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 늦은 여름휴가 겸 작은 일 몇 가지로 일본에 갔다온 후 한 달 정도 지나서 다시 가게 되었다. 이번에는 동쪽과 북쪽이 아닌 칸사이지방의 오사카. 요즘에는 토쿄에 머무는 경우가 더 많지만, 오래간만에 칸사이지역 탐방을 위해서 오사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칸사이지방을 찾는 외국인들이 늘어나면서 사철회사의 외국인용 패스의 이용범위 및 가격 등의 변화가 생겼는데, 여행 목적의 단기체재 외국인들의 방문이 늘어나면서 이래저래 재미를 본 철도회사들이 조금씩 패스의 혜택을 줄이는 식으로 이용 규칙을 변경하기 시작했다. 특히 '혜자패스' 로 인기가 있었던 킨테츠레일패스는 유효 기간 중 3회의 특급열차를 탈 수 있어서 오사카난바역에서 나고야 또는 토바 등에 갈 때 특급열차를 이용할 수 있었으나, 9월 말에 이 패스의 판매를 종료하고, 특급권을 빼고 200엔을 할인한 가격에 판매하기 시작하였다. 장사가 잘 되다보니 굳이 외국인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면서 판매하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고, 킨테츠 노선이 지나가는 지역자치단체에서 어느 정도 보조금이 있었을 터인데 막상 사람들이 그 지역 방문을 잘 하지 않아서 별다른 효과가 없어 이를 중단했을 수도 있고,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외부자의 입장에서 그 자세한 내막까지 알 리는 없고 그냥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다시 이용조건이 좋아질 때까지 이 패스는 이용하지 않게 될 것 같아서 킨테츠레일패스의 개정에 앞서 마지막으로 이 패스를 사용하면서 언제까지일지는 모르겠지만 이별 여행을 해야겠다고 처음부터 작정하고 갔다.


낮 비행기인데 점심을 안 먹어서 배가 고파서 기내에서 컵반을 시켜서 먹었다. 일본에서 고추장 먹을 일은 없을 터이니 미리 먹어두려는 의도는 아니고, 밥을 먹어야 속이 편한 밥돌이라서 회사 카드를 꺼내 스윽 긁어주었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비행기 안에서는 비싸더라도 이 즉석밥 외에 밥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부르는 것이 값이다. 심지어 이 음식은 면세일텐데, 여기서 경제학의 원리를 다시 깨우치게 된다.


양이 많지 않은데 두 개를 먹자니 뭔가 눈치가 보인다.
저 X돼지새끼가 먹기는 엄청 먹는다고 승무원 언니가 째려볼 지도 몰라.. 


장거리는 아니지만 이렇게 실내 조명을 거의 내린 상태.

한 시간 반 정도 걸려서 칸사이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윙셔틀을 기다리고 있다.


셔틀이 왔다.

셔틀을 타고 내렸는데 입국장에 사람이 많아서 입국 수속에 한 시간 이상이 걸렸다. 얘네들도 이게 심각한 문제라고 판단했는지 나중에 칸사이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미리 입국자의 지문과 얼굴 사진을 찍도록 지문인식기와 카메라를 설치해두고, 입국심사대에서는 입국심사관이 여권과 입국신고서를 보고 단기체재 스티커를 붙여주는 방식으로 입국수속시 걸리는 시간을 줄이도록 하였더라는.. 


칸사이공항역

왼쪽에는 난카이, 오른쪽에는 JR서일본의 창구가 있다. 저렴하게 오사카 시내로 간다면 난카이를, 오사카를 넘어서 칸사이지역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싶다면 다양한 외국인용 패스를 판매하는 JR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번에는 킨테츠레일패스를 이용하려고 하는데, 2016년 10월부터 킨테츠레일패스가 개정되어 특급권이 사라지면서 가격 대 성능비가 급격히 떨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9월 30일 이전에 구입한 기존의 패스는 여전히 이용할 수 있어서 한국의 여행사에서 남은 재고를 팔 때 하나 사둔 것이 있었다. 예전에 난바에서 나고야를 오갈 때 패스에 포함된 특급권 세 장 중 두 장을 사용하고 한 장씩 남아 있던 것들도 챙겨와서 무려 다섯 장의 특급권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히히히...


칸사이공항역 매표소 근처에는 일본인도 많지만 외국인이 상당히 많다. 내국인은 자가용이나 리무진버스 등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을 터이고, 단기체재 외국인처럼 파격적인 할인 티켓 구매 대상이 아닌지라 IC카드를 이용하기도 하니 줄을 서서 기다릴 필요가 없기도 할 터이고..

 

아예 IC카드만 사용할 수 있는 게이트도 있다. 스이카, 이코카, 파스모 등 여러 카드가 호환이 되는데, 처음에 출시했을 때는 발행한 회사의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제약이 있었지만, 이런 점 때문에 이용자들이 여러 카드를 사야하는 불편함이 있어 하나 둘씩 호환이 되도록 하여 대부분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교통계 IC카드로 JR및 사철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미안하지만 어릴 때부터 이런 것 별로 안 좋아했다..


난카이선을 타는데, 이런 급행열차는 안 탄다.


난카이전철의 간판특급 라피트를 타고 가겠다.

원래 라피트의 편도 정규 가격은 1,430엔(운임 920엔, 특급료 510엔)인데, 공항철도가 늘 번잡한 것은 아니라서 빈 자리가 많은 편이라 여러 이유로 할인승차권을 판매하고 있어서 제 돈을 주고 사면 바보가 될 수 있다. 회사 사정이 좋으면 이런 것 저런 것 신경 안 쓰고, 그냥 매표소에 가서 가장 빠른 라피트 표를 하나 달라고 하겠지만, 예산이 졸라 빠듯해서 허리를 졸라매야하는 상황이라면 뭐라도 조금 더 싸거나 부수적인 혜택이 있는 승차권을 찾게 마련이다. 우선 난카이전철 매표소에 가서 라피트 승차권을 달라고 말하면, 알아서 300엔이나 저렴한 1,130엔에 라피트 편도 승차권을 준다.[각주:1] 

그런데 어차피 저녁에 호텔에 가서 바로 잠을 자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므로, 시내를 싸돌아다니기 위해 라피트 편도 승차권에 오사카시영지하철 1일 승차권이 합쳐진 오사카 출장 킷푸(大阪出張きっぷ)[각주:2]를 샀다. 가격은 예나 지금이나 1,500엔이지만, 예전에는 매년 기간을 연장해가면서 연중 판매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어떤지 정확히 잘 모르겠지만 일단 2018년 3월 31일까지 판매한다고 한다. 한국의 여행사에서 미리 구입을 하거나 난카이 웹사이트에서 미리 구입을 하고 수령하는 것이 좋겠다.

 

비행기 승무원 복장과 유사하게 만든 제복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열차는 만화 철인 28호에서 모티브를 열차라고도 불린다고 하는데, 철인 28호 만화를 안 봤다...


이 열차는 라피트 베타(β), 라피트 알파에 비해서는 정차역이 더 많다.


라피트는 전석지정석이므로 좌석지정을 하지 않고 탈 수 없다고 하는데, 빈 자리가 있는 경우 일단 올라 탄 다음에 따로 차장이 검표할 때 특급권을 구입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안해봐서 어떤지는 잘 모르겠고..


라피트가 먼저 출발하고 4분 후에 난바행 급행열차가 출발한다. 난카이선 급행열차도 크게 느리지는 않아서 평소에는 즐겨타는 편인데, 지하철 1일 승차권 가격을 고려하면 오사카 출장 킷푸가 더 저렴해서 라피트를 타게 되었다.


일본에는 여성전용차량이 있다. 한국에서는 서울지하철에서 여러 차례 실패한 적이 있고, 부산지하철에서 실시중이라고 하는데, 언젠가 유튜브에서 일본의 어느 전철의 여성전용칸에 남자가 타서 여자가 여기는 여성전용칸이니 다른 칸으로 가달라 했으나, 남자가 그냥 무시해버리고 버티자 여자가 울부짖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여성전용칸에 탄 남자도 이상하지만, 그 여자는 남성혐오증세가 있다고 보일 정도로 난리를 치는 것 역시 이상해서.. 


칸사이공항역을 출발


바다를 건넌다. 이 연륙교는 트러스공법으로 지어진 세계 최장의 다리라고 한다. 왕복 6차선의 차량용 도로가 있고, 아래에 철도용 복선 철로가 있다. JR과 난카이는 모두 협궤차량을 사용하고 있어 이 두 회사가 선로를 공유하고 있다. 린쿠타운까지 선로를 공유하고, 이후에는 각자 자기들만 사용하는 노선으로 운행하는데, 둘 중 한 쪽이 더 많은 열차를 투입하려고 해도 병목구간이 있어서 한계가 있다고 한다.


칸사이공항은 말도 안 되게 비싼 일본의 땅값으로 인해 토지수용이 사실상 불가능해서 아예 땅을 매립하여 인공섬을 만들었고, 육지에서 섬을 연결하는 다리를 건설했다. 그런데 이 동네의 지반이 연약지반이라서 공항이 위치한 땅이 조금씩 가라앉고 있다고 한다. 워낙 이상한 일들을 많이 하는 곳이라 어떻게든 지반침하를 막는 뭔가 수단을 찾아내서 하지 않을까 싶다. 설마 그냥 공항이 가라앉는 것을 보고 있지만은 않겠지..


사람이 많지는 않은 것을 보니 왜 할인티켓을 만들어 파는지 알 수 있다.


키시와다역. 아직 절반도 지나지 않았다.

 

도착한 역은 신이마미야역.

오사카 시내에서 저렴한 숙소가 몰려있는 곳이다. 지난 달에 출장여비로 돈을 많이 써버려서 구멍가게 같은 회사 재정에 엄청난 타격을 입혔기에 숙박비를 아끼려다보니 별 수가 없다. 비싼 호텔이 좋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냥 찬바람 막아주고 잠만 잘 수 있어도 큰 상관하지 않아서 숙박비는 최대한 아껴서 먹는 것에 보태는 거렁뱅이 여행이 이번의 컨셉. 그냥 노숙만 하지 말자 정도라고나 할까..


라피트는 떠나간다..


월드컵 지역별 최종예선 경기를 보는데 일본이 이겼다. 이 때만 해도 한국이 그럭저럭 괜찮은 출발을 해서 무난히 월드컵 본선에 출전하겠거니 했는데, 1년 여 후에 보니 일본이 편하게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반면, 한국은 똥줄을 태우다 간신히 본선에 진출하는 신세가 되었다. 슈팅영개 감독의 경질도 있었고, 막판에는 탈락을 염려했을 만큼 대표팀도 지켜보는 국민들도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우편물 몇 개 보내고, 난바에 들러 수퍼마켓에서 먹을 것을 조금 사와서 늦은 저녁을 먹었다. 이번 비즈니스 트립의 "거지모드" 와 아주 잘 어울리게 마트의 땡처리 음식을 사들고 와서 배불리 먹고 내일부터 시작되는 '킨테츠레일패스 마지막 이용이 될 가능성이 높은 여행' 을 시작하기 위해 잠을 청했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역시 초밥의 나라 답게 한국에서 파는 것보다는 훨씬 맛있다.

