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조트시라카미

#4. 리조트 시라카미 ②

2019. 4. 28. 21:58

겨울이 길고 추운 동네라 그런지 산 속에도 침엽수들이 심어져 있다.

 

오전에는 날씨가 나쁘지 않았는데 갑자기 구름이 잔뜩 몰려오고 있다.

 

이 동네는 아직 겨울인지라 쌀쌀해서 봄이 오는 느낌을 느끼지는 못하겠다.

 

내륙 지방을 달릴 때 바깥 풍경은 별로 기대를 안했지만,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고노선 열차 안에서 보이는 경치 감상이 희망사항인데 어떤 결과를 얻게 될 것인지.. 비가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열차가 자주 다니지 않는 지방의 로컬선은 철도회사에서도 세심하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 뭐 그래도 안전관리는 충실하게 하고 있겠지..

 

늦은 점심을 열차 안에서 파는 도시락을 사서 먹어야겠다.

아오모리에서 아키타까지 가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우미잔마이(海三昧)>

호타테(가리비), 타코(문어), 이쿠라(연어알)이 들어있는 도시락이다.

 

두두두두두~

 

음.. 연어알도 있고, 가리비도 있는데 양이 적다. 이런..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간에 기별이 안 간 것 같은데..

 

이와다테역

역명판을 컬러풀하게 도색을 해놓은 것을 보니 고노선의 인기가 높아지고, 수요가 늘어나면서 JR동일본 아키타지사에서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기 시작한 것 같고, 사람들이 열차 운행 일정에 맞춰 많이 타는 듯하다.

 

수도권에서는 열차를 자주 바꿔대는 JR동일본이지만, 역시 돈이 별로 안 되는 지방노선에는 그렇게 큰 관심을 갖지 않는 것 같다. 보통열차는 저런 똥차로 운행을 하고 있고.. 투자를 한다고 해서 돈을 긁어모을 수 있는 곳도 아니니.. 역시 경제논리가 우선이겠지.

 

평일이라 그런지 빈 좌석이 많은 것 같다.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면 그 나름대로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갈 수도 있는데, 사람이 많지는 않다. 아마도 아오모리로 돌아갈 즈음에 사람들이 많아질 것 같다.

 

중간중간 바다를 볼 수도 있는데 해안선을 따라 부설된 선로가 많은 편이다.

 

파도가 부서지는 바~위섬 인적 없던 그 곳에~ ♬

 

차창 밖으로 보이는 경치가 좋다고 소문이 자자한 열차이지만, 구름 낀 날씨라 그런지 별로 분위기가 살아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냥 조금은 음산한 느낌도 들고..

 

저 바다를 건너 홋카이도가 있겠지.

 

구름이 잔뜩 끼어 있는 날씨다. 맑은 날씨면 더 좋겠지만, 구름 덕분에 얼굴은 타지 않겠지.

 

파도가 부서지는 바위섬.

인적 없던 그 곳에..

 

구름이 끼어서 언제 비가 와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데..

 

 

 

설마 저기 빛이 나오는 것인가..

 

구름이 낀 날씨 덕분에 햇빛에 피부가 타는 것은 피할 수 있는데, 조금 아쉽기도 하다.

 

여름철에 태풍이 불어오면 이 도로 위로 다니는 사람이나 차들이 위험해질 것 같다. 태풍이 분다거나 여름철에 비가 많이 내리면 파도가 넘치는 경우 이 도로 역시 잠기지 않을까 싶은데..

 

저기는 물이 빠지면 저 바위섬에도 다녀올 수 있는지 궁금하다. 수심이 깊어서 물이 조금 빠진다고 해서 걸어서 다녀올 수 있는 곳은 아닐 것이라 생각하지만..

 

열차가 계속 쉬지 않고 달려서 사진이 흔들렸나 싶었는데, 어느덧 어두워지기 시작하면서 셔터스피드가 늦어져 사진이 흔들리는 것 같다. 오래된 카메라라서 흔들림방지 기능을 어떻게 사용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는데..

 

 

여기 심어진 나무들은 방풍림의 역할을 하는 것인가..

 

열차 안에 앉아서 사진을 찍다보니 조금 비뚤어졌네..

 

성처럼 생긴 건물인데 나중에 알고 보니 '웨스파츠바키야마' 라는 결혼식장이었다. 웨스파라는 단어는 웨딩스팟을 줄여서 말하는 것 같다. 일본인들이 편의점, 즉 "컨비니언스 스토어(convenience store)"라는 단어를 줄여서 '콤비니' 라고 부르는 것처럼 어설프게 줄임말을 쓰는 것이 얘네들의 특징이기는 한데.. 평일에 결혼식을 하는구나.. 결혼식이야 당사자들이 좋은 시기에 알아서 하면 되는 것이지만 하객들이 불편하지 않을까. 아.. 일본에서는 정말 친한 사람들만 불러서 결혼식을 한다고 했지.

