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여행

#16. 오타루에 가봅시다

2019. 4. 13. 16:36

이렇게 눈이 잔뜩 쌓인 곳을 겁없이 다니는 사람이 있을 가능성은 아주 적을텐데..

 

혹시라도 사람이 밑으로 떨어질까봐 저 가는 줄로 막아두기는 했는데..

 

원래는 자동차들이 다니는 도로였던 것 같은데 눈에 뒤덮여 보이지 않는다.

 

여기서 떨어지면 바로 바다에 빠지게 된다. 그것도 한겨울의 차가운 물 속...

무서워라..

 

열차가 지나간다.

 

여전히 광각렌즈 사용에 익숙하지 못해서 전봇대가 휘어버렸다.

 

위험하니 선로 내에 들어오지 말아달라는 안내가 있다.

 

옆에 있는 건물은 무슨 사업장 같은데, 문을 닫아서 뭐하는 곳인지 모르겠다.

 

삿포로 방면으로 가는 3도어 차량이 지나간다. 다른 대도시에는 대개 4도어 차량으로 운행을 하는데, 겨울이 춥고 길어서 보온을 위해 이렇게 문을 세 개만 만들었다고 한다. 그나저나 JR패스가 있는데 왜 이렇게 걸어다니는 뻘짓을 하고 있을까...

 

결국 오타루칫코역까지 걸어갔다.

걷기 중독자도 아니고.. 쳇~ 걷는 것이 취미이기는 하지만..

 

두 시간 넘게 계속 걸은 것 같은데..

 

오타루칫코역 주변에 쇼핑센터가 있다고 하니 일단 들러봐야겠다. 수퍼마켓이 있으면 가서 빵이라도 사서 먹으면 될 것 같은데..

 

종점인 오타루역이 다음 역이라 열차 안에 빈 자리가 많은 것 같다.

 

어느새 시간이 두 시가 넘었다.

제니바코역에서 아사리역까지 계속 걸어서 배가 고프니 점심을 먹어야겠는데, 열차를 탔으면 12분이면 오는 곳을 눈 속을 헤치다가 두 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JR패스가 있는데 열차를 안 타고 왜 걸었을까 싶은데, 뭐 그럴 수도 있지..

 

역시 광각 기능을 잘 다루지 못해서 생긴 이상한 사진..

2030년 말에 신오타루역 개업 예정이라는데 그 때까지 10년 넘게 남았다.

 

많이 걸었더니 슬슬 발걸음이 무거워져서 택시를 타고 싶으나 돈이 없다... 별 수 있나 계속 걸어야지..

 

그냥 미나미오타루역까지 갔어도 되는데, 그러면 심심하니까 오타루칫코역에서 미나미오타루역까지 걸어가기로 한다.패스는 왜 안 쓰냐..

 

이런 곳에 시계가 있다니..

구글 지도로 길을 찾아서 미나미오타루 방면으로 가야겠다.

 

저 아가씨들은 이 동네에 사는 사람들 같기도 한데..

 

아.. 이제는 눈이 징그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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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눈길을 걸어봅시다

2019. 4. 13. 15:29

여전히 광각렌즈를 잘 사용하지 못해서 - 나중에 익숙해지니 별 것 아니었네 싶었지만 - 사진을 엉망으로 찍었다.

 

쾌속 에어포트 대신 구간쾌속 이시카리라이너를 타고 가야겠다. 오타루까지 가는 것이면 이 열차를 먼저 보내고 기다렸다가 타는 것이 낫겠지만, 어차피 중간에 내릴 계획이므로 그냥 구간쾌속을 타고 가도 별 차이는 없을 것 같다. 구간쾌속열차는 열차 이름처럼 일부 구간에서 쾌속으로 운행을 하는 열차로 몇몇 역들을 통과하는데, '쾌속' 등급 보다는 정차역이 더 추가되므로 시간은 조금 더 걸린다.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내릴 생각으로 왔기에 제니바코역에 내려서 오타루 방향으로 걸어간다.

