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모리역

A-FACTORY 라는 건물이 있는데 지역 상품을 파는 곳 같다. 아오모리라면 사과 아니겠나 싶은데.. 안타깝게도 이 곳에서 파는 상품들은 질은 좋아보이지만 가격이 조금 비싼 것 같다. 여기 다시 온다면 그 때는 맛있는 아오리 사과로 만든 주스를 사서 먹어봐야지...

 

군데군데 쌓인 눈이 녹지 않고 쌓여 있는데 이 동네에 봄이 오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A-FACTORY' 라는 건물이 있는데 지역 상품을 파는 곳 같다. 'A'라는 글자가 아오모리의 이니셜인 듯하고, 이 글자를 사과 모양의 그림이 둘러싸고 있다. 역시 아오모리라면 사과 아니겠나 싶은데.. '아오리' 라는 사과 품종이 이 아오모리에서 만든 것이라고 하니..

 

히로사키역

히로사키는 아오모리현에서 벚꽃이 유명하기로 알려진 곳이지만, 곳곳에 아직 눈이 채 녹지 않은 여전히 추운 날씨라 꽃을 찾아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아마도 4월 중순이 지나야 꽃이 피지 않을까 싶은데.. 8년 전 야간급행 하마나스의 카펫카에 타서 갈 때 옆에 있던 일본인 아주머니들이 히로사키의 벚꽃이 예쁘다고 해서 언제 한 번 가봐야겠다 싶었는데,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토호쿠대지진으로 개박살이 나면서 한동안 토호쿠지역은 가급적 피하려고 하는데..

 

통근, 통학시간대가 아니라서 역에 사람은 그다지 많지는 않다.

 

3월 중순인데 아직까지 이러면.. ㅉㅉ

 

설마 두더지가 튀어나온 흔적인가..

두더지가 저렇게 큰 녀석이었나..

아니면 말고.

 

오다테역에 도착하고 있다.

의외로 이 로컬선을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은데, 아직 세이슌쥬하치킷푸 이용기간이라서 그런 것 같다. 이 사람들은 청춘18이라는 제약이 많은 승차권을 가지고 있지만, 외국인이라 일부열차 및 노선을 제외하고 "무적권" 인 JR패스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도 있고, 분실의 위험도 있어서 JR패스를 품 속에 넣고 가는 중. 내용이 잠시 이탈을 해서 그렇지만, '무조건'과 '무적권' 구별을 잘 해서 사용하도록 합시다...

오다테역. 승강장에서 나가는 곳에 역무원이 있다.

 

역시 이용하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은데, 아마도 학생들의 통학, 직장인들의 통근시간대에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신사의 토리이 같은 것이 있어서 사진을 찍었는데 열차가 출발하면서 흔들렸다.

 

다음역은 시모카와조이역

여기는 무인역이라 운전수가 운임수납을 맡아서 한다.

 

하야구치역

 

타카노스역

 

논에 아직 눈이 쌓여 있다.

 

토미네역

역시 무인역이다.

 

히가시노시로역이다.

여기는 역무원이 상주하는 곳 같은데, 목공예품을 많이 만드는 곳인가 보다. 역무원이 있는 덕분에 모처럼 운전수가 잠시 숨돌릴 틈이 생겼을 것 같다.

 

창 밖에 JR의 열차가 아닌 다른 열차가 있는 것 같은데.. 아직까지도 저런 열차도 운행을 하는가 보다.

 

광각모드로 사진을 찍었더니 저기 앉은 남성분의 다리가 아주 길게 나왔다...

 

모리타케역

여기도 역무원이 상주하는 곳 같은데..

 

열차는 아키타에 가까이 가고 있는데 이 동네는 평지라 그런지 눈이 보이지 않았다.

 

이 열차가 리조트시라카미로 운행하는 열차로구나.

