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츠야

#5. 세타가야

2019. 7. 4. 20:56

타마가와역에서 토요코선으로 환승하러 지상으로 올라가야한다.


타마가와선은 노선이 길지 않아서 역은 시종착역 포함 7개이고, 차량은 3량 열차로 운행을 하고 있다.


이번에도 토큐 토요코선으로 환승하여 시부야까지 가야겠다.


어제는 예정보다 일찍 호텔로 돌아가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들어간 뒤에 일을 마치고 무엇을 했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기껏해야 먹을 것을 사들고 가서 먹은 것이 전부일 것 같은데..

세타가야선을 타려면 산겐자야역까지 가야하는데, 시부야에서 덴엔토시선을 타고 가야한다. 덴엔토시선은 시부야에서 카나가와현의 츄오린칸까지 이어지는 노선인데, 집값이 비싼 토쿄 23구내에 거주하지 못하고 카나가와현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토쿄로 통근 또는 통학시 많이 이용한다고 한다. 서울에 직장이나 학교가 있어서 오가는 경기도, 인천 등지에서 통근, 통학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되겠다.

 


일본에서도 이렇게 스크린도어[각주:1]를 설치하는 역들이 많아지고 있다.


덴엔토시선 츄오린칸행 열차를 타고 가다가 산겐자야역에서 내렸다.


처음이라 이런 곳이 있는지 몰랐는데, 토큐 세타가야선은 승강장이 외딴 곳에 떨어져 있어서 지상으로 올라가야 한단다.


산겐자야(三軒茶屋)역

이름은 들어본 적은 있지만 처음 오는 곳이라 낯설게 느껴진다.


날씨도 안 좋고, 출퇴근, 통학 시간대가 아니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이 타지는 않는 듯하다. 비가 내려서 창밖의 풍경을 감상하기도 어려울 듯 같고, 우산을 안 가지고 왔는데 이걸 어쩌나.. 비가 내리면 도망치든가 해야지..


이제 종점인 세타가야역이군.

문제는 비가 내린다는 것인데..


마츠모토키요시 건물 2층에 사토미가 등장한 포스터가 붙어있는 것 같은데..


여기서 케이오전철의 차량을 보게 되는군. 케이오전철(京王電鉄)은 민영 철도 회사 이름인데, 이름이 비슷한 JR의 케이요선(京葉線)이라는 철도 노선이 있다. 일본의 철도회사가 한두 곳이 아니고 수두룩한데, 노선 이름이 비슷해서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혼란스러울 수도 있겠다.


사카바의 안주가 280엔이란다. 그래봤자 혼자 먹을 수 있는 정도의 조그만 접시에 나올 것 같은데.. 어차피 돈이 없어서 못 가겠지만..


마츠자와소학교

한국에서는 초등학교라고 부르겠지.

토쿄올림픽이 열린다고 건물에 현수막을 걸어둔 것 같은데 이 때는 2년 전이었지만, 지금은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여기저기에 식당도 여러 곳이 있고, '와세다 아카데미' 라는 입시학원 같은 곳이 있는 것 같다. 세타가야라는 동네가 나름대로 부촌의 이미지가 있다고 하던데.. 이런 것은 살아봐야 실감할 수 있을텐데, 툭하면 땅이 흔들리고 태풍이 몰아치는 곳이라 별로 살고 싶지는 않다.


토큐 세타가야선의 종착역인 시모타카이도역

이 역에서 케이오전철의 노선으로 환승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환승의 의미가 그냥 '갈아타는 것'이라서 이용한 구간이 하나의 철도회사가 아닌 복수의 철도회사 노선을 이용한다면 해당 운임을 각각 지불해야 한다. 만약 한국에서도 지하철 1호선을 타고 내려서 2호선으로 환승할 때 각 이용구간마다 운임을 지불한다면 큰 난리가 벌어질텐데.. 일본에서는 철도가 공공재이기는 하지만, 운영사는 영리 목적으로 경영을 하고 있어서 한국에서 도시철도를 이용할 때 내는 금액과 큰 차이가 있다. 가끔 일본에서 교통수단을 이용하다 보면, 운임이 계속 올라서 몇천 엔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해서, 통상요금보다 저렴한 가격에 승차권이나 패스를 구입할 수 있는 외국인이라는 것이 다행이다 싶을 때가 종종 있다.


휴대폰 렌즈에 빗물이 묻었는지 사진에 얼룩이 져있네..


여자화장실에는 뭔가 안내문이 하나 더 붙어 있다.

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남자들은 들어오지 말라는 내용이었던 것 같은데, 이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혹시 어떤 X가 여자화장실에서 무슨 짓이라도 했나..


마츠야에서 규동을 점심으로 먹고


빗줄기가 세지는 않아서 우산이 없어도 걸어갈 수 있을 것 같다. 날이 안 좋아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는 그렇고, 오후에는 온천욕이나 해야겠고, 이 동네는 무엇이 있는지 좀 찾아보고 다시 와서 구경을 해야겠다.