 

'D51 603' 이란 간판이 있는데, 과거의 증기 기관차의 열차 번호였던 것 같다. 이것을 간판처럼 달아놓는 것을 보면 꽤 열정이 있는 철도팬인가보다. 열차를 좋아하기는 해도 별로 수집욕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고, 그냥 사진 몇 장 찍는 정도라, 열심히 사진을 찍지도 않고 어지간해서는 굿즈를 수집하지 않는 가벼운 철도팬 정도라 생각하시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다.

 

적당하게 구름이 끼어서 그나마 다행인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쌓인 눈이 햇빛을 반사해서 금방 얼굴이 그을릴텐데..

 

이 곳에 사는 분이 수산업에 종사하시는 모양이다.

 

삿포로에서 오타루를 오가는 열차는 홋카이도에서 몇 안 되는 전화구간이라서 전동차가 다닌다.

 

대충 광각렌즈 사용법을 익힌 것 같기는 한데, 무의식 중에 줌을 당기고 밀고 하다보면 이렇게 왜곡된 모습이 된다. 가운데 차량 옆줄의 색상이 다른 차량은 지정석이 있는 4호차 U시트 차량인 것 같다.

 

누군가 지나간 흔적이 있네..

 

저기 세워둔 것은 수산물을 말릴 때 사용하는 것 같은데..

 

겨울 바다

바람이 날카롭게 불어올까 걱정을 했는데, 낮이고 바다 근처라 그런지 생각보다 춥지는 않았다. 해양성 기후라서 같은 기온에도 일본이 조금 더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선로 옆에는 차량이 지나다니는 길이 있는데, 눈이 쌓이고 얼어서 자동차는 거의 다니지 않는다. 이런 날에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길 위에서 차량 운전하는 것은 쉽지 않겠지.

 

삿포로행 열차가 지나간다. 홋카이도에서 사용하는 통근형 열차는 3도어 차량을 사용하는데, 문을 많이 열면 차내의 열기가 금방 식어버리므로 에너지 절약과 환경 보호를 위해서 그런다고.

 

이대로라면 조금 있다가 다시 보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저 쪽에서 역시 오타루로 가는 열차가 오고 있다.

 

순식간에 열차가 지나가서 원하는 그런 구도는 나오지 않았다.

 

철도건널목이 있는데 이런 날씨에 돌아다니는 사람 찾는 것도 쉽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출근하고, 학교에 가지 않았을까 싶은데..

 

이렇게 쌓인 눈이 사람과 차들이 지나다니면서 밟혀서 얼어붙을 때 미끄러운 빙판이 만들어지는데 조심해서 앞으로 간다.

 

철도 건널목이 있다.

 

철도 건널목 앞에 비상 제동 버튼이 있기는 하지만, 열차는 제동거리가 자동차만큼 짧지 않아서 급히 제동을 하더라도 위의 사진 정도의 거리는 제동이 불가능하니 반드시 주의가 필요하다.

 

열차가 그리 자주 다니지 않지만 철로를 따라 오다보니 계속 열차가 중심이 되는 것 같다.

 

노란색 벽의 저 건물이 눈에 확 띈다.

 

보면 볼수록 저 집이 마음에 드는데..

 

 

아동공원 41번 치도리공원이라는데..

날씨가 춥고 눈이 얼어붙어 위험해서인지 공원에서 노는 아이들은 못 봤다.

 

간신히 열차만 다닐 수 있게 제설을 한 것 같다.

 

삿포로 방면에서 열차가 오는 것 같은데..

 

엇! 열차가 온다..

 

열차가 속력이 붙어서 폰카로는 무리인 듯하다. 아직 사용법이 익숙하지 않은 것도 하나의 이유겠고..

 

열차는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다.

 

그 사이에 반대방향인 삿포로행 열차가 또 지나가고

 

이 춥고 길도 엉망인 곳에 와서 왜 이런 고생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저 위에 사는 사람들은 눈이 쌓이면 아주 불편할 것 같다. 계속 걸어가자니 오래 신어 밑창이 닳은 신발에 조금씩 물이 새는 것 같아서 열차를 타고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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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삿포로에 갑니다

2019. 4. 5. 21:52

편의점 로손에서 산 '이치고&바나나' 의 크레이프. 한국에서는 프랑스식 발음인 '크레페' 라고 하지만, 얘네들은 이렇게 부른다. 알흠다운 발음구조인 일본어...