열차 출발 시각까지는 시간이 조금 남아 있어서 매표소에 가서 패스를 보여주고 좌석지정권을 받아서 왔다. 바다가 잘 보이는 방향으로 좌석을 부탁했더니 열차의 진행방향 왼쪽 창가 좌석으로 지정해주었다.

 

리조트시라카미 열차로 운행하는 열차는 HB-E300계라는 친환경열차라는데, 가선이 있는 구간에서는 가선에 흐르는 전류를 공급받아 사용하고, 가선이 없는 구간을 달릴 때는 열차 안에 있는 충전지에 전기를 충전해서 사용한다는 것 같다.

호텔에서 아침밥을 먹고 나온 뒤에 아무 것도 먹지 않아서 배가 고픈데, 열차 안에서 판매하는 도시락이라도 사먹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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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이모리철도

2017. 11. 4. 04:16



지난 밤에 정신없이 넘어갔던 청춘18 승차권의 홋카이도옵션권을 사지 못하여 예상보다 2배가 넘는 돈을 지불하게 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생각하다가 순간 머릿 속을 스치듯이 갑자기 떠오른 것이 승차권의 판매기간이었다. 여름에 발매하는 이 승차권은 7월 20일부터 9월 10일까지 사용이 가능하지만, 승차권 판매기간은 이보다 빠른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였다. 청춘18 승차권의 이용기간만 생각했지, 발매기간을 생각하지 않아서 이런 낭패를 보게 된 것이었다. 미리 알았더라면 도착해서 다음 날에 양을 보러 히츠지가오카전망대에 갔다 오면서 청춘18 옵션권을 살 것을 그랬다는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 어차피 하코다테 도착이 늦어서 오쿠츠가루이마베츠역에서 신칸센을 타야 하는 상황이기도 했지만, 이 경우라면 오쿠츠가루이마베츠에서 신아오모리까지 신칸센 요금만 내면 되니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는데.. 어차피 되돌릴 수 있는 일도 아니고, 미리 살피지 않은 사람의 잘못이지만, 역무원이 판매기간이 지났다고 말했더라면 "아~ 그렇군요! 제가 바보였군요." 하고 넘어갔을텐데..

아오모리에서 토쿄까지 하루에 가는 경로는 오우본선을 타고 아키타를 경유해서 요코테역에서 키타카미선으로 환승하여 키타카미부터 토호쿠본선을 따라 남쪽으로 가는 여정인데, 오전 5시 42분이라는 말도 안 되는 시각에 아오모리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타야하므로 일찌감치 포기했다. 혹시 모르는 일이라 5시와 5시 20분에 알람을 맞춰 놓고 자기는 했는데 알람이 울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알람을 꺼버린 것 같다. 7시 반 정도 되어서 일어나서 슬슬 아침을 먹으러 로비에 내려가서 밥을 먹다보니 8시가 되어서 다른 노선은 집어치우고 그냥 토호쿠본선과 토호쿠신칸센 신아오모리 연장 이후 제3섹터로 전환된 구 토호쿠본선 구간이었던 아오이모리철도와 IGR은하철도를 이용해 최단구간으로 가기로 마음을 바꿨다. 마음을 바꿨다기 보다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이, 오우본선 경유로 가는 경우라면 5시 42분에 출발하는 열차를 타고 22시 39분에 토쿄역에 도착할 수 있는데, 그 다음 열차를 타면 당일에 갈 수 없고, 이미 열차는 두 시간 전에 떠나버린 뒤라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 

아침을 먹고 나서 방으로 돌아가 양치질을 하고 짐을 양어깨에는 백팩, 오른쪽 어깨에는 크로스백을 걸치고 왼손에는 캐리어, 오른손에는 상자 하나를 들고 프런트에 가서 체크아웃을 하고 영수증을 받아서 나왔다. 아오모리역에 들어가면서 마지막 칸이 빈 칸으로 남아있는 청춘18 승차권을 보여주고 9월 5일 도장을 받아서 아오이모리철도를 타는 2번 승강장으로 내려갔다. 

