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경기가 3라운드에 접어들면서 이제 강호들끼리 맞붙게 되었다. 3라운드 첫날에 No.1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의 경기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로저 페더러(스위스·3위)와 마린 칠리치(크로아티아·27위)의 경기와 조-윌프리드 송가(프랑스·11위)와 페르난도 베르다스코(스페인·19위)의 경기, 그리고 토마스 베르디흐(체코·9위)와 얀코 팁세라비치(세르비아·20위)의 대결에 관심이 모아졌다. 그러나 기대했던 정도의 접전은 일어나지 않았고, 팁세라비치는 베르디흐의 기권으로 인한 행운의 승리를 챙기며 4라운드에 진출하였다.

여자 경기에서는 No.1 카롤리네 보스니아키(덴마크, a.k.a 캐롤라인 워즈니아키)와 서리나 윌리엄스(미국·27위) 등의 우승 후보들이 쉬운 승리를 거두고 4라운드에 합류했다. 젊은 피 아나스타샤 파블류첸코(러시아·16위)는 전직 세계 1위 옐레나 얀코비치(세르비아·12위)를 누르고 작년에 이어 두 번째 4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대회 6일째 (9월 3일, 현지시간 기준)

<남자부 3라운드>

이미 전성기를 지난 페더러와 젊은 피 칠리치의 대결은 칠리치가 페더러의 약점인 체력과 백핸드를 공략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포인트였다. 페더러는 서브 게임을 내주지 않고 단 한 번의 브레이크로 6-3으로 1세트를 가져갔지만, 2세트에서 4-5로 뒤진 상황에서 결정적인 브레이크를 당하며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승부의 분수령이 된 3세트에서 페더러는 첫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앞서갔지만 더블 폴트와 포핸드 실책으로 서브 게임을 내주며 힘든 승부를 했다. 그러나 4-4로 팽팽히 맞선 아홉 번째 게임에서 칠리치는 더블 폴트로 서브 게임을 내주었고, 페더러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서브 게임을 지키며 승리했다. 4세트에서 두 선수는 서브 성공률이 떨어지면서 고전했는데 칠리치의 실책 남발로 페더러가 승리를 거저 먹다시피 했다. 3:1(6-3 4-6 6-4 6-2)로 페더러의 승리.

페더러의 전매특허인 한 손 백핸드 ⓒ Philip Hall/usopen.org

명승부가 되리라 기대했던 송가와 베르다스코의 경기는 두 선수의 현재 페이스를 보여주듯이 송가의 승리로 쉽게 결정되었다. 베르다스코는 서브 성공률도 좋았고 실책을 많이 저지르지도 않는 좋은 경기를 했지만 송가의 파괴력을 이겨내지 못했다. 서브에서 우위를 점한 송가는 서브 에이스 12개를 포함하여 첫 서브의 80%, 두 번째 서브의 50% 이상을 득점으로 연결시켰지만, 베르다스코는 서브 성공률은 높았지만 송가의 공격적인 리시브로 인해 점수로 연결시키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승부처는 2세트 5-5 상황이었는데 송가는 강력한 포핸드 스트로크로 위닝샷을 날리며 베르다스코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했고, 이어진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세트를 따내며 베르다스코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송가의 3:0(6-3 7-5 6-4) 승리.

송가는 또 춤을 추었다 ⓒ Don Starr/usopen.org

No.1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는 왕년의 강호 니콜라이 다비덴코(러시아·39위)를 상대로 예상보다 쉬운 3:0(6-3 6-4 6-2)의 승리를 거두었다. 조코비치의 첫 서브 성공률이 60%에 그친 반면 다비덴코는 73%에 달했지만, 톱랭커를 상대로 받아치기 쉬운 서브가 잘 들어가는 것은 좋은 것은 아니었다. 다비덴코는 겨우 서브를 넣은 후 절반 정도밖에 점수로 연결하지 못했고, 조코비치는 기회를 엿보다 고비 때마다 다비덴코의 서브 게임을 가져오며 승리를 챙겼다. 승부처는 3-3으로 맞선 2세트 다비덴코의 서브 게임이었는데, 브레이크 포인트에 몰린 다비덴코가 포핸드 실책을 저지르면서 조코비치에게 게임을 내주었다. 조코비치는 이어진 게임을 가져가면서 5-3으로 달아났고 2세트를 결국 6-4로 챙기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조코비치는 무서울 것이 없었다 ⓒ Rob Loud/usopen.org

마디 피쉬(미국·8위)는 케빈 앤더슨(남아공·34위)을 맞아 3:0(6-4 7-6(4) 7-6(3))의 승리를 거두며 4라운드에 진출했다. 스코어에서 볼 수 있듯이 접전이었지만 결정적 순간에서 앤더슨이 실책을 범하며 패하고 말았다. 알렉산드르 돌고폴로프(우크라이나·23위)는 광서버 이보 카를로비치(크로아티아·94위)에게 서브에서도 밀리지 않으며 승리를 거두었고,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스페인·105위)는 기권승으로, 후안 모나코(아르헨티나·36위)는 노장 토미 하스(독일·475위)를 누르고 4라운드에 합류했다.

