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공항

지난 달에도 1주일간 일본에서 머물렀던 덕분에 돈이 굉장히 부족하여, 삿포로 직항 항공기는 도저히 엄두를 내지 못하고, JR패스 보통차용 7일권 하나 믿고 갔다. 중간에 이틀 정도 출장이 예정되어 있는데, 이게 일정이 유동적인지라 그 전후로 하루씩 비워두다보니 막상 제대로 뭔가 구경을 한다거나 식도락에 빠지는 생활은 엄두도 못내고..

 

일단은 국제선터미널에서 국내선터미널로 이동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타야한다. 돈이 많으면 택시 잡아서 타고 가도 되지만, 돈이 그렇게 넉넉할 리가 없고, 일단은 절약이 최우선이다.

 

후쿠오카 시내에서 후쿠오카공항의 국제선 터미널까지 한 번에 가려면 택시 이외에 다른 방법은 없을 것 같은데..

 

후쿠오카지하철 공항선. 이 공항선에는 후쿠오카시영지하철 외에도 JR치쿠히선과 직통하는 열차가 들어와서 니시카라츠까지 다닌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후쿠오카공항에 내려서 하카타역까지 또는 거기서 역 하나 둘 정도 더 가는 정도라서..

 

메이노하마역까지가 후쿠오카지하철 쿠코선(공항선)이고, 이후는 JR치쿠히선과 직통운행한다. 타본 적은 없지만..

일단은 하카타역에 내려서 JR패스를 교환하고 열차 예약을 해야하는 것이 먼저다. 시간 절약을 위해 야행특급 선라이즈 익스프레스를 타고 토쿄에 가서 한 시간 정도 기다려 신칸센으로 신하코다테호쿠토까지 가는 것이 기본 계획. 만약 선라이즈의 지정석이 만석이라면, 이런 계획은 접고 일단 오사카까지 신칸센으로 가서 버스를 타고 토쿄에 가는 것이 플랜B.

그런데 다행히도 선라이즈에 공석이 있다고 해서 마지막 하나 남은 좌석을 예약하고 늦었지만 저녁이라도 먹어야겠다 싶어서 유부초밥 도시락을 하나 샀다. 

 

이 도시락은 히메지까지 가는 도중에 다 먹고, 신칸센이 시간을 많이 절약해준 덕분에 히메지역에서 내린 뒤에 잠시 밖에 나가서 편의점에서 100엔짜리 차류 음료수 한 병을 사고 다시 역으로 돌아왔다. 지난 번에 쓰고 남은 동전이 몇 개 있어서 100엔짜리 동전 하나 건네고 역 바깥에서 돌아다니면서 시간을 보내다 열차를 타러 들어갔다.

 

저 신칸센 열차는 내가 탈 열차가 아니올시다..

잠시 후에 열차가 들어와서 얼른 올라타서 지정된 좌석에 가서 짐을 내려놓고, 약 7시간 반 정도 열차를 타고 토쿄로 간다.

 

토쿄역에 도착했다.

승강장에 내려서 정신 좀 차리고, 이제 홋카이도신칸센을 타러 간다. 카페트가 깔려 있지만 자리가 넓은 편은 아니고, 흔들리는 열차 안에서 누워서 가면 잠에서 깨었을 때 피로가 몰려온다. 이 생활 며칠 반복하면 몸이 알아서 적응을 하기는 하더라만...

 

어쨌든 수고하셨습니다. 운전수, 차장님 아리가토고자이마스~! 오츠카레사마데시타.

#19. 귀국

2018. 10. 2. 01:12

이번 포스트는 이틀에 걸친 이야기가 되겠다.


아침은 상쾌하게 오누마 생수로 시작

페트병에 입을 대고 마시면 세균이 증식한다고 개봉하면 빨리 먹으라던데 잊어버리고 안 마시고 있었다. 버리기는 아까워서 마셨는데 별 탈은 없었던 것 같다. 씻고 나니 체크아웃 시간이 다 되어서 짐을 챙겨 나와 체크아웃을 한 뒤, 호텔 지배인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고 빈 공간을 빌려 잠시 회사 일을 조금 하다가, 밖으로 나왔다.


일단 시나가와역으로 가본다.

