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

첫 날의 우천으로 연기된 경기가 둘째 날 열리면서 둘째 날 경기가 또 하루 밀리는 일이 벌어져 2라운드와 함께 1라운드 경기가 열리기도 했다. 윔블던 2라운드에서도 큰 이변 없이 우승후보들이 순항하고 있는 가운데 남자부에서는 톱 랭커들이 무난하게 3라운드까지 진출한 반면, 여자부에서는 세계랭킹 4위로 아시아인으로서 첫 그랜드 슬램 우승을 차지했던 리나(중국)가 와일드카드로 대회에 참가한 독일의 자비너 리지키에게 덜미를 잡히는 이변이 발생했다.

무너진 리나 ⓒ AELTC / N. Tingle

 

대회 3일째 (22일)

나달의 강력한 포어핸드 스트로크 ⓒ AELTC / M. Hangst

라파엘 나달(스페인), 토마스 베르디흐(체코), 영국과 미국의 두 앤디 등 톱 랭커들이 무난하게 이기며 나란히 3회전에 진출했다. 나달은 1회전에 이어 미국 출신의 라이언 스위팅과 맞붙었는데 38개의 위너를 기록하면서 실수를 7개밖에 저지르지 않는 깔끔한 경기를 보여주며 가볍게 승리했다. 시도가 많았던 네트 어프로치의 성공률도 81%로 좋았고, 첫 번째 서브의 성공률은 70%, 평균 속도는 시속 184km(114mph)였고 첫 서브에서 득점은 78%였다. 나달의 3라운드 상대는 룩셈부르크의 질레스 뮐러.

 

베르디흐는 목이 마르다 ⓒ AELTC / N. Tingle

베르디흐는 첫 번째 서브 성공률이 58%에 그칠 정도로 부정확했지만 첫 서브를 성공시킨 후 득점률이 89%였다. 낮은 첫 서브 성공률에도 불구하고 더블 폴트는 단 한 차례밖에 저지르지 않는 놀라운 두 번째 서브의 정확도를 보여주었다. 리시빙 포인트가 무려 51%에 달하는 등 상대의 서브게임을 쉽게 브레이크하며 3:0(6-1 6-4 6-2)로 쉽게 이겼다. 서브 최고 속도는 시속 216km(134mph).

로딕이 백핸드샷의 정확도만 높인다면.. ⓒ AELTC / J. Buckle

나달에 이어 센터 코트에서 메인 이벤트를 장식한 앤디 로딕은 상대인 빅토르 하네스쿠(루마니아)의 최고 빠른 서브의 속도보다 더 빠른 평균 서브 속도인 시속 204km(127mph)의 광속 서브를 앞세워 승리했다. 에이스는 15개에 불과했지만 첫 번째 서브 후 93%, 두 번째 서브 후 74%를 득점으로 연결시키며 확실하게 서브게임을 지킨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되었다.

승리 후 코트에 드러누워 환호하는 머레이 ⓒ AELTC / N. Tingle

홈팬들의 성원을 업은 앤디 머레이(영국)는 독일의 토비아스 캄케를 3:0(6-3 6-3 7-5)으로 누르고 3라운드에 진출했다. 머레이는 첫 번째 서브의 성공률이 54%에 그치면서 다소 어려운 게임을 했으나 고비에서 집중력을 발휘해 상대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를 하면서 승리를 거두었다. 강한 상대를 만나서도 계속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머레이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제인 듯하다.

베라 즈보나레바 ⓒ Getty Image / C. Mason

여자부에서는 베라 즈보나레바(러시아)가 같은 나라의 엘레나 베스니나를 2:0(6-1 7-5)으로 가볍게 누르고 3라운드에 진출했다. 세계랭킹 2위이자 작년 준우승자임에도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불쌍한 즈보나레바는 조용히 승리를 챙기며 조금씩 우승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비너스 윌리엄스(미국)는 노장 키미코 다테-크룸(일본)과 풀세트 접전을 벌여 마지막 세트를 힘겹게 따내며 2:1(6-7 6-3 8-6)으로 승리했고, 4번 시드의 빅토리아 아자렌카(벨라루스)는 51분만에 2:0(6-0 6-3)승리를 거두며 3라운드에 합류했다.

베라 즈보나레바. 이런 것은 굴욕 사진인가 ⓒ Getty Image / C. Mason

 

대회 넷째 날 (23일)

페더러의 여유로운 스트로크 ⓒ AELTC / N. Tingle

로저 페더러(스위스)는 한 수 위의 기량으로 상대를 압도하며 프랑스의 아드리안 만나리노를 3:0(6-2 6-3 6-2)로 88분만에 가볍게 제압했다. 현지에서는 이 날 센터 코트에서 열린 두 경기가 길었는데, 페더러가 저녁 시간을 위해 빠르게 경기를 끝냈다고 표현하기도. 특별히 경기의 승부처라고 볼 수 있는 장면이 없이 무난하게 경기를 앞서가며 쉽게 경기를 따냈다. 첫 번째 서브는 페더러의 다음 상대는 28번 시드를 받은 아르헨티나의 다비드 날반디안이다.

