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키카와역

#12. 삿포로에 갑니다

2019. 4. 5. 21:52

편의점 로손에서 산 '이치고&바나나' 의 크레이프. 한국에서는 프랑스식 발음인 '크레페' 라고 하지만, 얘네들은 이렇게 부른다. 알흠다운 발음구조인 일본어...

 

편의점 음식 치고는 꽤 비싼 가격이기는 한데..

 

가격이 비싼 만큼 우치카페는 맛있다...

 

삿포로에 빈 호텔이 없어서 아사히카와에서 2박을 했는데 다시 삿포로로 돌아가야지.

 

하루아침에 이 쌓인 눈이 녹을 것 같지는 않고..

 

간밤에 들판에 쌓인 눈이 녹았을 리는 없고..

 

겨울이야 보이는 곳마다 눈이 쌓여 있는 홋카이도.

홋카이도의 인구가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일 것 같다.

 

여기는 타키카와역 같은데..

 

타키카와역

하코다테본선과 네무로본선의 환승역이다. 대도시 안을 다니는 열차를 제외하고 로컬선 열차를 처음 탔던 곳도 홋카이도였는데..

 

눈이 쌓여서 설벽이 되었다...

 

이와미자와역

여기서 무로란본선으로 환승할 수도 있는데, 무로란본선 구간만 다니는 열차는 보통열차 밖에 없고, 무로란본선으로 가면 삿포로에 서지 않아서 환승을 해야한다. 이와미자와역에서 삿포로까지는 특급열차가 약 25분, 보통열차는 약 40분 정도 걸린다. 삿포로 근교니까 여기부터는 특급열차를 타고 가야겠다.

 

저 썰매를 끄는 말의 동상은 2년 전 여름에도 보았는데..

 

삿포로역에 도착했다.

이제 뭔가 도시 같은 느낌이 나는 것 같네..

 

겨울이면 중궈(남쪽), 타이완 및 동남아시아 등 눈이 내리지 않는 지역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늘어난다. 한국의 경기도 북부나 강원도 지역도 눈이 많이 내리지만, 군사접경지역이어서 아무래도 관광지로 개발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움이 있기도 하고, 70년 가까이 된 역사를 지닌 삿포로 유키마츠리는 이미 세계적으로 알려진 이벤트인지라..

 

지난 밤에 냉동실에 넣어두었다가 아침에 살짝 녹여서 왔는데 상하지는 않은 것 같아서 일단 까먹고 봐야겠다.

 

삿포로역 북쪽 출구인데 이 곳도 눈이 두껍게 쌓여서 얼은 채로 있는데, 간신히 사람이 지나다닐 수 있게 좁은 길을 만들어 두었다. 유키마츠리 기간에는 오도리 주변에서 눈과 얼음으로 조각상을 만들어 전시하고, 곳곳에서 식음료 판매를 하고, 종종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아지노 토케이다이(アジの時計台)" 라는 곳은 라멘가게였네.

저 아주머니가 조금 불쌍해 보이기도 하는데, 돈 없는 것은 마찬가지라서..

 

삿포로는 일본의 5대 도시 중의 하나라서 그런지 다른 규모가 작은 지방도시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자위대원들이 뭔가 만드는 것 같은데..

 

삿포로 유키마츠리가 열리면 육상자위대도 참가하여 얼음 조각이나 설상을 제작하기도 하는데 무엇을 만들었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난다. 보고 나면 바로 정리를 해둬야 하는데, 잊어버리고 1년 넘게 시간이 지났으니 기억이 제대로 남아있을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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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와미자와역은 학생들이 많아서 그런지 활기가 있다. 일본의 학교는 대개 7월 20일 무렵부터 8월 말 정도까지 여름방학이기에 아마도 막 개학을 했거나 며칠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을 것 같다.


하교 시간인지 학생들이 많다. 여고가 많은 것인지 여학생들이 다수다.

이와미자와시는 과거 석탄 수송의 중심지로 개발된 도시였으나 석탄산업이 사양길로 들어서면서 이 도시는 농업과 공업이 주요 산업이 되었다. 홋카이도의 다른 도시 역시 그러하듯이 2000년대 이후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06년에 근교 마을인 요네자와와 키타무라를 편입하였음에도 2015년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8만 5천명이 채 되지 않는다고. 여행지로서의 홋카이도와 주거와 생활의 터전으로서의 홋카이도는 다른 것이니.. 가뜩이나 긴 겨울 동안 매일 눈을 쓸어내고 지붕 위에 쌓인 눈을 털어내야 하고, 겨울이 길어서 난방 비용도 많이 들고, 대중교통의 접근성은 아주 나쁘고 불편하며, 온라인에서 상품을 구매해도 택배비는 더 비싼 것 등 안 좋은 것을 나열하려면 길어질 것 같다.

