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역



이제 다시 삿포로에 돌아가서 아사히카와로 가는 여정을 시작할 차례. 아사히카와에서는 이틀을 묵을 예정인데 마음 같아서는 세키호쿠본선을 타고 아바시리까지 갔다가 센모본선으로 쿠시로에 가서 네무로본선으로 후라노에 돌아오고 싶지만, 그렇게 여유를 부릴 만큼 시간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아바시리와 쿠시로는 잘라내고 그냥 되는대로 다녀오려는 계획. 아침에 늦잠을 잘 수도 있고, 그냥 쉬고 싶을 수도 있으니.. 가장 중요한 것은 홋카이도에서의 6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혼슈로 가서 최종 목적지인 토쿄에 가는 것이라..


가기에 앞서 거리 사진을 하나 찍고..


미나미오타루역까지 가는 길은 표지판이 있어서 별로 헤매지 않고 그냥 표지판을 따라서 갔다. 오타루라고 하면 떠오르는 운하, 그리고 유리공방 등은 없고 이 동네에 사는 사람들의 현실적인 생활과 밀접한 상점들이 들어서 있다. 초행길이라 혹시라도 길을 잃을 수도 있어서 표지판이나 눈에 띄는 건물의 사진을 찍어두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말을 걸어왔다.

"너 어디서 왔니?"

"아.. 한국에서 왔는데요."

"그런데 무슨 사진 찍는거야?" 

"미나미오타루역에 가는데 중간에 길을 잃을까 싶어서 사진을 찍었어요."

"그런데 여기에는 왜 왔는데?"

"스시거리에서 스시를 먹으려고 왔는데요."

"여기에 처음 오는 사람, 외국인들에게 바가지씌우는 가게들이 있으니까 조심해야 돼."

"아.. 그런가요. 저는 이미 먹고 왔는데.."

그 다음에는 네 이름이 뭐냐, 자기는 한국에 친구들이 많이 있다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헤어졌다. 그런데 이 아주머니는 자신의 이름은 알려주지 않았다.

보통의 여행자로 보이는 사람과는 달리 보였을 수도 있고, 평소에 도를 아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나 교회다니라는 사람들이 유달리 많이 붙는 걸로 봐서는 뭔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지도 모르겠다. 가끔은 조금 인상이 강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젠장.. 오르막이다.


이 길을 백팩을 메고 캐리어를 끌고 올라왔다.
그런데 오르막이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계속되는 오르막에 땀이 막 흐르는데, 이제 와서 어떻게 할 방법은 없다. 오타루역으로 돌아가기에는 너무 먼 길을 와버렸고, 이제 곧 내리막길이 있을 것이라 믿고 그냥 가던 길을 계속 가는 수 밖에..


다행히 언덕을 넘으니 미나미오타루역이 나왔다.

미나미오타루역 주변에 오타루의 관광지들이 여럿 있기는 하지만, 예전에 다녀오기도 했고, 더운 날씨에 짐을 끌고 돌아다니고 싶지 않아서 그냥 간다. 이번에는 오타루에서 초밥을 맛있게 먹은 것만 기억에 남기고 가야지.


저 아가씨들은 삿포로에 쇼핑하러 가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


미나미오타루역 건물은 꽤 낡은 것 같다.

메르헨 교차점에 가려면 미나미오타루역이 더 가깝다고 한다. 예전에 이 역에 내려서 돌아본 적도 있었는데 기억이 거의 없다.


출퇴근 시간이 아니라서 사람이 많지는 않다.


열차가 들어왔다.

신치토세공항행 쾌속 에어포트.

운이 좋은지 빈 자리가 있어서 앉아서 삿포로까지 갔다.


삿포로에 도착

돌아올 때 중간에 내려서 사진을 찍을까 했는데, 짐을 끌고 다니고 언덕을 오르다보니 생각보다 체력 소모가 크고 땀을 많이 흘려서 다 포기하고 삿포로까지 왔다. 여기서 잠시 쉬고 아사히카와 방면으로 가는 열차를 타야하는데..