조코비치 승자의 여유 ⓒ AELTC / N. Tingle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는 남아공의 케빈 앤더슨을 3:0(6-3 6-4 6-2)으로 가볍게 이기며 3라운드에 진출했다. 조코비치는 74%의 첫 번째 서브 성공률과 75%의 첫 서브 후 득점 성공률을 보이며 안정적으로 경기를 했다. 첫 세트에서 연속 다섯 게임을 따내며 앞서던 조코비치는 브레이크를 당하며 연달아 게임을 내주었지만 잘 마무리했고, 앤더슨이 정신차리고 맞선 두 번째 세트에서도 3-3으로 맞선 일곱 번째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세트를 가져오면서 쉽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첫 번째 서브의 속도가 최고 시속 200km(124mph), 평균 시속 183km(114mph)를 기록하는 등 평소보다 시속 10km 정도 느린 속도가 나왔는데 어느 정도 체력을 비축하려고 힘을 쓰지 않는 것인지도. 조코비치의 다음 상대는 사이프러스의 마르코스 바그다티스다.

지옥 끝에서 살아난 소더링 ⓒ AELTC / T. Hindley

로빈 소더링(스웨덴)은 왕년의 세계랭킹 1위인 호주의 레이튼 휴이트에게 먼저 두 세트를 내주며 궁지에 몰렸다가 연속으로 나머지 세트를 모조리 따내며 힘겹게 3라운드에 합류했다. 휴이트는 마지막 세트에서 4:5로 뒤지던 자신의 서브게임에서 자멸한 것이 두고두고 뼈아플 것 같다. 소더링은 러시아의 이고르 안드리에프와 호주의 버나드 토믹의 승자와 3라운드에서 대결하게 된다.

3시간 54분의 대혈투 끝에 패한 휴이트. 불쌍해서 사진 한 컷. ⓒ AELTC / T. Hindley

서리나의 힘은 살아있다 ⓒ AELTC / J. Buckle

작년 우승자 서리나 윌리엄스(미국)는 루마니아의 시모나 할렙에게 첫 세트를 먼저 내주며 고전하다가 뒤늦게 발동이 걸리며 2:1(3-6 6-2 6-1)로 승리하며 3라운드에 진출했다. 서리나는 첫 번째 서브 성공률이 52%에 그치는 등 고전했으나 어지간해서는 당해낼 수 없는 파워를 앞세워 역전승을 일구어냈다. 1년만에 코트로 돌아온 탓인지 경기력이 들쑥날쑥한 면이 있는데 계속 경기를 하면서 나아질 듯하다.

리지키의 환호 ⓒ AELTC / N. Tingle

그랜드 슬램 연속 우승을 노리던 리나는 독일의 자비너 리지키에게 발목을 잡히는 이변이 일어났다. 리나는 먼저 1세트를 따냈으나 연거푸 두 세트를 내주며 1:2(6-3 4-6 6-8)로 역전패를 당했다. 3세트 세트스코어 2-2에서 리지키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를 하며 경기를 앞서 나갔지만 5-3으로 앞선 상황에서 두 게임을 내주며 5-5 동점을 허용했고, 서로 브레이크를 하며 팽팽히 맞선 6-6 상황에서 체력적인 열세를 보이며 무너졌다. 리지키는 패배 직전에서 최고 시속 200km(124mph)의 강서브를 앞세워 경기를 뒤집으며 3라운드에 진출했다. 리나는 4-17로 크게 밀린 서브의 위력 앞에 자신의 주무기인 구석을 찌르는 정교한 스트로크를 보여주지 못했다.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와 캐롤라인 워즈니아키(덴마크)의 2라운드 경기는 앞 경기가 비로 지연됨에 따라 다음 날로 연기되었다.

조용히 3라운드에 진출한 아나 이바노비치(세르비아) ⓒ AELTC / J. Buckle

 

*주 : Sabine Lisicki 의 이름을 "WTA Media Guide" 의 선수 이름 발음 기호에 따라 사빈 리시츠키에서 자비너 리지키로 수정합니다.

남자부 톱시드의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2라운드 경기를 치르고 있는 지금은 다소 늦은 소식일 수 있지만 간략하게 주요 선수 위주로 윔블던 20일과 21일에 열렸던 1라운드 경기 결과를 전하려고 한다. 시드 배정 선수들이 탈락하는 등의 작은 이변은 있지만 우승 후보들은 모두 쉽게 1라운드에서 승리를 거두며 우승을 향해 한 발 앞으로 나아갔다.

대회 첫째 날 (20일)

라파엘 나달의 서브 ⓒ AELTC / T. Hindley

라파엘 나달은 1라운드에서 미국의 마이클 러셀을 세트 스코어 3:0(6-4 6-2 6-2)으로 가볍게 이기고 2라운드에 진출했다. 러셀은 33세의 노장으로 2007년 세계랭킹 60위에 올랐던 것이 최고일만큼 나달과는 급이 다른 선수. 나달의 첫 번째 서브 성공률은 67%에 그쳤지만 최고 시속 187km(116mph)까지 나온 서브를 앞세워 첫 번째 서브에서 77%의 포인트를 따내며 경기를 압도했다. 스트로크의 정확도를 보여주는 위너의 수에서 35:14로 압도한 것도 나달이 자기 경기를 확실히 했음을 보여준다.

