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에 걸쳐 1라운드 경기를 마친 남자 선수들은 이 날부터 두 조로 나뉘어 격일로 2라운드부터 8강까지의 경기를 치르게 된다. 1라운드를 이틀에 마친 여자 선수들은 2라운드 경기 일정에 들어갔는데 승자의 경우 8강까지 하루 휴식 후 경기를 치르는 일정이 이어진다.

9월 1일 (대회 4일째, 현지 시간 기준)

<남자부>

본선 참가자의 절반만이 살아남은 2라운드 경기. 우승권에 있는 강호들은 손쉬운 승리를 거두며 3라운드에 진출하였지만, 사람의 일에 늘 절대적인 것은 없다고 시드 배정자 네 명이 탈락했다.

조코비치의 여유 ⓒ Chris Trotman/Getty Images

No.1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는 1라운드에 이어 2라운드도 아주 쉽게 이기면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조코비치는 카를로스 베를로크(아르헨티나·74위)를 상대하여 한 시간 반만에 3:0(6-0 6-0 6-2)으로 승리했다. 조코비치는 첫 서브의 성공률이 다소 좋지 않았지만 차분하게 임하여 더블 폴트는 범하지 않았고, 발빠른 수비와 순간적인 공세 전환으로 베를로크의 서브를 무력화시키며 클래스의 차이를 보여주었다. 조코비치의 3라운드 상대는 러시아의 니콜라이 다비덴코.

페더러를 보면 테니스 참 쉽게 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 Chris Trotman/Getty Images

로저 페더러(스위스·3위)는 두디 세라(이스라엘·93위)를 맞아 조코비치보다 빠른 77분만에 3:0(6-3 6-2 6-2)으로 가볍게 이겼다. 페더러는 1라운드에 비해 서브 정확도가 좋았는데, 첫 서브의 88%, 두 번째 서브의 82%를 점수로 연결시키는 아주 효율적인 경기로 내줄 점수는 내주면서도 경기를 쉽게 풀어갔다. 여전히 포핸드와 백핸드 가릴 것 없이 예리한 맛이 떨어지는 것이 보면서 불안함이 느껴지지만 무뎌진 움직임에도 할 것은 다 하는 그의 재주가 그저 놀라울 따름.

"노장은 살아있다" 를 보여주려 애쓰는 페레로 ⓒ Julian Finney/Getty Images

역시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100위권 밖으로 밀려나버린 전직 1위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스페인·105위)는 가엘 몽피스(프랑스·7위)를 3:2(7-6 5-7 6-7 6-4 6-4)로 힘겹게 누르고 3라운드에 진출했다. 1세트를 타이브레이크 끝에 힘겹게 따낸 페레로는 2세트를 아쉽게 내주고 3세트도 타이브레이크 끝에 내주며 위기에 처했지만 노련미를 앞세워 몽피스를 제압했다. 4세트 3-3에서 몽피스는 포핸드 실책으로 서브 게임을 내주면서 마지막 5세트까지 가게 되었고, 페레로는 몽피스의 첫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면서 리드를 잡더니 끝까지 지켜 승리를 거두었다. 몽피스는 21개의 에이스와 81개의 위너에도 불구하고 81개의 실책으로 울어야했다.

송가는 날아다니는 사진 밖에 찾을 수 없다 ⓒ Julian Finney/Getty Images

몽피스의 동료인 프랑스의 리샤르 가스케(13위)와 미카엘 르요라(30위)는 각각 이보 카를로비치(크로아티아·94위)와 케빈 앤더슨(남아공·34위)에게 덜미를 잡히며 시드를 받은 프랑스 선수 세 명이 탈락하였다. 그러나 프랑스의 에이스인 조-윌프리드 송가(11위)는 무명의 세르게이 부브카(우크라이나·207위)를 누르고 3라운드에 진출했다. 체코의 노장 라덱 스테파넥(25위)은 후안 모나코(아르헨티나·36위)와의 경기에서 0:2로 뒤진 3세트 도중 기권하면서 탈락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세르비아와 함께 남자 테니스의 대세인 스페인은 페레로 외에도 페르난도 베르다스코(19위)와 마르셀 그라놀레스(32위)가 3라운드에 진출했고 마디 피쉬(미국·8위)와 토마스 베르디흐(체코·9위) 등도 무난히 승리를 거두었다.


