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LG의 이진영, 이병규는?

2009. 5. 17. 00:42



이진영이 올시즌 핀스트라이프를 입으며 LG에 합류한 이후, 그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LG의 이진영" 이라는 응원가가 흘러나온다. 지난 2년간 어느 선수도 그 노래를 들을 수 없었던, 상징적인 "LG의 아무개" 노래가 새로 입단한 선수에게 주어진 것이다. 이진영이 국민우익수라 불릴 정도의 좋은 선수이고 그의 합류가 정말 반갑지만, 이제 갓 입단한 선수에게 그 노래를 부르는 것을 듣다보면 좀 복잡한 기분이 든다. 그 노래의 원주인이었던 이병규는 누가 뭐래도 입단 이후 10년 동안 LG의 간판이었고 가장 사랑을 받는 선수 중의 하나였다. 2006 시즌을 마치고 나고야행 비행기를 탔지만, 계속 그의 복귀설이 흘러나올 정도로 여전히 많은 팬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덕분에 그가 없는 동안에도 팬들은 그의 응원가를 다른 선수를 향해 부르지 않았고, 심지어 LG의 프랜차이즈 선수인 조인성, 박용택 등도 "LG의 아무개" 로 칭해지지는 않았다.




이진영은 프랜차이즈 선수도 갖지 못한 "LG의 이진영" 칭호를 얻었다. ⓒ 연합뉴스




이병규는 일본 투수들의 변화구에 약점을 드러내며 자신의 장점인 공을 맞추는 능력을 살리지 못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3할은 커녕 2할 7푼에도 미치지 못하는 타율. 간간히 한 방을 날려서 생명연장을 하더니 올 시즌에는 개막부터 2군에서 시작하며 아직 1군 경기에 출전을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한국 복귀는 없다고 선언한 이병규였지만, 올해 계약이 만료되면 현재까지의 그의 성적과 그리고 적지 않은 그의 나이로 보건대 그가 현 소속팀인 주니치와 계약을 연장하거나, 다른 팀으로 이적할 가능성은 아주 낮아보인다. 큰 것 한 방을 날릴 수 있는 장거리 타자가 아닌 그가 정확한 타격을 못하는 상황에서 용병 쿼터를 소진해가며 계약할 필요를 느낄 것 같지는 않고, 더구나 그는 이승엽처럼 방송사에서 막대한 중계권료를 가져다주는 선수도 아니다.




일본에서 활약 중인 이병규 ⓒ 일간스포츠



비록 그의 일본 진출이 실패한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투수들이 변화구 구사와 제구력에서 일본 선수들에게 아직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에서는 여전히 3할에 근접한 타율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복귀한다면 아무래도 친정팀이었던 LG일 가능성이 크다. 작년까지만 해도 김재박 감독은 이병규가 복귀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피력한 바 있지만, 올 시즌 이진영을 FA로 영입하면서 그의 필요성이 급감해버렸기 때문. 그러나 여전히 주전 경쟁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LG의 팀사정과 그를 기억하는 많은 팬들(그는 94년 신인 3인방 이후 잘 나가던 90년대를 추억할 수 있는 마지막 남은 선수다)은 그의 복귀에 대한 기대를 하게 한다. 박용택-이병규-이진영으로 외야 라인을 구축하고 이대형, 안치용이 이들과 경쟁한다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병규의 나이가 적지 않다는 점이 걸리지만, 그보다 나이가 많은 전준호, 이종범도 충분히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외야가 아니라면 이병규가 맡을 수 있는 포지션은 1루수와 지명타자가 있는데, 올해 서로 수비와 지명타자를 번갈아가며 맡고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페타지니-최동수 콤비에게 미안하지만 역시 또 하나의 경쟁자가 출현하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것이다. 안타깝게도 현재로서는 이 둘을 대신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는 점 역시 팀으로서는 염려가 되는 부분이고, 노장 세 명이 돌아가면서 나오는 것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여전히 LG의 이병규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다. ⓒ OSEN



달라진 프런트와 최근의 프랜차이즈 스타 우대 정책은 이병규가 국내 복귀시 LG가 그를 반길 것으로 믿지만, 지난 2007년 초의 동계 전지 훈련 참가 거부로 빚어진 갈등이나, 그의 등번호 9번을 올해 입단한 오지환에게 배정한 것 등은 조금 염려되는 부분이다. 국내 구단들은 출신 선수가 해외 진출시 선수의 등번호를 돌아올 때까지 다른 선수들에게 배정하지 않고 남겨두지만(이상훈의 주니치, 보스턴 시절에도 47번은 그의 몫으로 남아 있었다), 그가 내년 복귀가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다른 선수에게 번호를 배정한 것은 예사롭지는 않아 보인다.


