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슌쥬하치








조용하고 평화로운 시로이시역


저 학생들은 센다이 방면으로 가려는 것 같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에 가는 것일까, 학원에 가려고 센다이로 가는 것일까. 저 아이들에게 별로 관심은 없지만 열차를 타거나 기다리는 것이 지겨워지다보니 사람 구경을 하면서 별 생각을 다 하고 있다.


역 바깥으로 보이는 저 건물은 아마도 시로이시성인가보다. 후쿠시마행 열차 시각이 얼마 남지 않아서 다녀올 여유는 없다. 그러게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오우본선을 타고 왔어야 하는데.. 두 시간 더 잔다고 늦게 나온 것이 발목을 잡는다.


1번과 2번 선로는 하행열차, 3번 선로는 상행열차가 다니는 모양이다.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2번선에서는 센다이 방면에서 온 열차가 회차하여 다시 내려가는 것 같다. 센다이가 토호쿠지역에서 가장 큰 도시인 만큼, 지방에서는 보기 힘든 6량 편성의 열차가 다닌다.

 

후쿠시마행 쾌속열차가 들어오고 있다. 모처럼 보게 된 4량 편성의 열차인데, 몇몇 역에만 정차하지 않아서 보통열차에 비해 7분 가량 빠른 정도에 불과하다. 센다이에서 후쿠시마까지는 토호쿠신칸센이 동일한 구간을 운행하고 있지만, JR에서 이 병행재래선을 제3섹터화하지 않았다는 것은 신칸센처럼 엄청난 수익은 아니겠지만 꾸준히 돈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호쿠리쿠신칸센 개업을 하면서 병행재래선 구간인 호쿠리쿠본선이 에치고토키메키철도와 IR이시카와철도라는 제3섹터 회사로 이관되었고, 얼마 전에 탔던 도난이사리비철도선 역시 원래 JR의 에사시선이었지만, 적자구간이었기에 신칸센 개통을 핑계로 연선 지자체에 반강제적으로 떠맡긴 것이다. 그렇다고 폐선을 하자니 이 지역에서 열차를 타고 통학, 통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라 결국 운임을 인상하였지만, 지자체의 보조금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다고 보면 되겠다.

 

가까이 보니 열차에 사람들이 꽤 많다. 아마도 학생들의 하교시간과 겹치기도 해서 승객이 바글바글한 모양이다.


토호쿠신칸센 선로와 나란히까지는 아니고 한동안 비슷한 방향과 경로로 남쪽으로 향하고 있다.

 

이 동네에 산과 구릉이 있어서 오르막을 오르기도 한다.


야트막한 산을 오르고 있다.


후지타역

텔레비전에 자주 나오는 방송인 후지타 사유리의 성씨인 후지타와 같은 한자를 쓰고 있다. 어쩌다 알게 된 사람 중에도 동명의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있기는 하다. 그래봤자 연락도 잘 하지 않지만..


센다이에서 후쿠시마까지 철도 거리는 79km라고 하는데, 이 거리를 74분에 주파한다니 1분에 1km보다 조금 더 가는 정도의 속도라고 보면 되겠다. 신칸센을 타면 22분 걸리는데, 결국 돈이 있고 없고의 차이. 시간은 금이라고 하지만, 돈이 없으니 이 짓거리를 하고 있다.


내릴 때는 버튼을 눌러서 문을 열고 나가란다. 겨울에 추운 동네의 특징이다.

 

열차는 17시 20분 도착 예정이었는데, 약 2분 정도 늦게 도착했다.


서둘러 쿠로이소행 열차로 갈아탔다. 환승연계를 위해서 열차가 늦게 들어오면 후속 열차의 출발이 조금 늦어지는 경우가 있기도 한데, 사람이 많다고 해도 대도시권역에서 밀려드는 사람들에 비하면 얼마 되지 않는 수준이라..

 

후쿠시마역은 야마가타신칸센이 토호쿠신칸센에서 분기되는 곳인데, 야마가타신칸센은 아키타신칸센처럼 신칸센 전용 선로를 설치한 것이 아니라 재래선을 개궤하여 협궤를 표준궤로 만든 미니신칸센이다. 신칸센이라 불리기는 하지만, 법적으로는 신칸센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고, 같은 흙바닥 노반에 개궤만 하여 표준궤 차량이 다닐 수 있도록 하여 재래선 선로에 있는 철도건널목 등의 장애물이 그대로 남아 있어 속도를 끌어올릴 수 없어서 시속 130km로 속도 제한이 있다.

 

사진이 흔들려 개떡 같지만 무슨 성 같은 건물이 있어서..

어딘지도 잘 모르겠다.


쿠로이소역에 도착해서 우츠노미야행 열차로 환승을 한다. 우츠노미야부터는 토쿄까지 한 번에 가는 열차가 있는데, 한국의 수도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하철과 비슷한 열차가 약 두 시간에 걸쳐서 109.7km를 달리는, 수도권 전철 1호선의 소요산-인천 구간보다 더 먼 거리다. 우츠노미야에서 한 번에 토쿄까지 가는 열차는 자주 다니지 않아서 열차시간을 잘 맞추지 못하면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기도 해서, 쇼난신쥬쿠라인을 타고 아카바네에서 환승하여 가는 것이 더 빠른 경우가 있다. 외국인용 패스인 JR패스나 이 구간이 포함된 JR동일본에서 발행한 패스를 구입하는 경우라면 나스시오바라역에서 신칸센으로 갈아타는 것이 빠르고 편하겠지만, 들고 있는 차표가 원래 내국인용으로 발행된 보통, 쾌속열차 전용인 청춘18이라 별 수 없이 시간과의 전쟁을 해야한다. 그냥 마음 편하게 토호쿠본선 열차를 갈아타면서 가기로 한다. 어차피 도착 시각은 큰 차이가 없을 것 같고, 짐 끌고 다니기 힘들어서.. 모리오카역에서 아이스크림 사먹은 뒤에 음료수만 마시고 아무 것도 안 먹고 있다. 

 

우츠노미야행 15호차 3번 도어라고 한다. 자그마치 15량의 열차가 한데 묶여서 다니는 것이다.


카타오카역. 아직 토치기현을 벗어나지 못했다.


우츠노미야에 도착해서 어깨와 양팔에 짐을 들고 낑낑거리며 내렸다. 여전히 토치기현이다.


우츠노미야역

토호쿠본선(우츠노미야선) 및 닛코선의 환승역이다.


닛코선 승강장은 보통의 역과는 다른 분위기로 만들어놓았다.

