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테츠레일패스

교토에 갑니다

2018. 1. 28. 16:57



오사카의 신이마미야에서 사흘 밤을 보내고, 이제 교토로 향한다. 이 블로그였는지 아니면 다른 네이버 블로그였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오사카에서 교토에 가는 방법은 경우의 수가 참 많다. 사실 서울에서 인천에 갈 때 어떻게 가는 것이 좋은지 검색을 해보면 서울의 어디에서 인천의 어디에 가느냐가 중요한데, 강남역에서 출발하여 부평이나 주안에 가려면 인천광역시의 광역버스를 타거나 강남역 서에서울지하철 2호선을 타고 신도림에서 인천 방면의 열차로 갈아타면 되듯이, 출발지점과 도착지점이 어디인지를 잘 생각해서 가야 한다.

오사카(우메다)역 기준으로 오사카에서 교토에 갈 때는 JR이 가장 편하고 빠르지만 가장 비싸다. 자그마치 540엔[각주:1]이나 해서 400엔대의 다른 한큐, 케이한 등의 사철보다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나마 JR과 가장 비슷하게 가는 노선은 한큐이고, 케이한은 오사카부의 북동쪽을 쓸고 다니면서 돌아가는 경로인데다 역이 많아서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리고 여기에 킨테츠가 있는데, 이 킨테츠 교토선은 상당히 변태스러운 노선이라서 나라를 거쳐서 가는 가장 멀고 긴 시간이 걸리는 경로이다. 빙빙 돌아가는 경로에 중간에 1회 환승이 있어서(특급열차가 있기는 하지만, 이 열차는 출퇴근 시간대 위주로 운행을 해서 관광객용은 아니고, 특급권 가격을 따로 지불해야 하는 비싼 열차인데 시간은 더 걸리니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오사카에서 교토에 가는 것이 지랄스럽지만 이미 지불한 패스 가격 외에 추가적인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 킨테츠 패스가 있으니 타고 가는 것이지 철로 위에서 시간을 보내려고 타는 것은 절대 아니다. 교토역은 이름처럼 교토의 관문의 역할을 하는 곳으로, 역 건물을 나오자마자 눈앞에 보이는 버스정류장에서 각 관광지로 가는 버스를 타기 편하고, 지하철과도 연결이 된다. 

체크아웃 시각인 오전 11시 바로 전에 짐을 가지고 내려가서 체크아웃을 하고 커피 한 잔 마시고 여유를 부리다 밖으로 나왔다. 빨리 간다고 "오라버니 오셨어요? 시원한 물이라도 한 잔 하세요~♪" 라고 반겨줄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늘어져 있으면서 뒹굴거리는 것을 좋아하는 한량인지라 뭐 천천히 나가도 별 상관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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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난바역에서 열차를 탄다. 원래 역명은 킨테츠난바역이었으나 한신난바선 개통 이후 한신과 킨테츠가 직통운행을 하면서 오사카난바역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덕분에 교토를 제외하고, 나라-오사카-코베로 노선이 이어지면서 JR이 독점하다시피했던 나라에서 서쪽인 오사카, 코베 등지로 가는 열차를 환승없이 탈 수 있게 되었다. 오사카 남쪽(난바, 닛폰바시, 우에혼마치, 츠루하시 등)의 역 근처에 숙소를 정한 경우라면 JR보다는 킨테츠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돈이 없으니까) 특급열차는 안 타고..


선로와 가까이에 가정집들이 있는데, 해가 뜰 때부터 밤 늦게까지 열차가 다녀서 그런지 창문을 다 막아 두었다. 방음 설비는 잘 되어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른 아침부터 밤 늦은 시간까지 열차가 지나다니는 소리를 듣다보면 스트레스가 심할 것 같다. 여기 사는 사람들은 인이 박혀서 별로 상관하지 않으려나..


지나다닐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오사카 시내의 남쪽은 높은 건물이 없고 오래된 동네의 모습이다. 그나마 북쪽의 우메다 부근은 그럭저럭 개발이 되었지만, 남쪽은 킨테츠가 아베노바시에 지은 300미터짜리 아베노하루카스 주변을 빼고는 여전히 오래된 건물이 많고 낙후된 상태. 언젠가 재개발을 하면 이 동네에도 대형 쇼핑몰과 상점가가 생기고 주변에는 고층 맨션이 들어서게 되려나..


중간중간 이 나라에서는 맨션이라 부르는 한국의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이 있기도 하지만, 한국에서처럼 대단위의 단지가 조성된다거나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지는 않는 편이다. 일본에서 아파트는 경량 철골이나 목조 등으로 지은 높이가 낮고 쉽게 철거가 가능한 공동주택을 말하고, 한국의 아파트처럼 철근 콘크리트가 들어간 건물은 맨션이라고 부른다. 부자 동네가 아니면 넓은 집은 별로 없는데, 물가나 지대가 비싸기 때문일까..