  1. 그러나 올해 봄부터 300엔 할인은 칸쿠-웹토쿠 티켓이라 하여 웹사이트에서 미리 구입하는 경우만 적용되고, 칸사이공항역에서는 160엔 할인된 라피트 승차권(특급권포함)을 판다. 결론은 제 가격 주고 타면 호구. [본문으로]
  2. 예전에는 외국인대상으로 팔던 요코소오사카티켓과 내국인대상의 오사카출장킷푸가 따로 있었는데, 오사카출장킷푸가 사라진 듯하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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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2017. 12. 15. 00:43



지난 밤에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이케부쿠로에 있는 한 화장품 가게에서 파운데이션을 판다고 해서 그 곳을 찾아가보기로 했다.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하면서 짐을 맡겨두고, 이케부쿠로에 갔다가 시부야에 들러 전자매장 몇 군데를 돌아본 뒤 짐을 찾아서 공항으로 가면 될 것 같다. 아침 하늘은 구름이 끼어서 비가 올 듯한 모습이었는데, 잠깐 빗방울이 한두 방울 떨어지다가 곧 그치는 듯하였다.


토쿄역

예전의 서울역 모습과 비슷한데 이 건물이 원조 되시겠다. 아픈 우리의 역사를 떠올리게 하는 곳인데, 우편물을 하나 보낼 것이 있어서 중앙우체국에 가느라 잠시 들렀다. 우체국이야 각 동네마다 다 있겠지만, 아무래도 몇 번 다녀온 적이 있는 토쿄중앙우체국이 익숙해서 여기까지 왔다. 이케부쿠로에 갈 때도 신쥬쿠까지 츄오선 쾌속열차를 타고 가서 환승하여 빠르게 갈 수 있으니..


이케부쿠로역

시부야, 신쥬쿠와 함께 토쿄의 3대 부도심 중의 하나인 이케부쿠로인데, 그렇게 별로 정이 가지는 않는다.


이 사람들은 다 포켓몬고를 하느라 저러고 있다. 

데이터로밍을 안 하고, 포켓와이파이도 없는 것도 있지만 게임을 자주 하지 않아서 별 관심이 없다. 이 블로그에서 이미 썼는지 아닌지 기억이 없지만, 애니메이션, 게임, 성우 같은 쪽에는 관심이 0에 수렴하는 것 같고, 스포츠 만화 정도만 가끔 보는 정도. 요즘에는 일이 워낙 바빠서 만화 볼 시간도 없고, 신체적, 정서적인 부분이 모두 피폐해져 있어서 일하고, 그러다 배고프면 먹고, 일하고, 집에 와서 자는 생활만 하고 있으니..

 

혹시나 해서 마츠모토키요시에 들렀는데 역시나 없어서 음료수 한 병만 사서 나왔던 것 같다. 사토미 포스터가 탐나는데, 차마 남는 포스터 한 장 있으면 달라는 말은 못하겠고.. 어제 저녁 토쿄역 구내에서 와이파이 접속해서 인터넷에서 찾아봤던 매장을 찾아가서 파운데이션 두 개를 사고 시부야행. 


시부야역 안에는 닛신의 라왕(ラ王, 라오)이라는 인스턴트 라면을 끓여서 판매하는 가게가 있었는데, 일본의 라멘은 조금 기름기가 느끼하기도 하지만, 그럭저럭 먹을만 했던 기억이 있어서 라면 한 그릇 먹으려고 들어가보았다.


가격은 소비세 포함 263엔이라 귀국을 앞둔 막바지에 남은 잔돈을 털어내기 딱 좋은 금액이었다. 한국에서도 김밥천국에서 라면이 3,000원 정도가 아니었나 싶은데.. 이 가게에서 파는 라면의 종류는 돈코츠쇼유, 돈코츠, 시오, 미소, 쇼유가 있다. 돈코츠(豚骨)라는 것은 돼지뼈를 고아서 만든 국물이라는 뜻이고 쇼유(醤油)는 간장, 시오(塩)는 소금, 미소(味噌)는 일본된장을 말한다. 이 라면은 튀기지 않은 면이라고 하는데, 1년 여 전인가 라오 컵라면을 하나 사서 먹어본 적이 있었는데 매운맛이 주를 이루는 한국의 라면과는 달리 기름기가 많고 느끼한 맛이 없지 않았으나 그럭저럭 먹을만했던 기억이 있고, 시간이 넉넉하지 않은데 밖에 나가서 음식점 찾기도 귀찮아서..


봉지라면은 개당 108엔에 판매하고 있다고..

여기에서 라면을 끓여서 그릇에 담아주고, 먹을 자리를 제공하고 반숙 계란과 물을 주는 서비스비용에 영업이익을 더해서 155엔 정도라 할 수 있겠다.


번호표를 준다.

번호 자체가 순서를 뜻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주문이 섞이지 않도록 구분하는 의미인 듯하다.


여기는 라면을 끓이는 주방인데 타이머를 맞춰 놓고 일률적으로 같은 방식으로 라면을 끓이는 것 같다. 아마도 면을 넣는 시간이라든가 스프를 넣는 순서 등은 제조회사에서 추천하는 조리법에 따라 끓여서 나오지 않을까 싶다.


그냥 어떤 것이 잘 나가는지 물어봤더니 쇼유라고 해서 쇼유를 주문했다.

라멘은 느끼해서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라멘을 먹는다면 시오라멘을 고르지만, 이게 마지막 식사가 될 것 같으니 한 번 먹어보기로 한다. 아사히카와에서 관광안내소 직원에게 맛있는 음식점 추천해달라고 하니 라멘집을 소개해주었지만 가지 않았을 정도인데..


음.. 먹음직스럽다.

이타다키마스~!


적당히 냉방도 되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 난다.


한국에도 이런 매장이 역 안에 있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막 바글거리지는 않지만 계속해서 발길이 이어지는 것 같다.

먹었으니 잠시 시부야역 주변 구경을 해보기로 한다.

사람이 많은 곳을 좋아하지 않아서 금방 되돌아올 것 같기는 한데..


시부야역. 츠타야. 스타벅스...


방탄소년단 앨범이 나왔다고 홍보활동 중인데.

한국의 아이돌 그룹이라는 것 같은데 이름만 들어봤지 잘 모르는 그룹이라서..


사려는 책이 있어서 서점에 가서 봤는데 없어서 나왔다.

 

크래쉬 로얄이라는 게임이 여기서도 인기가 좋은가보다. 

게임을 거의 하지 않아서 잘 모르는 지라..


저 차량에 붙은 사진에 나온 소녀들이 일본의 걸그룹인가보다.

역시 관심이 없다..


귀여운 하치코버스

예전에 토쿄에 오면 시부야의 타워레코드에 꼭 들르고는 했는데, 요즘에는 음악을 잘 듣지 않다보니 어떤 가수가 있는지 어떤 노래가 유행인지 전혀 알지도 못하고 자연스레 음악과는 거리가 멀어진 것 같다. 가요프로그램은 워낙 아이돌 가수들 위주로 나오면서 보지 않게 되었고, 연중행사로 가끔 사용하는 MP3플레이어에는 몇년 전의 음악만 담겨있는 것 같다. 지금은 어디에 두었는지도 모르겠네..


전자매장 몇 군데 둘러보고 다시 시부야역으로 돌아왔다. 

슬슬 짐을 찾아서 공항에 갈 준비를 해야하는 시간이 된 것 같다.


다시 시부야역

신쥬쿠를 거쳐서 아사쿠사바시역으로 돌아가야하는데, 츄오선에 열차 지연이 발생했다. 이러다 나리타공항에 못 가는 것이 아닌가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몇 분 늦는 정도여서 큰 문제는 없었다. 혹시 모르는 일이니 케이세이선을 타야하나 싶은 생각도 드는데, 우에노역에서 케이세이우에노역까지 환승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니 이것저것 따지면 별 차이 없을 것 같아서 그냥 쾌속열차 나리타에어포트를 타고 가기로 하고 다시 아사쿠사바시역으로 갔다. 아사쿠사바시역은 나리타공항행 열차가 다니지 않지만, 츄오소부선 완행열차를 타고 킨시쵸에서 내려서 쾌속열차 나리타에어포트로 환승하여 갈 수 있다. 그런데 공항에 늦게 도착해서 비행기를 놓칠까 두려움에 이성이 마비된 것인지, 바보 멍청이라 그런지 굳이 토쿄역으로 가겠다고 반대방향인 아키하바라로 가서 토쿄행 열차를 타고 

 

이제 열차를 탔기에 이 열차가 무사히 제 시간에 도착하기만 바라고 있다.


창문 밖에 토쿄스카이트리가 보인다.

비싸서 아직 못가봤다.. ㅠㅠ


어느덧 이치카와인가보다.

토쿄도를 벗어나서 치바현에 들어왔다.


나리타역

다음역인 나리타다이니비루역에서 내리면 되는데, 나리타공항에는 흔히 말하는 출발 두 시간 전에 도착할 것 같다. 처음 개찰구 입장시에는 토쿠나이패스를 사용했기 때문에 나올 때는 토쿠나이패스의 이용범위를 벗어나는 구간에 대한 운임을 지불해야 하는데, 이 패스는 코이와역까지가 이용범위이므로 코이와부터 나리타다이니비루까지의 운임을 추가로 지불해야 해서 1,140엔을 냈다. 토쿄에서 타면 1,320엔이라 조금 절약되는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어차피 토쿠나이패스로 이용가능한 지역은 금액이 편도 운임이 비싸지 않아서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래도 180엔이 어디냐 싶지만..


나리타공항

어울리지 않게 비행기 출발 두 시간 전에 도착했는데 나리타공항에서 이스타항공은 3터미널로 가야한다는 것 같은데 거기가 어딘지 몰라서 길을 헤맸다. 한동안 아시아나와 대한항공을 탄 것도 있고, 나리타공항 출도착편을 저가항공으로 탄 적이 없어서 개념을 상실하고 있었다. 그래도 시간 여유가 있어서 짐을 맡기고, 공항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탑승구로 갔다. 3터미널은 비행기에 탈 때 버스를 타고 가서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 모양. 그다지 반갑지 않지만, 그러려니 해야지. 