시나가와에서 토쿄에 갈 때는 신칸센이다..

JR토카이의 거점이기도 한 시나가와역. JR이라는 이름으로 국철에서 민영화[각주:1]되면서 지역별로 분할이 되었지만, 여전히 JR여객철도 6개사는 승차권 예약, 발권 시스템을 공유하고 있어서 타 지역의 JR역 및 주요여행사 등에서도 JR의 승차권 구입 및 변경 등이 대부분 가능하다. 예를 들면 JR시코쿠의 마츠야마역에서 홋카이도의 특급열차 수퍼호쿠토를 예약하거나 승차권, 특급권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어쨌거나 JR동일본은 얘네들이 자기네 영역에 토카이도신칸센에 이어서 츄오신칸센까지 시나가와역에 쑤셔넣고 있어서 눈엣가시일 것 같은데..

 

돈 들어가는 것 아니니까.. 이미 돈을 다 내버렸지..

이 짧은 거리를 굳이 지정석권 발권받아서 타려면 다시 승강장에서 내려가 개찰 바깥으로 나가야 해서 그냥 자유석 칸에 앉아서 간다. JR패스가 아니라면 이런 생각도 하지 않겠지 뭐.. 

토쿄역에 내려서 야마노테선과 츄오선 열차를 타고 돌면서 상점 몇 군데 들러서 구경을 하고, 사토미쨩이 모델로 나온 광고지 몇 장 챙기고 나니 할 일이 없어서 넷카페에 들어가서 졸다가 나왔다. 다시 체크아웃을 했던 호텔로 돌아가서 맡겨두었던 짐을 찾아서 가지고 나와서 다시 토쿄역으로 간다.


홋카이도신칸센 H5계 열차

센다이까지만 가는 것 같은데, 신칸센은 선로 점검 등의 이유로 24시부터 6시까지는 운행을 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는 대개 밤 9시를 넘어가면 노선의 말단에 있는 역의 신칸센의 운행이 종료되거나 조금씩 운행구간이 짧아지고, 그 역에서부터 주박한 후 다음 날에 출발하는 첫 열차로 투입되는 경우가 많다. 센다이행 열차라면 아마도 이 열차가 센다이에서 출발해서 홋카이도 방면으로 가거나, 아니면 토쿄로 출발하는 열차가 된다. 어차피 내가 탈 열차는 신칸센이 아닌 재래선 특급열차이므로 별 상관없기는 한데..


선라이즈 세토를 타고 일찌감치 잠을 자고 도착 한 시간 반 전 쯤에 일어나서 오카야마에 도착. 샤워카드를 사서 깨끗이 씻고, 짐을 챙겨서 내렸다. 오카야마역에서 선라이즈세토와 선라이즈이즈모가 분리되므로 정차시간이 다른 역에 비해서는 긴 편이다. 그렇다고 여유부리면서 다른 짓을 할 만큼의 여유는 아니고. 열차팬들은 이 열차의 분리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반대로 상행열차를 탈 때는 이즈모시에서 온 선라이즈이즈모와 타카마츠에서 온 선라이즈세토가 병결한다.

신칸센을 타고 하카타까지 가야하는데, JR패스로는 탈 수 없는 미즈호를 먼저 보내고, 25분 정도 후에 출발하는 사쿠라 541호를 기다렸다. 간밤에 비도 내렸고,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공기가 꽤 차가워서 열차를 기다리다보니 몸이 떨렸다. 열차에 올라탄 뒤에도 한동안 계속 몸이 떨리더라는..


하카타역에 도착했다.

고민하지 않고 그냥 지하철을 타고 후쿠오카공항으로 갔다.


한국처럼 일본의 식민지였던 타이완의 에바항공은 항공기를 일본의 산리오사의 캐릭터인 배드바츠마루로 랩핑을 해놓았다. 한국 국적의 항공사라면 일본의 캐릭터를 항공기에 랩핑을 하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텐데..

 

비행기는 이륙했고


대한해협을 지나고 있다.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그리고 바로 출근해서 밀린 일을 하고 난 뒤에 막차를 간신히 타고 집에 돌아갔다... ㅠㅠ

  1. JR홋카이도와 JR시코쿠는 재정상황이 열악하여 아직 민영화가 되지는 않았고 언제 될 지도 모른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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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을 타고 다시 후쿠오카공항에 도착했다.