앤디 머레이의 스트로크 ⓒ AELTC / M. Hangst

앤디 머레이(영국)는 스페인의 다니엘 히메노 트라베르에게 1세트를 먼저 내주었으나 경기를 뒤집으며 3:1(4-6 6-3 6-0 6-0)으로 이겼다. 머레이의 첫 번째 서브 성공률은 70%, 최고 속도는 시속 209km(130mph)를 기록했으며 위너의 숫자도 45:24로 우세했다. 첫 번째 서브에서 90%에 달하는 득점을 올린 것과 88%의 성공률을 기록한 어프로치가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나머지 톱 10 랭커를 보면 토마스 베르디흐(체코), 가엘 몽피스(프랑스), 마디 피쉬(미국)이 모두 3:0으로 승리하며 2회전에 진출했다. 왕년의 세계랭킹 1위 토미 하스(독일)는 룩셈부르크의 질레서 뮐러에게 1:3으로 패하며 1회전에서 탈락했다. 30번 시드를 배정받았던 브라질의 토마스 벨루치를 제외한 시드 배정 선수는 모두 2회전에 진출했다.

빠른 발을 가진 프란세스카 스키아보네 ⓒ AELTC / M. Hangst

여자부에서는 6번 시드의 프란세스카 스키아보네(이탈리아)가 왕년에 마르티나 힝기스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던 옐레나 도키치(호주)를 2:1(6-4 1-6 6-3)로 이겼다. 스키아보네는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했던 그랜드 슬램 경력이 있어서일까 작년 준우승자이자 세계랭킹 2위인 베라 즈보나레바(러시아)를 No. 1 코트로 밀어내고 센터 코트에서 경기하는 행운을 누렸다. 즈보나레바도 미국의 앨리슨 리스키를 2:1(6-0 3-6 6-3)로 이기고 2라운드에 진출했다. 오래간만에 컴백한 비너스 윌리엄스와 러시아의 스베틀라나 쿠즈네초바, 그리고 일본의 노장 키미코 다테-크룸도 2라운드에 합류했다. 비너스와 다테-크룸은 2라운드에서 맞붙을 예정이다. 의외로 시드 배정자들이 탈락한 경우가 많은 것이 이 날의 특징.

대회 둘째 날 (21일)

벌처럼 날아오르는 로저 페더러 ⓒ AELTC / N. Tingle

남녀 모두 첫째 날보다는 볼거리가 더 많은 둘째 날이었다. 샘프라스의 7회 우승에 도전하는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는 카자흐스탄의 미하일 카카시킨을 3:0(7-6 6-4 6-2)으로 가볍게 이기며 2라운드에 진출했다. 페더러의 첫 번째 서브 성공률은 71%, 첫 서브 후 득점 성공률은 89%였고 서브의 최고 속도는 시속 205km(127mph)였다. 53-16으로 압도한 위너의 숫자에서 보이듯이 모처럼 정확한 스트로크가 빛을 발한 경기였다.

승자의 환호 노박 조코비치 ⓒ AELTC / N. Tingle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는 프랑스의 제레미 샤디를 3:0(6-4 6-1 6-1)로 가볍게 제압하며 강력한 포스를 보여주었다. 샤디는 최고 시속 217km(135mph)의 강력한 서브를 가지고 있음에도 첫 번째 서브가 59%밖에 되지 않았고, 첫 서브의 득점도 68%에 그쳤다. 광서버 앤디 로딕(미국)도 최고 시속 228km(142mph)의 광속 서브를 앞세워 독일의 안드레아스 벡을 3:0(6-4 7-6 6-3)으로 누르며 2라운드에 합류했다. 로딕은 첫 번째 서브의 평균 속도가 시속 200km(124mph)로 어지간한 선수들의 최고 속도에 맞먹는 무시무시함을 보여주었다.

톱10 선수로는 5번 시드의 로빈 소더링(스웨덴)과 7번 시드의 다비드 페레르(스페인)가 2라운드에 진출했고, 스페인의 페르난도 베르다스코와 2009년 US오픈 우승자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아르헨티나), 무하마드 알리의 재림 조-윌프레드 송가(프랑스), 왕년의 강자 호주의 레이튼 휴이트 등도 합류했다. 지난 대회에서 사상 초유의 11시간 5분(5세트만 8시간 11분)짜리 2박 3일 매치를 벌였던 존 아이스너(미국)와 니콜라스 마후트(프랑스)는 다시 1라운드에서 맞붙었는데 이번에는 아이스너가 3:0(7-6 6-2 7-6)으로 승리했다. 아이스너가 이기기는 했지만 두 세트에서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이 벌어졌다고.

