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귀국

2019. 4. 26. 01:12

간밤에 선라이즈 특급열차를 타고 왔는데, 패스의 유효기간이 지나서 개찰구를 나가는 순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역 바깥으로 나가지 않고, 승강장에 머물러 있다가 오사카방면으로 가는 상행 열차를 탔다. 여기까지 올 때는 바닥에 누워서 왔지만, 오사카로 갈 때는 앉아서 가야한다. 그것도 자리가 비어있을 경우에 한하여..

 

특급 수퍼 이나바

오카야마를 출발해 톳토리까지 가는 특급열차. 수퍼 이나바도 수퍼 하쿠토와 마찬가지로 역시 치즈급행선을 경유해서 운행을 한다. 산인본선을 경유하는 특급열차 하마카제는 지겨워서 못 타겠고.. 어차피 저 열차는 방향이 전혀 반대라 탈 수는 없지만..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시간이라 조금 쌀쌀한데, 오카야마 지역에는 오른쪽에 보이는 똥차들이 여전히 운행을 하고 있다.

 

JR패스의 유효기간은 어제까지였는데, 규정에 대한 정확한 해석은 없지만 자정을 지나 다음 날에 걸쳐 도착하는 경우라면 대부분 용인하는 것 같다. 그러나 규정을 촘촘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서 개찰구를 지키고 있는 직원이 어떤 사람인가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겠다. 혹자는 JR패스의 마지막 사용일에 승차한 야간열차의 경우 처음 도착하는 역에서 내려야 한다는 사람도 있고, 이미 날짜가 변경되었기에 야간열차에서 내림과 동시에 패스의 효력이 사라진다는 사람도 있고, 마지막 날에 야간열차를 타서 날짜가 바뀐 경우에는 도착하는 목적지까지만 유효하다는 사람도 있고, 정확한 규정은 잘 모르겠다. JR에는 당연히 여객운송과 관련된 규정이 있을 터인데, 아마도 JR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기술된 명문규정이 없지 않나 싶다. 있다면 규정집을 찾아서 "이게 이러니까 이런 것이오." 라고 말하며, "그러니 추가 운임 또는 요금을 더 내시오!" 라고 하겠지. 지금도 어떤 역무원을 만나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것 같은데..

 

조금씩 날이 밝아오고 있다.

 

오카야마에서 오사카까지는 산요본선과 토카이도본선으로 이동을 한다.

서일본지역은 동일본지역보다 인구가 훨씬 적은 탓에 자연이 잘 보존된 편이다. 조금 더 냉정하게 말하면 개발이 안 되었다고 할 수 있고..

 

모모타로 기관차도 보인다.

모모타로라면 오카야마 출신이 아니던가..

 

모모타로 기관차가 화물열차를 끌고 다니는구나...

 

저 열차는 언제까지 굴릴 것인가..

 

저기 역시 썩은 식빵형 103계 열차. 동일본 지역에서는 자취를 감춘 것 같은데

히메지에서 신쾌속으로 갈아타고 빨리 가야겠다.

 

오른쪽 뒤편의 교량은 아카시해협대교.

신쾌속은 정차역이 많지 않아서 좋다.

 

재래선의 신쾌속, 특급열차가 추월하여 갈 수 있도록 복복선 선로가 놓여 있다.

 

방파제에 가려져 잘 보이지는 않지만 잠시 바다를 볼 수 있다.

 

코베역. 여기부터 산요본선이 끝나고 토카이도본선으로 들어간다.

이 정도 왔으면 오사카가 멀지 않았네..

 

산노미야역

코베에는 코베역도 있지만, 중심지는 산노미야라..

12월이면 매년 루미나리에 행사가 열린다.

 

칸사이공항으로 가려면 오사카역에서 텐노지로 가야한다.

해리포터 등장인물로 랩핑한 열차가 다니고 있다.

 

출근시간대를 피해서 사람이 별로 없다.

칸사이공항역이 종점이니까 마음 편하게 자도 되겠다.

 

문제는 패스의 유효기간이 지났지만, 개찰구를 나가지 않았으니 어떻게 될 것인가였는데.. 패스를 보여주면서 개찰구를 지나갔는데, 역무원이 날짜가 어제까지인 것을 보고 숨을 고르면서 돈을 내라고 한다. 그것도 4,220엔이나.. 주머니에 동전 몇 개만 있는데.. 혹자는 개찰구를 나가지 않으면 마지막 이용일이 지나도 그 다음 날까지는 보통, 쾌속 등급의 열차를 타고 최종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고 하는데, 글쎄 그런 것이 규정에 있는지는 잘 모르겠고. 예전에도 야간열차를 타면서 승차일과 도착일이 다른 경우가 있었는데 패스는 다음 날에는 사용할 수 없지만, 이른 아침에 내리자마자 바로 개찰구 바깥으로 나갔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던 것 같다. 돈이 있었으면 당연히 승차권을 사서 타고 왔을거야..

 

북한의 예술단이 만경봉호를 타고 남쪽으로 공연하러 온다는 뉴스가 바다 건너에서 속보로 나오고 있다.

 

저 비행기를 타는 것 같은데..

 

쓰고 남은 동전이 없다... 캔커피 하나도 못 사고.. ㅜㅜ

 

이륙했다.

옆에 일본인 아주머니 두 분이 타셔서 기념으로 사진을 찍어드렸다. 사진이 마음에 드셨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것도 안 먹어서 배고팠는데 잘 되었다.

 

창문에 빛이 반사되어서 사진이 잘 안 찍힌다.

 

어쩔 수 없다... 이게 전부다.

 

면세품을 사면 인터넷 무료쿠폰을 준다고 하는데, 살 돈이 어디있냐.. 그 돈 있으면 열차표를 샀겠지..

 

인천공항에서는 수호랑과 반다비가 환영해주고 있다.

집에나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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