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누마코엔

#16. 오누마공원 ①

2018. 9. 23. 02:52



하코다테에서 유명한 아사이치

신선한 해산물과 과일 등을 팔고 있는데, 아직 한 번도 먹어보지 않았다. 늘 호텔에서 아침을 잘 챙겨먹다보니, 배가 불러서 시장에서 더 먹을 수가 없더라는.. 결국 카이센동은 다음을 기약하기로. 언젠가 먹고 말거야.. 이건 체스터도 아니고..


홋카이도신칸센 개통과 함께 폐지된 JR의 에사시선을 이어받아 도난이사리비철도에서 운행하게 된 이후 하코다테에서 키코나이까지 구간은 도난이사리비철도선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고, 그 전에 키코나이에서 에사시를 잇던 구간은 폐선되었다. 승차인원이 많지 않았지만, 폐선이 결정되었을 때 이 철도를 이용했던 사람들은 당혹스러웠을 터. 이렇게 홋카이도의 재래선 노선은 하나둘 잘려나가고 있다. 현 시점에서는 버스로 대행운송을 하고 있는 히다카본선의 무카와-사마니 구간이 거리가 꽤 길고, 열차 운행 간격이 꽤 긴 편이라 머지않아 이 노선이 폐선될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 해당 지역에서는 DMV(Dual Mode Vehicle)라는 새로운 형태의 차량[각주:1]으로 운행하기를 희망한다고 하는데 얼마 되지 않는 승객들을 위해 가뜩이나 돈 없는 JR홋카이도는 그럴 생각이 없는 것 같다.

 

그래도 회사가 바뀌었다고 도색을 새로 하고 새로운 회사의 로고 역시 달아놓았다. 도난이사리비철도에서는 특급열차를 운행하지 않기에 JR홋카이도에서 기존에 에사시선을 운행할 때 사용했던 키하 40계 열차를 선심 쓰듯이 양도하면서 열차를 운행할수록 적자가 늘어나는 괴로움을 직접 겪어보라는 마음이 있지는 않았을까. 철도라는 것이 공공재이기에 열차를 몇 달 굴렸더니 자본금이 반 이상 사라졌다거나 특급열차가 다니는 구간도 아닌지라..


저 쪽에는 일본의 국철(JNR) 로고가 보이는 배가 있다. 이름이 마슈마루호였던가. 10년 전에 일본에 처음 와서 돈을 막 뿌리고 다닐 때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던 적이 있는데, 이상하게도 차에 대해 별 관심이 없어서 그런지 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 클래식 카 뮤지엄이 아직도 있나, 이미 한 번 다녀온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뭐 그냥 차에 관심이 있으면 가보시고 아님 마시라 하고 싶은데 중국 회사에 인수되어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은 것 같기도 하고..


특급 열차 수퍼 호쿠토를 타보겠습니다...

얼마 안 되는 거리이지만 보통 열차가 자주 다니는 곳도 아니라서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 이게 제일 먼저 출발하는 열차고, 역시 제일 먼저 도착하는 열차인데, 당연히 정차역이 적어서 가감속이 빈번한 보통 열차와 달리 특급 열차의 소요시간이 짧으니 빠른 열차를 탄다. JR패스가 없다면 특급료가 비싸다고 그냥 보통열차를 탔겠지만..


이 녀석은 이제 삿포로에서 온 열차인가 보다.


최근 홋카이도에서 주력 특급열차가 되어가는 261계 디젤동차와 떵차 183계도 저 멀리서 쉬고 있다. 이제 183계는 놓아줄 때가 되지 않았나..


날씨는 맑고 조금 덥다 싶은 느낌이 들었다. 쿠시로를 비롯한 도토지역에 비해서 도난지역은 더 기온이 높은 것 같다.


오누마공원역

왁자지껄하면서 소란스러운 것을 보니 쭝궈인들이 꽤 많은 것 같다. 한국인도 있었을 것 같은데 그런 것은 신경 안 쓰고 다니기도 하고, 옆에 사토미 닮은 아가씨가 있으면 모를까 오지랖 넓게 먼저 말을 거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역시 개인플레이를 해야겠다. 


오누마 공원은 국정공원이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국립공원, 국정공원으로 구분하여 지정하는 것 같은데 무슨 차이가 있는 지는 잘 모르겠다. 무책임하지만 궁금하면 직접 찾아보시기를 바란다...


여기까지 왔으니 일단 오누마공원을 한 바퀴 돌아보겠습니다... 

보는 사람들이 중간에 지겨울 수도 있겠지만 어디든 가면 일단 한 번 돌고 그 다음에 무엇을 할 지 생각을 해보는 편이다.


오리배가 떠다니는데 공짜가 아니라 안 탐.

지금 내가 돈이 어디 있냐..