이것이 샤라포바 스타일! 마리아 샤라포바 ⓒ AELTC / N. Tingle

여자 경기에서는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가 같은 나라의 안나 차크베다체를 2:0(6-2 6-1)으로 가볍게 제압하며 산뜻한 출발을 하였다. 프랑스오픈 이후 여러 이유로 경기에 불참하다가 윔블던에 참가한 샤라포바는 경기 내용이 좋지는 않았지만 상대의 부진 덕분에 쉬운 승리를 거두었다. 한 때 톱10에 들었던 차크베다체는 첫 번째 서브 성공률이 58%에 불과하고, 첫 서브에서 54%밖에 되지 않는 득점을 기록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무릎을 꿇었다. 샤라포바의 서브 최고 속도는 시속 173km(108mph)에 불과했다.

울고 있는 서리나 윌리엄스 ⓒ AELTC / N. Tingle

작년 우승자 서리나 윌리엄스(미국)는 프랑스의 아라바네 레자이를 2:1(6-3 3-6 6-1)로 다소 힘겹게 이기고 2라운드에 진출했다. 남자 못지 않은 강서버답게 시속 188km(117mph)의 강력한 서브를 보여주었으나 서브의 정확도는 61%로 좋지는 않았다. 경기가 끝나고 윔블던에서 다시 1승만이라도 더 하고 싶었다면서 오래간만에 코트에 돌아온 소감을 밝히며 울음을 터뜨렸다고.

워즈니아키의 서브 ⓒ AELTC / N. Tingle

전직 우승자들에게 센터 코트를 빼앗기고 No.1 코트에서 경기를 치른 세계랭킹 1위 캐롤라인 워즈니아키(덴마크)와 프랑스오픈 우승자 중국의 리나, 워낙 쟁쟁한 선수들에 가려진 세계랭킹 4위 빅토리아 아자렌카(벨라루스)는 2:0으로 가볍게 2라운드에 합류했다. 이 밖에 이름이 꽤 알려진 선수로는 아나 이바노비치(세르비아), 다니엘라 한투코바(슬로바키아), 마리아 키릴렌코(러시아) 등이 2라운드에 합류했다. 호주의 희망인 세계랭킹 10위 사만다 스토서와 전 세계랭킹 1위인 세르비아의 옐레나 얀코비치는 패하며 짐을 싸게 되었다. 일본의 새로운 희망이자 아시아 랭킹 3위인 모리타 아유미는 첫 세트를 이기고도 두 세트를 연거푸 내주며 역시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첫 날부터 비가 내리며 꼬이기 시작한 경기 일정은 둘째 날에 1라운드 경기를 모두 마치지 못함에 따라 일부 선수들은 셋째 날에 1라운드 경기를 치르게 되었다. 센터 코트에는 지붕을 씌워 우천에도 경기를 할 수 있게 하였다지만 나머지 코트에서는 비가 내리면 경기를 할 수 없어 참 혼란스럽다.

지금 이 순간 나달이 벌써 2:0으로 앞선 가운데 3세트를 끝내려 하고, 머레이가 두 세트를 따내려 하고 있다. 경기 결과를 쓰느라고 두 시간이나 걸리다니.. 흑 ㅠ.ㅠ

테니스 선수들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윔블던 챔피언쉽이 오늘부터 시작한다. 가장 전통있고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대회답게 올해는 125회째인데 역시 누가 최고의 자리에 오를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작년도 남자 단식 우승자는 세계랭킹 1위의 라파엘 나달(스페인), 여자 단식 우승자는 서리나 윌리엄스(미국)인데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맛을 안다' 고 이들이 수성을 할 지 쟁쟁한 도전자들이 그 자리를 빼앗을지 치열한 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라파엘 나달이 2010년 윔블던 우승 후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모습 © AELTC / M. Hangst

나달은 윔블던에서 두 차례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다. 윔블던의 명승부 중의 하나로 꼽히는 2008년 로저 페더러와의 결승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하면서 첫 우승을 차지하였고, 지난 해에는 경쟁자들이 알아서 떨어지면서 조금은 편하게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클레이 코트에서는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나달이었지만 윔블던 우승은 클레이 코트가 아닌 장소에서 처음 차지한 그랜드 슬램이었다. 이 우승은 나달이 페더러의 시대의 막을 내리고 새로운 최강자로서 군림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서리나 윌리엄스가 2010년 윔블던 우승 후 쟁반을 들고 있다  © AELTC / M. Hangst

서리나는 윔블던을 네 차례나 우승한 전력이 있는 절대 강자다. 작년 윔블던 우승 이후 고질적인 왼쪽 발목 부상 이외에도 혈종과 폐 색전증 등으로 1년을 쉬고 이제 다시 코트로 복귀했다. 세계 랭킹은 1위에서 급추락하여 현재 25위까지 내려갔는데 이번에 윔블던에서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면 100위권 바깥으로 밀려날 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윔블던 직전인 이스트번에서 열린 토너먼트에서는 2회전에서 랭킹 3위이자 2번 시드를 받고 윔블던에 참가한 베라 즈보나레바와 풀세트 접전을 벌이며 아쉽게 패하는 등 기량이 많이 회복된 모습이어서 큰 경기에 강한 그녀 역시 강력한 우승 후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랭킹은 25위까지 내려갔지만 전년도 우승자라는 배려 속에 7번 시드를 받아 대진운이 크게 나쁘지는 않다.