원래 JR승차권을 가지고 아오이모리철도를 탈 수는 없다. 그러나 아오이모리철도선 구간 중 JR과 환승이 되는 아오모리역과 노헤지역, 그리고 하치노헤역에서 중간에 내리지 않고 승하차를 하는 경우에 한하여 아오이모리철도의 운임을 내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특례가 있다. 아오모리역은 JR의 츠가루선 및 오우본선과의 환승역, 노헤지역은 JR의 오미나토선과 환승역이고, 하치노헤역은 JR 하치노헤선과 환승역인데, 신칸센을 타지 않으면 철도로 이 역에 갈 수 없기 때문에 특례조항을 만들어 지정된 역에서 타고 내리는 경우에 한하여 JR패스나 청춘 18 승차권을 가지고 탄 경우 운임을 내지 않아도 된다.


아오이모리철도의 제복은 처음 보는 듯하다. 예전에 아오모리역에 왔을 때 봤을 수도 있는데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아오모리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아오모리베이브릿지가 살짝 보인다.


아오이모리철도 캐릭터는 꽤 귀엽다.

나중에 돈이 남을 때 인형이 있으면 하나 사오고 싶은데..


귀여운 여성 승무원이 밖에 서 있다. 이 언니는 아사무시온천역에서 내리더라는..


역명판 사진을 찍었는데 초점이 잘 맞지 않았다...


이 캐릭터의 이름은 모리(モーリー). 장음이니까 모-리- 라고 부르면 되겠다.


아오이모리철도는 제3섹터로 전환된 철도 노선이지만 생각보다 승객이 많았다. 제3섹터로 전환된 노선은 돈이 되지 않기 때문에 JR이 신칸센 개통과 함께 지방자치단체로 경영권을 떠넘기는 것인데, 혼슈의 토카이도본선, 산요본선, 토호쿠본선 등 수요가 많은 노선은 신칸센과 병행재래선을 함께 운영하고 있지만, 이용하는 사람이 적은 구간을 도마뱀이 꼬리 자르듯 잘라내서 "당신네 지역 사람들이 이용하는 노선이니 직접 맡아서 운영하시오." 라면서 선로와 열차 몇 량을 양도하면서 손을 털고 나가는 것이다. 이 회사들은 이미 민영화가 되어서 주주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니 이들에게 계속해서 운영하라고 강제할 수는 없는 것이고..


토호쿠신칸센이 산에 터널을 뚫어 최대한 직선으로 하치노헤 방면으로 가는 반면, 아오이모리철도선(구 토호쿠본선)은 산을 피해 해안선 가까이로 돌아서 가는 경로라서 거리 면에서 조금 더 멀다. 


노나이역. 창밖으로 보이는 역 시간표를 보니 시간당 한 편 이상의 열차가 다니고 있고, 출퇴근, 통학시간대에는 배차가 더 많아지는 것 같다. 이 정도의 배차 시각을 보면 그럭저럭 철도 이용 수요가 완전히 바닥을 치는 것 같지는 않다. 아오모리현 역시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데, 자연적인 이유도 있지만 도시지역으로 인구 유출이 계속되면서 생산가능인구가 갈수록 줄어드는 문제를 안고 있다고. 한국에서 인구의 수도권 집중이 문제가 되고 있듯이, 일본 역시 토쿄와 근교 카나가와현, 사이타마현, 치바현의 인구는 늘어나고, 칸사이지역의 오사카부, 쿄토부, 효고현 등은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한다. 언젠가 아오모리현에서 30년 후 상황을 예측한 자료를 본 적이 있는데, 현재보다 약 30%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다고.


출발하는 열차에서 노나이역 명판을 카메라에 담았다.


액화가스제조소가 있다.


다음 역은 아사무시온센(浅虫温泉)역.

일본 아니랄까봐 온천이 참 많고, 역 이름에 온천이 들어간 역도 많다.


온천이 있어서 이용하는 사람이 많은지 아오이모리철도에서 몇 안 되는 유인역이다.


