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쿠라

지하철을 타고 오사카성을 보러 간다. 현대에 와서 재건된 성이라서 문화재로서의 가치는 많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오사카의 주요 상징물 중의 하나이고, 과거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오사카성에서 일본을 호령하던 시절이 있었던 곳. 쓸데없이 임진왜란을 일으키지 않았더라면, 토요토미 가문이 멸족하는 일은 없었을 지도 모를 일인데..

 

시텐노지유히가오카역에서 다시 지하철 타니마치선을 타고 타니마치욘쵸메(谷町四丁目)역으로 간다. 오사카성은 철도나 지하철을 이용하여 쉽게 갈 수 있는데, JR은 오사카칸죠선의 오사카죠코엔(大阪城公園)역이나, 모리노미야(森ノ宮)역, 토자이선의 오사카죠키타즈메(大阪城北詰)역, 지하철 나가호리츠루미료쿠치선의 오사카비지니스파크(大阪ビジネスパーク)역에서 내려서 오사카성으로 갈 수 있고, 타니마치선의 타니마치욘쵸메역에서도 걸어서 갈만한 거리다. 우리는 오사카주유패스가 있어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어서 교통비 부담은 없고, 지하철역에서 가는 목적지인 오사카성까지 걸어가기만 하면 된다.

 

타니마치욘쵸메의 추천 스팟이 바이린(梅林)이란다. 매화나무가 예쁜 모양인데..

 

오사카성, 오사카역사박물관 등은 9번 출구로 나가면 된다.

 

텐포잔에서 오사카항 개항 150년 기념이라고 사쿠라마츠리를 한다고 한다. 4월 8일이면 여기에 있지 않을 것이니 상관없는 일이겠지만..

 

오사카성의 사진을 찍기 위해서 잠시 역사박물관에 들어갔다. 입장료는 얼마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이 글을 쓰면서 찾아보니 성인은 600엔, 대학생, 고교생은 400엔이라고 하는데. 20명 이상부터 단체할인이 된다는 것 같다. 역사박물관은 오사카주유패스로 무료 입장 가능한 시설이어서 부담없이 역사박물관에 잠시 들어갔다.

 

오사카라는 도시를 상징하는 오사카성이지만, 현대에 와서 재건된 성이라 건물 자체가 가진 의의는 그다지 크지는 않을 것 같다. 소실되고 재건된 성만 놓고 보면, 일본의 국보로 지정된 히메지성과 히코네성이나 마츠모토성 등에 비해서는 역사적 가치는 크지 않다고 할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관광객들이 차고 넘치는 오사카의 랜드마크이기도 하니..

 

성 주변에는 회사들이 사무실로 사용하는 고층빌딩이 줄줄이 있는데, 오사카 비즈니스 파크(OBP, OSAKA BUSINESS PARK)라고 하는 업무지역이 있다.

 

오사카성 주변에는 해자가 있는데, 적들이 성벽을 쉽게 오르지 못하도록 방어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오~ 오사카성의 천수각과 성 주변의 해자가 보인다.

 

예전의 오사카성이 저런 모습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뭐..

 

오사카의 공기는 미세먼지로 고생하는 한국보다는 맑은 것 같다.

 

최대한 그림자가 나오지 않게 사진을 찍어봐야지.

 

전체적인 모습을 사진에 담으려 했는데 유리창에 다른 사람들의 그림자가 비친다.

 

오사카성 천수각 뒤로 보이는 저 고층건물들이 있는 곳이 오사카비즈니스파크(Osaka Business Park).

 

역사박물관에 들어왔으니 잠시 구경이나 해봐야겠는데, 예전이나 지금이나 볼 것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이미 몇 번 왔다 간 곳이라서 열심히 볼 생각도 없고, 여기에 중요한 문화재가 있는 것도 아니라서 이번에는 친구 녀석 데리고 와서 이런 곳이라는 것을 보여주려 왔다고나 할까. 적당히 둘러보고 오사카성공원에 잠시 들러서 꽃구경이나 하고 도톤보리로 넘어가든가 해야겠다.

 

역사박물관을 나와서 오사카성으로 가는 길.

오사카성은 아마도 양손의 손가락으로 꼽아야 할 만큼 예전에는 자주 갔는데, 언젠가부터 무의미한 짓을 하는 것 같아서 안 가다가 오래간만에 갔는데 벚꽃 시즌에 오게 되어서 뭔가 다른 느낌이다.

 

여기는 햇빛이 잘 들어오는데 벌써 꽃이 다 피고 진 것인가..

 

저 언니는 왜 가는 곳마다 따라다니지..

 

성벽을 배경으로 벚꽃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데 길을 막고 계시네..

 

가족이 함께 여행을 온 것 같다. 부럽다..

