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역

써니뱅크로 환전 예약을 한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인천공항에 왔는데 하나은행에서 SNS에 올리면 50% 환율우대를 해준다고 해서 환전을 했다. 학교다닐 때는 하나은행이 주거래은행이었지만, 다른 지점에서 불친절한 경우를 겪기도 해서 정나미가 떨어져서..

 

롯데리아..

햄버거가 있으면 먹기는 하는데 먹고 싶어서 먹는 것이 아니고 배가 고파서 먹는 거라서..

 

마티나 라운지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면세품 산 것을 찾아서 비행기를 타러 간다.

 

나리타공항에 다시 올 줄이야..

한 달 반 정도 지난 것 같은데

 

저기 멀리 토쿄스카이트리가 보인다.

아직 한 번도 안 가봤는데, 앞으로도 안 갈 가능성이 높다. 돈이 없어서..

 

여전히 저 멀리에 토쿄스카이트리가 보이지만 관심없고, 빨리 호텔에 체크인하고 잠깐 잠이나 잤으면 좋겠다. 밤새 일하고 와서 아주 피곤하지만 미친듯이 일을 해서 다음 날 오전에 일을 다 마치고 슬슬 떠날 차비를 했다.

 

오호~ 저 버스는 케이세이버스네.

 

에어포트 리무진은 거지들은 탈 수 없는 고급 버스이므로 천 엔짜리 버스를 타고 간다.

 

토쿄역

 

먼저 찍은 사진이 마음에 안 들어서 다시 한 번

 

역 안에는 사람들이 잔뜩 줄을 서 있는데 뭔지 몰라서 그냥 다른 곳으로 갔다. 백팩이 무거워서 빨리 짐을 내려놓고 와야지 원..

 

신쥬쿠에 있는 킨켄샵에서 아즈사 회수권을 샀고

 

텐푸라 냉소바를 사와서 먹었다.

밥도 못먹고 이게 뭐냐..

 

사토미쨩이 초콜렛 가루보의 모델로 나왔다.

음.. 어감이 갈보와 비슷하네..

여기까지 출발해서 이틀 동안의 내용.

지난 달에도 1주일간 일본에서 머물렀던 덕분에 돈이 굉장히 부족하여, 삿포로 직항 항공기는 도저히 엄두를 내지 못하고, JR패스 보통차용 7일권 하나 믿고 갔다. 중간에 이틀 정도 출장이 예정되어 있는데, 이게 일정이 유동적인지라 그 전후로 하루씩 비워두다보니 막상 제대로 뭔가 구경을 한다거나 식도락에 빠지는 생활은 엄두도 못내고..

 

일단은 국제선터미널에서 국내선터미널로 이동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타야한다. 돈이 많으면 택시 잡아서 타고 가도 되지만, 돈이 그렇게 넉넉할 리가 없고, 일단은 절약이 최우선이다.

 

후쿠오카 시내에서 후쿠오카공항의 국제선 터미널까지 한 번에 가려면 택시 이외에 다른 방법은 없을 것 같은데..

 

후쿠오카지하철 공항선. 이 공항선에는 후쿠오카시영지하철 외에도 JR치쿠히선과 직통하는 열차가 들어와서 니시카라츠까지 다닌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후쿠오카공항에 내려서 하카타역까지 또는 거기서 역 하나 둘 정도 더 가는 정도라서..

 

메이노하마역까지가 후쿠오카지하철 쿠코선(공항선)이고, 이후는 JR치쿠히선과 직통운행한다. 타본 적은 없지만..

일단은 하카타역에 내려서 JR패스를 교환하고 열차 예약을 해야하는 것이 먼저다. 시간 절약을 위해 야행특급 선라이즈 익스프레스를 타고 토쿄에 가서 한 시간 정도 기다려 신칸센으로 신하코다테호쿠토까지 가는 것이 기본 계획. 만약 선라이즈의 지정석이 만석이라면, 이런 계획은 접고 일단 오사카까지 신칸센으로 가서 버스를 타고 토쿄에 가는 것이 플랜B.

그런데 다행히도 선라이즈에 공석이 있다고 해서 마지막 하나 남은 좌석을 예약하고 늦었지만 저녁이라도 먹어야겠다 싶어서 유부초밥 도시락을 하나 샀다. 