홋카이도의 인구는 해마다 늘어나는 관광객 수와는 달리 1995년 이후부터 계속 줄어들고 있는데, 도내 인구는 삿포로시와 삿포로 근교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삿포로는 취직이나 진학 등으로 인한 유입인구가 많은 편이라고 하지만, 자연감소인구 역시 많고, 결혼률 및 출생률이 다른 대도시에 비해서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고 한다. 즉, 도내의 인구는 도시인 삿포로에 몰려들어 다른 지역의 인구 유출이 심화되고 있으며, 유일의 대도시인 삿포로 역시 사회적인 증가가 있을 뿐, 자연적으로는 감소하고 있다는 것. 2015년 기준 인구는 1975년의 인구와 거의 비슷한 수준. 그래서 홋카이도에서는 삿포로시의 출생률을 높이기 위하여 필요한 방안을 열심히 찾고 있다고 한다. 한국 역시 고령화와 출생률 감소로 인한 문제를 겪고 있으니 이런 사례들을 보면서 대비를 해야할텐데, 아니 했어야 했는데 조금 늦은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열차를 병결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는 시간대와 노선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출퇴근 시간대나 통학 시간대에는 열차를 병결하여 객차를 늘리고, 승차 인원이 적은 시간대에는 1~2량으로 편성하여 비용을 줄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적자를 면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와미자와 역 주변에도 높은 건물은 없는 것 같다.


수퍼 카무이를 타고 싶다. 그러나 돈이 없다..

카무이를 탈 것이었다면 굳이 이렇게 열차 갈아탄다고 계단을 오르지도 않았겠지..


3번선의 아사히카와행 보통열차를 타러 간다.


그래도 이 열차를 타면 한 번에 가는게 어디냐 싶다.


이 열차가 아사히카와까지 타고 갈 열차님 되시겠다.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아 있어서 '이거 못 타면 아사히카와에 못 가요' 라는 상황은 아니지만, 땡볕에 짐 끌고 다니며 언덕 오르고, 열차 타고 가다가 환승한다고 계속 짐 끌고 돌아다니니 체력이 빠르게 고갈되고 있고, 가자마자 할 일도 있고 해서..


출입문이 열리면 일단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사람들이 눈에 불을 켜는 것은 어느 나라나 같은 모양이다. 종착역까지 먼 거리를 가야하므로 앉아서 가야할 것 같아서 사람들이 많은 곳을 피해 열차 뒤로 갔다. 작년 여름에는 이와미자와에서 아사히카와까지 가는 보통열차가 16시 38분 출발이었는데, 시각표가 개정되어 지금은 15시 38분, 17시 3분에 아사히카와행 열차가 있다. 이보다 늦은 시간에 출발한다면 20시 30분에 출발하는 타키카와행 열차를 타고, 타키카와에서 아사히카와행 열차로 환승해야 한다. 돈이 많거나 JR패스 또는 홋카이도레일패스가 있으면 특급열차를 타는 것이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좋고..


적당한 자리를 찾아서 앉았다. 2명이 나란히 앉는 좌석이지만 옆에 앉는 사람이 없어서 편하게 갈 수 있을 것 같다.


히다카본선 무카와-사마니 구간의 운휴로 인한 대체수송 안내가 붙어 있다.


열차 출발 시각까지는 시간이 조금 남아 있어서 잠시 플랫폼으로 나왔다.


멀리서 보았던 말 동상이 인상적이어서 가까이서 보기 위해서..


농사짓는 말인가보다..


이와미자와역은 삿포로 이남의 무로란 방면으로 가는 무로란본선 열차의 시발역이자 하코다테본선과 무로란본선의 환승역이기도 하다. 겉모습은 히다카본선의 열차이지만 실제로는 무로란본선 구간을 운행하는 열차. 히다카본선이 무카와~사마니 구간의 해일 피해로 인한 운행중단으로 인해 남는 열차를 여기저기 땜빵 형식으로 때려넣고 있는 모양. JR홋카이도는 마음 같아서는 이 돈이 안 되는 노선을 폐선하고 싶겠지만, 연선 지자체에서 선로 존속 및 복구를 원하고 있다고. 지금은 운행중단 구간에 대행버스로 수송을 하고 있다. 삿포로에서 아사히카와까지의 하코다테본선은 수십 차례 오갔던 것 같은데, 늘 특급열차를 이용했지 이런 열차는 거들떠보지도 않았기에 상당히 낯선 경험을 하고 있다. 

 

무로란본선 열차를 타는 승강장

열차가 떠나간 뒤는 한산하다. 대도시의 지하철 승강장과는 다르게 인구가 적고, 보통열차의 운행 빈도 역시 적어서 시간에 맞춰 오지 않으면 안 되는 곳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 수요가 공급을 만드는 것인지, 공급이 수요를 만들어내는 것인지 궁금할 때가 있다. 열차가 자주 다니면 그 지역으로 접근성이 좋아져 사람들이 자주 찾아 상권이 발달하고, 이것이 도시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만성 적자의 철도회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그냥 가기도 심심하니 창밖 구경을 하다가 잠시 철덕 흉내를 내면서 역 사진이나 찍어보기로 한다. 