그런데 비행기는 제 시간에 탔음에도 나리타공항에 이륙하려는 비행기가 밀려서 기다리다가 연료소모가 심해져 연료를 채우고 가야 한다면서 출발이 한 시간 반 정도 늦어졌다. 이게 제 시간에 출발해도 인천공항에 밤 9시 40분 정도에 도착할 터이고, 짐을 찾아서 나오면 10시는 될 터인데 도착이 늦어져 집에 갈 수 있을 것인지.. 항공사에서 죄송하다고 공항 근처에 있는 호텔방을 제공하겠다거나 택시비를 드린다고 할 리는 없을 터이니.. 이륙이 늦어진 것은 어쩌다가 한꺼번에 항공기들이 출발하게 된 공항의 사정이지, 항공사의 과실이라고는 아닌 듯 싶은데.. 


오래간만에 본 젯스타 항공기.

호주에서 오셨나봐요. 예전에 이 항공사 비행기 많이 탔는데..


배고파서 사먹은 비빔밥. 맥주도 하나 마셨던가..

도착이 늦어진 탓에 사는 동네까지 한 번에 가는 공항버스는 못 타고, 일단 고속터미널까지 가는 공항버스를 타고 가서 다시 버스 환승을 통해 겨우 집에 도착했다. 시간은 어느덧 2시. 9월 초인데 후덥지근한 섬나라에 있다가 와서인지, 밤이라 그런지 쌀쌀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끝 THE END 終

나카노 브로드웨이

2017. 12. 3. 22:23




토쿄에서 맞이하는 아침. 모처럼 열차시간에 맞춰서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부담감을 덜고 설렁설렁 시내 구경이나 하면서 여유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상경하는 도중 어떻게 될 지 몰라서[각주:1] 하루 더 여유를 두고 귀국일을 정해두어서 호텔에서 아침 식사로 투숙객에게 주는 빵과 커피를 먹고 텔레비전을 보다가 체크아웃 시간을 10분 정도 남기고 짐을 맡겨둔 뒤 가까운 역으로 가서 토쿠나이패스를 사고 열차에 탔다.


케힌토호쿠선을 타고 토쿄역에 도착.

여기서 츄오선으로 갈아타고 서쪽으로 갈 예정...

날이 무척 더워서 하루종일 전철 안에서 움직이고 싶지만, 그러기에는 여기까지 온 것이 너무 아까워서 계속 열차를 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


토쿄올림픽을 한답시고, 이렇게 역마다 알파벳 세 글자의 약자와 노선기호, 역번호를 새로 매겨놓았다.

노선의 경우 JT-토카이도본선, JO-요코스카선, 소부쾌속선(이 두 노선은 서로 직통운행을 하고 있다), JK-케힌토호쿠선, 네기시선(네기시선은 요코하마역에부터 케힌토호쿠선과 직통운행을 한다), JY-야마노테선, JC-츄오쾌속선, JB-츄오선(각역정차), JU-우츠노미야선(토호쿠본선), JA-사이쿄선, JJ-죠반선(쾌속), JL-죠반선(각역정차), JE-케이요선, JM-무사시노선, JS-쇼난신주쿠라인을 말한다. 토쿄 주변에서 3~4일 정도 시내 관광을 주된 목적으로 여행을 한다면, JY, JC, JB를 주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보다는 토쿄 서브웨이 티켓을 사서 토에이지하철과 토쿄메트로를 이용하는 것이 더 편리할 것 같다.


이 녀석이 케힌토호쿠선(京浜東北線) 열차로 달리는 E233계 전동차. 이 노선은 남쪽으로는 케힌(京浜), 즉 토쿄에서 요코하마까지의 토카이도본선과 병주하며, 북쪽으로는 토호쿠선이라는 이름처럼 간선인 토호쿠본선의 수요 분산을 하는 역할을 하면서 운행하고 있다. 당연히 출퇴근 시간에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 번잡한 노선이다.


버라이어티한 신칸센 노선. 토쿄역에서 토호쿠, 야마가타, 아키타, 홋카이도, 아키타, 죠에츠, 호쿠리쿠신칸센이 출발한다. 오미야역에서 죠에츠, 호쿠리쿠신칸센이 분기하며, 야마가타신칸센은 후쿠시마역, 아키타신칸센은 모리오카에서 분기한다. 제 돈 주고 이 신칸센을 탈 마음은 없으므로..


의외로 매표소가 한산하다.

머피의 법칙인지 표를 구입하거나 지정석권을 받을 때는 사람들이 많은데, 정작 사지 않을 때는 한산한 모습이다.


츄오쾌속선(中央快速線)을 타기로 한다.

츄오-소부선이라 하여 각역정차열차는 직통운행을 하기도 하지만, 쾌속의 경우 토쿄를 중심으로 서쪽으로 츄오쾌속선, 동쪽으로는 소부쾌속선이 다닌다. 각역정차 열차는 쾌속열차와 달리 오챠노미즈역에서 킨시쵸역 사이에서 츄오-소부완행선을 운행하는데, 이 사이에 아키하바라, 아사쿠사바시역이 있다.


이런 사진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다...

이온에서 영어를 배워야 하는가..


나카노역에 내렸다.

나카노역은 토쿄메트로 토자이선의 시발역이기도 하다.


작업복을 입은 아저씨는 친구를 빼닮아서 소리내서 부를 뻔했다.


토쿄메트로와는 다른 디자인의 JR의 역명판이다.


날이 더워서 아이스커피 한 잔 마시러 스타벅스에 들어갔다가 와이파이가 된대서 사용하려고 했더니 뭔가를 절차가 있다는 것 같고, 귀찮아서 안 했다. 지금은 와이파이 접속 방식이 바뀐 것 같던데.. 커피도 내가 시킨 것과 다른 것을 주었는데 생각없이 마시다가 이상해서 물어보니 미안하다고 새로 주더라는..


예전부터 나카노 브로드웨이에 가보고 싶었다.

오타쿠의 성지라는 곳이 어떤 곳인가 궁금하기도 하고, 장난감과 인형, 그리고 눈에 띄는 책이 있으면 사볼까 싶기도 해서.. 인형이나 장난감 모으는 것을 좋아하지만, 언제나 가장 큰 이유인 돈이 없고, 집이 좁아서 보관할 만한 공간도 없는 것이 문제라서.


요즘에는 음악을 잘 안 들어서 어느 가수가 인기가 있는지도 모르겠고, 일본 가수는 더 관심이 없어서 여기는 적당히 보고 나왔다.


말로만 듣던 만다라케 앞에 왔다.

레고와 인형을 사고 싶지만 집에서 쫓겨날 것 같다.


코리락쿠마 쿠션 갖고 싶으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친구 한 녀석은 쿠데타마에 꽂혀 있다고.


아다치 미츠루의 명작 터치 전권 세트를 갖고 싶으다..


의류, 포스터, 피규어 등 갖가지 물건들이 있다.

잭슨형 ㅠㅠ


헨야..

이름처럼 이상한 곳 같다.


어릴 적에 오락실 앞에 지나다니면서 봤음직한 게임기들이 있다. 오락실에는 두세 번 가본 것 빼고는 별로 흥미가 없어서 잘 안 갔다.


중고 장난감인가보다.


근육맨이다..

멍청하게 생겨서 별로 마음에 안 든다.

이런 것은 전혀 취향이 아니다..


철도와 열차 모형도 있는데 철덕들이 많이 올 것 같다.


희소성이 있는지 가격이 꽤 비싸다. 이런 것을 잘 사고 파는 것도 꽤나 짭짤한 돈벌이가 될 것 같기도 한데, 철도 모형 구입하는 사람들이 부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계속 돌아다녔더니 배가 고파서 일단 점심을 먹어야 할 것 같은데 저렴한 회전초밥집이 보이지만, 빵집에서 풍겨나오는 냄새가 좋아서 빵을 산다.


나카노 브로드웨이를 나오면 나카노 썬몰이라는 상점가와 이어진다.


천장에 아케이드가 있는 이 상점가에는 평일 대낮인데도 사람들이 제법 많이 지나다니는 듯했다. 관광객들도 있겠지만, 아마 덕후끼가 있는 사람들이 주로 오지 않을까 싶은데.. 아닌가.


빵 냄새가 좋아서 안에 들어가 메이플메론빵과 카레빵을 사서 나왔다. 당장 먹고 싶은데, 안에서 먹을 자리는 없는 것 같고, 날이 더워서 길거리에서 먹기도 그래서 일단 들고 나카노역으로 걸어갔다.

가게 이름은 봉쥬르봉인가보다.

프랑스어 이렇게 읽는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타베로그 화제의 가게라고 하니 꽤 알려지고 좋은 평가를 받는 상점인가보다.


9월의 토쿄는 여전히 덥다..

다시 나카노역으로 돌아와서 츄오선 열차를 타고 신쥬쿠로 갔다.


유흥가에 흔한 무료안내소

안내소라고 하지만 관광안내소 같은 것이 아니고, 풍속업 안내소가 되겠다. 연령, 체형, 시간 등을 정해서 거시기를 하는 곳이라고 하는데, 사진과 실제 모습이 큰 차이가 있는 경우도 있다고.. 이런 것에는 별 관심이 없어 직접 가보지는 않아서 잘 모르겠다.


아직 낮이라 그런지 호객행위가 활발하게 이루어지지는 않는 듯하다.


어머니께서 파운데이션 하나 사서 오라고 하셔서 비쿠카메라에 가서 구경을 하다가 광고사진을 보게 되었다. 찾는 물건은 없고..


이 아가씨 데리고 한국으로 가고 싶은데..


아~ 안타깝다..


여성용 화장품 코너에서 어슬렁거리는 것이 무척 어색하다.

설마 BT라고 여기지는 않겠지..


아침에 체크아웃했던 호텔에 가서 맡겨둔 짐을 찾아서 나왔다. 연박을 하려고 했는데 만실이라 어쩔 수 없이 아사쿠사바시에 있는 호텔로 옮겨야 했다. 혹시 모르는 일이라 홋카이도에서 상경하는 일정을 계획할 때 예비일로 하루를 더 두었던 탓에 예약한 항공권을 변경하는 비용이 숙박비보다 더 비싸서 그냥 하루 더 눌러 앉기로 했다. 모아둔 포인트를 쓸까 하다가 돈이 만 엔 정도 남아 있어서 나중에 엔화가 급등했을 때 쓰기로 하고 현금으로 결제를 했다.

호텔 방으로 들어가서 텔레비전을 보다가 스키야에 가서 저녁을 먹었는데, 점원이 일본인이 아닌 동남아시아나 서남아시아 출신으로 보이는 사람들이었다. 얼핏 보아서는 부녀로 보이는데, 별로 궁금하지도 않고 외국인이 너 어디에서 왔냐고 물어보는 것도 그렇고 해서 그냥 밥만 먹고 나왔다. 이 동네는 아키하바라가 가까워 전자상가라든가 AKB48 등의 아이돌 그룹이라든지 애니메이션의 성우들의 팬들이 많이 찾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쪽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서 아는 것이 없다...