버스는 막힐 가능성도 있고, 노선을 잘 몰라서 그냥 지하철을 탔다.


일본 국내선을 타는 것은 6년 여 전에 일본항공 마일리지로 김포에서 삿포로까지 다녀왔던 것 이후 아주 오래간만인 것 같다. 거리가 짧은데다 고속철도나 버스 등이 잘 갖추어져서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국내선도 수익성이 나쁘지 않은데, 지리적으로 동서남북으로 길게 늘어져 있어서 후쿠오카에서 삿포로 같은 곳에는 비행기 외에는 다른 수단이 없다고 보면 된다. 이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는 사람은 열차 하나로 계속 내달리기도 한 적이 있는데 하카타역에서 출발해서 토쿄까지는 약 6시간 정도 걸리고, 토쿄에서 삿포로까지 약 8시간 반 정도 걸리니, 아침에 눈뜨자마자 신칸센을 타도 삿포로에는 자정이 가까운 시각에 도착하게 된다. 단기체재 외국인의 특권으로 JR패스를 사용할 수 있기는 하지만, 토카이도-산요신칸센에서 노조미호를 탈 수 없어서 시간이 오래 걸리고, 환승 대기시간이 길어져서 하루 종일 열차를 타고 가야 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후쿠오카에서 바로 삿포로에 가는 비행기를 타기로 했는데, 2만엔이 넘어가는 제 가격을 주고는 못 타고, 단기체재 방일외국인용 국내선 항공권을 꽤 저렴하게 구입했다. 사실 이것을 믿고 후쿠오카로 들어오는 경로를 택했지 아니었다면 오사카나 토쿄에서 신칸센으로 하루 걸려 움직이는 고난의 이동을 했을 것이 안 봐도 뻔하다.


일본의 지형이 크게 혼슈, 시코쿠, 큐슈, 홋카이도 네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데다 길게 늘어진 모습이어서 국내선 항공 역시 활발하게 다니고 있다. 한국에서는 땅덩어리가 좁은데다 고속도로가 잘 갖춰져 있어서 고작 200~300km 정도의 거리라면 비행기가 버스나 철도 등의 육상교통수단을 앞지르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고, 거리가 짧다보니 출발 한 시간 전 쯤에 공항에 도착해서 탑승수속을 하면서 짐을 맡기고, 도착 후에 짐 찾고 그러다보면 짧은 이동시간으로 얻은 시간을 공항에서 도심까지 오가는 시간을 생각해보면 큰 시간 절약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 후쿠오카공항은 지하철로 도시의 중심인 하카타역까지 10분 이내에 갈 수 있고, 버스로도 텐진, 하카타역에 금방 오갈 수 있다.

  

보잉 777-200 기종인 것 같다.

비즈니스클래스 포함해서 405석이라는 것 같던데 중간에 빈 좌석이 보이기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탔다. 

  

자~ 이제 출발한다.


이륙하자마자 후쿠오카 시내가 보인다.

언제나 느끼지만 후쿠오카공항의 입지는 참 좋은 것 같다.


국내선치고는 꽤 큰 기재인 777-200ER인데 빈 자리가 있기는 하지만 충분히 많은 사람들이 탔다.

 

기내 엔터테인먼트는 없었던 것 같고, 커피나 음료수 한 잔씩 주었던 것 같다. 기내 와이파이접속이 된다고 하는데 그것은 유료라서 굳이 한 시간 남짓 사용할 거면서 비싼 금액을 지불하기는 싫다. 종종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기도 하고, 업무 관련된 자료도 찾아보고 그러지만, 별다른 용무가 없을 때는 몇 시간 씩 가방 속에 넣어두고 보지도 않을 때도 많아서 기내 모니터에 보이는 이동상황이나 뉴스를 보면서 간다. 

 

등록부호는 JA713A


기내 텔레비전에 하네다공항에서 이륙한 뉴욕행 JAL항공기가 긴급착륙을 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삿포로에 도착하고 난 뒤에 버드스트라이크로 인해 연료를 버리고 착륙했다는 기사를 봤는데, 다행히도 별다른 인명피해는 없었다는 것 같다.