날씨가 조금 거시기하다.


킨테츠나라선과 킨테츠교토선의 환승역인 야마토사이다이지(大和西大寺)역에서 내렸다.


혹시 모를 철도팬을 위해서 찾아보니 아마도 킨테츠의 8810계 열차가 아닌가 싶다.


오사카난바에서 나라까지의 킨테츠 난바선, 나라선은 특급열차도 다니지만, 운행 시각이 출퇴근 시간대 중심으로 짜여져 있는데다 구간 거리가 짧고, 특급과 쾌속급행 또는 급행과 소요시간의 차이가 크지 않아서 비용을 고려했을 때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 쾌속급행이나 급행을 타는 것이 낫다. 난바에서 나라까지의 구간은 JR과 킨테츠가 경쟁을 하고 있는데, 나라 공원 부근을 구경하려면고, 열차의 배차 간격이 더 조밀하여 이용하기 편하다. 킨테츠는 직통운행을 하는 한신전철과는 달리 특급열차는 전석 지정석에 특급료를 따로 내야 하는데, 미리 좌석을 확보하고 편하게 가고 싶다면 510엔을 내고 특급권을 사면 된다. 킨테츠나라역이 나라공원에 더 가까이에 있어서 나라에 갈 때는 킨테츠가 더 편하다.


역시 같은 그룹사인 아베노하루카스 홍보를 깨알같이 하고 있다. 


나라행 쾌속급행


교토행 열차로 갈아타기 위해서 3번 승강장으로 건너갔다. 열차번호를 보니 이 열차는 8600계인 것 같은데, 이 열차를 먼저 보내고 다음의 급행열차를 타는 것이 더 빠를 것 같아서 과감히 열차를 먼저 보냈다. 어차피 기다리면서 하는 일 없이 허비하는 시간과 짐을 가지고 다니는 불편함을 생각하면, 조금 늦게 도착하더라도 빈 자리가 있는 열차에 타서 편하게 가는 편이 나을 듯 싶기는 하지만, 어쩌면 후속 급행열차가 중간에 먼저 출발한 열차보다 먼저 도착할 것 같다.


야마토사이다이지역

야마토사이다이지역은 흔히 사이다이지역으로 줄여서 부른다. 킨테츠 나라선, 교토선, 카시하라선과 히라하타(平端)역에서 분기되는 텐리선의 환승역으로 킨테츠 철도노선에 있어 큰 역할을 맡고 있는 역이다. 생각해보니 연초에 교토에 갔을 때도 킨테츠 레일패스를 사서 나고야에서 교토를 오갔던 적이 있다. 그 때는 정말 나고야-교토 구간만 이용하기 위해서 패스를 샀는데, 개정된 킨테츠 레일패스에는 특급권이 빠져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보통열차만 타고 다녀야 한다. 그러나 나의 패스는 9월 30일 이전에 구입한 것이라 특급권 세 장이 포함되어 있다. 


점심은 마트의 베이커리 코너에서 산 빵으로..


산노미야행 쾌속급행열차다.

쾌속급행열차는 킨테츠의 열차 중 운임 외의 추가요금을 내지 않는 등급 중 가장 빠른 열차다. 나라-오사카-코베를 잇는 구간은 전체 거리가 길지 않고 중간에 이용자들이 많은 역들이 많아서 유료특급보다는 쾌속급행이나 급행열차가 속달열차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오사카난바 서쪽의 한신구간은 아예 유료특급이 다니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이 열차의 운행구간은 킨테츠 구간과 한신 구간으로 나뉘는데, 킨테츠 구간은 오사카난바까지이므로 킨테츠레일패스만 가지고 있다면 오사카난바역부터 서쪽인 한신전철의 구간의 운임은 따로 지불해야 한다. 반대로 한신투어리스트패스를 가지고 있다면 오사카난바에서 니시다이까지의 한신전철과 코베고속철도 노선을 이용할 수 있지만, 난바 동쪽의 킨테츠선은 이용할 수 없다. 직통운행을 하는 두 회사의 노선을 모두 지나는데, 한 회사의 승차권 또는 패스를 가지고 있다면 나갈 때 개찰구에서 역무원에게 가진 승차권이나 패스를 보여주고, 추가로 지불해야하는 금액을 추가로 내면 된다. 역무원이 조금 센스가 있어서 패스 이용범위를 벗어난 구간의 요금을 영어로라도 간단하게라도 알려준다면 편하게 추가요금을 내고 나올 수 있겠지만.. 


타려는 교토행 급행열차와 야마토사이다이지가 종착역인 구간준급열차가 거의 비슷하게 들어온다. 


킨테츠가 아닌 한신전철의 신형 차량인 1000계. 