닛코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에도막부의 창립자 토쿠가와 이에야스가 안장된 곳인데, 국보 8점과 중요문화재 34점이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10년 전에 다녀온 적이 있기는 한데, 당시에는 일본어를 거의 못하기도 했고, 출발을 늦게 해서 여유있게 보고 오지 못하여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가볼까 한다. 신쥬쿠에서 출발하는 JR의 특급 닛코, 키누가와와 토부철도의 특급 스페시아닛코, 스페시아키누가와를 타는 것이 편한데, JR토쿄 와이드 패스[각주:1]가 가장 편하다. 신칸센으로 우츠노미야에 가서 JR닛코선으로 환승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JR닛코역의 위치가 개떡 같아서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JR이 자기네 닛코역이 있으면서도 토부철도와 직통운행을 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이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예약한 단골 호텔에 도착이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늦어질 것 같아서 미리 전화로 알리고, 다시 상행 열차를 타러 갔다. 청춘18 승차권으로 아모리오카부터 보통열차 타고 가고 있다고 하면, 저 녀석 철덕이라고 생각할까봐 차마 말은 못하고, 몇 가지 일이 있어서 늦어질 것 같다고 둘러댔다. 사실 나는 돈이 없어서 이렇게 이동하는 것이지 각역정차에 의미를 두지도 않는데, 한 번 쓰고 남은 승차권이 있어서 버리기는 아깝고 그렇다고 일본에 가서 이걸 팔자니 본전을 못 건질 것 같아서 사용하는 것이라.. 정작 이 승차권의 4회분은 9,480엔이고 홋카이도에서 혼슈로 넘어올 때 쓴 돈이 6,030엔, 그리고 하치노헤에서 모리오카까지 3,500엔을 때려부었으니 열차타는 것만 19,010엔을 쓴 셈이다. 시간이 많이 걸리니 중간에 간식도 많이 먹게 되고 결국 돈 아끼는 것도 아니고 몸만 힘들고 종일 열차를 타기만 해서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


오미야역

이제 토쿄가 눈앞에 있다!


이 열차는 토호쿠본선 운행을 마치고 계속해서 토카이도본선으로 달리게 된다.


아아~ 드디어 토쿄에 도착했다!!

185계 똥열차 쇼난라이너가 있다. 이 열차는 아직까지도 특급 오도리코로 운행도 하고 있다.


신칸센도 거의 끝물이라서 한 시간 남짓에 갈 수 있는 곳들까지만 운행을 한다. 천재지변이나 운행장애가 발생한 불가피한 경우를 빼고는 일본의 신칸센은 자정 이전에 종료하도록 되어 있다.

이제 케힌토호쿠선으로 갈아타고 오늘의 숙박지로 간다. 13시간 넘게 열차를 타거나 기다리면서 보낸 긴 하루가 이렇게 끝나간다. 쓰러지기 직전이다...

  1. 이 패스는 외국여권만 가지고 있으면 체류자격과 상관없이 구입할 수 있다 [본문으로]



하치노헤에서 추가로 지불하는 금액 없이 탈 수 있는 JR의 재래선은 가려는 방향과는 전혀 다른 곳으로 가는 하치노헤선(八戸線) 뿐인데, 이 노선을 타면, 종점인 쿠지(久慈)역에서 하치노헤선이 끝나고, 이후에는 산리쿠철도라는 사철회사의 키타리아스선(北リアス線)으로 해안선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서, 미야코(宮古)역에서 다시 JR의 야마다선(山田線)으로 환승하여 모리오카까지 가는 빙빙 돌아가는 경로에다, 키타리아스선은 청춘18로 이용할 수 없는 사철구간이므로 추가적 비용이 드는데다, 모리오카에 도착하는 시간이 늦어서 당일에 토쿄까지 갈 수 없다. 그래서 다른 경로를 생각해보니 아래와 같았다.


1) 하치노헤역에서 모리오카역까지 아오이모리철도 IGR은하철도를 타고 간다.

2) 하치노헤역에서 모리오카역까지 신칸센을 타고 워프를 한다.


두 옵션을 열차 시각표를 찾아서 계산을 해보니

1) 하치노헤역에서 세 시간 이상 기다려서 모리오카행 열차를 타야 하며, 모리오카역 도착시각은 오후 4시에 가까워서, 신칸센이 아니면 당일에 토쿄에 도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모리오카역까지 이동하는데 필요한 비용은 아오이모리철도와 IGR은하철도 운임 3,040엔이 든다. 재래선 가격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고액이다. 

2) 하치노헤역에서 모리오카역까지 신칸센을 타고 가서, 모리오카부터 보통열차를 이어서 타면 토쿄역에 밤 10시 38분 도착할 수 있다. 모리오카까지 신칸센은 4,020엔이고, 이후에는 추가 비용이 필요하지 않다.


결국 2)번을 선택하기로 하였고, 매표소에 가서 모리오카행 신칸센 승차권을 샀다. 신칸센 하야부사는 전석지정석이라서 4,020엔을 예상했는데, 30여 분 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에 모리오카 이북 구간은 승차율이 높지 않아 좌석의 여유가 있어서인지 매표소의 직원이 알아서 입석 특정특급권을 주면서 보통차 빈 자리에 앉아서 가라고 한다. 덕분에 지정석 요금 520엔을 절약하게 되어, 이 돈으로 가는 길에 아이스크림이라도 사먹을 수 있게 되었다.


열차에 타고 통로쪽 빈 자리를 찾아서 앉아서, 짐을 정리하다보니 어느새 니노헤역을 지나고 열차는 이와테누마쿠나이역에 다가가고 있다. 친절하게 열리는 문의 방향도 안내하고 있다.


이와테누마쿠나이에서 사람들이 내리기 위해 문 앞으로 가고 있다.


이와테누마쿠나이역에 정차. 이 열차는 신하코다테호쿠토에서 출발해 모리오카까지 모든 역에 정차하는 '토호쿠본선의 코다마' 급의 열차다. 모리오카를 지나서는 센다이, 오미야, 우에노에만 정차하는데, 오미야 이북 센다이 이남 지역은 야마비코, 나스노 열차가 하야부사가 무시하고 통과한 역들을 커버하는 식으로 보완을 하고 있다. 하야부사는 토쿄, 오미야, 센다이, 모리오카, 신아오모리를 기본 정차역으로 하고, 열차에 따라 정차역을 추가하고 있는데 토쿄에서 신아오모리 구간은 약 4시간 30분 정도 걸린다고 생각하는 것이 마음 편한 일이다.


인증샷..


모리오카역에 37분만에 도착했다.

이래서 돈이 좋은가 보다.

그런데 보통열차만 타기로 해놓고 이틀 연속으로 신칸센을 타면서 돈 낭비를 하고 있다니.. ㅠㅠ


이제부터는 재래선 열차를 타고 상경길에 올라야 하므로 신칸센 개찰구를 지나야 한다. 두 번째로 돈을 주고 산 신칸센 승차권과 특급권인 만큼 기념으로 자동개찰기에 넣지 않고 무효도장을 받아서 나왔다.