 

이제 바다를 건너서 홋카이도에 온 것 같다.


삿포로 신치토세공항에 도착했다.

두 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점심을 안 먹었기 때문에 일단 공항에 있는 모스버거에 들어가서 점심을 먹었다. 일본에 수십 번 드나들면서도 그냥 역에 있는 롯데리아나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점은 잘 가지 않아서 메뉴판을 보고 고르는 것도 시간이 꽤 걸렸다. 카레모스버거와 튀긴 양파와 감자, 그리고 레몬티를 시켰다. 패스트푸드점은 한국이든 일본이든 기껏해야 1년에 한두 번 정도 갈까 말까한 정도라서 메뉴 자체가 생소하고, 어색한 느낌이 든다. 기간한정으로 파는 것들도 많아서 나중에 가면 찾아볼 수 없기도 하고..


뭔가 오묘한 맛이었다.

삿포로역에 가야하는데 도중에 잠시 아울렛 레라에 들러 선물을 사려고 레라 셔틀버스를 탔다. 막상 마음에 드는 것은 비싸고, 세일 상품이라고 하는 것들은 마음에 안 들어서 그냥 나왔다. 종종 지름신이 들러서 생각지도 않았던 지출이 생기기도 하는데, 유혹에 넘어가서 낭비하지 않은 것을 스스로 칭찬하면서 미나미치토세역으로 걸어갔다.


저 스즈란은 비싼 특급열차이므로 가볍게 보내주려고 하는데, 생각보다 길게 정차하는 것 같다. 

기분 탓인가..


JR패스 인환권이 가방 안에 있는데, 다음 날부터 사용할 계획이어서 곱게 모셔두고, 그냥 스이카에 1,000엔을 충전하고 삿포로에 간다.


미나미치토세역

이 역은 원래 치토세공항역이었으나, 신치토세공항역이 생기면서 미나미치토세역으로 역명이 변경되었다. 미나미치토세역은 홋카이도의 열차 운행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역인데, 치토세선에서 세키쇼선, 치토세선 지선(신치토세공항 방면) 등을 다니는 열차들이 이어지는 이 역에서 분기한다. 오비히로, 쿠시로 등의 도동 방면, 하코다테, 오샤만베, 무로란 등의 도난 방면의 모든 특급열차가 이 역에 정차한다. 그런데 이 역 주변에는 아울렛 말고는 별다른 상업시설이 없어서 썰렁하기 그지없고, 치토세선의 삿포로 방면 다음 역인 치토세역 주변이 그나마 상권이 형성이 되어 있다.


삿포로에 숙소 예약을 해두었으니 쾌속 에어포트를 타고 삿포로에 간다. 지정석인 U-시트는 520엔을 추가로 내야하기에 그냥 자유석 차량에 타고 가는데 용케도 빈 자리가 있어서 힘들지 않고 앉아서 갔다. 

삿포로의 숙소는 9월이니 최성수기가 끝났을 것이라 생각하고 미리 예약을 하지 않다가 전날에서야 호스텔 예약을 했는데, 주로 방을 혼자 쓰다가 여러 명이 한 공간에서 함께 자는 호스텔이 조금은 부담스러운 면도 있고, 호스텔의 매트리스는 보통 집에서 사용하는 침대의 매트리스와는 아주 다른 것이라 불편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밤중에 젊은 청춘들의 혈기왕성한 목소리가 거슬리기도 해서 이제는 이런 곳을 가급적 피하게 되는데, 6천~7천엔 수준의 비즈니스호텔이 만실이어서 그냥 이 곳으로 정했다. 조금 더 알아본다거나  

삿포로역에 내려서 구글 지도를 켜고 가는데 지하철 스스키노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인 것 같다. 지도를 따라서 어찌어찌 도착해서 체크인을 하고 배정받은 방으로 들어가서 짐을 내려놓았다. 대개 호텔에서 묵다보니 수건이나 칫솔 같은 어메니티가 비치되어 있어서 별 준비없이 가도 문제가 없는데, 여기는 호스텔이었다. 그나마 칫솔은 지난 번에 사용하던 것이 있어서 어제도 샤워를 하고 나서 수건이 없어서 입었던 옷을 벗어 물기를 대충 닦았는데, 아무래도 큰 타월 하나 있는 것이 좋겠다 싶어서 먼 길을 걸어 돈키호테까지 가서 거금 540엔이나 주고 배스타월을 하나 사왔다.


