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신칸센

히로사키역.

이번에는 시기가 맞지 않아서 벚꽃 구경을 못하겠다.

 

아오이모리철도 매표소

마스코트인 모리가 꽤 귀엽다.

 

아오모리에서 홋카이도로 열차를 타고 가려면 신아오모리역에서 홋카이도신칸센을 타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 JR패스로 이용할 수 있으니 따로 돈이 들지는 않지만..

 

JR홋카이도의 H5계 차량이 들어온다.

홋카이도신칸센은 현 시점에서 신아오모리, 키코나이, 오쿠츠가루이마베츠, 키코나이, 신하코다테호쿠토역까지 개통이 되었고, 신하코다테호쿠토역 이후에는 기존의 하코다테본선(산선)과 비슷한 경로로 삿포로까지 2031년까지 연장한다는 계획이 있다고 한다. 아직 10년 넘게 남았으니..

 

JR홋카이도에서 도입한 홋카이도신칸센용 H5계 전동차.

 

JR동일본의 E5계 신칸센을 토대로 조금 변형된 H5계 차량이 들어온다. JR동일본의 차량과 가장 눈에 띄는 차이는 열차 옆에 라벤더색의 띠가 있다는 것인데, JR동일본의 차량은 핑크색의 띠가 있고, 열차 안에 햇빛가림막에 눈모양이 새겨져 있다는 것 등이 있다.

 

빈 자리가 넘쳐나지만, 전차지정석인 열차라 좌석 지정을 하고 타야한다.

 

역시 텅텅 비어있네...

삿포로까지 연장이 되기 전까지는 당분간이라고 하기는 그렇고, 꽤 오랜 기간 동안 공기수송을 할 것 같다. 그럼에도 토쿄에서 삿포로까지는 5시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여서 항공기와 경쟁이 쉽지 않겠다는 것이 솔직한 예상인데..

 

신하코다테호쿠토역.

원래 이름은 하코다테본선의 오시마오노역이었으나 여기에 신칸센이 정차하는 역을 만들어서 이름을 새롭게 신하코다테호쿠토역이라 바꾸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하코다테시가 아닌 호쿠토시에 속해 있다.

 

신칸센 도착시각에 맞추어 하코다테라이너라는 셔틀열차를 운행하지만, 시간대에 따라 그냥 먼저 오는 보통열차를 타고 가도 된다.

 

늦은 시간이라서 신칸센을 타고 온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냥 먼저 출발하는 보통열차를 타고 가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열차 안에서 어떤 아저씨가 소리를 지르면서 소란을 피웠는데, 일본인들은 타인에 대해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아서인지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 듯했다. 그래도 혹시 이 분이 난동을 부리면 어쩌나 싶었는데 별다른 일 없이 하코다테역에 도착했다. 호텔에는 원래 도착 예정시각보다 조금 늦게 신하코다테호쿠토역에 도착해서 20~30분 정도 늦을 것 같다고 미리 연락을 해서 양해를 구했다.

 

하코다테에 왔으면 럭키삐에로죠.. ~♪

 

먹고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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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눈의 나라 홋카이도

2019. 3. 20. 21:20

토쿄행 야간열차 안에서 자다가 도착 한 시간 반 정도 남겨두었을 때 샤워카드를 사서 씻고 나왔다. 토쿄역에서 내린 다음에는 신하코다테호쿠토행 신칸센을 타고 북쪽으로 간다. 열차에 따라 소요시간은 약 10~20분 정도의 차이가 있는데, 아침 시간대에 출발하는 열차는 대충 4시간 10분 이내 정도 걸린다.

 

신아오모리역

이 역은 JR동일본의 토호쿠신칸센의 종착역이자, 홋카이도신칸센의 시발역이기도 해서, 열차 승무원이 상호 교대를 한다. 즉, 열차 차량의 소유와 무관하게 자신들의 회사의 구역은 그 회사의 직원들이 승무를 한다고 한다.