  1. 일본에서는 '홈도어' 라고 부른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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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긴자

2019. 6. 4. 21:34

이제 아사쿠사를 출발해서 긴자로 가봅시다.

 

지하철을 타야하는데..

 

노란색 지하철은 긴자선.

긴자역으로 가봅시다.


토에이 아사쿠사선 열차는 저렇게 노란색으로 도색이 되어 있다.


우왕~! 사토미다...

업고 돌아다니고 싶다..


긴자는 주말에는 차 없는 거리가 되어서 차도 위로 걸어다닐 수 있다.

작년인가 긴자의 평당 땅값이 14억 6천만원이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한국에서 잘 나간다는 강남의 집값도 여기에는 새발의 피에 불과하네..

 

마츠야 긴자

온통 루이*통으로 도배를 해놓았네.


경찰박물관

예전에 여기 왔을 때는 문을 닫아서 들어가보지 못했는데..


긴자는 꽤 오래된 곳이라 그런지 아주 높은 건물은 없는 것 같다. 주말에는 관광객들이 여기를 찾는 경우가 꽤 있는 것 같은데, 배낭 매고 다니는 배낭족들은 이 근방에 있는 고급 매장에 쉽게 들어가서 뭘 사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다. 누가 이 땅을 사서 건물을 지으려고 해도 평당 14억이 넘으면 누가 들어오려고 할까 싶다.

 

루이비똥

내가 안 싼 똥


불가리

불가리스나 용가리는 아는데..


까르띠에

역시 이름만 알고 있는 브랜드


들어가보지는 않았는데, 마츠야 긴자는 루이비통과 어떤 계약을 했길래 저렇게 하는가 싶기도 하다. 설마 약점잡혀서 저러는 것은 아니겠지만..


긴자 2쵸메인가..


토쿄메트로에서 스탬프랠리를 한다는데..

이런 거 하기에는 너무 귀찮다. 늙는다는 것이 이런 것인가..


다소 늦은 점심은 요시노야의 규동

요시노야는 예전부터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해왔는데, 일본의 와규는 세계적으로 인정하는 고급 쇠고기이지만, 와규를 쓰자니 규동에 넣기는 아깝고, 이런 곳에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저렴하고 빠르게 한 끼 식사를 하려고 들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고급 쇠고기를 쓸 필요는 없겠지. 키무치라는 것도 하나 시켰는데 한국의 김치의 깊은 맛은 느껴지지 않았다. 예전에는 마츠야는 일본산 쇠고기를 사용한다고 하였으나 지금은 어떤지 잘 모르겠다. 일본산이라고 해도 돈부리에 들어가는 고기가 고급일 가능성은 낮을 것 같고..


야마노악기라는 곳에서 하프연주를 한다고 한다.

음악에 대해서 무지한 사람이지만 하프연주는 처음 보니 신기하다.

 

하마쵸의 호텔에 짐을 맡겨두고 왔으니 다시 돌아가야 하는데..


여기저기 헤매고 다니는데 노기자카 지하철역이 400m 앞에 있는가보다.

노기자카46이 이 근처에서 만들어진 모양인데, 이 그룹의 멤버는 하나도 모르니 아니면 말고..


일단 가던 길을 계속 가봐야지.

길에 떨어진 동전은 안 보인다.


노기자카가 롯폰기와 가까운 곳에 있었구나.

요즘에는 가이드북이나 지도를 안 보고 그냥 막 돌아다니는 편이라 처음 가는 곳은 어디가 어디인지 잘 모른다.


일단 노기자카역으로 들어가서

신주쿠선으로 환승할 수 있구나.


센카쿠지역.

여기까지가 토에이지하철 구간.


토큐 고탄다역


어느새 해가 지고 있는데..

 

이렇게 하루가 또 지나가는군.

뭔가 허망한 그런 기분이 든다.


역시 마감세일을 하는 음식을 사가지고 왔다.


마트에 가서 마키즈시 몇 개 사서 저녁을 먹고 씻고 잠이나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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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행 보통열차

2017. 10. 11. 02:55


제목은 삿포로행 보통열차이지만, 사실 저 열차는 이와미자와역 발, 오타루 착 열차로 중간에 삿포로에 정차하는 열차다. 




왓카나이에서 출발해서 삿포로에 가는 특급 사로베츠

이 열차는 특급열차라 청춘18승차권으로는 탈 수 없는, 제 돈을 줘야 탈 수 있는 열차이기도 하지만 이 시간에 특급열차를 탄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도 없고, 돈이 없어서 못 가는 하코다테까지 갈 것이 아니라면 별 의미가 없다. 그리고 특급열차를 돈 내고 탄다면 같은 가격에 조금 더 승차감이 좋은 카무이를 타고 말지..


