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키시마청사

비가 그친 것 같으니 서둘러 역으로 걸어간다. 버스가 있다고는 하는데 노선을 잘 살펴보지 않아서 어디까지 가는지 잘 모르겠고, 일본의 버스는 한국의 수도권 시내버스처럼 몇 분에 한 대 꼴로 다니는 것이 아니라서 시간표를 확인하고 제 시간에 맞춰서 타야지 그렇지 않으면 마냥 기다리는 수가 있다. 그리고 심야버스 이런 거는 거의 없고, 저녁 퇴근 시간 이후에는 어지간해서는 보기 힘든 것이 버스다.


짠. 오사카코역.

오사카에서 오는 장음이어서 옛날 책에서는 오오사카라는 것을 볼 수 있고, 심지어 한국식으로 한자를 읽은 대판이라고도 한 책들도 있다. 요즘에는 오사카로 쓰는 것이 일반적. 항구의 의미인 港이라는 글자 역시 장음이어서 코우라고 써있는데, 우를 굳이 발음하지 않고 "코" 를 살짝 길게 읽어주면 된다. "오-사카코-" 누가 보면 일본어 잘 하는 줄 알겠지만 야매로 익히고 있어서 얼마 알지도 못하는데, 일본어를 몰라서 고생하는 한국 사람들을 오가면서 보는 경우가 많은지라 혹시라도 도움이 될까 해서.

여기서는 다음 역인 코스모스퀘어 역에 간다. 이 역에서 난코포트타운선이라는 무인 운행하는 열차로 갈아타고 역시 역 하나를 더 가면 트레이드센터마에(トレードセンター前)역에 도착한다. 이 역과 오사카 사키시마 청사가 바로는 아니지만 어쨌든 연결이 되어 있다. 고작 역 두 개인데 하나씩 갈아타는게 귀찮네. 문제는 잘 찾아가느냐인데..


이 열차는 혼마치역에서 타고 올 때와 색상이 다른 열차다. 열차 역시 차종이 다양한데, 어느 계열 차량인지 그런 거는 잘 모르겠고 오사카시영지하철 소속의 차량이다. 그래서인지 차량에 노선 색상인 녹색이 들어가 있다. 다음 역이 종점이라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다. 코스모스퀘어역에서 뉴트램으로 환승. 뉴트램 승강장으로 가니 도착해 있는 열차가 있어서 바로 탑승 그리고 다음 역에 하차하느라 사진을 안 찍었다. ㅋ

코스모스퀘어에서 트레이드센터마에역에서 안내표지를 잘 따라가면 청사 전망대까지 갈 수 있는데, 상점에서 구경도 좀 하고, 길도 잃어버리고 해서 어렵사리 전망대 입구를 찾았다. 아마 6년 전 쯤에 왔을텐데 그 때는 주유패스를 보여주면 입장권을 한 장 주었는데, 요즘에는 역시 바코드를 찍고 주유패스용 입장권이라고 그냥 종이에 인쇄하여 자른 종이를 준다. 뭐 쓸데없이 종이 낭비할 필요는 없으니까.

에스컬레이터는 여전하군.

이것이 입장권. 오늘만 유효하단다. 나도 알아. ㅡ.ㅡ;;

날이 구질구질하고 그래서인지, 아니면 퇴근하고 저녁 먹을 시간이어서 그런지 사람은 별로 없다. 예전처럼 야경 사진을 찍어볼까 하는데 이 곳의 최대 단점은 실내 조명이 전망대 유리창에 반사되어 야경 사진을 찍기 어렵다는 것. 온천욕하려고 들고 온 수건으로 비치는 조명을 막고 그림자를 없애고, 안내 팸플릿으로 가리고 별 짓을 다해보는데 역부족이다. 그래도 몇 장 그나마 괜찮은 것을 골라보면..

저 멀리 혼자 높은 빌딩은 아마도 아베노 하루카스가 아닐까 싶다.

잠깐 아베노 하루카스를 설명하자면, 오사카에서 남쪽 지역은 개발이 더딘 탓에 슬럼화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긴테츠가 일본에서 가장 높은 건물을 JR텐노지역 건너편에 지어버렸다. 높이 300m로 기존의 일본 최고층 빌딩이던 요코하마의 랜드마크타워(296m)를 제치고 이 부문 최고에 올랐다. 구조물 중에는 도쿄 스카이트리라든지 도쿄 타워가 더 높지만, 이것은 1층부터 60층까지 모두 사용하는지라 가장 높은 건물이라는 칭호를 얻게 되었다. 긴테츠 백화점과 호텔, 사무실, 미술관 등이 입주해있으며 전망대는 58~60층에 있다고 한다. 남쪽에는 높은 건물이 거의 없는데다 이미 가장 높은 건물이라서 오사카의 전경이 잘 보인다고. 나중에 예쁜 아가씨와 함께 한 번 가봐야지.

저것은 조금 전에 탔던 관람차 되겠슴돠.
사진 위에 조명이 반사되어 별로다.

조명 반사를 막았더니 초점이 안 맞았네. ㅠ.ㅠ

동쪽 방향인데 이건 그나마 잘 나온 것 같다.

줌을 사용하지 않고 멀리서 찰칵~

역시 아베노하루카스는 혼자 눈에 띄는군.

이 방향이 그나마 조명 반사가 덜 되는 것 같다.

아베노하루카스를 조금 더 당겨보자.

이 방향은 북동쪽, 우메다 방면이다.

여기는 어디더라..

엇! 다시 동쪽이다.
츠텐카쿠도 보인다.

이 쪽은 어딘지 잘 기억이 안 나네.

오사카항 방면이겠지?

동쪽이다.

멀리서 찍고.

조금 가까이서.

이제 그만..
다음에는 좋은 카메라를 사서 와야겠다.
별로다.

내려가자. 시간이 많지 않다.

이렇게 야경 감상을 끝내고. 대충 구경하고 내려가려고 했는데 막상 올라가니 고물 카메라를 가지고 계속 사진만 찍느라 어느새 카메라 배터리가 많이 소모된 듯하다. 카메라 배터리만 그런게 아니고 나도 배가 고프네. 점심을 먹은 후 아직 아무것도 먹지 않고 있다. 일단은 나가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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