모리오카 이남 지역은 재래선 수요가 그럭저럭 있는 편이라 신칸센과 병주하는 토호쿠본선 역시 JR동일본이 그대로 운영하고 있다. 이치노세키까지 가는 열차는 하나마키시, 키타카미시, 오슈시, 이치노세키시 등의 통근, 통학 수요가 있는 지역을 다닌다. 701계 전동차를 2량 또는 4량 편성으로 만들어 운행을 하는데, 수요가 많지 않은 낮 시간에는 2량 편성으로 운행을 하고, 출퇴근 시간 전후로 4량 편성 운행을 한다고.


환승 시간이 충분한 편이라서 서두르지 않고 재래선 승강장으로 갔다.


열차의 행선지인 이치노세키(一ノ関)는 이와테현의 남쪽에 있는 도시로, 미야기현과 접한 지역이다. 이치노세키 역시 토호쿠대지진 당시 피해를 입었던 곳인데 벌써 5년이 지났다.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은 낮 시간에 다니는 열차라 2량 편성으로 운행을 한다. 사람이 많지도 않고 적지도 않아서 열차에 탄 사람들은 모두 자리에 앉아서 갈 수 있을 만큼의 적당한 수준이었다. 철도회사 입장에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타기를 바라겠지만..


하나마키역

사진에 나온 여학생을 피해서 사진을 찍다보니 뭐 이렇게..


운임이 무섭게 올라가고 있다. 저 돈을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 다행이다.


열차가 다니는 지역은 시골이다.


히라이즈미역

히라이즈미에 있는 츄손지(中尊寺), 모츠지(毛越寺), 칸지자이오인 유적지(観自在王院跡), 무료코인 유적지(無量光院跡), 킨케이잔(金鶏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고 한다. 이 유적을 직접 본 적이 없고, 가까운 시일 내에는 다녀올 기회가 없을 것 같지만 요즘 벌어지는 일에 대해 유네스코라는 단체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있어서.. 사실 국제기구라는 것도 분담금을 많이 내는 강대국 손아귀에서 놀아나고 있기에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 편이기도 하고.


차창 밖으로는 풀만 보인다...


야마노메역 명판

오래 전에 만들었나보다.


이치노세키역에 도착했다.

임시관광안내소가 있지만 지금 관광따위 할 시간이 없다.


타고 왔던 열차는 모리오카행으로 행선지를 바꾸어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호텔 간판이 눈에 띈다.

 

이치노세키역 주변 어딘가의 모습

JR은 철도회사지만 렌터카 사업도 하고 있다. 철도가 모든 곳에 이어져 있는 곳이 아니기에 철도이용객의 편의 증진과 렌터카 사업을 하고 있는데, 관련 분야의 사업 다각화는 수익증진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다시 역 안으로 돌아와서 코고타행 보통열차를 기다린다. 코고타행 열차는 시간당 한 편 정도 편성되어 있어서 열차를 놓치면 한 시간 가까이 더 기다려야 한다. 명색이 토호쿠본선이 일본철도에서 중요한 간선이기는 하지만, 신칸센이 개통된 이후로는 사실상 지역 내에서 1시간 내외로 오가는 곳까지만 운행을 하면서, 급행, 특급열차는 거의 운행하지 않고 있다. 그나마 침대특급 호쿠토세이와 카시오페아가 다니기는 했지만 이 열차들이 폐지되면서, 토호쿠본선에서 재래선 특급열차는 나리타익스프레스의 오미야행, 닛코, 키누가와 정도만 남아있다.

 

코골다코고타행 열차를 타야 한다. 역시 모든 역에 정차하는 각역정차에 운전수 혼자 타는 원맨열차다.


역시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고 추운 동네이므로 출입문은 버튼을 눌러서 열고 닫는 방식이다. 물론 역무원이 상주하고 개찰구를 지키는 유인역에서는 차장이 문을 열어주지만,  셀프서비스이므로 알아서 문 열고 타야지 멍청하게 기다리고 있으면 열차를 타지 못하고 내리지도 못한다.


출입문 앞에 계단이 있으니 주의를 해야 한다.


자주 언급하는 것이지만 일본인이라고 모두가 다 에티켓을 잘 지키고 타인에 대한 배려를 먼저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앉을 자리에 짐을 올려두고 옆좌석까지 점유하는 매너없는 짓을 하는 사람도 있다.


이 열차 역시 JR동일본의 701계 전동차다. 모리오카에서 타고 왔던 열차와 마찬가지로 2량 편성이다.

 

차내 냉방을 하고 있으므로 탄 뒤에 문을 닫아주는 것은 센스!


이치노세키역

이치노세키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큰 피해를 입은 곳이었는데 많이 복구가 된 것 같다. 그럼에도 마음 한 구석에는 언제 다시 지진이 찾아오는 것이 아닌가 불안감을 완전히 떨칠 수는 없었다.


이치노세키에 어서 오세요~

미안해요. 그냥 갈래요.


환승시간이 여유가 있어서 역 안에 있는 자동판매기에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서 먹었다. 140엔이나 하더라는..


창밖을 보면서 가다가 어느 순간 잠들었다.

 

눈을 떠보니 타지리역이다. 미야기현에 왔는지 미야기현의 마스코트인 무스비마루(むすびまる) 그림이 보인다.


무스비마루는 이렇게 생긴 녀석이다.

센다이시 및 미야기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캐릭터인데, 표정과 복장의 변화가 있는 다른 그림도 있다.


드디어 열차의 종착역인 코고타역. 코고타역은 토호쿠본선과 리쿠우토선, 이시노마키선, 그리고 케센누마선과 환승역인, 나름대로 교통의 요지다. 그렇지만 여러 노선이 다니고 분기할 뿐이지 열차가 자주 다니는 것은 아니다. 옆으로 새서 다른 곳을 구경할 시간 여유가 없으니 계속 센다이 방면으로 가야 하는데, 센다이행 열차는 이미 들어와서 출발시각을 기다리고 있었다. 열차에 빈 자리는 많이 있는 것 같아서 일찍 차 안에 들어가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에어컨 바람을 피해 밖에서 잠시 쉬었다.





하코다테역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개찰구를 나와서 미도리노마도구치(みどりの窓口)에 가서 청춘18 홋카이도신칸센 옵션권[각주:1]을 구입하러 갔다. 나는 얼굴을 기억하고 있지만,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직원에게 청춘18 옵션권을 사고 싶다고 하니 그것을 팔지 않는다고 한다.

"왜 안 파는 거에요?"

"지금은 판매하지 않아요."

"왜요? 그럼 아오모리까지는 어떻게 가요?"