저녁을 먹었으니 편의점에서 캔맥주 사서 호텔 방으로 들어가는 뒷모습을 보면 찡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 '일본의 흔한 직장인 아저씨' 모습을 그대로 따라하게 되었다. 편의점이란 곳도 처음에 일본에 왔을 때는 무척 신기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자주 다니게 되면서 편의점에서 파는 상품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마트나 드럭스토어를 찾는 일이 많아졌다.

  1. 중간에 호우나 태풍에 의해 열차운행이 중지되어 발이 묶인다거나, 컨디션 난조로 장거리 이동이 어려워질 경우를 염두에 두고 여유있게 일정을 계획했다. [본문으로]

홋카이도의 철도패스

2017. 11. 20. 03:03

패스 중에는 외국인 전용으로 판매하는 것과 구분 없이 파는 것이 있어서 외국인 전용패스는 패스 이름을 검은색으로, 국적 및 체류자격 구분을 하지 않는 패스는 녹색으로 표시를 하였다.


홋카이도 레일패스 (Hokkaido Rail Pass) 외국인전용, 단기체재, 상시판매

홋카이도에서 가장 쉽게 구입할 수 있으며, 홋카이도 내에서만 이용할 때 가장 저렴한 철도패스. 단기체재 자격의 외국인만 구입 가능한 패스로, 패스에 명기된 기간 내 홋카이도신칸센을 제외한 홋카이도의 모든 철도노선의 모든 등급의 정기편 열차를 자유롭게 탈 수 있다.[각주:1] 현재 혼슈로 가는 여객열차는 홋카이도신칸센이 유일한데, 홋카이도신칸센은 홋카이도 레일패스의 사용범위가 아니어서 추가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면 혼슈에 갈 수 없다. 굳이 가야하는 상황이라면 신칸센 승차권과 특급권을 따로 사서 타거나, 페리 또는 항공기 등의 다른 방법을 이용해야 한다.


◎ 이용범위

JR홋카이도의 철도노선 중 홋카이도신칸센을 제외한 재래선 전 노선의 특급, 쾌속, 보통열차의 지정석 및 자유석



◎ 종류

사용기간 및 연속식과 비연속식 사용의 차이가 있다.

연속식 : 3일권 / 5일권 / 7일 사용 가능. 예를 들면 3일권을 11월20일부터 사용한다면 22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2박 3일 여정이라면 3일권이 적합하다.

비연속식(플렉서블) : 4일권 (10일 이내의 기간 중 4일 선택 가능) 예를 들어 11월 20일부터 사용한다고 하면, 20일부터 29일까지의 10일 중 4일을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다. 4일 이상 체류하면서 이동하는 날에만 이용하려면 이 패스가 더 적합하다.


 

◎ 금액(단위 : ¥)

 

연속식 3일권

연속식 5일권

연속식 7일권

플렉서블 4일권

 성인요금

 16,500

22,000

 24,000

 22,000

 소아요금

 8,250

 11,000

 12,000

 11,000

 





■ JR 동일본-미나미홋카이도 레일 패스(北海道フリーパス) 외국인전용, 단기체재, 상시판매


JR동일본과 JR홋카이도가 공동으로 발매하는 단기체재 외국인 전용 철도패스다. 이 두 회사는 흔히 HHP라는 약칭으로도 불리는 내국인용 홋카이도-히가시니혼 패스(北海道-東日本パス)를 여름과 겨울에 발매하고 있는데, JR홋카이도의 경영 상태가 악화일로를 거듭하자 일본정부가 JR동일본에 JR홋카이도를 재정 및 인력지원을 바라는 요청을 하였고, 이에 JR동일본에서 재정 및 경영지원을 하면서 이 두 회사가 더욱 가까워져서 지금은 JR동일본이 JR홋카이도의 보호자 역할을 하게 되었다. 이런 패스를 판매하기 시작한 것도 그 일환이 아닐까 싶다.

구입자격 : 단기체재(Temporary Visitor)자격으로 입국한 외국 여권을 가진 사람

역시 잠시 방문한 외국인에 한하여 판매한다는 뜻이다. 워킹홀리데이비자, 학생비자, 취업비자 등을 가지고 있으면 구입할 수 없다. '교통비 할인해드릴 터이니 우리 동네에서 돈 쓰고 가세요' 라는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 종류 : 기간은 패스 사용개시일 포함 14일 이내 선택한 6일로, 성인용과 소아(6-11세)용으로 연령에 따른 구분만 있다.

◎ 금액 : 성인용은 해외에서 인환증 구입시 26,000엔, 일본 내의 취급역에서 구입시 27,000엔. 소아는 반액으로 각각 13,000엔, 13,500엔이다.





■ 홋카이도-히가시니혼패스 (北海道-東日本パス)

구입자격조건X, 국적제한X, 체류자격제한X, 판매기간 및 사용기간한정, 보통(쾌속)열차 전용

내국인을 주된 대상으로 발행하는 패스이지만, 구입자격에 제한이 없어서 외국인도 여권을 보여줄 필요 없이 매표소에서 바로 구입할 수 있는 패스다. 청춘18킷푸와 비슷한 성격의 패스이지만, 사용기간이 연속 7일이고, 이용할 수 있는 구간이 JR동일본과 JR홋카이도의 재래선 보통열차로 한정되는 것이 이 패스의 다른 점이며, 발매기간 및 사용기간이 정해져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 종류 및 금액 : 성인용과 소아(6-11세)용으로 연령에 따른 구분만 있다. 성인용은 10,850엔, 소아용은 5,420엔.

◎ 구입방법 : 판매기간 중 JR동일본과 JR홋카이도의 주요 역 창구 및 지정석 발매기, 뷰프라자, 제휴 여행센터 및 여행사에서 구입할 수 있다. 이용자가 많지 않은 역은 무인역이 많으므로, 역무원이 상주하는 역에서 사는 것을 추천.

◎ 판매기간 : 해마다 조금씩 달라질 수 있는데, 대개 이 기간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올해의 경우 아래와 같다.

춘계:2017년 2월 20일~ 4월 16일
하계:2017년 6월 20일~ 9월 24일 동계:2017년 12월 1일~ 2018년 1월 4일

◎ 이용기간 : 해마다 조금씩 달라질 수 있는데, 대개 이 기간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올해의 경우 아래와 같다.

춘계:2017년 3월 1일~ 4월 22일
하계:2017년 7월 1일~ 9월 30일

동계:2017년 12월 10일~2018년 1월 10일

◎ 이용가능구간 : JR홋카이도와 JR동일본의 모든 재래선 구간, 아오이모리철도선, IGR은하철도선




■ 피치항공・바닐라에어 히가시홋카이도프리패스 (Peach/バニラエアーひがし北海道フリーパス)

구입자격조건O, 국적제한X, 체류자격제한X, 판매기간 및 사용기간한정

구입자격 : 일본의 저가항공인 피치/바닐라에어를 타고 신치토세공항에 도착한 승객에 한하여 판매. 탑승권 및 여권 등 신분증 제시 필요.

구입처 : JR신치토세공항역

◎ 판매기간 : 2018년 3월 31일까지

◎ 이용기간 : 패스구입일부터 연속 5일간, 2018년 4월 4일까지 사용(3월 31일이 마지막 구입일이자 사용개시일이 된다)

◎ 이용범위 : 프리구간에 속한 노선의 특급, 보통(쾌속 포함)열차의 보통차 자유석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지정석은 이용불가.


히가시홋카이도프리패스 이용구간


오타루를 제외하고 정말 패스 이름처럼 삿포로에서 동쪽 방향에 있는 지역에만 갈 수 있는 패스다. 아사히야마동물원으로 유명한 아사히카와, 유빙을 볼 수 있는 아바시리, 최동단 네무로와 습원으로 유명한 쿠시로, 스위츠가 이름난 오비히로 등에 다녀올 수 있다.

이 구간 내에서 운행하는 특급열차는 삿포로-아사히카와 간의 카무이, 라일락, 삿포로-쿠시로 간의 수퍼 오조라, 삿포로-아바시리 간의 오호츠크, 아사히카와-아바시리 간의 다이세츠, 삿포로-미나미치토세 구간은 수퍼 호쿠토/호쿠토와 수퍼 오조라, 수퍼 토카치, 스즈란을 이용할 수 있다. 미나미치토세부터 하코다테방면으로 가는 열차는 패스 이용구간에 포함되지 않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네무로본선의 히가시시카고에-신토쿠 구간은 현재 불통이라서 열차 대신 대행버스로 대체수송을 하고 있어서 이용에 불편함이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 피치항공・바닐라에어 키타홋카이도프리패스 (Peach/バニラエアー きた北海道フリーパス)

구입자격조건O, 국적제한X, 체류자격제한X, 판매기간 및 사용기간한정

구입자격 : 일본의 저가항공 피치/바닐라에어를 타고 신치토세공항에 도착한 승객에 한하여 판매. 탑승권 및 여권 등 신분증 제시 필요.

구입처 : JR신치토세공항역

◎ 판매기간 : 2018년 3월 31일까지

◎ 이용기간 : 패스구입일부터 연속 4일간, 2018년 4월 3일까지 사용(3월 31일이 마지막 구입일이자 최종개시일이 된다)

◎ 이용범위 : 프리구간에 속한 노선의 특급, 보통(쾌속 포함)열차의 보통차 자유석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지정석은 이용불가.


키타홋카이도프리패스 이용구간


오타루를 제외하고 정말 패스 이름처럼 삿포로에서 북쪽 방향에 있는 지역에만 갈 수 있는 패스다. 아사히야마동물원으로 유명한 아사히카와, 일본 본토의 최북단인 왓카나이에 다녀올 수 있다. 유빙을 볼 수 있는 아바시리, 최동단 네무로와 습원으로 유명한 쿠시로, 스위츠가 이름난 오비히로 등에 다녀올 수 있다.

이 구간 내에서 운행하는 특급열차는 삿포로-아사히카와 간의 카무이, 라일락, 삿포로-왓카나이 간의 수퍼 소야, 아사히카와-왓카나이 간의 사로베츠, 삿포로-미나미치토세 구간은 수퍼 호쿠토/호쿠토와 수퍼 오조라, 수퍼 토카치, 스즈란을 이용할 수 있다.




홋카이도 프리패스

구입자격조건X, 국적제한X, 체류자격제한X, 사용기간 주의

◎ 판매기간 : 유효기간의 1개월 전부터 당일까지

◎ 이용기간 : 연중. , 427~ 56, 811~ 820, 1228~ 16일에는 사용불가하며 이용개시일 포함하여 1주일 간 이용 가능하다.

◎ 이용범위 : 프리구간에 속한 노선의 특급, 보통(쾌속 포함)열차의 보통차 자유석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지정석은 6회까지 추가요금 없이 이용가능. 7회째부터는 지정석 특급료를 따로 내야 한다.

구글에서 찾아봤는데 이런 식으로 생겼다고 한다.


