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연승


이번 일요일 경기는 방송 중계 관계로 5시가 아닌 2시에 열렸는데, 지난 4월 26일 롯데와의 낮경기에서도 패했던 LG는 8연승에서 제동이 걸리며 5월의 첫 배패를 맛보았다. 누가 뭐래도 6이닝을 3안타 무실점으로 막은 삼성 선발 크루세타가 경기 승리의 주역일 것이다. 제구 불안으로 선동열 감독으로부터 믿음을 얻지 못하던 크루세타는 자신의 2승을 모두 LG전에서 거두면서 LG킬러의 계보를 잇고 있다. 역시 LG킬러였던 오상민이 방출되자 바로 영입하여 하나의 위협을 제거했고, 전병호마저 은퇴하였지만 새로이 천적을 만드는 것 같아 다소 염려스럽다.



크루세타는 새로운 LG킬러로 떠오르는가? ⓒ 연합뉴스


타선이 식은 것이 감지가 되던 LG 타선은 고작 4안타에 그치며 1점을 내는데 그쳤고, 리드를 잡은 삼성은 권혁-정현욱-오승환으로 이어지는 승리조를 가동하며 연패를 마감하였다. 전날 LG가 하위타선의 활약으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처럼, 오늘 삼성은 하위타선의 현재윤(2루타 2, 2득점)과 손주인(2루타 1, 1득점)의 맹활약으로 다소 부족한 응집력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거두었다. LG선발 심수창은 6과 1/3이닝 동안 8안타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했지만,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3패(3승)째를 안았다. 8일 남고도 남았던 11점 중 일부를 가져오고 싶었을 것이다.



호투했지만 패배한 심수창 ⓒ 연합뉴스


승부처는 7회였다. LG는 7회초 1사 2,3루에서 권용관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내어 2대 1로 따라붙으며 알 수 없는 상황이 되었으나, 삼성은 7회말 공격에서 현재윤의 2루타를 앞세워 1점을 내면서 3대 1로 달아나 다시 분위기를 가져왔다. 삼성이 7회초 위기에서 동점을 허용하지 않고 막아낸 것과, 추격을 당하자 바로 다시 도망가는 점수를 내며 분위기를 내주지 않은 것이 결정적인 승인이 되었다. 삼성으로서는 9안타에 3볼넷을 얻고도 3점밖에 뽑아내지 못한 공격력이 아쉬울테지만, 선발이 버텨주고 중반 이후까지 근소한 리드만 잡는다면 경기를 승리로 이끌어갈 수 있음을 다시 보여주면서 역시 4강 후보로서 손색없는 모습이다.

LG는 연승행진이 멈추었지만 하위권에서 2위까지 치고 올라온 현재의 상승세와 팀 분위기는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강팀으로 자리하기 위해서는 연패를 피해야 하기에 12일 SK와의 경기가 매우 중요하며, 이 3연전 결과가 남은 5월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수요일 경기에 등판할 것으로 예상되는 에이스 봉중근을 제외하면, 이범준과 최원호가 화요일과 목요일에 등판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타선의 활약이 승부를 결정할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식어버린 타선이 선두 질주 중인 SK전에서 어떤 활약을 해줄지 의문이지만 지난 문학 원정 3연전에서처럼 응집력있는 공격력을 보여준다면 SK와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33도까지 오르는 대구의 더운 날씨는 3루수 정성훈이 현기증을 호소하며 쓰러져 교체될 정도로 선수들이 경기하는데 어려움을 주었다. 선수들의 경기력에 방해가 된다면 방송 중계에 맞추기 위한 무리한 경기 일정 조정은 재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한화의 연패탈출 여부와 김광현, 장원삼의 좌완에이스 맞대결도 오늘의 관심거리.

8연승보다 기쁜 것은

2009. 5. 10. 03:47

LG의 5월의 상승세는 여전히 계속되었고, 김재박 감독 부임 이후 첫 8연승으로 선두 SK를 추격하며 다음주 SK와 선두자리를 놓고 벌일 주중 홈 3연전에 대한 기대를 크게 하였다. 양준혁 선수에게 홈런을 내주었지만, 홈런을 친 선수는 물론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 모두가 기뻐해야 할 일이기에 진심으로 축하한다. 다만 홈런을 맞아 평생 양준혁의 기록과 함께 언급될 베테랑 류택현 선수가 다소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그리고 8연승과 함께 최단경기, 최연소 900승을 달성한 김재박 감독에게도 축하를 전한다.