 

토호쿠신칸센시절부터 센다이까지는 사람이 가득 찼다가 모리오카 지나면 그나마 남은 절반이 다 내리고, 신아오모리에서 역시 남은 사람 대부분이 내리는 것은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

 

날씨는 구름이 조금 끼기는 했지만 맑은 것 같은데..

 

눈이 많이 오는 곳이라 그런지 눈이 쌓이지 않게 안쪽으로 기울어지게 만든 모양이다.

 

나무에 눈꽃이 피었네..

 

세이칸터널을 지나고 있다.

홋카이도신칸센 개통 이후 신칸센 열차도 이 터널을 지나게 되는데, 풍압 때문에 신칸센은 시속 130km 정도로 감속해서 운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 터널을 지나면 바로 홋카이도에 도달한다.

 

홋카이도의 면적은 83,454km², 대한민국의 면적은 100,210km²인데, 홋카이도 인구는 약 530만 명으로 거의 10배 차이가 난다. 주변에 민가 찾아보기 쉽지 않은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신하코다테호쿠토역에서 특급 수퍼호쿠토로 갈아타고 삿포로로 가는데, 환승시간이 짧아서 내리자마자 서둘러 열차를 갈아탔다. 중국(타이완 포함)에서 온 사람들도 많았지만, 몇 년 동안 출장갔다가 몇 번 경험해보니 지겨워서 잠들지 못한 것이 다행이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열차가 다니는 동안 그럭저럭 큰 마을을 지나지 않으면 민가 보는 것도 쉽지 않다.

 

겨울의 홋카이도는 눈과 눈이 아닌 것만 남아 있는 것 같다.

 

제설을 해도 계속 눈이 쌓이니 뭐 별다른 방법은 없는 듯하다.

 

오누마코엔역

여기도 쌓인 눈을 어쩌지 못하고 있네...

 

도로 역시 난리가 났고..

 

눈을 치워도 금새 다시 쌓이는 곳이라 별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다.

 

삿포로까지 언제 가나.. 슬슬 지겨워진다.

 

홋카이도가 넓기는 넓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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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서 체크아웃하면서 맡겨두었던 짐을 찾아서 하코다테역으로 갔다. 벌써 홋카이도신칸센 개업 1주년이 다가오는 시점이었다. 시간이 참 빨리도 간다.

 

JR동일본에서 오토나노큐지츠(大人の休日)라는 멤버십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5일 동안 토호쿠신칸센과 홋카이도신칸센을 무제한으로 탈 수 있고, 26,000엔이라고. 이것은 연세가 조금 있으면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신 분들을 대상으로 회원을 모집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아무나 구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홋카이도신칸센이 정비신칸센법에 의해 모리오카 이북으로는 시속 260km로 최고속도가 제한되므로 4시간의 벽을 뚫지 못한다. 중간에 오미야, 센다이, 모리오카, 신아오모리에만 정차하는 가장 소요시간이 짧은 열차도 4시간 2분이 걸리며, 정차역이 추가될수록 소요시간이 길어져 평균 약 4시간 20분 전후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토쿄에서 하코다테까지 가장 빠른 교통수단은 역시 항공기라서 약 1시간 20분 안에 하코다테 공항에 도착하고, 공항버스를 타고 30분 안에 하코다테역까지 갈 수 있다.

 

183계 디젤동차로 운행하는 특급 호쿠토

이 열차도 꽤 연식이 되었을텐데..

 

키하 183계 특급형 디젤동차로 운행하는 호쿠토. 이 열차는 틸팅 기능이 없어서 수퍼호쿠토에 비해서 소요시간이 조금 길었는데, 새로운 열차를 도입하면서 곧 하코다테본선, 무로란본선의 정규운행에서 빠질 예정이라고 한다.

 

쾌속 하코다테라이너가 곧 출발 예정. 토쿄행 신칸센을 타려면 신하코다테호쿠토역으로 가야한다.