마스코트인 모리의 이름을 딴 모리즈 카페가 역 안에 있다.


역무원이 상주하는 역이므로, 모처럼 운전수는 승차권이나 운임을 받지 않고, 역무원이 그 일을 맡아서 한다.


열차는 아오모리만(青森湾)과 무츠만(陸奥湾)을 지나는 등 한동안 해안선을 따라가다가 노헤지 부근부터 바다와 거리가 있는 내륙으로 달린다.


차창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이 간간이 눈부셨다.




니시히라이역. 사진을 굉장히 성의없이 찍었다.


열차 안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꽤 타고 있는데 청춘18킷푸를 가지고 탄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


선로 작업을 하는 인부들도 보이고..


시미즈가와역이었던가..


역 명판에 희미하게 시미즈가와(清水川)라고 쓰여 있다.

카리바사와역


노헤지역. JR의 오미나토선과 환승할 수 있는 역이다. 토호쿠본선을 아오이모리철도로 이관하기 전인 JR역이었던 시절에는 이 역에 역무원이 있었는데, 지금은 JR역이 무인역이 되어 아오이모리철도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이야 제3섹터로 넘어갔지만, 토호쿠본선은 토카이도본선, 산요본선 등과 함께 일본의 주요 간선 중의 하나였기에 그냥 비워둘 수 없을 것 같다.


저 사람들은 아오모리 방면으로 가는 열차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노헤지역을 출발한다. 아오모리에서 출발했으니 노헤지면 대충 절반 정도 온 것 같다.


직장인보다 학생들이 많이 타서인지 열차 안에는 학교 광고가 붙어 있다.


보선반 직원인 것 같은데 저 분은 처음부터 끝까지 저기에 서서 간다. 한국에서는 철도회사 직원들이 지하철에 빈 자리가 생기면 승객이 서 있어도 앉아서 가던데..


과거 토호쿠본선이라는 주요간선 선로를 달리는 것이기에 선로 상태도 좋고, 속도도 제법 끌어올려 달려서 꽤 빠르게 가고 있다. 아오모리역에서 하치노헤역까지는 약 96km 거리라고 하는데 중간에 있는 모든 역에 정차하면서도 1시간 반 정도 걸려 도착하니 꽤 빠르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열차와 비교하면 수도권 전철의 경부선 용산-천안급행열차의 표정속도보다 조금 빠른 수준이다.


흔한 시골의 기찻길 옆의 논이다.


다음 역은 카미키타쵸란다. 하치노헤까지는 일곱 역이 남았다. 구름이 해를 가려서 그렇지 밝은 대낮인데 차내에 있다고 하지만 셔터스피드가 못 따라갈 정도로 열차는 빨리 달리고 있다.


운임은 무시무시하게 오르고 있다. 아오이모리철도의 승차권을 구입했다면 아오모리에서 하치노헤까지 2,280엔을 지불했어야 하는데, 아오이모리철도의 자비로운 방침이 참 고마웠다. 만약 이 돈을 내야한다면 그냥 깔끔하게 신아오모리에서 모리오카까지 신칸센을 타고 나중에 왜 그렇게 큰 돈을 질렀을까 후회할 수 있겠지만..


오가와라호(小川原湖, 오가와라코)를 지난다. 일본의 호수 중에서 11번째로 큰 곳이라고..


정기권을 구입하면 300엔 쿠폰을 준다고도 하는데 잠깐 왔다가 가는 외국인에게 그런 것이 필요할 리가 없고, 통근, 통학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 및 안내라고 봐야겠다.

 

미사와역. 이제 20분 정도 남았다. 크지 않은 시골 마을인 것 같다. 토와다 관광철도와 환승역이었는데, 영업수지 악화로 폐선되었다고 한다. 여기도 갈수록 사람들이 도시로 이주를 하기 때문에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은 지속적인 인구유출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저 멀리 신칸센이 다니는 고가가 보이는데 하치노헤역에서 만나게 되겠지.


