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라이즈세토

지난 달에도 1주일간 일본에서 머물렀던 덕분에 돈이 굉장히 부족하여, 삿포로 직항 항공기는 도저히 엄두를 내지 못하고, JR패스 보통차용 7일권 하나 믿고 갔다. 중간에 이틀 정도 출장이 예정되어 있는데, 이게 일정이 유동적인지라 그 전후로 하루씩 비워두다보니 막상 제대로 뭔가 구경을 한다거나 식도락에 빠지는 생활은 엄두도 못내고..

 

일단은 국제선터미널에서 국내선터미널로 이동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타야한다. 돈이 많으면 택시 잡아서 타고 가도 되지만, 돈이 그렇게 넉넉할 리가 없고, 일단은 절약이 최우선이다.

 

후쿠오카 시내에서 후쿠오카공항의 국제선 터미널까지 한 번에 가려면 택시 이외에 다른 방법은 없을 것 같은데..

 

후쿠오카지하철 공항선. 이 공항선에는 후쿠오카시영지하철 외에도 JR치쿠히선과 직통하는 열차가 들어와서 니시카라츠까지 다닌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후쿠오카공항에 내려서 하카타역까지 또는 거기서 역 하나 둘 정도 더 가는 정도라서..

 

메이노하마역까지가 후쿠오카지하철 쿠코선(공항선)이고, 이후는 JR치쿠히선과 직통운행한다. 타본 적은 없지만..

일단은 하카타역에 내려서 JR패스를 교환하고 열차 예약을 해야하는 것이 먼저다. 시간 절약을 위해 야행특급 선라이즈 익스프레스를 타고 토쿄에 가서 한 시간 정도 기다려 신칸센으로 신하코다테호쿠토까지 가는 것이 기본 계획. 만약 선라이즈의 지정석이 만석이라면, 이런 계획은 접고 일단 오사카까지 신칸센으로 가서 버스를 타고 토쿄에 가는 것이 플랜B.

그런데 다행히도 선라이즈에 공석이 있다고 해서 마지막 하나 남은 좌석을 예약하고 늦었지만 저녁이라도 먹어야겠다 싶어서 유부초밥 도시락을 하나 샀다. 

 

이 도시락은 히메지까지 가는 도중에 다 먹고, 신칸센이 시간을 많이 절약해준 덕분에 히메지역에서 내린 뒤에 잠시 밖에 나가서 편의점에서 100엔짜리 차류 음료수 한 병을 사고 다시 역으로 돌아왔다. 지난 번에 쓰고 남은 동전이 몇 개 있어서 100엔짜리 동전 하나 건네고 역 바깥에서 돌아다니면서 시간을 보내다 열차를 타러 들어갔다.

 

저 신칸센 열차는 내가 탈 열차가 아니올시다..

잠시 후에 열차가 들어와서 얼른 올라타서 지정된 좌석에 가서 짐을 내려놓고, 약 7시간 반 정도 열차를 타고 토쿄로 간다.

 

토쿄역에 도착했다.

승강장에 내려서 정신 좀 차리고, 이제 홋카이도신칸센을 타러 간다. 카페트가 깔려 있지만 자리가 넓은 편은 아니고, 흔들리는 열차 안에서 누워서 가면 잠에서 깨었을 때 피로가 몰려온다. 이 생활 며칠 반복하면 몸이 알아서 적응을 하기는 하더라만...

 

어쨌든 수고하셨습니다. 운전수, 차장님 아리가토고자이마스~! 오츠카레사마데시타.

#19. 귀국

2018. 10. 2. 01:12

이번 포스트는 이틀에 걸친 이야기가 되겠다.


아침은 상쾌하게 오누마 생수로 시작

페트병에 입을 대고 마시면 세균이 증식한다고 개봉하면 빨리 먹으라던데 잊어버리고 안 마시고 있었다. 버리기는 아까워서 마셨는데 별 탈은 없었던 것 같다. 씻고 나니 체크아웃 시간이 다 되어서 짐을 챙겨 나와 체크아웃을 한 뒤, 호텔 지배인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고 빈 공간을 빌려 잠시 회사 일을 조금 하다가, 밖으로 나왔다.


일단 시나가와역으로 가본다.

시나가와에서 토쿄에 갈 때는 신칸센이다..