 

이 도시락은 히메지까지 가는 도중에 다 먹고, 신칸센이 시간을 많이 절약해준 덕분에 히메지역에서 내린 뒤에 잠시 밖에 나가서 편의점에서 100엔짜리 차류 음료수 한 병을 사고 다시 역으로 돌아왔다. 지난 번에 쓰고 남은 동전이 몇 개 있어서 100엔짜리 동전 하나 건네고 역 바깥에서 돌아다니면서 시간을 보내다 열차를 타러 들어갔다.

 

저 신칸센 열차는 내가 탈 열차가 아니올시다..

잠시 후에 열차가 들어와서 얼른 올라타서 지정된 좌석에 가서 짐을 내려놓고, 약 7시간 반 정도 열차를 타고 토쿄로 간다.

 

토쿄역에 도착했다.

승강장에 내려서 정신 좀 차리고, 이제 홋카이도신칸센을 타러 간다. 카페트가 깔려 있지만 자리가 넓은 편은 아니고, 흔들리는 열차 안에서 누워서 가면 잠에서 깨었을 때 피로가 몰려온다. 이 생활 며칠 반복하면 몸이 알아서 적응을 하기는 하더라만...

 

어쨌든 수고하셨습니다. 운전수, 차장님 아리가토고자이마스~! 오츠카레사마데시타.

나카노 브로드웨이

2017. 12. 3. 22:23




토쿄에서 맞이하는 아침. 모처럼 열차시간에 맞춰서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부담감을 덜고 설렁설렁 시내 구경이나 하면서 여유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상경하는 도중 어떻게 될 지 몰라서[각주:1] 하루 더 여유를 두고 귀국일을 정해두어서 호텔에서 아침 식사로 투숙객에게 주는 빵과 커피를 먹고 텔레비전을 보다가 체크아웃 시간을 10분 정도 남기고 짐을 맡겨둔 뒤 가까운 역으로 가서 토쿠나이패스를 사고 열차에 탔다.


케힌토호쿠선을 타고 토쿄역에 도착.

여기서 츄오선으로 갈아타고 서쪽으로 갈 예정...

날이 무척 더워서 하루종일 전철 안에서 움직이고 싶지만, 그러기에는 여기까지 온 것이 너무 아까워서 계속 열차를 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


토쿄올림픽을 한답시고, 이렇게 역마다 알파벳 세 글자의 약자와 노선기호, 역번호를 새로 매겨놓았다.

노선의 경우 JT-토카이도본선, JO-요코스카선, 소부쾌속선(이 두 노선은 서로 직통운행을 하고 있다), JK-케힌토호쿠선, 네기시선(네기시선은 요코하마역에부터 케힌토호쿠선과 직통운행을 한다), JY-야마노테선, JC-츄오쾌속선, JB-츄오선(각역정차), JU-우츠노미야선(토호쿠본선), JA-사이쿄선, JJ-죠반선(쾌속), JL-죠반선(각역정차), JE-케이요선, JM-무사시노선, JS-쇼난신주쿠라인을 말한다. 토쿄 주변에서 3~4일 정도 시내 관광을 주된 목적으로 여행을 한다면, JY, JC, JB를 주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보다는 토쿄 서브웨이 티켓을 사서 토에이지하철과 토쿄메트로를 이용하는 것이 더 편리할 것 같다.


이 녀석이 케힌토호쿠선(京浜東北線) 열차로 달리는 E233계 전동차. 이 노선은 남쪽으로는 케힌(京浜), 즉 토쿄에서 요코하마까지의 토카이도본선과 병주하며, 북쪽으로는 토호쿠선이라는 이름처럼 간선인 토호쿠본선의 수요 분산을 하는 역할을 하면서 운행하고 있다. 당연히 출퇴근 시간에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 번잡한 노선이다.


버라이어티한 신칸센 노선. 토쿄역에서 토호쿠, 야마가타, 아키타, 홋카이도, 아키타, 죠에츠, 호쿠리쿠신칸센이 출발한다. 오미야역에서 죠에츠, 호쿠리쿠신칸센이 분기하며, 야마가타신칸센은 후쿠시마역, 아키타신칸센은 모리오카에서 분기한다. 제 돈 주고 이 신칸센을 탈 마음은 없으므로..


의외로 매표소가 한산하다.