<여자부>

그랜드슬램 무관의 No.1 카롤리네 보스니아키(덴마크)는 미모만큼은 손꼽히는 아란차 러스(네덜란드·82위)를 2:0(6-2 6-0)으로 63분만에 가볍게 이겼다. 러스는 보스니아키의 두 배가 넘는 31개의 실책을 저질렀고, 첫 서브의 33%만을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등 스스로 자멸했다. 수비가 뛰어난 보스니아키를 이기기 위해서는 양 사이드라인을 흔드는 정확하고 빠른 스트로크가 없다면 어려운 일이다.

저 스윙에 맞으면 많이 아플 것 같다는 ⓒ Chris Trotman/Getty Images

강력한 우승후보 서리나 윌리엄스(미국·27위)는 리처드 크라이첵의 배다른 남매인 미카엘라 크라이첵(네덜란드·74위)을 2:0(6-0 6-1)으로 49분만에 셧아웃시켰다. 서리나는 첫 서브의 성공률이 60%대에 그쳤지만 일단 들어가기만 하면 90%이상을 점수로 연결시킨데 반해 크라이첵은 서브 성공률이 44%에 그치고 절반 정도만 점수로 연결시키며 큰 실력차이를 보여주었다. 서리나의 타구를 받아내기 어렵다는 것이 다시 입증된 경기.

위풍당당은 이럴 때 쓰는 말 ⓒ Michael Heiman/Getty Images

세르비아 출신의 두 옐레나, 얀코비치(세르비아·12위)와 도키치(호주·73위)가 붙은 경기에서는 노련함과 안정감이 앞서는 얀코비치가 승리를 거두었다. 얀코비치가 잘했다기보다는 50%가 채 되지 않는 첫 서브 성공률과 15개의 더블 폴트, 그리고 36개의 실책으로 도키치가 자멸한 경기였다. 다혈질 성격의 도키치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더 힘들게 경기를 이끌어가기도 하는데 이 날이 바로 그랬다.

가끔 얀코비치의 나이를 보면 놀랍기는 하지만 ⓒ Julian Finney/Getty Images

안드레아 펫코비치(독일·11위)는 중국의 정지에(78위)에게 2:1(3-6 6-3 6-3) 역전승을 거두었다. 펫코비치는 1세트를 내주고 2세트에서도 1-3으로 끌려가면서 위기를 맞이했지만 3게임 연속 브레이크와 함께 내리 다섯 게임을 따내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세트에서 정지에는 1-1에서 펫코비치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앞서갔지만 펫코비치가 2게임 연속 브레이크와 함께 내리 네 게임을 따내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공격적으로 덤비는 정지에의 파상공세를 펫코비치는 차분하게 받아내면서 실책을 유도하여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자랑은 아니지만 펫코비치의 경기는 처음 보았다 ⓒ Julian Finney/Getty Images

그리고 빅토리아 아자렌카(벨라루스·5위), 프란체스카 스키아보네(이탈리아·8위)와 스베틀라나 쿠즈네초바(러시아·17위) 등이 승리를 거두었고, 아나 이바노비치(세르비아·18위)는 상대의 기권으로 손쉽게 3라운드에 진출했다. 리나를 눌렀던 시모나 할렙(루마니아)과 시드 배정자인 자밀라 가조소바(호주·31위)는 탈락했다.

 

<Player of the Day>

이번 대회 남자 단식 출전자 중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31세의 페레로 ⓒ Julian Finney/Getty Images

페레로의 경기가 열렸던 루이 암스트롱 스타디움의 모습 ⓒ Patrick McDermott/Getty Images

 

<보너스 사진>

조코비치의 여자친구인 옐레나 리스틱 ⓒ PacificCoas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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