피쉬의 백핸드 스트로크 ⓒ Andrew Ong/usopen.org

<여자부 3라운드>

No.1 보스니아키는 태국계 미국인 배니아 킹(103위)을 맞아 힘들게 2:0(6-2 6-4)으로 승리했다. 스코어만 놓고 본다면 보스니아키의 완승이지만 한 시간 반이 넘게 걸린 경기는 치열한 랠리가 이루어졌고,킹이 코트 좌우를 오가며 끈질긴 경기를 하여 보스니아키는 중간중간 짜증을 내기도 했다. 보스니아키는 1세트 첫 게임부터 브레이크당하며 밀렸는데 바로 킹의 서브 게임을 잡아내며 맞불을 놓았고, 2-2로 맞선 다섯 번째 게임에서 여러 번 브레이크 위기에 몰렸으나 침착하게 지켜내면서 경기 흐름을 가져왔다. 그리고 킹의 서브 게임을 연달아 두 번 브레이크하면서 1세트를 6-2로 승리했다. 2세트에서 보스니아키는 3-0으로 앞서며 손쉽게 승리하는가 했는데 킹이 연달아 두 게임을 따내며 추격전을 시작했다. 그러나 보스니아키는 킹의 서브 게임을 가져오며 제동을 걸면서 먼저 5게임을 따내 승리를 눈앞에 두었다. 킹은 두 번째 추격전을 시작하여 5-4까지 따라붙었지만, 갑자기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여 잠시 메디컬 타임을 갖고 치료 후에 이어진 게임에서 패하며 보스니아키의 승리로 끝이 났다.


이봐이봐 테니스는 공을 발로 차는게 아니라고 ⓒ Philip Hall/usopen.org

대회 네 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서리나의 힘은 빅토리아 아자렌카(벨라루스·4위)도 무력화시켰다. 서리나는 여전한 서브의 난조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상쇄시키는 강력한 스트로크로 아자렌카를 제압했다. 서리나의 첫 서브는 성공률이 50%를 밑돌았지만 12개의 에이스를 뿜어냈고, 39개의 위너를 기록하는 등 일방적인 경기를 했다. 그러나 들쑥날쑥한 경기력 탓에 2세트 막판 브레이크를 허용하며 5-5가 되면서 결국 타이브레이크에 돌입하였지만 스트로크를 앞세워 승리를 거두었다.


기운 센 천하장사 서리나입니다 ⓒ Philip Hall/usopen.org

아나 이바노비치(세르비아·19위)는 미국의 신예 슬론 스티븐스(106위)에게 2:0(6-3 6-4)으로 승리하며 4라운드에 진출했다. 역시 경기력이 들쑥날쑥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이바노비치는 서브 난조와 잇따른 실책 남발 속에서도 전 세계랭킹 1위의 관록(?)을 앞세워 승리했다. 샤라포바와 마찬가지로 바닥까지 추락했다가 올라온 이바노비치는 빠른 움직임은 아직 살아있지만 서브와 스트로크의 정확도에서 전성기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서리나와 맞붙게 되는 4라운드 경기 결과가 주목된다.

이바노비치의 만세 ⓒ Rob Loud/usopen.org

파블류첸코바는 얀코비치를 2:0(6-4 6-4)로 이기고 4라운드에 진출하여 프란체스카 스키아보네(이탈리아·8위)와 격돌하게 되었다. 1세트에서 얀코비치가 3-2 리드 상황에서 다섯 번의 브레이크 기회를 살리지 못하며 파블류첸코바의 기세를 살려주고 말았다. 파블류첸코바는 4-4로 맞선 얀코비치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승기를 잡았고 1세트를 따내며 앞서갔다. 2세트는 서로 상대의 서브 게임을 두 번씩 브레이크하며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는데 3-3에서 얀코비치가 결정적인 실책을 범하며 서브 게임을 내주었고, 파블류첸코바는 1세트와 마찬가지로 6-4로 승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얀코비치를 이긴 파블류첸코바의 서브 ⓒ Philip Hall/usopen.org

스키아보네는 샤넬 쉬퍼스(남아공·81위)를 상대하여 매치 포인트까지 몰렸다가 뒤집는 저력을 발휘하며 4라운드에 합류했다. 세 시간 가까이 걸린 이 경기에서 쉬퍼스는 대어를 잡는가 했지만 결정적 순간에서의 단 한 점이 부족하여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안드레아 펫코비치(독일·11위)와 스베틀라나 쿠즈네초바(러시아·17위), 그리고 카를로스 수아레스 나바로(스페인·76위)가 4라운드에 합류하며, 여자부는 16명의 선수가 남게 되었다.

 

<Player of the Day>

탈락 직전까지 갔다가 간신히 살아나 경기를 뒤집은 31세의 노장 스키아보네 ⓒ Andrew Ong/usopen.org

 

<보너스 사진>


잘 모르는 사람이지만 스타라고 하길래. 올리비아 팔레르모라는 아가씨란다 ⓒ Rob Loud/usope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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