  

신칸센 출발시각에 맞춰서 하코다테역에서 신하코다테호쿠토역까지 신칸센 승객을 실어나른다.

 

차장이 열차 출발 시각을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열차에 빈 자리가 많은 것으로 봐서는 홋카이도신칸센은 아직도 승객들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은 것 같다.

 

신하코다테호쿠토행 쾌속 하코다테라이너

이 열차는 신하코다테호쿠토역까지 신칸센을 타러 가는 사람들을 태우고 갔다가, 하코다테역으로 돌아오는 사람들을 싣고 온다.

 

돈이 없어서 골골거리는 JR홋카이도에서 큰 마음 먹고 새로 전동차를 발주하여 들여온 신형 열차다.

 

저기 보이는 오래된 키하40형 디젤 동차가 아닌 신형 733계 전동차를 투입하고 있다. 물론 키하40형 열차는 하루에 정기적으로 몇 편 정도가 다니기는 하지만..

 

신칸센 개업이 1년 가까이 되어가는데 열차 안이 크게 닳은 것 같지 않은 것을 보니 여전히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은 모양이다. 하코다테라이너를 탔을 때도 늘 빈 자리가 있었던 것 같고, 홋카이도신칸센은 삿포로 연장이 이루어지기 전에는 별 도움이 안 될거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 열차는 운행구간이 길지도 않고, 열차 운행 간격이 짧은 것도 아닌데다 신하코다테호쿠토역이 황량한 벌판에 지어진 역이라 유동인구가 많지는 않을 터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을 리가 없을 것 같다. 역시 1년 가까이 된 열차지만 여전히 깨끗한 상태이고. 물론 개업한지 거의 1년 가까이 되어가고 있으니 출입문 주변이나 좌석 주변에 스크래치가 생기기는 했지만...

 

저기에는 키하261계 열차가 놀고 있다.

요즘에는 열차의 도색을 하얀색에 그냥 스뎅색깔로 통일하는 것 같은데.. 도색비용 절감을 위해서인가 아니면 열차를 가볍게 하기 위해서인가..

 

신하코다테호쿠토역에 가까워지니 신칸센의 고가 선로가 보인다.

 

하야부사 34호. 현재 가장 최단시간인 4시간 2분에 토쿄와 신하코다테호쿠토 사이를 잇는 상행열차다. 토쿄와 신하코다테호쿠토역을 운행하면서 신아오모리, 모리오카, 센다이에만 정차하는 패턴을 가지고 있다.

 

어느덧 센다이에 왔으니, 이제 한 시간 반 정도면 토쿄에 가겠지.

 

홋카이도에서 사온 삿포로 클래식과 토쿄의 호텔 근처의 마트에서 구입한 그랜드 기린 병맥주와 함께 참치회를 저녁으로 먹고 잤다. 오전에 계속 걸어다녀서 그런지 맥주를 마시니 잠이 와서 일찍 잤다.

#18. 상경

2018. 10. 1. 02:14

호텔에 맡겨두었던 짐을 찾아서 나와서 신하코다테호쿠토역행 하코다테라이너를 타러 간다.


홋카이도신칸센 개통 이전에는 아오모리에서 출발하는 특급 또는 급행열차를 타고 세이칸터널을 지나 홋카이도에 오갔는데, 홋카이도신칸센 개통 이후에는 재래선 여객열차는 운행을 하지 않아서 신칸센만 이용할 수 있다. 신아오모리에서 출발하면 곧 세이칸터널로 들어가고 꽤 긴 시간 동안 터널 속을 지난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신칸센 개통 이후 세이칸터널에 들어갈 때 차장이 세이칸터널을 지나가니 즐기시라는 방송을 하기도 한다. 사실 그냥 터널 안에서 계속 달리는지라 조금 속도가 많이 빠른 지하철 타고 달린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하코다테역