아사히카와역에서 이와미자와역까지 가는 보통열차에 올라탔다. 하코다테본선을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누어서 하코다테-오샤만베, 오샤만베-오타루, 오타루-이와미자와, 이와미자와-아사히카와 구간으로 운행을 하기에 한 번에 삿포로까지 가는 보통열차는 없다. 하코다테본선의 종점인 아사히카와는 한반도의 최북단보다 위도상으로 더 북쪽에 있어서 여름이 지나면 금방 해가 진다. 9월 초이지만 오후 6시가 되면 슬슬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에베오츠역

다음 역은 타키카와.


타키카와역에 도착하고 있다. 

이틀 전에 아사히카와에 갈 때 지났던 역이다. 굳이 같은 경로를 택하지 않으려면 후라노에서 네무로본선을 이용하여 타키카와에 가는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그 다음부터는 어차피 같은 경로인데다 이 경로를 택하면 짐을 계속 끌고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서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고, 뭔가 다른 길을 찾는다면 신토쿠까지 가서 삿쇼선으로 돌아가는 방법이 있겠지만 이 부근이 며칠 전에 태풍 라이언록으로 인한 피해로 운행 중단이 되고, 일부 구간은 당장 복구할 수 없어서 운행이 중단된 상황이라서 그냥 왔던 길로 다시 가게 되었다. 역시 여행이라는 것은 때를 잘 맞춰야 하는데 꼭 뭔가 하나씩 어긋나는 것들이 생긴다.


이와미자와역에 도착


후라노에 다녀온 시간까지 합치면 대충 3시간 넘게 열차를 타고 있다. 2시간 정도 열차를 타면 슬슬 질리는 편이라서 - 그래서 철덕은 될 수 없는 것 같지만 - 일단은 내리자마자 먼저 역 바깥으로 탈출을 했다. 열차에 가만히 앉아서 가는 것만으로도 지치기도 하고, 삿포로에 가는 열차가 바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서 잠시 밖에 나가서 동네 구경이나 해볼까 싶어 밖으로 나갔다. 자정까지는 이 승차권으로 타고 내리는 것이 자유이기 때문에 개찰구에 가서 9월 3일 도장이 찍힌 승차권을 스윽 보여주고 짐을 끌고 나갔다.


이와미자와역 근처에는 자유의 여신상이 있다.

뉴욕에 가보지 않았지만, 그 자유의 여신상은 저것보다는 클 것 같다.


뉴욕은 머니까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비즈니스석에 타고 가고 싶은데, 빚만 늘고 있다.

 

이와미자와까지는 삿포로 근교라서인지 역도 새로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다.

이틀 전에는 개찰구 밖으로 나가보지 않아서 이런 곳인지 몰랐는데..


건너편에 있는 열차는 출발시각이 가까워졌는지 차장이 손목시계를 주시하고 있다.

 

차장이 맨 뒤로 타서 출발 전에 점검을 하는 것 같다.

 열차 출발까지는 약 6~7분 정도 남은 것 같아서 슬슬 짐을 끌고 3번 승강장으로 건너갔다.


삿포로, 오타루 방면은 하코다테본선, 오이와케, 유바리, 토마코마이는 무로란본선이 되겠다. 이 곳에 처음 오는 외국인이나 사전 정보 없이 홋카이도에 온 사람이라면 노선 이름을 백날 말해도 그 노선이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을테니 저렇게 역명으로 안내하는 것 같다.


보통열차이기는 하지만 꽤 먼 거리를 달리고, 중간에 몇몇 역에 정차하지 않고 구간쾌속으로 달리는 열차라서 그런지 롱시트가 아닌 크로스시트를 설치한 것 같다. 승객이 많지 않아서 빈 자리가 많이 보인다. 삿포로에 가까워질수록 사람들이 하나 둘씩 타다가 삿포로에서 많이 내리겠지만..


창밖을 보면서 커피만 줄창 마시고 있다. 혼자 다니다보니 말을 할 기회는 거의 없고 그냥 졸다가 깨면 그냥 멍하니 바깥을 쳐다보면서 이놈의 열차가 언제 도착하는가 생각 뿐이다.


도시에 접근하는 듯한 그런 느낌이 슬슬 든다.

 

놋포로역.

홋카이도에는 ~호로, ~보로, ~포로역이 많다. 

앞글자의 발음에 따라 보로, 포로역이 되는데 설마 호로X끼가 많은 것은 아니겠지..


오아사역

이 역은 삿포로에서 아사히카와에 갈 때도 역 명판 사진을 찍었던 것 같다.


썰렁한 분위기다..


오늘의 최종 목적지 삿포로에 도착했다.

 

시간상 조금 더 남쪽으로 더 가서 토마코마이 정도까지 갈 수도 있는데, 할 일도 있고, 배도 고프고, 씻고 싶기도 하고, 토마코마이에서는 별로 구경할 것이 없어서 삿포로에서 일정을 마감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이 열차는 삿포로에서 9분 동안 정차한 뒤 오타루까지 간다고 한다. 정차시간이 꽤 긴 것 같다.

