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앞 좌석 뒤에 작은 텔레비전이 붙어 있는데 테니스 경기 중계방송을 하고 있었다. 보면서 갈 수 있겠다 싶었는데 갑자기 광고 화면이 뜨더니 돈을 내고 시청해야 한단다. 1달러 정도면 기꺼이 감수할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비쌌다. 저가 항공사에 속하는 버진 블루는 화장실을 제외한 모든 서비스는 유료다. 당연히 기내식도 제공되지 않고 승무원들이 카트를 끌고 다니며 음료와 스낵류를 판매하는데 시중의 마트에서 판매하는 것보다는 조금 비싸다. 호주에서 유일하게 기내 서비스가 무료인 항공사는 콴타스 뿐이다.

출발은 늦었는데 얼마 늦지 않고 도착했다. 조금 천천히 갈 것이지 전속력으로 달리다니 조종사들의 퇴근 본능이 발동했나보다. 에잇, 당신들은 집에 가거나 호텔에서 묵겠지만 나는 공항에서 뒹굴어야 한다고! 그렇다고 기내에서 난동을 부릴 수도 없고(당연히 기내에서 난동을 부리면 형사 처벌을 받는다), 조용히 마리 선생님이 주신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원서를 읽으며 갔다. 생소한 내용이 아니면 적당히 이해는 하는데 읽는 속도가 느려 한 장 넘어가는데 30분씩 걸렸다.

이미 시간이 12시를 넘어섰기에 공항의 모든 상점은 문을 닫았고, 모두 재빨리 밖으로 나가서 시내로 향하는 교통편을 찾으러 다니기 바빴다. 단 한 번도 공항에 내렸을 때 누군가 마중하러 나온 적이 없었지만 이 때만큼은 갈 곳이 없다는 사실에 참 서글퍼졌다. 멜번 공항에서는 매 시간 시내로 들어가는 셔틀 버스가 있지만, 셔틀 버스 비용과 하루 묵을 숙박비라도 아껴야 하는 상황이어서 그냥 공항 주변을 맴돌았다. 멜번 공항에는 터미널이 4개가 있는데 각 터미널에 순서대로 숫자를 붙여 T1, T2, T3, T4라고 부른다. T1은 콴타스와 젯스타가 사용하는 국내선, T3는 버진 블루와 기타 지역 항공사의 호주 국내선, T4는 멜번을 허브로 삼는 타이거 항공의 국내선, 그리고 T2는 국제공항이다. (2008년 시점이므로 현재는 조금 달라졌을 수도 있음을 유의하시기를 바람)

마땅히 할 일이 없어서 국제공항 터미널로 건너갔다. 국제공항은 새벽까지도 비행기의 출도착이 있어서 계속 사람들이 오가는지라 비행기가 도착할 때쯤 되면 주변이 시끄러워졌다. 관광안내소에는 중년의 아주머니가 늦게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었는데, 영어가 된다면 여기서 숙박과 교통을 예약해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공항에 도착해서 몇 시간 보내고 아침에 호스텔의 픽업 버스를 타고 들어가고, 돌아가는 비행기 역시 전날 밤에 공항에서 노숙 계획이라 6박 7일의 여정이지만 숙소는 단 4박만을 예약했다. 다행히도 텔레비전이 있어서 은근슬쩍 가서 테니스 중계를 보았다. 호주오픈은 메인 코트인 로드 레이버 아레나(Rod Laver Arena)의 경기 일정을 빡빡하게 잡는 편이어서 마지막에 경기가 있는 선수들은 밤을 새워 경기하는 일이 종종 있다. 3라운드에서 로저 페더러와 얀코 팁세라비치가 4시간 27분 동안 경기를 하면서 일정이 지연되어 휴잇과 바그다티스는 밤 11시 52분에 경기를 시작해서 새벽 4시 34분까지 경기를 벌이기도 했다. 경기를 자정이 다 되어 시작한 것도 불운인데, 풀세트 접전을 펼치기까지 했으니 얼마나 피곤했을까. 어쨌든 밤새 따로 할 일도 없고 공항에 사람들이 다 빠져나가고 조용해질 때까지 기다리면서 잠시 인터넷이나 할까 기웃거리고 있는데 1달러짜리 동전 하나를 주웠다. 의외로 호주에서는 땅을 보고 다니다보면 동전을 줍는 경우가 많다. 경비가 빠듯한 여정이니 작지만 여행 경비에 보태기로. 

