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노에키


계속해서 길을 따라서 걷고 있는데 조금 더 가면 미치노에키(道の駅)라는 곳이 있어서 잠시 쉬면서 밥을 먹고 목을 축일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것 같다. 미치노에키라는 곳은 한국으로 따지면 휴게소 정도라 하면 되겠다. 이동하는 중간에 음료와 식사를 하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그런데 홋카이도는 겨울이 길고 눈이 많이 오기 때문에 문을 닫고 쉬는 곳도 많고,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다니는 여행자들 역시 줄어들게 마련이어서 겨울에는 문을 닫는 곳들이 꽤 많다고 한다.  


아오이이케에 단체관광객이 많이 오기에 아예 단체버스용 주차장도 준비되어 있다.


비에이까지는 대충 20km 이상 남은 것 같은데 다섯 시간 정도 걸으면 갈 수 있을 듯하지만, 비에이역에 도착시간이 늦어지면 쿠시로에 갈 수 없으므로 식당이 보이면 점심을 챙겨먹고, 버스를 타고 가야할 것 같다.

 

일단 눈에 보이는 식당인 '치하루의 야채 키친' 에 들어가서 음식을 주문했다. 고기를 좋아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육식 위주의 식단의 부작용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여행 중에 는 가급적 균형잡힌 영양섭취를 하려는 편이어서. 이 때는 몰랐지만, 나중에 돌아와서 이 가게 정보를 찾다가 유기농 야채를 쓴다는 것을 본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이 메뉴 이름이 '野菜ときのこのトマト煮込ランチ' 이라고 한다. 토마토를 끓여서 소스처럼 만들어 야채와 버섯을 넣고 졸인 음식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토마토파스타와 비슷한 맛이 났던 것 같다.


평소에 끼니를 거르는 경우도 많고, 그러다보니 야채를 잘 안 먹게되는 편이라 이렇게 돌아다닐 때는 일부러 야채가 많이 들어간 음식을 찾아서 먹고 있다.

 

샐러드에 뿌려진 소스의 맛도 괜찮았던 것 같은데..


일부러 술 대신 알콜이 들어가지 않은 소프트드링크를 마셨는데 무엇이었는지 잘 기억이 안 난다. 무슨 시트러스였던가..

안타깝게도 이 가게는 폐업을 해서 지금 이 자리에는 다른 음식점이 들어온 것 같다.


가게 안의 모습도 깔끔하고 예뻐서 마음에 드는 곳이었으나.. 새로 개업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폐업을 하는 사람도 있는 것이고 살아가는 것이 처음 생각했던 것처럼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니..


직접 담근 매실도 판매를 하는 것 같았다.


가게 곳곳에 주인 아주머니의 정성이 담겨 있어서 나중에 가족과 함께 와야겠다 싶은 곳이었는데 좀 아쉽다.

식사와 음료까지 1,500엔을 내고 영수증을 받아서 나왔다.


버스 시각표를 보니 시간이 조금 남아서 커피를 파는 카라마츠라는 커피 가게에 가서 아이스커피를 한 잔 시켰다. 250엔이었던가 300엔이었던가.. 이렇게 기억이 잘 안 나서 영수증을 챙기는 편인데..


사람들이 한창 많이 찾을 때이지만, 이 동네는 자차가 아니면 접근하기 조금 어려운 곳이라 사람들이 별로 없는 것 같았다.


이제 슬슬 버스를 기다리러 가야겠다.


아무래도 낮이 되니 차들이 많아진 것 같다.


버스를 기다리는데 사람이 많아서인지 원래 예정시각보다 3~4분 정도 늦게 도착했다. 아마도 아오이이케 앞에서 사람들이 많이 타지 않았을까 싶다.


비에이역 도착

어제 어영부영하다가 비에이역에 늦게 도착해서 시로가네에 늦게 갔던 것이 뒤늦게서야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일찍 가서 미리 아오이이케나 흰수염폭포를 보았더라면 조금 여유있게 구경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해외에서 찾아오는 관광객이 많아지니 비에이역에도 이렇게 영어로 설명을 해놓은 시각표와 지도가 있고, 그리고 주요 구간의 운임을 안내하고 있다. 아오이이케에서 비에이역까지 오는 버스 운임이 시로가네온천부터 타는 것보다 110엔 저렴하다. 110엔이면 보통의 가게에서 500ml 페트병에 든 음료수 하나 사서 마실 돈도 안 되는데, 버스비 아끼겠다고 걸어다닌 것은 아니고, 길을 걷는 도중에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고 보지 못한 것이 있지 않을까?' 는 생각이 들어서 걸어다녔는데, 걸어다니느라 땡볕에 땀을 한 바가지 흘리고 나니 괜히 허튼 곳에 힘을 쓴 것 같기도 하고.

 

후라노행 열차가 들어오고 있다.

이제부터 쿠시로행 여정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비에이에 한두 번 온 것도 아니고 촌스럽게 사진 따위는 안 찍을란다.


나카후라노역

이 시기면 이미 라벤더는 끝나지 않았을까 싶은데..

 

이 열차 안에는 쭝궈 쪽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계속 비디오 촬영을 하면서 뭐라뭐라 쎨라쎨라하고 있었다. 신경이 거슬려서 발로 한 대 차주고 싶었지만, 문화시민이기에 폭력은 안 되고, 말도 안 통하니 가만히 있었다.

후라노역.

1년 전에 여기 왔었는데, 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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