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뷰히다

#18. 나고야에 갑시다

2019. 3. 10. 15:32

아침을 내려가서 먹고 다시 올라와서 손목에 차고 있던 시계가 보이지 않아서 여기저기 찾아보다가 없길래 지난 밤에 욕탕 구석에 풀어놓았다가 챙겨오지 않은 것 같아서 로비에 내려가 혹시 파란색 천으로 된 시계줄이 달린 시계를 보지 못하였는지 문의를 하였는데, 그런 것은 보지 못했다고 한다. 비싼 시계는 아니지만 시계가 없으면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든다.


아침식사는 원하는 음식을 골라서 먹는 바이킹이다. 일본에서 여러 음식을 준비해놓고 입장한 사람들이 입에 맞는 음식을 골라 담아서 먹는 식사 형태를 바이킹이라고 하는데, 처음 들었을 때는 바이킹이 음식 이름인 것으로 알았다. 그런데 몇 번 경험을 해보니 뷔페식으로 여러 음식이 준비되어 있고, 이 음식들 중에서 골라서 먹을 수 있어서 선호하는 음식 위주로 골라 담아가서 먹을 수 있다. 당연히 식재료의 품질이 좋거나, 식사를 제공하는 숙박업소의 등급이 높고, 실력이 있는 조리사들이 있다면 더 좋은 음식이 나올 가능성이 높지만, 늘 그렇지만은 아닌 것 같기도 한데, 이 정도의 료칸이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만 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일 것 같다. 어쩌다보니 달걀을 많이 담은 것 같다.

 

아침부터 밥을 많이 먹는 편은 아니어서 그냥 적당하게(?) 담아서 왔다. 아침을 든든히 먹어야 한다고 하지만, 아침에는 입맛이 없어서 가볍게 먹고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집이었다면 저 음식의 절반도 채 먹지 않고 나왔을 것 같다.


어제와 비교하자면 구름이 조금 더 많이 있는 것 같지만, 맑은 날씨다.


저 다리 건너편에는 게로온천에서 유명한 스이메이칸이 보인다.


1996년에 손도장을 찍은 보도블럭이 깔려 있는데

2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여전히 멀쩡하게 잘 있다.


어제보다는 구름이 조금 많은 것 같지만, 비가 내릴 것 같은 날씨는 아니고..


게로역까지는 그냥 슬슬 걸어가면서 시계를 잃어버려 쓰린 속을 달랜다.


예상했던대로 게로역은 멀지 않아서 설렁설렁 가다보니 금방 도착했다.


하행편 특급열차 히다가 들어왔다. 나고야로 가야하니 이 열차는 그냥 보내기로 하고..


상행열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게로역은 썰렁하다...

 

역 주변에는 온통 온천료칸 건물들이 잔뜩 있다.

이렇게 많은 료칸들이 이 곳에 몰려있다는 것은 곧 이 동네에 유량이 아주 풍부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면 되겠다. 게로역을 지나는 타카야마본선은 단선 선로에, 전동차가 다닐 수 없는 구간이어서 디젤 동차가 객차들을 끌고 다니는데 도중 교행을 위해 일부 역에 교행이 가능하도록 해 두었다.

 

짐이 있으니 일단 나고야에 가서 호텔에 짐을 맡겨놓고 다른 곳 구경을 하러 가는 것이 나을 것 같다. 비즈니스호텔에 체크인은 빨라야 오후 3시부터이기에 그 시간 동안 어디 있을 곳도 없지만, 일단 나고야행 특급 히다를 타고 나고야로 간다. 게로에 짐을 두고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은 번거로운 일이라..


아직 장마철이 아니라 그런지 물이 얼마 없는 것 같다.


카메라 렌즈 때문에 사진이 저렇게 나오는 것 같은데..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다. 2년 전이었나 히다 열차를 탔을 때도 사람이 가득 찬 것은 보지 못했다. 한창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성수기에나 꽉 차지 않을까 싶은데..


타는 사람이 적으니 이렇게 빈 자리가 더 많다.

기름 태워서 달리는 열차라 비용도 많이 들 터인데..

 

급커브구간이 있는 것 같고


저 다리는 걸어가면 흔들리려나..


운행구간의 대부분에서 산을 볼 수 있다.

 


타카야마본선은 이렇게 산 속으로 난 철로를 따라 간다.


보이는 것은 산과 강...

그리고 가끔 몇 대씩 다니는 자동차들.

타카야마본선은 선로가 단선이라서 양방향으로 열차가 만나는 경우 교행역에서 교행을 한다. 이 노선의 수요가 많다면 당연히 복선화를 했겠지만, 재래선은 이미 반쯤 포기하고 신칸센에 몰빵하는 JR토카이에서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 츄오신칸센이 개통되어 상업운전을 실시하는 것만을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싶은데..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 날도 맑아서 우산쓰고 다닐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한동안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았는지 물이 깊어보이지는 않는다.

 

화물차도 잘 달리고 있네.


2차선 도로이지만 차들이 많이 다니지는 않아서 속도를 잘 내고 있는 것 같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지역이라 계속 산만 보인다.