 

2011 윔블던 프레스센터에서 로저 페더러 © AELTC / N. Tingle

이들의 아성에 도전하는 자는 누가 있을까. 썩어도 준치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페더러는 여전히 나달의 가장 강력한 맞수이다. 페더러는 나달과 윔블던에서 두 번 맞붙어 1승 1패를 기록하였는데, 윔블던에서 6번 우승한 관록은 무시할 수 없다. 작년에는 토마스 베르디흐(체코)에게 8강에서 패하며 7년 연속 윔블던 결승 진출 기록이 중단되었지만, 윔블던에서 가장 화려한 성적을 낸 선수인 그의 관록을 무시할 수 없다. 서브와 스트로크의 정확도가 떨어지면서 노쇠하였다는 평이 지배적이지만 프랑스오픈에서도 조코비치의 연승 행진을 중단시키는 등 여전히 떨어지지 않는 클래스를 자랑하고 있다.

 

2011 윔블던 프레스센터에서 노박 조코비치 © AELTC / N. Tingle

올 시즌 41승 1패의 경이적인 기록을 자랑하고 있는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역시 강력한 우승 후보 중의 하나다. 최근 나달과의 상대에서도 4연승을 달리고 있고, 랭킹 포인트에서도 단 55점 차이로 나달을 뒤쫓고 있어 나달이 우승을 차지하더라도 조코비치는 결승에만 오르더라도 나달을 제치고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조코비치는 메이저 대회 중에서 윔블던에서 가장 낮은 승률(76.92%)을 기록하고 있고, 최고 성적도 준결승 진출(2007, 2010)에 그치고 있기는 하지만 시즌 초반의 상승세가 폭발할 경우 나달을 위협할 가장 위험한 선수가 될 것이다. 나달로서는 페더러와 조코비치가 준결승에서 맞붙을 수밖에 없는 대진이 행운일 수도 있다.

 

2011 윔블던 프레스센터에서 앤디 머레이 © AELTC / N. Tingle

세계랭킹 4위 앤디 머레이(영국) 역시 홈 그라운드의 이점을 안고 나달을 위협할 선수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머레이는 영국인들에게 계속되는 자국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무관의 아픔을 씻어줄 선수로 꼽히고 있다. 다혈질의 성격에 가다듬어지지 않은 플레이가 아직은 완성 단계에 오른 선수는 아니지만, 천재의 기질은 가지고 있다. 윔블던에서 나달과 두 번 상대하여 모두 패했고, 프랑스오픈 준결승에서도 패하는 등 역대 전적에서도 크게 밀리고 있지만, 머레이의 강력한 서브와 스트로크는 잔디 코트에서 빛을 발할 수도 있다. 나달과는 준결승에서 붙는 대진인데 광서버 앤디 로딕을 제외하면 4강까지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여자 단식에서는 남자들과는 달리 뚜렷한 강자가 없는 덕분에 딱히 누구를 꼽기 애매한 혼전이 예상되는데 세계랭킹 1위 캐롤라인 워즈니아키(덴마크)와 2004년 윔블던에서 신데렐라로 떠올랐던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 프랑스오픈 우승의 상승세를 탄 중국의 리나, 이스트번에서 서리나를 꺾었던 즈보나레바 등이 서리나의 연패를 저지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로 보인다. 세계랭킹 4위 빅토리아 아자렌카(벨라루스)와 서리나의 언니 비너스 윌리엄스(미국) 역시 우승이 가능한 선수들이다.

 

2011 윔블던 프레스센터에서 캐롤라인 워즈니아키 © AELTC / N. Tingle

워즈니아키는 세계랭킹 1위이지만 아직 메이저 대회 우승이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극복해야 하는 것이 부담이 될 수 있다. 윔블던에서는 4라운드 진출이 최고 성적이었을 정도로 늘 부진했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톱시드를 받아 대진운이 좋은 편이라 기대를 해볼만 하다. 이변이 없다면 8강까지는 무난해보이는데 샤라포바와, 준결승에서 서리나 혹은 리나와 붙을 가능성이 크다.

 

2011 윔블던 프레스센터에서 마리아 샤라포바 © AELTC / N. Tingle

부상에서 회복하면서 세계랭킹을 6위까지 끌어올린 샤라포바는 최근 4년간 윔블던에서 4라운드 이상 진출하지 못했지만, 윔블던에서 우승을 하면서 테니스계에 충격을 안겨주었던 적이 있다. 그 좋은 기억을 되살린다면 이번 대회에서도 충분히 그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전성기의 기량을 많이 회복하여 선전이 기대되는데 호주의 사만다 스토서와 4라운드에서 워즈니아키에서 8강에서 붙을 가능성이 큰 대진은 그다지 좋지만은 않다.