"판매하지 않는다니까요. 도난이사리비철도를 타고 키코나이까지 가서, 키코나이부터 신칸센을 타면 됩니다. 빈 자리 아무 곳에나 앉아서 가세요."

조금 더 가까운 신하코다테호쿠토역에서부터 신칸센을 타면 되지만, 이 경우는 가격이 꽤 비싸지기 때문에 최대한 신칸센은 짧은 거리를 타는 것이 낫다. 신칸센 승차권은 운임과 요금 모두 제 가격을 내고 사야해서 가능한 한 짧은 구간만 타기로 했는데도, 도난이사리비철도선의 키코나이까지의 운임 1,110엔과 신칸센 특정특급권 가격 4,960엔을 합쳐 자그마치 6,070엔을 내야했다. 원래는 2,300엔의 청춘18 옵션권을 사서 도난이사리비철도를 타고 키코나이에서 오쿠츠가루이마베츠역 사이만 홋카이도신칸센을 이용하고, 오쿠츠가루이마베츠역과 환승이 가능한 재래선인 츠가루선의 츠가루후타마타(津軽二股)역에서 츠가루선을 타고 아오모리로 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역무원이 청춘18 옵션권을 판매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신칸센 승차권을 강매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승차권과 영수증을 받아서 나오면서 계속 이상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얘네들이 텅텅 빈 채 운행하는 신칸센 표를 팔기 위해서 이러나 싶어서 아니 왜 옵션권을 팔지 않는지 생각해봤는데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역무원과 계속해서 실랑이를 벌일 수도 없고, 열차를 놓치기 전에 빨리 혼슈로 넘어가야 해서 짐을 가지고 키코나이행 도난이사리비철도선을 타러 갔다. 이미 주변은 어두워진 시간에, 재래선과 달리 신칸센은 자정 이전에 막차 운행이 종료되기에 마냥 여유를 부릴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고, 저렇게 단호하게 말을 하는 것으로 봐서는 뭔가 이유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일단 그냥 열차를 타러 갔다.


하코다테는 지명도에 비하면 작은 도시라서 조금만 도심에서 벗어나면 이렇게 암흑천지가 된다.

  

병행재래선이었던 에사시선을 도난이사리비철도라는 연선 지역자치단체에서 출자하여 새로 설립한 회사가 맡으면서 노선 이름도 도난이사리비철도선으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차량은 기존의 JR로부터 양도받은 차량을 가지고 영업을 하고 있다. 역에 붙어있는 역명판만 바뀐 회사의 로고를 단 것으로 바뀌었을 뿐, JR홋카이도의 키하 40계의 디젤 동차가 운영회사만 바뀐채 계속해서 이 노선을 달리고 있다. JR로 운행하던 때 다니던 세이칸(青函, 아오모리-하코다테) 연락용 특급열차 '수퍼 하쿠쵸' 로 운행하던 789계 열차는 전동차가 달릴 수 있는 삿포로 권역으로 옮겨가서 785계 열차를 대체하고 있다. 사족일지도 모르겠지만 덧붙이자면, 홋카이도에서 전동차가 다닐 수 있는 곳은 하코다테본선의 오타루-삿포로-아사히카와 구간과 하코다테-신하코다테호쿠토 구간, 치토세선(신치토세공항 방면 지선 포함), 무로란본선의 무로란-누마노하타 구간이 전부라서 비전화구간을 조금이라도 달리는 열차는 디젤 동차를 사용하고 있다.


직각에 수렴하는 키하 40계 열차의 좌석은 역시 편하지 않지만 별 수 없다.



매표소에서 정신이 없어서 그냥 넘어갔는데, 하코다테에서 고료카쿠까지는 JR구간이므로 150엔을 더 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도난이사리비철도선은 키코나이-교료카쿠까지이므로.. 아이스크림 하나 사먹을 돈을 날렸다. 흑흑 ㅠㅠ


키코나이역에서 환승시간은 9분. 도난이사리비철도 키코나이역에서 홋카이도신칸센 키코나이역의 거리가 그리 멀지는 않아서 뻘짓을 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여유있는 시간이다. 타는 사람이 없어서 개찰구를 통과할 때 기다릴 필요도 없고.. 9월이지만 북쪽에 위치한 홋카이도인데다 주변에 별다른 인구밀집시설이 있는 곳이 아니라 그런지 썰렁한 느낌이 들었다.


전광판에 열차가 도착한다는 알림이 나왔다.


역 안에 아무도 없는 것으로 봐서 아마도 이 열차에 혼자 타는 것 같다.


이 열차들은 종착역에서 하룻밤을 지낸 뒤 아침 일찍 다시 신하코다테호쿠토로 돌아오는 열차일 것 같다.


열차가 들어오고 있다.

밤이라서 사진이 잘 나올 것 같지는 않지만 일단 시도를..


열차 전조등에 눈이 부시다.


하야테는 JR동일본 소속의 E5계 전동차로 운행하는데 토쿄-모리오카, 모리오카-신하코다테호쿠토 등의 노선 전체 구간이 아닌 일부만 운행하는 열차를 하야부사 대신 하야테라고 부른다고 한다. 하야테는 10년 전에는 지금은 사라져가고 있는 E2계 신칸센 열차로 토쿄에서 하치노헤까지 달리던 열차의 이름이었는데, 설계최고속도는 시속 315km였지만, 실제 운행시에는 시속 275km를 최고속도로 제한하였다. 신칸센은 가장 큰 경쟁상대인 항공기에 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열차 속도를 올리는데 힘을 쏟았는데, 2011년에 E5계 전동차를 아키타신칸센 코마치와 병결하지 않는 토호쿠신칸센 구간의 영업운전에 투입하면서 시속 300km대의 고속화를 이루게 되었으나, 직후 발생한 토호쿠대지진으로 인하여 한동안 정상적인 운행을 못하는 시기가 있었고, 2013년 E3계 신칸센용 전동차를 대신할 E6계 신칸센용 전동차를 영업에 투입하면서 마침내 하야부사로 대표되는 토호쿠신칸센의 E5신칸센과 아키타신칸센의 E6신칸센의 코마치를 최고 시속 320km까지 속도를 끌어올리면서 모리오카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단 2시간 25분, 신아오모리까지는 2시간 59분으로 크게 단축하게 되었다. (단, 모리오카 이후는 정비신칸센법에 의해 시속 260km로 속도제한)


이번 여행에서 처음 보는 신칸센 열차라 반갑다. 지금까지 여태 재래선 똥차들만 줄창 타고 다녔는데..


순식간에 선두차가 지나갔다.


하야부사는 '매' 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서 주로 하야부사로 운용되는 E5계 열차에 새 그림을 그려놓은 것 같다. JR홋카이도에서 보유한 H5계 열차에는 새 대신에 홋카이도의 모양을 형상화한 로고가 그려져 있고, 핑크색 가로줄무늬 대신 파란색의 가로줄이 있다.