청춘18킷푸 역시 홋카이도에서 사용이 가능하지만, 홋카이도는 물론 토호쿠지역에서 사용이 불편해서 여기서는 일단 생략을 하고, 나중에 이것만 집중적으로 다뤄볼 계획.

  1. 과거에는 패스만으로는 이용이 불가능하였던 침대특급 카시오페아, 호쿠토세이 등이 있었지만 홋카이도신칸센 개통 이후 정기운행을 하는 침대특급은 사라진 상태라서 재래선을 달리는 열차는 전부 승차 가능하다. [본문으로]
  2. 여행사를 말한다. 하X투어, 여행X사, 소X리패스 등 여러 판매처가 있다. 여행사마다 판매시 받는 수수료와 적용환율에 따라 가격이 다르기 때문에 '어디가 가장 싸다' 고 하기는 어렵다. [본문으로]
  3. 자유석 운임 및 특급료는 이 금액에서 520엔을 빼면 된다 [본문으로]
  4. 여행사를 말한다. 하X투어, 여행X사, 소X리패스 등 여러 발매처가 있다. 여행사마다 판매시 받는 수수료와 적용환율에 따라 가격이 다르기 때문에 '어디가 가장 싸다' 고 하기는 어렵다. [본문으로]
  5. 자유석 운임 및 특급료는 이 금액에서 520엔을 빼면 된다 [본문으로]








조용하고 평화로운 시로이시역


저 학생들은 센다이 방면으로 가려는 것 같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에 가는 것일까, 학원에 가려고 센다이로 가는 것일까. 저 아이들에게 별로 관심은 없지만 열차를 타거나 기다리는 것이 지겨워지다보니 사람 구경을 하면서 별 생각을 다 하고 있다.


역 바깥으로 보이는 저 건물은 아마도 시로이시성인가보다. 후쿠시마행 열차 시각이 얼마 남지 않아서 다녀올 여유는 없다. 그러게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오우본선을 타고 왔어야 하는데.. 두 시간 더 잔다고 늦게 나온 것이 발목을 잡는다.


1번과 2번 선로는 하행열차, 3번 선로는 상행열차가 다니는 모양이다.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2번선에서는 센다이 방면에서 온 열차가 회차하여 다시 내려가는 것 같다. 센다이가 토호쿠지역에서 가장 큰 도시인 만큼, 지방에서는 보기 힘든 6량 편성의 열차가 다닌다.

 

후쿠시마행 쾌속열차가 들어오고 있다. 모처럼 보게 된 4량 편성의 열차인데, 몇몇 역에만 정차하지 않아서 보통열차에 비해 7분 가량 빠른 정도에 불과하다. 센다이에서 후쿠시마까지는 토호쿠신칸센이 동일한 구간을 운행하고 있지만, JR에서 이 병행재래선을 제3섹터화하지 않았다는 것은 신칸센처럼 엄청난 수익은 아니겠지만 꾸준히 돈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호쿠리쿠신칸센 개업을 하면서 병행재래선 구간인 호쿠리쿠본선이 에치고토키메키철도와 IR이시카와철도라는 제3섹터 회사로 이관되었고, 얼마 전에 탔던 도난이사리비철도선 역시 원래 JR의 에사시선이었지만, 적자구간이었기에 신칸센 개통을 핑계로 연선 지자체에 반강제적으로 떠맡긴 것이다. 그렇다고 폐선을 하자니 이 지역에서 열차를 타고 통학, 통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라 결국 운임을 인상하였지만, 지자체의 보조금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다고 보면 되겠다.

 

가까이 보니 열차에 사람들이 꽤 많다. 아마도 학생들의 하교시간과 겹치기도 해서 승객이 바글바글한 모양이다.


토호쿠신칸센 선로와 나란히까지는 아니고 한동안 비슷한 방향과 경로로 남쪽으로 향하고 있다.

 

이 동네에 산과 구릉이 있어서 오르막을 오르기도 한다.


야트막한 산을 오르고 있다.


후지타역

텔레비전에 자주 나오는 방송인 후지타 사유리의 성씨인 후지타와 같은 한자를 쓰고 있다. 어쩌다 알게 된 사람 중에도 동명의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있기는 하다. 그래봤자 연락도 잘 하지 않지만..


센다이에서 후쿠시마까지 철도 거리는 79km라고 하는데, 이 거리를 74분에 주파한다니 1분에 1km보다 조금 더 가는 정도의 속도라고 보면 되겠다. 신칸센을 타면 22분 걸리는데, 결국 돈이 있고 없고의 차이. 시간은 금이라고 하지만, 돈이 없으니 이 짓거리를 하고 있다.


내릴 때는 버튼을 눌러서 문을 열고 나가란다. 겨울에 추운 동네의 특징이다.

 

열차는 17시 20분 도착 예정이었는데, 약 2분 정도 늦게 도착했다.


서둘러 쿠로이소행 열차로 갈아탔다. 환승연계를 위해서 열차가 늦게 들어오면 후속 열차의 출발이 조금 늦어지는 경우가 있기도 한데, 사람이 많다고 해도 대도시권역에서 밀려드는 사람들에 비하면 얼마 되지 않는 수준이라..

 

후쿠시마역은 야마가타신칸센이 토호쿠신칸센에서 분기되는 곳인데, 야마가타신칸센은 아키타신칸센처럼 신칸센 전용 선로를 설치한 것이 아니라 재래선을 개궤하여 협궤를 표준궤로 만든 미니신칸센이다. 신칸센이라 불리기는 하지만, 법적으로는 신칸센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고, 같은 흙바닥 노반에 개궤만 하여 표준궤 차량이 다닐 수 있도록 하여 재래선 선로에 있는 철도건널목 등의 장애물이 그대로 남아 있어 속도를 끌어올릴 수 없어서 시속 130km로 속도 제한이 있다.

 

사진이 흔들려 개떡 같지만 무슨 성 같은 건물이 있어서..

어딘지도 잘 모르겠다.


쿠로이소역에 도착해서 우츠노미야행 열차로 환승을 한다. 우츠노미야부터는 토쿄까지 한 번에 가는 열차가 있는데, 한국의 수도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하철과 비슷한 열차가 약 두 시간에 걸쳐서 109.7km를 달리는, 수도권 전철 1호선의 소요산-인천 구간보다 더 먼 거리다. 우츠노미야에서 한 번에 토쿄까지 가는 열차는 자주 다니지 않아서 열차시간을 잘 맞추지 못하면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기도 해서, 쇼난신쥬쿠라인을 타고 아카바네에서 환승하여 가는 것이 더 빠른 경우가 있다. 외국인용 패스인 JR패스나 이 구간이 포함된 JR동일본에서 발행한 패스를 구입하는 경우라면 나스시오바라역에서 신칸센으로 갈아타는 것이 빠르고 편하겠지만, 들고 있는 차표가 원래 내국인용으로 발행된 보통, 쾌속열차 전용인 청춘18이라 별 수 없이 시간과의 전쟁을 해야한다. 그냥 마음 편하게 토호쿠본선 열차를 갈아타면서 가기로 한다. 어차피 도착 시각은 큰 차이가 없을 것 같고, 짐 끌고 다니기 힘들어서.. 모리오카역에서 아이스크림 사먹은 뒤에 음료수만 마시고 아무 것도 안 먹고 있다. 

 

우츠노미야행 15호차 3번 도어라고 한다. 자그마치 15량의 열차가 한데 묶여서 다니는 것이다.


카타오카역. 아직 토치기현을 벗어나지 못했다.


우츠노미야에 도착해서 어깨와 양팔에 짐을 들고 낑낑거리며 내렸다. 여전히 토치기현이다.


우츠노미야역

토호쿠본선(우츠노미야선) 및 닛코선의 환승역이다.


닛코선 승강장은 보통의 역과는 다른 분위기로 만들어놓았다.

닛코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에도막부의 창립자 토쿠가와 이에야스가 안장된 곳인데, 국보 8점과 중요문화재 34점이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10년 전에 다녀온 적이 있기는 한데, 당시에는 일본어를 거의 못하기도 했고, 출발을 늦게 해서 여유있게 보고 오지 못하여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가볼까 한다. 신쥬쿠에서 출발하는 JR의 특급 닛코, 키누가와와 토부철도의 특급 스페시아닛코, 스페시아키누가와를 타는 것이 편한데, JR토쿄 와이드 패스[각주:1]가 가장 편하다. 신칸센으로 우츠노미야에 가서 JR닛코선으로 환승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JR닛코역의 위치가 개떡 같아서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JR이 자기네 닛코역이 있으면서도 토부철도와 직통운행을 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이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예약한 단골 호텔에 도착이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늦어질 것 같아서 미리 전화로 알리고, 다시 상행 열차를 타러 갔다. 청춘18 승차권으로 아모리오카부터 보통열차 타고 가고 있다고 하면, 저 녀석 철덕이라고 생각할까봐 차마 말은 못하고, 몇 가지 일이 있어서 늦어질 것 같다고 둘러댔다. 사실 나는 돈이 없어서 이렇게 이동하는 것이지 각역정차에 의미를 두지도 않는데, 한 번 쓰고 남은 승차권이 있어서 버리기는 아깝고 그렇다고 일본에 가서 이걸 팔자니 본전을 못 건질 것 같아서 사용하는 것이라.. 정작 이 승차권의 4회분은 9,480엔이고 홋카이도에서 혼슈로 넘어올 때 쓴 돈이 6,030엔, 그리고 하치노헤에서 모리오카까지 3,500엔을 때려부었으니 열차타는 것만 19,010엔을 쓴 셈이다. 시간이 많이 걸리니 중간에 간식도 많이 먹게 되고 결국 돈 아끼는 것도 아니고 몸만 힘들고 종일 열차를 타기만 해서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


오미야역

이제 토쿄가 눈앞에 있다!


이 열차는 토호쿠본선 운행을 마치고 계속해서 토카이도본선으로 달리게 된다.


아아~ 드디어 토쿄에 도착했다!!

185계 똥열차 쇼난라이너가 있다. 이 열차는 아직까지도 특급 오도리코로 운행도 하고 있다.


신칸센도 거의 끝물이라서 한 시간 남짓에 갈 수 있는 곳들까지만 운행을 한다. 천재지변이나 운행장애가 발생한 불가피한 경우를 빼고는 일본의 신칸센은 자정 이전에 종료하도록 되어 있다.

이제 케힌토호쿠선으로 갈아타고 오늘의 숙박지로 간다. 13시간 넘게 열차를 타거나 기다리면서 보낸 긴 하루가 이렇게 끝나간다. 쓰러지기 직전이다...

  1. 이 패스는 외국여권만 가지고 있으면 체류자격과 상관없이 구입할 수 있다 [본문으로]


열차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열차 사진만 찍는 것은 좋아하지 않고, 풍경이 좋은 장소의 사진, 그냥 눈에 띄는 사물이나 장소가 우선인데 계속 열차를 타고 있으니 열차 사진만 줄창 찍게 된다.