2007년부터 킨테츠와 직통운행을 시작하면서 도입된 열차인데, 벌써 1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한신에서 모처럼 신조차량을 투입했으니 기념으로 사진을 찍어둔다. 한신과 킨테츠 두 회사 노선에 걸쳐 직통운행을 하면서 한신의 열차가 킨테츠의 구간까지 운행하고 있다. 이 열차는 사이다이지까지만 운행하고 다시 산노미야 방면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 열차의 운행거리가 늘어나면서 기존의 배차간격을 유지하기 위해 두 회사의 차량이 모두 투입되고 있다.



운행을 마치고 차장이 안 내린 승객이나 승객이 두고 내린 물건이 있는지 점검하고 있다. 

탈 열차가 들어왔으니, 타지도 않을 열차 구경은 그만하고 짐을 가지고 차내로 들어가서 빈 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사이다이지에서 교토역까지는 약 40분 정도 걸리는데, 난바에서 사이다이지까지 오는데 걸린 시간도 그 정도 되니 한 시간 반 정도 걸리는 셈. 토카이도본선 신쾌속은 오사카역에서 교토역까지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데.. ㅜㅜ


교토지하철과 킨테츠의 환승역인 타케다역.

교토지하철 카라스마선은 타케다역이 종착역인데, 이 역부터 일부 열차는 여기서 운행을 종료하지 않고 킨테츠 교토선에 입선하여 등급에 따라 신타나베역이나 킨테츠나라역까지 운행을 한다. 이용의 편의성은 있으나, 이용하는 구간인 교토지하철과 킨테츠 노선을 각각 내야한다는 단점이 있다. 킨테츠 레일패스가 있으면 킨테츠노선 구간은 그냥 이용할 수 있지만, 지하철 구간은 따로 운임을 지불해야 하는 조금은 복잡한 방식이다. 


쥬죠역 근처에 마리오로 유명한 닌텐도 본사가 있다.

처음에는 화투 제조업으로 시작한 회사였다고 하는데 벌써 창업 12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교토역에 내려서 예약해 둔, 지난 2월에 두 번이나 묵었던 그 호텔로 30분 가까이 걸어서 갔다. 마음 같아서는 버스를 타고 싶지만, 버스비도 아껴야 하니 두 다리를 믿고 가는 수밖에..

  1. 그나마 특정구간운임으로 계산을 해서 540엔이지, 실제 거리비례운임으로 한다면 더 비싸진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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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마 케이블카 ①

2018. 1. 6. 15:57



시기산구치역에서 이코마역까지 가는 거리는 별로 멀지는 않지만 환승을 두 번이나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우선 카와치야마모토까지 셔틀 형식으로 운행하는 열차를 타고 가서, 오사카방면인 후세(布施)역으로 가는 열차로 환승하고, 후세역에서 다시 킨테츠 나라선 열차로 갈아타고 가야 한다. 일본에서 차를 몰아본 적이 없어서 자세한 것은 모르겠지만차를 가지고 간다면 대충 30~40분 정도 걸리는 것 같은데, 이 중에서 조금 더 빠른 길은 유료도로를 이용해야 한다는 것 같다. 이번에는 추가로 비용이 들지 않는 킨테츠 열차를 타고 다니면 되니 환승이 귀찮아도 그냥 타고 가야할 것 같다. 


먼저 카와치야마모토까지 가야 오사카방면으로 갈 수가 있으니 다시 카와치야마모토역과 시기산구치역 사이를 반복운행하는 열차를 탄다. 서울도시철도공사 2호선의 성수지선과 비슷한 운행패턴으로 이 구간만 계속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이 승무원들은 같은 구간만 반복을 하니 상당히 지루할 법도 한데, 먹고 살려면 뭐 별 수 있겠나.. 


차량은 두 량짜리. 진행방향 맨 앞쪽에 타고 가는데 이 시간에 도심 방향으로 가는 사람이 없어서인지 열차는 거의 빈 채로 간다. 철도회사의 입장에서는 이 노선을 운행할수록 손해가 클 것 같은데, 아마도 출퇴근, 통학 시간대에 승객이 있고, 다른 시간대에는 공기수송을 하는 것 같다. 주말이나 휴일이면 시기산을 찾는 나들이객들 덕분에 사람들이 많을 지도 모르겠지만..

 

뒤쪽 차량에는 그래도 몇 명 있는 것 같은데, 내가 탄 차량에는 아무도 없어서 전세 낸 기분으로 열차에 앉아서 간다. 낡고 낡은 오래된 똥차가 다닐 것이라 생각했는데, 차량 내장재와 좌석 등을 새로운 것으로 바꾼 것 같다. 킨테츠에서는 30년, 40년 정도 된 열차들도 개조와 수리를 통해서 계속 생명을 불어넣고 있으니 열차를 타고 다니는 승객 다수가 느끼는 차이는 거의 없을 것 같다.


