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선수들은 1라운드를 통과한 마치고 2라운드에 돌입하였고, 지난 이틀 동안 경기가 없었던 32명의 남자 선수들은 1라운드 경기를 가졌다. 상위권 선수끼리 초반에 맞붙어 탈락하는 사태를 예방하고자 상위 32명의 선수에게 시드를 배정하여 최소 3라운드까지는 맞대결을 피하도록 대진표를 편성하지만 꼭 생각지도 않았던 선수들에게 혹은 잠시 랭킹이 떨어져 시드를 받지 못한 선수들에게 덜미를 잡혀 조기 탈락하는 선수들이 어김없이 발생했다.

6번 시드를 배정받았던 로빈 소더링(스웨덴·6위)이 허리부상으로 대회 직전 불참을 통보하면서 운좋게도 호게리오 다 실바(브라질·111위)에게 자리가 주어졌다. 다 실바는 1라운드를 통과하면서 최소한의 체면치레는 하였는데 어느 정도까지 갈 지는 알 수 없다.

대회 3일째 (8월 31일, 현지 시간 기준)

<남자부>

이미 대부분의 선수들이 1라운드를 경기를 치른 뒤라 두 명의 앤디, 머리와 로딕에게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2년 전 우승을 차지했던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아르헨티나, 19위) 정도에 눈길이 가는 정도였다.

올해 노박 조코비치를 이긴 단 두 명의 선수 중의 하나인 앤디 머리(영국·4위)는 인도의 솜데브 데바르만을 맞아 첫 경기를 가졌다. 데바르만은 세계랭킹이 64위로 머리와는 꽤 차이가 나지만 첫 세트에서 선전하면서 머리를 압박했다. 머리는 자신의 서브게임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1-3에서 4-3으로 역전시키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그러나 데바르만은 쉽게 물러나지 않고 서브게임을 지키며 6-6까지 끈질기게 따라갔고 타이브레이크에 돌입하였다. 초반에 실책으로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던 머리는 승부처에서 긴장을 잃지 않고 적시에 브레이크를 하면서 리드를 잡았고 첫 세트를 가져갔다. 그리고 기세가 꺾인 데바르만을 몰아붙여 이어진 두 세트를 어렵지 않게 이기며 두 시간 반 가까이 걸린 경기를 3:0(7-6 6-2 6-3)으로 승리했다.

이틀이나 라이벌들의 경기를 지켜보았던 앤디 머리가 드디어 첫 경기를 가졌다 ⓒ Nick Laham/Getty Images

대회가 열리는 미국의 간판 스타인 앤디 로딕(21위)은 최근 계속되는 부진으로 랭킹은 많이 하락하였지만 강서브를 앞세워 역시 미국의 마이클 러셀(96위)을 누르고 2라운드에 진출했다. 로딕은 두 세트를 쉽게 이긴 후 3세트에서 러셀의 거센 저항에 세트를 내주며 4세트까지 가면서 3:1(승리를 거두었다. 서브와 포어핸드 스트로크 외에는 상위 랭커들과의 경기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없는 것이 로딕의 한계이기는 하지만 유일하게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차지한 대회가 US오픈이었다는 점이 그에게는 좋은 기억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이제는 서브마저도 예전만큼 빠르고 날카롭지 않아서 문제다.

로딕은 올해의 부진을 씻을 수 있을지 ⓒ Nick Laham/Getty Images

최근 US오픈 시리즈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랭킹을 끌어올려 시드 배정까지 받은 존 이스너(미국·22위)는 난적 마르코스 바그다티스(사이프러스·59위)를 3:1(7-6 7-6 2-6 6-4)로 이기고 2라운드에 진출했다. 이스너는 최고 141mph(227km/h)의 강서브를 앞세워 코트에 폭격을 가했는데 바그다티스가 끈질긴 선수이기도 하지만 실책을 남발하면서 어려운 승부를 했다. 그러나 이스너는 두 번의 타이브레이크, 특히 2세트에서는 13-11로 세트를 가져오면서 경기를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2006년 세계랭킹 8위까지 올라갔던 바그다티스지만 부상과 부진이 이어지면서 최근에는 헤매고 있는 모습. 팬서비스도 좋고 애국심도 있어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선수인데 아쉽다.