코고타역에 내리자마자 곧 센다이행 열차가 들어왔다. 열차 출발 시각까지는 시간이 20분 가까이 남았는데 미리 입선하여 대기하는 것 같다. 토호쿠본선에서 보통열차는 한 열차로 계속 달리는 것이 아니고 모리오카-이치노세키, 이치노세키-센다이, 센다이-후쿠시마, 후쿠시마-쿠로이소와 같이 1시간 전후 걸리는 구간을 운행하고 , 구간별로 열차를 계속해서 갈아타면서 가야 한다. 승차인원이 많은 시간대에는 이치노세키에서 센다이까지 한 번에 가는 열차가 있지만, 낮 시간에는 이 구간을 이치노세키-코고타, 코고타-센다이로 나누어 운행을 하기에 이 열차를 타고 센다이에 내려서 다시 후쿠시마행 열차로 갈아타야 한다. 2011년에 일어난 후쿠시마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인해 여전히 방사능 위험이 있기는 하지만, 후쿠시마역은 후쿠시마원전사고가 일어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와는 거리가 있는 편이고, 시간이 꽤 지나서 잠시 들렀다 가더라도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 같지만.. 


이 열차는 JR동일본의 719계 전동차. 예전에 탄 적이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데, 토호쿠본선이 과거에는 토쿄와 토호쿠지역을 이어주는 주요 간선이었기에 전 구간에서 전철이 다니고 있다. 토카이도본선, 산요본선, 카고시마본선 등 주요 간선은 대부분 복선 전철화가 되어 있는데, 카고시마본선 중 큐슈신칸센 개통과 함께 제3섹터 철도회사인 히사츠오렌지철도로 넘어간 야츠시로-센다이(川内)[각주:1] 구간에서는 디젤 동차로 영업을 하고 있다고. 타보지 않아서 진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시간대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 2량 편성의 열차를 결합하여 4량으로 운행하기도 하는데, 처음부터 열차를 만들 때 병결 및 분리를 염두에 두어서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도록 중간에 관통문을 만들어두었다.


쿠모하 719-1 이라 써있는데, 쿠모(クモ)는 제어전동차를 뜻하는 말이고, 하(ハ)는 보통차를 뜻한다고 한다. 사실 잘 몰라서 일본 웹에서 찾아서 알게 되었는데, 뭐 그냥 열차타는 것을 (길어야 2시간이지만[각주:2]


뒤에 병결된 2량 열차의 선두차량


지금 서 있는 위치가 진행방향 기준으로 4량의 열차 중 3번째 차량의 앞문 근처다.


센다이까지 가는 열차의 간격은 거의 한 시간 정도 되는 것 같다. 하교, 퇴근시간이 가까워지면 열차 배차간격이 조금 더 촘촘해져서 다니는 열차가 늘어날 것 같다. 대도시의 지하철처럼 승객이 늘 많은 것이 아니라서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도 '우선석(優先席.유센세키)' 이라 하여 노약자 및 임산부 좌석을 만들어 놓고 있다. 아주 간혹 우선석에 앉는 멀쩡한 아저씨들이 있기도 하지만 대개 자리를 비워두는 것 같다. 초고령화 사회인 일본이라서 노인들이 많이 타서 좌석이 빈 채로 오래 가지는 않는 것 같지만..


이 열차에는 차장이 동승한다.


차량이 4량이나 되기에 자리는 여유가 있는 편이었다.


승차율은 50% 정도 되는 것 같다.


반대편에 같은 형식의 열차가 지나가는데, 이 열차는 양쪽에 두 명씩 앉을 수 있는 크로스시트와 한국의 지하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롱시트가 함께 있는 특징이 있다.


일본에서는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하는 경우가 드물고, 타인과 신체접촉을 꺼리는 경우가 많아 어설프게 빈 좌석이라면 저렇게 짐을 두고 편히 갈 수 있다. 한국 같으면 어떻게든 엉덩이부터 밀어넣고 나서 쩍벌신공을 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이 열차에는 빈 좌석이 많아서 별 상관없을 것 같다. 사람들이 많이 탄 열차에서 쩍벌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로블로를 날려주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맞은 편에 앉은 언니의 기타 케이스에 FKSM어패럴이라는 패치가 붙어 있는데, 후쿠시마현의 의류, 소품류를 판매하는 소규모 기업의 브랜드라고 한다. 저 언니 가방이 3개에 기타까지 있다. 뮤지션인가..


t손가락이 문에 끼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

상상만해도 끔찍한데..


가장 마지막 차량에 탔기에 차장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날씨는 좋아서 이런 날에 열차 안에 갇혀있는 것이 아쉽지만, 열차 밖으로 나가면 더워서..

 

토호쿠지역이 일본에서 쌀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곳인데, 문제는 후X시마..


아타고역

다음역은 마츠시마역인데, 일본 삼경으로 꼽히는 마츠시마와는 조금 거리가 있다. 더 가까운 역은 센세키선(仙石線)의 마츠시마카이간(松島海岸)역이고, 대부분 이 곳에서 마츠시마 유람을 시작한다. 마츠시마에는 두 번 다녀왔는데 모두 돈이 없어서 유람선을 못 타봤고, 유람선 승선비를 낼 만큼은 되는 지금은 시간이 없어서 마츠시마 보겠다고 센다이까지 가는 것이 쉽지도 않고..


마츠시마역


열차가 출발하면서 사진이 흔들렸다...


맞은편의 아가씨는 주무신다. 마츠코 디럭스라는 저 아저씨는 여장을 하고 나오는데 동성애자라고 한다. 인기가 좋은지 일본 호텔에서 씻고 나와서 텔레비전을 틀면 이 아저씨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나 광고를 자주 보게 된다. 어쩌다보니 그렇게 된 것인지는 몰라도..


열차 안에서 잠시 마츠시마의 경치를 감상한다. 이 곳에는 두 번 다녀온 적이 있는데 마지막이었던 2009년 겨울에 해안가에 있다가 쓰고 있던 모자가 바람에 날려 바다로 빠진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다. 여름이었다면 물에 들어가 건져오려고 했는데 겨울이어서 그냥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흑흑 ㅠㅠ


마츠시마라는 이름처럼 소나무와 섬이 있는 곳인데, 섬이 한두 개가 아니고 260여 개가 있다고 한다.


시오가마역

지겨워지고 있지만 센다이에 거의 다 왔다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다.


저 멀리 신칸센 고가선로가 보인다. 센다이역에서 토호쿠본선과 토호쿠신칸센이 합류를 하므로 센다이역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의미다.

 

수확을 앞둔 논 옆으로 열차는 달린다.


비행기를 타고 싶다...

아오모리에서 열차를 탄 지 7시간 가까이 되어가고 있는데 아직 센다이에 도착하지 못했다니..  흑흑 ㅠㅠ


센다이에는 15시 40분에 도착했다. 여기서 후쿠시마행 열차로 갈아타야 하는데, 20여 분 정도 남았다. 역 안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기도 귀찮고, 열차 밖으로 나오니 더워서 후쿠시마행은 아니지만 상행 열차인 시로이시행 열차에 탔다. 열차를 타거나 기다리거나 하면서 6시간 정도 보냈더니 슬슬 움직이는 것도 귀찮아지는 것 같다. 열차 안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해서 꼼짝도 못하고 가다가 10여 분 정도 지나니 사람들이 하나 둘 내리기 시작해서 겨우 여유가 생겼다. 

 

츠키노키역. 이 역에서 아부쿠마급행선(阿武隈急行線)으로 환승할 수 있단다. 아부쿠마급행선은 츠키노키역에서 후쿠시마역까지 운행하는 노선인데, 철도회사나 노선의 이름은 급행이지만 실제로는 토호쿠본선으로 가는 것이 2배 가까이 빠르다. 더군다나 청춘18 승차권이 있으면 JR선을 타는 동안 추가로 돈을 내지 않아도 되기에 처음 들어보는 노선을 타보겠다고 환승할 필요가 전혀 없다. 예상하지 않았던 키코나이에서의 1차 신칸센 워프와 늦잠으로 벌어진 하치노헤에서의 2차 신칸센 워프로 8천엔 이상을 날려먹었기 때문에 그럴 여유가 없다.


키타시라카와역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갓쇼즈쿠리로 유명한 시라카와고와는 관계가 없는 곳이다.


사람이 바글바글했던 열차는 이렇게 빈 자리가 넘쳐나고 있다.

 

기껏해야 한 시간 정도 후면 어두워질 것 같다.

 

토호쿠지역은 일본의 곡창지대이므로 논을 계속 볼 수 있다. 후쿠시마현도 도도부현 쌀 생산량 상위 10개 현에 들어가는 지역이었는데, 지금은 어떤지 잘 모르겠다.


어쨌든 이렇게 벼가 익어가고 있다는 거..

 

키타시라카와역

열차가 다소 지연이 되기는 했지만, 어차피 뒤늦게 출발한 후쿠시마행 열차를 기다려야 해서 별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위험하니까 선로를 횡단하지 말라고 한다. 안 해..

 

열차는 종착역인 시로이시를 향해 가는데 썰렁하다. 센다이가 토호쿠 최대의 도시라고 하지만 30분 이상 벗어나면 이렇게 열차를 이용하는 사람의 수가 확 줄어든다. 토쿄를 비롯한 칸토의 수도권지역과 칸사이의 오사카 근교, 그리고 한국의 수도권의 유동인구가 얼마나 많은지 새삼 느낄 수 있다.

 

차장이 여성이었나보다.


시로이시역

시로이시역에서 약 1.7km 떨어진 곳에 시로이시자오역이라는 신칸센역이 있는데, 하야부사는 무조건 통과하고, 야마비코만 정차하는데 평균 한 시간에 한 편 정도 정차한다고. 토쿄까지는 1시간 49분 걸린다고 하는데 자유석 가격이 9,830엔이라고 해서 고민없이 포기했다. 보통열차를 타면 앞으로 6시간 정도 걸리니 시간당 마음 편하게 4시간과 10만원을 바꾸는 셈치고 계속 보통열차를 이어서 타고 가야겠다. 4시간에 만 엔 가까이 아꼈으니 시간당 2,500엔 벌었다는 셈치고..

후쿠시마행 열차는 10여 분 후에 도착한다. 타고 온 열차가 그랬듯 조금의 지연될 가능성도 있을 터. 대개 구간별로 나누어진 열차 시각이 도착역에서 출발하는 열차와 연계가 되도록 시간표를 만들어두어서 큰 걱정은 없지만, 수도권으로 가기 전에는 열차 운행 간격이 긴 편이라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므로 긴장을 놓지 않고 열차를 기다린다.