친구 중에 쿠데타마를 좋아하는 녀석이 있어서 하나 사다줄까 했는데 이건 하루 숙박비에 육박하므로 그냥 포기.



현재 기온은 섭씨 22도라고 한다.


저녁을 먹어야 하는데, 무엇을 먹을까 고민을 하고 있는데, 호스텔에 있는 한국인 직원 분이 먹어본 스프카레 중에 가장 맛있었다는 가게를 추천해주었다. (대단히 미안하지만) 그 말을 액면 그대로 믿지는 않았지만, 뭐 그냥 딱히 가서 먹고 싶은 음식점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이렇게라도 추천을 해주니 그 곳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분은 나보다 어린 듯하지만 이미 일본인 여성과 결혼해서 삿포로에 살고 있다고 하면서 몇 마디 주고 받다가, 호스텔에 묵는 사람들에게 주변에 있는 음식점 방문해서 음식을 시키면 랏시 1잔의 특전이 주어지는 쿠폰을 주었다. 호스텔에 드나들다가 사무라이라는 카레 가게의 쿠폰을 하나 챙겨두었는데, 이 가게가 멀지 않은 곳에 있다니 추천하는 사람을 한 번 믿어보고 가보기로 했다. 사실 믿고 말고를 떠나서 있는 곳에서 멀지 않다니 그걸로 충분하기도 하고..


호스텔에서 받은 쿠폰을 건네주니 랏시라는 인도의 음료가 먼저 나왔다. 랏시가 뭔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플레인 요거트에 물과 설탕을 넣어서 만드는 것이라고 하는데, 처음 맛보는 것이라 이게 맛있는 것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어서 뭐라 평가는 못하겠고, 그냥 잘 마셨다.


잠시 후에 카레와 밥이 나왔다.

 

약간 매운 맛을 선택했던 것 같은데 그럭저럭 매웠다. 그 맵다는 느낌이 한국음식의 매운 맛과는 다른 맛이기는 하지만..


채소들이 투박하게 썰어져 들어가 있다.

 

언제나 그렇듯이 이번에도 설거지를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다 먹었다.


코로나가 300엔이었나 350엔이었던가 해서 한 병 시켜서 입가심을 하고 돌아왔다.

카레를 먹고 있는데, 묵었던 호스텔에서 이 가게로 보내진 것 같은 한국인 남성 4인조가 들어왔다. ㅋㅋㅋ 

다음 날 역시 아침 일찍부터 움직이기 위해서 일찍 잠을 청했는데 한참 뒤척이다가 겨우 잠에 들었는데 밖에서 술쳐드시고 지랄발광하는 놈들이 등장해서 계속 뒤척이면서 이틀 연속으로 잠을 설쳤다. 시부랄.. 갈수록 예민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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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후쿠오카 상륙

2018. 8. 21. 21:11


일본에서 창고 재고 관리라든가 신제품 정보 수집을 위해 다시 일본행. 창고에는 직접 들어갈 수 없어서 미리 문제가 되는 상품들을 돌려받아서 확인을 하고,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져 폐기할 것인지, 아니면 이상이 없어서 재입고를 할 것인지 등을 결정해야 하는데, 정확하게 언제 묵고 있는 곳에 도착할 지를 몰라서 출발 전에 며칠 여유를 두고 가게 된다. 할 일 없이 마냥 기다리기만 하는 것도 난감해서 며칠 동안 그냥 설렁설렁 돌아다닐 생각인데, 덕분에 본의 아니게 여행을 하는 셈이 되었다. 최종 목적지는 홋카이도지만, 삿포로에 바로 가는 비행기는 더럽게 비싸기도 하고, 마지막에는 토쿄에 들러야 해서 가장 저렴한 후쿠오카 왕복 비행기를 탔다. 후쿠오카는 서울에서 제주에 오가는 것보다 조금 더 먼 정도겠지만, 목적지인 후쿠오카부터 홋카이도까지 가는 것이 문제인데..