 

사진이 흔들렸는데 열차를 병결해서 다닌다.


역에서 나와서 호텔 셔틀버스를 타고 호텔에 가서 체크인을 하고, 밥을 먹으러 나왔다. 셔틀버스 기사 아저씨는 여전히 라디오 야구 중계를 듣고 계신다. 여기는 홋카이도니까 홋카이도 닛폰햄 파이터스를 응원하시는 것 같다.


저녁은 또 마츠야다.

이번에는 규메시 규야키니쿠단품을 더 시켰다. 

고기먹고 힘내야지!


밥을 먹고 일찍은 아니지만 호텔로 터벅터벅 걸어 돌아가서 내일의 고된 여정을 위해 잠자리에 들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청춘18 승차권 사용 3일째(이번에는 2일째부터 사용)인 2016년 9월 3일에 사용한 구간을 정리해보면


아사히카와 - 후라노 (후라노선) 1,070엔 54.8km

후라노 - 아사히카와 (후라노선) 1,070엔 54.8km

아사히카와 - 이와미자와 (하코다테본선) 1,840엔 96.2km

이와미자와 - 삿포로 (하코다테본선) 840엔 40.6km 

총 4,820엔, 246.4km 

이동시간은 대충 5시간 정도였던 것 같다.


1일분 가격 이상을 뽑아내기는 했는데, 기력도 뽑힌 것 같다...

저녁은 규동과 생맥주

2017. 9. 29. 03:59



홋카이도는 일본의 행정구역 도도부현(都道府県) 중에서 유일한 도(道)라서 그런지, 홋카이도에서 수확한 야채, 육류, 유제품 등의 식품과 공산품은 물론, 사람까지도 도산코(どうさんこ)라고 한다. 도산코플라자에서는 주로 식료품을 파는데, 요리를 해먹을 수는 없으니 조리를 해야하는 것들은 살 수 없고, 음료나 스낵류 정도 사는 것이 고작이기는 하다.

유바리의 메론즈케

유바리는 광산이 있어서 석탄 채굴로 먹고 살았던 유바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광산업이 쇠퇴하기 시작하면서 몰락한 도시다. 1950~60년대에 인구가 10만이 넘을 정도로 지금의 오미야와 거의 비슷하고, 군마현 현청 소재지인 마에바시보다 많을 정도였으나 지금은 채 만 명도 되지 않는다. 광산업이 호황일 때 쇠락할 때를 대비하여 산업구조를 바꿨어야 하는데 실패하고, 오히려 여기저기서 자금을 유치하여 공공재 확충을 위해 무리하게 돈을 끌어다 투자하면서 시가 재정적으로 파산해버렸다고. 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문제는 이 때 들어간 돈이 그다지 현실성이 없는 계획을 바탕으로 낭비되었다는 것이다. 한국 역시 지방의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추세인 만큼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할 일이 아니라 심각하게 느껴야 하는데..


삿포로의 상징적인 건축물인 토케이다이 앞을 지나간다.

저 두 젊은이들은 사이가 좋아보인다.


삿포로의 대표적인 곳인 토케이다이(時計台)

이 곳은 삿포로의 키타1초메니시2(北1西2)에 위치해 있는데 JR삿포로역에서 삿포로에키마에도리(札幌駅前通)의 왼쪽 보행자길로 주욱 가다가 키타1초메니시3(北1西3)에서 좌회전을 해서 조금 걸으면 전방 왼쪽에 보인다. 홋카이도신문사 건물이 대각선으로 맞은편에 있으니 찾기 어렵지 않다. 정식 이름은 삿포로시 토케이다이(札幌市時計台)라고 한다.


스마트폰이 구려서 사진이 이 따위임..

 

토케이다이라는 명판이 붙어있다.


여기는 토케이다이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장소

낮에는 자원봉사하는 사람들이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는데 저녁이 되니 다들 들어간 모양이다. 저녁 식사 시간도 되었고, 집에 가서 할 일도 있을 터이니..



삿포로 시내에는 노면전차가 다닌다.

이 전차는 순환선이라서 안쪽으로 도는 우치마와리(内回り)와 바깥쪽으로 도는 소토마와리(外回り)가 있다. 예전에는 순환선이 아니었으나, 2015년 말에 니시욘쵸메역과 스스키노역 사이를 잇는 공사가 완료되어 순환선이 되었다. 삿포로 노면전차를 마지막으로 탄 것이 9년 전 일이라서..

 

전차 앞의 'ST' 로고는 삿포로시 교통국(Sapporo City Transportation Bureau)의 영문 약자

2017년 4월부터 요금이 인상되어 전차는 성인 기준으로 1회 승차시 200엔(균일요금)인데, 토요일, 일요일, 그리고 연말 연휴에 판매하는 1일 승차권인 도산코패스(360엔)가 있다.


일단 방에 들어갔으니 텔레비전을 켜고..