그러나 다른 7개 구단이 이병규가 여전히 수준급의 기량을 가지고 있더라도 선뜻 영입 의사를 밝히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LG의 이병규였던 그의 고착화된 이미지는 그의 영입을 주저하게 만들 것이다. 따라서 공은 이병규의 복귀 의지와 LG 구단에 달려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는 이병규라는 한 선수에게 최악의 상황이 닥친 것을 가정한 것이고, 내년에 복귀하지 않더라도 올해 일본에서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연패 팀끼리의 단두대 매치는 궂은 날씨 속에 의외의 승부가 펼쳐졌다. 양 팀의 선발 투수들이 강하지 않아서 타격전이 벌어질 것은 충분히 예상 가능했지만, 둘이 합쳐 39점이나 뽑아내는 서커스야구까지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히어로즈는 분위기 쇄신을 위해 2군으로 내려가 있던 이숭용, 송지만, 김동수 등이 한꺼번에 복귀하면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지만 충분히 잘 하고도 투수진의 부진으로 7연패에 빠지고 말았다. LG는 25안타를 몰아치며 SK를 제치고 시즌 팀타율 1위(.287)로 올라섰으나, 팀방어율은 6위(5.10)로 추락하고 말았다.

이 날 나온 기록을 살펴보면

한 경기 최다안타 40개(LG 25개, 히어로즈 15개)
한 경기 최다득점 39점(LG 22점, 히어로즈 17점)
한 경기 최다루타 84루타(LG 47개, 히어로즈 37개)
역대 11번째 팀 싸이클링 홈런 LG(1점 박용택, 이진영, 2점 박용택, 권용관, 3점 이진영, 4점 페타지니)
LG트윈스 최다실점 승리, 히어로즈 최다득점 패배
LG트윈스 최다이닝 득점 타이기록 8이닝

이 밖에도 연타석 홈런(박용택, 이진영), 백투백 홈런(페타지니, 이진영), 한 경기 2홈런 선수 4명 (박용택, 이진영, 송지만, 황재균)이 나올 정도로 무시무시한 타격전이 펼쳐졌다.

<발단>

1회초에 박용택의 선두타자 홈런을 비롯 2점을 선취한 LG는 1회말 수비에서 브룸바를 거르고 송지만과 승부를 택했다가 초구에 역전 쓰리런 홈런을 맞고 말았다. 그러나 2회초 박용택의 연타석 투런 홈런으로 다시 역전을 했고, 3회초에도 1점을 추가하여 5대 3을 만들었다.


<전개>

선발 정재복은 1회 3실점 이후 2회는 삼자범퇴로 막으며 안정되는 모습이어서 초반 분위기는 LG의 우세로 가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모 야구인의 명언이자 절대적 진리인 "야구 몰라요" 가 여기서부터 등장하게 된다. 히어로즈는 3회말 공격에서 선두 타자 황재균이 솔로 홈런을 치며 한 점차로 추격을 했고, 이택근의 안타 이후 브룸바의 타구를 LG 2루수 박용근이 실책을 저질러 병살 위기에서 벗어나 무사 1,3루의 찬스를 맞이하면서 정재복을 압박했다. 이미 1군 복귀 축포를 쏘아 올렸던 송지만은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다시 타점을 올리며 정재복을 아예 끌어내렸다. 이어 등장한 이재영은 이숭용, 김동수에게 연속으로 2루타를 맞고 3점만(?)을 더 내주고 3회말을 마쳤다.