 

편의점 음식 치고는 꽤 비싼 가격이기는 한데..

 

가격이 비싼 만큼 우치카페는 맛있다...

 

삿포로에 빈 호텔이 없어서 아사히카와에서 2박을 했는데 다시 삿포로로 돌아가야지.

 

하루아침에 이 쌓인 눈이 녹을 것 같지는 않고..

 

간밤에 들판에 쌓인 눈이 녹았을 리는 없고..

 

겨울이야 보이는 곳마다 눈이 쌓여 있는 홋카이도.

홋카이도의 인구가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일 것 같다.

 

여기는 타키카와역 같은데..

 

타키카와역

하코다테본선과 네무로본선의 환승역이다. 대도시 안을 다니는 열차를 제외하고 로컬선 열차를 처음 탔던 곳도 홋카이도였는데..

 

눈이 쌓여서 설벽이 되었다...

 

이와미자와역

여기서 무로란본선으로 환승할 수도 있는데, 무로란본선 구간만 다니는 열차는 보통열차 밖에 없고, 무로란본선으로 가면 삿포로에 서지 않아서 환승을 해야한다. 이와미자와역에서 삿포로까지는 특급열차가 약 25분, 보통열차는 약 40분 정도 걸린다. 삿포로 근교니까 여기부터는 특급열차를 타고 가야겠다.

 

저 썰매를 끄는 말의 동상은 2년 전 여름에도 보았는데..

 

삿포로역에 도착했다.

이제 뭔가 도시 같은 느낌이 나는 것 같네..

 

겨울이면 중궈(남쪽), 타이완 및 동남아시아 등 눈이 내리지 않는 지역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늘어난다. 한국의 경기도 북부나 강원도 지역도 눈이 많이 내리지만, 군사접경지역이어서 아무래도 관광지로 개발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움이 있기도 하고, 70년 가까이 된 역사를 지닌 삿포로 유키마츠리는 이미 세계적으로 알려진 이벤트인지라..

 

지난 밤에 냉동실에 넣어두었다가 아침에 살짝 녹여서 왔는데 상하지는 않은 것 같아서 일단 까먹고 봐야겠다.

 

삿포로역 북쪽 출구인데 이 곳도 눈이 두껍게 쌓여서 얼은 채로 있는데, 간신히 사람이 지나다닐 수 있게 좁은 길을 만들어 두었다. 유키마츠리 기간에는 오도리 주변에서 눈과 얼음으로 조각상을 만들어 전시하고, 곳곳에서 식음료 판매를 하고, 종종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아지노 토케이다이(アジの時計台)" 라는 곳은 라멘가게였네.

저 아주머니가 조금 불쌍해 보이기도 하는데, 돈 없는 것은 마찬가지라서..

 

삿포로는 일본의 5대 도시 중의 하나라서 그런지 다른 규모가 작은 지방도시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자위대원들이 뭔가 만드는 것 같은데..

 

삿포로 유키마츠리가 열리면 육상자위대도 참가하여 얼음 조각이나 설상을 제작하기도 하는데 무엇을 만들었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난다. 보고 나면 바로 정리를 해둬야 하는데, 잊어버리고 1년 넘게 시간이 지났으니 기억이 제대로 남아있을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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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사히카와로 복귀

2019. 4. 4. 21:57

그나마 역 앞에 있는 도로의 눈은 최대한 치운 것 같다.

 

홋카이도는 개발을 할 때 계획을 세워 바둑판처럼 개발을 해서 단정하게 건물들이 줄지어 있다. 바둑판처럼 반듯하게 구획을 정해두어서 깔끔하고 정돈된 거리의 모습이다.

 

저기 다리 근처에서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 마음 같아서는 저기 작업 중인 다리를 지나가보고 싶었는데, 괜히 일하는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칠 것 같아서 그냥 돌아왔다. 저 다리 밑으로 지나는 강의 이름이 이시카리카와(石狩川)다. 이 이시카리카와가 흐르는 강 근처를 달리는 열차 중에 이시카리라이너라는 것도 있고.

 

눈을 다 치울 수 없어서 간신히 사람이 지나다닐 길만 만들어 놓은 것 같은데, 그래도 차도는 거의 제설을 마친 듯하다.