하코다테라는 곳을 좋아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 도시의 활기가 떨어지는 듯한 그런 느낌도 드는 것이, 이 동네를 비롯한 홋카이도의 고령화 및 젊은 사람들이 떠나서 그런 것인지 내가 나이를 먹어서 그런 것인지 잘 모르겠다. 예전에는 겨울에만 홋카이도에 갔는데 눈이야 한국에서도 많이 볼 수 있고, 돌아다니는 것이 귀찮게 느껴질 때도 있고.. 사실 여름에 홋카이도는 비행기 가격이 상당히 비싸서 주머니가 얇은 사람에게는 부담스럽기도 하고..


하코다테역과 신하코다테호쿠토역 사이를 셔틀 운행을 하는 하코다테라이너.

하코다테라이너는 열차 시각에 따라 보통, 쾌속 등급이 있는데, 이번에 타는 열차는 쾌속열차인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에 앉아서 열차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종종 출발 시각에 거의 딱 맞춰 허겁지겁 열차를 타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준비성이 철저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 열차는 4시간 2분 동안 신하코다테호쿠토역에서 토쿄역까지 간다. 대부분의 열차가 정차하는 우에노역을 통과하며, 도중에 신아오모리, 모리오카, 센다이, 오미야역에만 정차한다. 열차라는 것이 승용차와 달리 가감속에 많은 시간이 걸리기에 정차역 수에 따라 열차의 표정속도가 달라지는데, 규모가 있는 도시의 역에만 정차한다. 시원한 아이스커피 한 잔 마시려고 앞좌석 뒤에 있는 메뉴판을 보다가 초콜렛 케이크와 세트로 사면 따로 사는 것보다 싸다고 해서 초콜렛 케이크까지 같이 샀다. 이미 빵을 사오기는 했는데, 4시간 넘게 타는 열차에서 저녁 대신 먹어야할 것 같다. 일본산이 아닌 벨기에산 초콜릿을 사용했다고.. 그럼 일본에서 로이스초콜릿 사오는 나는 뭐가 되는거냐..


맥주, 커피, 물... 스내플스에서 산 빵은 쇼핑백에 담아서 의자 손잡이에 걸어두었는데, 옆자리 아저씨가 내리면서 쇼핑백을 떨어뜨렸다. 나중에 보니 먹지 못할 정도는 아니기는 했지만 마음이 아프다. 흑흑

토쿄역에 내려서 재래선인 케힌토호쿠선으로 갈아타고 마지막 밤은 아니지만, 이번 여행에서 마지막으로 묵게 될 호텔에 갔다. 2~3년 동안 자주 다니다보니 호텔 지배인부터 직원들과도 안면이 있고, 머물 때 배려도 많이 해주고 있고 여러 가지로 도움을 받기도 해서..

호텔에 들어가자마자 사진도 안 찍고 먹어버렸고, 슈크림을 먹으려다가 사진을 찍었다. 아~ 쌉쌀한 커피 한 잔 있으면 좋겠는데 아이스커피는 이미 다 마셔서 없다..


슈크림은 추락사고로 모양이 망가졌는데 이건 뭐 그럴 수 있다고 치더라도


가장 비싼 케이크인 '이치고 쇼트(イチゴショート)'가 뭉개지고 박살난 것이 마음이 아프다. 손바닥만한 것이 432엔이나 하는 것인데..

 

치즈 오믈렛. 그나마 얘는 추락의 여파가 적었던 것 같다.

스내플스 홈페이지에 있는 사진과는 달리 위의 치즈 색이 많이 구워서 그런지 갈색인데, 크기가 작아서 아껴서 먹는다고 했지만 금방 사라져버렸다. 슈크림 두 개, 이치고쇼트와 치즈오믈렛 빵 하나씩 4개를 샀는데 918엔.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맛있으면 그걸로 된거지 뭐.. 열차 안에서 사먹은 초콜릿 케익도 있어서 저녁은 이걸로 퉁치고, 잠을 청한다. 물론 배가 고파서 잠이 안 들 것 같은데, 그래도 뭐 별 수 있나 잠이나 자야지.