머피의 법칙인지 표를 구입하거나 지정석권을 받을 때는 사람들이 많은데, 정작 사지 않을 때는 한산한 모습이다.


츄오쾌속선(中央快速線)을 타기로 한다.

츄오-소부선이라 하여 각역정차열차는 직통운행을 하기도 하지만, 쾌속의 경우 토쿄를 중심으로 서쪽으로 츄오쾌속선, 동쪽으로는 소부쾌속선이 다닌다. 각역정차 열차는 쾌속열차와 달리 오챠노미즈역에서 킨시쵸역 사이에서 츄오-소부완행선을 운행하는데, 이 사이에 아키하바라, 아사쿠사바시역이 있다.


이런 사진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다...

이온에서 영어를 배워야 하는가..


나카노역에 내렸다.

나카노역은 토쿄메트로 토자이선의 시발역이기도 하다.


작업복을 입은 아저씨는 친구를 빼닮아서 소리내서 부를 뻔했다.


토쿄메트로와는 다른 디자인의 JR의 역명판이다.


날이 더워서 아이스커피 한 잔 마시러 스타벅스에 들어갔다가 와이파이가 된대서 사용하려고 했더니 뭔가를 절차가 있다는 것 같고, 귀찮아서 안 했다. 지금은 와이파이 접속 방식이 바뀐 것 같던데.. 커피도 내가 시킨 것과 다른 것을 주었는데 생각없이 마시다가 이상해서 물어보니 미안하다고 새로 주더라는..


예전부터 나카노 브로드웨이에 가보고 싶었다.

오타쿠의 성지라는 곳이 어떤 곳인가 궁금하기도 하고, 장난감과 인형, 그리고 눈에 띄는 책이 있으면 사볼까 싶기도 해서.. 인형이나 장난감 모으는 것을 좋아하지만, 언제나 가장 큰 이유인 돈이 없고, 집이 좁아서 보관할 만한 공간도 없는 것이 문제라서.


요즘에는 음악을 잘 안 들어서 어느 가수가 인기가 있는지도 모르겠고, 일본 가수는 더 관심이 없어서 여기는 적당히 보고 나왔다.


말로만 듣던 만다라케 앞에 왔다.

레고와 인형을 사고 싶지만 집에서 쫓겨날 것 같다.


코리락쿠마 쿠션 갖고 싶으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친구 한 녀석은 쿠데타마에 꽂혀 있다고.


아다치 미츠루의 명작 터치 전권 세트를 갖고 싶으다..


의류, 포스터, 피규어 등 갖가지 물건들이 있다.

잭슨형 ㅠㅠ


헨야..

이름처럼 이상한 곳 같다.


어릴 적에 오락실 앞에 지나다니면서 봤음직한 게임기들이 있다. 오락실에는 두세 번 가본 것 빼고는 별로 흥미가 없어서 잘 안 갔다.


중고 장난감인가보다.


근육맨이다..

멍청하게 생겨서 별로 마음에 안 든다.

이런 것은 전혀 취향이 아니다..


철도와 열차 모형도 있는데 철덕들이 많이 올 것 같다.


희소성이 있는지 가격이 꽤 비싸다. 이런 것을 잘 사고 파는 것도 꽤나 짭짤한 돈벌이가 될 것 같기도 한데, 철도 모형 구입하는 사람들이 부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계속 돌아다녔더니 배가 고파서 일단 점심을 먹어야 할 것 같은데 저렴한 회전초밥집이 보이지만, 빵집에서 풍겨나오는 냄새가 좋아서 빵을 산다.


나카노 브로드웨이를 나오면 나카노 썬몰이라는 상점가와 이어진다.


천장에 아케이드가 있는 이 상점가에는 평일 대낮인데도 사람들이 제법 많이 지나다니는 듯했다. 관광객들도 있겠지만, 아마 덕후끼가 있는 사람들이 주로 오지 않을까 싶은데.. 아닌가.


빵 냄새가 좋아서 안에 들어가 메이플메론빵과 카레빵을 사서 나왔다. 당장 먹고 싶은데, 안에서 먹을 자리는 없는 것 같고, 날이 더워서 길거리에서 먹기도 그래서 일단 들고 나카노역으로 걸어갔다.

가게 이름은 봉쥬르봉인가보다.

