 안내 포스터가 붙어 있다. 일본에서는 만 18세 이상 투표권을 부여하고 있어서 여전히 만 20세 이상인 한국과는 비교가 된다. 한국에서는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가거나 취업을 하여 사회인이 되니 - 뭐 재수생도 있을거고, 실업자도 있겠지만 - 고등학교를 졸업할 나이에 선거권을 부여하는 것을 고려해야 할 것 같다. 만 18세를 넘지 않았더라도 취업할 수 있고, 사회인으로 살아갈 수 있지만, 자치단체장, 지역의원부터 국회의원과 대통령을 선출하는 과정에 참여하지 못한다는 것은 뭔가 맞지 않는 듯한 느낌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일찍 선택의 기회를 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저 구멍은 얼굴을 내밀고 기념사진을 찍으라고 만들어 놓은 것 같은데..


특급 호쿠토로 운행하는 키하 183계 특급형 전동차


호쿠토는 틸팅이 안 되어서 10여 분 정도 소요시간이 더 걸리고, 낡아서 잘 안 타려고 하지만 저 열차를 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방향이 반대만 아니었다면 순간 지름신을 불러왔을지도 모를 상황. 그러나 건너편에 낡아빠진 하코다테행 열차가 오래 전부터 기다리고 있다.


딱 봐도 열차가 썩었다.

뭐 그래도 굴러다니니까 다니고 있겠지만..


도색이 벗겨지고 여기저기 파인 자국을 보니 뭔가 애처로운 느낌이 들었다. 사실 애처로운 것은 나 자신이었을텐데.. 수송인원이 많다면 좋겠지만 통근, 통학시간대를 제외하면 이용하는 사람도 별로 없어서 열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사와라경유라고 써 있는데, 이 때는 그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이 열차가 워낙 썩은 것 같아서 나중에 찾아보니 1980년 8월에 제작하여 나에보운전소에 배치된 차량이라고 한다. 2016년 시점에서 36년 이상된 열차니까, 이 열차가 형이다. 


열차에 서너 명 정도 탔던 것 같다.


이제 모리역을 출발한다.


다음 역은 히가시모리(東森)역

이 때만 해도 이 열차가 하코다테에 간다는 것만 알았지, 어느 길로 가는지 몰랐다. 정확히 말하자면, 평소에 특급열차를 타고 다니던 그 선로를 달려 오누마코엔을 지나 하코다테에 가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히가시모리역

평소에 '히가시모리'라는 역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평소에 특급열차를 타고 다니면서 그냥 지나쳤는가보다 하면서 별 의심없이 앉아 있었다. 삿포로에서 하코다테에 갈 때 오샤만베에서 모리역을 지날 때면 슬슬 정신을 놓고 잠들어 있을 시간인지라..

   

오시로나이역

오모시로이(おもしろい)역인지 알았는데 아니었다.


카카리마역

계속 열차를 타고 가는데 낯선 풍경이 펼쳐지고 있어서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열차를 잘못 탄 것 같지는 않은데, 어디로 가는지 잘 모르겠고, 뭔가 혼란스러운 상태. 그동안 다녔던 그 경로가 아니었다.


오시마사와라역

이제 이 열차가 사와라지선이라 불리는 선로를 따라 달리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코다테본선은 모리역에서 오누마역까지 사이에 평소에 특급열차가 달리는 선로 외에 사와라 지역을 지나는 다른 선로가 있다. 거리상으로 이 선로가 우회하여 가는 선로이기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이 연선 지역에 이용객들이 적지 않아서 보통열차를 운행하고 있다고 한다.


호쿠토나 수퍼 호쿠토 같은 특급열차를 타면 모리역에서 오누마역까지 하코다테본선(색깔이 칠해지지 않은 철도구간)을 따라 최단구간으로 달리지만, 보통열차는 이 구간과 시카베 경유의 사와라선 두 가지로 운행하고 있다. (중간에 이케다엔역과 오누마역 사이에 나가레야마온센역을 귀찮아서 생략한 것을 양해바랍니다) 


가다보니 날도 어두워지고 사람은 지치고, 졸다 깨다를 반복하다가 결국 잠들어서 어느덧 신하코다테호쿠토도 지나고 나나에역에 도착하였다. 하코다테가 머지 않았으니 정신을 차리고 가지고 다니기 편하게 짐을 다시 정리한 뒤 하코다테역에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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