 

무인역이어서 이 역에 내리면 사람은 승차권을 저기 보이는 녹색 상자에 넣으라고 한다. 주변에 마을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런 곳에 결혼식장이 있다니..

혹시 위에 잠시 등장한 결혼식장이 궁금하시다면 http://www.wespa.jp/korean.html를 방문하시면 되겠다. 자동번역을 사용한 것 같지만.. 당연히 이 결혼식장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은 물론이요, 당분간 결혼 생각도 없지만..

 

웨스파를 지나면 다시 산...

 

그리고 바다. 맑은 날에는 햇빛에 눈이 부셔서 문제였는데, 구름 낀 날에는 어둡고 가시거리가 짧아서 아쉽다.. 시라카미산지에 대해서도 궁금하다면 일본에서 친절하게 만들어서 배포 중인 https://experience-shirakami.com/kr/wp-content/uploads/2018/03/Shirakami-Sanchi-Guidemap_kr.pdf를 참고하시면 되겠다.

#3. 리조트 시라카미 ①

2019. 4. 28. 02:03

썩은 열차를 타고 가는 것이 아닌가 싶었는데 의외로 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열차를 타게 되었다. 사실 후쿠시마원전 사고 이후에 토호쿠지역은 가급적 갈 생각은 없는데 그래도 이 쪽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와 다소 거리가 있어서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아키타신칸센은 모리오카까지는 토호쿠신칸센의 선로를 이용하므로 혹시 모를 외부에서 선로에 침범하는 것을 방지 일본의 신칸센과는 달리 기존의 맨 땅바닥에 설치했던 협궤선로를 개궤하여 표준궤 선로로 궤간 변경을 했다. 협궤 선로는 열차의 속력을 올리는 것에 큰 제약이 있어서 궤간이 1,435mm인 표준궤로 개궤를 하였다. 그러나 노반은 그대로 기존에 사용하던 노반에 궤간만 변경을 해서 재래선 특급 정도의 속도를 내는데 그친다. 일반적으로 아키타신칸센이라고 불리기는 하지만, 모리오카 이후 재래선 구간부터는 특급료가 신칸센 특급료가 아닌 재래선 특급료를 내게 되어 다소 저렴해진다. 그러나 일본의 신칸센의 특징인 선로의 고가화와 외부에서 선로에 진입하지 못하게 하는 폐쇄적인 시스템과는 대치된다.

 

저기 보이는 열차는 아키타신칸센용으로 도입된 E6계 신칸센 차량. 대부분의 신칸센 차량은 보통차에서 3-2 좌석 배치로 한 열에 5명이 승차하게 되지만, 재래선 특급열차에 맞는 스펙을 가진 차량이기에 2-2 좌석 배치가 이루어졌다. 애초에 재래선 구간의 궤간만 변경을 한 것이라..그래서 야마가타신칸센의 경우는 후쿠시마역부터 신죠역까지, 아키타신칸센은 모리오카역에서 아키타역까지 구간은 시속 300km의 속도로 주행하지 못하고 그냥 재래선 특급 정도 수준의 속도로 운행하고, 이 구간을 운행하는 열차를 탈 때는 신칸센특급료대신 재래선특급료가 추가되어 요금은 저렴해지기는 하지만..

 

오이와케역

 

열차가 제작한 지 얼마 안 되어서 그런지 외부는 물론 내부도 깔끔하다. 특급형 열차로 사용해도 무방할 듯 싶은데, 관광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이 열차를 고노선이라는 노선에서 도입하여 사용하는 것 같다. 이 열차가 다니는 노선인 고노선은 주변에 대도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사람들을 불러모으기 위한 볼거리가 많은 것도 아니었으나, '리조트 시라카미'라는 열차가 히트를 치면서 JR동일본의 아키타지사에서도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게 되었다고 하며,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동안 바다를 보면서 좋은 경치를 볼 수 있어 인기가 있다고 한다.

 

홋카이도는 물론 토호쿠 지역이 쌀이 많이 나는 곳이니..

 

히가시노시로역부터 고노선 구간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여기서 잠시 정차를 한다.

 

하이브리드 열차라고 크게 적어두었다. 그러면 뭐하냐.. 이미 방사능에 오염된 지역도 많은데..

 

이 열차는 쾌속등급의 열차로 특급료나 급행료는 없지만, 전차 지정석이어서 520엔을 내고 지정석권을 구입해야 한다. JR패스나 이 구간에서 사용할 수 있는 JR EAST PASS가 있으면 승차하기 전에 패스를 제시하고 좌석지정을 받을 수 있다.

 

이 열차가 다니는 구간은 대부분 작은 동네이지만, 해안선을 따라 시라카미 산지를 둘러보는 관광용 열차인지라 규모가 꽤 큰 도시는 대부분 피해서 가게 된다.

 

새가 똥을 싼 모양인데..

 

 

비둘기가 열차 유리창에 똥을 싸놓은 것 같은데..

