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카한료칸

호텔에서 아침 식사로 나오는 빵과 커피, 주스를 마시고 짐을 챙겨서 토쿄역으로 갔다. 앞으로 사흘 동안 토쿄 와이드 패스를 가지고 돌아다니고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야마가타신칸센용 츠바사

야마가타신칸센과 아키타신칸센은 협궤였던 선로를 표준궤로 개궤하였지만, 선로 폭이 좁아서 다른 신칸센에서 사용하는 차량을 투입할 수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표준궤 선로에서 달리는 토호쿠신칸센과 달리 중간에 개궤한 재래선으로 달려야 하는 탓에 차폭도 좁고 그냥 노반에 선로를 만들어 두어서 속도 역시 재래선 특급열차의 속도 정도에 불과하다.

 

이 열차는 E2계 신칸센 차량으로 운행하는 죠에츠신칸센의 토키

 

 

건너편에는 JR토카이의 토카이도신칸센 승강장이 있다. 어차피 토카이도신칸센은 운영회사가 달라서 패스로 이용할 수 없으니 호쿠리쿠신칸센을 타고 카루이자와에 가서 쇼핑을 하러 간다. 조만간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기도 하니 산타 노릇이나 해야지.

 

안나카하루나역

2015년 일평균 승차인원이 272명이었다던가. 산중에 있는 역이라 접근성도 최악일 것 같은데 이 나라도 생각없이 역을 아무 곳에나 짓고 그러는 모양이다. 사실 타카사키에서 내려서 죠에츠신칸센으로 환승해야 하는데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어서 집에 가지고 갈 선물을 구입하러 카루이자와에 다녀오기로. 카루이자와까지는 패스 이용범위니 돈이 더 들어간다거나 하는 문제는 없지만..

 

산지가 많은데 가운데 분지 지형인 곳 같다.

 

다시 타카사키로 돌아와서 열차를 기다리는데, 저 반대쪽으로 건너가야 한다. 호쿠리쿠신칸센용 열차가 타카사키를 통과하는 것을 보면 최고 등급의 열차인 카가야키인가보다. 카가야키를 잘못 탔다가는 나가노까지 강제로 끌려가게 되니 주의가 필요하다.

 

타카사키역.

타카사키는 군마현에서 가장 큰 도시이고, 죠에츠, 호쿠리쿠신칸센이 지나는 교통의 요지인데, 군마현청은 타카사키가 아닌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마에바시에 있다. 신칸센이 건설되면서 마에바시보다 타카사키가 더 발전하게 되었다고 한다.

 

하행 호쿠리쿠신칸센 열차가 들어오고 있다.

 

해가 가장 짧을 시기라 에치고유자와역에 내리니 이미 밖은 어두웠다. 미리 저장을 해둔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 에치고유자와역에 도착했는데 픽업이 가능한지 물었더니 젊은 남자분이 곧 출발할테니 조금만 기다리시라고 한다.

 

나이가 엇비슷할 것 같은 료칸의 직원이 에치고유자와역까지 픽업을 나왔는데, 10년 전에 타카한 료칸에 갈 때는 역에서부터 슬슬 걸어서 온천가 구경을 하면서 갔는데, 이번에는 10년 전보다 일본어가 꽤 향상된 상황이어서 의사소통에 별 문제 없이 픽업하는 버스를 타고 갈 수 있었다. 가는 도중에 어떻게 알고 왔는지 물어보는데, 10년 전에 여기에 왔던 적이 있다고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를 했더니 놀라는 눈치다.

동남아쪽에서 온 사람들이 갈라유자와의 스키장에 있다고 해서 잠시 거기에 들러서 그 일행을 태우고 료칸에 가서 체크인을 했다. 젊은 아가씨가 용케도 카카오프렌즈 라이언이 그려진 캐리어를 보더니 웃음을 짓는다. 어울리지 않아 보였나..

종일 계속 걸어다니거나 신칸센을 타고 다녀서 방에 들어가서 쓰러져 있다가 저녁을 먹을 시간이 되었다고 연락이 와서 식당으로 내려갔다. 10년 전에 여기를 찾았을 때와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은데 옛날처럼 다다미방에 상을 차리고 음식이 나오는 것이 아니고 개인용 식탁이 배치되어 있었다.

 

전채로 이런 음식이 나오고

 

여기처럼 꽤 유명한 료칸은 대개 1박 2식으로 구성되어 기본적으로 가격이 비싼 편인데, 이 정도면 그래도 괜찮겠다 싶어서 무리를 했는데 나중에 거기서 왜 저녁을 먹었고, 페리에를 왜 시켰을까 하는 후회가 되기도 했다.

 

음식은 남기지 않는 것이 예의니까..

 

원래 음료수를 따로 시키지는 않는데 지난 달에 58도짜리 고량주 쳐마시다가 골로 간 적이 있어서 한동안 술을 입에 대지도 않기로 했다.

 

10년 전에 왔을 때와는 많이 달라진 모습인데, 건물을 리모델링을 했는지 과거와는 분위기가 달랐고, 다다미방에 앉아서 식사하던 곳도 지금은 식탁과 의자가 배치되어 있고..

 

저 포스터는 '니가타 료죠카이' 라는 료칸을 운영하는 여장들의 모임인 것 같다.

 

료칸이라는 곳에서는 이렇게 상차림에 나오는 음식을 순서대로 적은 품서기가 함께 나온다. 이런 음식이 나오니 미리 보시고 맛을 음미하시라는 의미가 되겠다. 지난 달에 친구들과 타이완에 갔다가 술에 취해 멍멍이가 되었던 적이 있어서 당분간 술 을 마시지 않을 생각이라 대신에 탄산수를 마셨다.

저녁을 먹고 방에 가서 텔레비전을 켜니 일본의 뉴스프로그램에서 한국의 제천 사우나 화재 소식을 전하고 있었다. 사상자가 많아서인지 한국에 주재하는 특파원이 직접 비중있게 보도를 했다. 한국에서는 어지간해서는 일본의 사건사고를 전하는 일이 많지도 않고, 어쩌다 한 꼭지 정도 잠깐 나오는 정도일텐데 이렇게 큰 관심을 보여주니 고맙다고 해야하는 것인가...

 

깔끔하게 유카타와 칫솔 등이 준비되어 있고..

 

진짜 설국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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