 

인도는 어쩔 수 없겠지만, 차도는 대충 제설이 완료된 것 같다. 사람이 걸어다니는 길은 제설이 되어 있지 않아서 잘못하면 넘어져 다칠 수도 있을 것 같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밟고 가서 눈이 얼어있는 곳도 있으니 조심해서 가야지.

 

후카가와역에 내린 것이 처음이고, 역 바깥으로 나온 것도 처음인데 그냥 그런 작은 마을인 것 같다. 높은 건물은 보이지 않고 간판에 후지필름의 로고가 적힌, 사진관으로 보이는 가게도 보이고..

 

역 건물이 단촐한 느낌이 들기는 하는데, 하코다테본선과 루모이본선의 환승역이다. 루모이본선이 이미 루모이부터 마시케 구간이 잘려나갔듯이, 머지않아 폐선이 될 것 같지만..

 

역 앞의 광장에는 이렇게 눈이 잔뜩 쌓여 있다.

그래도 용케 사람이 지나다닐 길은 만들어두었네.

 

"여기부터는 역전광장"

 

아사히카와행 보통열차는 15시 14분에 출발한다고 한다.

 

철로에 눈이 덮여 있는데, 치워도 다시 눈이 내리면 이 모양이 되니..

 

승강장에도 눈이 쌓여 있다.

 

특급열차가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 간격으로 다니지만, 아사히카와까지는 거리가 먼 것도 아니니 먼저 오는 보통열차를 타고 가야겠다.

 

역시 빈 자리가 많다.

 

창 밖의 눈이나 보면서 가야겠다.

 

선로 근처에 지나다니는 사람이나 차를 보기 어렵다.

 

누군가 지나다닌 흔적이 있는데, 동물의 발자국인가..

 

눈으로 덮인 들판에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무가 보이고

 

땅은 넓으나 사람이 없는 홋카이도...

 

오사무나이역

 

승강장에 세워진 역명판도 눈에 묻혀서 간신히 오사무나이역임을 알 수 있다.

 

홋카이도가 이런 동네였지..

 

눈 구경은 실컷할 수 있다.

 

이노역

2년 전 여름에 보통열차로 하코다테본선을 완주한 적이 있는데, 이런 역이 있었는지 기억도 안 난다. 이노역 다음 역은 치카부미역, 그리고 마지막 종착역인 아사히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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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후카가와역으로

2019. 4. 2. 21:57

루모이에서 할 것이 전혀 없으므로, 그냥 다시 아사히카와로 돌아가야겠다. 열차는 여기 올 때 타고 왔던 그 열차 그대로다.

 

창문 사이로 얼마나 눈이 많이 왔는지 알 수 있다.

 

운전수 혼자서 차장 및 역무원 역할까지 하는 원맨열차를 타는 경우에는 탈 때 번호가 찍힌 정리권을 뽑고, 내릴 때 운전수에게 정리권과 함께 운임을 지불하면 된다. 현금이 없다면 다소 낭패일 수가 있는데, 이 열차 안에서는 스이카나 이코카 등의 IC카드를 사용할 수가 없다.

 

루모이역 역명판.

지금은 루모이가 루모이본선의 종착역이 되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마시케역이 종착역이었다. 루모이본선도 언제 폐선해도 이상하지 않을 노선이기는 하지만...

앞에서 언급했듯이 루모이본선은 원래 후카가와역에서 마시케역까지였지만, 2016년 12월에 루모이에서 마시케까지의 구간은 이미 폐선이 되었다. 이용 승객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유지비용만으로도 큰 경제적 부담이 있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노선이 폐지될 것이라 예상을 하였겠지만..

 

역시 타는 사람이 많지는 않고..

 

타고 올 때보다 더 사람이 적은 것 같다.

 

누가 투명한 시트지라도 창문에 붙여놓았나..

 

날씨는 맑고 햇빛이 차창을 통해 들어온다.

 

징그러울 정도로 눈이 많이 오는 곳이다.