 

다시 히가시노시로역으로 돌아왔다. 오전에 아키타로 갈 때와의 경로는 조금 다르지만 이 열차는 아키타를 출발해서 해안선을 따라 결국 아오모리로 가니...

 

노시로역도 지나고

 

리조트시라카미 1호와 3호를 이용하는 승객들을 대상으로 열차의 2호차 앞에서 바스켓프리드로우를 개최한다고 한다. 농구공을 마지막으로 만져본 것이 언제였더라..

A-FACTORY 라는 건물이 있는데 지역 상품을 파는 곳 같다. 아오모리라면 사과 아니겠나 싶은데.. 안타깝게도 이 곳에서 파는 상품들은 질은 좋아보이지만 가격이 조금 비싼 것 같다. 여기 다시 온다면 그 때는 맛있는 아오리 사과로 만든 주스를 사서 먹어봐야지...

 

군데군데 쌓인 눈이 녹지 않고 쌓여 있는데 이 동네에 봄이 오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A-FACTORY' 라는 건물이 있는데 지역 상품을 파는 곳 같다. 'A'라는 글자가 아오모리의 이니셜인 듯하고, 이 글자를 사과 모양의 그림이 둘러싸고 있다. 역시 아오모리라면 사과 아니겠나 싶은데.. '아오리' 라는 사과 품종이 이 아오모리에서 만든 것이라고 하니..

 

히로사키역

히로사키는 아오모리현에서 벚꽃이 유명하기로 알려진 곳이지만, 곳곳에 아직 눈이 채 녹지 않은 여전히 추운 날씨라 꽃을 찾아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아마도 4월 중순이 지나야 꽃이 피지 않을까 싶은데.. 8년 전 야간급행 하마나스의 카펫카에 타서 갈 때 옆에 있던 일본인 아주머니들이 히로사키의 벚꽃이 예쁘다고 해서 언제 한 번 가봐야겠다 싶었는데,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토호쿠대지진으로 개박살이 나면서 한동안 토호쿠지역은 가급적 피하려고 하는데..

 

통근, 통학시간대가 아니라서 역에 사람은 그다지 많지는 않다.

 

3월 중순인데 아직까지 이러면.. ㅉㅉ

 

설마 두더지가 튀어나온 흔적인가..

두더지가 저렇게 큰 녀석이었나..

아니면 말고.

 

오다테역에 도착하고 있다.

의외로 이 로컬선을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은데, 아직 세이슌쥬하치킷푸 이용기간이라서 그런 것 같다. 이 사람들은 청춘18이라는 제약이 많은 승차권을 가지고 있지만, 외국인이라 일부열차 및 노선을 제외하고 "무적권" 인 JR패스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도 있고, 분실의 위험도 있어서 JR패스를 품 속에 넣고 가는 중. 내용이 잠시 이탈을 해서 그렇지만, '무조건'과 '무적권' 구별을 잘 해서 사용하도록 합시다...

오다테역. 승강장에서 나가는 곳에 역무원이 있다.

 

역시 이용하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은데, 아마도 학생들의 통학, 직장인들의 통근시간대에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신사의 토리이 같은 것이 있어서 사진을 찍었는데 열차가 출발하면서 흔들렸다.

 

다음역은 시모카와조이역

여기는 무인역이라 운전수가 운임수납을 맡아서 한다.

 

하야구치역

 

타카노스역

 

논에 아직 눈이 쌓여 있다.

 

토미네역

역시 무인역이다.

 

히가시노시로역이다.

여기는 역무원이 상주하는 곳 같은데, 목공예품을 많이 만드는 곳인가 보다. 역무원이 있는 덕분에 모처럼 운전수가 잠시 숨돌릴 틈이 생겼을 것 같다.

 

창 밖에 JR의 열차가 아닌 다른 열차가 있는 것 같은데.. 아직까지도 저런 열차도 운행을 하는가 보다.

 

광각모드로 사진을 찍었더니 저기 앉은 남성분의 다리가 아주 길게 나왔다...

 

모리타케역

여기도 역무원이 상주하는 곳 같은데..

 

열차는 아키타에 가까이 가고 있는데 이 동네는 평지라 그런지 눈이 보이지 않았다.

 

이 열차가 리조트시라카미로 운행하는 열차로구나.

열차 출발 시각까지는 시간이 조금 남아 있어서 매표소에 가서 패스를 보여주고 좌석지정권을 받아서 왔다. 바다가 잘 보이는 방향으로 좌석을 부탁했더니 열차의 진행방향 왼쪽 창가 좌석으로 지정해주었다.

 

리조트시라카미 열차로 운행하는 열차는 HB-E300계라는 친환경열차라는데, 가선이 있는 구간에서는 가선에 흐르는 전류를 공급받아 사용하고, 가선이 없는 구간을 달릴 때는 열차 안에 있는 충전지에 전기를 충전해서 사용한다는 것 같다.

호텔에서 아침밥을 먹고 나온 뒤에 아무 것도 먹지 않아서 배가 고픈데, 열차 안에서 판매하는 도시락이라도 사먹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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