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주의




아사다 마오, 트리플 악셀 또 실패... "분하다"


'입술 깨문' 아사다 "목표 반도 못해 분하다"


아사다 마오, 실수 잦았던 것에 대해 "분하다" 심경 밝혀   


위는 전일본선수권대회에서 3위에 그친 아사다 마오에 대한 국내 언론사의 기사 제목이다. 이번만이 아닌 아사다의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을 경우 "분하다" 라고 말했다는 기사가 자주 뜨는데, 도대체 뭐가 그렇게 분한지 궁금해서 찾아보게 되었다. 



일단 일본 신문 사이트에서 보니 (마이니치신문)

フィギュア:浅田真央トリプルアクセル回転不足「悔しい」

이걸 번역하면, "피겨: 아사다 마오 트리플 악셀 회전 부족 [분하다??]"

일본어에 능숙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悔しい(くやしい,쿠야시이)라는 단어를 단순히 분하다라고 번역하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는 듯하다. 일단 네이버 일본어 사전을 검색해보니..

[·]

  중요  

[형용사]분하다.(=)[문어형][]-

 

다른 뜻은 없는가 궁금해서 일본 웹을 찾아봤다.

 

찾아본 사이트는 http://thesaurus.weblio.jp/

 

 

 

日本語WordNet(類語)

 

悔しい

意義素類語
何かをした、あるいはしなかったことについて後悔悲しみ、あるいは喪失感感じること、あるいは表すさま申しわけ無い ・ 申しわけない ・ 残念 ・ 口おしい ・ 済まなそう ・ 心残り ・ お気の毒さま ・ 可哀想 ・ 無念 ・ 気の毒 ・ 御気の毒様 ・ 済まない ・ 本意ない ・ 遺憾 ・ 可哀相 ・ 口惜しい ・ 申し訳ない ・ 申し訳無い ・ 本意無い


Weblio類語辞書

 

 

찾아보니 이런 말이다. 위에 있는 뜻을 보면 "무언가 했을 때 또는 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 후회, 아쉬움, 슬픔, 또는 상실감을 느끼는 것, 또는 나타내는 모양(모습)".

아래의 뜻은 "과거의 사건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 있는 모양(모습)" 이렇게 보인다. 유사어를 보아도 우리가 유감이다, 아쉽다 등으로 번역하는 残念だ가 있고, お気の毒さま는 뭔가 잘못했을 때 사용하는 말. 申し訳ない는 사과의 표현이다. 그렇다면 선수가 자신의 기술을 실패해서 "분하다!" 라고 하는 경우는 얼마나 있을까. 자신이 갑자기 긴장해서 실수를 했다면 자책을 할 것이고, 주변 환경 때문에 평상시라면 별다른 어려움 없이 성공시킬 수 있는 기술을 실패했다면 적응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할 터인데..

 

아무리 아사다가 일본에서 국민적인 귀여움을 받고 밀어주는 선수라고 해도, 자기가 실수해놓고 "분하다"라고 한다면 여론이 좋을 리가 없다. 아사다의 사람 됨됨이를 잘 모르기에 100% 장담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아쉽다" 혹은 "(기술을 성공하지 못해서) 안타깝다" 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나 싶다. 그렇다면 왜 언론은 무조건적으로 "분하다"고 번역하는 것일까?


우선 네이버사전처럼 "분하다"가 대표적으로 나오기에 굳이 다른 뜻을 찾지 않고 "분하다" 라고 번역한다고 보여진다. 그런데 한국의 모든 언론사에서 일본어에 아주 능숙한 사람이 한두 사람이 아닐 터인데, 이런 것에 대해서 검토를 하지 않고 그냥 넘어갈 리는 없다. 아마도  "아쉽다", "안타깝다" 보다는 "분하다"가 아무래도 한국의 독자들에게는 더 눈에 들어오는 도발적인 제목이 되기에 클릭률을 높이기 위해 이 단어를 선택하는 것도 이유라고 추측해본다.



다음에는 아사다 마오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은데, 아직 아사다의 연령별로 나온 "아사다 마오" 책을 아직 다 구하지도 못하기도 했고, 자료 수집도 더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이번에는 이변을 일으킨 스즈키 아키코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쓰려고 한다.  "2인자의 설움"과 거식증으로 인한 오랜 고통과 부진, 피겨 선수로는 환갑을 넘어 칠순의 나이에 최고의 시즌을 맞는 등 스토리가 많은 선수라서 재미있을 것 같다. 다만, 아무래도 스포트라이트에서 비껴나 있던 선수라서 자료수집이 만만치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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