 

누가 눈을 쌓아서 만든 것이 아니고 자연적으로 생긴 것 같다. 열차 운행을 해야하니 선로 가까운 곳은 가급적 제설을 하겠지만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이라 자고 일어나면 이 모양 이 꼴이 되겠지. 이 역의 원래 이름은 아시모이역이었는데, 드라마에서는 에비시마역으로 나왔다고 하는 것 같다. 드라마를 챙겨보지 않아서..

 

이 역이 어느 드라마의 배경이 되었던 곳이었다는 것 같은데..

 

 

열차는 철로 위로 다니기 때문에 아무 곳이나 다닐 수 없기에..

아침부터 눈 구경을 원없이 하고 있다.

 

확 트인 들판. 그러나 사람은 커녕 누군가 남겨두고 간 발자국만 군데군데 어쩌다 보인다.

 

정미소인가..

 

이 눈들을 언제 다 치운다냐..

 

이시카리누마타역

그나마 대합실과 자동판매기도 있는 역인데..

 

그래도 이 역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된 듯하다.

 

슬슬 해가 질 것 같다. 북쪽이라 해가 지는 시간도 한국보다 빠르다.

 

들판에는 눈이 뒤덮여 있고 칫푸베츠역도 역시 무인역이다.

루모이본선에서 역무원이 최소한 주간 시간대라도 상주하는 역이 루모이역 뿐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열차는 후카가와역을 향해 계속 달리고 있다.

 

할 일이 없어서 눈이 쌓인 마을을 보면서 가고 있다.

평화롭기 그지 없다.

 

가운데 나무 옆에 누가 눈사람을 만들어 둔 것 같은데..

 

겨울이 길고 눈이 많이 내리는 곳에 사는 것도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 때 홋카이도에서는 외국인 대상으로, 아마도 생김새 비슷하고, 문화가 비슷한 한국인들도 참여했다는 이주프로젝트를 시험삼아서 한 적이 있다고 하는데, 자세히는 잘 모르겠지만 겨울이 긴 곳이어서 그랬는지 큰 성과를 내지 못했는지도 모르겠다. 이 곳도 인구가 부족한 곳에 사람들이 이주해오는 것은 환영하지만, 이미 사람이 많은 대도시로 이주하는 것은 별로 반기지 않는 듯하다.

 

그렇게 후카가와역을 향해서 간다.

 

후카가와역에 가까워지고 있는데 열차 안에 남아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 이러니 하루라도 빨리 영업을 종료하고 싶은 마음이 들겠지.

 

후카가와역

사방이 눈이로구나..

 

운임은 무시무시하게 1,070엔을 나타내고 있다.

 

오오~ 오츠카레사마데시타~!

열차라는 것이 철로 위로 달리지만 날씨가 이 모양이라 운전수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 같다.

 

후카가와역

홋카이도의 몇 안 되는 유인역 중의 하나다...

 

이미 폐선된 루모이-사마니 구간은 갈 수 없으니 남은 루모이본선의 구간은 완주한 셈이네. 잠시 편의점에 가서 간식이나 사러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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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루모이에 가봅시다

2019. 3. 31. 16:14

루모이본선은 차장 없이 운전수 한 명이 운행하는 원맨열차가 다닌다. 이 열차가 다니는 구간에서는 대부분 무인역이라 운전수가 검표 업무까지 맡아서 하고 있다. 번호가 찍힌 정리권을 뽑아서 내릴 때 운전수에게 운임과 함께 내는 것이 기본인데, 이런 노선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통학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고, 이 학생들은 자신들이 이용하는 구간의 정기권을 구입하여 스윽 보여주고 내린다.

 

열차 안은 난방을 하고 있는데 밖은 추워서 유리창에 김이 서린다.

 

운전수 이외에도 선로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 둘이 탄 것 같다.

 

유리창에 물이 맺혀서 사진이 잘 찍히지 않는다.

 

IC 창문 좀 닦아주지...

 

창 밖의 순백의 눈...

 

이 쯤되면 슬슬 징그럽다...

 

답이 없다..

 

창문에 김이 서렸다 얼어서 바깥이 잘 보이지 않는다... ㅜㅜ

 

창문이라도 닦아주지..

 

역시나 빈 자리는 넘쳐나고...

 

토게시타역

사람이 없다...

 

겨울의 홋카이도는 눈 말고는 더 생각할 것이 없다. 창문에 물이 맺혀서 사진도 잘 찍히지 않는다...

