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모이

#8. 조용한 루모이

2019. 4. 1. 21:41

루모이역

이 역의 이름에서 모에(萌) 글자 덕분에 덕후들에게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이런 것에는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1987년까지 하보로선이라는 철도 노선이 영업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루모이본선만 남아 있다. 말이 본선이지 사실상 적자상태의 노선이라 여기도 언제 폐선되어도 그러려니 하려는 곳이다. 루모이역 앞에는 인부 몇 명이 기계를 가지고 눈을 치우느라 고생하고 있었다.

 

원없이 눈 구경을 할 수 있는데, 쌓인 눈이 얼어서 빙판이 되어서 잘못하면 다칠 수도 있겠다. 이런 날에 햇빛은 얼어붙은 눈에 반사되어 금방 피부가 그을릴 것 같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조심해서 동네 구경이나 해봐야겠다. 열차가 자주 다니지 않는 곳이라 역 안에서 죽치고 앉아서 기다릴 수만도 없고..

 

역 앞에서는 인부들이 제설장비를 가지고 눈을 치우고 있는데 아무리 봐도 역부족이다.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는 눈이구나...

 

눈이 쌓이지 않은 곳이 없다.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고 인도는 물론 차도에 쌓인 눈을 치우지 못해 온통 눈이 쌓여서 얼어 있다.

 

한 쪽에 쌓아둔 눈은 봄이 오면 그제서야 치우려나..

 

이런 상황이니 길거리에 걸어다니는 사람 보기가 쉽지 않다.

 

차들도 조심조심 다니고 있고..

 

미소녀 나오는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는 전혀 관심이 없어서 아는 것도 없고, 길거리의 상점들도 영업하는 곳이 많지 않다. 지나다니는 사람 찾아보기도 힘든데, 평일이니 다수의 사람들이 출근해서 그런 것일까, 아주 조용하다.

 

어쩌다 차가 한두 대 정도 지나다니는 것이 전부고 걸어다니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

 

주택가 주변에도 다 치우지 못한 눈이 저렇게 쌓여 있다.

 

그나마 제설을 한 곳이 이 정도.

 

주유소가 있지만, 사람들이 차를 가지고 다니지 않으니 찾는 사람이 없고..

 

이 와중에 햇빛은 아주 강렬하다.

 

눈 때문에 자연스럽게 오르막이 생겼다.

 

여기는 술을 파는 곳이었던 것 같은데, 영업을 하지 않는다.

 

관광안내소도 문을 닫았다.

이런 상황에 누가 여기를 찾겠나..

 

기념품 상점이 관광안내소 역할까지 했던 것 같은데 사람이 없었던 것 같다. 점심시간이라서 식사하러 나가서 그런가..

 

찾아오는 사람이 없으니 여기도 그냥 눈만 쌓여 있고..

 

동네 구경을 하고 싶어도 여기서 돌아다니는 뻘짓을 하다가 얼음 밟고 넘어져 다치면 큰일이니 조심해서 루모이역으로 돌아가야겠다.

 

이 동네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아예 차를 집 앞에 두고 출근한 모양이다. 쌓인 눈 덕분에 JR홋카이도는 승객이 많이 늘었겠지 싶다. 설마 버스를 타고 가지는 않았겠지..

 

다시 루모이역으로 돌아와서 대합실에서 아침에 챙겨온 도시락을 꺼내서 먹었다.

이런 곳에 올 때는 꼭 비상식량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

 

고등어 초밥(사바즈시)이었던가..

 

저 계란 같은 녀석이 카즈모쨩이냐..

 

인부들은 여전히 눈을 치우느라 바쁜데, 완전히 치우는 것이 아니고 사람들이 다니는 길만 적당히 확보하는 정도에 불과하다.

 

루모이라는 곳이 이런 곳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토미가 루모이에서 팬미팅을 해도 갈까 말까 싶은데.. 걔가 여기까지 올 일은 없지만

 

루모이에서 삿포로까지 자유석 왕복 승차권은 5,310엔이란다. 어차피 루모이에서 후카가와까지는 특급열차가 다니지 않아서 원맨동차를 타고 가야하겠지만..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예약할 수 있다는 안내인지 광고인지 뭐라고 적혀 있고

 

카즈모쨩이 누구냐..

 

열차와 마찬가지로 그나마 수요가 있는 시간대를 제외하고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운행하지 않는 곳이라 구역합승택시를 운행하는 모양이다.

 

이 때만 해도 하루에 9왕복이었는데, 지금은 더 줄어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차창에 성에가 맺혀 있다.

역 승강장에 눈으로 산을 만들어 놓았네..

 

여기 올 때 타고 왔던 그 열차 같은데..

날도 추운데 아사히카와로 돌아가야겠다. 그래도 도시가 조금은 더 낫겟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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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루모이에 가봅시다

2019. 3. 31. 16:14

루모이본선은 차장 없이 운전수 한 명이 운행하는 원맨열차가 다닌다. 이 열차가 다니는 구간에서는 대부분 무인역이라 운전수가 검표 업무까지 맡아서 하고 있다. 번호가 찍힌 정리권을 뽑아서 내릴 때 운전수에게 운임과 함께 내는 것이 기본인데, 이런 노선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통학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고, 이 학생들은 자신들이 이용하는 구간의 정기권을 구입하여 스윽 보여주고 내린다.

 

열차 안은 난방을 하고 있는데 밖은 추워서 유리창에 김이 서린다.

 

운전수 이외에도 선로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 둘이 탄 것 같다.

 

유리창에 물이 맺혀서 사진이 잘 찍히지 않는다.

 

IC 창문 좀 닦아주지...

 

창 밖의 순백의 눈...

 

이 쯤되면 슬슬 징그럽다...

 

답이 없다..

 

창문에 김이 서렸다 얼어서 바깥이 잘 보이지 않는다... ㅜㅜ

 

창문이라도 닦아주지..

 

역시나 빈 자리는 넘쳐나고...

 

토게시타역

사람이 없다...

 

겨울의 홋카이도는 눈 말고는 더 생각할 것이 없다. 창문에 물이 맺혀서 사진도 잘 찍히지 않는다...

 

루모이역에 도착했다.

저 열차가 남쪽에서 다녔더라면 저 모양 저 꼴이 되지는 않았을텐데..

 

그래도 공기 맑은 것이 어디냐...

 

여기는 그래도 유인역이라 역장실도 있다.

 

저 열차는 병결을 푸는 것인지 역무원 어르신이 지켜보고 계신다.

잠시 루모이 시내 구경을 하고 와야겠다...

 

그러나..

 

 

 

음.. 눈이 많이 와서 아무 것도 할 것이 없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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