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하코다테

2019. 7. 6. 14:54

비행기를 타고 하코다테로 간다.

하네다공항 국내선은 오전에 다수의 항공기들이 거의 5~10분 간격으로 출발을 하기에 복잡하다. 간신히 짐을 맡기고 뛰어서 하코다테행 비행기에 탔다. 한여름 성수기에 JAL이나 ANA같은 일본 국적항공사를 이용하려면 조금 더 여유있게 출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간단한 일본어라도 할 수 있으면 지나가는 항공사 직원 붙잡고 어디어디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하는데 어떻게 가야하는지 물어볼 수 있겠지만..


승객들이 모두 나오자 문을 닫았다.


국내선이라고 하지만 토쿄에서 하코다테는 제주도에서 김포공항까지 가는 것보다 조금 더 멀다. ANA가 스타얼라이언스 소속이라서 해당 동맹체의 소속된 항공편을 이용하면 수하물 연계 서비스가 될 것 같은데 정확히는 잘 모르겠다.


하코다테공항 밖으로 나와서 공항버스를 탔다. 버스 운임은 내릴 때 내는 방식이라고 한다. 어차피 하코다테 시내와 하코다테역, 그리고 신칸센을 탈 수 있는 신하코다테호쿠토역 정도에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겠지만.. 한여름이라 그냥 무턱대고 짐을 질질 끌고 다니며 돌아다닐 수 없어서 하코다테역의 코인락커에 짐의 크기를 줄여서 가장 작은 사이즈에 들어갈 수 있게 다시 담았는데 면세점에서 산 것들이 부피가 커서 기내용 20인치 캐리어에 억지로 꼭꼭 눌러서 담느라 고생을 했다.


하코다테공항에서 하코다테역 및 시내 등으로 가는 버스는 테이산버스라는 곳에서 운행을 하고 있다. 하코다테의 노면전차의 종점이 유노카와라서 유노카와에서 버스를 내려서 노면전차를 타고 하코다테역으로 가야겠다.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다. 겁없이 돌아다니다가는 타죽을 것 같은데..

 

유노카와(湯の川)

유노카와는 하코다테에서 가장 큰 온천지역이다. 하코다테의 중심부라고 할 수 있는 하코다테역 주변이나, 구 교류지 등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여유있게 산책을 하듯이 구경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첫 일본여행에서 유노카와 부근에 있는 허름한 온천탕에 들어갔던 기억이 남아있는데, 어디였는지 정확히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지금은 공부를 거의 하지 않아도 대충 분위기를 봐서 일상의 의사소통에는 별 문제는 없지만 어휘력이 일본의 유치원생보다 떨어지는 것이 문제라고 해야겠다.

포켓와이파이로 검색을 해보니 대충 이 길을 따라서 가면 하코다테 노면전차의 유노카와 정류장이 나오는 것 같다. 우선 목이 말라서 드럭스토어에 들어가서 음료수 한 병과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서 나와서 햇빛에 잔뜩 달궈진 얼굴과 팔을 식히고 전차 정류장에 갔다.


싸구려 휴대폰케이스를 사용하다보니 렌즈 부분을 가려서 사진의 모서리가 어둡게 나온다.

이런 날씨에 하코다테역까지 등짐과 캐리어를 끌고 걸어가는 것은 말도 안 되고, 운전수에게 600엔을 내고 전차 1일 승차권을 구입했다. 돈 조금 아끼려다 탈이 나면 일정 자체가 꼬이기도 하고, 휴가라고 왔는데 고생만 하면 의미가 없을 것 같다.

유노카와 지역에는 온천이 모여 있는데, 11년 전에 들렀을 때 '히노데유' 였던가 하는 낡은 온천탕에 다녀온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 있다. 당시만 해도 꽤 낡은 건물이어서 지금도 영업을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코다테는 여러 번 들렀지만, 유노카와 온천이 도시 중심부에서 거리가 조금 멀기도 하고, 유노카와 온천은 10년 전에 한 번도 가본 것이 전부라 어디에 어느 온천욕장이 있는지는 잘 모른다. 이번에는 포켓와이파이를 빌려와서 큰 문제는 길을 잘 모를 때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는데, 예전에는 어떻게 지도 하나 없이 어떻게 돌아다녔는지 잘 모르겠다.


일단 짐을 하코다테역에 있는 코인락커에 넣어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전차 1일 승차권을 구입했다. 날이 더워서 무작정 걸어다니다가는 피부가 금방 탈 것 같고, 선크림을 잔뜩 발라도 땀에 씻겨 내리는지라 계속해서 바르는 방법 밖에는 없는 것 같다. 전차에 타니 운전수가 여성 분이었는데, 1일 승차권을 구입하겠다고 하니 은박을 벗겨 사용일을 표시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혹시라도 날짜를 잘못 알고 있을까 싶어 운전수에게 다시 확인을 하고 은박을 벗겨 보여주었다. 하코다테역까지는 거리가 꽤 되는데다 짐이 있고, 날씨가 무더운지라 괜히 돈 몇 푼 아끼다가 고생만 죽어라 할 것이 보지 않아도 뻔한 일이라.. 유노카와 정류장에서 하코다테역까지 거리는 대략 5~6km 정도일텐데, 선선한 가을이면 모를까 한여름에 작열하는 햇빛과 맞서다가는 타죽을 것 같아서 몸을 사리게 된다.

최성수기에 겁없이 항공권을 질러버리면서 정작 여행에서 쓸 돈이 부족한 상태라 밤에 야간버스를 타고 삿포로에 가기로 했다. 예약사이트에 들어가보니 좌석이 곧 매진될 것처럼 몇 개만 남아있었는데, 타고 갈 버스는 3열 좌석으로 좌석 사이에 통로가 있는 형태였다. 한국의 고속버스가 2x2열로 배치되는 것보다 개인의 사생활 부분을 보호하는 것에 더 신경을 쓰는 것 같다.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개인의 프라이버시에 대해 정보유출이 빈번하고, 유출된 사실도 은폐하는 등의 여러 문제가 있는데, 개인정보를 다루는 업체와 책임자에게 더 많은 책임과 의무를 지워야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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