대개 열차를 탈 때 열차 사진을 한두 장 찍는데 이번에는 뭐 그냥 넘어갔다. 홋카이도신칸센이야 뭐 한두 번 탄 것도 아니고 짐 끌고 다니는 것도 귀찮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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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코다테역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개찰구를 나와서 미도리노마도구치(みどりの窓口)에 가서 청춘18 홋카이도신칸센 옵션권[각주:1]을 구입하러 갔다. 나는 얼굴을 기억하고 있지만,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직원에게 청춘18 옵션권을 사고 싶다고 하니 그것을 팔지 않는다고 한다.

"왜 안 파는 거에요?"

"지금은 판매하지 않아요."

"왜요? 그럼 아오모리까지는 어떻게 가요?"

"판매하지 않는다니까요. 도난이사리비철도를 타고 키코나이까지 가서, 키코나이부터 신칸센을 타면 됩니다. 빈 자리 아무 곳에나 앉아서 가세요."

조금 더 가까운 신하코다테호쿠토역에서부터 신칸센을 타면 되지만, 이 경우는 가격이 꽤 비싸지기 때문에 최대한 신칸센은 짧은 거리를 타는 것이 낫다. 신칸센 승차권은 운임과 요금 모두 제 가격을 내고 사야해서 가능한 한 짧은 구간만 타기로 했는데도, 도난이사리비철도선의 키코나이까지의 운임 1,110엔과 신칸센 특정특급권 가격 4,960엔을 합쳐 자그마치 6,070엔을 내야했다. 원래는 2,300엔의 청춘18 옵션권을 사서 도난이사리비철도를 타고 키코나이에서 오쿠츠가루이마베츠역 사이만 홋카이도신칸센을 이용하고, 오쿠츠가루이마베츠역과 환승이 가능한 재래선인 츠가루선의 츠가루후타마타(津軽二股)역에서 츠가루선을 타고 아오모리로 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역무원이 청춘18 옵션권을 판매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신칸센 승차권을 강매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승차권과 영수증을 받아서 나오면서 계속 이상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얘네들이 텅텅 빈 채 운행하는 신칸센 표를 팔기 위해서 이러나 싶어서 아니 왜 옵션권을 팔지 않는지 생각해봤는데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역무원과 계속해서 실랑이를 벌일 수도 없고, 열차를 놓치기 전에 빨리 혼슈로 넘어가야 해서 짐을 가지고 키코나이행 도난이사리비철도선을 타러 갔다. 이미 주변은 어두워진 시간에, 재래선과 달리 신칸센은 자정 이전에 막차 운행이 종료되기에 마냥 여유를 부릴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고, 저렇게 단호하게 말을 하는 것으로 봐서는 뭔가 이유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일단 그냥 열차를 타러 갔다.


하코다테는 지명도에 비하면 작은 도시라서 조금만 도심에서 벗어나면 이렇게 암흑천지가 된다.

  

병행재래선이었던 에사시선을 도난이사리비철도라는 연선 지역자치단체에서 출자하여 새로 설립한 회사가 맡으면서 노선 이름도 도난이사리비철도선으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차량은 기존의 JR로부터 양도받은 차량을 가지고 영업을 하고 있다. 역에 붙어있는 역명판만 바뀐 회사의 로고를 단 것으로 바뀌었을 뿐, JR홋카이도의 키하 40계의 디젤 동차가 운영회사만 바뀐채 계속해서 이 노선을 달리고 있다. JR로 운행하던 때 다니던 세이칸(青函, 아오모리-하코다테) 연락용 특급열차 '수퍼 하쿠쵸' 로 운행하던 789계 열차는 전동차가 달릴 수 있는 삿포로 권역으로 옮겨가서 785계 열차를 대체하고 있다. 사족일지도 모르겠지만 덧붙이자면, 홋카이도에서 전동차가 다닐 수 있는 곳은 하코다테본선의 오타루-삿포로-아사히카와 구간과 하코다테-신하코다테호쿠토 구간, 치토세선(신치토세공항 방면 지선 포함), 무로란본선의 무로란-누마노하타 구간이 전부라서 비전화구간을 조금이라도 달리는 열차는 디젤 동차를 사용하고 있다.