그런데 오후 7시 46분 경에 큐슈지방에 지진이 있었단다. 규모와 피해가 큰 지진은 아니었는지 방송은 편성표대로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자막을 볼 때마다 여기는 지진과 화산의 나라, 불의 고리 일본이라는 점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아이 무서워~

큐슈와는 거리가 꽤 멀기 때문에 여기서는 진동을 전혀 느끼지 못했는데..


도산코플라자에서 산 초콜릿이 들어간 옥수수 모양의 스낵을 먹으면서 잠시 텔레비전을 본다.


이렇게 생겼다.

일본에서는 지역마다 그 지역의 작은 식품업체들이 만든 식음료를 파는데, 도산코플라자에서는 이런 업체들에서 만든 상품들을 모아서 판매를 한다. 홋카이도의 유제품은 신선하고 맛있기로 유명하고, 유바리 메론으로 만든 메론술, 감자, 옥수수, 그리고 해산물과 시로이 코이비토 초콜릿 등을 판다. 규모가 작고 유통망이 충분하지 않은 작은 농가, 업체에서 만들어서 팔기 때문에 가격은 별로 저렴하지 않지만, 먹어본 결과 맛과 품질은 괜찮은 편이라서 종종 들러서 한두 개씩 사서 나온다. 시로이코이비토 초콜릿 드링크도 있고.


니세코의 타카하시목장에서 만들었다는 니세코 마시는 요구르트

500ml짜리 큰 것으로 사서 반 정도 마시고 남은 것은 냉장고에 보관하고 저녁을 먹으러 나간다.


이상은 이런 곳에 가고 싶은데 여기서 먹다보면 몇천 엔이 나올 것 같아서 참고..


낮보다 밤에 더 화려한 스스키노

호텔에서 나와서 마츠야에 가는데 여기저기서 삐끼들이 달라붙으려고 해서 슬쩍 피한다.


삿포로맥주 간판 사진을 담아보려고 일부러 길을 건너서 왔다.

 

홋카이도와삿포로비-루(北海道はサッポロビール)

가급적이면 여기서는 홋카이도 한정 삿포로 클래식을 마시려고 한다만..


현실은 이번에도 마츠야..

이번에는 그냥 규메시와 날계란, 샐러드, 그리고 나마비-루

일반적으로 쇠고기가 올라간 돈부리를 규동이라고 부르는데 마츠야에서는 규메시라고 한다.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요시노야가 규동이라고 하니 따라하는 것 같아서 이름을 다르게 붙인 것이 아닌가 싶다.


미소시루가 제일 맛있다.


오후 비행기를 예약을 해서 시간적인 여유는 충분하였지만, 새벽 3시가 다 되어 집에 도착해서 준비를 하다보니 정신이 멍해져서 제대로 짐을 꾸리지 못하고,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다 간신히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체크인 수속을 하였다. 인천에서 삿포로까지 바로 가는 비행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대개는 혼슈의 다른 도시를 거쳐서 하루 걸려 열차로 육로 이동을 했고, 이틀에서 사흘 정도 홋카이도에서 머물면서 삿포로와 하코다테 정도만 보고 머물다가 인천까지 직항편을 타고 돌아오거나, 아니면 혼슈의 다른 도시로 가서 서울행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경제적인 이유도 있고, 다른 도시에 용무가 있어서 며칠 보낸 뒤에 여정의 마지막 쯤에 삿포로로 이동해서 하루나 이틀 정도 묵고 비행기를 타고 귀국한 지라.


이번에는 패스를 따로 사지 않았는데 지난 달에 쓰다가 남은 청춘18 티켓의 4일분이 남아 있어서 이 승차권을 사용할 계획이었다. 철덕이라면 이 승차권에 대해서는 익히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터인데, 당분간 사용할 계획은 없어서 사용하는 날부터 자세히 설명을 할 예정인데, 이것 때문에 4일 동안 하루 종일 보통열차를 타고 삿포로에서 아사히카와, 후라노, 비에이에 갔다가 다시 삿포로에 돌아와 하코다테를 거쳐 토쿄까지 다니느라 만만치 않은 여정을 이어가게 된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금전적,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조금 더 보태서 단기체재 외국인이 구입가능한 JR패스나 홋카이도 레일패스의 구입을 추천하고 싶다. 이거 좀 아껴보겠다고 하루 종일 열차 타고 다니다가 개고생만 죽어라 해서 몸이 축난다는..


공항리무진버스를 타고 인천대교를 건너고 있다.

여러 번 다니다보니 이제는 별 감흥이 없어졌다.


인천 출발 시각이 오후이고, 8월 말이어서 홋카이도의 성수기를 지나서인지 빈 자리가 꽤 많았다. 덕분에 비행기 뒤편에는 사람이 없어서 부대끼지 않고 편하게 갈 수 있었다. 생각해보니 한국에서 신치토세공항까지 한 번에 가는 직항 비행기를 탄 것은 처음인데, 지금까지 삿포로가 여정에 포함된 경우는 토쿄나 오사카, 혹은 후쿠오카로 입국을 해서 삿포로까지 육로 이동을 주로 했다. 요즘에는 저가항공사들도 인천-삿포로 노선을 경쟁적으로 운항하고 있지만, 얼리버드로 구입하지 않는 이상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서 다른 도시를 거쳐서 가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귀국할 때만 신치토세공항에서 인천까지 직항편은 여러 차례 탄 기억이 있다.