내 기억에 예전에 티웨이항공 후쿠오카행 비행기는 과자 한 봉지를 주었던 것 같은데, 언제부터 바뀐 것인지 물만 주었다. 저가항공에서는 기내 서비스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할 터이니 그러려니 해야지. 뭐.. 사실 FSC라고 해도 이런 초단거리 국제선에서는 아주 간단한 음식만 나오니 뭐..


불빛이 많아진 것을 보니 후쿠오카에 다 온 것 같다.


하카타인형이라는 것이 있다.

후쿠오카공항을 몇 번 이용한 적이 있는데 이런 것이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늦은 시간이기도 해서 재빨리 나가서 국내선터미널 앞에 내려주는 후쿠오카공항 무료 셔틀버스를 탔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국제선터미널에서 하카타역, 텐진 방면의 버스도 있다고. 다만 버스 운행간격이 30분이라 시간을 잘 맞추지 못하면 낭패를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익숙한 지하철 하카타역


일단은 밖으로 나가고 봅시다.

하카타역에서 밥이나 먹고 예약한 숙소를 찾아가려고 했는데, 도착한 뒤에 보니 가려고 했던 식당은 영업을 마친 상태였다. 음.. 역 안에 있는 드럭스토어에서 포카리스웨트나 하나 사서 마시고, JR패스 교환을 하고 구글 지도를 따라서 숙소를 찾아갔다. 생각보다 거리가 멀기도 하고 어둠 속에 초행길이어서 헤매다가 대충 30분 정도 걸은 것 같다.


이름 그대로 호스텔과 카페가 함께 있는 곳이었는데, 저녁밥을 안 먹어서 이 늦은 시간에도 식사가 가능하냐 물었더니, 여러 메뉴 중에서 치킨 난반(チキン南蛮)은 가능하다고 한다. 다른 메뉴는 안 되는 모양..


카페이자 호스텔의 프런트로 사용되는 공간


양이 좀 적은 것 같은데, 곱배기로 달라고 할 것을 그랬나보다.


사람 많은 곳에 가서 줄 서서 기다리는 것도 싫고, 배고프면 그냥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을 먹는 편이기도 하고, 이 근처는 처음이라서 늦은 밤에 헤매고 다니기도 싫어서 여기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씻고 잠을 자야겠다. 언젠가부터 여행을 다니면서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였는지 기록을 하는 편인데, 시간이 지나면 무엇을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아서 이렇게 위해 밥을 먹는다거나, 입장권을 사서 구경을 할 때, 중간중간 음료수, 아이스크림 같은 것을 살 때 영수증을 챙기는데, 밥을 주문하면서 영수증을 줄 수 있겠냐고 하니 매니저 또는 오너인 것 같은 중년 아저씨가 친히 영수증 용지에 써서 주셨다.


사실 이것만으로는 배가 차지 않을 것 같기는 했는데..

역시 먹고 나서도 허기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은 것이 밥을 곱배기로 달라고 할 것을 그랬나 싶었다. 그런데 곱배기가 있었던가..

 

사진이나 찍어둡시다..


내일 아침에 후쿠오카공항에서 삿포로행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일찍 씻고 오기 전에 커피를 잔뜩 마셔서 그런지 아니면 잠자리가 바뀌어서 그런지 깊은 잠은 들지 못하고, 중간에 일어나 부엌 겸 거실이 있는 곳에서 방명록 같은 낙서장을 천천히 보다 보니 적지 않은 한국인들이 왔다가 간 모양이다. 서울보다는 대구나 부산 등에서 온 사람들도 많은 것 같았다. 내일 어떻게 움직일 지 대충 생각해보고, 다시 잠을 청했다. 여기에 도착하기 전에 토요코인에 예약을 했는데, 어째 이번에는 돈이 많이 들어갈 것 같아서 몇 시간만 머물면 되니 저렴한 호스텔로 정했는데, 쉽게 잠이 들지는 않는 것을 보니 나이를 먹기는 먹은 모양이다. 계속 뒤척이다가 날이 밝아올 즈음에 눈을 떴고, 씻고 슬슬 후쿠오카공항으로 갈 차비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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