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라포바 결승 진출

마리아 샤라포바(24·러시아, 세계랭킹 6위)가 돌아왔다. 7년 전 그녀를 세계적인 스타로 만들었던 그 윔블던 결승의 현장으로. 샤라포바는 자비너 리지키(21·독일, 세계랭킹 62위)를 맞아 2:0(6-4 6-3)으로 승리를 거두고 통산 두 번째 윔블던 우승, 네 번째 그랜드 슬램을 위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7년만에 윔블던 결승에 진출한 샤라포바 ⓒ AELTC / N. Tingle

 

대회 10일째 (30일)

여자 4강 제 2경기 마리아 샤라포바 vs 자비너 리지키 (센터 코트)


Come On!! ⓒ AELTC / N. Tingle


샤라포바의 출발은 좋지 않은 정도가 아니고 4강에서 탈락했던 프랑스오픈을 연상시키는 최악의 모습이었다. 리지키의 서브로 시작한 첫 게임에서 지고, 자신의 서브 게임을 맞이했다. 그런데 샤라포바의 서브는 말을 듣지 않았다. 더블 폴트로 첫 점수를 내주고 실책과 리지키의 포어핸드 득점으로 순식간에 쓰리 브레이크 포인트에 몰리더니 다시 더블 폴트로 게임을 내주었다. 리지키가 다시 서브 게임을 지키면서 0-3으로 밀린 상황에서 샤라포바는 이 경기의 중대한 전환점이 되는 게임에 돌입하였다. 다시 더블 폴트로 먼저 점수를 내주며 불안했던 샤라포바는 동점을 만들며 트레이드 마크인 "Come On" 을 터뜨렸다. 연속으로 두 포인트를 얻으며 게임 포인트에 도달했지만 다시 집중력을 잃으며 듀스를 허용했고 더블 폴트로 리지키의 어드밴티지까지 몰렸다. 리지키의 드롭샷은 벗어나 다시 듀스가 되었고, 위기를 넘긴 샤라포바는 두 포인트를 연속으로 얻으며 간신히 서브 게임을 지켰다. 1-3에서 리지키의 서브, 그러나 샤라포바는 조금씩 자신의 주무기인 포어핸드의 감을 잡아가고 있었다. 미사일같은 강력한 포어핸드 스트로크가 나오며 브레이크 포인트에 도달했고 리지키가 네트에 공을 치며 첫 브레이크에 성공했다. 샤라포바는 여전히 더블 폴트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베이스라인에서 상대의 좌우로 흔들어대는 강력한 스트로크가 뿜어져 나오며 3-3 동점을 만들었다. 둘 다 서브 게임을 지키며 팽팽히 맞선 4-4, 리지키는 첫 서브에서 실패하면서 약한 세컨드 서브로 샤라포바에게 반격의 기회를 스스로 제공해주며 무너졌다. 샤라포바의 두 번째 브레이크로 5-4 역전, 기세를 몰아 샤라포바는 더블 폴트가 있었지만 강력한 포어핸드로 40-15로 투 세트 포인트에 도달했다. 리지키는 드롭샷으로 포인트를 올리며 저항했지만, 샤라포바는 서브 에이스로 세트를 끝냈다.

 

샤라포바의 백핸드 미사일 스트로크 ⓒ AELTC / T. Hindley

다시 리지키의 서브로 시작한 2세트. 그러나 서브가 잘 들어가지 않는 것이 전염되었는지 리지키의 첫 서브 성공률은 계속 떨어지고 있었다. 리지키는 주무기인 시속 200km에 달하는 강력한 서브가 말을 듣지 않자 스스로도 어이없어 하면서 경기를 풀어가는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샤라포바는 리지키의 세컨드 서브를 적극적으로 공략해 폭격을 가해 게임을 브레이크했다. 샤라포바는 계속 더블 폴트를 저지르면서도 미사일 쇼로 리지키를 꼼짝 못하게 하면서 2-0, 다시 리지키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3-0으로 앞섰다. 리지키는 여전히 말을 듣지 않는 샤라포바의 서브를 포어핸드로 리턴하여 3-1로 따라갔지만, 서브가 들어가지 않아 듀스 끝에 게임을 내주어 4-1이 되었다. 리지키는 윔블던 4강이라는 무대에 오른 것만으로도 기쁜지 뜻대로 되지 않는 경기에 어이가 없는지 리나를 상대할 때처럼 끈질긴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샤라포바의 서브는 여전히 말을 듣지 않아 듀스와 어드밴티지를 반복하며 고전하였지만, 노련한 샤라포바는 힘들게 지키며 5-1을 만들어 승기를 굳혔다. 샤라포바는 5-2에서 서브 게임을 더블 폴트로 놓치며 5-3으로 추격을 허용하였지만, 리지키의 서브를 다시 브레이크하면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리지키는 경기에 밀리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는데 승부욕이 부족한 것일까. ⓒ AELTC / N. Tingle

 

경기 요약 (출처 : 윔블던 공식 홈페이지)

경기 결과를 요약하면 두 선수 모두 전반적으로 경기 내용이 좋지는 않았다. 샤라포바는 첫 서브의 성공률이 절반도 미치지 못했고, 리지키 역시 53%로 아주 좋지 않았다. 샤라포바는 더블 폴트를 13번이나 저질렀지만, 리지키 역시 첫 서브를 제대로 넣지 못해 두 번째 서브에서 리턴하기 쉬운 공이 들어온 덕분에 특유의 베이스라인 플레이가 가능했다. 리지키는 첫 서브와 두 번째 서브의 위력 차이가 심했는데, 약한 두 번째 서브가 샤라포바에게 반격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말았다. 샤라포바는 서브가 좋지 않은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자신의 장점을 살리는 경기를 하면서 좋지 않은 컨디션에서도 경기를 이끌어 갈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 점이 고무적이다. 55%에 달하는 리시빙 포인트의 득점 연결과 더 많은 실책, 적은 위너 속에서도 집중력있게 필요한 순간에 점수를 올린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되었다. 리지키는 비슷한 상황에서 샤라포바의 강력한 스트로크에 밀려 드롭샷과 같은 변칙적인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었던 점도 있지만, 더 많은 포인트를 올리면서도 게임은 따내지 못하는 효율적이지 못한 경기를 하며 패배하였다.

샤라포바는 과연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