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야마공원

어느덧 오후 4시가 다 되어가고 있어서 슬슬 짐을 맡겨둔 호텔로 돌아갈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호텔에 가서 짐을 찾는 시간을 6시 정도로 생각하고 있지만, 사람 일이라는 것이 모르는 것이라 중간에 길을 잃어버린다거나 뭔가 재미있는 것을 발견해서 거기에 빠져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있다가 늦을 수도 있으니.. 


히가시야마지역에서 헤매다가 정원처럼 생긴 공원에 다다르게 되었다. 이름하여 마루야마공원(円山公園, 마루야마코-엔). 처음에는 멋모르고 엔잔코엔이라고 읽었는데, 친구가 아니란다. 나무들이 앙상한 가지만 있어서 썩 아름답지는 않지만 따뜻한 봄날이라면 다를 것 같다. 일본식으로 잘 가꾸어 놓은 공원이라 깔끔하고 관리가 잘 된 것 같다.


사진에 보이는 사람들처럼 저 다리도 건너보고 한 바퀴를 설렁설렁 돌아봤다. 딱히 특별한 느낌은 안 드는데, 이 때가 2월 초니까 두 달 정도 지나면 이 공원도 지금은 앙상한 가지만 있는 나무들에 벚꽃이 만발하여 더 아름답게 변해 있을 것 같다.


새들이 있다.

저 세 녀석이 새라는 것만 알지 어떤 새인지는 모르겠다.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리 같은 녀석도 있는 것 같고..


벚나무는 아직 가지만 앙상하다. 한 달 반 정도 지나야 슬슬 꽃이 피기 시작하겠지.


사카모토 료마와 나카오카 신타로의 동상이 있다.

이들은 에도 막부 말기에 대정봉환과 메이지유신에 기여를 한 유명한 무사 사카모토 료마(坂本龍馬). 나카오카 신타로(中岡真太郎)는 그의 혁명 동지라고 할 수 있겠고. 막부 말의 대정봉환 이전의 역사는 거의 다 잊어버려서 기억이 잘 안 나서 첨언을 하려니 좀 생각나는 것이 별로 없다. 시바 료타로씨의 책을 다시 읽어야 하나..


그리고 피리부는 사나이도 계시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돈을 조금씩 내고 가는가 보다.

뭐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도와달라는 것보다는 낫지 싶다.

조금 더 북쪽으로 가니 눈에 익은 곳이 등장했다. 두 달 전에 다녀온 적이 있는 치온인(知恩院)이었다. 조금씩 미련이 남아서 계속 북쪽으로 올라가고 있었는데 이제 여기서 발길을 돌려도 될 것 같다. 


치온인의 산몬은 멀리서 봐도 거대하다.


계속 걸어나와서 여기서부터 돌아가려면 대충 한 시간은 걸릴 것 같다. 기온에서 버스를 타면 20분 남짓이면 되지만, 이번에는 교토의 여기저기를 많이 가보고, 지리를 익히기 위해 조금 힘들더라도 계속 걸어가기로 했다. 일주일 정도 가만히 한 곳에 눌러 앉아서 슬슬 여기저기 둘러보면서 메모를 하고 나름대로 움직인 곳을 지도에 표시해가면서 동선을 그려놓으면 좋을텐데 그런 여유가 없어서 아쉽다.


글씨를 못 읽겠다... 뭐라고 써놓은 것일까.


이런 내용의 비석이라는 것 같다.


슬슬 매화가 피기 시작하는 것 같다. 

교토에서는 2월 말이면 매화축제가 열린다고 하는데, 확실히 따뜻하기는 따뜻한 모양이다.


시간이 지나면 이 나무들도 꽃이 만발하겠지. 그 모습은 보지 못하고 돌아가겠지만..


교토라는 도시가 바둑판처럼 되어 있기에 가려는 곳의 방향을 대충 알면 굳이 구글 지도가 알려주는 길이 아니더라도 갈 수 있어서 과감히 경로이탈을 했다. 호루몬, 야키니쿠 가게가 있어서 슬쩍 보았더니 가게 이름이 아재(アジェ)다. 야키니쿠 가게는 한국 사람들이 많이 하거니와, 이 '아재' 라는 상호는 가게 주인 분이 한국 출신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들어가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식당에서 고기를 혼자서 구워먹는 것은 어색한 일이라서 일본에서 고깃집은 가본 적이 없다. 일본 사람들은 혼자서도 고기를 잘 구워먹는다고 하더마는..


이 사진은 왜 찍은건지 잘 모르겠다. 찍을 때는 뭔가 생각이 있어서 그랬으려니 싶은데, 시간이 지나니까 기억이 안 난다. 내 머리 속에는 지우개가 있어서 잘 잊어버린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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