하코다테본선의 보통열차는 하코다테-오샤만베, 오샤만베-오타루, 오타루-이와미자와, 이와미자와-아사히카와 구간으로 나누어 운행하고 있는데, 시간대에 따라 승객 수요 등에 따라 나누어진 구간 전부를 운행하지 않고 일부만 운행하는 경우가 많다. 오타루에서 출발하는 오샤만베 방면 열차는 시카리베츠나 쿳챤까지만 가는 열차가 오샤만베까지 가는 열차보다 많다. 중간에 환승을 통해 오샤만베까지 갈 수 있기는 하지만, 20분 남짓의 환승 대기 시간이 있어서 시간이 더 걸리고, 무엇보다 잘 타고 오던 열차에서 내려 다른 열차로 갈아타야 한다는 것이 짜증날 법하다.


오아사역

이 역은 행정구역상 삿포로시가 아닌 에베츠시에 위치하고 있다. 이 역부터는 대도시 삿포로가 아닌 삿포로 근교 지방의 도시인데, 사실상 삿포로 생활권에 묶여 있는 위성도시라고 보면 되겠다. 이 동네 사는 사람들에게 어디 사는지 물어보면 열에 아홉 이상은 삿포로에 산다고 할 것이다. 에베츠라고 말하면 아는 사람이 거의 없을 터이니 이것저것 설명하는 것도 쉽지 않을 터이니..

 

오아사역 정차 중


이시카리라이너 호시미행

이 열차는 오타루방면으로 가는 열차인데, 삿포로 시내구간의 수요가 많다보니 에베츠에서 호시미 사이를 운행하는 열차다. 


에베츠역.

이시카리라이너는 에베츠를 지나 이와미자와역까지 운행하는 경우가 많다. 수도권 지하철이 서울시계를 벗어나서 중간에 있는 역까지만 운행하는 경우도 많듯이 에베츠까지는 삿포로 근교라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선로에서 멀지 않은 곳에 창고가 있고, 그 뒤로는 주거용 맨션이 있다.

열차가 많이 다니지 않아도 열차가 다닐 때마다 시끄러울텐데..

 

사실 남 걱정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이 역에서 아사히카와 방면으로 갈 열차를 타야 하는데, 배차 간격이 아주 길다.


타고 왔던 이 열차는 다시 오타루 방면의 호시미로 가는 구간쾌속열차로 돌아간다고 한다. 


그리고 오타루행 보통열차가 이 열차 출발한 뒤 5분 후에 출발이고..

삿포로 근교지역이라 열차 운행이 그나마 많은데 하행열차는 뜸하다.


에베츠역

아무것도 할 것이 없다..

나가서 밖에 구경이라도 하고 싶은데 짐들고 다니기 귀찮아서 그냥 역 안에 눌러 있을란다.


심심하다..

비록 열차 시각표를 확인하지 않았지만 아사히카와까지는 쉽게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냥 역 안 그늘에 찌그러져 있었다.


다리다가 짜증나서 그냥 홋카이도레일패스를 사러 삿포로역에 갈까 생각도 했지만, 이번에는 꾹 참고 근성의 여행을 해보기로 한다. 물론 철덕들은 각역정차도 아니고 쾌속열차 타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터이지만 뭐 괜찮다. 그런 것에 연연하지도 않고 힘들어도 꼭 보통열차로 완주를 하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서..


차장이 차량 밖으로 나와 승객이 타는지 확인하면서 출입문을 닫고, 열차는 떠나갔다.

 

저 곳은 열차를 탈 플랫폼. 짐들고 계단 올라가기 싫어서 여태 내린 곳에서 꼼짝않고 있었다. 그러나 저 쪽으로 가야 한다.


건너오니 오타루행 보통열차가 도착했다. 저 오타루행 열차를 탈 수는 없으니..


이와미자와행 열차를 30분 넘게 기다리고 있다. 원래 이런 동네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막상 체험을 하면 York이 나온다.


