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주유패스

모라토리엄 수준으로 재정이 궁핍해져서 친구가 점심을 샀다. 타이슈슈쇼(大衆酒所)라는 간판을 보니 술을 파는 곳인 것 같은데, 낮이라서 점심 메뉴를 판매하는 것 같다. 백주 대낮에 술을 마시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터이니..

 

카이센동을 시켰다.

점심에 나오는 돈부리는 가격이 다 780엔인 것 같다.

 

국 대신에 국수가 나오는데, 돈이 없어서 그렇지 일본의 물가를 생각하면 역 안에 있는 가게 치고는 비싼 느낌은 아니다. 밥을 산 친구는 덴푸라정식을 먹었던 것 같은데..

 

친구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점심을 먹기로 합니다. ㅋㅋㅋ

 

가게 이름은 우미사치. 어디서 들어본 이름 같기도 하고..

 

밥을 오모리로 양을 많이 달라고 주문하는 것이 무료라고. 일본답지 않게 인심이 꽤 후한 듯한데, 어제 먹은 것도 아직 다 소화가 안 되어서인지 그냥 더 달라고 하지 않고 나오는대로 먹고 가야지.

 

 

밥을 먹었으니 이제 산타마리아호를 타기 위해 오사카코역으로 간다. 오사카코역은 녹색 바탕의 츄오선이 다니는 역인데, 요도야바시역에서 출발하는 경우라면 혼마치역에서 환승해서 가야 한다.

 

여기는 오사카시영지하철[각주:1] 여기는 타니마치선이고.. 난코로 가려면 츄오선을 타야한다.

 

츄오선 코스모스퀘어행 열차가 들어왔다. 이것을 타고 가면 난코라 불리는 항구로 갈 수 있다.

 

텐포잔 대관람차

역시 몇 번 타본 적이 있어서 별로 기대는 하지 않지만, 주유패스가 있으니 기꺼이 타보기로.

 

여기에 레고랜드가 있어서 그런지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이 꽤 자주 보인다. 어른 중에서도 레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을 터이고..

 

주유패스가 있으면 입장권 구입하지 않고 바코드를 찍고 들어간다. 11년 전에 혼자 왔을 때는 환율이 아름다웠던 시절이라 군것질로 쓴 돈만 해도 적지 않았는데, 지금은 거지라서.. 

 

누군가 쓰러졌다거나 무슨 사고라도 있었던 것 같은데.. 위급한 상황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대관람차에 탔다.

 

캬~ 카이유칸이 보인다.

카이유칸은 주유패스로 들어갈 수 없으니돈이 없어서 갈 생각은 없고..

 

오사카항이 있는 곳이라 물류 창고들이 잔뜩 들어서있다.

 

카이유칸.. 비싸서 못 감.

 

웰컴 투 오사카라고 써놓았지만, 내일 집으로 돌아간다..

 

창문에 비친 그림자가 사진 촬영을 방해한다.

렌즈를 창문에 대고 사진을 찍었어야 했나..

 

이런 것을 타다보면 여행자보험이라도 들어둘 것을 그랬나 싶기도 하는 생각이 들지만 이미 늦었고, 지진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 친구 녀석은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이런 것 안 좋아한다고 하는데..

 

관람차는 계속 돌아가고 있어서 적당한 타이밍에 빨리 내리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한 바퀴 돌고 무사히 내려왔다.

같이 탄 사람이 예쁜 아가씨가 아니었다는 것이 조금 아쉽다. 그건 앞에 있는 녀석도 마찬가지일테지만..

 

이제 주유패스로 유람선을 타러 가야지..

  1. 지금은 오사카시영지하철이 오사카메트로로 사명이 변경되었다. [본문으로]

지난 밤에 돈키호테에 가서 냉동볶음밥과 라오 컵라면, 조그만 닭튀김과 돈이 없어서 맥주 대신 발포주 500m 식스팩을 친구가 사서 숙소의 부엌에서 요리를 해서 배가 터지기 직전까지 먹고 동네 한 바퀴 걸어다니면서 구경을 하고 돌아와서 잤다.

 

쟤는 뭘 보고 있는건가..

지하철을 타고 요도야바시로 간다. 어제는 도톤보리에서 돔보리크루즈를 탔고, 이번에는 수상버스 아쿠아라이너를 타러 간다.

 

저 배의 이름이 '텐마' 인 것 같다.

 

앞에 출발한 배는 사람들이 많은 큰 배였는데, 우리가 탄 배는 작은 배였다. 봄이라고 해도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니 조금 쌀쌀하게 느껴졌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것은 아닌지 배 안에 탄 사람들은 얇더라도 다 겉옷을 입고 있다.

 

'기온, 키요미즈에는 케이한 전차로' 라는 케이한의 광고가 붙어 있다.

케이한은 추가요금이 없는 특급열차 치고는 좌석이 꽤 좋은 열차이기는 한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이 흠이다. 후시미이나리신사도 갈 수 있고, 교토 시내의 일부 지역도 갈 수 있고 1일 동안 무제한 이용가능한 패스도 700엔이니.. 그런데 한국인들이 주로 찾는 난바나 우메다 지역에 역이 없어서 케이한을 이용하는 한국인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사철로 교토에 가려면 한큐' 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라..