  1. 토호쿠 최대의 도시이자 이 포스트에서 향하고 있는 센다이(仙台)가 아니다. [본문으로]
  2. 열차종류 불문하고 2시간을 넘어가면 지겨워진다. 비행기도 마찬가지이며, 잠들었을 때나 아무렇지 않을 뿐.. [본문으로]



하치노헤에서 추가로 지불하는 금액 없이 탈 수 있는 JR의 재래선은 가려는 방향과는 전혀 다른 곳으로 가는 하치노헤선(八戸線) 뿐인데, 이 노선을 타면, 종점인 쿠지(久慈)역에서 하치노헤선이 끝나고, 이후에는 산리쿠철도라는 사철회사의 키타리아스선(北リアス線)으로 해안선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서, 미야코(宮古)역에서 다시 JR의 야마다선(山田線)으로 환승하여 모리오카까지 가는 빙빙 돌아가는 경로에다, 키타리아스선은 청춘18로 이용할 수 없는 사철구간이므로 추가적 비용이 드는데다, 모리오카에 도착하는 시간이 늦어서 당일에 토쿄까지 갈 수 없다. 그래서 다른 경로를 생각해보니 아래와 같았다.


1) 하치노헤역에서 모리오카역까지 아오이모리철도 IGR은하철도를 타고 간다.

2) 하치노헤역에서 모리오카역까지 신칸센을 타고 워프를 한다.


두 옵션을 열차 시각표를 찾아서 계산을 해보니

1) 하치노헤역에서 세 시간 이상 기다려서 모리오카행 열차를 타야 하며, 모리오카역 도착시각은 오후 4시에 가까워서, 신칸센이 아니면 당일에 토쿄에 도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모리오카역까지 이동하는데 필요한 비용은 아오이모리철도와 IGR은하철도 운임 3,040엔이 든다. 재래선 가격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고액이다. 

2) 하치노헤역에서 모리오카역까지 신칸센을 타고 가서, 모리오카부터 보통열차를 이어서 타면 토쿄역에 밤 10시 38분 도착할 수 있다. 모리오카까지 신칸센은 4,020엔이고, 이후에는 추가 비용이 필요하지 않다.


결국 2)번을 선택하기로 하였고, 매표소에 가서 모리오카행 신칸센 승차권을 샀다. 신칸센 하야부사는 전석지정석이라서 4,020엔을 예상했는데, 30여 분 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에 모리오카 이북 구간은 승차율이 높지 않아 좌석의 여유가 있어서인지 매표소의 직원이 알아서 입석 특정특급권을 주면서 보통차 빈 자리에 앉아서 가라고 한다. 덕분에 지정석 요금 520엔을 절약하게 되어, 이 돈으로 가는 길에 아이스크림이라도 사먹을 수 있게 되었다.


열차에 타고 통로쪽 빈 자리를 찾아서 앉아서, 짐을 정리하다보니 어느새 니노헤역을 지나고 열차는 이와테누마쿠나이역에 다가가고 있다. 친절하게 열리는 문의 방향도 안내하고 있다.


이와테누마쿠나이에서 사람들이 내리기 위해 문 앞으로 가고 있다.


이와테누마쿠나이역에 정차. 이 열차는 신하코다테호쿠토에서 출발해 모리오카까지 모든 역에 정차하는 '토호쿠본선의 코다마' 급의 열차다. 모리오카를 지나서는 센다이, 오미야, 우에노에만 정차하는데, 오미야 이북 센다이 이남 지역은 야마비코, 나스노 열차가 하야부사가 무시하고 통과한 역들을 커버하는 식으로 보완을 하고 있다. 하야부사는 토쿄, 오미야, 센다이, 모리오카, 신아오모리를 기본 정차역으로 하고, 열차에 따라 정차역을 추가하고 있는데 토쿄에서 신아오모리 구간은 약 4시간 30분 정도 걸린다고 생각하는 것이 마음 편한 일이다.


인증샷..


모리오카역에 37분만에 도착했다.

이래서 돈이 좋은가 보다.

그런데 보통열차만 타기로 해놓고 이틀 연속으로 신칸센을 타면서 돈 낭비를 하고 있다니.. ㅠㅠ


이제부터는 재래선 열차를 타고 상경길에 올라야 하므로 신칸센 개찰구를 지나야 한다. 두 번째로 돈을 주고 산 신칸센 승차권과 특급권인 만큼 기념으로 자동개찰기에 넣지 않고 무효도장을 받아서 나왔다.


모리오카 이남 지역은 재래선 수요가 그럭저럭 있는 편이라 신칸센과 병주하는 토호쿠본선 역시 JR동일본이 그대로 운영하고 있다. 이치노세키까지 가는 열차는 하나마키시, 키타카미시, 오슈시, 이치노세키시 등의 통근, 통학 수요가 있는 지역을 다닌다. 701계 전동차를 2량 또는 4량 편성으로 만들어 운행을 하는데, 수요가 많지 않은 낮 시간에는 2량 편성으로 운행을 하고, 출퇴근 시간 전후로 4량 편성 운행을 한다고.


환승 시간이 충분한 편이라서 서두르지 않고 재래선 승강장으로 갔다.


열차의 행선지인 이치노세키(一ノ関)는 이와테현의 남쪽에 있는 도시로, 미야기현과 접한 지역이다. 이치노세키 역시 토호쿠대지진 당시 피해를 입었던 곳인데 벌써 5년이 지났다.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은 낮 시간에 다니는 열차라 2량 편성으로 운행을 한다. 사람이 많지도 않고 적지도 않아서 열차에 탄 사람들은 모두 자리에 앉아서 갈 수 있을 만큼의 적당한 수준이었다. 철도회사 입장에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타기를 바라겠지만..


하나마키역

사진에 나온 여학생을 피해서 사진을 찍다보니 뭐 이렇게..


운임이 무섭게 올라가고 있다. 저 돈을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 다행이다.


열차가 다니는 지역은 시골이다.


히라이즈미역

히라이즈미에 있는 츄손지(中尊寺), 모츠지(毛越寺), 칸지자이오인 유적지(観自在王院跡), 무료코인 유적지(無量光院跡), 킨케이잔(金鶏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고 한다. 이 유적을 직접 본 적이 없고, 가까운 시일 내에는 다녀올 기회가 없을 것 같지만 요즘 벌어지는 일에 대해 유네스코라는 단체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있어서.. 사실 국제기구라는 것도 분담금을 많이 내는 강대국 손아귀에서 놀아나고 있기에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 편이기도 하고.


차창 밖으로는 풀만 보인다...


야마노메역 명판

오래 전에 만들었나보다.


이치노세키역에 도착했다.

임시관광안내소가 있지만 지금 관광따위 할 시간이 없다.


타고 왔던 열차는 모리오카행으로 행선지를 바꾸어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호텔 간판이 눈에 띈다.

 

이치노세키역 주변 어딘가의 모습

JR은 철도회사지만 렌터카 사업도 하고 있다. 철도가 모든 곳에 이어져 있는 곳이 아니기에 철도이용객의 편의 증진과 렌터카 사업을 하고 있는데, 관련 분야의 사업 다각화는 수익증진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다시 역 안으로 돌아와서 코고타행 보통열차를 기다린다. 코고타행 열차는 시간당 한 편 정도 편성되어 있어서 열차를 놓치면 한 시간 가까이 더 기다려야 한다. 명색이 토호쿠본선이 일본철도에서 중요한 간선이기는 하지만, 신칸센이 개통된 이후로는 사실상 지역 내에서 1시간 내외로 오가는 곳까지만 운행을 하면서, 급행, 특급열차는 거의 운행하지 않고 있다. 그나마 침대특급 호쿠토세이와 카시오페아가 다니기는 했지만 이 열차들이 폐지되면서, 토호쿠본선에서 재래선 특급열차는 나리타익스프레스의 오미야행, 닛코, 키누가와 정도만 남아있다.

 

코골다코고타행 열차를 타야 한다. 역시 모든 역에 정차하는 각역정차에 운전수 혼자 타는 원맨열차다.


역시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고 추운 동네이므로 출입문은 버튼을 눌러서 열고 닫는 방식이다. 물론 역무원이 상주하고 개찰구를 지키는 유인역에서는 차장이 문을 열어주지만,  셀프서비스이므로 알아서 문 열고 타야지 멍청하게 기다리고 있으면 열차를 타지 못하고 내리지도 못한다.


출입문 앞에 계단이 있으니 주의를 해야 한다.


자주 언급하는 것이지만 일본인이라고 모두가 다 에티켓을 잘 지키고 타인에 대한 배려를 먼저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앉을 자리에 짐을 올려두고 옆좌석까지 점유하는 매너없는 짓을 하는 사람도 있다.


이 열차 역시 JR동일본의 701계 전동차다. 모리오카에서 타고 왔던 열차와 마찬가지로 2량 편성이다.

 

차내 냉방을 하고 있으므로 탄 뒤에 문을 닫아주는 것은 센스!


이치노세키역

이치노세키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큰 피해를 입은 곳이었는데 많이 복구가 된 것 같다. 그럼에도 마음 한 구석에는 언제 다시 지진이 찾아오는 것이 아닌가 불안감을 완전히 떨칠 수는 없었다.


이치노세키에 어서 오세요~

미안해요. 그냥 갈래요.


환승시간이 여유가 있어서 역 안에 있는 자동판매기에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서 먹었다. 140엔이나 하더라는..


창밖을 보면서 가다가 어느 순간 잠들었다.

 

눈을 떠보니 타지리역이다. 미야기현에 왔는지 미야기현의 마스코트인 무스비마루(むすびまる) 그림이 보인다.


무스비마루는 이렇게 생긴 녀석이다.

센다이시 및 미야기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캐릭터인데, 표정과 복장의 변화가 있는 다른 그림도 있다.


드디어 열차의 종착역인 코고타역. 코고타역은 토호쿠본선과 리쿠우토선, 이시노마키선, 그리고 케센누마선과 환승역인, 나름대로 교통의 요지다. 그렇지만 여러 노선이 다니고 분기할 뿐이지 열차가 자주 다니는 것은 아니다. 옆으로 새서 다른 곳을 구경할 시간 여유가 없으니 계속 센다이 방면으로 가야 하는데, 센다이행 열차는 이미 들어와서 출발시각을 기다리고 있었다. 열차에 빈 자리는 많이 있는 것 같아서 일찍 차 안에 들어가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에어컨 바람을 피해 밖에서 잠시 쉬었다.