시모다역. 이제 10분 정도 남은 것 같다. 벌써부터 지겨워지고 있다. 어우..

...

..

짐이 많은 관계로 미리 선반 위에 올려둔 백팩과 상자를 내리고 캐리어의 손잡이를 뽑아놓고 내릴 준비를 하고 하치노헤역에서 내렸다. 열차는 계속해서 메토키역까지 가지만, 하치노헤역을 지나는 순간 지금까지 타고 온 구간의 운임을 다 내야하기에 일단 내리는 것 외의 방법이 없다. 여기서 내려서 가장 저렴한 방법으로 모리오카까지 가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하코다테역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개찰구를 나와서 미도리노마도구치(みどりの窓口)에 가서 청춘18 홋카이도신칸센 옵션권[각주:1]을 구입하러 갔다. 나는 얼굴을 기억하고 있지만,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직원에게 청춘18 옵션권을 사고 싶다고 하니 그것을 팔지 않는다고 한다.

"왜 안 파는 거에요?"

"지금은 판매하지 않아요."

"왜요? 그럼 아오모리까지는 어떻게 가요?"

"판매하지 않는다니까요. 도난이사리비철도를 타고 키코나이까지 가서, 키코나이부터 신칸센을 타면 됩니다. 빈 자리 아무 곳에나 앉아서 가세요."

조금 더 가까운 신하코다테호쿠토역에서부터 신칸센을 타면 되지만, 이 경우는 가격이 꽤 비싸지기 때문에 최대한 신칸센은 짧은 거리를 타는 것이 낫다. 신칸센 승차권은 운임과 요금 모두 제 가격을 내고 사야해서 가능한 한 짧은 구간만 타기로 했는데도, 도난이사리비철도선의 키코나이까지의 운임 1,110엔과 신칸센 특정특급권 가격 4,960엔을 합쳐 자그마치 6,070엔을 내야했다. 원래는 2,300엔의 청춘18 옵션권을 사서 도난이사리비철도를 타고 키코나이에서 오쿠츠가루이마베츠역 사이만 홋카이도신칸센을 이용하고, 오쿠츠가루이마베츠역과 환승이 가능한 재래선인 츠가루선의 츠가루후타마타(津軽二股)역에서 츠가루선을 타고 아오모리로 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역무원이 청춘18 옵션권을 판매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신칸센 승차권을 강매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승차권과 영수증을 받아서 나오면서 계속 이상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얘네들이 텅텅 빈 채 운행하는 신칸센 표를 팔기 위해서 이러나 싶어서 아니 왜 옵션권을 팔지 않는지 생각해봤는데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역무원과 계속해서 실랑이를 벌일 수도 없고, 열차를 놓치기 전에 빨리 혼슈로 넘어가야 해서 짐을 가지고 키코나이행 도난이사리비철도선을 타러 갔다. 이미 주변은 어두워진 시간에, 재래선과 달리 신칸센은 자정 이전에 막차 운행이 종료되기에 마냥 여유를 부릴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고, 저렇게 단호하게 말을 하는 것으로 봐서는 뭔가 이유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일단 그냥 열차를 타러 갔다.


하코다테는 지명도에 비하면 작은 도시라서 조금만 도심에서 벗어나면 이렇게 암흑천지가 된다.

  