이 곳은 미네노부역. 무인역으로 보이고, 그 이상의 정보는 아는 것이 없다.

 

미네노부역 명판


비바이역

비바이역 전에 코슈나이역이 있었는데 딴짓하다가 사진을 안 찍었다.

역 근처에 작은 쇼핑센터 같은 상점들이 있는 모양이다.


챠시나이역

역 주변에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나이에역

그럭저럭 크다고 할 수 있는 도시에서 멀어질수록 역과 역 사이의 간격이 길어진다.


토요누마역

역시 별로 특별한 것은 없을 것 같다.


그리고 타키카와역

타키카와역은 네무로본선의 시작이 되는 역이기도 하다. 여름철에 삿포로에서 출발하는 특급열차 라벤더 익스프레스호가 타키카와를 거쳐 네무로본선을 거쳐 후라노에 간다. 삿포로에서 후라노에 가려면 타키카와를 거쳐 네무로본선을 이용하거나, 아사히카와를 거쳐 후라노선으로 환승하는 방법이 있는데 특급열차를 탈 수 있는 패스가 있다면 아사히카와까지 특급열차를 타고 가서 후라노선으로 환승하는 것이 낫다. 여름 라벤더 시즌에는 '후라노 라벤더 익스프레스' 라는 특급열차를 운행하는데, 이 열차가 가는 경로가 타키카와까지 하코다테본선, 타키카와부터 네무로본선을 지나간다. 후라노 라벤더 익스프레스는 하코다테본선을 달릴 때는 제법 속력을 내지만, 네무로본선은 규격이 낮아서 속도가 느린 탓에 환승이 없다고 해도 생각보다 소요시간이 꽤 걸린다.

네무로본선이 나온 김에 덧붙이면, 이 역에서 홋카이도 동쪽의 쿠시로역까지 무려 8시간 27분이나 걸리는 보통열차 2427D가 있는데 현재 네무로본선에 불통구간이 생긴 탓에 이 열차는 운행하지 않고 있다. 이 구간은 복구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특급열차가 정차하는 타키카와역

특급열차를 타고 와서 보통열차로 환승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먼저 온 보통열차는 환승객을 기다렸다가 태우고 가고, 특급열차는 먼저 가버린다. 늘 특급열차만 타다가 이런 느린 열차를 타면서 추월을 당하니 약이 오른다.


역을 그렇게 깔끔하게 관리하지는 않는 것 같다.


해가 지기 전에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아사히카와에 도착할 즈음에는 어둠이 깔릴 것 같다.


에베오츠역

큰 도시에 있는 역들은 역간 거리가 짧지만, 이런 동네는 7~8km 정도 되어서 걸어서 다니기는 어려운 거리다.


후카가와역

특급열차의 수퍼 카무이의 마지막 정차역이면서 ~카와(가와)역의 마지막이다. 이 역에서 특급열차가 보통열차보다 먼저 출발하는 관계로 타고 있는 보통열차는 5분 정도 정차를 한다. 후카가와역은 하코다테본선과 루모이본선의 환승역. 루모이본선은 아직 타 본 적이 없다.


수퍼 카무이가 들어오고 있다. 

이럴 것을 충분히 예상하고 왔기에 그냥 무심하게 넘기려고 애를 쓴다. 저 열차를 타려면 금전적인 출혈이 생기므로 조금 더 참는 것이 모두를 위해서 좋다. 금전적인 출혈이 생기면 스트레스를 받아서 스트레스를 푼다고 먹을 것을 사먹을 것이고, 그러다 보면 돈을 또 쓰게 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마음 같아서는 뛰쳐내려서 저 열차에 올라타고 싶지만, 지쳐서 움직이는 것 자체가 귀찮아졌다. 당장 일어나기도 싫고, 선반 위에 올려 둔 짐을 내리기도 싫고 그냥 타고 있는 열차가 아사히카와에 빨리 도착하기만 바라고 있다. 호텔에 가자마자 바로 씻고 싶다.


이 열차는 루모이본선을 운행하는 열차였던 것 같다.


오사무나이역

어두워지니 사진의 질이 확 떨어진다..


이노역

어두워져서 그런지 폐역 같은 느낌이 든다.

다음 역인 치카부미는 어두워서 넘어가고..


드디어 동물들이 반겨주는 아사히카와 도착!

 

회송열차가 있는데..


루모이본선용 열차인가보다.

루모이는 안 가봐서 잘 모른다..


몇 발짝 더 걷기 싫어서 뒤에서 명판 사진을 찍었다.



호텔로 직행한다.

예전에 가본 적이 있는 곳이라 헤매지 않고 바로 갔다.


참치(마구로) 사시미


카이센(해물) 샐러드

야채를 일부러 먹기 위해서..


홋카이도 한정 삿포로 클래식 맥주

여섯 캔이면 충분할 것 같다.


하코다테 산마이(函館三昧)라는 도시락


한 개로는 부족해서 하나 더..


타코타키코미고항(たこ炊込みご飯)

문어가 들어있는 도시락.


배불러서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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