직각에 수렴하는 키하 40계 열차의 좌석은 역시 편하지 않지만 별 수 없다.



매표소에서 정신이 없어서 그냥 넘어갔는데, 하코다테에서 고료카쿠까지는 JR구간이므로 150엔을 더 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도난이사리비철도선은 키코나이-교료카쿠까지이므로.. 아이스크림 하나 사먹을 돈을 날렸다. 흑흑 ㅠㅠ


키코나이역에서 환승시간은 9분. 도난이사리비철도 키코나이역에서 홋카이도신칸센 키코나이역의 거리가 그리 멀지는 않아서 뻘짓을 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여유있는 시간이다. 타는 사람이 없어서 개찰구를 통과할 때 기다릴 필요도 없고.. 9월이지만 북쪽에 위치한 홋카이도인데다 주변에 별다른 인구밀집시설이 있는 곳이 아니라 그런지 썰렁한 느낌이 들었다.


전광판에 열차가 도착한다는 알림이 나왔다.


역 안에 아무도 없는 것으로 봐서 아마도 이 열차에 혼자 타는 것 같다.


이 열차들은 종착역에서 하룻밤을 지낸 뒤 아침 일찍 다시 신하코다테호쿠토로 돌아오는 열차일 것 같다.


열차가 들어오고 있다.

밤이라서 사진이 잘 나올 것 같지는 않지만 일단 시도를..


열차 전조등에 눈이 부시다.


하야테는 JR동일본 소속의 E5계 전동차로 운행하는데 토쿄-모리오카, 모리오카-신하코다테호쿠토 등의 노선 전체 구간이 아닌 일부만 운행하는 열차를 하야부사 대신 하야테라고 부른다고 한다. 하야테는 10년 전에는 지금은 사라져가고 있는 E2계 신칸센 열차로 토쿄에서 하치노헤까지 달리던 열차의 이름이었는데, 설계최고속도는 시속 315km였지만, 실제 운행시에는 시속 275km를 최고속도로 제한하였다. 신칸센은 가장 큰 경쟁상대인 항공기에 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열차 속도를 올리는데 힘을 쏟았는데, 2011년에 E5계 전동차를 아키타신칸센 코마치와 병결하지 않는 토호쿠신칸센 구간의 영업운전에 투입하면서 시속 300km대의 고속화를 이루게 되었으나, 직후 발생한 토호쿠대지진으로 인하여 한동안 정상적인 운행을 못하는 시기가 있었고, 2013년 E3계 신칸센용 전동차를 대신할 E6계 신칸센용 전동차를 영업에 투입하면서 마침내 하야부사로 대표되는 토호쿠신칸센의 E5신칸센과 아키타신칸센의 E6신칸센의 코마치를 최고 시속 320km까지 속도를 끌어올리면서 모리오카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단 2시간 25분, 신아오모리까지는 2시간 59분으로 크게 단축하게 되었다. (단, 모리오카 이후는 정비신칸센법에 의해 시속 260km로 속도제한)


이번 여행에서 처음 보는 신칸센 열차라 반갑다. 지금까지 여태 재래선 똥차들만 줄창 타고 다녔는데..


순식간에 선두차가 지나갔다.