병행재래선이었던 에사시선을 도난이사리비철도라는 연선 지역자치단체에서 출자하여 새로 설립한 회사가 맡으면서 노선 이름도 도난이사리비철도선으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차량은 기존의 JR로부터 양도받은 차량을 가지고 영업을 하고 있다. 역에 붙어있는 역명판만 바뀐 회사의 로고를 단 것으로 바뀌었을 뿐, JR홋카이도의 키하 40계의 디젤 동차가 운영회사만 바뀐채 계속해서 이 노선을 달리고 있다. JR로 운행하던 때 다니던 세이칸(青函, 아오모리-하코다테) 연락용 특급열차 '수퍼 하쿠쵸' 로 운행하던 789계 열차는 전동차가 달릴 수 있는 삿포로 권역으로 옮겨가서 785계 열차를 대체하고 있다. 사족일지도 모르겠지만 덧붙이자면, 홋카이도에서 전동차가 다닐 수 있는 곳은 하코다테본선의 오타루-삿포로-아사히카와 구간과 하코다테-신하코다테호쿠토 구간, 치토세선(신치토세공항 방면 지선 포함), 무로란본선의 무로란-누마노하타 구간이 전부라서 비전화구간을 조금이라도 달리는 열차는 디젤 동차를 사용하고 있다.


직각에 수렴하는 키하 40계 열차의 좌석은 역시 편하지 않지만 별 수 없다.



매표소에서 정신이 없어서 그냥 넘어갔는데, 하코다테에서 고료카쿠까지는 JR구간이므로 150엔을 더 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도난이사리비철도선은 키코나이-교료카쿠까지이므로.. 아이스크림 하나 사먹을 돈을 날렸다. 흑흑 ㅠㅠ


키코나이역에서 환승시간은 9분. 도난이사리비철도 키코나이역에서 홋카이도신칸센 키코나이역의 거리가 그리 멀지는 않아서 뻘짓을 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여유있는 시간이다. 타는 사람이 없어서 개찰구를 통과할 때 기다릴 필요도 없고.. 9월이지만 북쪽에 위치한 홋카이도인데다 주변에 별다른 인구밀집시설이 있는 곳이 아니라 그런지 썰렁한 느낌이 들었다.


전광판에 열차가 도착한다는 알림이 나왔다.


역 안에 아무도 없는 것으로 봐서 아마도 이 열차에 혼자 타는 것 같다.


이 열차들은 종착역에서 하룻밤을 지낸 뒤 아침 일찍 다시 신하코다테호쿠토로 돌아오는 열차일 것 같다.


열차가 들어오고 있다.

밤이라서 사진이 잘 나올 것 같지는 않지만 일단 시도를..


열차 전조등에 눈이 부시다.


하야테는 JR동일본 소속의 E5계 전동차로 운행하는데 토쿄-모리오카, 모리오카-신하코다테호쿠토 등의 노선 전체 구간이 아닌 일부만 운행하는 열차를 하야부사 대신 하야테라고 부른다고 한다. 하야테는 10년 전에는 지금은 사라져가고 있는 E2계 신칸센 열차로 토쿄에서 하치노헤까지 달리던 열차의 이름이었는데, 설계최고속도는 시속 315km였지만, 실제 운행시에는 시속 275km를 최고속도로 제한하였다. 신칸센은 가장 큰 경쟁상대인 항공기에 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열차 속도를 올리는데 힘을 쏟았는데, 2011년에 E5계 전동차를 아키타신칸센 코마치와 병결하지 않는 토호쿠신칸센 구간의 영업운전에 투입하면서 시속 300km대의 고속화를 이루게 되었으나, 직후 발생한 토호쿠대지진으로 인하여 한동안 정상적인 운행을 못하는 시기가 있었고, 2013년 E3계 신칸센용 전동차를 대신할 E6계 신칸센용 전동차를 영업에 투입하면서 마침내 하야부사로 대표되는 토호쿠신칸센의 E5신칸센과 아키타신칸센의 E6신칸센의 코마치를 최고 시속 320km까지 속도를 끌어올리면서 모리오카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단 2시간 25분, 신아오모리까지는 2시간 59분으로 크게 단축하게 되었다. (단, 모리오카 이후는 정비신칸센법에 의해 시속 260km로 속도제한)


이번 여행에서 처음 보는 신칸센 열차라 반갑다. 지금까지 여태 재래선 똥차들만 줄창 타고 다녔는데..


순식간에 선두차가 지나갔다.