드디어 이와미자와행 보통열차가 들어왔다. 그런데 이와미자와까지는 고작 역 세 개 뿐이라서 이와미자와부터 제대로 된 여정이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에베츠 다음은 토요호로역.

이런 호로...


세이코마트가 역에서 멀지 않은 것 같다.


휑하기는 마찬가지다.

그 다음 역인 호로무이, 카미호로무이역에 정차하지만 사진은 안 찍는다.


이와미자와역에 도착했다...


16시 25분 출발 아사히카와행 열차가 있지만 이것은 특급 수퍼 카무이. 그림의 떡이라는 것은 이런 것을 말한다. 아사히카와행 보통열차는 3번 승강장에서 출발한다고 해서 짐을 들고 저 계단을 또 올라가야 한다.. York이 또 나오려고 한다.


타고 왔던 열차는 회송으로 행선막이 변경되었다.

덥고 귀찮다..


전망대라고는 하지만, 이 전망대가 굉장히 좋은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은 아니고, 양이 풀 뜯어먹고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는 곳이라서 삿포로 시내를 내려다보려면 삿포로 테레비탑에 올라가거나 JR타워 38층 전망대에 올라가서 보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테레비탑은 예전에 다녀온 적이 있어서, 누가 테레비탑 전망대 입장권을 준다거나 삿포로 시내를 헤매다가 아리따운 아가씨라도 만나서 눈이 맞지 않는 한 다시 가지는 않을 것 같고, 간다면 JR타워일 것 같은데 별로 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는 않는 것이 그래봤자 딱히 볼만한 것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것 같다..


양들은 자유롭게 잘 놀고 있다. 풀을 뜯다가 지치면 자빠져 잠이나 자는 것 같고, 얘들 팔자가 부럽다.


이런 곳은 아이를 데리고 오면 좋을 것 같은데, 아이만 없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엄마도 없다...

 

양 한 마리가 자기들을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는지 쳐다본다. 눈싸움을 해서 무찔렀다.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는 말을 했다는 클라크 박사.

원래 이 말은 "BOYS, BE AMBITIOUS, not for money, not for selfish accomplishment, not for that evanescent thing which men call fame. Be ambitious for attainment of all that a man ought to be." 의 맨 앞 구절에 불과하다고 한다. 야망을 갖는다는 것이 돈과 권력, 명성 그리고 여자를 갖는 꿈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덧없는 것 말고 인간이 갖추어야 할 모든 것을 갖추도록 하라는 말이라고. 그런데 이 구절을 보면 일본의 만화 "Boys be" 가 생각이 나는 것은 부족한 인성 탓인가..


여기까지 왔으니 저 팻말 사진도 찍어야지.


줌으로 삿포로돔을 가까이 찍는 동안 양들은 침묵하지 않고 계속해서 풀을 뜯어 드시고 계신다.

 

얘야 살쪄. 그만 먹어..

 

저 돼지같이 생긴 양들은 계속해서 풀을 뜯고 있다.

 

'코이노마치 삿포로(恋の町札幌)' 라는 노래가 있는 모양이다.

사랑의 마을 삿포로라는데, 삿포로에서는 그런 감정을 가져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삿포로 뿐만이 아니고 일본에서는 별다른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껴보지 못한 것 같다. 처음에는 눈을 맞으며 눈쌓인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헤매느라 정신이 없었고, 몇 번 오가게 되면서 슬슬 익숙해졌다 싶을 때는 일 때문에 마음대로 다니지 못하였다. 


여기서는 사진을 찍어주는데 재미있는 조건이 있다. 우선 여기를 찾은 방문객의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주는데, 동시에 자기들의 카메라로도 사진을 찍어서 사진을 보여주고 인쇄를 원하면 그 사진을 돈을 받고 판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카메라를 사진찍는 사람에게 맡겨 사진을 찍고, 이들이 찍은 사진은 사지 않고 간다. 가만히 지켜보니 사진을 사는 사람이 많지 않은데, 이렇게 장사를 하는 것을 보면 즉석에서 인쇄하는 비용이 그렇게 비싸지는 않은 것 같다. 이 사람들도 자원봉사자가 아니니 장사가 되고 돈이 되니까 여기서 이러고 있겠지 뭐..