 

루모이역에 도착했다.

저 열차가 남쪽에서 다녔더라면 저 모양 저 꼴이 되지는 않았을텐데..

 

그래도 공기 맑은 것이 어디냐...

 

여기는 그래도 유인역이라 역장실도 있다.

 

저 열차는 병결을 푸는 것인지 역무원 어르신이 지켜보고 계신다.

잠시 루모이 시내 구경을 하고 와야겠다...

 

그러나..

 

 

 

음.. 눈이 많이 와서 아무 것도 할 것이 없었다. ㅋ

#6. 루모이본선 탐방

2019. 3. 30. 16:41

열차를 타고 다니는 것을 좋눈이 쌓여서 언덕이 된 것인가..눈이 쌓여서 언덕이 된 것인가..아해도 귀찮아서 일일이 역이나 차량의 사진을 찍는 것은 거의 하지 않는데, 역이 몇 개 되지 않으니 역 사진을 다 찍어보자는 생각을 했으나 결국에는 실패하였다.

루모이본선은 1910년에 개업하였는데, 현재의 소야본선이 당시에는 나요로역까지만 이어져 있어서 왓카나이에서 사할린으로 가기에는 루모이에서 출발하는 것이 더 용이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도로를 정비하면서 화물 수송은 줄어들면서 결국 쇠퇴하게 되고, 승차인원이 더 적은 루모이에서 마시케까지의 구간은 2016년 12월에 폐선되었고, 후카가와에서 루모이까지 구간만 남아서 운행을 하고 있다. JR홋카이도의 재정 상태가 아주 열악하기에 조만간 폐선될 것으로 보이는데..

 

 

한겨울의 홋카이도는 뭐 이런 동네였지..

 

눈이 산처럼 쌓였네..

이 동네 사는 사람들은 눈을 보면 어떤 생각을 할까..

 

아직 광각렌즈를 잘 사용하지 못해서..

뭐랄까 똥폰을 쓰다가 이런 것을 처음 쓰다보니 이렇게 헤매는 경우가 많다.

 

탁 트인 동네구나..

 

후카가와역

사진을 찍는데 왜 내 손이 나왔냐..

 

삿포로행 카무이

잘 가세요~♪

 

안녕히 가세요~♪

삿포로행 열차를 보내고 루모이본선으로 갈아타러 간다.

 

뭔가 눈에 익은 열차인데..

세이칸터널을 오가던 수퍼 하쿠쵸로 운행했던 789계 전동차가 홋카이도신칸센 개업과 함께 실직위기에 처했으나 용케 재취업(?)을 해서 삿포로와 아사히카와를 오가는 라일락으로 투입되고 있다. 홋카이도에는 전화구간이 얼마 되지 않아서 무로란-삿포로-아사히카와 정도와 삿포로 근교 지역만 전동차가 다닐 수 있다. 비전화구간의 장거리 특급열차는 대부분 디젤동차로 운행하므로 유가 변동에 민감하여 비용이 많이 들기도 하고..

 

설마 이 열차가 루모이에 가는 것인가..

운전수용 창문에 얼음이 얼어있네.. ㄷㄷㄷ

 

마치 무슨 해골바가지가 나올 것 같은 그런 느낌인데..

그래도 선로 주변은 계속 쓸어내고 있는 것 같다. 눈이 와서 출근을 못해요, 학교에 못가요~ 이런 사람들이 속출할 터이니.. 몇 분 지연 정도는 예사로운 일로 받아들이겠지.

모양을 보건대 이건 소야본선에서 차출당한 열차 같다

승강장에 쌓인 눈도 쓸지 않고 있다. 어차피 쓸어봤자 금새 다시 눈이 내려서 쌓일 터이니.. 안전은 승객의 몫이다.

 

후카가와역

하코다테본선의 삿포로-아사히카와 구간에는 '~가와(카와)' 지명이 많다. 아사히카와, 후카가와, 타키카와, 스나가와... 자매품으로 이와미자와가 있고...