<위기>

4회초 히어로즈는 리드를 지키기 위해 선발 김수경을 내리고 강윤구를 마운드에 올렸다. 강윤구는 선두 타자 권용관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이대형을 병살타로 잡아내며 쉽게 이닝을 마무리했고, 이제 경기에서 중요한 대목 중의 하나인 4회말 히어로즈의 공격이 돌아왔다. 3회말 이재영에게 2루타 두 방으로 경고 사격을 했던 히어로즈 타선은 브룸바의 적시타, 송지만의 쓰리런 홈런으로 두들기더니 김동수가 솔로 홈런으로 완전히 보내버렸다. 점수는 13대 5. 아무리 히어로즈의 투수진이 약하다고 해도, 그리고 LG가 8점은 한 회에 우습게(?) 뽑아낼 수 있는 점수라고 해도 지난 이틀 동안 물에 젖은 방망이를 휘두르던 팀이 경기를 뒤집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절정>

4회말 2사 이후 마운드를 이어받은 김광수는 전날 홈런으로 무너졌던 SK전과는 달리 히어로즈 타자들을 완벽히 제압하며 6회말까지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 사이 LG는 5회초 최동수와 권용관의 안타로 3점을 추격하며 13대 8로 따라붙더니, 6회초에는 이진영의 쓰리런 홈런을 포함 4점을 내며 한 점차로 추격하였다. 그러나 여기까지는 이 역전대하드라마의 서막에 불과했다. 마침내 7회초 박용택, 이대형, 정성훈이 하나씩 차곡차곡 루를 채운 LG는 마법의 지니 페타지니가 역전 만루포를 쏘아 올리며 경기를 뒤집어버렸다. 이어 이진영이 쐐기를 박는 백투백이자 연타석 솔로 홈런을 쳐내며 반전드라마 연출에 성공했다. 여기서 끝났더라면 8점차를 극복한 대역전극에 불과했겠지만 히어로즈의 반격은 거셌다. 7회말에 황재균이 정찬헌을 상대로 3점 홈런을 치며 다시 한 점차 추격에 나선 것이다.



 


투수진 궤멸의 경기에서 그나마 살아남은 투수였던 김광수 ⓒ 마이데일리



<결말>

8회초 LG는 김태완과 페타지니의 안타로 2점을 추가하며 리드를 3점차로 벌렸고, 8회말 수비를 정찬헌이 삼진 두 개 포함 삼자범퇴로 막으며 깔끔히 끝냈다. 9회초 권용관의 투런 홈런을 포함 3점을 내면서 승리를 굳혔다. 9회말에 등판한 우규민은 투아웃까지 잘 잡고 갑자기 난조를 보이며 1실점, 그리고 만루 위기를 맞았으나 브룸바를 유격수 직선타로 막고 힘들게 팀 승리를 지켰다.


이렇게 타선이 폭발하는데 어느 타격 코치가 흐뭇하지 않을 수 있을까 싶지만 한 주에 내어 줄 점수를 한 경기에 모조리 내주고 만 투수들을 보는 투수 코치의 심정은 답답하다는 말로 표현할 수 없어 보인다. 3과 1/3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된 김광수가 경기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인 투수라는 것은 양 팀의 투수진이 얼마나 허약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히어로즈가 7연패에 빠지며 계속 부진한 것도 허약한 투수진 덕분이고, 한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LG의 마운드도 SK를 만나 불이 나고 난 뒤에는 방화신기가 부활하는 듯한 조짐이다.





다카하시 미치다케 투수코치. 최악의 마운드를 이 정도로 만든 것도 다행이지만 아직 과제가 많다.



선발로 롤러코스터 피칭을 하는 정재복은 현재 팀의 2선발의 중임을 맡고 있지만, 박명환과 새 용병 바우어가 성공적으로 선발진에 합류한다면 중간 계투로의 보직 변경을 고려해야 할 것 같다. 김재박 감독은 최원호와 이범준을 불펜으로 돌리겠다고 했지만, 구위가 아닌 기교로 승부하는 최원호는 중간 보직이 어울리지 않고, 현재까지 정재복보다 5이닝을 막기에는 더 나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우규민을 대신할 마무리 투수를 찾아내는 것이지만, 이미 시즌이 시작한 상태이고 시장에 나올 만한 쓸만한 투수가 없기에 별다른 방책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페타지니는 이 날 홈런 1개 포함 3안타 5타점을 추가하며, 타점 2위로 뛰어올랐고, 타율 1위, 홈런 2위를 질주 중이다. 일본야구를 흔들었던 괴물 타자가 한국에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할 수 있을 지 기대된다. 현재 장타율과 출루율에서도 독보적인 1위를 질주중인 페타지니는 여전히 볼넷이 삼진보다 많고, 주력이 거의 상실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병살타를 1개밖에 치지 않았을 정도로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다른 타자들이 그를 보면서 배우는 긍정적이 효과도 많다고 하니 작년 불화운을 방출하면서 퇴물을 영입하는 것이 아닌가 싶던 LG의 도박은 현재까지는 대성공이다.