삿포로는 대한항공 독점의 노선이었는데, 저가항공사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들면서 대한항공의 동생 진에어는 물론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에 이어 제주항공까지 취항하고 있다. 아시아나는 삿포로가 아닌 아사히카와 노선이 있었지만, 이 노선의 수익성이 좋지 않았는지 언젠가부터 정기 운항은 하지 않고, 종종 이벤트성으로 전세기 형식으로 가끔 운항하는 것 같은데, 요즘에는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항공권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고 여행사를 통해서 모객을 해서 손익분기점이 넘어서면 운항을 하는 것 같더니 2년 전부터 삿포로 직항편을 취항했다. 시간대가 애매한 것이 단점이기는 하나 처음부터 오후 출발편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 이 항공편을 이용하게 되었다.


FSC의 장점이라면 이렇게 기내식을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속이 조금 더부룩해서 소화 촉진을 위해 맥주가 있는가 물어봤더니 없다고 해서 탄산음료라도 있는가 물어봤더니 없단다. 여기는 탄산이 들어간 음료는 아예 취급을 안 하는가보다. 최근에는 단거리만 타서 잘 모르겠는데 언제부터 얘네들이 이렇게 짠돌이가 되었나. 삿포로면 두 시간 이상 걸릴텐데..


그래도 주는 음식을 먹어두어야 식비가 줄어들기에 먹는다. 

맛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앤디 우드 교수는 2010년 10월 ‘음식품질과 선호'(Food Quality and Preference)에 실린 논문에서 소음과 맛의 관계에 대해서 밝혔다고. 그는 소음이 증가할수록 음식의 맛을 사람들이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앤디 우드 교수는 48명의 실험자의 눈을 가린 뒤 이들에게 비스킷과 감자 칩과 같은 맛있는 음식을 주고 헤드폰을 쓰게 하면서 소리에 따라서 맛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지 실험을 했는데, 실험자들은 소리가 커질수록 단맛이나 짠맛을 느끼지 못했다. 그 이유는 주의가 분산되기 때문이라고. 그렇다고 착륙 후에 기내식을 먹겠다고 할 수도 없고..[각주:1] 


동해를 지나고 있다.

 

조금 더 가다보니 하늘이 흐려졌다. 태풍 라이언록의 영향으로 일본으로 가는 일부 항공편이 결항되어 못 갈 수도 있었는데, 이 항로에서 이 시간대는 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는지 정상적으로 운항을 하였다. 태풍이 약해졌다거나 예상진행경로에서 벗어났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아직 태풍의 영향권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그랬다고.


빈 자리가 꽤 많은 기내 역시 조용하다.

성수기를 피하면 비행기 가격도 내리고, 사람도 적어서 좋기는 한데, 이 시기라면 후라노의 라벤더는 볼 수 없을 것 같다. 후라노는 지난 달에 다녀왔으니 굳이 다시 가지 않아도 되겠지만.. 그보다 일단 태풍이라는 녀석이 온다니 무사히 넘어갔으면 좋겠다.

 

심지어 햇빛이 나기도 한다.

 그래서 태풍인지 뭔가 하는 것에 대해서는 잊어버렸다.

 

논밭이 보이는 것을 보니 슬슬 도착할 때가 된 것 같다.

 

저 멀리 바다가 보인다.


이제 정말 다 왔다.

 

웰컴 투 홋카이도.

홋카이도 한정 삿포로 클래식 맥주가 환영을 해준다.

그래 반갑다.


신치토세공항은 국내선과 국제선 터미널로 나뉘어 있는데, 수시로 다니는 국내선과 달리 국제선은 한가한 편이다. 터미널 규모를 보아도 국내선 터미널이 국제선 터미널보다 큰데, 국제선의 절반 이상은 한국에서 오가는 여객기이고, 중국, 타이완, 홍콩 등에서 오가는 비행기들이 있다. 당연히 한국 사람들이 많은데, 입국 심사는 아주 간단히 끝났고, 짐을 찾아서 공항을 빠져나갈 준비를 한다. 신치토세공항에서 삿포로 시내까지 가는 방법은 공항버스, 철도, 그리고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이들에 한해 택시라는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고, 차량을 빌려 렌트카로 돌아다니는 방법도 있다. 