하야부사는 '매' 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서 주로 하야부사로 운용되는 E5계 열차에 새 그림을 그려놓은 것 같다. JR홋카이도에서 보유한 H5계 열차에는 새 대신에 홋카이도의 모양을 형상화한 로고가 그려져 있고, 핑크색 가로줄무늬 대신 파란색의 가로줄이 있다.

 

11량 편성의 열차라 도착하는 것도 꽤 시간이 걸린다.


이 시간에 상행열차의 행선지가 모리오카, 다음 열차는 신아오모리다. 홋카이도신칸센으로 토쿄까지 가려면 신하코다테호쿠토에서 18시 36분에 출발하는 하야부사 38호 열차가 막차다. 그 이후에는 센다이, 모리오카, 신아오모리행 열차로 시간이 늦어질수록 행선지가 점점 가까워진다.


열차에 올라타서 빈 자리에 앉아서 간다. 원래 토호쿠신칸센과 홋카이도신칸센은 전석 지정석으로 운영하고 있어서 좌석 지정을 받아야 하지만, 만석인 경우 입석특정특급권이라는 승차권을 발행한다. 입석 승차권이지만, 보통차에 빈 자리가 있는 경우 앉아서 갈 수 있고, 좌석 지정을 받은 승객이 오는 경우 비켜주어야 한다. 예를 들면 키코나이에서 신아오모리역까지 갈 때, (그럴 리는 아주 드물겠지만) 오쿠츠가루이마베츠역까지만 공석이 있으면 지정한 좌석이 아니더라도 앉아서 가다가 오쿠츠가루이마베츠역에서 그 좌석을 지정한 승객이 타면 다른 빈 자리를 찾아 앉아서 가든가, 그나마 빈 자리가 없다면 객실 내 혹은 통로에서 서서 가야 한다. 홋카이도신칸센의 승차율이 저조하기 때문에 - JR홋카이도 역시 그럴 것이라 예상했다지만 - 빈 자리가 많이 있어도 가까운 거리라면 입석특급권을 판매하면서 승객들의 부담을 덜어주고는 있는데 그 가격도 만만치가 않다.


 

춤추는 것이 이 지역의 문화재인가보다.

세이칸터널을 지나 오쿠츠가루이마베츠역에 도착했다. 역 이름이 상당히 긴데 원래는 오쿠츠가루(奥津軽)역으로 명명하려고 하였으나, 이 역이 위치한 히가시츠가루군 이마베츠쵸에서 '이마베츠(今別)'를 역명에 넣어달라고 하여 이렇게 긴 역 이름이 되었다고 한다. 천안아산역과 같은 케이스라고나 할까. 이 역과 재래선 츠가루선(津軽線) 츠가루후타마타(津軽二股)역이 환승이 가능하다. 청춘18 홋카이도신칸센 옵션권을 가진 경우라면 여기서 내려서 재래선으로 환승하여 아오모리까지 가야 하지만, 옵션권도 없거니와 이미 이 역에서 아오모리 방면으로 가는 열차 운행이 끝난 상태라 별 수 없이 신아오모리까지 신칸센을 타고 가야 한다. 


역 이름이 아홉음절이니 참 길다. 한국에서는 부산지하철의 국제금융센터·부산은행이 가장 긴 역 이름이라고 하는데, 일본에서는 읽는 법으로는 '미나미아소미즈노우마레루사토하쿠스이코겐(南阿蘇水の生まれる里白水高原, みなみあそみずのうまれるさとはくすいこうげん)'역과 카시마임해철도의 오아라이선의 '쵸-자가하마시오사이하마나스코-엔마에(長者ヶ浜潮騒はまなす公園前, ちょうじゃがはましおさいはまなすこうえんまえ)' 라는 역이 가장 긴 역 이름이고, 글자로는 토쿄디즈니랜드스테이션(東京ディズニーランド・ステーション)역이라고 하니 오쿠츠가루이마베츠는 여기에 이름을 내밀기 어려울 것 같다. 재래선 막차 시간에 이전에 왔다면 이 역에서 츠가루선 열차를 탈 수 있었겠지만, 이미 열차가 떠난 지 오래라 선택의 여지가 없기에 계속해서 비싼 신칸센을 타고 신아오모리까지 가는 수밖에 없었다.