기관사 아저씨의 가방. 킨테츠라는 로고가 있는 것을 보니 승무원용 가방인 것 같다. 저 옆의 작은 가방에는 아마도 역마다 정차하고 출발하는 시각이 적힌 시각표가 있을 터. 그런데 저 가방 꽤 무거워 보인다.


카와치야마모토까지 가는 중에 있는 역인 핫토리가와(服部川駅)역이다. 어머니와 아들로 보이는 두 사람이 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승차위치로 봐서는 아마도 지금 타고 있는 앞 차량에 탈 것 같다.


차량 한 쪽 구석에는 피난용 사다리가 있다. 고상홈에 맞추어 문이 높은 위치에 있기에 중간에 열차를 멈추고 승객을 대피시킬 때 사용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자연재해가 많은 나라이다보니 이런 면에 대해서는 한국에 비해 대비가 철저한 것 같다. 무슨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설마 저 사다리가 펴지지 않는다거나 문제가 있어서 탈출을 못하지는 않을테고..


예전에 비해 일본에서 한류는 많이 시들기는 했지만, 동방신기는 여전히 팬들을 끌어모으는 것 같다. 킨테츠 아베노하루카스 본점에서 동방신기 전시회를 하는 모양이었다. 사실 욘사마와 지우히메의 겨울연가 시절이 가장 절정이었던 것 같은데, 한류는 여전히 비주류 중의 하나의 문화로 자리하고 있을 뿐 일본 대중문화에서 주류에 속하지는 않는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다만 시장의 규모가 한국에 비해 크고, 수익성이 좋아서 한국인의 생각에는 크게 성공해서 일본 대중문화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후세역에서 내려서 나라 방면으로 가는 열차를 기다리는데 한신전철의 열차가 들어온다. 킨테츠와 한신이 오사카난바역을 공동으로 사용하면서 나라에서 난바를 거쳐 코베의 산노미야까지 직통운행을 시작하였고, 두 회사의 차량이 상대회사의 노선까지 한 번에 운행하게 되었다. 코베에서 나라 또는 이와 반대로 나라에서 코베를 가려면 JR이나 사철 모두 환승을 해야했는데, 직통운행 이후에는 환승 없이 한 번에 갈 수 있게 되어 승객의 입장에서는 매우 편리해졌다. 한신본선의 선형이 안 좋고, 정차역이 많아서 시간을 잡아먹는 점이 단점이기는 하지만, 코베산노미야역에서 킨테츠나라까지 가장 빠르게 갈 수 있게 되었다.


이동 경로


나라행 열차를 탔지만 목적지가 나라가 아닌 이코마역이므로, 이코마역에서 내렸다. 이코마역에서 내려서 케이블카를 타러 남쪽 출구로 나와서 토리이마에역으로 간다. 같은 회사의 역이기는 한데, 흔히 볼 수 있는 열차가 다니는 철도 노선이 아닌 케이블카라는 강삭선이어서 한 번에 수송할 수 있는 인원 수의 제약이 있고, 다른 대도시 근교 노선과는 달리 열차 운행 간격도 긴 편이다. 


저 앞 쪽에 케이블카를 타는 곳이 있다. 환승역이지만 역 이름부터 이코마역이 아닌 토리이마에(鳥居前)역이고, 요금체계가 달라서 이코마강삭선의 요금은 따로 지불하여야 한다. 킨테츠레일패스나 칸사이스루패스가 있으면, 따로 지불할 금액은 없고, 그냥 패스를 보여주고 통과할 수 있다.


이코마역. 여기는 케이한나선이란 이름을 가진 킨테츠의 노선이 다니는 승강장이다. 이 노선은 시영지하철 츄오선의 종착역인 나가타역부터 이코마를 지나 각켄나라토미가오카역까지를 연결하는 노선으로, 나가타역부터 츄오선과 직통운행을 한다. 그래서 오사카시내 지하철 노선도에 녹색으로 표시된 츄오선을 타다 보면 오사카시영지하철의 차량 외에도 종종 킨테츠의 차량이 지나다니기도 하는데 오사카시영지하철 구간에서는 어느 열차를 타도 무방하다. 한국의 수도권 지하철 3호선과 직결되는  지축역부터 대화역까지의 일산선, 4호선에서 남태령 이남의 과천선과 안산선과 비슷한 것이라 이해하면 되겠다. 한국에서는 해당 구간의 운임이 수도권통합요금제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에 반해, 여기는 오사카시영지하철 운임에 킨테츠 구간의 운임을 모두 지불해야 해서 금액이 크게 올라간다. 코스모스퀘어에서 각켄나라토미가오카까지 가려면 850엔이나 되는데, 이 정도 거리라면 수도권전철 운임으로는 1,950원(현금지불시)이니 이 나라의 교통비가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느끼게 된다. 이 노선의 특징은 제3궤조 집전식이라는 열차 윗부분이 아닌 땅바닥에 전기가 흐르는 탓에 선로에 떨어지면 고압전류에 감전될 위험이 매우 커서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그런데도 얘네들은 스크린도어를 만들어놓지 않았다는..