홋카이도의 주요 도시는 철도로 연결이 되어 있지만, 삿포로 근교를 제외하면 열차가 드물게 다니고, 면적으로 따지자면 대한민국 정부의 실효지배권에 있는 영토의 약 83%에 이르므로, 일본 여행을 가서 오사카 및 칸사이권 여행을 하는 것과 달리 도시 간 이동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철도가 그나마 자주 다닌다고 할 수 있지만, 삿포로에서 도내 지방 거점 도시까지 가는데 특급열차로도 5시간 전후 걸리고, 항공편은 가격이 무시무시하고 하루에 한두 편 있을까 말까하여 원하는 시간대에 타기 어려워서, 결국 차량으로 이동하는 것이 가장 나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도로 사정이 좋은 것도 아니고, 마지막으로 운전대를 잡은 것이 거의 10년 전인데다 중간에 맥주라도 마시기 부담스럽고, 혼자서 운전하며 다니는 적막함과 귀찮음, 그리고 이동 중간에 쉬지 못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아서 포기했다.


슈타이프 페스티벌 플라자라는 것이 있는데 뭔지 모르겠다. 유럽 쪽에는 아주 취약해서 아는 것이라고는 스테프 핫도그 밖에 없다. 


헬로키티 별로 안 좋아한다니까..


삿포로 클래식 맥주와 로이스 초콜릿, 유바리 멜론 젤리..

저런 것은 지금 사면 짐이 되니까 나중에 갈 때 사든가 하고, 지금은 우선 짐을 가지고 호텔로 가는 것이 먼저다. 곧장 신치토세공항역으로 가서 스이카를 찍고 들어가려는데 잔액이 모자라서 천 엔을 충전한 뒤에 카드를 찍고 열차에 탔다. 아직 퇴근러쉬가 불을 뿜는 시간이 아니라서 그런지 용케 빈 자리가 있다. 지정석인 U시트를 제외하면 자유석이라서 먼저 앉아서 가는 사람이 임자다. 청춘18 킷푸를 사용하는 거지 주제에 520엔이 더 필요한 지정석 U시트는 차마 꿈꿀 수 없다. 


일본은 철도노선이 여기저기 있기 때문에 매달 JR시각표라는 책을 정기적으로 발행한다. 이 책에는 당연히 모든 신칸센과 JR재래선 및 최근에는 모바일판으로도 나오는 모양인데, 이 책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면 그/그녀를 철덕이라 생각해도 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요즘에는 인터넷을 통해 웹사이트에 접속해서 쉽게 시각표를 확인할 수 있기는 하지만, 아날로그 시대의 사람이라서 그런지 책장을 넘기며 시각표를 확인하는 것이 더 익숙해서 종종 매표소에 가서 시각표를 뒤져서 찾아보게 된다. 사실 돈 주고 이 책을 사는 것은 짐만 되고 돈도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시각표를 안 사면 아이스크림 몇 개 사먹을 수 있는데..


치토세역에 정차. 지정석 U시트는 지정석 요금 520엔을 추가로 내야 하므로, 빈 자리가 많은 자유석에 앉아서 간다. 어차피 이번에는 가난한 상태로 골골거리면서 돌아다니는 고된 여정이므로 이렇게 빈 자리가 많은데 쓸데없이 돈 낭비를 하고 싶지는 않다. 이렇게 돈을 아끼다가, 나중에 크게 펑 터뜨려서 빚쟁이가 되기도 하는 것이 문제이기는 한데..


에니와역에 정차

홋카이도에 최소 두 자릿 수 정도 온 것 같은데 에니와역에 내린 적은 없다. 이 근방에 무엇이 있던가..


키타히로시마 정차. 이름처럼 혼슈에 있는 히로시마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이 개척한 동네라고 해서 이름 역시 북쪽의 히로시마라는 뜻의 키타히로시마(北広島)가 되었다고 한다. 홋카이도 남부와 동부에서 열차로 삿포로에 갈 때는 반드시 키타히로시마를 지나게 된다. 그 다음 정차역은 신삿포로인데, 이 역은 귀찮아서 그냥 무시하고 사진을 안 찍었다. 일본에서 역명에 '신(新)'이 붙는 역은 신칸센 역이 많은데, 신요코하마, 신후지, 신오사카, 신코베, 신쿠라시키, 신오노미치, 신이와쿠니, 신야마구치, 신하나마키, 신시라카와, 신하나마키, 신아오모리, 신하코다테호쿠토 등이 그런 예인데, 신삿포로역은 신칸센이 들어올 계획은 없는 듯하다. 

 

삿포로역 도착.

쾌속 에어포트 중에는 삿포로까지만 운행하는 열차와 오타루까지 운행하는 열차가 있다. 대개 신치토세공항에서 15분 간격으로 열차가 있는데, 두 편은 삿포로행, 그 사이는 오타루행으로 운행한다. 신치토세공항에 내려서 바로 오타루로 가고 싶다면 오타루행 열차를 타고, 삿포로에 가려면 아무 열차나 타면 된다.