 

오누마공원에는 오누마(大沼)라고 하는 큰 연못과 코누마(小沼)라고 하는 작은 연못이 있는데, 북쪽 방향으로 서서 왼쪽에 있는 연못이 코누마, 오른쪽에 있는 연못이 오누마라고 한다.

 

물은 맑지 않은 것 같지만 오리배도 떠 다니고 있을 것은 다 있어 보인다.


오리배도 있고, 유람선도 있고..

돈이 없어서 저런 것 혼자서는 안 탄다.


내 그림자..


오누마공원 산책 루트로는 네 가지가 있는데, 다음과 같다.

① 15분 짜리 최단코스인 大島の路(오시마노지)

② 울창한 숲을 가로지르는 20분 짜리 단시간 코스인 森の小径(모리노쇼케)

③ 호수에 있는 섬과 다리를 건너다니면서 울창한 풍경을 구경하는 50분 코스인 島巡りの路(시마메구리노지)

④ 조용히 자연 경관을 구경하는 25분 코스인 夕日の小沼道(유히노코누마미치)

당연히 네 코스를 모두 완주하는 것이 목표인데, 시마메구리노지(島巡りの路)부터 하나씩 다녀보기로 한다.


다 돌아봐도 두 시간은 걸리지 않을 것 같아서 일단 돌아보는데, 뭐 이 정도 쯤이야.. 예전에 눈 쌓인 한겨울에 눈 속을 헤집고 타자와코역에서 타자와코까지 걸어가서 호수 한 바퀴 돌았던 사람이야... 물론 지금은 하라고 해도 못할 것 같지만.. 사토미와 데이트 조건이 있다면 모를까.. 일단 오누마공원의 산책코스를 최대한 돌아보는 것을 목표로 했다.


최근 들어서 보수를 했거나 새로 지은 것 같은 깨끗한 다리다. 이 다리 이름이 와카사기바시(公魚橋)였던가..


아~! 이 사진은 잠자리를 찍으려 했는데..


오리가 떠서 돌아다니고 있다.

공원 이름인 오누마(大沼)는 큰 습지를 뜻하는데, 호수와 연못과 차이는 명확하지 않다고 한다. 어쩌라는 것이냐..


하늘은 아주 맑았다. 쿠시로의 구름 낀 날씨와는 아주 대조적이라 30분 간격으로 선크림을 바르느라 고생을 했다. 햇빛이 강해서 땀이 줄줄 나면서 선크림이 막 씻겨 내려가는 터라 피부 보호를 위해 긴장을 늦출 수 없는데, 이틀 후면 집에 가니 몸조심해야 한다.


이 정도라면 연못이라고 해도 되지 않겠나..


다리 이름은 하카마고시바시(はかまごしばし)라는 것 같은데.. 

철수한테 '너는 왜 철수냐?' 라고 묻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궁금증이 생긴다.


쇼와 시대에 지었다는 하카마고시바시 


음.. 저기 봉우리가 잘려나간 것 같은 저 산은 무엇일까..


누군가 아이스크림 한 입 크게 파 먹은 것처럼 보이는데..

 

연못에 떠 있는 잎들은 연잎인가..

동식물은 물론 자연에 대해 잘 아는 것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사실 동물이나 식물에 특별히 관심이 있지도 않고, 오히려 싫어하는 것들도 많아서 이렇게 한 번 보고 난 다음에는 잊어버리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기록이라도 해두면 나중에 다시 찾아 볼 수 있겠지..


이 다리 이름은 킨파바시(きんぱばし)인가보다..

뭔가 신경을 써서 지은 다리 같은데, 역시 작은 배들이 지나갈 수 있도록 가운데 부분을 높게 해서 사람들이 다니는 길에는 계단이 있다. 여기까지 오면 시마메구리코스의 절반 가까이 되는 것 같다.


유람선도 다니는구나.

유람선이야 타도 그만 안 타도 그만이지만, 다시 하코다테로 돌아갔다가 신칸센으로 토쿄에 돌아가야 하는 것이 계속 마음에 걸리는 지라 계속 시계를 보면서 긴장을 하게 된다. 홋카이도신칸센은 토카이도신칸센처럼 지하철 배차 간격만큼 오밀조밀하게 편성이 된 것은 아니고 하루에 13왕복만 다녀서 상행 또는 하행열차가 매 시간 한 편성 이상 다니지 않는데다, 짐을 호텔에 맡겨 놓고 와서 다시 하코다테역까지 갔다가 와야 해서 시간이 조금 촉박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킨파바시(きんぱばし)

저 다리는 유람선이 지나다니도록 일부러 저렇게 만든 것 같다. 덕분에 저 다리 지나갈 때 계단 몇 개를 더 올라야 했는데, 한 가지 스타일로 다리를 만드는 것보다는 이렇게 다양하게 만들어 놓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이 다리 밑으로 유람선이 다닐 수 있도록 중앙부의 높이를 올린 것이 특징인 것 같다.