케이블카역은 토리이마에(鳥居前)역이라는 다른 이름을 갖고 있지만 걸어서 환승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있다. 이코마역에서 나와서 유있게 설렁설렁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면서 가도 5분 안에 갈 수 있는 정도. 


저 언니 사진을 찍으려던 것이 아닌데..


케이블카에 탔다.


시기산 케이블카보다는 조금 더 좋아보인다. 이 동네에서 호잔지 부근까지는 주거지역으로도 많이 개발이 되어서 이 케이블카를 타고 통학 및 통근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이코마 케이블카는 토리이마에를 출발하여 호잔지까지, 호잔지부터 이코마산죠역까지의 두 구간으로 나누어 운행을 하는데, 호잔지까지 가는 열차는 상대적으로 자주 있는 편이나 호잔지에서 이코마산죠 구간은 40분 정도에 열차 한 편 정도로 운행빈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토리이마에역. 이코마강삭선의 시발역이면서 킨테츠나라선, 각켄도시선의 이코마역과 환승역이다. 노기자카46의 멤버인 이코마 리나(生駒里奈)의 성과 같은 한자를 쓴다. 사실 이 아이돌 그룹에 대해서는 이코마 리나 말고 나머지 45명은 누군지 전혀 모른다. 아마도 일본에 있을 때 신문이나 텔레비전을 보다가 얼핏 주워들어서 알게 된 것 같은데, 띠동갑도 안 되는 어린 아이들에게는 관심없다.


올라가면서 아래를 내려다보기 위해 차량의 맨 뒤쪽에 탔다.


슬슬 올라가고 있다.

 

근처에는 마을이 있는 것 같은데, 여기서도 철길 옆에 바싹 붙은 집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소음에 매우 민감한 사람이라면 이런 곳에서 살기 힘들 것 같다.

 

차량 디자인을 상당히 어린이들 취향에 맞춘 것 같은데, 이코마강삭선의 종점인 이코마산죠역 앞에 이코마산상유원지(生駒山上遊園地)라는 테마파크 같은 것이 있다고 한다.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설스튜디오처럼 대형 테마파크는 아니고, 그냥 어린 아이 있는 가족들이 와서 잠시 놀이기구를 타고 시간을 보내다 갈 수 있는 그런 곳이라 한다.


갈수록 조금씩 경사가 가팔라진다.


어느 순간부터 경사가 대단히 급해진다. 보통의 철도 차량이 올라갈 수 있는 구배를 넘어서는 급경사이므로 이 열차는 흔히 볼 수 있는 전동차나 디젤동차로 운행할 수가 없어 케이블카로 운행하고 있다.


호잔지(宝山寺)역

이코마케이블카는 토리이마에-호잔지 구간과 호잔지-이코마산죠 구간을 따로 운행하고 있어서 여기서 내려서 케이블카를 갈아타야한다. 시각표를 보니 토리이마에에서 호잔지까지는 평소에 이용하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라 15~20분 마다 운행하는데, 호잔지에서 이코마산죠까지는 40분에 한 대 꼴로 드문드문 다니는 것 같다. 


열차마다 이름이 있는데 왼쪽 녀석은 스즈란, 오른쪽은 미케.


'미케' 라는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왔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호잔지역에서 이코마산죠까지 케이블카가 다니는 선로가 연결되지 않아서 여기서 내려서 환승하러 도보로 이동해야 한단다. 걷는 것은 문제가 아닌데 귀찮기는 하다.


이코마산죠 방면으로 가는 환승 안내가 있다.


갈아타러 가야 하므로 미케와는 여기서 작별을 한다. 운이 좋으면 이코마산죠에 갔다가 내려올 때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굳이 만나고 싶지는 않다.


승강장 끝 부분의 계단을 올라오면 다른 케이블카가 기다리고 있다. 역시 패스를 꺼내서 보여주고 케이블카에 올라탔다. 호잔지역에서 내린 사람이 많은지 이코마산죠까지 가는 케이블카에는 빈 자리가 훨씬 많았다.

 

할로윈이라고 풍선을 달아놓고 있다. 할로윈을 수십 번 이상 들어본 것 같지만 이 날이 어떤 날인지도 모르고, 그렇다고 알고 싶어서 찾아본 적도 없고, 할로윈을 기념하여 파티를 한다거나 뭔가 해본 것이 없어서 아무런 느낌이 없다. 호주에서 할로윈 파티를 한다고 초대를 받기는 했는데, 파티를 좋아하지는 않는 성격이라 그냥 집에서 뒹굴다 잤던 것 같은데..