프랑스어 이렇게 읽는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타베로그 화제의 가게라고 하니 꽤 알려지고 좋은 평가를 받는 상점인가보다.


9월의 토쿄는 여전히 덥다..

다시 나카노역으로 돌아와서 츄오선 열차를 타고 신쥬쿠로 갔다.


유흥가에 흔한 무료안내소

안내소라고 하지만 관광안내소 같은 것이 아니고, 풍속업 안내소가 되겠다. 연령, 체형, 시간 등을 정해서 거시기를 하는 곳이라고 하는데, 사진과 실제 모습이 큰 차이가 있는 경우도 있다고.. 이런 것에는 별 관심이 없어 직접 가보지는 않아서 잘 모르겠다.


아직 낮이라 그런지 호객행위가 활발하게 이루어지지는 않는 듯하다.


어머니께서 파운데이션 하나 사서 오라고 하셔서 비쿠카메라에 가서 구경을 하다가 광고사진을 보게 되었다. 찾는 물건은 없고..


이 아가씨 데리고 한국으로 가고 싶은데..


아~ 안타깝다..


여성용 화장품 코너에서 어슬렁거리는 것이 무척 어색하다.

설마 BT라고 여기지는 않겠지..


아침에 체크아웃했던 호텔에 가서 맡겨둔 짐을 찾아서 나왔다. 연박을 하려고 했는데 만실이라 어쩔 수 없이 아사쿠사바시에 있는 호텔로 옮겨야 했다. 혹시 모르는 일이라 홋카이도에서 상경하는 일정을 계획할 때 예비일로 하루를 더 두었던 탓에 예약한 항공권을 변경하는 비용이 숙박비보다 더 비싸서 그냥 하루 더 눌러 앉기로 했다. 모아둔 포인트를 쓸까 하다가 돈이 만 엔 정도 남아 있어서 나중에 엔화가 급등했을 때 쓰기로 하고 현금으로 결제를 했다.

호텔 방으로 들어가서 텔레비전을 보다가 스키야에 가서 저녁을 먹었는데, 점원이 일본인이 아닌 동남아시아나 서남아시아 출신으로 보이는 사람들이었다. 얼핏 보아서는 부녀로 보이는데, 별로 궁금하지도 않고 외국인이 너 어디에서 왔냐고 물어보는 것도 그렇고 해서 그냥 밥만 먹고 나왔다. 이 동네는 아키하바라가 가까워 전자상가라든가 AKB48 등의 아이돌 그룹이라든지 애니메이션의 성우들의 팬들이 많이 찾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쪽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서 아는 것이 없다...

저녁을 먹었으니 편의점에서 캔맥주 사서 호텔 방으로 들어가는 뒷모습을 보면 찡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 '일본의 흔한 직장인 아저씨' 모습을 그대로 따라하게 되었다. 편의점이란 곳도 처음에 일본에 왔을 때는 무척 신기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자주 다니게 되면서 편의점에서 파는 상품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마트나 드럭스토어를 찾는 일이 많아졌다.

  1. 중간에 호우나 태풍에 의해 열차운행이 중지되어 발이 묶인다거나, 컨디션 난조로 장거리 이동이 어려워질 경우를 염두에 두고 여유있게 일정을 계획했다. [본문으로]








조용하고 평화로운 시로이시역


저 학생들은 센다이 방면으로 가려는 것 같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에 가는 것일까, 학원에 가려고 센다이로 가는 것일까. 저 아이들에게 별로 관심은 없지만 열차를 타거나 기다리는 것이 지겨워지다보니 사람 구경을 하면서 별 생각을 다 하고 있다.


역 바깥으로 보이는 저 건물은 아마도 시로이시성인가보다. 후쿠시마행 열차 시각이 얼마 남지 않아서 다녀올 여유는 없다. 그러게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오우본선을 타고 왔어야 하는데.. 두 시간 더 잔다고 늦게 나온 것이 발목을 잡는다.


1번과 2번 선로는 하행열차, 3번 선로는 상행열차가 다니는 모양이다.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2번선에서는 센다이 방면에서 온 열차가 회차하여 다시 내려가는 것 같다. 센다이가 토호쿠지역에서 가장 큰 도시인 만큼, 지방에서는 보기 힘든 6량 편성의 열차가 다닌다.

