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쿠시로

2019. 8. 3. 15:48

삿포로에서 쿠시로에 가는 고속버스는 여러 편이 있지만, 가격이 저렴하다고 하기는 그렇다. 단기체재 자격으로 입국한 경우라면 할인된 승차권을 구입할 수 있지만, JR이용자들 중에 단기체재 자격의 방일외국인들에게만 할인 혜택이 주어지는 터라..

체크아웃을 하면서 프런트에 짐을 맡겨두고 잠시 홋카이도대학으로 가서 산책이나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햇빛이 뜨거운 한여름 날씨다. 나중에 보니 햇빛에 타서 목 뒷덜미에 상처가 생겼다.


사진은 찍었는데, 이 분이 누구였는지 모르겠다.


하늘에 구름 한 점이 없네.. 젠장 이러다 타죽는 것은 아니겠지..


겨울의 홋카이도는 온통 눈으로 뒤덮인 곳이라면, 여름의 홋카이도는 푸른 초원을 볼 수 있고, 꽤 덥게 느껴지는 날씨다. 그나마 이렇게 수풀이 있어서 그런지 그럭저럭 견딜만 한 것 같은데.. 지구 온난화 덕분인지 여름에는 상당히 더워서 후라노나 비에이 같은 곳에 다녀올 때도 강렬한 햇빛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


눈이나 비가 오면 이 곳은 늪이 되어서인지 보행자용 길을 만들어 둔 것 같다.


아사히에서 나온 클리어 에스프레소와 밀크가 섞인 음료인 것 같은데 병에 담긴 음료의 색이 진하지는 않았다. 정말 상품 이름처럼 투명한 색인데 이상한 맛이 나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는데 다시 사먹을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 같다. 커피를 마시면 마셨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저 음료는 안 마시고 싶다.


버스를 타려고 정류장으로 슬슬 이동한다.

아침에 출발하는 버스를 탈 생각도 했지만, 그냥 여유있게 가기로 했다. 이제 기껏해야 이틀 남짓 있을까 말까한 상황이고, 남은 시간 중에서 먹고 자고 이동하는 시간을 빼면 뭔가 할 것도 없을 것 같고.. 그냥 쿠시로에 가서 무리하지 않고 뒹굴거리면서 시간을 보내야겠다.

쿠시로행 버스에는 승객이 많지 않아 빈 자리가 꽤 많아서 여유있게 갈 수 있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의 고속버스는 열차에 비하여 저렴한 편인데, 한국에서는 차량 등급, 즉 일반 버스인지 우등버스인지에 따라 금액의 차이가 있는데, 이 나라에서는 조금 복잡하다. 일반 버스처럼 2X2배열의 좌석이 있는 차량이 있고, 2X1배열의 차량이 있기도 하다. 당연히 버스를 타기 전에 이와 같은 정보는 웹사이트나 매표소에서 알아볼 수 있는데, 버스에 올라타서 탄 승객의 숫자를 보니 몇 명이나 탔는지 신경쓰지 않아도 될 정도인 것 같다.


저녁은 호텔에서 멀지 않은 라멘집에 가봤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쿠시로 라멘도 홋카이도 내에서는 꽤 유명하다고 하는데, 어두워지는데 맛집을 찾겠다고 돌아다니기도 귀찮고.. '라멘'이라는 음식은 크게 기대를 하지 않는지라.. 여기에는 복합적인 이유들이 있는데, 원래 밀가루 음식은 하루에 한 끼 이내로 먹어야 속이 편한 체질이기도 하고, 소화기관이 기름기가 많은 라멘을 잘 받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


며칠 동안 매운 음식을 먹지 않아서인지 칼칼한 맛이 라멘의 매운 맛을 강하게 해달라고 하였는데, 처음에 몇 숟가락 먹을 때는 괜찮았지만, 먹다보니 입안이 얼얼해졌다. 저 그릇 위에 둥둥 떠다니는 기름의 양이 상당한데.. 저걸 어떻게 먹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라멘을 즐겨 먹는 편이 아니라서 미리 알아보고 찾아간 곳은 아니고, 그냥 라멘가게가 있길래 들어가봤다. 아직 사람들이 많이 찾을 시간이 아닌지 들어가보니 안에 사람들은 별로 없는데, 라멘하우스라고 하니 라멘이나 먹고 가야겠다. 어떤 라멘이 가장 유명하고 맛있는지 물어보니 미소라멘이 가장 많이 시키는 것이란다. 딱히 먹고 싶은 음식이 따로 있지도 아니라서 미소와 쇼유 중에서 어떤 것이 좋겠냐고 물어보니 미소가 나을 것 같단다. 그래서 미소라멘 한 그릇 달라하고, 테이블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국물까지 다 마시고 나왔다.

'일본 JAPAN > 2018.07 여름에는 홋카이도 II' 카테고리의 다른 글

#15. 굿바이 홋카이도  (0) 2019.08.04
#13. 삿포로 맥주 박물관  (0) 2019.07.27
#12. 삿포로 팩토리  (0) 2019.07.27
#11. 삿포로 복귀  (0) 2019.07.20
#10. 리시리 산책  (0) 2019.07.2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