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사르조약


쿠시로시츠겐(쿠시로습원)역에 내리면 오두막이 하나 있고 뒤에 있는 산에는 등산로가 있다. 저 오두막은 한여름에 더울 때나 비나 눈이 내릴 때 잠시 피해갈 수 있는 장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울리지 않게 피부가 약해서 별다른 준비 없이 햇빛에 노출되면 금방 벌개지다가 곧 타기 시작해서 벗겨지기 때문에 늘 주의가 필요해서 이렇게 흐린 날씨가 좋을 때도 있다.



저 사람들이 가는 길로도 전망대로 갈 수 있는데 조금 돌아가는 경로다.


차가 없으니 주차장은 해당사항이 없고, 전망대를 향해서 올라가본다. 460m라면 얼마 멀지 않은 거리이니 금방 다녀올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젊은 청년이 앞서서 배낭을 메고 올라가길래 역시 따라서 가는데, 늙었다고 투덜대면서도 속으로는 아직 이 정도는 가뿐히 오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아주 조~금은 남아있다. 그런데 저 청년은 배낭을 메고 가면 올라가면 되지만 나는 등에 짐 하나에 캐리어를 씨부랄들고 올라가야 하는데, 바닥이 젖어 있어서 조금 불편한 상황이다.


일단 어느 정도 올라오니 여기서부터는 땅의 상태가 캐리어를 끌고 갈 수 있을 것 같다. 이 등산로는 그럭저럭 배수가 잘 되는가보다.


산을 올라가니 '호소오카비지터스라운지(細岡ビジターズラウンジ)' 라는 건물이 있다. 이건 무슨 공항의 비즈니스클래스 라운지도 아니고, 저기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이 귀찮아서 안 간다. 이 곳에 대하여 자세한 정보를 얻고 싶다면 웹사이트 http://www.kushiro-shitsugen-np.jp/kansatu/hosooka 를 참고하면 되겠다.


어느 정도 올라왔다고 여기서도 쿠시로습원을 내려볼 수 있다. 날씨가 맑지 않아서 그런지 멀리 있는 곳까지 시야가 확보되지 않고, 밑에 심어진 나무들이 가리고 있어서 가까운 쪽은 잘 보이지 않는 것이 아쉽지만, 날씨가 무덥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저기에는 연못이 있는 것 같고, 그 뒤로는 쿠시로가와(釧路川)가 흐르고 있는 것 같다.

갑자기 '깊은 습원 속 옹달샘 누가와서 먹나요~♬' 노래가 생각이 나는데..


이 계단을 올라가면 전망광장이 있는데, 여기서 계단을 올라가지 않고 주욱 가면 우측에 입구가 나오는데 가장 조망이 좋은 전망대인 호소오카전망대라고 한다. 뭐 결국 호소오카전망대를 추천한다는 말이 아니겠는가. 걸어서 1분 정도 걸린다고 하니 슬슬 다녀오면 되겠다.


캐리어가 잠시 찬조출연..

저 똥덩어리..


습원에 저렇게 연못처럼 물이 고여 있는 곳이 보인다.

사슴들은 와서 물만 먹고 가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이렇게 쿠시로습원을 보고 있지만, 습원 전체의 면적은 193.57km²에 이른다고 한다. 이 면적이 어느 정도인가 하면 서울특별시 전체 면적의 1/3에 조금 못 미치는 정도이니 상당히 넓은 습원 지대라 할 수 있다. 1980년 일본이 람사르 협약에 가입할 때 최초로 등록한 습지라고 하는데, 이 주변에 두루미 등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지역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조류와 여러 동식물군이 자생하고 있다고 한다. 두루미를 일본어로 탄쵸(タンチョウ)라고 부르는데, 쿠시로공항의 이름도 '탄쵸쿠시로공항' 이다.


안개가 끼어서 시야가 좁아진 것이 아쉬울 따름인데, 그렇다고 햇빛 쨍쨍한 맑은 날이었으면 타죽는다고 불평을 했을 것 같다.


흐린 날씨에 안개가 끼어서 멀리 있는 것은 잘 보이지 않는 것이,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역시 한 번에 되는 일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조금 더 높은 곳으로 가보기로 한다.

이왕 여기까지 왔는데 조금 더 고생하고 미션 클리어를 하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으음.. 큰 차이는 잘 모르겠다.

어차피 할 일은 없지만 괜히 힘을 뺐나 싶기도 하고..


그래도 이렇게 숲속을 다니는 것은 알게 모르게 마음의 평온을 가져오는 것 같으니 힐링한 셈 치도록 해야겠다.


사진을 여러 각도에서 찍고 싶은데, 막상 찍고보니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이것은 다시 처음의 사진으로 돌아온 것 같다.

이번에는 작은 연못 세 개를 한 번에 담아본다


파노라마 모드로 촬영을 했더니 이렇게 나온다.

이런 것이 신기한 것을 보면 옛날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구름이 잔뜩 끼어서 햇빛에 피부가 탈 염려는 없지만, 우중충한 날씨 덕분에 기분이 안 나고 가라앉는 것 같은 느낌이다. 묘한 것이 조금 덥더라도 햇빛이 나는 맑은 날을 좋아하는데, 햇빛이 쨍쨍한 날에는 피부가 견디지 못하고 가벼운 화상을 입는 경우가 흔해서 매우 난감하다. 그래서 썬크림을 잔뜩 바르고 다니기는 하는데, 그러면 또 피부에 갖가지 문제가 생기더라는..

 

뭔가 흔하게 등장하지 않는 조류가 나타나나 싶어서 기다리는데 안 보인다.


날씨가 영 별로고, 새들도 많이 없고..


쿠시로습원국립공원 호소오카전망대

옆에 나온 아저씨가 계속 저렇게 자리를 잡고 있어서 그냥 사진에 나오든 말든 무시해야겠다. 어차피 얼굴이 나오는 것도 아니니까 뭐..


전망대 구경도 마쳤으니 이제 내려가서 슬슬 돌아갈 준비를 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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