 

후쿠시마행 쾌속열차가 들어오고 있다. 모처럼 보게 된 4량 편성의 열차인데, 몇몇 역에만 정차하지 않아서 보통열차에 비해 7분 가량 빠른 정도에 불과하다. 센다이에서 후쿠시마까지는 토호쿠신칸센이 동일한 구간을 운행하고 있지만, JR에서 이 병행재래선을 제3섹터화하지 않았다는 것은 신칸센처럼 엄청난 수익은 아니겠지만 꾸준히 돈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호쿠리쿠신칸센 개업을 하면서 병행재래선 구간인 호쿠리쿠본선이 에치고토키메키철도와 IR이시카와철도라는 제3섹터 회사로 이관되었고, 얼마 전에 탔던 도난이사리비철도선 역시 원래 JR의 에사시선이었지만, 적자구간이었기에 신칸센 개통을 핑계로 연선 지자체에 반강제적으로 떠맡긴 것이다. 그렇다고 폐선을 하자니 이 지역에서 열차를 타고 통학, 통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라 결국 운임을 인상하였지만, 지자체의 보조금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다고 보면 되겠다.

 

가까이 보니 열차에 사람들이 꽤 많다. 아마도 학생들의 하교시간과 겹치기도 해서 승객이 바글바글한 모양이다.


토호쿠신칸센 선로와 나란히까지는 아니고 한동안 비슷한 방향과 경로로 남쪽으로 향하고 있다.

 

이 동네에 산과 구릉이 있어서 오르막을 오르기도 한다.


야트막한 산을 오르고 있다.


후지타역

텔레비전에 자주 나오는 방송인 후지타 사유리의 성씨인 후지타와 같은 한자를 쓰고 있다. 어쩌다 알게 된 사람 중에도 동명의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있기는 하다. 그래봤자 연락도 잘 하지 않지만..


센다이에서 후쿠시마까지 철도 거리는 79km라고 하는데, 이 거리를 74분에 주파한다니 1분에 1km보다 조금 더 가는 정도의 속도라고 보면 되겠다. 신칸센을 타면 22분 걸리는데, 결국 돈이 있고 없고의 차이. 시간은 금이라고 하지만, 돈이 없으니 이 짓거리를 하고 있다.


내릴 때는 버튼을 눌러서 문을 열고 나가란다. 겨울에 추운 동네의 특징이다.

 

열차는 17시 20분 도착 예정이었는데, 약 2분 정도 늦게 도착했다.


서둘러 쿠로이소행 열차로 갈아탔다. 환승연계를 위해서 열차가 늦게 들어오면 후속 열차의 출발이 조금 늦어지는 경우가 있기도 한데, 사람이 많다고 해도 대도시권역에서 밀려드는 사람들에 비하면 얼마 되지 않는 수준이라..

 

후쿠시마역은 야마가타신칸센이 토호쿠신칸센에서 분기되는 곳인데, 야마가타신칸센은 아키타신칸센처럼 신칸센 전용 선로를 설치한 것이 아니라 재래선을 개궤하여 협궤를 표준궤로 만든 미니신칸센이다. 신칸센이라 불리기는 하지만, 법적으로는 신칸센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고, 같은 흙바닥 노반에 개궤만 하여 표준궤 차량이 다닐 수 있도록 하여 재래선 선로에 있는 철도건널목 등의 장애물이 그대로 남아 있어 속도를 끌어올릴 수 없어서 시속 130km로 속도 제한이 있다.

 

사진이 흔들려 개떡 같지만 무슨 성 같은 건물이 있어서..

어딘지도 잘 모르겠다.