 

2011 윔블던 프레스센터에서 리나 © AELTC / N. Tingle

프랑스오픈 우승 직후 윔블던을 목표로 하겠다는 야심을 밝힌 리나는 대진이 나쁘지 않아 8강에서 서리나를 만날 가능성이 크다. 최근 회복세에 있다지만 전성기보다 폼이 떨어진 아나 이바노비치(세르비아)나 아그네스카 라드반스카(폴란드)가 크게 위협을 하지는 못할 것 같고, 오히려 3라운드에서 만날 수 있는 같은 중국 선수인 정지에가 가장 위협적인 존재가 아닐까 싶다.

아자렌카는 대진이 좋은 편이라 쉽게 4강에 갈 가능성이 크고, 작년 준우승자인 즈보나레바는 비너스 윌리엄스와 옐레나 얀코비치 정도만 잘 넘기면 역시 4강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처음으로 등장할 공주님은 마리아 샤라포바. (이전 블로그에는 아나 이바노비치가 처음이었지만 내용 수정 후에 다시 등장할 예정이다) 테니스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샤라포바는 알 정도로 유명한 그녀는 우리나라에도 여러 번 찾아와서 친숙하기도 하다. '러시안 뷰티' 라는 별명에서처럼 샤라포바는 세계 정상권의 실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테니스 외적인 외모라든가 그녀의 패션 등에 관심이 많이 쏠려 오히려 테니스 선수로서의 샤라포바는 평가 절하되는 부분이 없지 않다. 샤라포바 이전에 같은 러시아 출신인 안나 쿠르니코바라는 유명한 선수가 있었다. 한 때 세계랭킹 8위까지 올라갔던 적이 있지만, 단 한 번도 WTA(Women's Tennis Association, 여자 테니스 협회) 주관의 단식에서는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며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선수 자신도 테니스 선수로서의 커리어보다는 연예계 외도에 더 관심을 두었는데 외모와 몸매 때문에 그 어떤 선수보다도 테니스 외적인 면이 더 부각된 스타였다. 그녀가 한창 잘 나갈 때는 그녀의 이름이 구글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단어였다고 할 정도다. 테니스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샤라포바 역시 쿠르니코바와 같은 그런 러시아 미녀 정도로 인식될 지도 모르는 일이나 그녀는 이미 메이저 대회 우승 타이틀을 세 개나 가지고 있는 실력파 선수다.

 



<프로필>

이름 : 마리아 유리에브나 샤라포바 (Maria Yuryevna Sharapova)
출생지 : 러시아 니아간
생년월일: 1987년 4월 19일
거주지 : 미국 플로리다 브래든턴
신장 : 6피트 2인치 (188cm)
체중 : 130파운드 (59 kg)
경기 : 오른손 (투핸드 백핸드 스트로크)
프로데뷔 : 2003년 4월
세계랭킹 : 6위 (2011.6 현재)
총우승 : WTA 23회 '11(1), '10(2), '09(1), '08(3), '07(1), '06(5), '05(3), '04(5), '03(2), ITF 4회
메이저대회 : 2004 윔블던 우승, 2006 US오픈 우승, 2008 호주오픈 우승, 2007, 2011 프랑스오픈 4강
의류/라켓 : 나이키, 헤드
공식홈페이지 : http://www.mariasharapova.com

 

수년 째 파워 테니스를 정착시킨 윌리엄스 자매에 대적할 자 없던 여자 테니스계는 새로운 스타를 필요로 했고, 마침 17세의 샤라포바가 윔블던에서 우승하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윌리엄스 자매가 전통적으로 백인 스포츠였던 테니스에서 흑인이라는 핸디캡이 있지만, 그보다도 교과서적인 테니스 지도나 성장 과정을 거치지 않은 비주류로서 주류 테니스계와 사이가 좋지 못했던 점이 그들의 상품성을 떨어뜨리는 원인이었다. 갑자기 등장한 신인이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을 듯했던 윌리엄스 자매를 꺾었는데, 늘씬한 백인 미녀라는 사실이 그녀의 스타성을 더욱 돋보이게 하였겠지만. 잠시 그녀의 바이오그래피를 간략하게 정리해 본다.

유년 시절

원전폭발로 유명한 체르노빌에 살던 샤라포바의 부모는 미래에 태어날 아이에게 해가 될까 두려워 니아간으로 이주를 결심한다. 4살 때 러시아 남자 테니스 선수 예브게니 카펠니코프의 아버지인 알렉산더 카펠니코프에게 라켓을 받은 후 테니스를 배우기 시작했고, 7살 때 전설적인 러시아 여자 선수인 마르티나 나브로틸로바의 테니스 클리닉에 참가했다가 대성할 자질이 있다는 말을 듣고 플로리다의 닉 볼레티어리 아카데미로 가서 전문적인 테니스 교육을 받기 시작한다. 닉 볼레티어리 아카데미는 안드레 아가시, 모니카 셀레스와 역시 러시아 출신의 스타 안나 쿠르니코바 등이 거쳐 간 세계적인 명문 테니스 교육 기관. 플로리다 이주 과정에서 마리아의 아버지 유리는 단 700달러 밖에 가지고 있지 않았고, 비자 문제로 어머니는 2년 후에나 동행할 수 있었다고 한다.