텅 빈 열차에서 내릴 때가 되었다. 신아오모리역부터는 노선의 관리회사가 JR홋카이도에서 JR동일본으로 바뀌면서 신칸센을 운행하는 운전수와 승무원이 해당 구간 소속으로 교대하기에 다른 역보다 1분 정도 더 긴 2분간 정차를 한다. 신아오모리역은 토호쿠신칸센 연장에 따라 비교적 최근에 개업한 역이라서 역 주변에 별다른 상권이나 시설은 없다. 다만, 처음부터 토호쿠신칸센의 재래선 환승을 고려해서 역 위치를 선정한 덕분인지 오우본선이 지나가는 경로에 역을 만들어 아오모리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아오모리역까지 갈 수 있다.


이제 다시 청춘18 승차권을 사용할 때가 되었다.


신아오모리에서 아오모리까지는 3.9km 정도 떨어진 바로 다음 역이라 금방 도착했다.


운행을 마친 승무원이 내려서 열차 확인을 하고 자리를 바꾸러 이동하고 있다.


열차는 동해안을 따라 아키타에서 아오모리를 오가는 고노선(五能線)에서 운행하는 열차인데, 츠가루선으로 출장나온 모양이다.


고노선 전선 개통 80주년이라고 한다. 이름은 많이 들어보았고, 선로 주변의 풍경이 좋다고 하는데 갈 기회가 없었다. 알고도 가지 않은 것도 있지만 늘 아오모리는 혼슈에서 홋카이도에 가는 길목이었지, 이 지역은 다녀본 적이 없다. 토호쿠지역에서는 센다이, 아키타, 카쿠노다테 정도만 가보고 다른 곳은 그냥 지나가다 잠시 열차가 멈추었을 때 주변을 살펴보는 정도였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하여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로는 혼슈에서 홋카이도에 오갈 때만 그냥 지나가는 정도. 사고 발생 후 한동안 아예 동일본 방면에 가지도 않았고, 홋카이도에 갈 때도 빠른 신칸센 대신에 동해안쪽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택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냥 별 생각없이 다니고 있다.


열차는 행선을 츠가루신죠행으로 바꾸고 다시 돌아가는 것 같다. 열차는 고노선에서 개통 80주년을 기념하고 있는데 고노선을 달리지는 않는 모양이다. 이 시간에는 이용하는 승객이 없어서 그런가.. 이 지역 역시 겨울이 되면 춥고 눈이 많이 오는 곳이고, 승하차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으니 버튼을 눌러 문을 열고 닫도록 되어 있다.


노인배려용 의자가 있는 것 같다.

한국에는 노약자석 뿐 아니라 무임승차까지 있다고..


뭐니뭐니해도 아오모리의 상징은 사과겠지!

하나 써서 붙여두려고 했는데 저 사과모양 빨간 종이가 없다..


호텔에 가서 체크인을 하고 프런트에서 손톱깎이를 빌려 그 사이 긴 손톱을 자르고, 밖에 나가서 요시노야에서 저녁을 먹고 돌아와 씻고 잠을 잤다. 하는 것이 없어도 12시간 넘게 열차를 타거나 기다리면서 쌓인 피로 덕분에 금방 잠들었다.

  1. 홋카이도신칸센 개업과 함께 세이칸터널을 지나는 재래선 여객열차의 운행이 중단되고, 홋카이도신칸센만 운행하게 되면서, 청춘18 승차권 소지자에 한해서 고료카쿠-키코나이간의 도난이사리비철도선과 키코나이-오쿠츠가루이마베츠역 간의 홋카이도신칸센 특정특급권을 2,300엔에 판매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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