하야부사는 '매' 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서 주로 하야부사로 운용되는 E5계 열차에 새 그림을 그려놓은 것 같다. JR홋카이도에서 보유한 H5계 열차에는 새 대신에 홋카이도의 모양을 형상화한 로고가 그려져 있고, 핑크색 가로줄무늬 대신 파란색의 가로줄이 있다.

 

11량 편성의 열차라 도착하는 것도 꽤 시간이 걸린다.


이 시간에 상행열차의 행선지가 모리오카, 다음 열차는 신아오모리다. 홋카이도신칸센으로 토쿄까지 가려면 신하코다테호쿠토에서 18시 36분에 출발하는 하야부사 38호 열차가 막차다. 그 이후에는 센다이, 모리오카, 신아오모리행 열차로 시간이 늦어질수록 행선지가 점점 가까워진다.


열차에 올라타서 빈 자리에 앉아서 간다. 원래 토호쿠신칸센과 홋카이도신칸센은 전석 지정석으로 운영하고 있어서 좌석 지정을 받아야 하지만, 만석인 경우 입석특정특급권이라는 승차권을 발행한다. 입석 승차권이지만, 보통차에 빈 자리가 있는 경우 앉아서 갈 수 있고, 좌석 지정을 받은 승객이 오는 경우 비켜주어야 한다. 예를 들면 키코나이에서 신아오모리역까지 갈 때, (그럴 리는 아주 드물겠지만) 오쿠츠가루이마베츠역까지만 공석이 있으면 지정한 좌석이 아니더라도 앉아서 가다가 오쿠츠가루이마베츠역에서 그 좌석을 지정한 승객이 타면 다른 빈 자리를 찾아 앉아서 가든가, 그나마 빈 자리가 없다면 객실 내 혹은 통로에서 서서 가야 한다. 홋카이도신칸센의 승차율이 저조하기 때문에 - JR홋카이도 역시 그럴 것이라 예상했다지만 - 빈 자리가 많이 있어도 가까운 거리라면 입석특급권을 판매하면서 승객들의 부담을 덜어주고는 있는데 그 가격도 만만치가 않다.


 

춤추는 것이 이 지역의 문화재인가보다.

세이칸터널을 지나 오쿠츠가루이마베츠역에 도착했다. 역 이름이 상당히 긴데 원래는 오쿠츠가루(奥津軽)역으로 명명하려고 하였으나, 이 역이 위치한 히가시츠가루군 이마베츠쵸에서 '이마베츠(今別)'를 역명에 넣어달라고 하여 이렇게 긴 역 이름이 되었다고 한다. 천안아산역과 같은 케이스라고나 할까. 이 역과 재래선 츠가루선(津軽線) 츠가루후타마타(津軽二股)역이 환승이 가능하다. 청춘18 홋카이도신칸센 옵션권을 가진 경우라면 여기서 내려서 재래선으로 환승하여 아오모리까지 가야 하지만, 옵션권도 없거니와 이미 이 역에서 아오모리 방면으로 가는 열차 운행이 끝난 상태라 별 수 없이 신아오모리까지 신칸센을 타고 가야 한다. 


역 이름이 아홉음절이니 참 길다. 한국에서는 부산지하철의 국제금융센터·부산은행이 가장 긴 역 이름이라고 하는데, 일본에서는 읽는 법으로는 '미나미아소미즈노우마레루사토하쿠스이코겐(南阿蘇水の生まれる里白水高原, みなみあそみずのうまれるさとはくすいこうげん)'역과 카시마임해철도의 오아라이선의 '쵸-자가하마시오사이하마나스코-엔마에(長者ヶ浜潮騒はまなす公園前, ちょうじゃがはましおさいはまなすこうえんまえ)' 라는 역이 가장 긴 역 이름이고, 글자로는 토쿄디즈니랜드스테이션(東京ディズニーランド・ステーション)역이라고 하니 오쿠츠가루이마베츠는 여기에 이름을 내밀기 어려울 것 같다. 재래선 막차 시간에 이전에 왔다면 이 역에서 츠가루선 열차를 탈 수 있었겠지만, 이미 열차가 떠난 지 오래라 선택의 여지가 없기에 계속해서 비싼 신칸센을 타고 신아오모리까지 가는 수밖에 없었다.