 

11량 편성의 열차라 도착하는 것도 꽤 시간이 걸린다.


이 시간에 상행열차의 행선지가 모리오카, 다음 열차는 신아오모리다. 홋카이도신칸센으로 토쿄까지 가려면 신하코다테호쿠토에서 18시 36분에 출발하는 하야부사 38호 열차가 막차다. 그 이후에는 센다이, 모리오카, 신아오모리행 열차로 시간이 늦어질수록 행선지가 점점 가까워진다.


열차에 올라타서 빈 자리에 앉아서 간다. 원래 토호쿠신칸센과 홋카이도신칸센은 전석 지정석으로 운영하고 있어서 좌석 지정을 받아야 하지만, 만석인 경우 입석특정특급권이라는 승차권을 발행한다. 입석 승차권이지만, 보통차에 빈 자리가 있는 경우 앉아서 갈 수 있고, 좌석 지정을 받은 승객이 오는 경우 비켜주어야 한다. 예를 들면 키코나이에서 신아오모리역까지 갈 때, (그럴 리는 아주 드물겠지만) 오쿠츠가루이마베츠역까지만 공석이 있으면 지정한 좌석이 아니더라도 앉아서 가다가 오쿠츠가루이마베츠역에서 그 좌석을 지정한 승객이 타면 다른 빈 자리를 찾아 앉아서 가든가, 그나마 빈 자리가 없다면 객실 내 혹은 통로에서 서서 가야 한다. 홋카이도신칸센의 승차율이 저조하기 때문에 - JR홋카이도 역시 그럴 것이라 예상했다지만 - 빈 자리가 많이 있어도 가까운 거리라면 입석특급권을 판매하면서 승객들의 부담을 덜어주고는 있는데 그 가격도 만만치가 않다.


 

춤추는 것이 이 지역의 문화재인가보다.

세이칸터널을 지나 오쿠츠가루이마베츠역에 도착했다. 역 이름이 상당히 긴데 원래는 오쿠츠가루(奥津軽)역으로 명명하려고 하였으나, 이 역이 위치한 히가시츠가루군 이마베츠쵸에서 '이마베츠(今別)'를 역명에 넣어달라고 하여 이렇게 긴 역 이름이 되었다고 한다. 천안아산역과 같은 케이스라고나 할까. 이 역과 재래선 츠가루선(津軽線) 츠가루후타마타(津軽二股)역이 환승이 가능하다. 청춘18 홋카이도신칸센 옵션권을 가진 경우라면 여기서 내려서 재래선으로 환승하여 아오모리까지 가야 하지만, 옵션권도 없거니와 이미 이 역에서 아오모리 방면으로 가는 열차 운행이 끝난 상태라 별 수 없이 신아오모리까지 신칸센을 타고 가야 한다. 


역 이름이 아홉음절이니 참 길다. 한국에서는 부산지하철의 국제금융센터·부산은행이 가장 긴 역 이름이라고 하는데, 일본에서는 읽는 법으로는 '미나미아소미즈노우마레루사토하쿠스이코겐(南阿蘇水の生まれる里白水高原, みなみあそみずのうまれるさとはくすいこうげん)'역과 카시마임해철도의 오아라이선의 '쵸-자가하마시오사이하마나스코-엔마에(長者ヶ浜潮騒はまなす公園前, ちょうじゃがはましおさいはまなすこうえんまえ)' 라는 역이 가장 긴 역 이름이고, 글자로는 토쿄디즈니랜드스테이션(東京ディズニーランド・ステーション)역이라고 하니 오쿠츠가루이마베츠는 여기에 이름을 내밀기 어려울 것 같다. 재래선 막차 시간에 이전에 왔다면 이 역에서 츠가루선 열차를 탈 수 있었겠지만, 이미 열차가 떠난 지 오래라 선택의 여지가 없기에 계속해서 비싼 신칸센을 타고 신아오모리까지 가는 수밖에 없었다.


텅 빈 열차에서 내릴 때가 되었다. 신아오모리역부터는 노선의 관리회사가 JR홋카이도에서 JR동일본으로 바뀌면서 신칸센을 운행하는 운전수와 승무원이 해당 구간 소속으로 교대하기에 다른 역보다 1분 정도 더 긴 2분간 정차를 한다. 신아오모리역은 토호쿠신칸센 연장에 따라 비교적 최근에 개업한 역이라서 역 주변에 별다른 상권이나 시설은 없다. 다만, 처음부터 토호쿠신칸센의 재래선 환승을 고려해서 역 위치를 선정한 덕분인지 오우본선이 지나가는 경로에 역을 만들어 아오모리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아오모리역까지 갈 수 있다.


이제 다시 청춘18 승차권을 사용할 때가 되었다.


신아오모리에서 아오모리까지는 3.9km 정도 떨어진 바로 다음 역이라 금방 도착했다.


운행을 마친 승무원이 내려서 열차 확인을 하고 자리를 바꾸러 이동하고 있다.


열차는 동해안을 따라 아키타에서 아오모리를 오가는 고노선(五能線)에서 운행하는 열차인데, 츠가루선으로 출장나온 모양이다.


고노선 전선 개통 80주년이라고 한다. 이름은 많이 들어보았고, 선로 주변의 풍경이 좋다고 하는데 갈 기회가 없었다. 알고도 가지 않은 것도 있지만 늘 아오모리는 혼슈에서 홋카이도에 가는 길목이었지, 이 지역은 다녀본 적이 없다. 토호쿠지역에서는 센다이, 아키타, 카쿠노다테 정도만 가보고 다른 곳은 그냥 지나가다 잠시 열차가 멈추었을 때 주변을 살펴보는 정도였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하여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로는 혼슈에서 홋카이도에 오갈 때만 그냥 지나가는 정도. 사고 발생 후 한동안 아예 동일본 방면에 가지도 않았고, 홋카이도에 갈 때도 빠른 신칸센 대신에 동해안쪽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택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냥 별 생각없이 다니고 있다.


열차는 행선을 츠가루신죠행으로 바꾸고 다시 돌아가는 것 같다. 열차는 고노선에서 개통 80주년을 기념하고 있는데 고노선을 달리지는 않는 모양이다. 이 시간에는 이용하는 승객이 없어서 그런가.. 이 지역 역시 겨울이 되면 춥고 눈이 많이 오는 곳이고, 승하차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으니 버튼을 눌러 문을 열고 닫도록 되어 있다.


노인배려용 의자가 있는 것 같다.

한국에는 노약자석 뿐 아니라 무임승차까지 있다고..


뭐니뭐니해도 아오모리의 상징은 사과겠지!

하나 써서 붙여두려고 했는데 저 사과모양 빨간 종이가 없다..