테니스 요정의 등장과 전성기

13살 때부터 주니어 대회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샤라포바는 2001년 프로 자격이 주어지는 만 14번째 생일에 프로로 전향하였다. 그러나 여러 참가 제한으로 인해 이듬해까지는 주니어 대회 참가를 병행하였고, 2003년에서야 비로소 풀타임 프로 생활을 하게 되었다. 2003년 일본 오픈에서 첫 WTA 우승을 차지하였고, 꾸준한 활약으로 연말 세계 랭킹을 50위권으로 끌어올렸다. 2004년 독일오픈에서 엘레나 데멘티에바에게 이기며 처음으로 랭킹 10위 이내의 선수를 격파한 샤라포바는 프랑스 오픈에서 역시 첫 메이저 대회 8강 진출을 하더니 윔블던의 전초전인 DFS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곧 이어질 이변을 예고하였다. 윔블던 결승에서 디펜딩 챔피언 서리나 윌리엄스를 꺾고 여자 테니스계의 슈퍼스타로 떠오르게 된다. 이후 메이저 대회에서는 기복을 보이며 큰 성과를 내지 못하다가 한솔오픈과 일본오픈에서 연달아 우승하고, 시즌을 마무리하는 WTA 투어 챔피언쉽에서 서리나 윌리엄스를 다시 누르고 우승하며 기분 좋게 연말 랭킹 4위로 시즌을 마감하였다. 2005년은 메이저 대회 우승은 차지하지 못했지만 시즌 중 두 차례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2006년은 US오픈에서 쥐스틴 에넹을 누르고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비롯 투어 연속 우승으로 분전하였지만, 에넹에 밀려 아쉽게 랭킹 2위로 시즌을 마쳤다.

 

2004년 윔블던 우승 ⓒ Sports Ilustrated

어깨 부상과 끝없는 추락

2007년 호주오픈에서 서리나에게 결승에서 패하였지만 다시 세계랭킹 1위에 오르며 출발이 나쁘지만은 않았으나 어깨 부상이 생기면서 힘든 시즌을 보내게 된다. 2008 시즌 개막과 함께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에서 우승을 하였는데, 당시 세계랭킹 5위였던 샤라포바는 세계랭킹 1위 쥐스틴 에넹과 3위 옐레나 얀코비치, 4위 아나 이바노비치를 모두 눌렀을 뿐 아니라 대회 기간 내내 단 한 세트도 빼앗기지 않는 괴력을 발휘하였다. 그러나 2007년 시즌 자신을 괴롭혔던 어깨부상이 다시 재발하여 코트를 떠나 부상 치료 및 회복에 시간을 보내야 했다. 2008년 7월 치명적인 어깨부상을 당한 샤라포바는 뼛조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한참 전성기를 구가하던 샤라포바는 이 수술 이후 참가한 프랑스 오픈에서 4강에 진출해 건재함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 대회를 끝으로 극심한 침체기에 빠졌고 세계랭킹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2008 호주오픈 우승. 왼쪽은 준우승자 아나 이바노비치

요정의 부활

2010년 126위까지 떨어졌던 세계 랭킹을 14위까지 끌어올렸지만 전 성기의 경기력에 비해 들쑥날쑥한 모습이었다. 원래 샤라포바는 기복이 심한 편에 속했지만 몸상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서인지 대회마다 그리고 대회 중 경기마다 기복이 심했고, 두 차례의 우승을 차지했지만 메이저 대회에서는 부진한 모습이었다. 결국 2011년이 되면서 6년 반이나 함께 해오던 코치 마이클 조이스와 잠시 결별하고 새 코치인 토마스 획스테트와 함께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다. 획스테트는 작년에 중국의 리나를 지도했고 과거 토미 하스의 코치이기도 했는데, 오프 시즌에 조이스와 함께 그녀를 도울 코치로 영입되었다가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는 셈이 되었다. 조이스는 샤라포바의 전성기를 함께 한 코치이기는 하지만 작년에 메이저 대회에서 단 한 번도 8강 이상을 가지 못하면서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했다고.

샤라포바는 호주오픈에서 4라운드에서 탈락하는 등 확실히 예전만은 못했지만 캐롤라인 워즈니아키와 베라 즈보나레바 등의 톱 5 랭커들을 한 번씩 꺾는 등 전성기의 기량을 찾아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세계랭킹도 10위권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고 마침내 로마오픈에서 세계랭킹 4위인 호주의 사만다 스토서를 누르며 1년만의 우승을 차지하면서 부활을 알렸다. 늘 클레이코트 시즌에는 부상과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던 그녀의 최고 성적이었다. 그리고 여세를 몰아 프랑스오픈에 도전하였지만 4강에서 리나에게 패배하면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내년 시즌을 기약하게 되었다. 리나와의 4강전에서는 샤라포바의 고질적인 약점인 실책 남발이 많았는데 경기력을 꾸준하게 유지하는 것이 샤라포바의 과제로 남아 있다.