JR토카이의 거점이기도 한 시나가와역. JR이라는 이름으로 국철에서 민영화[각주:1]되면서 지역별로 분할이 되었지만, 여전히 JR여객철도 6개사는 승차권 예약, 발권 시스템을 공유하고 있어서 타 지역의 JR역 및 주요여행사 등에서도 JR의 승차권 구입 및 변경 등이 대부분 가능하다. 예를 들면 JR시코쿠의 마츠야마역에서 홋카이도의 특급열차 수퍼호쿠토를 예약하거나 승차권, 특급권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어쨌거나 JR동일본은 얘네들이 자기네 영역에 토카이도신칸센에 이어서 츄오신칸센까지 시나가와역에 쑤셔넣고 있어서 눈엣가시일 것 같은데..

 

돈 들어가는 것 아니니까.. 이미 돈을 다 내버렸지..

이 짧은 거리를 굳이 지정석권 발권받아서 타려면 다시 승강장에서 내려가 개찰 바깥으로 나가야 해서 그냥 자유석 칸에 앉아서 간다. JR패스가 아니라면 이런 생각도 하지 않겠지 뭐.. 

토쿄역에 내려서 야마노테선과 츄오선 열차를 타고 돌면서 상점 몇 군데 들러서 구경을 하고, 사토미쨩이 모델로 나온 광고지 몇 장 챙기고 나니 할 일이 없어서 넷카페에 들어가서 졸다가 나왔다. 다시 체크아웃을 했던 호텔로 돌아가서 맡겨두었던 짐을 찾아서 가지고 나와서 다시 토쿄역으로 간다.


홋카이도신칸센 H5계 열차

센다이까지만 가는 것 같은데, 신칸센은 선로 점검 등의 이유로 24시부터 6시까지는 운행을 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는 대개 밤 9시를 넘어가면 노선의 말단에 있는 역의 신칸센의 운행이 종료되거나 조금씩 운행구간이 짧아지고, 그 역에서부터 주박한 후 다음 날에 출발하는 첫 열차로 투입되는 경우가 많다. 센다이행 열차라면 아마도 이 열차가 센다이에서 출발해서 홋카이도 방면으로 가거나, 아니면 토쿄로 출발하는 열차가 된다. 어차피 내가 탈 열차는 신칸센이 아닌 재래선 특급열차이므로 별 상관없기는 한데..


선라이즈 세토를 타고 일찌감치 잠을 자고 도착 한 시간 반 전 쯤에 일어나서 오카야마에 도착. 샤워카드를 사서 깨끗이 씻고, 짐을 챙겨서 내렸다. 오카야마역에서 선라이즈세토와 선라이즈이즈모가 분리되므로 정차시간이 다른 역에 비해서는 긴 편이다. 그렇다고 여유부리면서 다른 짓을 할 만큼의 여유는 아니고. 열차팬들은 이 열차의 분리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반대로 상행열차를 탈 때는 이즈모시에서 온 선라이즈이즈모와 타카마츠에서 온 선라이즈세토가 병결한다.

신칸센을 타고 하카타까지 가야하는데, JR패스로는 탈 수 없는 미즈호를 먼저 보내고, 25분 정도 후에 출발하는 사쿠라 541호를 기다렸다. 간밤에 비도 내렸고,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공기가 꽤 차가워서 열차를 기다리다보니 몸이 떨렸다. 열차에 올라탄 뒤에도 한동안 계속 몸이 떨리더라는..


하카타역에 도착했다.

고민하지 않고 그냥 지하철을 타고 후쿠오카공항으로 갔다.


한국처럼 일본의 식민지였던 타이완의 에바항공은 항공기를 일본의 산리오사의 캐릭터인 배드바츠마루로 랩핑을 해놓았다. 한국 국적의 항공사라면 일본의 캐릭터를 항공기에 랩핑을 하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텐데..

 

비행기는 이륙했고


대한해협을 지나고 있다.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그리고 바로 출근해서 밀린 일을 하고 난 뒤에 막차를 간신히 타고 집에 돌아갔다... ㅠㅠ

  1. JR홋카이도와 JR시코쿠는 재정상황이 열악하여 아직 민영화가 되지는 않았고 언제 될 지도 모른다. [본문으로]

'일본 JAPAN > 2017.09 늦여름에도 홋카이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18. 상경  (0) 2018.10.01
#17. 오누마공원 ②  (0) 2018.09.26
#16. 오누마공원 ①  (0) 2018.09.23
#15. 하루 종일 차만 타고 있다니  (0) 2018.09.16
#14. 쿳샤로코(屈斜路湖)  (0) 2018.09.1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