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플스

#18. 상경

2018. 10. 1. 02:14

호텔에 맡겨두었던 짐을 찾아서 나와서 신하코다테호쿠토역행 하코다테라이너를 타러 간다.


홋카이도신칸센 개통 이전에는 아오모리에서 출발하는 특급 또는 급행열차를 타고 세이칸터널을 지나 홋카이도에 오갔는데, 홋카이도신칸센 개통 이후에는 재래선 여객열차는 운행을 하지 않아서 신칸센만 이용할 수 있다. 신아오모리에서 출발하면 곧 세이칸터널로 들어가고 꽤 긴 시간 동안 터널 속을 지난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신칸센 개통 이후 세이칸터널에 들어갈 때 차장이 세이칸터널을 지나가니 즐기시라는 방송을 하기도 한다. 사실 그냥 터널 안에서 계속 달리는지라 조금 속도가 많이 빠른 지하철 타고 달린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하코다테역

하코다테라는 곳을 좋아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 도시의 활기가 떨어지는 듯한 그런 느낌도 드는 것이, 이 동네를 비롯한 홋카이도의 고령화 및 젊은 사람들이 떠나서 그런 것인지 내가 나이를 먹어서 그런 것인지 잘 모르겠다. 예전에는 겨울에만 홋카이도에 갔는데 눈이야 한국에서도 많이 볼 수 있고, 돌아다니는 것이 귀찮게 느껴질 때도 있고.. 사실 여름에 홋카이도는 비행기 가격이 상당히 비싸서 주머니가 얇은 사람에게는 부담스럽기도 하고..


하코다테역과 신하코다테호쿠토역 사이를 셔틀 운행을 하는 하코다테라이너.

하코다테라이너는 열차 시각에 따라 보통, 쾌속 등급이 있는데, 이번에 타는 열차는 쾌속열차인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에 앉아서 열차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종종 출발 시각에 거의 딱 맞춰 허겁지겁 열차를 타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준비성이 철저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 열차는 4시간 2분 동안 신하코다테호쿠토역에서 토쿄역까지 간다. 대부분의 열차가 정차하는 우에노역을 통과하며, 도중에 신아오모리, 모리오카, 센다이, 오미야역에만 정차한다. 열차라는 것이 승용차와 달리 가감속에 많은 시간이 걸리기에 정차역 수에 따라 열차의 표정속도가 달라지는데, 규모가 있는 도시의 역에만 정차한다. 시원한 아이스커피 한 잔 마시려고 앞좌석 뒤에 있는 메뉴판을 보다가 초콜렛 케이크와 세트로 사면 따로 사는 것보다 싸다고 해서 초콜렛 케이크까지 같이 샀다. 이미 빵을 사오기는 했는데, 4시간 넘게 타는 열차에서 저녁 대신 먹어야할 것 같다. 일본산이 아닌 벨기에산 초콜릿을 사용했다고.. 그럼 일본에서 로이스초콜릿 사오는 나는 뭐가 되는거냐..


맥주, 커피, 물... 스내플스에서 산 빵은 쇼핑백에 담아서 의자 손잡이에 걸어두었는데, 옆자리 아저씨가 내리면서 쇼핑백을 떨어뜨렸다. 나중에 보니 먹지 못할 정도는 아니기는 했지만 마음이 아프다. 흑흑

토쿄역에 내려서 재래선인 케힌토호쿠선으로 갈아타고 마지막 밤은 아니지만, 이번 여행에서 마지막으로 묵게 될 호텔에 갔다. 2~3년 동안 자주 다니다보니 호텔 지배인부터 직원들과도 안면이 있고, 머물 때 배려도 많이 해주고 있고 여러 가지로 도움을 받기도 해서..

호텔에 들어가자마자 사진도 안 찍고 먹어버렸고, 슈크림을 먹으려다가 사진을 찍었다. 아~ 쌉쌀한 커피 한 잔 있으면 좋겠는데 아이스커피는 이미 다 마셔서 없다..


슈크림은 추락사고로 모양이 망가졌는데 이건 뭐 그럴 수 있다고 치더라도


가장 비싼 케이크인 '이치고 쇼트(イチゴショート)'가 뭉개지고 박살난 것이 마음이 아프다. 손바닥만한 것이 432엔이나 하는 것인데..

 

치즈 오믈렛. 그나마 얘는 추락의 여파가 적었던 것 같다.

스내플스 홈페이지에 있는 사진과는 달리 위의 치즈 색이 많이 구워서 그런지 갈색인데, 크기가 작아서 아껴서 먹는다고 했지만 금방 사라져버렸다. 슈크림 두 개, 이치고쇼트와 치즈오믈렛 빵 하나씩 4개를 샀는데 918엔.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맛있으면 그걸로 된거지 뭐.. 열차 안에서 사먹은 초콜릿 케익도 있어서 저녁은 이걸로 퉁치고, 잠을 청한다. 물론 배가 고파서 잠이 안 들 것 같은데, 그래도 뭐 별 수 있나 잠이나 자야지.

대개 열차를 탈 때 열차 사진을 한두 장 찍는데 이번에는 뭐 그냥 넘어갔다. 홋카이도신칸센이야 뭐 한두 번 탄 것도 아니고 짐 끌고 다니는 것도 귀찮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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