반대쪽 승강장에 아사히카와행 특급 수퍼 카무이가 있다. 그런데 2017년부터는 앞에 붙은 '수퍼' 가 빠진채 그냥 카무이라는 이름으로 운행하고 있다. 같은 구간을 달리는 일부 열차는 라일락이라는 예전에 운행하던 열차를 부활시키기도 했는데, 카무이는 그린차가 없는 열차, 라일락은 그린차가 있는 열차라고 한다. 세이칸터널 구간에서 아오모리와 하코다테를 오가던 789계 전동차들이 실업자가 되어 이 녀석들을 재취업시키기 위해서 그런 것 같다. 

  

방송국에서 나와서 뭔가 취재를 하고 있다.

내 모습도 잠깐 나왔을 것 같아서 밤새 뉴스를 보았는데 안 보임..


저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일단 숙소에 가서 짐을 내려놓고 쉬어야겠다. 밤을 새고 왔더니 슬슬 긴장이 풀리려고 해서 짐을 끌고 밖에서 돌아다니다가는 뭔가 사고를 치거나 당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삿포로역의 와이파이에 접속해서 송영버스 시간을 보니 2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단다. 가만히 의자에 앉아서 내일 무엇을 할 지 웹 검색을 하다가(당연히 구체적인 계획은 늘 하지 않기에..), 관광안내소에 들어가서 팸플릿 몇 장 집어온 뒤 나가서 버스를 탔다. 몇 번 묵었던 적이 있는 곳이라서(물론 호텔 측에서는 나를 기억하지 못하고..) 버스 기사 분은 야구를 좋아하시는지 저녁 시간에 타면 라디오 야구 중계를 틀어놓으신다. 

버스를 타고 편하게 도착한 뒤 체크인을 하고, 텔레비전을 켜고 기상상황을 살펴보면서 잠시 침대 위에 누워서 쉬다가 로비로 내려가서 생맥주 한 잔을 마시고, 사우나에 들어가 땀을 흘린 뒤에 저녁을 먹으러 간다. 삿포로에 맛있는 것이 많고도 많지만, 피곤해서 그냥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을 찾다가 마츠야가 눈에 띄었다.


잠이 잘 오도록 생맥주 한 잔 시키고 야마가타다시규야사이메시(山形だし牛やさいめし) 오오모리로 하나 시킨다. 마츠야는 점원에게 직접 먹을 것을 주문하는 방식이 아니고, 입구 근처에 있는 자동판매기에서 돈을 넣고 식권을 뽑아서 점원에게 주는 방식이다. 자동판매기가 한국어도 지원하므로 쉽게 사용할 수 있으나, 음식 정도는 일본어로도 큰 무리가 없으니 그냥 시키고, 잔돈을 챙겨 빈 자리를 찾아 앉으면서 식권을 건네면 잠시 후 이렇게 주문한 음식이 나온다. 생야채가 딸린 세트를 시키면 야채를 따로 주문하는 것보다 가격이 저렴해서 세트로 시켰던 것 같다. 먹고 돌아서면 금방 잊어버리는지라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이런 음식은 처음이어서 호텔로 돌아가서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야마가타현에서 밥 위에 이렇게 오이나 가지 같은 야채를 잘게 썰어서 낫토나 다시마를 넣고 술과 간장으로 간을 맞춘다는 것 같다. 


잘 먹겠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음식점 직원이 잔반처리하지 않아도 되도록 깨끗이 먹어주는 친절한 고객이다. 배가 부르니 호텔까지 슬슬 걸어서 갔는데, 방에 들어가고 얼마 되지 않아서 날씨가 막 험악해지면서 바람이 거세지고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드디어 태풍의 영향권에 들은 것 같아서 혹시 모르니 텔레비전을 켜고 뉴스를 보다가 언제 재난 경보가 발령될 지 모르니 소리를 살짝 줄여놓고 잠을 청했다. 




- 잠꾸러기의 원포인트 가이드

<신치토세공항에서 삿포로 시내 가기>

열차 : JR 쾌속에어포트 15분 마다 운행. 약 37분, 1,060엔. 지정석 U시트는 지정석권 520엔 추가, U시트 이외의 좌석은 그냥 승차권만으로 승차 가능.

        삿포로 종착 열차와 삿포로 정차 후 오타루까지 가는 열차를 번갈아 운행한다. 

        쾌속열차는 어느 정도 이용자가 많은 역에만 정차하므로, 하차하려는 역을 통과하는 경우는 하차역 직전 정차역에서 내려 보통열차로 갈아타면 된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그냥 삿포로 방면 각역정차 보통열차에 승차 후 약 55~60분 정도 소요.

리무진 버스 : 츄오버스(Chuo Bus)와 호쿠토버스(Hokuto Bus)에서 운행하며, 삿포로역 및 주요 호텔에 정차한다.

                아침 이른 시간과 19시 이후를 제외하고 매시간 약 4~5편의 버스가 다닌다. (도심 기준) 약 65~80분 소요. 1,030엔. 열차보다는 가격을 저렴하게 한 것인가..


  1. 출처 http://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569755.html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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