높은 산들이 계속 이어지니 타카야마본선이라는 이름과 어울리는데..

 

계속 산이 보인다. 산을 지나면 또 산이 나오고 또 지나면 또 나오고..

 

이 정도 되면 산을 보는 것이 지겨워지기 시작한다.

그러다 이제 산에서 조금 멀어진 듯한데..


미노오타역 부근에 오니 뭔가 도시 분위기가 느껴진다.

이제 기후역만 지나면 나고야에 도착하는 것인가.


날씨는 여전히 맑다. 구름이 조금씩 떠다니지만 갑자기 흐려지거나 비가 올 것 같지는 않은데..

 

이 열차는 기후역에서 타카야마본선에서 토카이도본선으로 진입하여 나고야로 간다.


저기 있는 열차는 오가키행 열차인 것 같다.

 

나고야역은 2020년까지 고가화를 목표로 공사를 한다고 하는데..

 

어이쿠! 화물열차도 다니고 있다.

재래선에서 장거리를 이동하는 여객열차는 침대특급 선라이즈 이즈모, 세토 정도만 정규편성이 되어 있는데, 아마도 이 열차는 한동안 계속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을 것 같다. 아무리 신칸센이 빠르게 달린다 하더라도, 일본이라는 나라가 길게 뻗어있는 형태라 동쪽의 토쿄에서 서쪽의 후쿠오카까지 신칸센으로는 거의 5시간이 걸리고 가격이 비싸서 회사에서 교통비를 부담하지 않는 한 보통 사람들이 타고 다니기는 쉽지 않을 터이고..

 

열차는 나고야역을 향해 마지막 스퍼트를 하고 있다.

어느새 호로요이도 다 마셨다..

나고야역에 내려서 호텔에 짐을 맡겨놓고 24시간도 남지 않은 귀국에 앞서 마지막으로 가보지 않았던 곳을 찾아서 가봐야겠다.

'일본 JAPAN > 2017.06 알펜루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 귀국  (0) 2019.03.11
#19. 신슈소바  (0) 2019.03.10
#17. 게로온천 오가와야의 저녁식사  (0) 2019.03.04
#16. 게로온천가  (0) 2019.03.04
#15. 일본 3대 온천 게로온천  (0) 2019.03.03

#16. 게로온천가

2019. 3. 4. 00:05

피곤하기도 하고 할 일이 없는데 방구석에서 뒹굴거리기는 싫어서 밖으로 나갔다.

 

게로온천은 일본의 3대 온천 중의 하나인데..

 

이상하게 일본의 온천에는 원숭이들이 잔뜩 있네..

 

온천사(일본식으로는 온센지)라는 절이 있다니..

 

정면에 보이는 곳은 기념품 가게인 것 같은데, 이런 것은 사가도 별로 환영을 받지 못해서..

 

소프트아이스크림이 먹고 싶기는 한데 참아야지..

 

살짝 오르막이 있다.

 

여기서 출발하면 게로역까지는 약 600미터인가보다.

 

여름이라 그렇지 겨울에 왔다면 여기저기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것을 볼 수 있었을텐데..

 

게로온천은 일본에서도 명천으로 알려진 곳이라 지도 역시 한국어로도 병기가 되어 있다. 나고야에서 멀지 않고, 게로역에서 금방 갈 수 있어서 찾는 사람들도 많고..

 

왼쪽으로 가면 이런 곳들이 있다고 한다.

게로발 온천박물관이라는 곳이 흥미로울 것 같기는 한데..

 

히다가이도 유노시마야도(飛騨街道 湯之島宿)라...

 

오르막은 좋아하지 않지만 이 정도라면 뭐 괜찮겠지..

 

길을 따라서 작은 온천 숙소들이 줄지어 있다.

외부에서 온 사람들이 묵는 숙소에서는 슬슬 저녁식사 준비를 할 때인 것 같고..

 

카에루노타키라는 폭포가 있고

 

왼쪽으로 가면 타카야마, 후루카와, 토야마, 오른쪽으로 가면 카나야마, 세키, 오타쥬쿠라고 한다.

 

여기가 하루 묵을 오가와야.

슬슬 온천가 구경이나 해야겠다.

 

서양스타일의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것 같은 시라사기노유가 보인다. 그럭저럭 꽤 큰 마을이라 그런지 약국도 있고, 상점들이 꽤 많다.

 

절이 있는데 이름이 온천사다.

일본식으로 읽으면 '온센지(温泉寺)' 가 되겠네.

 

저 위로 올라가고 싶은데, 귀찮아진다..

 

여기가 온센지인가보다.

 

정면에 보이는 건물에는 온천박물관이 있다는데..

 

얼굴 들이밀고 사진 찍으라고 만들어 둔 것 같은데, 혼자서 사진 찍기는 그렇고..

개발된 지 오래된 곳이어서 안쪽에도 온천숙박업소들이 잔뜩 들어서 있다.

 

토리이풍으로 지어졌는데, 예전에 사용하던 히다가이도였나보다.

  

풍부한 원천수가 나오는 곳이라 기업형 온천 외에도 개인 가정에서도 소규모의 온천숙소로 영업을 해서 관광객들이 묵기도 하는 것 같다.