 

키가 큰 사람 있고, 작은 사람 있듯이 꽃도 일찌감치 많이 핀 나무가 있고, 이제 조금씩 꽃잎이 나오는 나무가 있다.

 

봄이기는 하지만 강바람을 맞으면서 가니 조금 쌀쌀하다.

 

요도야바시역이 참 애매한 곳이라, 특별히 케이한전철을 이용하는 경우 외에는 관광객들이 그다지 많이 찾지 않는 것 같다. 지하철은 오사카메트로의 황금노선인 미도스지선이 다니지만, 케이한전철 타려고 가는 사람은 그 동네에서 오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 같고..

  

역시 벚꽃시즌이라 꽃이 많이 피었는데, 이미 꽃이 피었다 져버린 나무도 보인다.

보트가 속력을 올릴수록 강바람도 세져서 다소 추운 느낌이 들었다. 겉옷을 입기는 했지만 얇은 옷이라 쌀쌀했다. 덕분에 어제 마신 술이 금방 깨기는 하였지만..

 

테레비오사카 건물이 여기에 있구나.

일본에서는 지역마다 민영방송국들이 있어서 방송국의 주요 프로그램 이외의 다른 프로그램은 지역민방에서 제작하여 방송하는 경우가 많다. 오사카를 포함한 칸사이권에서는 칸사이벤도 자주 나오고..

 

한국에 있었다면 미세먼지 수치가 얼마인지 찾아보고 마스크 착용하는 사람들 많이 보았을텐데 여기는 하늘이 파랗게 보인다.

 

이 나무가 있는 곳은 햇빛이 잘 들어서 일찌감치 꽃이 피었다가 진 것 같다.

 

자연재해가 많은 나라, 특히 지진이 빈번하기에 광역피난장소를 알리는 표지판이 있다. 그나마 한국은 일본에 비하면 지진이 거의 없다시피하니 사고와 피해의 규모가 크지 않지만, 이 나라는 한 번 제대로 왔다 하면 초대형 지진이 일어나는 곳이라 다른 것은 몰라도 방재대책은 배울 것은 배우고 따라할 것은 따라해야 할텐데.. 아이들도 어릴 때부터 방재 훈련을 철저하게 한다고 하던데, 한국에서도 조금 신경써야 하지 않을까 싶다.

 

여기는 햇빛이 잘 들어오는 방향이라서 꽃이 일찍 피고 일찍 진 것 같다.

 

여기서 배의 방향을 돌린다.

 

다 꽃이 떨어졌는데 유달리 홀로 만개한 저 나무는 성장이 늦어서 그런가. 전혀 상관 없는 것 같지만, 아다치 미츠루의 H2의 한 장면이 떠오르는데..

 

다 꽃이 지고 나뭇가지만 남아 있는데 저 나무는 뒤늦게 꽃을 피운 모양이다. 뒤늦게 찾아온 사람들은 저 꽃이라도 보면서 기뻐하겠지만..

 

아쿠아라이너의 운행 구간은 여기까지인지 방향을 바꾼다.

 

배를 돌려서 처음 탔던 선착장으로 돌아간다.

 

저 건물은 무엇인지 잘 모르겠는데 학교 같은 곳인가..

 

여기는 꽃이 거의 다 져버렸네.

 

이 나무는 꽃이 풍성하게 피어 있어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종종 보였다.

 

예쁘구나. 꽃이..

배가 고프니 얼른 내려서 점심을 먹어야겠다. 아침을 안 먹어서 배가 고프다...

아.. 도톤보리는 사람이 너무 많다...

 

오사카명물 쿠이다오레...

쿠이다오레타로혼포라는 가게에서 기념품을 파는 것 같다.

이런 것 말고 사토미 인형이나 가져다 놓든가..

 

도톤보리에서 흔한 타코야키 가게

이미 다른 곳에서 타코야키를 먹고 왔으니 다른 음식을 먹어야지..

 

우왓! 여기 오사카오쇼 지점이 또 있네..

 

오코노미야키도 오사카의 대표 음식 중의 하나인데..

 

진짜 언젠가 카니도라쿠에 가고야 만다.

아.. 신칸센.. ㅆㅂ

 

난바역으로 가서 지하철 미도스지선을 타고 우메다로 고고~

 

한큐 건물 근처에 있었던 것 같은데..

공사중이어서 다소 어수선한 모습이기는 한데, 영업하는 곳들은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대충 이 근방에 있었던 것 같아서 가보니..

 

대관람차가 있다!!.

 

여기는 일본인데 얘네들이 아마추어도 아니고 지진에 대비한 내진설계를 해두었겠지..

 

우메다의 고층건물들이 보이고

 

오사카역과 요도바시우메다, 그리고 한큐백화점 건물이 보인다.

 

날이 밝을 때는 아카시해협대교도 보이는 모양인데..