호텔에 가서 체크인을 하고 프런트에서 손톱깎이를 빌려 그 사이 긴 손톱을 자르고, 밖에 나가서 요시노야에서 저녁을 먹고 돌아와 씻고 잠을 잤다. 하는 것이 없어도 12시간 넘게 열차를 타거나 기다리면서 쌓인 피로 덕분에 금방 잠들었다.

  1. 홋카이도신칸센 개업과 함께 세이칸터널을 지나는 재래선 여객열차의 운행이 중단되고, 홋카이도신칸센만 운행하게 되면서, 청춘18 승차권 소지자에 한해서 고료카쿠-키코나이간의 도난이사리비철도선과 키코나이-오쿠츠가루이마베츠역 간의 홋카이도신칸센 특정특급권을 2,300엔에 판매한다. [본문으로]



모리행 보통열차의 운휴 덕분에 편하게 특급열차를 타고 갈 수 있을 것 같지만, 모리역에서 하코다테로 가는 열차 시각표를 확인하지 않아서 환승대기 시간이 궁금하지만, 데이터로밍을 하지 않아서 실시간 확인을 못하고 그냥 되는대로 가야할 것 같다. 전화 한 통화면 통신사 직원과 연결되어 데이터로밍을 신청할 수 있지만, 데이터로밍을 하면 본전 생각이 나서인지 계속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게 되는 것이 싫어서 잘 하지 않는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낯선 동네를 슬슬 돌아보는 재미도 있어서 그냥 전화만 되는 데이터 차단 상태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이 더 좋은 것 같다. 열차 시각 확인은 역무원에게 물어본다거나 역에 비치된 시각표를 찾아봐도 되는 일이지만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인지 일단 귀찮고 지겨워지고 있다. 열차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새벽부터 열차를 타고 자정이 다 되어서 내릴 만큼의 열정을 가진 사람이 아닌데다, 느린 열차는 지극히 싫어하고, 그 느린 열차를 타다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피곤해지면서 계속 끌고 다니는 짐을 던져버리고 싶은 생각까지 드는 상황이라..


저렇게 선로 주위에 풀이 자란 것은 대도시의 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이다. 이 선로에 특급열차와 보통열차는 물론 화물열차도 다니겠지만, 대도시권역처럼 분 단위로 열차가 오가는 것도 아니다보니 그냥 이렇게 적당히 방치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어차피 검측차량이 지나다니면서 보선을 할 터이고, 풀이 조금 길게 자랐다고 해서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닐 터이니..


기다리는 열차 하코다테행 수퍼 호쿠토가 오샤만베역에 도착하고 있다. 이 열차를 놓치면 곤혹스러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열차가 문을 열자마자 바로 안으로 들어갔다. 역무원이 6명이 특급열차에 대체 수송으로 탄다고 무전으로 알린 탓인지 차장이 따로 검표는 하지 않았다. 


객실 전광판에 오샤만베역이라는 표시가 나오고 있다.


특급 수퍼호쿠토라고 안내를 한다. 하코다테에서 노보리베츠, 삿포로 등에 갈 때 늘 이용하던 열차기에 친숙한 느낌이 들었다. 차내의 좌석의 편안함은 보통열차의 좌석과 비교할 바는 안 되고, 주요 역에만 정차하는 열차인지라 속도는 말할 것도 없다.


역무원이 미리 차장에게 이야기를 해서인지 자유석 차량에 앉아 있는데도 검표를 하지는 않았다.


홋카이도의 여객 수송은 적자를 면치 못하지만, 철도를 이용한 화물수송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국철 분할 민영화를 추진하면서 여객철도회사 중 운송수입이 안정적이고 영업이익이 많은 JR동일본, 토카이, 서일본은 주식공개를 하여 민영회사가 되었고, 얼마 전에 JR큐슈가 증권거래소에 상장하여 이제 JR홋카이도와 JR시코쿠만이 어정쩡한 상태로 남아있게 되었고, 여객운송을 취급하지 않는 JR화물은 일본 철도건설·운수시설정비지원기구라는 독립행정법인이 맡고 있다. 홋카이도는 큐슈나 시코쿠와는 달리 혼슈와 이어진 도로가 없어서 철도가 유일한 육상교통수단이라서 열차를 통한 화물운송이 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급열차라고 빨리 달린다.

이대로 하코다테까지 가고 싶은데, 모리에서 하코다테까지의 운임을 포함한 자유석 특급요금은 1,550엔인지라, 이 돈이면 하루 식비로도 충분한 수준이어서 그냥 모리에서 내려야 할 것 같다. 일본의 철도요금은 일반적으로 '운임'과 '요금'으로 구성이 되는데 한국에서는 이렇게 구분을 하지 않아서 조금 어려울 수 있다. 운임은 A에서 B라는 구간을 이동할 때 내는 승차요금을 말하며, 거리에 비례하여 산정이 된다. 예를 들면, 삿포로에서 하코다테까지 운임은 이 때 가는 것처럼 치토세선, 무로란본선과 하코다테본선으로 가는 경우에는 5,720엔, 오타루, 쿳챤 등을 지나는 하코다테본선만 이용하면 5,400엔이다. 이는 하코다테본선이 운행 거리상으로는 더 가깝지만, 열차의 연결이 좋지 않아서 시간이 많이 걸리는 탓이다. 특급열차를 탈 때는 이 운임에 특급료라고 하는 요금이 추가되는데, 자유석 2,590엔,  지정석 3,120엔의 요금이 필요하다. 사철 중에는 칸사이지역의 한큐와 한신 등 특급료를 따로 받지 않는 곳도 있지만, JR과 대형 사철에서는 유료특급에 특급료를 받고 있다.  


수퍼호쿠토는 약 40분 정도 달려서 모리역에 도착했다. 모리역까지 예정보다 빠르게 오기는 했는데, 그렇다고 하코다테 방면의 후속열차가 바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어서 여기서 갈아탈 하코다테로 가는 열차는 한참 뒤에 있다. 


모리역이 특급 정차역이다보니 삿포로-하코다테 구간을 여러 번 오가면서 이 풍경은 눈에 익지만, 이 역에 내려서 보통열차를 기다리는 것은 처음이었다. 이 여행은 처음의 연속도 아니고 뭐냐.. 모리역에 예정보다 빨리 도착했지만, 모리에서 하코다테로 가는 열차 시간은 한 시간 가까이 남아서 별 의미가 없다.


모리역

모리역은 '이카메시' 라는 오징어 속에 밥을 넣은 유명한 에키벤이 있다. 아베쇼텐(阿部商店)이라는 곳에서 판매하는데 이 날은 이카메시가 다 팔렸다고 한다. 당일 판매를 해야하는 식품의 특성상 모리역 이용자가 많지 않으니 무턱대고 많이 가져다 둘 수도 없을 것이고, 청춘18 시즌의 마지막이 가까워지고 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다녀가면서 다 사가지 않았을까 싶다.