멜번은 하루에 사계절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고 할 정도로 날씨가 변덕스럽다. 아침과 저녁은 선선하지만 낮에는 아주 덥다가 종종 비가 내리기도 하고, 밤이 되면 서늘해져서 춥다고 느껴질 정도다. 남반구의 호주는 계절이 한국과 정반대인지라 1월이면 한여름에 해당하여 낮에는 기온이 섭씨 35도 이상 올라가는데, 밤이 되면 15도 정도로 기온이 뚝 떨어져 일교차가 심해 감기 걸리기도 쉽다.


침낭을 뒤집어 쓰고 자고 있는 사람도 있고 공항에서 노숙하는 사람들이 없지는 않다. 혼자 외딴 곳에 있는 것보다는 생판 모르는 사람이라도 옆에서 자는 것이 나을 듯해서 옆에 자리를 잡았다. 모자를 벗고 얼굴을 가리고 누워서 웅크린 채잠을 청했다. 쉽게 잠이 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밤에 잠을 자두어야 일어나서 힘차게 움직일 수 있으니 어느 순간 잠이 들었는데 추위 때문에 잠에서 깼다. 열량 보충을 위해 먹다 남겨둔 과자를 꺼내서 다 먹었지만 잠을 자면서 체온이 내려갔는지 몸이 덜덜 떨렸다. 긴팔 옷이라면 트랙 수트 하나 가지고 온 것이 전부인데 반팔 티셔츠 위에 하나 걸친다고 추위가 해결될 리 없었다.


저 베개 대신 쓸만한 배낭과 침낭이 얼마나 부럽던지..


잠꾸러기인데 잠이 오지 않을 리는 없지만 밤이 되자 날이 쌀쌀해지면서 추위가 느껴져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짐을 줄이기 위해서 반소매 셔츠와 바지만 가지고 와서 위에 덧입을 옷도 없고, 누워 있다가 잠깐 잠이 들었다가도 곧 추워서 금방 깨서 옆에 있는 국제선 터미널에 다녀오면서 대한항공이 멜버른에도 취항한다는 소식도 접하고, 다시 원래 있던 장소로 돌아와 잠을 청하다 깨기를 반복하면서 날이 밝아지는 것을 보았다. 


북반구의 겨울은 남반구의 여름인지라 해가 일찍 뜬다. 추워서 사진이 흔들렸다.


비록 공항에서 노숙을 한 거지이기는 하지만 너무 거지 티를 내는 것은 좋지 않으니 화장실에 가서 얼굴을 씻고 머리를 매만진 뒤 공중 전화 앞에서 서성거렸다. 사람 얼굴을 보고 대화하는 것은 큰 어려움이 없지만, 여전히 영어가 익숙치 않아서 전화로만 이야기하는 것은 두려움이 남아 있었다. 어떻게 말을 해야할 지 생각하며 연습을 해보다가 백패커스의 수신자 부담 전화번호로 다이얼을 돌렸다. 좀 이른 시간인 것 같지만 도착했으니 데리러 오라고. 그랬더니 9시에 픽업 버스가 갈 것이니 기다리고 있으라면서 버스가 가는 위치를 알려주었다. 호주에서 지내면서 한동안 백패커스에 묵었던 것은 숙박비를 절약하기 위함이기도 했지만, 계속 영어를 사용하는 환경에 자신을 노출시키기 위함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전화로 대화하는 것도 큰 두려움 없이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기뻤다.


나도 공식 교통수단을 이용하고 싶은데..