이미 산상유원지는 영업을 끝낼 시간이 되어가고 있어서 유원지 방면으로 갈 사람은 없는 듯하고, 유원지에서 타고 내려올 사람들을 태우러 다시 올라가는 셈이 되겠다. 지금 올라가지만 그냥 케이블카 타려고 가는 것이지 유원지에 가서 뭐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호잔지. 킨테츠에서 난공사였던 이코마터널 공사를 하면서 재정적인 어려움에 빠졌을 때 호잔지에 승차권 10만 장을 담보로 맡기고 돈을 빌려 위기를 극복했다고 한다. 그 덕분에 킨테츠에서 매년 호잔지에 거액의 시주를 하고 있다고. 호잔지라는 절에는 국가지정 중요문화재와 나라현 지정 중요문화재가 여럿 있다고 하는데, 오사카, 나라, 교토 등지에 워낙 오래되고 유서깊은 절이 많은지라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케이블카는 쉬지 않고 계속 올라간다.


그냥 산 하나를 그대로 오르는 것 같다.

케이블카는 상당히 높이 올라왔는데 철제 기둥에 녹이 슨 것을 보니 뭔가 기분이 이상하다. 별 일 없기를 바라야지.


이코마산죠역에 내리면 이코마산상유원지(生駒山上遊園地. 이코마산죠유엔치)라는 크지 않은 놀이공원이 있다. 테마파크라고 하기에는 규모가 작은 것 같고, 근처에 사는 부모들이 휴일에 어린 아이 데리고 와서 놀다가 갈 수 있는 그런 정도인 것 같다.  유원지에 놀러 온 것이 아니고 그냥 산 위에 올라가서 경치 감상을 하러 온 터라 그냥 슬슬 돌아다녀본다.


다들 아이를 데리고 있는데, 혼자 와서 오락가락하는 것이 부담스럽다.


저 아이들은 남매처럼 보이는데 누군지 몰라도 부모는 참 행복하겠다.


놀이기구라는 것도 아이들이나 탈 만한 것만 있는 것 같다.


이런 곳에서 4D영화도 상영한다고 하는데..


여기는 무슨 쇼나 행사를 하는 무대인 것 같은데 폐장시각이 가까워지고 있어서인지 아무도 없다.


음...

그냥 이 곳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빨리 내려가고 싶은데, 내려가는 케이블카는 40분 후에 있으니 그냥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시간을 허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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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에 늦은 여름휴가 겸 작은 일 몇 가지로 일본에 갔다온 후 한 달 정도 지나서 다시 가게 되었다. 이번에는 동쪽과 북쪽이 아닌 칸사이지방의 오사카. 요즘에는 토쿄에 머무는 경우가 더 많지만, 오래간만에 칸사이지역 탐방을 위해서 오사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칸사이지방을 찾는 외국인들이 늘어나면서 사철회사의 외국인용 패스의 이용범위 및 가격 등의 변화가 생겼는데, 여행 목적의 단기체재 외국인들의 방문이 늘어나면서 이래저래 재미를 본 철도회사들이 조금씩 패스의 혜택을 줄이는 식으로 이용 규칙을 변경하기 시작했다. 특히 '혜자패스' 로 인기가 있었던 킨테츠레일패스는 유효 기간 중 3회의 특급열차를 탈 수 있어서 오사카난바역에서 나고야 또는 토바 등에 갈 때 특급열차를 이용할 수 있었으나, 9월 말에 이 패스의 판매를 종료하고, 특급권을 빼고 200엔을 할인한 가격에 판매하기 시작하였다. 장사가 잘 되다보니 굳이 외국인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면서 판매하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고, 킨테츠 노선이 지나가는 지역자치단체에서 어느 정도 보조금이 있었을 터인데 막상 사람들이 그 지역 방문을 잘 하지 않아서 별다른 효과가 없어 이를 중단했을 수도 있고,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외부자의 입장에서 그 자세한 내막까지 알 리는 없고 그냥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다시 이용조건이 좋아질 때까지 이 패스는 이용하지 않게 될 것 같아서 킨테츠레일패스의 개정에 앞서 마지막으로 이 패스를 사용하면서 언제까지일지는 모르겠지만 이별 여행을 해야겠다고 처음부터 작정하고 갔다.


낮 비행기인데 점심을 안 먹어서 배가 고파서 기내에서 컵반을 시켜서 먹었다. 일본에서 고추장 먹을 일은 없을 터이니 미리 먹어두려는 의도는 아니고, 밥을 먹어야 속이 편한 밥돌이라서 회사 카드를 꺼내 스윽 긁어주었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비행기 안에서는 비싸더라도 이 즉석밥 외에 밥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부르는 것이 값이다. 심지어 이 음식은 면세일텐데, 여기서 경제학의 원리를 다시 깨우치게 된다.