9년 전에 왔을 때는 온통 눈밭이었는데 감회가 새롭다. 한겨울에 와서 눈밭에서 혼자 뒹굴면서 사진 찍고 좋다고 지랄발광하면서 돌아다녔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 때는 야경 사진을 찍겠다고 삼각대를 가지고 다니면서, 사진 찍어줄 사람이 없어서 삼각대 세워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지금이야 스마트폰으로 그냥 셀카를 찍고 말겠지만..


삿포로의 경치를 살피자면 여기보다는 삿포로역과 연결된 JR타워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것이 더 좋겠지만, 혼자서 가기에는 전망대에 갈 돈이 아깝고, 여기는 양을 보러 간 것이니 주인공은 양이다.

 

설마 풀을 먹은 것이 배탈이 나서 저렇게 웅크려 있는 것은 아닐테고, 뭔가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네 녀석이 생각하는 양이냐?


남들은 풀을 뜯고 있는데 이 녀석은 혼자 사색을 하고 있다. 철학자의 양이냐..


얘는 아까부터 철조망을 뜯으려고 애를 쓰고 있다.

 

철조망 앞에 있는 풀을 뜯으려고 그랬던 것이냐..

 

철조망 근처의 풀이 유달리 맛이 좋을 리는 없고, 얘들도 뇌가 있으니 뭔가 생각을 할텐데 여기서 나가고 싶어도 나갈 수 없어서 답답함을 느끼는 것일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보면 안타깝고 애처로운 생각이 든다. 


들국화도 피고, 슬슬 가을이 오려는 것 같다. 겨울이 긴 홋카이도이기에 가을이 오는 시기도 빠르고, 겨울 역시 빠르게 오겠지. 그리고 어느 순간이면 눈으로 뒤덮인 곳으로 변해있을 터이고..


클라크타비타치노카네(クラーク旅立ちの鐘)라는 종이 있다.

클라크 박사 동상과 히츠지가오카 전망대 팻말을 같이 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사람들이 많아서 기다리다가 짜증이 나서 포기했다. 


(출처 : http://www.tabirai.net/sightseeing/tatsujin/0000164.aspx)

원하는 사진이 이런 것이었는데..

사람들이 이 근처에 잔뜩 몰려 있어서 기다리다가 인내심의 한계에 도달하여 때려치웠다. 사토미짱과 데이트를 하는 일이 생기지 않는다면 이 곳에 다시 가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냥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기 위해서..


히츠지가오카 오스트리아관

식음료와 기념품을 파는 곳인데, 여기서 양젖을 사먹었다. 양이 뛰어노는 전망대에 왔으니 양젖이나 먹어보자 했는데, 양젖이 우유보다 진하고 영양성분이 더 뛰어나다고 한다. 다만, 가격이 410엔씩이나 하더라는.. 거지 주제에..


'소녀와 양(少女と羊)'이라는 조각상이 있다.

소녀치고는 굉장히 글래머러스한 육덕진 몸매를 자랑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여기는 내가 갈만한 곳이 아닌 것 같은 분위기라서 방향을 돌렸다. 'Blanc Birch Chapel' 라는 간판이 있는데 결혼식 같은 행사를 하는 장소인 듯했다. 이상하게 고급스러운 차량이 지나다니고, 이 건물 안에 있는 사람들이 연회나 행사를 준비하는 사람처럼 보이더라니.. 당연히 어울리지 않는 장소이므로 발길을 돌렸다.


삿포로 시내로 가는 버스가 자주 다니는 것이 아니라서 기다리다가 할 일이 없어서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여기 식당에서는 저녁에 여러 종류의 코스 요리가 나오는 것 같은데, 그래 돈이 없지..