 

참새도 추운지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


침낭에서 번데기 놀이를 하는 이들은 잘도 자고 있다. 부럽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이 늘어나고 시끌시끌해졌고, 추위가 가시기 시작했다.


벤치에 앉아 있다가 공항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혹시 몰라서 미리 나가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정말로 9시가 되자 백팩커스에서 보낸 승합차가 도착했다. 예약한 백패커스에서 온 것이 맞냐고 물어보니 맞다고 하여 차에 올라타고 백패커스 유니폼을 입은 기사와 몇 마디 주고 받았다. 바로 출발할 줄 알았더니 세 명 더 기다렸다가 가야한다며 차 안에서 쉬고 있으란다. 이미 9시간을 기다렸는데 못 기다릴 이유 또한 없어서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 사이에 세 명의 배낭족이 다가왔고 드디어 공항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그런데 운전하는 친구가 시내에 들어서서는 바로 가지 않고 주변의 공원이니 구경할 곳을 돌면서 멜번에 대해서 열심히 안내를 시작했다. 여행자들에게 이런 서비스는 참 반갑고 고마운 일이지만, 얼른 체크인을 하고 테니스를 보러 가야 하기에 그의 설명이 귀에 들어올 리 없었다.

아침 시간의 백패커스는 늘 분주하다. 규모가 클수록 그리고 찾는 사람이 많을수록 더욱 그렇다. 이 곳은 수백 명이 묵을 수 있는 곳이어서 들어오는 사람과 나가는 사람의 줄이 끊이지 않았다. 뭐든지 느린 이 곳의 문화는 한국의 '빨리빨리' 와는 거리가 멀어서 뒤에 줄을 몇 명이 서든지 신경쓰지 않고 천천히 여유있게 일을 진행한다. 체크아웃하는 사람들과 농담을 하면서도 시간이 꽤 걸리고, 새로 체크인하려는 사람에게는 여러 가지를 설명해주느라 또 시간이 걸린다. 여기서도 30분 가까이 걸려서 겨우 체크인을 마치고 방으로 들어갔다.

예약한 방은 6인실이었는데 이층 침대가 세 개 놓인 방이었다. 어떤 침대를 쓰라고 정해주는 경우는 거의 없어서 먼저 편한 자리를 찜하는 것이 우선이다. 아무래도 윗층보다는 아래층을 쓰는 것이 편하기에 얼른 가방을 던져두고 영역 표시를 한 후 카메라와 지갑만 들고 밖으로 나섰다. 이미 시간은 세션 시작인 11시에 가까워지고 있어서 마음이 급했다. 호주 도착 이후 여태까지 단 한 번만, 그것도 친구가 돈을 내서 타봤던 택시를 타고 경기장으로 갔다. 조금 시간이 걸리기는 해도 충분히 걸어갈 수 있는 거리고, 대회 기간만 경기장 근처까지 운행하는 무료 트램이 있음에도 혹시나 경기를 늦어서 보지 못할까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호주의 도심에서 택시를 타는 것은 돈을 길에다 버리는 일과 다름없는 일이었다. 원래 도심에서는 속도를 내기 어렵거니와 특히 멜번은 트램이 지나다녀서 도로가 좁고 신호가 복잡하여 가다가 서는 것을 반복하여 느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기사 역시 승객이 바빠서 탄 것을 보아도 느릿느릿 규정을 준수하며 운전을 한다. 내가 급하지만 않다면 이는 참 좋은 것이지만, 속이 좀 탄다. 성질 급한 한국인의 폐해다.

걸어서 약 30분 정도의 거리를 택시를 타고 15분만에 도착했는데 요금이 12달러. 배가 아플 틈도 없이 바로 경기장으로 뛰어갔다. 미리 경기장 표를 구입해놓은 덕분에 금방 들어가서 내 자리를 찾아 헤맸다.