새로운 역사를 쓰는 341호 홈런을 친 삼성의 양준혁 ⓒ 마이데일리


어제와 오늘(9일)의 경기는 냉정하게 말하면 LG 스스로 잘 해서 이겼다기보다 상대가 실수를 저질러 쉽게 이길 수 있었다. 8일 경기 5회말 2사 박한이의 견제사와 오늘 3회 채태인의 두 차례의 실책(한 번은 야수선택)이 아니었다면 경기의 흐름은 크게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 가운데서도 승리를 거두며, 어느 정도 전력이 탄탄함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무척 고무적이다.

최근 다소 불안하다고 하지만 삼성의 계투진은 여전히 리그에서 최고 수준의 위용을 자랑하며, 이번 3연전 이전에 벌어진 경기에서 LG는 정현욱-오승환을 앞세운 구원진을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현재 타선이 폭발 중이고 팀분위기가 상승세라고 하지만 한 두점 정도 뒤진 상황에서 이들을 상대로 동점 내지 역전 점수를 뽑아낼 수 있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결론적으로 삼성을 상대로 이기기 위해서는 LG뿐 아니라 다른 6개 구단 모두 아예 초반에 점수를 내어 달아나 필승계투진의 등판을 원천봉쇄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LG는 두 경기에서 이 승리 공식을 그대로 따르며 초반에 리드를 잡아 상대의 필승계투진을 벤치에 앉혀둔 것이 주요했다.

어제 경기에서 6연승의 상승세(최근 9연전 8승 1패)를 이끌던 박용택이 무안타에 그치며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공격이 살아나는 듯하던 박경수가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박경수를 대신한 박용근이 깜짝 활약을 펼쳐주면서 쉽게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잘 되는 팀들의 특징은 어느 한 선수가 부진하면 다른 선수들이 활약을 펼치며 늘 안정된 전력을 보여준다는 점인데, 주요 선수가 부진하면 모두가 주저 앉아버리던 작년과는 다른 이 날의 모습은 참 인상적이었다. 오늘은 전반적으로 타선이 살짝 무뎌진 감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최근 부진으로 타율을 까먹고 있던 권용관의 원맨쇼(2안타, 3득점)에 힘입어 승리를 거두었다. 페타지니가 첫 타석 안타 이후 연속으로 범타에 그치고 최동수, 이진영이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음에도 하위타선이 주도하여 승리를 이끌었기에, 오히려 작년 6월 26일 한 경기 반짝에 그친 메가트윈스포 발사사건보다 훨씬 값진 승리일 것이다.

LG의 취약한 선발진들이 5회까지 버텨주면서 초반에 무너지지 않는 점도 특기할만한 사항이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포수 김정민이 마스크를 쓰고 출전한 이후부터 LG팬들로부터 욕을 먹던 최원호, 정재복 등이 아슬아슬하면서도 점수를 잘 내주지 않는 투구 내용을 보여주며 경기 분위기를 상대에게 넘겨주지 않고 있다. 오히려 그 불안한 선발진이 5인 로테이션은 가장 잘 지켜내고 있고 불펜진도 갈수록 안정이 되어가고 있어서,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 지 몰랐던 작년과는 상당히 달라진 모습이다. 복귀 시점이나 이후 활약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박명환과 옥스프링이 선발진에 합류한다면, 에이스 봉중근과 선발로 자리를 굳힌 심수창을 제외한 세 명의 선발 투수 자리를 놓고 선수들이 경쟁을 벌이는 것도 볼만할 것 같다. 외야의 주전 경쟁이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와 함께 기량 향상의 계기가 되었듯이 선발진의 선의의 경쟁 역시 팀에는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9일 경기에서 5이닝 무실점 승리투수가 된 LG의 정재복 ⓒ 마이데일리


내일 삼성의 선발은 크루세타(1승 2패, 방어율 4.72), LG는 심수창(3승 2패, 방어율 3.35)으로 올시즌 성적은 심수창 쪽에 무게가 실리지만 상대전적에서는 자신의 유일한 승리를 LG전에서 챙겼던 크루세타가 우위에 있다. 약간 주춤한 듯한 LG의 타선은 어린이날에 보여준 연쇄폭발은 조금 어려울 것 같지만, 역시 초반에 크루세타를 두들겨 점수를 뽑아낼 수 있을 것인가와 심수창이 실점을 최소화하며 어느 정도까지 버텨주느냐가 경기 결과를 좌우할 것 같다.


한화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선발부터 중간까지 투수진의 총체적 부실에 허덕이는 한화가 그나마 "믿는 도끼"인 류현진의 부진에 연패탈출에 실패하였다. KIA의 김상현은 네 번째 만루포의 찬스를 아쉽게 삼진으로 날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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