기온은 22도라고 한다.


깃발을 꽂아두는 곳에는 깃발이 없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일부러 빼놓은 것인가..


히로세 스즈가 모델로 나오는 선거권연령 안내 포스터가 붙어 있다. 일본에서는 만 18세 이상 투표권을 부여하고 있어서 여전히 만 20세 이상인 한국과는 비교가 된다. 한국에서는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가거나 취업을 하여 사회인이 되니 - 뭐 재수생도 있을거고, 실업자도 있겠지만 - 고등학교를 졸업할 나이에 선거권을 부여하는 것을 고려해야 할 것 같다. 만 18세를 넘지 않았더라도 취업할 수 있고, 사회인으로 살아갈 수 있지만, 자치단체장, 지역의원부터 국회의원과 대통령을 선출하는 과정에 참여하지 못한다는 것은 뭔가 맞지 않는 듯한 느낌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일찍 선택의 기회를 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저 구멍은 얼굴을 내밀고 기념사진을 찍으라고 만들어 놓은 것 같은데..


특급 호쿠토로 운행하는 키하 183계 특급형 전동차


호쿠토는 틸팅이 안 되어서 10여 분 정도 소요시간이 더 걸리고, 낡아서 잘 안 타려고 하지만 저 열차를 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방향이 반대만 아니었다면 순간 지름신을 불러왔을지도 모를 상황. 그러나 건너편에 낡아빠진 하코다테행 열차가 오래 전부터 기다리고 있다.


딱 봐도 열차가 썩었다.

뭐 그래도 굴러다니니까 다니고 있겠지만..


도색이 벗겨지고 여기저기 파인 자국을 보니 뭔가 애처로운 느낌이 들었다. 사실 애처로운 것은 나 자신이었을텐데.. 수송인원이 많다면 좋겠지만 통근, 통학시간대를 제외하면 이용하는 사람도 별로 없어서 열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사와라경유라고 써 있는데, 이 때는 그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이 열차가 워낙 썩은 것 같아서 나중에 찾아보니 1980년 8월에 제작하여 나에보운전소에 배치된 차량이라고 한다. 2016년 시점에서 36년 이상된 열차니까, 이 열차가 형이다. 


열차에 서너 명 정도 탔던 것 같다.


이제 모리역을 출발한다.


다음 역은 히가시모리(東森)역

이 때만 해도 이 열차가 하코다테에 간다는 것만 알았지, 어느 길로 가는지 몰랐다. 정확히 말하자면, 평소에 특급열차를 타고 다니던 그 선로를 달려 오누마코엔을 지나 하코다테에 가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히가시모리역

평소에 '히가시모리'라는 역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평소에 특급열차를 타고 다니면서 그냥 지나쳤는가보다 하면서 별 의심없이 앉아 있었다. 삿포로에서 하코다테에 갈 때 오샤만베에서 모리역을 지날 때면 슬슬 정신을 놓고 잠들어 있을 시간인지라..

   

오시로나이역

오모시로이(おもしろい)역인지 알았는데 아니었다.


카카리마역

계속 열차를 타고 가는데 낯선 풍경이 펼쳐지고 있어서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열차를 잘못 탄 것 같지는 않은데, 어디로 가는지 잘 모르겠고, 뭔가 혼란스러운 상태. 그동안 다녔던 그 경로가 아니었다.


오시마사와라역

이제 이 열차가 사와라지선이라 불리는 선로를 따라 달리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코다테본선은 모리역에서 오누마역까지 사이에 평소에 특급열차가 달리는 선로 외에 사와라 지역을 지나는 다른 선로가 있다. 거리상으로 이 선로가 우회하여 가는 선로이기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이 연선 지역에 이용객들이 적지 않아서 보통열차를 운행하고 있다고 한다.


호쿠토나 수퍼 호쿠토 같은 특급열차를 타면 모리역에서 오누마역까지 하코다테본선(색깔이 칠해지지 않은 철도구간)을 따라 최단구간으로 달리지만, 보통열차는 이 구간과 시카베 경유의 사와라선 두 가지로 운행하고 있다. (중간에 이케다엔역과 오누마역 사이에 나가레야마온센역을 귀찮아서 생략한 것을 양해바랍니다) 


가다보니 날도 어두워지고 사람은 지치고, 졸다 깨다를 반복하다가 결국 잠들어서 어느덧 신하코다테호쿠토도 지나고 나나에역에 도착하였다. 하코다테가 머지 않았으니 정신을 차리고 가지고 다니기 편하게 짐을 다시 정리한 뒤 하코다테역에 내렸다.



이제 다시 삿포로에 돌아가서 아사히카와로 가는 여정을 시작할 차례. 아사히카와에서는 이틀을 묵을 예정인데 마음 같아서는 세키호쿠본선을 타고 아바시리까지 갔다가 센모본선으로 쿠시로에 가서 네무로본선으로 후라노에 돌아오고 싶지만, 그렇게 여유를 부릴 만큼 시간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아바시리와 쿠시로는 잘라내고 그냥 되는대로 다녀오려는 계획. 아침에 늦잠을 잘 수도 있고, 그냥 쉬고 싶을 수도 있으니.. 가장 중요한 것은 홋카이도에서의 6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혼슈로 가서 최종 목적지인 토쿄에 가는 것이라..


가기에 앞서 거리 사진을 하나 찍고..


미나미오타루역까지 가는 길은 표지판이 있어서 별로 헤매지 않고 그냥 표지판을 따라서 갔다. 오타루라고 하면 떠오르는 운하, 그리고 유리공방 등은 없고 이 동네에 사는 사람들의 현실적인 생활과 밀접한 상점들이 들어서 있다. 초행길이라 혹시라도 길을 잃을 수도 있어서 표지판이나 눈에 띄는 건물의 사진을 찍어두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말을 걸어왔다.

"너 어디서 왔니?"

"아.. 한국에서 왔는데요."

"그런데 무슨 사진 찍는거야?" 

"미나미오타루역에 가는데 중간에 길을 잃을까 싶어서 사진을 찍었어요."

"그런데 여기에는 왜 왔는데?"

"스시거리에서 스시를 먹으려고 왔는데요."

"여기에 처음 오는 사람, 외국인들에게 바가지씌우는 가게들이 있으니까 조심해야 돼."

"아.. 그런가요. 저는 이미 먹고 왔는데.."

그 다음에는 네 이름이 뭐냐, 자기는 한국에 친구들이 많이 있다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헤어졌다. 그런데 이 아주머니는 자신의 이름은 알려주지 않았다.