 

벚꽃이 피었다.

 

우와~ 이 정도면 만개한 것 같은데..

 

저 사람은 아예 누워서 사진을 찍고 있다. 음.. 설마.. 아닐거야..

 

연인 또는 부부인 것 같은데, 삼각대를 놓고 사진을 찍고 있다.

 

이 쪽은 햇빛이 잘 들지 않아서 아직 꽃이 피지 않은 것인가.

 

사람들이 모여서 뭔가 구경하는 곳이 있어서 슬쩍 가보니 원숭이 재롱잔치를 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오사카성을 축성했던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별명이 원숭이였다는데..

 

어이구! 잘도 걸어다닌다.

 

원숭이녀석 늠름하네..

 

얼씨구! 관객들에게 절을 하고

 

높이뛰기도 하고

 

뭔가를 가리키고 있는 것 같은데..

 

저렇게 올려 놓으니 그냥 지나간다...

 

원숭이의 재롱잔치..

 

원숭이와 듀엣으로 줄넘기도 하고

 

조련사는 관객의 호응을 부추기면서 계속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진행을 한다.

 

이제 다른 쇼를 보여줄 것 같은데..

 

봉을 원숭이를 다루는 언니가 좋아하고 있는데 원숭이의 눈이 무섭다.

 

사루상 조련하는 언니 표정이 아주 리얼하다.

 

사루(猿)상이 늠름하군.

 

아~ 벚꽃이 흐드러진다..

기분이 묘하다..

#2. 봄이구나

2018. 11. 28. 03:02

아침에 일어나 호텔의 매니저 아주머니께 인사를 드리니 반갑게 맞아주신다. 일을 마친 뒤에는 친구와 오사카에서 만나기로 해서 신칸센을 타고 가려는데 근방에 킨켄샵이 있는지 물어보니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가격을 알아보러 가봤는데, 인터넷에서 찾아본 어떤 킨켄샵 웹사이트의 가격보다 다소 비싼 것 같아서, 몇 군데 둘러보고 가장 싼 곳에서 사야할 것 같고, 택배 몇 건을 보낼 것이 있어서 포장을 해서 보내다보니 오전이 금방 지나갔다.

 

잠시 길거리를 지나가다가 수타소바 점포가 있어서 한 번 들어가봤다. 점심에는 따뜻한 국물이 먹고 싶어서 일부러 소바로.. 혼자서 밥을 먹을 때는 적당히 포장해서 가지고 와서 호텔 방 안에서 먹거나 아예 도시락을 사들고 가기도 하는데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일단 뭐라도 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토큐철도의 건널목인데, 출퇴근 시간대에는 열차 운행이 많아서 이렇게 건널목이 닫혀 있는 시간이 꽤 길지만, 오후 낮 시간대나 늦은 밤에는 그나마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적기도 하고, 열차 운행간격도 뜸해져서 오래 기다리지는 않은 경우가 많다. 그래도 이케가미선과 타마가와선이라는 두 개의 노선, 각 노선이 복선이라 철로가 4개나 놓여 있어서 러시아워에는 건널목이 열리는 시간이 무척 짧으니 재수없으면 몇 분을 여기서 허비할 수도 있다.

 

열차가 양쪽으로 지나간다는 표시가 나오고 건널목의 차단봉이 내려와 있다. 이 시간대에는 저녁 준비를 하는 주부들이 장을 봐서 돌아가는 것 같다.

 

1분 경과. 카마타역에서 출발한 열차는 지나갔고, 카마타역으로 열차가 들어올 차례다.

 

2분 경과. 기다리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다시 카마타역에서 출발하는 열차도 지나간단다.

 

아~ 열리지 않는 건널목

이케가미선 열차가 막 지나가는데, 고탄다에서 오는 열차인 것 같다.

 

그리고 바로 승강장에 있던 고탄다행 열차가 출발한다.

사진에 나온 사람들 모두 움직이지도 못하고 몇 분 동안 기다리고 있었다.

 

겨우 철도건널목을 건너서 호텔로 돌아가는데 벚꽃이 활짝 피었다...

그렇다. 봄이구나..

 

방에 들어가서 텔레비전을 켜니 피겨 여자 싱글 경기 중계방송을 하고 있는데, 최다빈이 나왔다.

 

잘했는데, 몇 년 전까지 세계정상에 위치했던 김연아 덕분에 높아진 기대치 만큼은 성적이 나오지 않은 것 같다. 일본에서 열리는 경기라서 어느 정도 홈 어드밴티지가 작용했을 수도 있고. 결국 일본 선수들끼리 다해먹었던 것 같은데, 다빈 양은 아직 젊으니까 경험을 더 쌓아서 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를 기대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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