 

화장실도 귀여운 양캐릭터를 그려놓았다.

떼서 집에 가져가고 싶은데, 집 화장실은 하나 뿐이라..

버스 타고 내려가서 다시 지하철 타기가 귀찮아서 그냥 삿포로역까지 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사람들이 많이 탔지만, 일찌감치 가서 줄을 선 덕분에 착석에 성공했다. 여기에 와서 가만히 있지 않고 계속 여기저기 들쑤시면서 돌아다녔더니 잠이 온다. 스스키노에서 가까운 곳에 내리려고 했지만 앉아서 졸다보니 귀찮아서 종점인 삿포로역 앞까지 가버렸다.


이 곳이 삿포로역 앞에서 히츠지가오카 전망대로 가는 버스 타는 정류장이다.


지하철 삿포로역 14번 출구와 가깝다.


역시 이 나라 사람들은 줄을 잘 선다. 줄서기 만큼은 '선진 시민의식' 이라고 불러주고 싶다.


이왕 여기까지 온 김에 삿포로역에 잠시 들러보기로 한다. 내일부터 보통열차를 타고 돌아다니는 여정이 시작되는데 태풍으로 인한 피해로 혹시라도 운행이 중단되었다거나 대체수송을 할 수도 있으니 미리 알아보아야 할 것 같다. 성질이 급해서 느릿느릿한 열차 타는 것을 싫어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외국인용 패스를 사오지 않아서 그냥 몸으로 때워야 하는데, 열차 운행이 중단되어서 움직일 수 없으면 낭패니까 정보 수집 목적으로 갔다.


세키호쿠선은 탈 일이 없으니 어찌되든 상관이 없는 일이고.. 아바시리에서 오셨거나 가실 분, 메만베츠에 가실 분들 죄송합니다..

 

태풍의 영향으로 하코다테본선의 특급열차는 모조리 운휴가 되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노반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점검을 위한 것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보통열차는 운휴라는 말이 없는 것을 보니 열차가 다니기는 다니는데, 특급열차는 정차역 이외에서 속도를 올려서 달리니 중간에 문제가 있을 수 있어서 주의하는 것 같다. 태풍이 지나간 뒤에는 언제 비바람이 몰아쳤나 싶을 정도로 날이 맑아졌으니 내일 아사히카와에 가는 것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 그래도 모르는 일이니 역무원에게 내일 아사히카와 방면 하코다테본선 하행 보통열차의 운행은 어떻게 되냐고 물어봤더니 정상적으로 운행할 것이라고 해서 일단 마음을 놓고 도산코플라자에 들려서 간식거리를 조금 샀다. 군것질이 취미라서 뻘짓을 하더라도 뭐라도 먹으면서 하는 것을 즐기는지라..

 

어떤 젊고 잘생긴 남자가 노래를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아쉽다면 키가 조금 작다는 것인데.. 앞에 사람이 많지 않은 것을 보니 인지도가 높은 사람은 아닌 듯하고 무명의 아티스트처럼 보이는데 나름대로 마니아층을 거느린 사람일 수도 있겠다 싶다. 노래를 제법 잘하는 것을 보니 여성팬이 꽤 있을 것 같은데 완전 아마추어는 아니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작은 행사를 뛰는 그런 가수인 듯. 부러우면 지는거라지만 그냥 지고 말란다. 


노래 두 곡 정도를 듣고 나서 슬슬 걸어서 호텔로 간다. 내일부터는 오랜 시간 동안 열차를 타야하니 무리하지 않고 일찍 들어가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하니 시간적 여유가 없을 듯하고, 삿포로 시내를 산책하는 기분으로 설렁설렁 걸어서 호텔까지 가려고 한다.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지만, 가면서 토케이다이와 테레비탑도 보고 몸을 피곤하게 만들어 일찍 잠들도록 하는 목적도 있는 일타쌍피를 노리는 의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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