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라노와인

후라노 라멘소프트크림

2017. 10. 9. 00:28




걷고 있는 길이 고죠도리(五条通り)인 것 같다.

시간이 조금 늦기는 했지만 점심을 먹었으니 후라노역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흥미로운 것이 눈에 띄었다. '라멘소프트크림' 이라는 라멘의 면발처럼 생긴 아이스크림을 방금 막 나온 카레가게 옆에서 팔고 있었다. 아이스크림 귀신이 그냥 지나칠 수도 없기에 동전을 탈탈 털어서 아이스크림을 샀다. 그렇지 않아도 입가심을 할 디저트류를 찾고 있었는데 잘 된 것 같다마는 갈수록 돈이 막 나가고 있어서 이거 정말 걱정이다. 

라멘소프트크림을 파는 니보시츄카유키토하나(煮干中華ゆきと花)라는 가게는 원래 라멘가게인데 라멘만이 아니고,  라멘 면발 모양의 소프트크림을 팔고 있었다. 라멘이 느끼한 맛이 있기 때문에 아이스크림으로 입가심하기에 딱 좋은 것 같다. 라멘소프트크림과 보통의 콘 아이스크림과의 차이는 크림이 면처럼 가늘게 나온다는 것 정도, 크림이 맛있기는 하지만 대개 관광지에서는 소프트크림이 300엔 정도인데 이 곳은 380엔으로 가격이 상당히 비쌌다. 4천원에 육박하는 아이스크림이라니, 배스킨라빈스도 하겐다즈도 아닌데.. 과자를 꽂아주기는 하지만 그래도 비싸다는 느낌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맛있으니까 특이하게 생긴 모양 덕분인지 사먹는 사람들이 더러 있었다.


아이스크림 귀신이라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이렇게 생겼는데 더운 여름날에 금방 녹아서 면발 모양이 흐려지고 있었다.

 

라멘에 들어가는 건더기나 고명을 표현한 것 같다.


가게 사진은 초점이 안 맞아서 이 모양이다. 흑흑 


어느새 다 먹어가고 있다. 흑흑


후라노역으로 돌아가다보니 타이완요리 가게가 보인다. 

타이완에 갔을 때 말을 못해서 제대로 음식을 먹지 못했던 기억이 있는데..


슬슬 걸어서 후라노역에 돌아왔는데 아사히카와행 열차 출발 시각은 아직 많이 남아 있어서, 행사가 있는지 사람들이 몰려 있는 와인의 샘을 구경하러 갔다. 와인은 술이니까 성인들이 대부분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여기저기서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술판을 벌이는 곳이 아니고 동네 축제 같은 분위기.


와인축제라고 와인만 마시는 것은 아니고 맥주도 팔고 있다. 홋카이도라 그런지 삿포로 클래식 깃발이 많이 보인다. 삿포로 클래식은 홋카이도 한정으로만 나온 맥주로 에는 홋카이도 한정(北海道限定)라는 표시가 있지만,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백화점 식품매장이나 대형 수퍼마켓 체인에서 이 제품을 종종 판매하기도 해서 운이 좋으면 다른 지역에서도 쉽게 구할 수도 있다. 그러나 홋카이도에 가면 일단 삿포로 쿠로라벨이나 에비스보다 삿포로 클래식에 먼저 손이 가게 된다. '홋카이도 한정' 이라는 다섯 글자의 마력이라고나 할까.


후라노선 가쿠덴역과 후라노역의 중간 정도 되는 지점에 후라노 와이너리가 있고 멀지 않은 곳에 후라노 와인 하우스라는 레스토랑이 있다. 종종 와인을 마시기는 하지만, 아직 와인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맛을 잘 몰라서 즐기는 편은 아니라서 가보지는 않았는데, 최근에는 아이스 와인이 꽤 인기 있어서 품절이 되기도 했다는 이야기를 어딘가에서 본 것 같다.


후라노역보다는 가쿠덴역이 거리상으로는 더 가까운 것 같은데, 택시를 타려면 후라노역에서 가는 것이 좋을 듯하다. 가쿠덴역은 승강장만 있는 무인역이어서 택시를 타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아이들 데리고 가족끼리로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분위기는 무겁지 않았다.  


와인 시음 및 구입을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오전에 시작했는지 슬슬 정리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음주운전을 하지 말라는 표시

한국은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이 약하니 dog나 cow나 술 마시고 운전을 하는데 처벌을 강력하게 해서 아예 엄두를 못 내도록 해야한다. 주류업계에서 반대해서 그런 것인지, 술에 대해 관대한 문화 때문에 그런지 타인의 인생을 망쳐놓고도 뻔뻔하게 잘 사는 사람들이 있으니 이런 불합리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이래야 


후지이목장에서 소프트크림을 팔고 있다. 조금 전에 이미 라멘소프트크림을 먹고 왔기에 입맛만 다시고..


술판이 아니고 그냥 동네 잔치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술에 취해서 깽판치는 개저씨도 없고..


아사히카와로 가는 열차를 타러 돌아왔다.


이번에 타는 열차는 노롯코열차가 아닌 평범한 두 량짜리 열차


가쿠덴역을 지나서 시카우치역으로 가는 중(이었던 것 같다)


시카우치역을 지나고


나카후라노역에서 후라노로 가는 노롯코 열차와 교행을 한다


조용한 마을.

가로등이 없어서 밤이 되면 암흑이 될 것 같다.


철도건널목을 지나고


비바우시역을 지난다.

 다음에는 여기를 꼭 들르고 싶다.

 

여전히 밝은 낮이지만, 카메라가 느끼기에는 빛의 양이 다른지 사진이 흔들렸다.

 

언덕이 눈앞에 보이고..

 

비에이역을 지난다.

먹고 돌아다녔다고 잠이 와서 졸다 깨다를 반복하면서 간다.


니시카구라역.

졸다보니 니시카구라역에 도착. 후라노선에는 '니시~'로 시작하는 역이 다섯 개 있는데, 역 네 곳이 니시고료부터 니시세이와까지 이어지고, 카미후라노와 나카후라노 사이에 니시나카역이 있다. 아사히카와까지는 다섯 역이니 10여 분 정도면 도착할 것 같다. 아직 어두워지지는 않았고 시간은 충분하지만 해가 넘어가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급해지는 것 같다.


역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호텔로 가서 맡겨두었던 짐을 찾은 뒤 다시 역으로 갔다. 이틀 전에 여기 왔을 때는 캐리어 하나와 백팩이 전부였는데 큰 상자 하나가 늘어나서 양 손에 짐을 들고 아사히카와역으로 갔다. 이제부터 홋카이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느릿느릿 보통열차를 갈아타면서 토쿄로 가는 만만치 않은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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