텅 빈 열차에서 내릴 때가 되었다. 신아오모리역부터는 노선의 관리회사가 JR홋카이도에서 JR동일본으로 바뀌면서 신칸센을 운행하는 운전수와 승무원이 해당 구간 소속으로 교대하기에 다른 역보다 1분 정도 더 긴 2분간 정차를 한다. 신아오모리역은 토호쿠신칸센 연장에 따라 비교적 최근에 개업한 역이라서 역 주변에 별다른 상권이나 시설은 없다. 다만, 처음부터 토호쿠신칸센의 재래선 환승을 고려해서 역 위치를 선정한 덕분인지 오우본선이 지나가는 경로에 역을 만들어 아오모리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아오모리역까지 갈 수 있다.


이제 다시 청춘18 승차권을 사용할 때가 되었다.


신아오모리에서 아오모리까지는 3.9km 정도 떨어진 바로 다음 역이라 금방 도착했다.


운행을 마친 승무원이 내려서 열차 확인을 하고 자리를 바꾸러 이동하고 있다.


열차는 동해안을 따라 아키타에서 아오모리를 오가는 고노선(五能線)에서 운행하는 열차인데, 츠가루선으로 출장나온 모양이다.


고노선 전선 개통 80주년이라고 한다. 이름은 많이 들어보았고, 선로 주변의 풍경이 좋다고 하는데 갈 기회가 없었다. 알고도 가지 않은 것도 있지만 늘 아오모리는 혼슈에서 홋카이도에 가는 길목이었지, 이 지역은 다녀본 적이 없다. 토호쿠지역에서는 센다이, 아키타, 카쿠노다테 정도만 가보고 다른 곳은 그냥 지나가다 잠시 열차가 멈추었을 때 주변을 살펴보는 정도였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하여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로는 혼슈에서 홋카이도에 오갈 때만 그냥 지나가는 정도. 사고 발생 후 한동안 아예 동일본 방면에 가지도 않았고, 홋카이도에 갈 때도 빠른 신칸센 대신에 동해안쪽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택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냥 별 생각없이 다니고 있다.


열차는 행선을 츠가루신죠행으로 바꾸고 다시 돌아가는 것 같다. 열차는 고노선에서 개통 80주년을 기념하고 있는데 고노선을 달리지는 않는 모양이다. 이 시간에는 이용하는 승객이 없어서 그런가.. 이 지역 역시 겨울이 되면 춥고 눈이 많이 오는 곳이고, 승하차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으니 버튼을 눌러 문을 열고 닫도록 되어 있다.


노인배려용 의자가 있는 것 같다.

한국에는 노약자석 뿐 아니라 무임승차까지 있다고..


뭐니뭐니해도 아오모리의 상징은 사과겠지!

하나 써서 붙여두려고 했는데 저 사과모양 빨간 종이가 없다..


호텔에 가서 체크인을 하고 프런트에서 손톱깎이를 빌려 그 사이 긴 손톱을 자르고, 밖에 나가서 요시노야에서 저녁을 먹고 돌아와 씻고 잠을 잤다. 하는 것이 없어도 12시간 넘게 열차를 타거나 기다리면서 쌓인 피로 덕분에 금방 잠들었다.

  1. 홋카이도신칸센 개업과 함께 세이칸터널을 지나는 재래선 여객열차의 운행이 중단되고, 홋카이도신칸센만 운행하게 되면서, 청춘18 승차권 소지자에 한해서 고료카쿠-키코나이간의 도난이사리비철도선과 키코나이-오쿠츠가루이마베츠역 간의 홋카이도신칸센 특정특급권을 2,300엔에 판매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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