 

거금 134.9 달러를 주고 산 여자 단식 준결승전 입장권

경기가 열리는 로드 레이버 아레나(Rod Laver Arena)는 호주의 전설적인 테니스 선수 로드 레이버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 경기장인데, 해마다 호주오픈이 열리는 멜번 파크의 메인 경기장이다. 로드 레이버는 메이저 대회들이 아마추어 선수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한 오픈 시대에 처음으로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선수이며 1969년 한 해에 그랜드 슬램을 모두 제패한 달성한 유일무이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이 경기장은 개폐식 지붕이 있어서 날씨에 따라 지붕을 열고 닫는데 날이 흐린 탓에 지붕을 다 열지 않고 반 정도만 열어 놓고 있었다. 로드 레이버 아레나 다음의 위치인 하이센스 아레나(Hisense Arena)는 중국의 전자업체 하이센스가 네이밍 스폰서로 참여한 경기장으로 대회 초반에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소화가 불가능한 상위권 선수들의 경기가 열리는데, 이 두 곳은 따로 입장권을 사야 들어갈 수 있고, 세 번째 경기장이라 할 수 있는 마거릿 코트 아레나(Margaret Court Arena)부터 쇼 코트(Show Court)부터 20개에 가까운 작은 코트에서 열리는 경기는 그라운드 패스라 불리는 멜번 파크의 입장권과 같은 티켓을 사서 들어갈 수 있다. 로드 레이버 아레나 또는 하이센스 아레나의 입장권을 구입하면 이 티켓에 그라운드 패스가 포함되어 있는 셈이라 자신이 구입한 경기장과 그라운드 패스만으로 관전이 가능한 다른 경기장에 자유로이 출입이 가능하다. 물론 작은 코트 중에는 관중들이 관람할 만한 공간이 충분하지는 않다.

11시부터 바로 여자부 준결승 경기가 시작하는 줄 알았는데, 남자 복식 결승 경기에 이어서 여자 준결승 두 경기가 하나의 세션으로 되어 있었다. 만약 복식 경기가 먼저 열리는 것을 알았더라면 천천히 걸어왔을텐데 괜히 비싼 택시를 탄 것 같아 속이 쓰렸다.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남자 복식 준결승 1경기가 열린 후 여자 단식 준결승 두 경기가 이어지는데, 앞의 경기가 일찍 끝나더라도 오후 2시 이전에 경기를 시작하지는 않는다고.. 야잇 18.

대회 시작 전에 미리 구입한 티켓임에도 자리가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티켓 판매를 하는 티켓텍 지점에서 좌석 배치표를 보면서 심각하게 고민한 후 고른 자리인데, 이는 호주오픈 티켓 중 많은 좋은 좌석은 기업용 혹은 여행사 상품용으로 팔리기 때문에 어지간해서 일반인이 좋은 자리를 구하기는 사실 쉽지 않다고 한다. 그래도 좋아하는 선수의 경기를 볼 수 있으니 그걸로 만족하면 되겠지만 사실은 샤라포바가 아닌 페더러 경기를 보고 싶었다고!!


경기장에 스타 플레이어들의 사진이 붙어 있다. 

당시에 가장 잘 나가던 로저 페더러.


페더러의 천적이었던 라파엘 나달

그러나 이 대회까지만 해도 클레이코트에서만 위용을 뽐내던 선수였다.


기운 센 천하장사 서리나(Serena) 누님


전년도 우승자의 서리나 누나의 모습


남자부는 황제 페더러가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상황


오른쪽에서 두 번째에 있는 레이튼 휴잇은 다른 세 명 보다는 조금 떨어지는 레벨이지만 호주 선수라고 끼워준 것 같다.


곧 경기에서 보게 될 마리아 샤라포바.

작년에 약물복용으로 2년간 출전 정지를 당해서 당분간 보기 힘들 것 같은데, 나이가 있어서 글쎄 어찌 될 지는..


로드 레이버 아레나로 들어갔다.


흐린 날씨라 그런지 비가 올까봐 지붕을 다 열어두지는 않은 것 같다.