LG의 올시즌 상승세의 주역 페~ 페~ 페타지니 오오오~ ⓒ 마이데일리


LG는 연패를 끊고 승리를 챙겼지만 다음 주에 광주에서 만나야 할 4위 KIA가 3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맹추격 중에 있는 것이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마운드의 열세는 김재박 감독과 다카하시 코치를 비롯한 코칭스태프들의 큰 고민거리임에 틀림없다. 그나마 위안인 점은 3연전 첫 경기에 봉중근이 등판한다는 점이지만, KIA에서도 가장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는 양현종이 등판하는 것이 반가운 일은 아니다. 양현종은 아직 언론과 팬의 주목을 받고 있지 못할 뿐, 류현진, 김광현보다도 더 뛰어난 투구를 하고 있다.


오늘 경기는 LG는 봉중근 다음가는 필승카드인 심수창이 선발 등판하며, 히어로즈는 첫 승에 도전하는 좌완 에이스 장원삼이 나온다. 장원삼이 좌타자가 많이 포진한 LG를 맞아 부진을 떨치고 첫 승을 거둘 수 있을지, 아니면 심수창이 4승째를 수확할 수 있을 지는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대개 대량득점 경기 후에 타선이 급침묵을 지키는 경우가 많고, 두 팀의 불펜진이 뻥 뚫려 있어서 선발 투수가 리드한 상태에서 내려오더라도 승리를 지킬 수 있을 지가 의심스럽다. 



두산은 소리없이 7연승을 달리며, KIA에 패한 선두 SK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반면 두산에 패한 삼성은 4연패, 최근 7경기에서 1승 6패의 부진을 보이며, 4위에서 밀려난 데 이어 6위 롯데에 추격을 허용하고 있다. 롯데는 신나는 4연승으로 엘롯기 팀이 모두 승리를 합창했다. 깊은 부진에 빠진 한화와 히어로즈의 분발이 필요하다.


 



LG 김재박 감독의 명언,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 는 말이 맞다면 올해 이 말에 해당하는 팀이 LG는 아닐까 우려가 된다. 어제 경기는 지난 두 경기와는 다르게 1회 실점 이후 바로 역전에 성공하며 앞서 나갔으나, 계투진의 부진으로 역전패하며 4연패에 빠졌다.

 


불행히도 지금 상위권에서 내려갈 팀이라면 김재박 감독의 LG가 가장 가능성이 높다. ⓒ 엑스포츠뉴스



선발 등판한 최원호는 박정권에게 홈런을 맞은 이후로  큰 위기를 맞지도 않았고 경기를 잘 이끌어 갔으나, 정성훈의 실책성 플레이 이후 박재상에게 2점 홈런을 맞고 말았다. 한 점 차로 추격당한 상황에서 간신히 5회를 마쳐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왔으나 계투진의 부진은 그의 승리를 날려버렸다. 양 팀 선발 투수에 대해 투구시 이중동작에 대한 논란이 잠시 있었으나 양 팀 팬들에게 짜증을 불러왔을 뿐 경기에는 큰 지장을 주지 않았다. SK 선발 송은범은 1,2회 4실점으로 불안했으나 3회부터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하며 생애 첫 완투승을 올렸다.