 

루모이행 열차에 탔다
저 앞에는 운전수 이외에도 다른 직원들이 타고 있다
창 밖은 물이 맺히고 김이 서려서 잘 안 보인다

 

이거 잠이나 자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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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말부터 2월 초까지는 삿포로유키마츠리 기간에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숙박하기가 쉽지 않다. 지난 밤은 용케도 공실이 있는 호텔을 찾아서 하루 묵기는 했지만, 임박한 상황이라 삿포로에서 묵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 주로 토요코인 체인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고, 이와 비슷한 등급과 가격의 다른 비즈니스호텔에 묵는 편인데, 씻고 잠만 잘 자면 되고, 아침밥까지 무료로 나오니 자주 찾게 된다.

 

아사히카와행 특급열차 카무이

 

낯이 익은 모습이다.

 

사람의 발자국은 없는 것 같고..

 

순백의 눈이냐..

 

키야~

이런 곳에서 뒹굴어보고 싶다. ㅋ

 

푸른 하늘과 쌓인 눈만 보인다.

여기는 미세먼지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구름이 끼었지만, 맑은 날이어서 기분이 좋다.

 

열차가 아사히카와역에 도착하자 바로 예약한 호텔로 가서 숙박비를 지불하고 짐을 맡겨두고 나왔다. 삿포로보다 더 북쪽에 있는 아사히카와인지라 뭔가 더 추운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예전에 쥰쿠도서점에서 사토미가 표지모델로 나왔던 여성지를 샀던 적이 있었는데, 여러 일들을 겪으면서 돈이 바닥이 나서 그런 것은 사지 않는다...

 

이온에서 20퍼센트 할인하는 조리식품을 샀는데, 여기는 편의점이 아니라 데울 수 없는 듯하여 품속에 넣고 다녔다. 마카로니 샐러드를 먹게 되다니..

 

야키우동...

이건 순 밀가루 음식만 먹네..

 

어느새 오후 2시가 넘은지 꽤 되었고, 비에이행 열차는 1번 타는 곳에서 탄다. 해가 짧은 계절이라 돌아올 때는 어두워질 것 같으니 주의를 해야겠다.

 

원맨동차다

 

낮 시간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사람들이 꽤 많았다.

 

눈...

 

역시 눈...

 

키타비에이역

역시 역무원이 상주하지 않는 무인역이다. 후라노선에서 유인역은 아사히카와, 카미후라노, 비에이, 후라노역 뿐이다. 그래서 이런 승강장만 덜렁 있는 역에서 탈 때는 열차 안에서 '정리권(整理券, 세-리켄)'이라 불리는 번호표를 뽑아서 가지고 있다가, 내릴 때 차량 앞부분에 있는 번호의 금액만큼을 운전수에게 주고 내리면 된다. 동전이 부족하면 지폐를 동전으로 교환할 수도 있다.

 

눈이 차고 넘치게 내리는 동네인지라 이렇게 쌓아두었다.

나름대로 성벽의 모습을 만들어 둔 것 같은데..

 

눈이야 넘쳐날 만큼 많으니 이렇게 조형물을 만드는 것 같다.

 

언덕이 있는 곳으로 가려면 이 길을 따라 가서 위로 올라가야 하는데, 자칫 잘못하면 빙판길에서 넘어질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겠다.

 

이 그림자 다리가 길어보이는데..

 

이미 몇 번 와봐서 비에이쵸라는 간판이 눈에 익는다. 그 때는 여름이어서 별 문제 없었지만, 지금은 겨울이라 조금은 긴장을 하게 된다.

 

슬슬 오르막을 오르고 있다.

 

눈이 잔뜩 쌓여 있다.

겨울이 지나갈 때까지 그냥 두는 것일까..

 

차들도 거의 다니지 않는 것 같은데..

 

비행기가 보인다.

아사히카와공항으로 가는 비행기인가..

 

보통의 사람들은 이렇게 눈이 쌓인 곳을 찾지 않겠지만 그냥 이 모습을 보고 싶었다. 곳곳에 눈이 많이 와서 발이 푹푹 빠지기도 하는데, 이런 모습을 보고 싶었다.

 

바퀴 자국이 있는데 보통의 승용차 타이어는 아닌 것 같네..

 

이 추운 겨울에도 나무들은 꿋꿋이 잘 버티고 있네..

본격적으로 언덕 탐험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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