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황산

#13. 이오잔(硫黄山)

2018. 9. 10. 01:33



마슈호를 둘러보고 버스는 카와유온천으로 향했다. 흐리던 하늘에 햇빛이 나기도 하고, 비는 그쳐서 아마도 우산은 필요없을 것 같고. 가이드 아주머니는 묵는 숙소가 카와유파크가 맞는지 다시 확인을 했고, 거기가 맞다고 하니 그것이 어디에 있는지 물어보셨다. 

"아~ 글쎄요. 저도 처음이라서 잘은 모르겠어요." 

이 말 밖에는 할 말이 없었다. 포켓와이파이를 빌려서 올 것을 그랬나 싶기도 하고..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코를 찌르는 유황 냄새가 났다.

열증기와 100도에 가까운 뜨거운 물이 용출되고 있으니 발 등을 충분히 주의하라고 한다.


한국식으로 읽으면 유황산인데.. 일본어로는 이오잔(硫黄山)이라고 읽는다.


저기 누런 돌은 아직 화기를 머금고 있는 돌들.

불덩이가 눈에 보이는데 차마 만져볼 수도 없고..


보행에 주의하라는 표지판도 있다. 

직접 경험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뜨거운 돌이 날아드는 경우도 있을 것 같은데..


하늘이 일본에 온천을 주었지만, 화산과 지진, 그리고 태풍도 함께 주었으니..


그래도 오른쪽에 있는 산 밑에는 용암이 많이 있지는 않는가 보다. 이런 곳에서 사는 식물들은 생명력이 강하다고 해야 하나..


일단 멀리서 사진 한 장을 찍고 용암산에 가까이 가봐야겠다.


가까이 갈수록 매캐한 냄새가 강해진다.


이미 개별적으로 온 여행자 몇 명이 유황 덩어리 앞에 모여 있다.


조금 더 가까이 가보니 화상에 주의하라는 안내가 있다.

저 달궈진 돌에 닿으면 화상을 입겠지..


얘는 잔뜩 열기를 뿜어내고 있는데 이거 괜히 잘못 건드렸다가 화상 입을 수도 있으니 멀리 떨어져 있어야겠다.

 

간혹 불똥이 튀기도 해서 잘못하면 옷에 구멍이 날 것 같다. 그러면 또 어디서 칠칠맞게 옷에 구멍을 만들어 왔냐고 잔소리를 듣겠지..


연기를 뿜어대는 저 불덩이들.

이런 곳을 예전에 노보리베츠였던가 어딘가에서 본 것 같은데..


얘도 열기를 뿜어내고 있고..


가까이 가보니 여기는 불덩어리다. 불똥이 튀기도 해서 재수가 없으면 옷에 구멍이 날 수도 있고, 자칫 넘어져 손을 짚다가 화상을 입을 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할 것 같다.


매캐한 유황냄새에 숨쉬는 것도 쉽지 않고..


도망가야 할 것 같다.


어으~ 유황 냄새..

 

이제 조금 멀리 있어야겠다.


불덩어리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있고..


불덩어리 사진을 찍는 사람을 찍는 사람도 있고


이 쪽은 조용한 것 같은데, 나무와 풀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봐서 이미 불덩이들이 다 식어버린 모양이다.


가까이 가지 않고 멀리 떨어져서 사진이나 찍어야겠다.


저 산이 민둥산이 된 것은 뜨거운 열기 때문에 나무가 살지 못해서인 것 같다.


파노라마에 맛들려 한 번 더 돌려보고..


매캐한 냄새에 오래 있을 곳은 못 되는 것 같으니 버스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


맑은 공기를 마시기 위해 재빨리 도망을 쳤다. 도망자도 아니고 매번 도망을 치다니..


유황산 안녕~

 

다시 버스를 타러 주차장으로 왔다.

조금 멀리 장소를 피하니 연기와 냄새가 사그러든다. 

카와유온천은 다 온 것 같고..

예약한 카와유파크

가이드 아주머니는 카와유파크가 어딘지 아느냐고 물어보시는데, "아.. 글쎄요. 인터넷에서 보니 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 같아서 여기에 예약을 했는데 정확하게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잘 모르시면 그냥 관광안내소에 가서 물어보고 찾아가면 되겠죠" 라고 대답을 했더니, 운전기사 분이 어딘지 알 것 같다면서 숙소 문 앞에서 내려주고, 남은 두 모녀를 데리고 아칸코 방면으로 떠났다. 아직 어두워지지 않았고, 저녁 식사 시간까지는 시간이 조금 남아 있어서 동네 한 바퀴 돌아본다.




카와유 후루사토관이라는 곳이 있다.

테시카가쵸카와유관광안내소가 있는데, 내일 아침에는 다시 토로역으로 돌아갈 예정이어서 관광할 시간이 없어서 여행 정보를 얻으러 들어갈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자유롭게 동네 한 바퀴 돌아본다. 숲 속으로 들어가보니 나무에 가려서 어두워서 스윽 둘러보고 금방 나왔다.


저기 보이는 건물이 오야도 킨키유.

내일 버스를 타는 장소가 저 숙박업소 앞인데, 가격이 내가 묵는 숙소의 2~3배 정도인 꽤 좋은 곳이다.[각주:1] 이럴 줄 알았으면 삿포로행 비행기 대신 하카타역에서부터 신칸센과 특급열차로 이동할 것을 그랬나 싶기도 한데, 그랬더라면 하루를 꼬박 채우고도 아직 어딘가에서 헤매고 있었겠지. 


아시유는 여전히 잘 있는 것 같고..


카와유노모리라는 지도가 있는데, 여기 잠깐 들어갔다가 날벌레들이 있어서 살짝 당황했다. 숲에서 괜히 모기에 물릴 수도 있으니 그냥 큰 길로 나가서 한 바퀴 돌아봐야겠다.


예전에 이 동네에 왔을 때보다 많이 한산해진 느낌이 들었다. 영업하던 숙박업소 건물 중 문을 닫은 곳도 꽤 있고, 빈 건물만 남아있기도 하고.. 길에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없고.. 아직 쌀쌀한 날씨가 아니라서 온천을 찾는 사람들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카와유온천이 관광지로서 쇠락해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가을부터 겨울까지 관광객을 받으려면 지금쯤 시설 정비를 마치고 가을부터 여행자들을 받아야 할 터인데..


조금 걸어다녔다고 어두워지는 것 같은데, 북쪽이라서 해가 빨리지는 것인가..


저 공룡같이 생긴 괴생물체가 이 동네의 마스코트인가..

설마 아니겠지..


이오잔의 GPS는 (43.616480, 144.441196)


  1. 실제로 안에 들어가보지 않아서 시설이 얼마나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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