이 다리의 이름은 '코게츠바시' 인가 보다.

코게츠가 작은 달을 뜻하는 말인 것 같은데..

 

공원 안에도 이렇게 산책 코스 지도가 있는데, 한국인도 많이 오는 곳이라 한국어 설명도 있다. 코게츠바시를 지나면 시마메구리코스는 거의 마지막에 다다르게 된다. 이 코스 완주를 하면 나머지 두 개의 짧은 코스도 돌아볼 생각.

 

각 코스별로 길을 안내하고 있는데, 먼저 가장 긴 코스인 시마메구리노지(島巡りの路)를 따라서 가는 중.


뭔가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나는 레스토랑이 있어서, 일단 산책 코스를 다 돌아보고 나서 잠시 들러볼까 했는데, 나중에 산책 코스를 모두 완주하고 나니 다시 여기에 돌아올 시간이 모자랄 것 같아서 아무 것도 먹지 못하고 돌아가게 되었다.

 

떨어진 나뭇잎들은 누가 치우려나..


연잎인 것 같은데.. 아닌가..

 

계속해서 산책 코스 완주를 위해 걷고 있다.


오래된 낡은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데, 렌즈를 보호하는 부분에 살짝 금이 가서 그런지 균열이 있는 부분에 마치 렌즈에 서리가 낀 것처럼 사진이 흐릿하게 나온다. 카메라도 새로 사야 하는데, 돈이 없다... 


그래서 사진이 이 모양으로 나옴.. 아 ㅅㅂㄹ

 



산책을 하는 사람도 있고, 낚시를 하는 사람도 있는데, 여기서 낚시를 하는 것은 괜찮은가 보다. 

 

괜찮은 사진 하나 찍고 싶은데 생각만큼 잘 안 된다... 능력 부족 탓에..

 

샤쿠나게바시(石楠花橋)

다른 다리에 비해서는 크기나 길이가 모두 작은 다리다.

 

아마도 오누마공원에 있는 다리 중에서 가장 작은 다리가 아닐까 싶은데..

 

야츠바시(やつばし)

역시 쇼와시대에 지어진 다리라고 한다. 이 다리를 지나면 시마메구리코스를 완주하고, 처음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제 오시마노지(大島の路)를 돌아봐야겠다. 50분 짜리 코스를 끝내고 나니 조금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모리노쇼케이(森の小形는 시마메구리코스와 겹치는 구간이 많아서 굳이 다 돌아보지 않아도 되고, 유히노미치(夕日の道)는 귀찮아서 그냥 때려치우기로 했다. 나중에 하코다테에 다시 갈 때를 기약하기로 합시다...


니시오시마바시(西大島橋)

호수 안에 떠 있는 섬이 꽤 넓어서 오시마라고 부르는 모양인데[각주:2], 이 다리를 지나면 산책 코스 중의 하나인 오시마노지(大島の路)를 볼 수 있다. 오시마라는 큰 섬 하나가 있는가 싶었는데, 가보니 니시오시마와 히가시오시마의 두 개의 섬이 있었다.


페달을 밟아서 움직이는 배를 타는 사람들도 있고


오리배나 모터보트가 가끔 돌아다니는 것 외에는 아주 평온하다.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는데, 사람 많은 곳을 가급적 피하는 편이라 이렇게 사람이 많지 않은 것이 오히려 반갑다. 여기에 쭝궈 언니오빠들이 잔뜩 올 것이라 예상했는데, 여름 휴가 시즌이 지나서 그런지 이 사람들이 생각만큼 많지는 않더라는..

 

호수가 넓고 물이 많아서 배에 타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 상쾌할 것 같기는 한데..


코마카타케(駒ヶ岳)

저 곳은 살아있는 활화산이라고 하던데, 저 산까지 올라갈 시간이 없기는 하지만, 그냥 별다른 장비 없이 가도 되는지는 모르겠다. 분명히 가벼운 차림으로 와서 산에 오른다고 하면 관광안내소의 사람들이 뜯어 말릴 터인데, 나중에 다시 가게 되면 물어봐야겠다.


하코다테에서 삿포로를 오갈 때 자주 보던 산봉우리인데, 늘 열차 안에서 창문을 통해서 보던 것을 맨 눈으로 보고 있다. 불길한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씩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오면 "우와~! 신기하다!!" 는 감탄사가 나왔겠지만, 햇빛이 강해서 이러다 타 죽을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라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아 ㅅㄹㅂ 같은 욕은 했구나..

  1. 철도 선로를 이용할 수 있는 구간에서는 선로 위에 차량을 그대로 실어서 운행할 수 있는, 철로와 일반 도로에서도 이용가능한 차량 [본문으로]
  2. AKB48의 오시마 유코와는 관계가 없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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