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즈

오사카 시내에서 오전 11시가 못 되어서 출발을 했는데 벌써 오후 1시 40분이 다 되어가니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그나마 환승 대기 시간이 짧아서 대충 세 시간 정도 걸린 것 같은데, 돌아갈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끔찍해지는군.

헬로키티는 참 바쁘다. 총무성 행정상담 안내 포스터에도 등장하다니.
산리오는 고양이도 아닌 저 캐릭터 하나로 얼마나 울궈먹는거냐.

역에서 나가려다가 이 사진 하나 찍고 가려고 기다렸다.
뭔가 이 지역에서 먹어주는 캐릭터인가 해서 찍었는데 그다지 존재감은 없는 듯하다.

관광지라면 어디에나 있는 상점가. 기념품, 술과 음식을 파는 가게들이 모여 있다.

길을 따라 상점가를 지나서 조금 더 걸어갔는데 페리와 모터보트 선착장이 있고 그 앞으로는 바다가 있어 더 이상 갈 수가 없다. 아마노하시다테라고 불리는 그 소나무밭으로 가기 위해서는 다른 길로 가야 하는 것 같다. 다시 돌아와서 주변을 살펴보니 리프트와 모노레일을 타는 곳이 근처에 있는데 아마노하시다테는 위에서 내려보는 것이 제맛이라고 해서 사람들이 가는 방향으로 철로를 한 번 건너서 따라갔다. 시설의 이름은 '아마노하시다테 뷰랜드' 라고 하는데,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매표소에 패스를 보여주고 여기서 타는 것이 맞냐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매표소 직원이 지도를 하나 꺼내서 보여주면서 여기는 다른 회사라면서 패스로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은 저 건너편 카사마츠(笠松)에 있는 리프트와 케이블카라고 설명해준다. 지도를 가져가도 되냐고 하니 그래도 된다고 해서 지도를 챙겨서 대충 지리를 파악한다. 이럴 줄 알았으면 역 안에 있는 관광안내소에 물어보고 올 것을 그랬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아마노하시다테도 일단 먹고 나서 보는거다. 일어나서 호텔에서 커피 한 잔 마신 것이 전부라 배가 고픈데 식당 여기저기를 살펴보다가 입간판에 있는 사진에 꽂혀 바로 들어갔다.

카이센동(海鮮丼). 새우에 연어에 가리비에 연어알에 맛있겠다.

사진과 매우 흡사한 편이다. 이타다키마스~!

야호~

시원한 나마비루 한 모금 마시고 식사 시작하여 순식간에 끝을 낸 다음 남은 맥주를 다 비우고 일어선다. 밥 한 그릇과 맥주 한 잔의 값이 2,000엔이나 하는군. 아껴두었던 5,000엔짜리 지폐를 여기서 쓰게 된다. 카이센동이 1,450엔이었고, 생맥주 중사이즈가 550엔. 역시나 이 곳은 관광지였음. ㅠ.ㅠ 그래도 맛있게 먹었으니 기분좋게 나온다.

레스토랑 몬쥬(れすとらん文珠)라는 곳이었음.

배가 부르고 하니 갈 때는 페리를 타고 올 때는 자전거를 타고 오면 될 것 같아서 선착장으로 간다. 야밤 행군의 피로가 풀리지 않아서 많이 걷는 것은 피하는게 좋겠지 싶다. 그렇게 걸었는데도 아무렇지 않고 멀쩡한데 그래서 더 불안하네.

이틀 후면 태풍이 온다는데 날씨가 좋다. 썬크림을 가져왔어야 하는데..

관광선 타는 곳이다.

이번에는 이 곳에서 배를 타는 것이 맞다고 확신하고 직원 아줌마에게 패스를 보여주며 물어봤다. 승차권을 살 필요 없이 그냥 패스를 들고 타라고 하는데 배 출발시간은 3시니까 조금 기다리라고 한다. 어설프게 야매로 배운 일본어가 어느 정도 통하고 있다. 공항이라든가 큰 도시일수록 역이나 관광시설 직원들이 영어를 조금씩 하지만, 이런 곳에서는 일본어를 못하면 손짓 발짓을 해가면서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 그래서 어떻게든 일본어를 공부하려고 하는데 이제 머리에 잘 안 들어가고 공부도 하기 싫고 그렇네. 패스가 있으면 여기서 자전거를 공짜로 빌릴 수 있는데 돌아올 때 빌리면 되겠지라고 생각을 했다...

스릴을 즐기는 사람은 여기의 모터보트를 추천. 관광선보다 훨씬 빠르다.

원래 요금은 카사마츠까지 왕복이 1,500엔이다. 이거 한 번 왕복하면 패스 가격의 대부분을 뽑는 셈이네.

배가 도착했다.

사람들이 내리고 있어서 기다리고 있다.

모터보트는 사람이 타면 그냥 출발한다.

저 멀리 산 위에 있는 것이 처음에 잘못 갔던 아마노하시다테 뷰랜드.

갈매기 먹이를 팔고 있다. 새우깡의 원조인 카루비의 캇파 에비센.

갈매기들에게 새우과자 던져주는 것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똑같나보다. 100엔을 앞에 있는 통에 넣고 과자 한 봉지 가져가면 되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군것질은 최대한 삼가야 하는 형편이라 어쩔 수 없네. 새우과자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돈이 없으니 다음에 먹어보겠습니다. ㅋ 참고로 새우깡이 표절인가에 대해서는 N사에서는 공식적으로 인정한 바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캇파 에비센이 출시 50주년을 맞았으니, 1971년에 처음 나온 새우깡보다 먼저 만들어졌다는 이야기 그 다음은 알아서 생각하시기를..

1층 선실은 텅텅 비었다.
2층 갑판 위로 올라가자.

아마노하시다테를 오른쪽에 두고 저 끝까지 간다.

걸어서 아마노하시다테에 가려면 저 다리를 건너가면 된다.

그리고 한 번 더 다리를 건너야 한다.

저렇게 바다 사이에 이어진 곳에 소나무들이 있는 곳이 아마노하시다테

카사마츠 방면인 이치노미야 선착장까지 가는 사람은 고작 다섯 명.
모녀와 연인, 그리고 여기 이상한 녀석 하나 추가요.

갈매기들이 날아든다.
위의 사진을 보면 오른쪽의 여자가 새우과자를 들고 있다.

나도 날개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제 과자 투척은 다 끝났다.

저 소나무길이 생각보다 길다.

멀리 카사마츠공원의 리프트와 케이블카가 보인다.

이치노미야역에 도착했다.

탔던 배는 카모메 11호였다. 배 이름도 갈매기구나.

선착장 부근에서 할 일은 없고 케이블카가 되었든 리프트가 되었든 아무 것이나 타러 간다. 벌써 오후 3시가 넘었으니 주어진 시간이 딱 3시간 남짓이기도 하거니와, 일본은 한국보다 해가 빨리 지기 때문에 시간을 허비하다가는 여기서 어둠을 맞이하면 전날의 비극을 다시 경험할 지도 모르는 일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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