보통의 여행자로 보이는 사람과는 달리 보였을 수도 있고, 평소에 도를 아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나 교회다니라는 사람들이 유달리 많이 붙는 걸로 봐서는 뭔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지도 모르겠다. 가끔은 조금 인상이 강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젠장.. 오르막이다.


이 길을 백팩을 메고 캐리어를 끌고 올라왔다.
그런데 오르막이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계속되는 오르막에 땀이 막 흐르는데, 이제 와서 어떻게 할 방법은 없다. 오타루역으로 돌아가기에는 너무 먼 길을 와버렸고, 이제 곧 내리막길이 있을 것이라 믿고 그냥 가던 길을 계속 가는 수 밖에..


다행히 언덕을 넘으니 미나미오타루역이 나왔다.

미나미오타루역 주변에 오타루의 관광지들이 여럿 있기는 하지만, 예전에 다녀오기도 했고, 더운 날씨에 짐을 끌고 돌아다니고 싶지 않아서 그냥 간다. 이번에는 오타루에서 초밥을 맛있게 먹은 것만 기억에 남기고 가야지.


저 아가씨들은 삿포로에 쇼핑하러 가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


미나미오타루역 건물은 꽤 낡은 것 같다.

메르헨 교차점에 가려면 미나미오타루역이 더 가깝다고 한다. 예전에 이 역에 내려서 돌아본 적도 있었는데 기억이 거의 없다.


출퇴근 시간이 아니라서 사람이 많지는 않다.


열차가 들어왔다.

신치토세공항행 쾌속 에어포트.

운이 좋은지 빈 자리가 있어서 앉아서 삿포로까지 갔다.


삿포로에 도착

돌아올 때 중간에 내려서 사진을 찍을까 했는데, 짐을 끌고 다니고 언덕을 오르다보니 생각보다 체력 소모가 크고 땀을 많이 흘려서 다 포기하고 삿포로까지 왔다. 여기서 잠시 쉬고 아사히카와 방면으로 가는 열차를 타야하는데..

하코다테본선의 보통열차는 하코다테-오샤만베, 오샤만베-오타루, 오타루-이와미자와, 이와미자와-아사히카와 구간으로 나누어 운행하고 있는데, 시간대에 따라 승객 수요 등에 따라 나누어진 구간 전부를 운행하지 않고 일부만 운행하는 경우가 많다. 오타루에서 출발하는 오샤만베 방면 열차는 시카리베츠나 쿳챤까지만 가는 열차가 오샤만베까지 가는 열차보다 많다. 중간에 환승을 통해 오샤만베까지 갈 수 있기는 하지만, 20분 남짓의 환승 대기 시간이 있어서 시간이 더 걸리고, 무엇보다 잘 타고 오던 열차에서 내려 다른 열차로 갈아타야 한다는 것이 짜증날 법하다.


오아사역

이 역은 행정구역상 삿포로시가 아닌 에베츠시에 위치하고 있다. 이 역부터는 대도시 삿포로가 아닌 삿포로 근교 지방의 도시인데, 사실상 삿포로 생활권에 묶여 있는 위성도시라고 보면 되겠다. 이 동네 사는 사람들에게 어디 사는지 물어보면 열에 아홉 이상은 삿포로에 산다고 할 것이다. 에베츠라고 말하면 아는 사람이 거의 없을 터이니 이것저것 설명하는 것도 쉽지 않을 터이니..

 

오아사역 정차 중


이시카리라이너 호시미행

이 열차는 오타루방면으로 가는 열차인데, 삿포로 시내구간의 수요가 많다보니 에베츠에서 호시미 사이를 운행하는 열차다. 


에베츠역.

이시카리라이너는 에베츠를 지나 이와미자와역까지 운행하는 경우가 많다. 수도권 지하철이 서울시계를 벗어나서 중간에 있는 역까지만 운행하는 경우도 많듯이 에베츠까지는 삿포로 근교라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선로에서 멀지 않은 곳에 창고가 있고, 그 뒤로는 주거용 맨션이 있다.

열차가 많이 다니지 않아도 열차가 다닐 때마다 시끄러울텐데..

 

사실 남 걱정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이 역에서 아사히카와 방면으로 갈 열차를 타야 하는데, 배차 간격이 아주 길다.


타고 왔던 이 열차는 다시 오타루 방면의 호시미로 가는 구간쾌속열차로 돌아간다고 한다. 


그리고 오타루행 보통열차가 이 열차 출발한 뒤 5분 후에 출발이고..

삿포로 근교지역이라 열차 운행이 그나마 많은데 하행열차는 뜸하다.


에베츠역

아무것도 할 것이 없다..

나가서 밖에 구경이라도 하고 싶은데 짐들고 다니기 귀찮아서 그냥 역 안에 눌러 있을란다.


심심하다..

비록 열차 시각표를 확인하지 않았지만 아사히카와까지는 쉽게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냥 역 안 그늘에 찌그러져 있었다.


다리다가 짜증나서 그냥 홋카이도레일패스를 사러 삿포로역에 갈까 생각도 했지만, 이번에는 꾹 참고 근성의 여행을 해보기로 한다. 물론 철덕들은 각역정차도 아니고 쾌속열차 타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터이지만 뭐 괜찮다. 그런 것에 연연하지도 않고 힘들어도 꼭 보통열차로 완주를 하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서..


차장이 차량 밖으로 나와 승객이 타는지 확인하면서 출입문을 닫고, 열차는 떠나갔다.

 

저 곳은 열차를 탈 플랫폼. 짐들고 계단 올라가기 싫어서 여태 내린 곳에서 꼼짝않고 있었다. 그러나 저 쪽으로 가야 한다.


건너오니 오타루행 보통열차가 도착했다. 저 오타루행 열차를 탈 수는 없으니..


이와미자와행 열차를 30분 넘게 기다리고 있다. 원래 이런 동네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막상 체험을 하면 York이 나온다.


드디어 이와미자와행 보통열차가 들어왔다. 그런데 이와미자와까지는 고작 역 세 개 뿐이라서 이와미자와부터 제대로 된 여정이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에베츠 다음은 토요호로역.

이런 호로...


세이코마트가 역에서 멀지 않은 것 같다.


휑하기는 마찬가지다.

그 다음 역인 호로무이, 카미호로무이역에 정차하지만 사진은 안 찍는다.


이와미자와역에 도착했다...


16시 25분 출발 아사히카와행 열차가 있지만 이것은 특급 수퍼 카무이. 그림의 떡이라는 것은 이런 것을 말한다. 아사히카와행 보통열차는 3번 승강장에서 출발한다고 해서 짐을 들고 저 계단을 또 올라가야 한다.. York이 또 나오려고 한다.


타고 왔던 열차는 회송으로 행선막이 변경되었다.

덥고 귀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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