 

마녀라는 술집도 있구나..

일본식으로는 마죠(魔女)라고 읽으면 되겠다.

 

히다가이도 유노시마쥬쿠라고 하는데

오래 전부터 이 부근이 에도 방면으로 가는 길이었나..

 

아시유가 있다.

'사기(鷺)노아시유' 인데 사람이 없는 것으로 봐서는 다들 저녁을 먹으러 료칸으로 들어간 모양이다.

 

시라사기노유라는 이름과 일본의 3대 명천 발선지라는 비석이 있다.

적당히 저녁 시간이 된 것 같으니 돌아가서 저녁이나 먹어야지..

 

서비스로 방에 비치한 과자...

일단 위장운동을 위해서 몇 개 집어먹고 식당으로 내려가야겠다.

#14. 히다 타카야마

2019. 2. 26. 01:02

토야마에는 '멘야 이로하( 麺家いろは)'라는 블랙라멘이 유명하다고 하는데, 라멘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밥을 먹으러 갔다. 어릴 때는 밥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밥을 안 먹으면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든다.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나오기는 했는데, 타카야마까지 가려면 점심시간을 넘길 것 같아서 토야마역에 있는 가게에 들어가서 밥을 먹었다. 시로에비텐동. 이름처럼 흰새우를 튀겨서 밥 위에 소스와 함께 올린 음식이다.

 

새우는 얇지만 맛있다. 살짝 단맛도 있고..

 

아직 본격적인 점심시간은 아닌데, 사람들이 미리 점심을 먹는가보다.

 

 뭐라고 써놓은 것이냐..

 

단맛이 나는 사시미간장이라는데..

 

테이크아웃도 가능하다고..

밖에서 쪼그리고 앉아서 먹는 것보다는 식당 안에서 먹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메뉴는 시로에비텐동(흰새우튀김덮밥), 카이센동(해산물덮밥), 시로에비사시미동(흰새우회덮밥), 토야마스페셜텐동이 있다.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나와서 굳이 밥을 먹을 필요는 없지만, 열차를 두 시간 이상 타야하니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먹고 열차를 타야겠다.

 

타카야마에 가려면 특급 히다를 타고 가면 되는데, 토야마까지 운행하는 열차는 많지 않아서 열차를 놓치면 꽤 오래 기다려야 한다. 나고야에서 출발한 다수의 열차는 타카야마가 종착역인 경우가 많아서, 타카야마 이후에는 보통열차로 환승해야하는 경우도 있고.. 누가 신칸센에 몰빵한 회사 아니랄까봐 그러나..

 

재래선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JR토카이지만, 히다는 경쟁하는 타사의 노선이 없어서 꽤 수요가 많은 편이다. 앞에 운전석의 창밖도 볼 수 있도록 객실과 승무원실도 투명한 유리창을 설치해 두었다.

 

나고야행 행선막 사진을 찍는데 어쩌다 코를 풀고 있는 외국인의 모습이 카메라에 찍혔다... 미안 대단히 쏘리하고 스미마셍이다..

 

히다의 헤드마크


외국인들이 꽤 많다.

츄부 지역에서는 타카야마본선 주변이 그나마 구경할 것이 많기도 하니..

 

출발..

'와이드뷰' 라는 이름처럼 창이 아주 크게 만들어져 있다. 심지어 앞부분의 운전석의 창문도 선두차 객실에서 보인다.

이 지역은 계속해서 산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계속 산 사이로 지나면서 남쪽으로 향한다. 타카야마까지는 약 2시간 20분 정도 걸리니 가까운 거리는 아니다.

 

타카야마에 도착해서 잠시 구경을 하러 밖으로 나갔다. 짐을 맡기고 가려고 했는데 고작 한 시간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만 구경할 생각이라 그냥 끌고 다니는 것이 나을 것 같다. 그냥 얼마 되지 않는 짐을 슬슬 끌고 돌아다니다가 아이스크림이나 사먹든가 해야지..

 

앞에 가는 어르신들은 중궈에서 온 관광객인가..

 


저기 저 글자들은 어떻게 읽어야 하는 것인가.

난감하네..

 

저 술병들은 가격이 조금 비싼 것 같아보이는데..

 

니혼슈를 파는 곳인 것 같은데 요즘에는 술을 잘 마시지 못해서..

 

건물 분위기는 꽤 오래된 전통있는 모습이기는 한데, 막상 파는 음식류는 요즘 시대의 느낌이다.

 

저 언니는 혼자서 셀카 찍으면서 다니고 있네.. 본인이 좋다는데 뭐라 할 수도 없는 것이니..

 

여기도 인력거꾼들이 있고..

 

하천 위에 놓인 다리의 난간은 붉은 색으로 칠해져 있다.

 

타카야마는 일본의 옛 가옥들이 많이 남아 잘 보존된 것으로 잘 알려진 곳인데, 여기서는 커피와 케이크를 팔고 있는, 다소 의외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여기는 국가에서 지정한 중요전통적 건물군 보존 지구라서 차량통행은 금지된다고 한다.

 

차가 지나다니지 않으니 걸어다니면서 구경하기는 좋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