한창 물오른 기량의 이스너 ⓒ Chris Trotman/Getty Images

역시 전 우승자인 델 포트로는 이탈리아의 필리포 볼란디(85위)를 3:0(6-3 6-1 6-1)으로 1시간 28분만에 쉽게 이겼다. 서브부터 공격과 수비 모두 델 포트로의 일방적인 우위여서 다소 싱거웠던 경기였다. 상대가 약했기에 델 포트로에 대한 평가는 이른 것 같은데,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스페인의 니콜라스 알마그로(10위)는 시드 배정 후 출전 포기를 선언한 소더링을 제외하고는 이 날 탈락한 유일한 남자 단식 시드 배정자였다.

델 포트로는 2년 전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 Chris Trotman/Getty Images

 

<여자부>

2라운드 첫날 경기에서 시드 배정자들 중 마리온 바르톨리(프랑스·9위), 아그네스카 라드반스카(폴란드·13위), 도미니카 치불코바(불가리아·15위)와 야니나 위크마이어(벨기에·21위)가 탈락했고, 자비너 리지키(독일·18위)와 파워넘치는 서브 대결을 벌일 것으로 기대했던 비너스가 기권하면서 리지키는 손쉽게 3라운드에 진출하는 행운을 잡았다.

첫 경기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5위)는 한층 나아진 모습으로 가볍게 3라운드에 진출했다. 아나스타샤 야키모바(벨라루스·84위)를 상대한 샤라포바는 서브가 잘 들어가면서 경기를 쉽게 풀어갔는데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실책이 많아진 것이 조금 아쉬웠다. 샤라포바를 상대하기에는 야키모바(야키소바가 아님)의 실력이 많이 부족해서 재미없었다. 2:0(6-1 6-1)의 샤라포바의 완승. 샤라포바의 경기는 그 날 컨디션이 어떠냐에 따라서 너무 달라져 복불복 수준이다.

이제 20대 중반이 된 샤라포바는 경기력이 안정될 때도 되었는데.. ⓒ Nick Laham/Getty Images

실력에 비해 저평가되고 유명하지 않은 베라 즈보나레바(러시아·2위)는 카테리나 본다렌코(우크라이나·69위)와 접전을 벌여 2:1(7-5 3-6 6-3)으로 이겨 3라운드에 진출했다. 실력에 비해 스타성이 부족한 것이 즈보나레바의 아쉬운 점이기도 한데 어느 정도는 타고나는 것도 있고 주변에서 어떻게 포장을 해주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즈보나레바는 1세트에서 본다렌코와 브레이크를 한 번씩 주고 받으며 팽팽한 접전을 벌였는데 5-5에서 포핸드 위너로 상대 서브게임을 가져오고 마지막 게임을 잘 지키며 7-5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3-2로 앞서던 2세트를 3-6으로 역전당하며 위기를 맞았는데, 3세트 4-3으로 앞선 상황에서 본다렌코의 서브를 다시 브레이크하면서 승기를 굳혀 2시간 6분의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했다.

그동안 보잘 것 없는 이 리뷰에서도 소외되었던 베라 즈보나레바 ⓒ Nick Laham/Getty Images

사만다 스토서(호주·10위), 마리아 키릴렌코(러시아·29위) 등이 승리를 거두며 3라운드에 진출했고 중국의 펑슈아이(14위) 역시 츠베타나 피론코바(불가리아·50위)를 이기고 3라운드에 나가면서 리나는 떨어졌지만 "베이징 키즈" 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호주의 희망 사만다 스토서 ⓒ Chris Trotman/Getty Images

 

-----

<보너스 사진>

남자 테니스의 아내(혹은 애인)들 중에서 꽤 유명한 로딕의 아내 브루클린 데커 ⓒ Nick Laham/Getty Images

개인적으로 관심은 없지만 혹시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싶어서..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