양이 많지 않은데 두 개를 먹자니 뭔가 눈치가 보인다.
저 X돼지새끼가 먹기는 엄청 먹는다고 승무원 언니가 째려볼 지도 몰라.. 


장거리는 아니지만 이렇게 실내 조명을 거의 내린 상태.

한 시간 반 정도 걸려서 칸사이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윙셔틀을 기다리고 있다.


셔틀이 왔다.

셔틀을 타고 내렸는데 입국장에 사람이 많아서 입국 수속에 한 시간 이상이 걸렸다. 얘네들도 이게 심각한 문제라고 판단했는지 나중에 칸사이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미리 입국자의 지문과 얼굴 사진을 찍도록 지문인식기와 카메라를 설치해두고, 입국심사대에서는 입국심사관이 여권과 입국신고서를 보고 단기체재 스티커를 붙여주는 방식으로 입국수속시 걸리는 시간을 줄이도록 하였더라는.. 


칸사이공항역

왼쪽에는 난카이, 오른쪽에는 JR서일본의 창구가 있다. 저렴하게 오사카 시내로 간다면 난카이를, 오사카를 넘어서 칸사이지역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싶다면 다양한 외국인용 패스를 판매하는 JR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번에는 킨테츠레일패스를 이용하려고 하는데, 2016년 10월부터 킨테츠레일패스가 개정되어 특급권이 사라지면서 가격 대 성능비가 급격히 떨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9월 30일 이전에 구입한 기존의 패스는 여전히 이용할 수 있어서 한국의 여행사에서 남은 재고를 팔 때 하나 사둔 것이 있었다. 예전에 난바에서 나고야를 오갈 때 패스에 포함된 특급권 세 장 중 두 장을 사용하고 한 장씩 남아 있던 것들도 챙겨와서 무려 다섯 장의 특급권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히히히...


칸사이공항역 매표소 근처에는 일본인도 많지만 외국인이 상당히 많다. 내국인은 자가용이나 리무진버스 등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을 터이고, 단기체재 외국인처럼 파격적인 할인 티켓 구매 대상이 아닌지라 IC카드를 이용하기도 하니 줄을 서서 기다릴 필요가 없기도 할 터이고..

 

아예 IC카드만 사용할 수 있는 게이트도 있다. 스이카, 이코카, 파스모 등 여러 카드가 호환이 되는데, 처음에 출시했을 때는 발행한 회사의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제약이 있었지만, 이런 점 때문에 이용자들이 여러 카드를 사야하는 불편함이 있어 하나 둘씩 호환이 되도록 하여 대부분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교통계 IC카드로 JR및 사철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미안하지만 어릴 때부터 이런 것 별로 안 좋아했다..


난카이선을 타는데, 이런 급행열차는 안 탄다.


난카이전철의 간판특급 라피트를 타고 가겠다.

원래 라피트의 편도 정규 가격은 1,430엔(운임 920엔, 특급료 510엔)인데, 공항철도가 늘 번잡한 것은 아니라서 빈 자리가 많은 편이라 여러 이유로 할인승차권을 판매하고 있어서 제 돈을 주고 사면 바보가 될 수 있다. 회사 사정이 좋으면 이런 것 저런 것 신경 안 쓰고, 그냥 매표소에 가서 가장 빠른 라피트 표를 하나 달라고 하겠지만, 예산이 졸라 빠듯해서 허리를 졸라매야하는 상황이라면 뭐라도 조금 더 싸거나 부수적인 혜택이 있는 승차권을 찾게 마련이다. 우선 난카이전철 매표소에 가서 라피트 승차권을 달라고 말하면, 알아서 300엔이나 저렴한 1,130엔에 라피트 편도 승차권을 준다.[각주:1] 

그런데 어차피 저녁에 호텔에 가서 바로 잠을 자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므로, 시내를 싸돌아다니기 위해 라피트 편도 승차권에 오사카시영지하철 1일 승차권이 합쳐진 오사카 출장 킷푸(大阪出張きっぷ)[각주:2]를 샀다. 가격은 예나 지금이나 1,500엔이지만, 예전에는 매년 기간을 연장해가면서 연중 판매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어떤지 정확히 잘 모르겠지만 일단 2018년 3월 31일까지 판매한다고 한다. 한국의 여행사에서 미리 구입을 하거나 난카이 웹사이트에서 미리 구입을 하고 수령하는 것이 좋겠다.

 

비행기 승무원 복장과 유사하게 만든 제복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열차는 만화 철인 28호에서 모티브를 열차라고도 불린다고 하는데, 철인 28호 만화를 안 봤다...


이 열차는 라피트 베타(β), 라피트 알파에 비해서는 정차역이 더 많다.