SK와의 이번 3연전은 1승도 건지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여전히 불안 요소가 많이 있음을 보여주어 과연 LG가 4강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깊은 우려를 자아내었다. 이진영, 정성훈의 영입 이후 야수들의 주전 경쟁이 심화되었다고 하지만, 실제로 여기에 영향을 받은 사람은 벤치로 밀려난 안치용 뿐이다. 내야 3루수는 정성훈의 영입 이후 김상현과 박기남을 기아로 트레이드하여 사실상 그의 경쟁자는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유격수 권용관은 건강하다면 그의 타격과 수비와 상관없이 붙박이 주전이 확실하고, 박경수가 손등 부상으로 1군에서 말소가 되었지만 회복 후 큰 경쟁 없이 2루수로 복귀할 것은 쉽게 예측이 가능하다. 2군에서 펄펄 날며 기대를 모으던 박병호와 이병규는 1군에서는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고, 한동안 노장 최동수의 자리를 위협하지는 못한다.



SK와 두산에는 있지만 LG에는 없는 것은 내부 경쟁으로 인한 전력 상승과 주전 선수의 부진시 대체 선수의 활약 여부, 즉 선수층의 차이다. LG는 여전히 주전 선수와 백업 선수의 격차가 커서 잘 나갈 때는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상당한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경기마다 처음 출전 명단에 넣은 9명의 야수들이 경기를 이기도록 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들이 매일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없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사실이다. 소위 말하는 1.5군급의 선수들의 활약으로 경기를 이기는 다른 팀들과 비교했을 때 LG의 벤치 멤버들의 활약은 초라할 뿐이다. 주전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대신 들어와서 깜짝 활약을 펼쳐줄 선수도 없고, 감독이 경기에서 중요한 순간마다 작전을 낼 만한 선수도 없으니 상대방이 분석하기도 대비하기도 참 좋은 상대가 아닐 수 없다.



플래툰 시스템의 탓이겠지만 여전히 한 방이 있는 김재현이 대타로 나올 정도로 선수층이 두터운 SK나, 어린 선수를 계속 발굴해내며 선수층을 넓혀가는 두산이 올해 포함 3년째 1,2위를 다투는 것이 시험에서 잘 찍어서 좋은 성적 나오는 것처럼 운빨이 좋아서가 아니다. 그동안 시간을 가지고 전체적인 전력을 키워왔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반면 LG는 타선에서는 이대형 이후 주전 자리를 위협하는 어린 선수조차 등장하지 않고 있으며, 유망주라는 선수들은 2군의 본즈와 로드리게스만 되고 있다. 김재박 감독의 계약 만료, 그리고 구단과 팬들의 염원에 올해는 어떻게든 4강 이상에 포커스를 맞추겠지만, 선수들의 능력을 끌어올려 선수층으을 넙혀야 할 것이다.



이번 3연전에서 리그 팀타율 1위 SK를 만나면서 중간 계투진의 부실도 확연히 드러났는데, 동점 내지 1~2점차의 긴장된 상황에서 리드를 이끌어 갈 확실한 불펜 투수가 없는 점은 상당히 걱정되는 부분이다. 타격이 폭발하여 대량득점하여 이기는 경기가 자주 있는 것도 아니고, 순위 다툼을 하다보면 근소한 점수차의 승부가 많이 이어질 수 밖에 없는데 이 상황을 지켜줄 투수가 없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강한 불펜을 가진 두산, 삼성 등 순위 경쟁 후보 팀들과 대결시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그리고 중간에서 리드를 유지하더라도 경기를 마무리지을 확실한 투수가 없다는 것은 시급하지만 쉽게 답을 찾아낼 수 없는 과제다.



연패 중인 히어로즈와의 데스 매치에 나서는 정재복의 어깨가 무겁다. 역시 연패 탈출을 노리는 그의 상대는 현대 시절의 에이스 김수경이다. 두 선수 모두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이 있어 투구에 방해가 되지 않을 지 다소 염려된다. 경기에 져서 연패를 이어가는 팀이 받게 될 데미지는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3연패 후 6연승으로 분위기 완전 탈바꿈한 두산과 3연패를 당하며 5위로 밀린 삼성의 대결. 연패는 탈출했지만 여전히 걱정이 많은 한화, 롯데의 경기. 스승의 날 맞이로 사제 격돌을 벌이는 SK와 KIA의 경기 모두 흥미진진하다. 4위로 올라온 KIA가 3일전 LG가 그랬던 것처럼 최강 SK를 놓고 시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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