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바코역

#15. 눈길을 걸어봅시다

2019. 4. 13. 15:29

여전히 광각렌즈를 잘 사용하지 못해서 - 나중에 익숙해지니 별 것 아니었네 싶었지만 - 사진을 엉망으로 찍었다.

 

쾌속 에어포트 대신 구간쾌속 이시카리라이너를 타고 가야겠다. 오타루까지 가는 것이면 이 열차를 먼저 보내고 기다렸다가 타는 것이 낫겠지만, 어차피 중간에 내릴 계획이므로 그냥 구간쾌속을 타고 가도 별 차이는 없을 것 같다. 구간쾌속열차는 열차 이름처럼 일부 구간에서 쾌속으로 운행을 하는 열차로 몇몇 역들을 통과하는데, '쾌속' 등급 보다는 정차역이 더 추가되므로 시간은 조금 더 걸린다.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내릴 생각으로 왔기에 제니바코역에 내려서 오타루 방향으로 걸어간다.

 

'D51 603' 이란 간판이 있는데, 과거의 증기 기관차의 열차 번호였던 것 같다. 이것을 간판처럼 달아놓는 것을 보면 꽤 열정이 있는 철도팬인가보다. 열차를 좋아하기는 해도 별로 수집욕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고, 그냥 사진 몇 장 찍는 정도라, 열심히 사진을 찍지도 않고 어지간해서는 굿즈를 수집하지 않는 가벼운 철도팬 정도라 생각하시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다.

 

적당하게 구름이 끼어서 그나마 다행인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쌓인 눈이 햇빛을 반사해서 금방 얼굴이 그을릴텐데..

 

이 곳에 사는 분이 수산업에 종사하시는 모양이다.

 

삿포로에서 오타루를 오가는 열차는 홋카이도에서 몇 안 되는 전화구간이라서 전동차가 다닌다.

 

대충 광각렌즈 사용법을 익힌 것 같기는 한데, 무의식 중에 줌을 당기고 밀고 하다보면 이렇게 왜곡된 모습이 된다. 가운데 차량 옆줄의 색상이 다른 차량은 지정석이 있는 4호차 U시트 차량인 것 같다.

 

누군가 지나간 흔적이 있네..

 

저기 세워둔 것은 수산물을 말릴 때 사용하는 것 같은데..

 

겨울 바다

바람이 날카롭게 불어올까 걱정을 했는데, 낮이고 바다 근처라 그런지 생각보다 춥지는 않았다. 해양성 기후라서 같은 기온에도 일본이 조금 더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선로 옆에는 차량이 지나다니는 길이 있는데, 눈이 쌓이고 얼어서 자동차는 거의 다니지 않는다. 이런 날에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길 위에서 차량 운전하는 것은 쉽지 않겠지.

 

삿포로행 열차가 지나간다. 홋카이도에서 사용하는 통근형 열차는 3도어 차량을 사용하는데, 문을 많이 열면 차내의 열기가 금방 식어버리므로 에너지 절약과 환경 보호를 위해서 그런다고.

 

이대로라면 조금 있다가 다시 보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저 쪽에서 역시 오타루로 가는 열차가 오고 있다.

 

순식간에 열차가 지나가서 원하는 그런 구도는 나오지 않았다.

 

철도건널목이 있는데 이런 날씨에 돌아다니는 사람 찾는 것도 쉽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출근하고, 학교에 가지 않았을까 싶은데..

 

이렇게 쌓인 눈이 사람과 차들이 지나다니면서 밟혀서 얼어붙을 때 미끄러운 빙판이 만들어지는데 조심해서 앞으로 간다.

 

철도 건널목이 있다.

 

철도 건널목 앞에 비상 제동 버튼이 있기는 하지만, 열차는 제동거리가 자동차만큼 짧지 않아서 급히 제동을 하더라도 위의 사진 정도의 거리는 제동이 불가능하니 반드시 주의가 필요하다.

 

열차가 그리 자주 다니지 않지만 철로를 따라 오다보니 계속 열차가 중심이 되는 것 같다.

 

노란색 벽의 저 건물이 눈에 확 띈다.

 

보면 볼수록 저 집이 마음에 드는데..

 

 

아동공원 41번 치도리공원이라는데..

날씨가 춥고 눈이 얼어붙어 위험해서인지 공원에서 노는 아이들은 못 봤다.

 

간신히 열차만 다닐 수 있게 제설을 한 것 같다.

 

삿포로 방면에서 열차가 오는 것 같은데..

 

엇! 열차가 온다..

 

열차가 속력이 붙어서 폰카로는 무리인 듯하다. 아직 사용법이 익숙하지 않은 것도 하나의 이유겠고..

 

열차는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다.

 

그 사이에 반대방향인 삿포로행 열차가 또 지나가고

 

이 춥고 길도 엉망인 곳에 와서 왜 이런 고생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저 위에 사는 사람들은 눈이 쌓이면 아주 불편할 것 같다. 계속 걸어가자니 오래 신어 밑창이 닳은 신발에 조금씩 물이 새는 것 같아서 열차를 타고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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