 


이탈리아 로마오픈 여자 단식 우승 ⓒ Getty Images

테니스 스타일

샤라포바는 188cm라는 여자 선수로는 큰 키에도 상당히 빠른 움직임을 가진 선수다. 그녀 역시 큰 체격에서 나오는 힘을 바탕으로 한 플레이를 하는데 베이스라인에서 강력한 포핸드와 백핸드 스트로크를 구사하는 스타일이다. 네트 플레이시 그녀의 강력한 파워와 빠른 발놀림을 살려 일반적인 발리샷이나 스매시보다 스윙 발리를 구사한다. 힘과 스피드를 앞세운 단순한 플레이에서 경험이 쌓이면서 드롭샷이나 슬라이스 등을 사용하며 경기 운영 능력의 향상을 보여주고 있다.

샤라포바는 최고 시속 190km에 육박하는 강력한 첫 번째 서브를 구사하는데 평균적으로 시속 170km 후반대의 스피드를 자랑한다. 그러나 어깨 부상이 생긴 후 서브의 스피드 및 정확도에 큰 영향을 미쳤고, 그녀의 주 무기 중의 하나였던 서브에 대한 자신감을 잃고 고전을 하였다. 부상으로 서브 동작이 간결해지면서 고전하였으나, 부상 회복 후에는 다시 전성기와 비슷한 폼으로 돌아와 2010년 버밍엄 대회에서 자신의 최고 속도인 시속 194km(121mph)를 기록하였다.

무엇보다 샤라포바의 상징이 된 "함성"을 빼놓을 수 없다. 2005년 윔블던에서 101데시벨까지 기록했던 그녀의 함성은 경기 중에 다른 선수가 소리를 낮춰 달라는 항의를 받기도 했다. 교성을 연상시키는 그녀의 함성은 날씬하고 잘 빠진 몸매와 어우러져 테니스 선수를 넘어 섹시 스타로 발돋움하게 하였다.


스캔들 메이커와 광고계의 블루칩

샤라포바는 많은 스캔들로도 유명하다. 테니스 선수인 앤디 로딕,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를 비롯 마룬 파이브의 애덤 레빈과도 염문을 뿌렸다. 레빈은 코트에서는 야성적인 샤라포바가 "잠자리에서는 죽은 개구리 "샤라포바가 죽은 개구리처럼 누워서 내가 신음 소리만 내도 집중할 수가 없다며 화를 냈다. 부활절 토끼가 없다는 걸 알게 됐을 때보다 더 충격적이었다"는 말을 했다고 전해지는데, 레빈과 대변인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고. 최근에는 NBA선수 사샤 부야치치와 약혼하였다고 전해진다.

 

왼손가락의 반지가 부야치치와의 약혼 반지라고 한다  ⓒ Bauer Griffin

한동안 샤라포바는 부진에 빠져 정상권에서 멀어져 있었음에도 그의 상품 가치는 전혀 떨어지지 않아서 2010년 나이키와 8년간 7000만 달러의 재계약을 하였다. 이는 세레나 윌리엄스의 2000년 리복과 5년간 4500만 달러의 계약을 넘어서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테니스 선수 전성기가 지나는 30살까지 계약을 한 셈이다. 샤라포바를 유명하게 하는 것은 남다른 그녀의 패션 센스다. 다른 유명 여자테니스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샤라포바 역시 자신의 경기복 및 스폰서를 받는 제품컬렉션의 디자인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은퇴 후 희망이 패션 디자이너라고 한다. 샤라포바는 현재 나이키를 비롯 헤드, 티파니 앤 코, 소니 에릭슨, 태그호이어, 에비앙, 콜 한, 클리어 등과 스폰서 계약을 맺고 있다.

나이키 광고의 샤라포바

귀걸이 등은 티파니 앤 코의 스폰서를 받고 있다

태그호이어의 광고모델이기도 하다


샤라포바를 이야기할 때 그녀의 아버지 유리 샤라포프를 빼놓을 수 없다. 아버지이자 코치, 매니저, 그리고 운전기사 등의 역할을 모두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경기 중에는 관중석에 앉아 샤라포바가 부진할 때 화를 내고 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녀에 대한 사람들의 말

"tough as nails(강하고 완고하다)" 닉 볼레티어리.

"그녀가 악수를 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

 


샤라포바는 가십 사진 전문 기자들의 먹잇감이 되기도 한다. 2009년 윔블던.

2011 프랑스오픈 준결승전. 이 경기에서 샤라포바는 리나에게 졌다. ⓒ FFT

2008년 호주오픈 우승 후 야라강에서 퀸 세리머니 중 ⓒ Mark Dadswell / Getty Images

2011년 크라운 호텔에서 열린 호주오픈 개막 전 선수 파티에 참석한 샤라포바 ⓒ Graham Denholm / Getty Images

 

2010년 US 오픈  ⓒ Matthew Stockman /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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