아카시에는 몇 번 가봤으니 뭐..

 

내려왔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친구는 약간 고생을 한 듯한데, 나는 뒤집어지는 놀이기구 같은 것 아니면 별 상관하지 않아서 재미있게 잘 탄 것 같다. 옆자리에 땀냄새나는 사내 녀석이 있었다는 것이 아쉬울 뿐.

 

이제 또 저녁 만찬을 준비하러 마트에 가야겠다. 타코야키 몇 개 먹었다고 배가 찰 사람들이 아니다...

[각주:1]이틀 동안은 '오사카주유패스' 2일권을 사용하면서 오사카 시내 구경을 하기로 한다. H여행사에서 구입하고 칸사이공항에서 수령하기로 하였는데 토쿄에서 오사카로 오다보니, 칸사이공항으로 온 친구가 대신 수령해서 왔다. 아침에 체크아웃을 하고, 멀지 않은 라이잔호텔에 가서 짐을 맡겨두고 나왔다. 처음 일본여행을 다녀왔을 때는 대부분의 숙소에서 짐을 맡아준다는 것을 잘 모르고, 코인로커를 자주 이용했는데, 그 때는 엔화 가치가 낮아서 겁없이 거의 한 달 동안 30만엔 가까이 썼던 기억이 있다.

 

시텐노지는 텐노지역과 시텐노지마에유히가오카역의 중간 쯤에 있는데 걷기 귀찮아서 그냥 지하철 환승해서 갔다. 어지간하면 역 하나 정도 거리는 걸어가는데, 피곤해서 지하철을 타고 갔지만, 텐노지역에서 걸어가도 별 차이는 없을 것 같다.

 

텐노지에서 타니마치선으로 환승해서 시텐노지유히가오카역에 내렸다.

예전에 시텐노지에 다녀온 적이 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가는 길에 시텐노지 참배하는 길이라는 현수막이 있어서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다.

 

보통의 가정집인가.. 옆에 꽃이 피어 있어서 사진을 찍어봄.

 

50미터 앞에 왼쪽에 시텐노지가 있다고 한다. 대충 이런 길을 걸어간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 난다.

 

시텐노지 경문에 도착했다.

 

헤세 34년 엄수. 성덕태자 1400년이라고 하는데, 아키히토 천황[각주:2]은 2019년에 퇴위하기로 하였다. 2011년 생일 때 "전쟁의 기억이 희미해지려 하고 있는 오늘, 일본이 지나온 역사를 반복해 배워서 평화를 생각하는 것은 지극히 중요하다." 는 말을 남기기도 했고..

 

오랜 시간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것 같다. 설마 최근에 일부러 오래 된 목재를 구해서 이렇게 지어놓은 것은 아니겠지..

 

지옥당이라고 써놓은 것인가..

 

비석들이 징그러울 정도로 있는데, 부모님 살아계실 때 잘 해드려야지 돌아가신 뒤에 무슨 소용이 있나 싶은 생각이라..

 

친구가 앞을 가로막음..

 

저렇게 비석을 잔뜩 세워두면 조금 무섭다.

 

음기가 충만하지 않을까 싶다.

 

생긴 것은 다 똑같은 불상같이 보이는데 각각 이름이 다르다. 종교와 관련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없으므로 뭐라고 덧붙일 말이 없다.

 

친구가 앞에서 걸어가고 있다.

 

이 쪽에는 커다란 비석들과 작은 비석들이 잔뜩 있는데, 일본의 보통 사람들은 대부분 매장 대신 화장을 하기에 봉분을 만들어 짓지 않는다.

 

에마(絵馬[footnote][/footnote])가 걸려 있다.

한국인도 쓰고 간 에마도 있는 것 같은데..

 

비석들이 징그러울 정도로 많은데, 이것은 이 나라의 장례문화이니 생소하다고 해서 뭐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이 건물은 뭔지 잘 모르겠다.

 

거북이들이 잔뜩 있다.

 

연못 같은 곳에 거북이들이 잔뜩 있어서 주변을 살펴보니 앞에 종탑이 하나 있다.

 

나무에 걸린 저 하얀 종이는 무엇일까..

 

사람들이 많이 있는 걸로 봐서는 여기가 본당인 것 같은데..

 

거북이인지 자라인지..

 

저 건물이 본당인가..

 

스님 같아 보이는 분이 지나가신다.

 

주말이어서 무슨 장터 같은 것이 열리는 모양인데, 별의 별 물건들이 있는데 돈이 없기도 하지만 딱히 눈에 들어오는 것이 없다. 아마도 매주 또는 매월 여기서 정기적으로 상품을 판매하지 않을까 싶다.

 

적당히 경내를 구경하고 시텐노지에 있는 정원을 구경하러 간다.

 

  1. 애마가 아니다... [본문으로]
  2. 한국에서는 천황이라는 호칭 대신 일왕이라고 부르지만, 그냥 고유명사라고 받아들이는 것이 낫지 않나 싶다. 천황은 이미 상징적인 존재일 뿐 실질적으로 정치외교적으로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상태이니..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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