라피트는 전석지정석이므로 좌석지정을 하지 않고 탈 수 없다고 하는데, 빈 자리가 있는 경우 일단 올라 탄 다음에 따로 차장이 검표할 때 특급권을 구입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안해봐서 어떤지는 잘 모르겠고..


라피트가 먼저 출발하고 4분 후에 난바행 급행열차가 출발한다. 난카이선 급행열차도 크게 느리지는 않아서 평소에는 즐겨타는 편인데, 지하철 1일 승차권 가격을 고려하면 오사카 출장 킷푸가 더 저렴해서 라피트를 타게 되었다.


일본에는 여성전용차량이 있다. 한국에서는 서울지하철에서 여러 차례 실패한 적이 있고, 부산지하철에서 실시중이라고 하는데, 언젠가 유튜브에서 일본의 어느 전철의 여성전용칸에 남자가 타서 여자가 여기는 여성전용칸이니 다른 칸으로 가달라 했으나, 남자가 그냥 무시해버리고 버티자 여자가 울부짖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여성전용칸에 탄 남자도 이상하지만, 그 여자는 남성혐오증세가 있다고 보일 정도로 난리를 치는 것 역시 이상해서.. 


칸사이공항역을 출발


바다를 건넌다. 이 연륙교는 트러스공법으로 지어진 세계 최장의 다리라고 한다. 왕복 6차선의 차량용 도로가 있고, 아래에 철도용 복선 철로가 있다. JR과 난카이는 모두 협궤차량을 사용하고 있어 이 두 회사가 선로를 공유하고 있다. 린쿠타운까지 선로를 공유하고, 이후에는 각자 자기들만 사용하는 노선으로 운행하는데, 둘 중 한 쪽이 더 많은 열차를 투입하려고 해도 병목구간이 있어서 한계가 있다고 한다.


칸사이공항은 말도 안 되게 비싼 일본의 땅값으로 인해 토지수용이 사실상 불가능해서 아예 땅을 매립하여 인공섬을 만들었고, 육지에서 섬을 연결하는 다리를 건설했다. 그런데 이 동네의 지반이 연약지반이라서 공항이 위치한 땅이 조금씩 가라앉고 있다고 한다. 워낙 이상한 일들을 많이 하는 곳이라 어떻게든 지반침하를 막는 뭔가 수단을 찾아내서 하지 않을까 싶다. 설마 그냥 공항이 가라앉는 것을 보고 있지만은 않겠지..


사람이 많지는 않은 것을 보니 왜 할인티켓을 만들어 파는지 알 수 있다.


키시와다역. 아직 절반도 지나지 않았다.

 

도착한 역은 신이마미야역.

오사카 시내에서 저렴한 숙소가 몰려있는 곳이다. 지난 달에 출장여비로 돈을 많이 써버려서 구멍가게 같은 회사 재정에 엄청난 타격을 입혔기에 숙박비를 아끼려다보니 별 수가 없다. 비싼 호텔이 좋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냥 찬바람 막아주고 잠만 잘 수 있어도 큰 상관하지 않아서 숙박비는 최대한 아껴서 먹는 것에 보태는 거렁뱅이 여행이 이번의 컨셉. 그냥 노숙만 하지 말자 정도라고나 할까..


라피트는 떠나간다..


월드컵 지역별 최종예선 경기를 보는데 일본이 이겼다. 이 때만 해도 한국이 그럭저럭 괜찮은 출발을 해서 무난히 월드컵 본선에 출전하겠거니 했는데, 1년 여 후에 보니 일본이 편하게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반면, 한국은 똥줄을 태우다 간신히 본선에 진출하는 신세가 되었다. 슈팅영개 감독의 경질도 있었고, 막판에는 탈락을 염려했을 만큼 대표팀도 지켜보는 국민들도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우편물 몇 개 보내고, 난바에 들러 수퍼마켓에서 먹을 것을 조금 사와서 늦은 저녁을 먹었다. 이번 비즈니스 트립의 "거지모드" 와 아주 잘 어울리게 마트의 땡처리 음식을 사들고 와서 배불리 먹고 내일부터 시작되는 '킨테츠레일패스 마지막 이용이 될 가능성이 높은 여행' 을 시작하기 위해 잠을 청했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역시 초밥의 나라 답게 한국에서 파는 것보다는 훨씬 맛있다.

  1. 그러나 올해 봄부터 300엔 할인은 칸쿠-웹토쿠 티켓이라 하여 웹사이트에서 미리 구입하는 경우만 적용되고, 칸사이공항역에서는 160엔 할인된 라피트 승차권(특급권포함)을 판다. 결론은 제 가격 주고 타면 호구. [본문으로]
  2. 예전에는 외국인대상으로 팔던 요코소오사카티켓과 내국인대상의 오사카출장킷푸가 따로 있었는데, 오사카출장킷푸가 사라진 듯하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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