전광판을 보니 샤라포바가 나오는 여자 단식 준결승 경기가 아닌 남자 복식 준결승 경기가 열리고 있었다. 톱시드였던 남자 복식계의 전설 브라이언 브라더스가 8강에서 격침당하고, 모르는 선수들이 경기를 하고 있어서인지 몰입이 잘 안 되었다. 프랑스의 미카엘 요다와 아르노 클레망이 승리해서 결승에 진출했다.  


복식 경기는 거의 안 봐서 잘 모르기도 하고 9년 넘게 지나서 누가 누구인지 기억도 잘 안 난다.


볼보이 또는 볼걸들이 있다.

기아자동차가 호주오픈의 메인스폰서 업체여서 한국 아이들도 선발하여 호주오픈의 볼키즈로 활약을 한단다. 주요 경기에서는 보지 못한 것 같은데, 워낙 많은 경기가 열리니 여러 곳에서 활약을 했겠지 싶다. 나는 기아자동차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지만..


이긴 팀이나 진 팀이나 꺼꾸리와 장다리 조합이었는데 모르는 선수들이라 그런 것도 있고, 이미 경기가 어느 정도 진행 중이어서인지 별로 재미를 붙이지는 못했는데 다행히 금방 끝났다. 선수들이 이런 말을 들으면 기분 나쁘겠지만..


이 날은 남자복식 준결승 한 경기와 여자단식 준결승 두 경기, 그리고 남자단식 준결승 한 경기가 이 곳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다. 내가 산 데이 세션으로는 여자단식 준결승 경기까지만 볼 수 있고, 멜번 파크 안의 다른 코트에서 열리는 경기를 볼 수 있는데 대회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어서 열리는 경기가 많지 않아서 별 의미는 없었다. 악쟁이 샤라포바와 이번에 경기를 보면서 빠져든 이바노비치의 경기를 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지.


누군지 잘 모르지만 얘네들이 이겼다.


곧 열리는 경기는 샤라포바와 옐레나 얀코비치의 여자 단식 준결승 제 1경기

경기가 일찍 끝나는 바람에 여자 준결승전이 시작하는 2시까지는 시간이 꽤 많이 남아서 비싸지만 경기장 내의 매점에서 핫도그를 사서 먹고 멜번 파크 한 바퀴 돌면서 구경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돌아다니다 보니 샤라포바의 모습이 담긴 광고판도 있다.


이 때 확실히 나이키에서 샤라포바에게 엄청난 푸쉬를 했는데 지금은 뭐.. 약물복용자.


아무래도 평일 낮이기도 하고 나이트 세션에 라파엘 나달의 준결승 경기가 있으니 사람들이 그 경기를 많이 보러 가겠지 싶다. 대낮에 이렇게 시간을 낼 수 있는 사람은 나 같은 땡땡이 친 학생, 돈 많은 백수, 열렬한 테니스 애호가 정도겠지.


샤라포바와 맞붙게 된 세르비아의 옐레나 얀코비치. 5번 시드를 받은 샤라포바보다 더 높은 3번 시드를 받았는데, 이 해에 다른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 속에 세계랭킹 1위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그러나 메이저 대회 우승 타이틀 하나 없다고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2010년 즈음까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은 못하더라도 4강 정도에 오르는 꾸준한 포인트 관리로 세계랭킹은 높았으나 이후에 부상이 오면서 추락한 케이스. 그래도 최근까지도 계속 선수 생활은 하고 있다는 것 같다. 요즘에는 내가 테니스를 챙겨볼 정도의 여유가 없어서..


경기 전에 입고 오는 트레이너도 다른 선수들처럼 흔한 운동복 모양이 아니다.


팔다리가 길기는 길다. 키가 188cm라고 하니 이건 뭐..

아씨.. 나는 루저..


막상 실제로 보니 특별한 느낌이 들지는 않는데 샤라포바를 아주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흥미롭게 보는 선수라서 그런가보다.


관중석 아래쪽에 빈 자리가 있어서 사진을 찍기 위해 아래로 내려갔다. 심판 언니보다 머리 하나 더 높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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