아오이모리철도

2017. 11. 4. 04:16



지난 밤에 정신없이 넘어갔던 청춘18 승차권의 홋카이도옵션권을 사지 못하여 예상보다 2배가 넘는 돈을 지불하게 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생각하다가 순간 머릿 속을 스치듯이 갑자기 떠오른 것이 승차권의 판매기간이었다. 여름에 발매하는 이 승차권은 7월 20일부터 9월 10일까지 사용이 가능하지만, 승차권 판매기간은 이보다 빠른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였다. 청춘18 승차권의 이용기간만 생각했지, 발매기간을 생각하지 않아서 이런 낭패를 보게 된 것이었다. 미리 알았더라면 도착해서 다음 날에 양을 보러 히츠지가오카전망대에 갔다 오면서 청춘18 옵션권을 살 것을 그랬다는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 어차피 하코다테 도착이 늦어서 오쿠츠가루이마베츠역에서 신칸센을 타야 하는 상황이기도 했지만, 이 경우라면 오쿠츠가루이마베츠에서 신아오모리까지 신칸센 요금만 내면 되니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는데.. 어차피 되돌릴 수 있는 일도 아니고, 미리 살피지 않은 사람의 잘못이지만, 역무원이 판매기간이 지났다고 말했더라면 "아~ 그렇군요! 제가 바보였군요." 하고 넘어갔을텐데..

아오모리에서 토쿄까지 하루에 가는 경로는 오우본선을 타고 아키타를 경유해서 요코테역에서 키타카미선으로 환승하여 키타카미부터 토호쿠본선을 따라 남쪽으로 가는 여정인데, 오전 5시 42분이라는 말도 안 되는 시각에 아오모리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타야하므로 일찌감치 포기했다. 혹시 모르는 일이라 5시와 5시 20분에 알람을 맞춰 놓고 자기는 했는데 알람이 울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알람을 꺼버린 것 같다. 7시 반 정도 되어서 일어나서 슬슬 아침을 먹으러 로비에 내려가서 밥을 먹다보니 8시가 되어서 다른 노선은 집어치우고 그냥 토호쿠본선과 토호쿠신칸센 신아오모리 연장 이후 제3섹터로 전환된 구 토호쿠본선 구간이었던 아오이모리철도와 IGR은하철도를 이용해 최단구간으로 가기로 마음을 바꿨다. 마음을 바꿨다기 보다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이, 오우본선 경유로 가는 경우라면 5시 42분에 출발하는 열차를 타고 22시 39분에 토쿄역에 도착할 수 있는데, 그 다음 열차를 타면 당일에 갈 수 없고, 이미 열차는 두 시간 전에 떠나버린 뒤라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 

아침을 먹고 나서 방으로 돌아가 양치질을 하고 짐을 양어깨에는 백팩, 오른쪽 어깨에는 크로스백을 걸치고 왼손에는 캐리어, 오른손에는 상자 하나를 들고 프런트에 가서 체크아웃을 하고 영수증을 받아서 나왔다. 아오모리역에 들어가면서 마지막 칸이 빈 칸으로 남아있는 청춘18 승차권을 보여주고 9월 5일 도장을 받아서 아오이모리철도를 타는 2번 승강장으로 내려갔다. 

원래 JR승차권을 가지고 아오이모리철도를 탈 수는 없다. 그러나 아오이모리철도선 구간 중 JR과 환승이 되는 아오모리역과 노헤지역, 그리고 하치노헤역에서 중간에 내리지 않고 승하차를 하는 경우에 한하여 아오이모리철도의 운임을 내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특례가 있다. 아오모리역은 JR의 츠가루선 및 오우본선과의 환승역, 노헤지역은 JR의 오미나토선과 환승역이고, 하치노헤역은 JR 하치노헤선과 환승역인데, 신칸센을 타지 않으면 철도로 이 역에 갈 수 없기 때문에 특례조항을 만들어 지정된 역에서 타고 내리는 경우에 한하여 JR패스나 청춘 18 승차권을 가지고 탄 경우 운임을 내지 않아도 된다.


아오이모리철도의 제복은 처음 보는 듯하다. 예전에 아오모리역에 왔을 때 봤을 수도 있는데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아오모리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아오모리베이브릿지가 살짝 보인다.


아오이모리철도 캐릭터는 꽤 귀엽다.

나중에 돈이 남을 때 인형이 있으면 하나 사오고 싶은데..


귀여운 여성 승무원이 밖에 서 있다. 이 언니는 아사무시온천역에서 내리더라는..


역명판 사진을 찍었는데 초점이 잘 맞지 않았다...


이 캐릭터의 이름은 모리(モーリー). 장음이니까 모-리- 라고 부르면 되겠다.


아오이모리철도는 제3섹터로 전환된 철도 노선이지만 생각보다 승객이 많았다. 제3섹터로 전환된 노선은 돈이 되지 않기 때문에 JR이 신칸센 개통과 함께 지방자치단체로 경영권을 떠넘기는 것인데, 혼슈의 토카이도본선, 산요본선, 토호쿠본선 등 수요가 많은 노선은 신칸센과 병행재래선을 함께 운영하고 있지만, 이용하는 사람이 적은 구간을 도마뱀이 꼬리 자르듯 잘라내서 "당신네 지역 사람들이 이용하는 노선이니 직접 맡아서 운영하시오." 라면서 선로와 열차 몇 량을 양도하면서 손을 털고 나가는 것이다. 이 회사들은 이미 민영화가 되어서 주주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니 이들에게 계속해서 운영하라고 강제할 수는 없는 것이고..


토호쿠신칸센이 산에 터널을 뚫어 최대한 직선으로 하치노헤 방면으로 가는 반면, 아오이모리철도선(구 토호쿠본선)은 산을 피해 해안선 가까이로 돌아서 가는 경로라서 거리 면에서 조금 더 멀다. 


노나이역. 창밖으로 보이는 역 시간표를 보니 시간당 한 편 이상의 열차가 다니고 있고, 출퇴근, 통학시간대에는 배차가 더 많아지는 것 같다. 이 정도의 배차 시각을 보면 그럭저럭 철도 이용 수요가 완전히 바닥을 치는 것 같지는 않다. 아오모리현 역시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데, 자연적인 이유도 있지만 도시지역으로 인구 유출이 계속되면서 생산가능인구가 갈수록 줄어드는 문제를 안고 있다고. 한국에서 인구의 수도권 집중이 문제가 되고 있듯이, 일본 역시 토쿄와 근교 카나가와현, 사이타마현, 치바현의 인구는 늘어나고, 칸사이지역의 오사카부, 쿄토부, 효고현 등은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한다. 언젠가 아오모리현에서 30년 후 상황을 예측한 자료를 본 적이 있는데, 현재보다 약 30%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다고.


출발하는 열차에서 노나이역 명판을 카메라에 담았다.


액화가스제조소가 있다.


다음 역은 아사무시온센(浅虫温泉)역.

일본 아니랄까봐 온천이 참 많고, 역 이름에 온천이 들어간 역도 많다.


온천이 있어서 이용하는 사람이 많은지 아오이모리철도에서 몇 안 되는 유인역이다.


마스코트인 모리의 이름을 딴 모리즈 카페가 역 안에 있다.


역무원이 상주하는 역이므로, 모처럼 운전수는 승차권이나 운임을 받지 않고, 역무원이 그 일을 맡아서 한다.


열차는 아오모리만(青森湾)과 무츠만(陸奥湾)을 지나는 등 한동안 해안선을 따라가다가 노헤지 부근부터 바다와 거리가 있는 내륙으로 달린다.


차창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이 간간이 눈부셨다.




니시히라이역. 사진을 굉장히 성의없이 찍었다.


열차 안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꽤 타고 있는데 청춘18킷푸를 가지고 탄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


선로 작업을 하는 인부들도 보이고..


시미즈가와역이었던가..


역 명판에 희미하게 시미즈가와(清水川)라고 쓰여 있다.

카리바사와역


노헤지역. JR의 오미나토선과 환승할 수 있는 역이다. 토호쿠본선을 아오이모리철도로 이관하기 전인 JR역이었던 시절에는 이 역에 역무원이 있었는데, 지금은 JR역이 무인역이 되어 아오이모리철도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이야 제3섹터로 넘어갔지만, 토호쿠본선은 토카이도본선, 산요본선 등과 함께 일본의 주요 간선 중의 하나였기에 그냥 비워둘 수 없을 것 같다.


저 사람들은 아오모리 방면으로 가는 열차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노헤지역을 출발한다. 아오모리에서 출발했으니 노헤지면 대충 절반 정도 온 것 같다.


직장인보다 학생들이 많이 타서인지 열차 안에는 학교 광고가 붙어 있다.


보선반 직원인 것 같은데 저 분은 처음부터 끝까지 저기에 서서 간다. 한국에서는 철도회사 직원들이 지하철에 빈 자리가 생기면 승객이 서 있어도 앉아서 가던데..


과거 토호쿠본선이라는 주요간선 선로를 달리는 것이기에 선로 상태도 좋고, 속도도 제법 끌어올려 달려서 꽤 빠르게 가고 있다. 아오모리역에서 하치노헤역까지는 약 96km 거리라고 하는데 중간에 있는 모든 역에 정차하면서도 1시간 반 정도 걸려 도착하니 꽤 빠르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열차와 비교하면 수도권 전철의 경부선 용산-천안급행열차의 표정속도보다 조금 빠른 수준이다.


흔한 시골의 기찻길 옆의 논이다.


다음 역은 카미키타쵸란다. 하치노헤까지는 일곱 역이 남았다. 구름이 해를 가려서 그렇지 밝은 대낮인데 차내에 있다고 하지만 셔터스피드가 못 따라갈 정도로 열차는 빨리 달리고 있다.


운임은 무시무시하게 오르고 있다. 아오이모리철도의 승차권을 구입했다면 아오모리에서 하치노헤까지 2,280엔을 지불했어야 하는데, 아오이모리철도의 자비로운 방침이 참 고마웠다. 만약 이 돈을 내야한다면 그냥 깔끔하게 신아오모리에서 모리오카까지 신칸센을 타고 나중에 왜 그렇게 큰 돈을 질렀을까 후회할 수 있겠지만..


오가와라호(小川原湖, 오가와라코)를 지난다. 일본의 호수 중에서 11번째로 큰 곳이라고..


정기권을 구입하면 300엔 쿠폰을 준다고도 하는데 잠깐 왔다가 가는 외국인에게 그런 것이 필요할 리가 없고, 통근, 통학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 및 안내라고 봐야겠다.

 

미사와역. 이제 20분 정도 남았다. 크지 않은 시골 마을인 것 같다. 토와다 관광철도와 환승역이었는데, 영업수지 악화로 폐선되었다고 한다. 여기도 갈수록 사람들이 도시로 이주를 하기 때문에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은 지속적인 인구유출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저 멀리 신칸센이 다니는 고가가 보이는데 하치노헤역에서 만나게 되겠지.


시모다역. 이제 10분 정도 남은 것 같다. 벌써부터 지겨워지고 있다. 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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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이 많은 관계로 미리 선반 위에 올려둔 백팩과 상자를 내리고 캐리어의 손잡이를 뽑아놓고 내릴 준비를 하고 하치노헤역에서 내렸다. 열차는 계속해서 메토키역까지 가지만, 하치노헤역을 지나는 순간 지금까지 타고 온 구간의 운임을 다 내야하기에 일단 내리는 것 외의 방법이 없다. 여기서 내려서 가장 저렴한 방법으로 모리오카까지 가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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