쿠로이소역에 도착해서 우츠노미야행 열차로 환승을 한다. 우츠노미야부터는 토쿄까지 한 번에 가는 열차가 있는데, 한국의 수도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하철과 비슷한 열차가 약 두 시간에 걸쳐서 109.7km를 달리는, 수도권 전철 1호선의 소요산-인천 구간보다 더 먼 거리다. 우츠노미야에서 한 번에 토쿄까지 가는 열차는 자주 다니지 않아서 열차시간을 잘 맞추지 못하면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기도 해서, 쇼난신쥬쿠라인을 타고 아카바네에서 환승하여 가는 것이 더 빠른 경우가 있다. 외국인용 패스인 JR패스나 이 구간이 포함된 JR동일본에서 발행한 패스를 구입하는 경우라면 나스시오바라역에서 신칸센으로 갈아타는 것이 빠르고 편하겠지만, 들고 있는 차표가 원래 내국인용으로 발행된 보통, 쾌속열차 전용인 청춘18이라 별 수 없이 시간과의 전쟁을 해야한다. 그냥 마음 편하게 토호쿠본선 열차를 갈아타면서 가기로 한다. 어차피 도착 시각은 큰 차이가 없을 것 같고, 짐 끌고 다니기 힘들어서.. 모리오카역에서 아이스크림 사먹은 뒤에 음료수만 마시고 아무 것도 안 먹고 있다. 

 

우츠노미야행 15호차 3번 도어라고 한다. 자그마치 15량의 열차가 한데 묶여서 다니는 것이다.


카타오카역. 아직 토치기현을 벗어나지 못했다.


우츠노미야에 도착해서 어깨와 양팔에 짐을 들고 낑낑거리며 내렸다. 여전히 토치기현이다.


우츠노미야역

토호쿠본선(우츠노미야선) 및 닛코선의 환승역이다.


닛코선 승강장은 보통의 역과는 다른 분위기로 만들어놓았다.

닛코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에도막부의 창립자 토쿠가와 이에야스가 안장된 곳인데, 국보 8점과 중요문화재 34점이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10년 전에 다녀온 적이 있기는 한데, 당시에는 일본어를 거의 못하기도 했고, 출발을 늦게 해서 여유있게 보고 오지 못하여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가볼까 한다. 신쥬쿠에서 출발하는 JR의 특급 닛코, 키누가와와 토부철도의 특급 스페시아닛코, 스페시아키누가와를 타는 것이 편한데, JR토쿄 와이드 패스[각주:1]가 가장 편하다. 신칸센으로 우츠노미야에 가서 JR닛코선으로 환승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JR닛코역의 위치가 개떡 같아서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JR이 자기네 닛코역이 있으면서도 토부철도와 직통운행을 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이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예약한 단골 호텔에 도착이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늦어질 것 같아서 미리 전화로 알리고, 다시 상행 열차를 타러 갔다. 청춘18 승차권으로 아모리오카부터 보통열차 타고 가고 있다고 하면, 저 녀석 철덕이라고 생각할까봐 차마 말은 못하고, 몇 가지 일이 있어서 늦어질 것 같다고 둘러댔다. 사실 나는 돈이 없어서 이렇게 이동하는 것이지 각역정차에 의미를 두지도 않는데, 한 번 쓰고 남은 승차권이 있어서 버리기는 아깝고 그렇다고 일본에 가서 이걸 팔자니 본전을 못 건질 것 같아서 사용하는 것이라.. 정작 이 승차권의 4회분은 9,480엔이고 홋카이도에서 혼슈로 넘어올 때 쓴 돈이 6,030엔, 그리고 하치노헤에서 모리오카까지 3,500엔을 때려부었으니 열차타는 것만 19,010엔을 쓴 셈이다. 시간이 많이 걸리니 중간에 간식도 많이 먹게 되고 결국 돈 아끼는 것도 아니고 몸만 힘들고 종일 열차를 타기만 해서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


오미야역

이제 토쿄가 눈앞에 있다!


이 열차는 토호쿠본선 운행을 마치고 계속해서 토카이도본선으로 달리게 된다.


아아~ 드디어 토쿄에 도착했다!!

185계 똥열차 쇼난라이너가 있다. 이 열차는 아직까지도 특급 오도리코로 운행도 하고 있다.


신칸센도 거의 끝물이라서 한 시간 남짓에 갈 수 있는 곳들까지만 운행을 한다. 천재지변이나 운행장애가 발생한 불가피한 경우를 빼고는 일본의 신칸센은 자정 이전에 종료하도록 되어 있다.

이제 케힌토호쿠선으로 갈아타고 오늘의 숙박지로 간다. 13시간 넘게 열차를 타거나 기다리면서 보낸 긴 하루가 이렇게 끝나간다. 쓰러지기 직전이다...

  1. 이 패스는 외국여권만 가지고 있으면 체류자격과 상관없이 구입할 수 있다 [본문으로]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