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시로습원노롯코열차

#11. 쿠시로습원역

2018. 9. 8. 16:54



올라왔으면 다시 내려가야 하는데, 좋다고 구경해놓고 왜 올라왔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의 마음이 다르다더니 볼 것 다 봤다고 이렇게 마음이 변하나보다.


구름이 잔뜩 끼어 있어서 언제 비가 내려도 이상하지 않을 날씨라서 비를 맞기 전에 얼른 내려가야 할 것 같다. 쿠시로습원역에 사람들이 비를 피할 수 있는 오두막 같은 시설이 있으니 일단 비를 피하는 것이 우선이다. 일본이란 나라에서 갑자기 내리는 비에 당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을 찾아 빨리 이동해야겠다.


비지터스라운지에 갔다 오면 비가 쏟아질 것 같아서 그냥 내려간다.


어찌어찌하다보니 올라갈 때 갔던 길과는 다른 길로 내려가고 있다.


근처에 민숙이 있는 것 같은데 여름과 가을에는 사람들이 이 부근을 자주 찾아오겠지만, 겨울이면 발길이 끊어질 터라, 민숙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다른 일도 함께 하고 있을 것 같다. 오히려 조용한 습원의 풍경을 보기 위해 찾는 사람이 많아지려나..


올라갈 때 이용했던 길보다는 지형이 평탄하기는 한데, 그만큼 돌아가는 것 같다.


차량이 지나다니지 못하게 막아두었고, 여기부터는 걸어서 가라고 한다. 차가 없으니 걸어서 가야하는데 뭐..


센모본선. 쿠시로와 아바시리를 잇는 지방교통선인데 이름은 본선이지만 간선철도는 아니다. 전 구간 비전화 단선 구간이고, 이 구간의 최고속도는 시속 80km가 최대로 설정되어 있다. 현재 시점에서 아바시리에서 쿠시로까지 오가는 열차는 5왕복을 하고 있는데, 이 중 시레토코마슈호라고 불리는 쾌속열차가 중간에 통과하는 역이 3~4개에 불과해서 소요시간 단축은 기껏 10여 분 내외일까, 효과는 미미하다. 선로 자체가 후져서 최고속도가 낮은데다 전 구간 단선에 양방향으로 오가는 열차가 교행을 하면서 대피하는 경우도 있어서 운행시간을 단축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그나마 사람들이 거의 안 타는 역들을 다 없애버렸는데도 이 모양 이 꼴이다.


길에 꽃이 있네..

밟지 않으려고 일부러 피해서 간다. 


다시 쿠시로습원역으로 돌아왔다.


전망대에 갈 때 올라갔던 계단이 보인다. 

시간이 남아서 한 바퀴 돌아보니 굳이 계단을 오르지 않아도 돌아서 올라갈 수 있는 길이 있었다.


식물들도 이런 환경에서 살아가려고 애를 쓰고 있는 것을 보니 뭔가 반성하게 되는 것 같다.


천천히, 충분히 즐기고 가라고 하는데 형이 오늘 좀 바쁘다.


열차에 따른 정차 위치를 표시하고 있다. SL차량이 가장 끝에 정차를 하는구나. 석탄을 태워서 달리는 열차이니 인부들이 삽으로 석탄을 퍼서 화로에 넣는 공간도 필요할 터이고..


카모마일인가..

꽃을 잘 몰라서 ㅜㅜ


따로 관리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은데 알아서 잘 크는 모양이다.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드는 것을 보니 열차 시각이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다.


'천천히, 충분히, 실컷 일본 최고의 경관을 즐기세요' 라고 열차가 말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역이라 그런지 다른 역들에 비해서 시설은 좋은 편인 것 같다.

역 주변을 누군가 관리하는 것 같지는 않고 그냥 식물들이 알아서 자라는 것 같다.


사슴은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오지 않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아직은 푸르지만, 조만간 저 나뭇잎들이 붉게 물들고 나뭇가지들만 남을 시기가 머지 않은 것 같다.


아까 그 열차 같은데..

토로역 찍고 다시 쿠시로에 돌아갔다가 다시 토로역으로 가는 모양이다.


더 많은 승객들이 탈 수 있도록 남는 보통 객차를 하나 가져다가 증결해서 운행을 하고 있다. 노롯코열차의 지정석 좌석이 각지고 딱딱해서 불편하고, 사람들이 많아서 북적이고, 안내원이 마이크를 들고 계속 설명을 해서 시끄러우니 사람이 적고 조용한 자유석으로 설정된 맨 뒤 차량에 타고 가야겠다. 트윙클플라자에서 예약한 버스는 토로역에서 14시 30분에 출발한다고 하니 시간은 많이 남을 것 같지만, 조금 일찍 가서 기다리고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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